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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조 상납' 폭발한 K게임, 구글·애플에 반격 채비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의 '수수료 폭탄'을 견디다 못한 국내 게임사들이 결국 들고일어났다. 중국산 게임의 침공과 모바일 시장 위축 등으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수익의 30%를 떼가는 앱마켓 횡포에 회사 근간이 흔들린다는 이유에서다. 매년 2조원 이상을 상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게임사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조정에 나섰다. 이번 기회로 국내 게임사들이 어느 정도의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구글·애플 갑질에 단체 행동 나선 K게임26일 위더피플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45곳의 게임사가 집단 손해배상 조정에 참여했다.위더피플은 하우스펠드 LLP 로펌과 지난해 구글 인앱결제(자체결제) 건에 대해 4만8000여 개 미국 앱 사업자들을 대신해 손해배상 합의를 이끌어냈다.위더피플은 비밀 유지 의무와 향후 불이익 등을 고려해 참여 사업자들의 목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형·중견 게임사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 사실을 밝혀 눈길을 끈다.올해 룽투코리아에서 사명을 바꾼 스타코링크는 집단 조정 참여 의사를 전했다며 합의에 이를 경우 14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돌려받을 것으로 내다봤다.스타코링크는 인기 만화 IP(지식재산권) 기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열혈강호'와 판타지 MMORPG '라임 오딧세이: 시크릿 월드'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이영기 위더피플 변호사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지금의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강조하는 사례"라고 말했다.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위더피플 등이 공개한 내용을 종합하면 구글과 애플은 국내 앱 업체에 정상 가격 대비 3~5배에 달하는 30%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책정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4년간 9조원 이상의 이득을 챙겼다.매년 2조원 이상을 양대 앱마켓에 수수료로 지급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위더피플은 구글 내부 문서에 명시된 실제 적정 수수료인 4~6%를 기준으로 초과 집행된 비용을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미국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구글 플레이의 30%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반독점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했다.법정 감정 전문가는 "구글이 자체 작성한 내부 문서를 보면 30%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는 실제 인앱결제 수수료 비용인 4~6%의 5배에 달하고, 만일 경쟁적 시장이었다면 구글이 부과 가능한 인앱결제 수수료는 10%에 불과해 약 3배에 달하는 과도한 독점 비용을 징수하고 있다"고 증언했다."수수료 낮추면 영업이익률 10% 개선"수수료율을 한 자릿수까지 내리지 않아도 개발사당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출혈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사례에 비춰 국내 게임사의 실적 개선 효과를 예측했다.애플은 올해 3월 유럽연합(EU)이 수수료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보고 디지털 시장법(DMA)에 근거해 강력한 규제를 추진하자 제3자 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를 최대 17%로 낮춘 바 있다.임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유럽에서만 17%의 수수료를 받을 가능성이 적고 구글 역시 해당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위메이드의 경우 앱 수수료가 17%라고 가정하면 올해 지급 수수료 680억원을 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760억원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된다.임 연구원은 "수수료 인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강력한 수익성 개선이 뒤따를 것"이라며 "모바일 비중(약 79%)과 직접 퍼블리싱 비중이 높은 위메이드는 10% 수준의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위메이드 외에도 넷마블 3120억원, 엔씨소프트 1260억원, 크래프톤 710억원, 카카오게임즈 700억원, 시프트업 3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를 점쳤다. 구글·애플 앱마켓 수수료 이슈는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지난 2021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구글과 애플은 제3자 결제를 허용하면서 해당 경로의 수수료를 인앱결제 대비 4%포인트 낮췄다.하지만 26% 수수료 외 신용카드와 간편결제 수수료, PG(결제대행) 서비스 이용료에 전용 결제시스템 구축·운영 비용까지 더하면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부담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꼼수 정책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제3자 결제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형태로 간편하게 붙일 수 있게끔 해야 하고 26% 수수료와 같은 편법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국내 게임사들의 반발에 구글은 중소 개발사 중심의 지원 정책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구글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의 서비스 수수료는 앱마켓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부과 대상 개발자의 99%는 15% 이하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무료로 앱을 배포하는 개발자는 전체의 97%라고도 덧붙였다.연간 100만 달러(약 14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업체에만 30%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설명이다.정부·국회 나서 게임사 보호해야이번 집단 조정이 성과를 내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양대 앱마켓과 대등한 수준의 협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한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앱마켓에 어려움을 호소해도 특정 국가만 수수료를 낮춰줄 수 없는 노릇이고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니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업체 몇 군데가 힘을 모은다고 해도 건물주나 다름없는 앱마켓의 정책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월 열린 토론회에서 "국내 앱 업체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 보장을 위해 정부는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국회는 입법적 대처로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보복 행위'를 근절하는 구조적 시스템을 확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27 07:00
산업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글로벌 시장서 입지 강화해 나갈 것"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2025년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한 구체적 계획을 공유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2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2024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 약 80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는 아모레퍼시픽 김승환 대표이사와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 법인장의 전략 발표가 있었다.조반니 발렌티니 북미 법인장은 발표자로 나서 북미 시장 브랜드 성장 전략과 마케팅, 조직 운영 전략을 설명했다. 이어 참석한 기관투자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승환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산업 또한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건강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준비’라는 주요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우선 김 대표는 지난 실적 리뷰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이 서구권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성장하며 글로벌 리밸런싱을 성취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멀티브랜드숍(MBS)과 이커머스 채널 확산 등 비즈니스 구조 다변화로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전했다.이어 김 대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대표 브랜드와 미래 성장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대표 브랜드 중 설화수, 이니스프리, 려 등은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라네즈와 코스알엑스의 경우 글로벌 선도 브랜드로서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헤라, 에스트라, 일리윤 등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도 육성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미국, 일본,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에서는 세포라 등 주요 유통 채널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브랜드와 고객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와 중동 등 신성장 시장 공략에도 힘을 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사업의 경우 거래 구조 개선과 관리 강화를 통해 구조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도 표했다.이날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3년간의 경영 목표와 달성 계획을 명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공시했다.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밝힌 글로벌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연평균 10%의 매출 성장률과 2027년 기준 12%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13 10:39
IT

