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TV 속 연예인을 비롯해 랜선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훔친 스타 동물들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스타 동물들은 자체 굿즈제작, 광고 등을 통한 수익금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기부 명의 역시 해당 동물의 이름으로 진행된다. 경마계의 스타, 경주마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경주마 명의 기부의 역사는 불굴의 명마 ‘백광’으로부터 시작된다. 백광은 2006년 대상경주에 3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았으나 2008년 왼쪽 다리에 계인대염이라는 치명적 질병으로 은퇴 위기를 맞는 시련을 겪는다. 그러나 이수홍 마주의 보살핌 속 국내 최초 마필 대상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며 기적처럼 난치병을 이겨낸다. 2009년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백광은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준우승을 거머쥔다.
이수홍 마주는 기적처럼 부상을 이겨낸 백광처럼 장애인들의 재활치료에 힘을 보태고자 준우승 상금 중 4000만원을 기부했다. 특히 이수홍 마주는 백광의 이름으로 기부했고, 이는 국내 ‘동물명의 기부 제1호’로 등록됐다.
희망의 씨앗은 ‘당대불패’(정영식 마주)로 이어진다. 당대불패는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세 번이나 우승하며 최고의 경주마로 이름을 떨쳤다. ‘동물명의 기부 제2호’인 당대불패는 경주마로 활동한 5년간 매년 1억씩 총 5억원 이상을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했다. 특히 핸드사이클, 철인3종, 수영, 컬링 등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의족과 운동장비, 생활비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대불패의 기부 행보에 ’기부왕 경주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경주마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나눔 전통은 하나의 경마 문화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9년부터 서울 마주협회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동물명의 기부 프로젝트’를 공동 운영하며 수많은 기부천사 경주마들을 배출했다.
동물명의 기부 제3호인 지금이순간(최성룡 마주)에 이어 강호대세(길용우 마주), 인디밴드(정영식 마주), 최강실러(남기태 마주), 마이티젬(조병태 마주), 클린업조이(민형근 마주)가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최강 암말 실버울프(윤우환 마주) 등 현재까지 100여 명의 마주가 이에 함께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매칭펀드 형식으로 연간 약 2억원을 출연한다. 이렇게 조성된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은 경주 퇴역마들의 승용마 전환, 휴양 등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선의에 기반을 둔 기부 이벤트가 아닌, 제도를 마련해 꾸준한 기부와 상생 문화를 경마 관계자 전반에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