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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군 기록위원 코로나19 확진 판정

KBO리그 공식 기록위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6일 "1군 기록위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기록위원은 추석에 가족 모임을 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에 따라 선제적으로 접촉자를 선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자들은 검사 후 모두 자택 대기할 예정이며 KBO는 검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처를 할 예정이다. KBO는 이날 퓨처스리그 소속 기록위원을 1군으로 긴급 승격시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2021.09.2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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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원-최성용 기록위원 “퍼펙트 게임? 뭔가 나올 것 같은데…”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기록이 성적으로 나타나고, 그 성적을 바탕으로 선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은 "비난은 잠시이고, 기록은 영원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위원은 프로야구의 역사를 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경기를 현미경 분석하듯 기록한다. 결정도 내린다. 그에 따라 타자의 타율과 야수의 실책, 투수의 평균자책점 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심판 못지 않게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직업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사직구장에서 KBO 기록위원회 김제원(48) 1군팀장과 최성용(42) 위원을 만났다. 김 팀장은 "축구, 농구, 배구에도 기록원이 있지만 야구처럼 판단과 결정을 많이 하는 종목은 없다"고 말했다. KBO 기록위원은 윤병웅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있다. 1군 경기는 2인 1조로 움직이고, 퓨처스(2군)리그 경기는 1명이 맡는다. 1군 4경기가 열리고 퓨처스리그에 소프트뱅크와 고양이 들어와 6경기가 있는 날이면 위원장을 뺀 14명이 풀가동된다. 1991년 입사한 김 팀장은 2000경기를 넘긴 베테랑이다. 97년 들어온 최 위원도 1군 경기 14년 차가 됐다. 서울 중앙고 선·후배 사이인 둘은 올 시즌 짝이 돼 함께 움직이고 있다. -두 명이 어떻게 업무를 나누나.김제원 "한 명은 기록지를 손으로 작성하고, 다른 한 명은 컴퓨터에 바로 바로 입력한다. 컴퓨터로 하는 게 편해 보이지만 경기가 복잡하게 전개되면 직접 손으로 하는 게 오히려 낫다. 하루씩 돌아가며 한다." -경기 중에 정말 바쁠 것 같다. 최성용 "3~4시간 동안 운전하는 느낌이다.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나하나 기록해야 하니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화장실도 잘 못 간다. 경기 전과 클리닝 타임 때는 무조건 간다. 구단에서 수박을 줬는데 안 먹은 적도 있다. 포수가 선두타자로 나오면 시간이 좀 걸리니 그때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야구 기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록원이 된 계기는. 김제원 "고교 때 야구 선수를 잠깐 했다. 이광환 전 히어로즈 감독님이 제 은사이시다. 1990년 대한야구협회 기록원으로 들어갔다가 그해 KBO에서 기록원 3명을 뽑는다는 모집 공고를 봤다. 내 갈 길이라고 생각했다."최성용 "난 선수 출신은 아니다. 그냥 야구가 좋아 하게 됐다. 어릴 때 아마야구 중계를 즐겨 들었다. 동대문운동장에서 야구도 많이 봤는데 나름대로 기록도 해봤다. 그러다 96년에 기록 강습회를 한다는 걸 보고 신청해 들었다. 끝나고 KBO에서 연락이 왔다."-심판은 선수 출신이 많다. 기록위원도 그런가. 김제원 "아니다. 나를 포함해 3명뿐이다. 기록원은 선수와 학연·지연 관계가 없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 같다." 인터뷰 도중 심재학 넥센 코치가 기록원실 앞으로 와 김 팀장에게 인사했다. 그는 "어제 (유)한준(넥센)이 좀 살려주지요. (황)재균이(롯데)도 왜 에러냐고 하는 것 같던데"라고 농반진반으로 말했다. 전날 경기에서 3루수 황재균은 유한준의 땅볼을 놓쳤고, 실책이 주어졌다. 유한준은 타율이 내려갔고, 황재균은 실책이 추가됐다. 김 팀장은 "바운드를 잘 못 맞췄어. 안타를 줄 명분이 없잖아"라고 대답했다. -아무래도 가장 어려운 게 안타와 실책 판정일 텐데. 김제원 "(웃으며) 숙명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안타는 좋은 것이고, 에러는 나쁜 것이라고. 연봉 고과가 공식 기록을 토대로 작성돼 민감한 선수들이 꽤 많다. 기준은 보통의 수비로 처리할 수 있는 타구다. 그걸 놓치면 실책이 주어진다. 기술적 판단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본다. 욕을 먹더라도 어쩔 수 없다."최성용 "가랑이 사이로 빠져도 강습 타구이면 안타를 준다. 애매한 타구 결정이 힘들다."-폭투와 패스트볼, 자책점, 구원승 투수도 기록원이 결정한다.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 김제원 "투수가 노히트 노런을 하고 있으면 우리도 예민해진다. 판단 미스로 대기록이 무산되는 건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안타가 분명한데 에러를 줄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기록의 가치가 떨어진다. 7, 8회쯤 되면 벌벌 떤다. 사이클링 히트도 어렵다. 2루타나 3루타가 남았을 때 장타를 치면 선수는 무조건 뛴다. 이걸 인정할지, 아니면 원 히트 원 에러를 줄지 판단해야 한다. 연속 안타 행진이 걸려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결정은 혼자 내리나. 김제원 "아니다.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상의를 한다.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때'라고 물어본다. 시간이 좀 걸려도 그렇게 해야 한다."-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최성용 "김 팀장님과 4, 5년 같이 다녔는데 대기록을 같이 했다. 이승엽(삼성) 선수가 2003년 시즌 56호 홈런을 쳤을 때 대구에 있었다. 2008년 두산과 한화의 18이닝 무제한 경기도 지켜봤다. 20이닝까지 갈 줄 알았는데 2사 후 볼넷 4개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김제원 "이제 규정이 바뀌었으니 박제된 기록이다." -나왔으면 하는 기록이 있나. 최성용 "개인적으로 퍼펙트 게임을 기록하는 영광을 누려보고 싶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는데 외국인보다 우리나라 투수가 해줬으면 좋겠다."김제원 "그게 아쉽다. 다들 한목소리로 얘기하는 것이 퍼펙트 게임이다."-누가 할 것 같나. 최성용 "노히트 노런 1호가 해태 방수원이었다. 기록은 예상치 않은 선수가 하는 것 같다. 2003년 이승엽, 2008년 18이닝 경기 이후 다시 5년이 지났으니 올해 뭔가 또 나오지 않을까 싶다."-기록원으로서 자부심이 있다면. 김제원 "음지에서 고생한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 야구 현장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 WHIP(이닝당 출루 허용) 등 수많은 가공된 기록의 밑바탕이 공식 기록이다. 우리가 내린 판정에 의해 많은 기록이 나오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최성용 "나도 비슷한 것 같다. 우리가 결정한 것이 매스컴에 남고, 사람들은 그 기록을 보고 야구에 관심을 갖는다. 야구 인기가 올랐을 때 뿌듯했다." 부산=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사진=임현동 기자 2013.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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