[IS시선] 삼성전자, 찬물에 세수 한번 합시다

"삼성전자 요즘 왜 이래요?"업계 관계자와 투자자를 떠나 삼성전자 관련 뉴스만 뜨면 나오는 질문이다. 적금처럼 부은 주식이 '10만 전자'는커녕 5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최근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초일류 기업', '관리의 삼성' 등 익히 들어왔던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그나마 선전하던 MX(모바일 경험)사업부마저 흔들리는 모습에 이런 우려는 더 커졌다. 애플과 중국 브랜드의 추격에 맞서 폼팩터(구성·형태)의 초격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Z 폴드 스페셜 에디션'이 초유의 판매 지연 사태를 빚었다. 업계에 따르면 MX사업부 경영진은 출시(25일) 전날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이어가며 일정을 조율했다. 당초 공식 홈페이지와 이동통신 3사 온라인몰에서 오전 9시부터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3시로 한차례 미뤘고, 이마저도 제시간에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샀다.한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사이 삼성전자가 곧 입장문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한 뒤 다시 선보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돌연 오후 4시 판매 시작을 알렸고 10분 만에 소진됐다는 메시지를 홈페이지에 띄웠다. 잡음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스페셜 에디션이라 플래그십 수준의 물량이 확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신제품을 공개할 때 국내에 먼저 출시한다는 것 외 수량이 한정돼 있다는 언급은 없었다. 앞서 내놓은 톰 브라운이나 메종 마르지엘라 등 명품 협업 에디션이 아닌 갤럭시S FE(팬에디션)처럼 다수의 소비자를 겨냥한 모델이라 더욱 그렇다. 품질 불량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이번 이슈는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확산해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7조300억원)과 순이익(5조7534억원)은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의 실적을 크게 뛰어넘었다. 4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며 업계의 걱정 섞인 시선을 털어냈다.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홀로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다. AI 시대 필수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에서 밀린 탓에 차세대 제품이 상용화하는 2026년이 돼야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까지 나온다. 회사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이런 총체적 위기에 연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신의 한 수'에 이목이 쏠린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으로 대표되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처럼 그간 1위 자리에 안주해온 리더들의 졸린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절실하다.숱한 고난과 역경을 견뎌온 만큼 '그래도 삼성은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자신의 이상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구성원들을 채찍질하지 않았는지, 그간 과거에 취해 귀를 닫지는 않았는지 경영진이 제대로 되돌아보기만 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가 아는 1등 기업으로 돌아올 것이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2024.10.29 07:00
자동차

