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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현장에서]신해철, ‘나른한 오후의 단상’에 더욱 그리워진 그 이름

주말 오후 드라이브 삼아 나선 도로 위, 무작위로 재생되던 플레이리스트에서 예상치 못한 반가운 곡이 흘러 나왔다. 밴드 넥스트의 ‘나른한 오후의 단상’이었다. 이 곡은 1995년 발매된 넥스트 3집 ‘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 2 월드’ 10번 트랙에 수록된 연주곡이다. ‘세계의 문’, ‘코메리칸 블루스’, ‘나는 쓰레기야’, ‘머니’, ‘호프’, ‘퀘스쳔’ 등 강렬한 사운드 사이에 쉼표 같은 느낌의 곡으로 가사 없이 오직 클래식 기타 연주로만 이뤄져 있다. 2분 50초의 차분한 연주에 온전히 마음을 맡긴 채 평온하게 곡 제목 그대로 ‘나른한 오후의 단상’에 빠져들다 보니 새삼 애석하게 돌아간 천재 뮤지션, 고 신해철의 모습이 아른거린다.넥스트의 구심점이던 고 신해철이 비운의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게 2014년 10월이니, 어느덧 그의 10주기가 코 앞에 다가왔다. 오는 10월 26, 27일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10주기를 맞이한 헌정 공연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가 개최될 예정이라 한다. 라인업은 더없이 쟁쟁하다. 신해철이 리더로 활약한 밴드 N.EX.T(김영석·김세황·이수용)를 비롯해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 등 신해철과 생전 인연이 깊던 가수들이 양일 공연을 채운다. 26일에는 가수 싸이, 김범수, 예성(슈퍼주니어), 솔라(마마무), 밴드 넬, 해리빅버튼이 참여하며 27일 공연은 전인권밴드의 스페셜 스테이지를 비롯해 이승환, 국카스텐, 에피톤 프로젝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밴드 음악의 진수로 채워질 예정이다. 걸출한 아티스트들이 각각의 매력으로 신해철의 음악 세계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을 담아 펼쳐낼 것으로 기대된다. 고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 참여한 밴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솔로 아티스트이자 밴드 넥스트로 활동하면서는 70~80년대를 주름잡은 기성 밴드 음악과 차별화된 진보적 사운드와 실험적인 시도가 가득한 음악들로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로 평가되는 90년대 황금기 밴드신을 앞장서서 이끌었다. 지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장장 10분여에 달하는 기승전결 서사가 뚜렷하면서도 사운드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음악들에 그저 입을 떡 벌렸던 학창시절 기억이 떠오른다. 멜론 차트에서 넥스트의 곡을 인기순으로 검색해보면 ‘히얼 아이 스탠드 포 유’, ‘라젠카, 세이브 어스’, ‘해에게서 소년에게’, ‘날아라 병아리’, ‘그대에게’, ‘도시인’,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인형의 기사’, ‘먼 훗날 언젠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더 드리머’, ‘호프’ 등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개인의 내면이나 관계에 대한 농밀한 고찰, 시대의 아픔을 서정적으로 공유하는 인류애가 담긴 곡들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세계의 문’이나 ‘머니’, ‘코메리칸 블루스’ 등 자본주의, 무한경쟁 시대에 대한 단상 등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이 담긴 가사의 곡들도 유의미성까지 담보한 지지를 받았다.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냉철한 분석과 인류애적 신념을 담은 진보적인 철학을 거침없이 표현해 온 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이기도 하다. 여전히 변함 없이 혼란한 시대, 혹자에겐 그의 부재가 더욱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행인 건, 음악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단 점이다. 지금도 ‘그대에게’가 틱톡, 숏츠, 릴스 등 숏폼 콘텐츠를 통해 심심치 않게 재조명되고 있으니, 명곡의 힘이 그렇게 세다. 신해철을 통해 다시 넥스트의 음악을 들어보고, 넥스트 음악을 통해 다시 신해철을 돌아본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9.10 06:05
연예

