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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 부회장, 아시아 여성 기업인 첫 세계시민상 수상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 기업인으로는 첫 수상이다.이 부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문화는 비록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은 아닐지라도, 인류에 대한 배려와 희망, 공감의 다리를 건설할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생충’ 같은 영화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불평등이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냈다”며 “K팝에서 K드라마에 이르기까지 K컬쳐는 세계 곳곳에서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기쁨, 웃음, 사랑은 보편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또 “우리가 만든 것은 단순히 콘텐츠가 아니라, 많은 이들과 함께 하는 연결”이라며 “문화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아름다운 것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세계시민상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고 자유·평화·번영의 가치에 기여해 세계 시민의식을 구현한 리더십에 미국 유력 싱크탱크 애틀란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수여하는 상이다. 이 부회장은 아시아 여성 기업인이자 문화인으로는 최초로 이 상을 수상했다. 700명이 넘는 각국 귀빈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무대에 오른 이 부회장은 “선대 이병철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늘 말씀하셨다. 문화는 산소와 같아서, 평소에는 그 존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것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이 부회장은 “1990년대까지 한국은 서구 콘텐츠와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고 CJ는 식품사업이 주력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동생 이재현 회장과 나는 ‘지금까지는 사람의 입을 즐겁게 해왔으니, 앞으로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문화 사업을 시작한 과정을 설명했다.그러면서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 등 당대 최고 거장에게 배우기 위해 드림웍스 투자를 결정하고, 한국의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며 헐리우드식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해간 과정을 설명하며 “숱한 부침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이재현 회장의 지원 덕분에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이날 이 부회장은 미래세대에 대한 관심과 동행도 강조했다. 그는 “문화사업에서 핵심은 젊은 세대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원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파악하는 일”이라며 “그들이 창작하고, 협업하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꿈을 채워갈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들의 문화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인 협업이 가능한 강력한 생태계가 존재한다”며 “배려(compassion), 규율(discipline), 겸허(humility)를 공유할 수 있는 더 많은 길을 만들어 다양한 언어, 배경의 사람들이 더 나은, 더 따뜻한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비전을 밝혔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9.25 09:36
연예일반

김은희‧장원석‧이준 “K콘텐츠, 치열한 경쟁 속 생존 DNA 만들어져” [2024K포럼]

“K콘텐츠에는 치열한 경쟁 속 생존 DNA가 있죠.”K콘텐츠를 이끄는 김은희 작가,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가수이자 배우 이준은 K콘텐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이들은 끊임없는 경쟁에서 ‘K’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내성이 생겼고, 그 덕분에 지금 K콘텐츠가 전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주최한 ‘2024 K포럼’이 열렸다. ‘2024 K포럼’은 ‘K메이커스 : K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K콘텐츠와 K브랜드 간 시너지를 위한 컬래버레이션의 키를 움직이는 사람들에 중심을 두고 다양한 현장의 모습들을 소개한다. 파트1 ‘즐거운 K’에서는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한 드라마 작가 김 작가,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제작한 장 대표, 이준이 패널로 나서 ‘K엔터가 세상을 바꾼다’는 주제로 좌담을 나눴다. 좌장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가 맡았다. 좌담에서는 빅테이터 조사 결과 발표된 ‘K엔터테인먼트’ 키워드 중 ‘성공’에 대한 논의가 먼저 나왔다. 김 작가는 “과거부터 우리나라 방송가는 시청률 싸움이 치열하다. 이러한 국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또 향후 나만의 색깔이 있는 작품을 하기 위해선 승리할 수 있는 창작물을 내보여야 한다”며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스토리에는 보편성, 감성에 대한 이해도 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기획사 연습생을 거쳐 가수로 데뷔한 이준은 “어린 시절부터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치면서 스타 가수인 선배들을 뛰어넘는 실력들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K팝 가수들의 레벨은 점점 더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이렇게 축적된 노력과 결과가 지금의 ‘K’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하드 트레이닝은 결국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전세계에서 ‘K’의 인기를 실감할 때마다 놀란다고 전했다. ‘킹덤’을 통해 갓, 한복 등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전세계에 널리 알린 김 작가는 “작가인데도 해외에 나가면 시청자들이 저를 알아보고 한복 또는 ‘킹덤’ 후속 작업에 대해 물어본다. 개인적으로 무척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킹덤’은 지난 2010년 전작 ‘싸인’을 마칠 때쯤 남편인 장항준 감독과 대화를 나누던 중 ‘사극 좀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는 말이 나와서 시작됐다”며 “넷플릭스를 광고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웃음), OTT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범죄도시’를 통해 한국영화 시리즈 신작으로 처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의 쾌거를 이뤄냈다. 그는 “’범죄도시’를 이끄는 마동석 배우의 팬덤이 전세계적으로 형성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범죄도시’ 4편의 수익은 약 500만 달러(약 69억 원)로 1~2편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또 이준은 “약 10년 전 그룹 엠블랙으로 활동하던 당시 우리가 브라질에서 처음 공연한 K팝 가수였는데, 공항에서 현지 팬들이 뽀뽀를 해준 게 기억난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낸 후 “이제는 K팝 위상 변화와 함께 대부분의 K팝 가수들이 해외 곳곳에서 성공리에 공연을 하고 있지 않나. 불과 10년 만이다. 놀랍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등장한 키워드 ‘K의 위기’에 대해선 이들 모두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돌파구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김 작가는 “정말 언제나 위기다. (제작 또는 공개되는) 드라마 편수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작가들 중에서도 신인작가가 가장 힘들다. 이들에게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뛰어넘기 위해선 새로워야 하고 ‘정말 내 얘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 받는 기획인가’라고 물으며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며 “전날 같은 이야기를 작가들에게 꼰대처럼 했다”고 웃으며 눙쳤다. 장 대표는 “사실 ‘기생충’이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여전히 할리우드 영화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영화는 언제나 위기였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 위기”라며 “K콘텐츠는 단순히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 또한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데, R&D 분야 등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는 인재들에게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18 06:00
연예일반