기아, 영업익 2.9조…3분기 기준 '역대최대'

기아가 올해 3분기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 순이익에서도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기아는 25일 콘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881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매출은 26조519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순이익도 2.1% 증가한 2조2679억원이었다.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기아의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다만 올해 2분기에 세운 기존 분기별 역대 최대 매출액(27조5679억원), 영업이익(3조6437억원), 순이익(2조9566억원)을 뛰어넘지는 못했다.3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13.2%)에 비해 소폭 하락한 10.9%를 기록했다.하지만 기아는 2022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고수익 체제를 과시했다.국내외 판매량은 76만363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국내에서는 6.7% 줄어든 12만5191대를, 해외에서는 0.8% 축소된 63만8502대를 각각 팔았다.국내 판매의 경우 EV3 신차와 K8 모델, 하이브리드차(HEV) 인기에도 고금리와 실물경제 부진 속에 오토랜드 화성 생산설비 공사에 따른 가동 중단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해외는 북미와 인도, 아중동 권역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전기차 판매 감소와 소형차 공급 부족으로 유럽과 중국, 러시아, 중남미 지역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다.친환경차는 카니발, 스포티지 HEV 판매 확대와 EV3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5만5000대를 판매했다.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1.5%포인트 오른 21.0%였다.기아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판매 231만9390대, 매출 80조3006억원, 영업이익 9조9507억원, 순이익 8조336억원을 기록했다.기아는 4분기 판매 전략과 관련해 국내와 미국에서 HEV 모델 판매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유럽에서도 대중화 전기차 EV3를 9천대 이상 판매하는 등 기존 HEV 모델 판매와 함께 친환경차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기아 관계자는 3분기 판매 실적과 관련해 "국내 생산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생산 공백과 차종 라인업 효율화에 따른 선진 시장에서 일부 차종 판매 공백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기아의 경쟁력인 상품성과 브랜드력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북미 시장 선전에 따른 가격 상승,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소, 우호적 환율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 확대가 지속됐다"고 덧붙였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25 17:39
IT

LG전자 3분기 영업익 20.9%↓…전기차 캐즘 여파로 전장 '주춤'

지난 2분기 실적 신기록을 썼던 LG전자가 3분기에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가전과 함께 양대 축으로 키우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치) 사업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였다.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5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줄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22조1764억원으로 역대 3분기 최대를 찍었다.LG전자 관계자는 "올 3분기에는 장기화되고 있는 시장 수요 회복 지연 외에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5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발표 이후 국제 수출입을 앞당기려는 수요가 폭증하는 등 불가피한 외부 환경에 기인한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이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시장 불확실성에도 주력 사업인 가전(H&A)은 선방했다.H&A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8조3376억원, 영업이익 5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5.5% 늘었다.글로벌 가전 수요 감소에도 B2B(기업 간 거래) 냉난방공조(HVAC) 사업과 가전 구독 사업의 성장이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는 설명이다.영업이익도 하반기 들어 급등한 물류비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매출 성장 효과 및 제조 경쟁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수준 이상을 달성했다.하지만 업황 악화로 전장(VS) 사업은 몸을 한껏 움츠렸다.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518억원에서 2분기 828억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 3분기에 11억원으로 고꾸라졌다. 같은 기간 1.9%에서 3.1%로 상승하던 영업이익률도 0%로 떨어졌다.다행히 3분기 매출은 2조6113억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해서는 소폭 줄었다"며 "영업이익은 수주 물량 양산을 위한 선행 투자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R&D(연구·개발) 비용 증가 등 영향에 줄었다"고 설명했다.HE(TV)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3조7473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을 기록했다. 올레드 TV 주요 시장인 유럽의 출하량 증가가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BS(비즈니스 솔루션)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1조3989억원, 영업손실 769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게이밍 모니터, LED 사이니지 등 전략 제품의 판매가 늘고 PC 제품의 대규모 B2B(기업 간 거래) 물량 확보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LCD 패널가 상승, 물류비 부담, 경쟁 심화 등의 요인과 사업본부 내 신사업 육성 투자 확대로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전 구독, 소비자 직접 판매(D2C), 볼륨존 확대 등 다양한 사업 방식 변화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B2B의 꾸준한 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제품 판매 위주 사업 대비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24 15:17
IT