[피플IS] 스크린 복귀 김동완, 사랑받는 분위기메이커

그야말로 '신바람' 났다. 김동완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속된 말로 '23년 차 아이돌 짬'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들과의 의미있는 만남이라는 것이 김동완의 긍정 버튼을 꾹 눌렀다. 김동완은 내달 1일 개봉하는 '소리꾼(조정래 감독)'을 통해 관객들과 인사한다. '소리꾼'은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기 위해 남편 학규(이봉근)와 그의 딸 청(김하연), 그리고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몰락 양반(김동완)이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며 백성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조정래 감독이 2016년 '귀향'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정통 고법 이수자로서 28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했던 판소리 영화 제작에 대한 소망의 결실로 주목받고 있다. 김동완은 작품에 대한 애정, 조정래 감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리꾼'에 합류했다. 캐스팅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지기 전부터 '김동완이 판소리를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다'는 근황이 암암리에 알려졌고, 실제 '소리꾼' 일원으로 일찌감치 촬영 준비에 한창이었던 것. 영화 속 추임새를 넣는 한 장면을 위해 직접 판소리를 경험하고, 서신을 남기는 신을 위해 붓글씨까지 배우는 노력도 기울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동완은 현장에서는 물론, 홍보를 진행하면서도 여러 자리에서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했다는 후문. 스크린이 어색할 이봉근과 여러 선배들의 중심에서 그야말로 애정 넘치는 팀 재롱둥이가 된 셈이다. 촬영 초기부터 몇몇 관계자들은 "김동완이 제일 신났다.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게 눈에 보인다"는 이야기를 솔솔 전했고, 최근에는 타 배우 소속사 관계자들까지 '소리꾼'이 화두에 오르면 기승전 '김동완 칭찬'을 빼놓지 않고 있다. 선배들의 예쁨도 단연 김동완의 몫이다. 이번 영화에서 김동완은 양반의 행색을 했지만 빈털터리 모습으로 아내를 찾으러 길을 나선 학규를 만나 함께 팔도를 유랑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한다. 비루한 몰골에 능청스러운 연기력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하고, 왜 선택했는지 이유가 충분한 캐릭터의 활약도 돋보이지만 분량 자체는 특별출연에 가까울 정도로 미비한 것이 사실. 그럼에도 김동완은 '참여'에 의의를 두며 어떤 작품보다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김동완은 "나 스스로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운 면이 있지만 영화는 너무 좋다.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다"며 "'연가시' 이후 블록버스터 영화로 찾아볼 수 있어 영광이다. 음악영화라 작은 기대를 하고 오실 수 있지만 '큰 기대를 하고 와도 만족스럽지 않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했다"고 자신했다. 1998년 가수 신화로 데뷔, 올해 23년 차를 맞은 김동완은 '돌려차기'(2004)를 시작으로 '연가시'(2012) '글로리데이'(2016) '시선사이'(2016) 등 다양한 작품으로 꾸준히 스크린 문을 두드렸다. 특유의 이미지는 변함없지만, 세월이 자연스럽게 선물하는 분위기와 함께 연기력도 조금씩 성장했다. '소리꾼'에서는 김동완의 '한 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김동완은 "사극 장르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밝힌 바, '소리꾼'은 김동완의 목마름을 채워준 작품이기도 하다. "돌이라도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었다. 걱정보다는 '빨리 촬영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다"는 김동완은 현장에서 박철민 등 선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얻었다며 아낌없는 고마움을 표했다. 배우의 자세와 관계성은 언제나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법. '소리꾼'이 선사하는 또 다른 재미이자 묘미다. 김동완은 최근 tvN '온앤오프'를 통해 무대 위, 카메라 앞과는 또 다른 김동완의 4년 차 베테랑 전원살이 일상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데뷔 이래 개인적인 큰 문제없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SNS조차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김동완. 언제나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김동완은 성공한 업계 선배의 좋은 예이자, 2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사랑받는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여전히 스스로 열의를 다해 증명해내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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