[줌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떻게 할리우드를 삼켰나

인연(因緣)은 관계와 다르다. 관계란 맺으면 생기고 끊기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만 인연은 그렇지 않다. 관계가 생기기 전과 후를 포괄한다. 만날 사람은 언젠간 만나게 돼 있다는 표현을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바로 이런 ‘인연’에 대한 영화다. 한국에서 태어나 12살까지 이곳에서 자란 셀린 송 감독은 캐나다에 가서도 여전히 이어진 한국과 인연의 끈을 ‘패스트 라이브즈’로 풀어냈다. 한국과 캐나다, 그리고 미국에서 부유하는 셀린 송 감독, 혹은 어떤 누군가의 인연의 파편들을 모은 이 영화는 그래서 상당히 철학적이다.◇자전적 이야기를 보편성 있게 확장‘패스트 라이브즈’가 세상에 공개된 건 지난해 1월 39회 선댄스영화제에서다. 한국의 풍경은 물론 철학과 정서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곧바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68관왕 197개 노미네이트. 이후 약 1년간 ‘패스트 라이브즈’가 써온 기록이다.‘패스트 라이브즈’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보편성에 있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지만 이후 상당 시간을 캐나다에서 보낸 송 감독. 국적은 캐나다지만 그곳에서도 어딘가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감독의 정서가 ‘패스트 라이브즈’에 담겨 있다. 빼어난 건 이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편성으로 확장하는 힘이다. 셀린 송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토대로 시공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관계의 의미를 포착, 어느 순간 관객들을 저마다의 인연으로 빠트린다.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인디와이어에선 ‘패스트 라이브즈’를 ‘섬세하고 압도적으로 아름답다’고 평했고, 영국 영화 매체 엠파이어에선 ‘천천히 폭발하는 걸작’이라고 했다. 인연이란 어딘가에서 하나둘씩 쌓은 주춧돌들이 하나의 형태로 갖춰지는 것이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이런 인연의 속성과 닮았다.◇“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데뷔작”셀린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로 그야말로 역사를 쓰고 있다. 그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와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여성 감독 파워를 보여줬다. 아카데미 96년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감독 연출작이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역사적인 기록이다. 또 각본상 후보로도 올라 있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 버라이어티는 ‘여성 감독들 영화 세 편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대서특필했고 시카고 트리뷴, 데일리헤럴드 등 해외 유력 매체들도 ‘패스트 라이브즈’가 이룬 성과를 앞다퉈 보도했다.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감독들의 반응이 뜨겁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제90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고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로 제95회 아카데미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자신의 SNS에 직접 ‘패스트 라이브즈’를 소개하며 “정교하고 섬세하며 강렬한 영화”, “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남겼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제95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부문 7개를 휩쓴 대니얼 셰이너트 감독 또한 ‘패스트 라이브즈’에 대해 “짧게 요약하면 우리가 수없이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내 머릿속엔 이 영화의 수많은 독특한 이미지와 아이디어가 생생하게 맴돌고 있다. 셀린 송 감독 본인처럼 영리하고 자신감 넘치며 독창적인 시”라는 평가를 남겼다. 동료 배우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제74회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배우 조디 포스터는 여자 주인공 그레타 리의 연기에 대해 “놀라운 업적을 만들어냈다”며 칭찬했고, 배우 폴 메스칼은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나를 작은 조각들로 부서지게 한 영화. 셀린 송은 천재”라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므로 계속해서 영화가 언급되고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33회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제89회 뉴욕비평가 협회상 신인작품상, 제16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즈 감독상, 2023 미국영화연구소 올해의 10대 영화, 2023 전미 비평가 위원회 올해의 영화, 신인감독상, 2023 보스턴 온라인 비평가 협회상 톱10 영화 등 눈부신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K콘텐츠 인기, 오스카 수상까지?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패스트 라이브즈’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여우주연상과 감독상 후보에선 제외된 상황.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최근 미국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바튼 아카데미’ 등이 강력한 경쟁 후보로 떠오른 상황이라 성급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긴 어렵다.다만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에 성공하며 한국영화에 대한 현지의 이해가 높아진 데다 최근 ‘성난 사람들’이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에서 다관왕에 오르며 미국계 한국인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도 올라간 상태라 그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셀린 송 감독은 “‘성난 사람들’이나 ‘패스트 라이브즈’나 이민자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이민자의 정서라는 것은 꼭 이민을 가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 가서 삶을 시작하는 경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는 일일 것”이라며 “인생을 살며 시간과 공간을 지나는 경험은 국경을 넘어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또 “‘기생충’과 ‘패스트 라이브즈’는 다른 영화고 그 영화와 비교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기생충’ 덕분에 ‘패스트 라이브즈’도 주목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패스트 라이브즈’에 한국어가 많이 들어 있는데 ‘기생충’ 같은 영화 덕에 저항 없이 북미 관객들에게도 가닿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데뷔작임에도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감독들과 함께 오스카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 ‘인연’이라는 한국적 개념을 서정적 로맨스에 담아 보편성을 획득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스카 수상 여부를 떠나 확실히 평단을 매료시켰다. 이 작품은 다음 달 6일 국내에서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3 05:21
연예일반

