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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경주마 ‘당대불패’, 사랑의 다리로 ‘기부왕’ 등극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의 경주마 '당대불패(5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배 대상경주'의 우승상금 중 1억원을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KRA한국마사회는 12일 기부금 1억원 전달식과 함께 장애인 철인3종 국가대표 이준하(36)씨와 청소년 3명에게 의족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당대불패의 마주 정영식씨(53)는 지난해에도 대통령배 2연패를 달성하고 우승상금 가운데 1억원을 사회복지모금공동회를 통해 장애인 핸드사이클 선수 양정관씨에게 기부했다. 이 때문에 당대불패는 1억원이 넘는 기부자 명예의 전당인 '아너스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동물이 되기도 했다. 정씨는 난치병을 극복하고 재기해 대통령배 준우승 상금 절반을 기부한 국내 최초 동물명의 기부 1호 '백광'을 보고 감명을 받아 기부를 시작했다. 그는 "경주마의 다리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당대불패가 우승할 때마다 계속 기부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당대불패로부터 스포츠 의족을 선물받은 철인3종 국가대표 이준하씨(36)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4년 10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공군사관학교 진학이 목표였던 그의 꿈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매형은 그에게 "장애를 인정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시작하지 못한다"며 운동을 권했고 꾸준한 운동 결과 그는 2009년부터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장애인 철인3종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지난해 우승, 올해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박태환·김연아 등 유명 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2008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표한 '체육인 27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처음에 전화가 왔을 때 경주마가 기부자라는 이야기에 많이 놀랐다. 회사생활과 선수생활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다시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2016년 브라질 장애인 올림픽에서 철인 3종경기가 처음으로 채택되었는데, 이번에 선물받은 치타푸씨 의족(스포츠형 의족)로 첫 우승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마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갖은 부상과 질병을 딛고 2010년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한 경주마 백광이 준우승 상금의 절반을 기부한 적이 있다. 외국에서는 경주마 등 동물 기부가 일반적이다. 특히 경마가 일반 스포츠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어 경주마 동물 기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마주협회 강용식 회장은 "서울마주협회에서는 마주로서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사랑의 열매와 공동으로 우승상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동물기부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다"며 "경주마 기부왕 당대불패의 기부가 제3호, 제4호의 경주마 기부로 이어져 말을 통한 나눔문화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2012.12.14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