"고맙다 HBM"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사상 최대

SK하이닉스가 선구자 입지를 가져간 AI(인공지능) 특화 HBM(고대역폭 메모리) 덕에 활짝 웃었다.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24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하며, 매출도 17조5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뛰었다.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기존 기록인 지난 2분기 16조4233억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3분기(6조4724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SK하이닉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 및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먼저 D램은 기존 HBM3(4세대)에서 HBM3E(5세대) 8단 제품으로의 빠른 전환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전망이다.낸드는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 달성해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24 08:46
산업

울먹인 고려아연 산증인 "K반도체 재료 중국에 안 넘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맞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선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이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MBK는 투자 관련 배임과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흠집 내기로 맞불을 놓고 있다.중국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 넘봐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라며 "MBK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 등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쓰는 황산 절반이 우리 제품"이라며 "고려아연이 반도체 황산 생산을 멈추면 반도체 고객사는 셧다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황산은 세정 공정에 주로 쓰인다.지난 1985년에 입사해 40여 년간 몸담은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이날 19명의 핵심 기술 인력들과 기자들을 마주한 자리에서 홀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을 우려한 회사 만류에도 이 부회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최대 2조원을 쏟는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 때문이다. MBK는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최소 7%에서 최대 14.6%의 지분을 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 4일 기준 고려아연 주주 구성을 보면 장형진 영풍 회장 및 친인척 등 영풍 측 지분은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및 친인척과 파트너사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고려아연 측 지분이 33.99%로 팽팽하다.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57%다.고려아연 배당금으로 영풍 먹여살려 이처럼 영풍이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운전대에 목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같은 비철금속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영풍이 글로벌 우위를 점한 고려아연의 배당금으로 부족한 곳간을 채우고 있어서다.올 상반기 영풍은 별도 기준 5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263억원 덕분에 영업외이익을 반영하는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을 기록했다.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연간 배당금은 2018~2019년 500억원대에서 2020~2021년 700억원대로 오르더니 2022년 약 1037억원, 2023년 155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고려아연은 올해 2분기 매출이 3조58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687억원으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반해 영풍은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의 석포제련소가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세 차례의 근로자 사망 사고로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8338만원에 그쳤다.핵심 계열사가 최대주주를 배당금으로 먹여살리는 셈이다.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두고 이제중 부회장은 "경영 능력과 기술력이 다르다"며 "최 회장(고려아연)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 장 고문은(영풍) 머슴처럼 관리하는데 누가 애사심을 갖겠나"라고 꼬집었다. 안전에 관심을 갖도록 자사 온산제련소 직원들에 매달 10만원씩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예로 들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자 관계에 금이 간 것도 배당금이 원인이다.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영풍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하고, 1974년에는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그러다 최씨 일가 3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고려아연 수장이 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영풍의 배당금 확대 요구에도 최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이차 전지 소재·자원 순환 사업을 3대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투자에 더욱 주력했다.이에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졌고, 배당을 늘리는 영풍의 정책 변경 제안이 부결됐다.최 회장 경영 능력 의심하는 영풍·MBK이날 MBK도 입장문을 내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았다.MBK는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SM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거론했다.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 하락 이유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단순 재무적 분산 투자다. 당시에 현금(약 2조5000억원)이 많았다"며 "이그니오의 경우 우리나라에 자원이 없을 것을 고려해 미국의 냉장고, TV 등 폐자재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로 가져와 새로운 자원을 얻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5 07:00
산업