‘운수 오진 날’ 이성민X이정은, 평범함도 특별하게 만드는 연기 ③

택배기사와 누군가의 엄마. 이토록 평범한 역할이 배우 이성민과 이정은을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의 이야기다.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 ‘운수 오진 날’에서 이성민은 구김 없고 순진한 택시 기사 오택을 연기한다. 늘 허허하고 웃어대는 성격 탓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어디선가 흔히 봤을 법한 캐릭터다. 다만 이성민은 디테일을 추가했다. 당황할 때면 눈을 1초에 2번 이상 깜빡거리고 마른침을 계속 삼켜댄다. 한껏 경직된 어깨와 더듬거리는 말투로 긴장된 상태라는 걸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살인범 유연석(금혁수 역)에게 도망친 후 다리를 절뚝거리며 절벽에 앉아 오열하는 장면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바로 전작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을 보여줬기에 이성민의 연기는 더 반전으로 와닿는다.이성민은 ‘형사록’ 시리즈와 최근 영화 ‘서울의 봄’까지, 올해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그럼에도 이성민이 꾸준히 호평받는 이유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고 노력하는 태도 덕분이다. 이성민은 ‘운수 오진 날’을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이후 곧바로 촬영에 돌입했다. 극과 극 캐릭터인 터라 이성민은 현장에서 감독과 주변 제작진에게 “나 지금 회장님같아? 택시 기사님같아?”하고 계속해서 물어보며 연기에 몰입했다는 후문이다.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성민은 오택의 정신적 압박, 공포 같은 감정을 촬영 내내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이를 캐릭터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심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파트1 반응이 좋아 이성민 스스로도 굉장히 흡족해하고 있다. ‘운수 오진 날’ 파트1 마지막 회에서 오택은 금혁수가 자기 딸을 죽인 걸 알고 분노한다. 푼수 같던 오택은 이를 계기로 독해진다. 제작진은 “파트2 에서는 평범한 기사 오택이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이성민이 깊이 있게 표현한다.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이정은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 금혁수를 쫓는 처절한 심정의 엄마 ‘황순규’로 분했다. 대학교 입학 후 서울에 상경한 아들을 위해 홀로 열심히 지내던 황순규. 갑작스레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이런 이정은이 연기한 황순규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할 때, 많은 배우들이 원작 속 캐릭터를 참고해 연기의 디테일을 더하곤 한다. 이정은은 원작에 없는 캐릭터인 만큼 스스로 질문하고 상상하며 인물을 구축해 나갔다. 그는 “타살의 정황만 가득하고 이 모든 걸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 엄마로서 어떡해야하지? 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가지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드라마에서 황순규는 답답한 형사를 뒤로 하고 직접 움직인다. 살인범 금혁수의 집에 몰래 침입해 증거를 가지고 온 것도, 금혁수가 묵포로 밀항하러 가는 사실도 모두 황순규가 알아냈다.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순규는 절망스러운 마음에 형사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악에 받쳐 길바닥에 주저앉을 때도 있다. 이정은은 이런 순규의 각박한 상황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그는 “마블 영화 속 주인공은 히어로로 거듭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아무리 큰 충격을 받았다 한들 한순간에 파괴적인 힘을 갖기 어려운 점도 반영했다”며 “감독님께서 황순규 캐릭터에 대해 쉽게 넘을 수 있는 담도 굉장히 힘겹게 넘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더 외롭고, 더 고단하게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우리들의 블루스’, ‘미스터 션사인’ 영화 ‘기생충’, ‘택시운전사’ 등 여러 작품들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운수 오진 날’에서도 십분 발휘되고 있다. 한편 ‘운수 오진 날’ 파트2는 8일 낮 12시 티빙에서 공개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08 06:00
영화

[IS인터뷰] 송강호 “생소하고 파격적인 ‘거미집’ 韓 영화 나아가길”

봉준호부터 김지운, 박찬욱, 강제규까지. 송강호는 대한민국 대표 영화감독들이 먼저 찾는 배우다. 1990년대 데뷔해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30년 가까이 쌓은 신뢰 덕분이다.이런 의미에서 송강호는 한국 영화계와 함께 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으로 스크린을 찾는다. ‘거미집’은 1970년대에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 감독(송강호)이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작품.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송강호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처음으로 영화감독 김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송강호는 “그동안 못 봤던 형식의 영화일 것이다. 보다가 좀 생소하고 파격적인 면도 있을 것”이라며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맛을 느끼는 게 귀한 시대가 온 것 같다. 이젠 극장에 안 가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작품을 손쉽게 접하지 않나. ‘거미집’이 개봉하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 연이 깊다. 김 감독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부터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어 ‘거미집’에서 다섯 번째 호흡을 맞췄다. 업계 동료에서 든든한 친구가 된 두 사람이기에 ‘거미집’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김지운 감독과 함께하면 어떤 영화 여행을 떠날까 기대가 돼요.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설레는 마음도 큽니다. 특히 ‘거미집’을 촬영하면서 ‘조용한 가족’,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그때 현장에서 느꼈던 지점들을 많이 느꼈어요. 25년 전에 배우들끼리 앙상블을 맞춰가면서 열정적으로 촬영했던 그때 그 설렘과 열정, 에너지를 느꼈죠.” ‘거미집’은 지난 5월 제76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상영 중 박수는 물론 종영 후 12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거미집’을 통해 8번째로 칸을 찾은 송강호는 예전보단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화면으로 긴장해 있는 수상자들 표정이 보이더라. 나도 그 마음을 겪어봤으니 ‘긴장되겠다’ 생각하면서 지켜봤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의 고충을 느끼게 됐다는 송강호. 한때는 카메라 뒤에서 편히 앉아있는 직업이라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송강호는 “김열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영화를 완성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사람이다. 이게 실패로 돌아가면 야망도 실패한다”면서 “그런 절박함에 휩싸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감독은 쉬운 직업이 아니에요. 배우들만 고생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웃음) 누구도 책임지지 못하는 곳에서 창작해내는 것이 일개 배우가 감당할 몫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게 감독의 세계라는 걸 간접적으로 느끼게 됐어요.” 1990년 연극 배우로 시작해 칸의 남자로 불리기까지. 송강호는 ‘괴물’, ‘박쥐’, ‘기생충’을 거쳐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영화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팬데믹이라는 게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어요. 다양한 콘텐츠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영화의 소중함도 얻어진다는 거죠.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특히 ‘거미집’을 찍으면서는 ‘그래, 이게 영화지’라는 생각을 늘 했어요. 관객과 극장에서 소통하고 같이 웃고 우는 그 공간과 메커니즘 자체가 그리웠어요.” 송강호가 ‘거미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영화의 발전’이다. 여기에 김지운 감독과 든든한 후배 배우들까지 함께했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송강호는 장영남, 오정세, 임수정, 전여빈, 정수정 등과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이 시기에 한국 영화가 관객들에게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흥행에 실패할지언정 이런 시도조차 없다면 틀에 박혀있는 영화만 계속 반복해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작은 노력을 해왔어요.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습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9.22 05:55
생활문화