서범수 "MBK에 고려아연 넘어가면 국가기간산업 붕괴 가능성"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선 것을 두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기 수익을 쫓는 사모펀드에는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소가 수반되는 것이 다반사"라며 "온산제련소가 위치한 울산은 물론, 고려아연이 수소,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인 호주에서조차 사업 축소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지역 사회의 고용 및 투자 축소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국가기간산업 및 공급망이 붕괴하고 핵심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했다.서 의원은 "고려아연은 전자·전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에 '산업의 쌀'로 불리는 아연, 은 등 기초 원자재를 공급하며 현대차, 한화, LG화학과 신재생, 배터리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이후 경영권을 장악해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국가기간산업이 붕괴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이번 공개매수가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서 의원은 "고려아연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만 2687억원이며, 98분기 연속 흑자에 영업이익률 8.8%에 달하는 기업"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각을 특히 경계한다"고 꼬집었다.이 외에도 유독 화학물질인 황산을 운반하는 온산선을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하면 폐지할 수도 있어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서 의원은 "지난 50년간 울산과 함께 해온 고려아연이 앞으로도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0 14:26
IT

공정위 꺼내든 '플랫폼 족쇄'…네카오 울고 구글 웃는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가 결국 현실화했다.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플랫폼 족쇄 채우기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글로벌 빅테크는 빠져나갈 구멍이 보여 국내 기업들만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공정위 "반경쟁 행위 여전히 빈번해"공정위는 9일 플랫폼 독과점 개선을 위한 입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이날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 플랫폼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거나 시장에서 몰아내는 반경쟁 행위가 여전히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티메프 사태와 같이 일부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논란과 함께 입점 업체 등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도 긴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한 위원장은 지난 2022년 취임 초기부터 공정한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국내외 플랫폼을 관리 테두리 안에 넣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하지만 국내 소비자 단체는 물론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답보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지난 7월 티메프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시 규제 도입에 힘이 실렸다.공정위는 중개, 검색, 동영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OS(운영체제), 광고 등 6개 서비스 분야에 대해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타 플랫폼 거래)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적발하면 임시 중지 명령을 비롯해 과징금 철퇴를 내리기로 했다. 법 위반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상한은 매출의 6%에서 8%로 상향했다.EU(유럽연합)의 경우 지난 3월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으로 법 위반 시 구글과 애플 등 거대 플랫폼에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사한 사례로 공정위는 2020년 스마트스토어 상품과 네이버TV 등 자사 상품·서비스를 알고리즘을 조작해 검색 결과 상위에 올렸다는 판단 아래 네이버에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네이버가 불복하면서 현재 대법원에 공이 넘어간 상태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그나마 다행히도 공정위는 당초 규제 대상을 DMA처럼 '사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검토해 '사후 추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1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고, 이용자 수가 1000만명 이상이면 독점력이 공고한 것으로 본다. 몸집이 작은 혁신 스타트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간 매출 4조원 미만 플랫폼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국내 플랫폼만 발목 잡히나그런데 벌써부터 법의 허점이 드러나 국내외 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배적 플랫폼에 해외 기업을 포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구글은 국내 신고 매출로 보면 연간 4조원 미만이라 대상에서 빠진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후 추정 방식을 채택했다고 해도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결과적으로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빌미를 마련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지난해 구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약 42.6% 기습 인상했다. 유튜브가 단일 요금제를 고수하는 나라는 한국과 슬로베이나 2곳뿐이다.미국과 일본 등에는 최대 6인이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나 전용 할인을 제공하는 '학생 요금제' 등을 일찌감치 내놨다. 이런 방식으로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애플은 20~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이에 반해 올해 2분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8.1%, 6.7%에 그쳤다.류민호 동아대 교수는 최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의 약 20%를 연구·개발에 집행하며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규모의 국내 사업자들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10 07:00
자동차

현대차, 미래차에 120조 투자…"글로벌 톱 티어 목표"

현대차가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를 달성,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번 행사에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과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 GSO(GSO)본부장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서 중장기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먼저 현대차는 현대 웨이를 통해 2030년 제네시스 포함 555만대의 연간 판매량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는 2023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울 계획이다. 이중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현대차는 또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현대차는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현대차는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두 번째 방안으로 EREV도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는 EREV 중에서도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EREV로 시장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동화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제형 EV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 강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유일하게 배터리 시스템 전 라인업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안이다.이를 위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배터리 안전 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배터리 이상 사전진단 기술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현대차는 또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자율주행차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지속 추진키로 했다.자율주행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관련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자동으로 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해나가겠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현대차는 수소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구상도 공개했다.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시기에 준비된 에너지 사업자로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를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현대차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과 사업 확대에 따라 2024∼2033년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연구개발(R&D) 투자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투자 14조4000억원 등이다.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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