[2023 청년의 날] 오징어 게임, D·P 문제 전원 정답...'K드라마 파워' 해와청년퀴즈 대회서 재확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전세계 외국인 청년들과 함께 한 자리. K컬처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전국 유일의 청년 참여형 축제인 '2023 제7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이하 청년의 날)' 축제가 16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청년과미래·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를 포함한 이데일리M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의회 등 각 정부 부처와 시의회가 후원했다. 기념식 전부터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오전 10시에는 2023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청년들의 ‘위더스 플래시몹 챌린지’가 펼쳐졌고, 이어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청년들이 참가한 ‘제6회 해외청년퀴즈대회’가 열렸다. 해외청년퀴즈대회를 향한 열기를 뜨거웠다. 약 70여 명의 참가자 어학· 문화·역사·사회 전반에 걸친 주제로 한국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O·X 퀴즈로 예선전을 치렀고, 화이트보드에 객관식 또는 주관식 문제 답안을 기재하는 본선이 이어졌다. 코너가 끝날 때마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 티켓이 증정되는 이벤트도 열렸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케이팝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O·X 퀴즈 첫 문제부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등장했고 ‘최종 우승한 남자 주인공의 극중 이름은 조상우’이라는 문제에 전원 ‘X’ 표시 앞에 섰다. 배우 이정재가 연기한 주인공 이름은 4번 문제까지 탈락자가 거의 없었던 O·X 퀴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CD의 외래어 표기법에 관한 문제에서 딱 1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씨디’를 선택했다. 표기법은 ‘시디’였다. 이른 패자부활전이 펼쳐졌다. 조선시대 ‘양반의 뜻,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 내역, 대한민국 최저임금(9620원) 등 문화와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알아보는 문제가 이어지며 1명씩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한국말로 “나 알았는데 기억이 안 났어”라로 말하며 아쉬움을 전하는 모습에 다른 관객들이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바로 진행된 본선. 키미야(이란) 호쿤(노르웨이) 등 글로벌 홍보대사들이 출제자로 나섰다. 단오(음렬 5월 5월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로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는 날) 박혁거세(신라 시조)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문제가 이어졌다. 최종 결승전엔 7명만 출전했다. 첫 문제는 지난 1년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5인조 걸그룹 뉴진스가 답이었다. 앞선 O·X 퀴즈 예선전에서 CD 외래어 표기법(시디) 유일한 정답자였던 빅토리아(러시아)가 탈락했다. 그렇게 우승 후보가 탈락하고 이어진 결승전. 한산도 대첩·명량 대첩과 함께 이순신 장문의 3대 대첩을 묻는 문제(정답 노량 대첩)에 남은 참가자 4명이 모두 답을 맞히지 못했다. 탈영병을 추적하는 대한민국 육군 군사경찰을 소재로 제작된 드라마(D.P)를 묻는 문제는 모두 맞혔다. 우승자는 한국어 표기법으로 갈렸다. ‘명절을 쇠다’와 ‘명절을 세다’ 중 맞은 표현에 관한 질문에 3명이 ‘세다’, 1명이 ‘쇠다’를 선택했다. 정답은 쇠다였다.우승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송신(중국) 양이 차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상을 받은 송신씨는 “O·X 퀴즈에서 탈락하고 패자부활전으로 올랐는데 이렇게 최종 1명이 돼 얼떨떨하다. ‘명절을 쇠다’라는 문장은 이전에 문제로 풀었다. 알고 있는 게 나온 덕분”이라며 웃어 보였다. 송신씨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객석을 채운 이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라운드가 높아질수록 관심이 높아졌다. 송신씨는 “소셜 미디어(SNS)를 보고 함께 다니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다시 웃어 보였다.여의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6 12:36
연예일반

[2023 K포럼] 윤제균 감독 “K콘텐츠, 역사적인 천재일우 기회 맞았다”

“지구촌 70억 인구가 ‘K’를 거의 다 압니다. 그게 K콘텐츠의 현주소예요. 5000년 역사에서 우리의 문화가 이렇게 주목을 받았던 때가 또 있었을까요. 우리는 지금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각각 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최초 ‘쌍천만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윤제균 영화감독 겸 CJ ENM 스튜디오스 공동 대표는 K콘텐츠의 현재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감독이자 제작자로 K콘텐츠를 알리는 선두에 서 있는 윤제균 감독은 최근 서울 마포구 CJ ENM 스튜디오스 사옥에서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K’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윤 감독은 ‘대한민국이 브랜드다’라는 주제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제1회 K포럼(Korea Forum 2023)에 기조연사로 참석한다. 오는 9월 1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K포럼은 K라는 이니셜이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전 세계에 인식되는데 근간이 된 K콘텐츠가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으로 확대 재생산돼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다.“미국에 일 때문에 갔는데 정말 놀랐어요. 문화와 관련된 행사에 참석했는데 ‘기생충’, ‘오징어게임’, 윤여정 배우를 모르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미국은 전 세계 문화의 중심이잖아요. ‘그곳에서도 한국 콘텐츠에 대해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 실감했죠.”K콘텐츠가 세계적인 대세로 떠오른 건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아시아가 중심이었던 한류의 무대가 남미, 유럽을 넘어 북미까지 확대됐고,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많은 K팝 가수들이 팝의 최정점이라는 빌보드 차트 1위에 이름을 새겼다. K콘텐츠의 인기는 K팝에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확장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모두 휩쓸었고, 이듬해엔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로 같은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최초의 기록이었다. 코로나19로 세계의 국경이 막히자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OTT로 K드라마를 봤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나라에서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K드라마의 성취를 보여주는 가장 빛나는 예시다.이 모든 성취가 불과 5년 사이 일어난 일. 하지만 윤 감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다. 성과가 이제야 나타난 것일 뿐이지 K콘텐츠는 그간 꾸준히 성장을 해 왔고, 많은 이들의 노력과 투자가 현재 K콘텐츠의 위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저는 수십년간 쌓아온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K’가 있을 수 있는 거라고 봐요. 지금도 보면 대부분의 한국 감독들은 작품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합의를 안 해요. 전 세계 어느 나라 배우들을 봐도 우리나라 배우들만큼 연기 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문화 콘텐츠가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지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주목했고, 그 덕에 우수한 인재들이 이 업계에 많이 들어 왔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모였으니 우수한 콘텐츠도 많이 탄생할 수 있는 거죠.”물론 과제는 있다. 팬데믹 이후 심화된 OTT 쏠림 현상, 제작비가 형성되는 구조적인 문제, 제작자들의 창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수익 분배와 시스템적 지원까지. 최근 정부가 영상콘텐츠 제작 비용에 대해 최대 30%까지 세액공제율을 상향한 것은 K콘텐츠 발전을 넘어 K콘텐츠와 브랜드가 시너지를 누리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문화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나라가 공감을 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는 자신들의 나라에서 작품을 촬영하면 그 비용의 몇십 퍼센트를 돌려줘요. 한 편의 작품이 갖는 관광 효과, 국가 이미지 개선 등 여러 가지를 노리는 거죠. 세재도 마찬가지고 저작권법도 그렇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윤 감독은 지금이 바로 그러한 제도와 지원 방향을 논의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어떤 일이든 때가 있는 법. K콘텐츠에 좋은 바람이 불고 있을 때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영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의 힘이 하루이틀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개선 및 발전 과정 역시 이르다 싶을 때부터 해야 한다. 윤제균 감독은 “이런 시기에 K포럼이 열린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K콘텐츠가 더 발전해서 세계의 주류로 자리를 잡는가 아니면 도태되는가 하는 기로에 서 있는 만큼 K포럼이 이와 관련한 긍정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옛날에 ‘코리아’(대한민국)라는 나라를 누가 알았어요. 알아야 한국전쟁 정도였겠죠.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한국을 압니다. 우리가 전 세계 문화를 리드하는 순간 ‘K브랜드’ 제품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릴 거예요. 국부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인 만큼 많은 분들이 우리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01 09:06
영화

[IS인터뷰] 아리 에스터 감독 “‘보 이즈 어프레이드’ 극장에서 관람하길”

“영화 ‘박하사탕’을 본 뒤 한국 영화에 빠졌습니다.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아리 에스터 감독이 이 같은 말로 한국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최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아리 에스터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유전’, ‘미드소마’로 호러 마스터에 등극한 아리 에스터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호아킨 피닉스)가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이 영화는 여행 계획을 세웠던 경험에서 출발했어요. 주인공 보의 이름도 특별히 고민하진 않았죠. 그냥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아서 붙이게 됐어요. 이 영화는 제 개인적 경험에 보편성을 반영해서 만들었어요.”‘보 이즈 어프레이드’에는 아리 에스터 감독만의 블랙 코미디 코드가 곳곳에 녹아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번 작품은 심리 스릴러일 수도 있고 블랙 코미디일 수도 있다. 또 호러 장르라기보단 코미디 영화에 가깝다”며 “사실 전작 ‘유전’과 ‘미드소마’에도 유머러스한 부분이 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호러 마스터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호러 영화를 좋아하고 호러 영화를 만들었으니 그렇게 이야기되는 것은 좋다”며 “커리어를 시작할 때 첫 영화에 따라 장르나 분류가 결정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호러 영화 감독으로 남는 것도 좋겠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 다음 영화는 서부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공 보 역할은 ‘조커’로 알려진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맡았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호아킨 피닉스와 유머 코드가 비슷하다며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호아킨 피닉스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좋다고 했어요. 우선 유머 코드가 잘 맞았어요. 촬영 전부터 많은 대화를 나눴고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어요. 시나리오를 줄 때 안 웃기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호아킨 피닉스는 보자마자 재밌다고 공감해 줬어요. 덕분에 촬영도 즐겁게 할 수 있었죠.”아리 에스터 감독의 한국 영화 사랑은 유명하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에 본격적으로 빠졌다. 한국에 좋은 영화가 많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우물을 파듯 찾아보게 됐다고 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한국 고전 영화들을 대부분 좋아한다며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등 유명 감독들의 이름을 줄줄이 늘어놨다.“김기영 감독은 시대를 앞서갔다고 생각해요. 감독 이전에 소설가였던 이창동 감독도 좋아하죠. 미스터리하고 문학적인 부분들을 잘 활용하시더라고요. 박찬욱 감독은 가장 창의적인 분이에요. 뛰어난 작품도 많고요. 봉준호 감독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감독이라고 하던데 저도 거기 동의해요. 감독 특유의 유머가 재밌기도 하고 자유로운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잖아요. 특히 ‘살인의 추억’, ‘마더’는 최고의 작품이에요. ‘기생충’처럼 그걸 능가하는 작품을 매번 만들어 낸다는 게 대단해요.” 아리 에스터 감독은 장준환 감독의 2003년작 ‘지구를 지켜라’ 할리우드 리메이크의 제작자로도 나선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많은 장르를 한 편의 영화로 집약시키기가 어려운데 그걸 잘 해냈고, 뛰어나서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끝으로 아리 에스터 감독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예비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음향 믹스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극장에서 관람해야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오픈마인드로 영화를 즐겼으면 좋겠다. 관객들도 적극적으로 영화를 몰입해서 본다면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09 08:54
연예일반

“‘오징어게임’ 덕분에 명예 얻어”…음악감독 정재일의 사적인 변화 [종합]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유명 작품의 음악 감독 정재일이 내면의 깊은 이야기를 담은 음악으로 첫 데뷔 앨범을 선보였다.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정재일의 데뷔 앨범 ‘리슨’(LISTEN)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정재일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옥자’,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을 담당한 음악 감독으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넘나들며 활동 중이다. 특히 정재일은 지난 2021년 ‘오징어 게임’으로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HMMA)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이날 정재일은 ‘리슨’을 발표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2004년 쯤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안고 ‘눈물 꽃’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그때 아직 역량이 안된다는 생각에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접고 다른 예술가들의 꿈을 보필하는 역할을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던 중 정재일은 우연히 클래식 레이블 ‘데카’로부터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고, 고민 끝에 음반 발매를 결정하게 됐다.‘리슨’ 앨범에는 피아노 중심의 곡이 담겨있다. 정재일은 “‘리슨’이 처음이기 때문에 저한테 가장 내밀하고 편안한 악기를 고르고자 한 것”이라며 피아노를 ‘모국어’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더 깊은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큰 편성보다 제가 오롯이 혼자 얘기할 수 있는 편성이 좋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음악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향후 다른 색깔의 음반을 발매할 가능성을 밝혔다. 동시에 자신이 음악을 제작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 감독과 같이 컨펌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17세 나이에 이적이 속한 밴드 긱스 베이시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정재일은 패닉, 박효신, 3RACHA, 아이유 등 유명 아티스트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어 정재일은 ‘옥자’와의 인연으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을 함께 했고, ‘기생충’에서 ‘믿음의 벨드’ 등의 명곡을 탄생시켰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리코더, 캐스터네츠 등을 사용해 만든 ‘웨이 백 댄’(Way Back then)을 만들었다. 정재일은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이후 대중에게 큰 주목을 받은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언급했다. 정재일은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저에게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저는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을 큰 직접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고 겸손한 답을 내놓았다.정재일은 사적 영역으로 ‘영화 음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기생충’, ‘오징어 게임’을 통해 영화 음악이 무엇인지,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내가 학습할 게 무엇인지 더욱 사랑에 빠지게 됐다. 그 점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통해 명예를 얻었다고 말한 정재일은 “나를 몰라도 ‘오징어 게임’의 노래는 사람들이 모두 안다. 그래도 무대 뒤에서 일하는 제 개인적인 삶에는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성덕’은 될 수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과 영화 ‘브로커’에서 같이 작업할 기회가 생겼다. 나에게 굉장한 일이 생겼다는 생각은 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끝으로 정재일은 지난 22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촬영 당시 비하인드를 전했다. 정재일은 “유재석, 조세호 씨와 2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눴다. 너무너무 따뜻하게 저에게 호의를 보여주셨고, 대본에도 없는 즉흥연주도 시켰다.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고 말했다.그러면서 “2시간 동안 얘기를 하면서 제 유년시절을 많이 물어보셨는데, 덕분에 제 지난 시간을 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방송을 보지 못했다고 전한 정재일은 “아직 방송을 보지 못했다. 본방을 놓쳤는데 방송 사고가 나서 재방송을 안 해줬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한편 정재일의 데뷔 앨범 ‘리슨’은 자연과 인류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피아노 중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펼쳐냈다. 24일 공개.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2.24 12:11
드라마

‘법쩐’ 이선균X문채원이 자신하는 통쾌 복수극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법 이야기” [종합]

‘법에는 법으로 쩐에는 쩐으로.’ SBS가 장르물 성공 계보 공식을 이어갈까.6일 SBS 새 드라마 ‘법쩐’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이선균, 문채원, 강유석, 박훈, 이원태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법쩐’은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장사꾼 은용과 법률기술자 준경의 통쾌한 복수극. 드라마 ‘여왕의 교실’, ‘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와 영화 ‘대외비’, ‘악인전’, ‘대장 김창수’ 이원태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원태 감독은 “SBS 새해 첫 드라마를 이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돈과 권력의 카르텔, 세상의 악과 싸우는 복수극”이라며 작품을 설명했다. 서사의 중심에 서는 이선균은 출연 계기를 밝히며 “사실 처음에 주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했던 장르도 아니고 카리스마있고 폼 잡는 캐릭터에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힘잆고 템포감 있는 대본이라 도전해보고 싶었다. 감독이 큰 포인트였다”고 강조했다. 영화 ‘기생충’으로 ‘칸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이선균은 ‘달콤한 나의 도시’ 이후 이 작품으로 15년 만에 SBS로 컴백한다. 그는 “일부로 SBS 드라마를 안 한 건 아니다”면서 “오랜만에 인사하게 되어 반갑다. SBS 금토드라마가 시청률이 높고 좋은 시간대라서 누가 되지 않게, 우리 드라마가 그 명성을 이어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편성 덕도 받고 싶다”고 자신했다. 이선균은 극 중 글로벌 사모펀드 CEO 은용 역을 맡아 은둔형 돈 장사꾼의 대서사를 완성한다. 격투신 및 카체이싱 등 몸 사리지 않는 액션도 선보인다. 그는 액션 신에 걱정이 있었다며 “회복이 빠른 나이가 아니라 걱정이 됐다. 액션신을 촬영한 다음 날이 더 걱정되는 나이”라고 말했다. 이어 “6회까지는 계속 큰 액션이 나왔다. 영화 찍을 때만큼 액션 연습하는 데 시간 투자를 많이 못 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액션팀이 설계를 너무 잘 해줬다. 이들이 짜주는 콘티, 움직임만 맞추면 충분히 좋은 액션이 나오겠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완성된 액션신에 자신감도 드러내며 “첫 번째 촬영 빼고는 회복도 굉장히 빨랐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문채원, 강유석, 박훈의 열연도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악의 꽃’에 이어 3년 만에 또 한 번 장르물에 도전하는 문채원은 예상 밖 사건들 앞에서 점차 변모해가는 박준경을 맡는다. 문채원은 “이선균과 꼭 작품을 함께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면서 출연 결정 이유로 이선균을 꼽았다. 이와 함께 “꿈을 이뤘다”며 웃는 가 하면 “이선균 선배 많이 좋아한다”며 선배를 향한 존경심도 가득 드러냈다. 이를 듣던 이선균은 “꿈 깨”라며 농을 던지기도. 캐릭터 표현을 위해 노력한 지점도 드러냈다. 문채원은 “화장도 덜 하려고 했고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았다”면서 “미국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좋아하는데 로맨틱 코미디로 접했던 레이첼 맥아덤스가 민낯으로 나온다. 그 느낌이 준경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 참고했다”고 짚었다. 오디션을 통해 ‘법쩐’에 합류한 신예 강유석은 싸움꾼 초년 검사 장태춘으로 활약, 박훈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거칠 것 없는 냉혹한 야심가 황기석의 면모를 완벽하게 체화해, 장르물 맞춤형 연기를 보여준다.강유석은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존경했던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하다”고 이야기했다. 박훈은 “편도가 부어 이선균 선배와 좋은 목소리로 진검승부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더불어 그는 “7년 전에 ‘태양의 후예’를 김 작가와 함께해 봤고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크린을 통해서만 관객을 만난 이 감독에게 ‘법쩐’은 첫 드라마 작품으로 새 도전의 의미다. 이 감독은 “영화 촬영 후 OTT, 드라마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미에서 나도 드라마를 해봐야겠다 결심했다”고 첫 드라마 작품을 내놓는 소회를 전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점도 확연히 느꼈다며 “영화가 액기스라면 드라마는 이를 풀어야 한다. 최소 셋업으로 최대 효과를 만들어내야겠다 마음먹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영화감독으로서 담고자 했던 미장센을 포기했던 부분도 있다. 다만 퀄티리는 지키려고 끝까지 노력했다. 사건을 만들다가 주제, 캐릭터를 놓치지 말자 되내였다”고 강조했다. 감독으로서 지니고 있는 신념과 작품 연출 계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사회 병폐, 부조리, 인간 욕망 등과 관련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 이 이야기가 가진 힘이 좋았다. 돈과 관력을 가지고 다양한 인간 군상이 다투지만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정의는 이길 수 있다’는 결론을 만든다면 좋은 드라마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했다. 역할에 충실히 임한 배우들 덕분에 감독의 스트레스 또한 눈 녹듯 사라졌다고. 이 감독은 “영화를 하다가 드라마를 하다 보니 작품의 양이나 시간, 예산이 영화보다 부족해서 솔직히 스트레스가 있었다”면서도 “배우들 덕에 촬영 현장에서는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촬영 현장에 오면 마음이 편해졌다. 가끔 이선균과 와이프 욕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선균은 작품을 위해 3박 4일의 몽골 로케이션 강행군에도 임했다. 그는 “3박 4일 동안 알차게 찍었다. 몽골이라는 나라가 신비로웠다. 다른 행성에 간 느낌이었다”고 감탄했다. 또 “시야가 정말 넓었다. 이게 지구인가 싶을 정도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 또한 몽골에 자연스레 녹아든 이선균의 현장 몰입력을 칭찬하며 “몽골에서 첫 촬영을 하는데 내가 상상했던 은용(이선균 분)보다 이선균이 표현한 은용이 훨씬 더 자유롭고 거침이 없었고, 더 용감하고 큰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당시 촬영감독에게 ‘봤지? 이거 성공이다’고 자신할 정도였다고.작품이 현시대에 주는 메시지도 요약했다. 박훈은 “돈과 법은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정의롭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불의하다. 이 시대에 돈과 법의 의미에 많이 공감할 이야기다”고 했고, 이 감독은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법은 인간 세상에 늘 있었던 테마다. 우리 인간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봐줬으면 한다”고 시청 포인트를 건넸다. ‘법쩐’은 이날 오후 10시 SBS에서 첫 방송한다.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1.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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