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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KB국민·신한도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7개 은행 참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손실을 물어주기로 하면서 배상을 결정한 은행이 7개(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SC제일·씨티은행)로 늘었다.KB국민은행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홍콩 H지수 ELS 손실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분쟁 조정 기준안에 따른 자율 조정안을 결의하고 투자자에 대한 자율 배상을 진행하기로 했다.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해 기존 고객 보호 전담 부서와 함께 신속한 투자자 배상 처리를 지원한다.협의회에는 금융업 및 투자 상품 관련 법령과 소비자 보호 분야의 학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투자자별 판매 과정의 사실 관계와 개별 요소를 면밀히 파악해 배상 금액을 산정할 예정이다.신한은행도 기본 배상 비율을 정하고 사실 관계 확인을 거쳐 투자자별 고려 요소를 반영해 최종 배상 비율을 산출할 예정이다.마찬가지로 소비자보호그룹 내 금융 상품 지식, 소비자 보호 정책 및 법령 등 관련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해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배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오는 4월부터 고객과 접촉해 배상 내용, 절차 등의 안내를 시작하고 배상 비율 협의가 완료된 고객부터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손실이 확정된 2021년 1~7월 판매분을 중심으로 손실·배상 규모를 따지면, 이들 은행의 배상 규모는 최소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9 14:49
산업

미등기 여성 임원 늘지만 여성 사내이사 오너가 차지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7%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 사외이사만와 여성 미등기 임원이 늘었을 뿐 여성 사내이사는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30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49개 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여성 임원은 99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원(1만4718명)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였다.여성 임원 비중은 작년 동기(6.3%·912명)보다 0.5% 상승한 것이다. 또 2019년 1분기(3.9%)와 비교하면 1.7배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조사 대상 349곳 중 98곳(28.1%)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올해 1분기 여성 사외이사는 212명으로 지난해 1분기(193명)보다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외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14.8%에서 17.3%로 2.5% 상승했다.반면 여성 사내이사는 지난해 1분기 28명에서 올해 1분기 30명으로 2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내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2.3%로 제자리걸음 했다. 또 30명의 여성 사내이사 중 오너 일가가 18명이었다. 전문경영인은 12명이었다.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전문 경영인 여성 사내이사로는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CFO), 강귀은 SK지오센트릭 부사장(CFO) 등이다.여성 임원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생활용품 업종이 20.6%로 가장 컸다. 이어 제약(14.8%), 서비스(12.5%), 유통(11.8%), 은행(11.6%) 식음료(10.4%) 순이었다.등기 임원 중 여성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은 7명의 등기임원 중 4명(57.1%)이 여성이었다. 이어 카카오(50%·6명 중 3명), 한국가스공사(45.5%·11명 중 5명), SK이노베이션이(42.9%·7명 중 3명), 한국씨티은행, SKC, 한국투자증권(각 5명 중 2명·40%) 등 순이었다.미등기 임원 중 여성의 비중이 큰 기업은 이랜드월드와 한세실업(각 57.1%)이었다. 이어 영원무역(46.7%), 한국씨티은행(46.2%), 한섬(41%), 신세계인터내셔날(30.8%) 등 순이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30 12:16
금융·보험·재테크

'장롱 속 신용카드' 1500만장 돌파

경기 침체 속 안 쓰는 신용카드가 1500만장을 돌파했다.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회사 및 은행에서 발급된 카드 가운데 1년 이상 사용되지 않는 휴면 신용카드는 지난해 4분기 기준 1555만5000장이었다.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 신용카드의 비중은 17.98%에 달했다.이는 지난해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장수와 비중이 1464만2000장과 17.65%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91만3000장과 0.33%포인트(p)가 늘어난 것이다.휴면 신용카드(비중)는 지난해 1분기 1373만6000장(17.56%), 2분기 1428만4000장(17.41%)이었다.지난해 4분기 휴면 신용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금융기업은 비씨카드로 38.5%에 달했다.제주은행(32.32%), 전북은행(25.96%), 씨티은행(25.64%), 수협은행(24.30%), IBK기업은행(20.66%)도 20%를 넘었다. 전업 카드회사 중에서는 하나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비중이 15.23%로 높은 편이었으며, 우리카드(13.75%), KB국민카드(10.6%), 현대카드(9.63%), 삼성카드(9.38%), 신한카드(9.11%) 순이었다.휴면 신용카드는 매 분기말로부터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이는 2011년 말 3100만장을 넘어섰다가 금융당국의 감축 정책에 힘입어 급격히 줄어들어, 2015년 말에 800만장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하지만 휴면카드 자동 해지에 따른 카드 재발급 불편 및 카드회사의 신규 모집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2020년 5월부터 유효 기간에는 자동 해지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다시 늘었다.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와 고금리 지속 등으로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면서 자신이 보유한 여러 장의 신용카드 중 꼭 필요한 카드만 사용하면서 휴면 카드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은 휴면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범죄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자발적 해지를 권고하고 있다.휴면 신용카드 해지는 카드회사 상담 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 영업점 방문을 통해 할 수 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4.03 09:51
산업

한세실업, 2022 WIN 어워드 '양성평등 우수기업' 선정

글로벌 패션 수출기업 한세실업은 위민인이노베이션에서 주최한 '2022 WIN 어워드'에서 양성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비영리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이하 WIN)은 2019년부터 기업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양성평등 우수기업'을 선정해왔다. 기업정보 분석회사인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들의 공시 자료를 토대로 고용, 근속, 급여, 임원, 등기, 직위 등 양성평등지수 6가지 항목을 단계별로 평가한 후 최종적으로 WIN 어워드 선정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한세실업은 전체 양성평등지수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실제 올 5월 기준 전사 여성 근로자 비율은 71%, 전체 관리자 중 여성 관리자 비중은 56%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여성임원 현황'에서 여성임원 비율 1위를 차지한바 있다. 2020년 6월 여가부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자율 협약을 체결했고 9월 양성평등진흥 유공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한세실업은 '직원이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사내 복지제도를 탄탄히 구축해왔다. 2015년 본사에 최고 수준의 사내 어린이집을 열어 직원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직원들의 육아휴직 역시 적극 보장하며 육아휴직 후 복귀했을 때도 불이익이 없도록 기존 부서 복귀 등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 결과 한세실업의 육아휴직 후 복직률은 최근 5년 기준 약 74%에 달한다. 올해 '2022 WIN 어워드'는 지난 15일 장충동 서울클럽 한라산 룸에서 개최됐다. 한세실업을 비롯해 CJ 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영원무역, 이랜드월드, 케이비생명보험, 크래프톤,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한미약품 등 10개사가 양성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17 09:39
금융·보험·재테크

[업앤다운] '플랫폼 차별화' 치고 나가는 토뱅 vs 정체기 카뱅

출범한 지 1년이 채 안 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깔끔하고 보기 편한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차근차근 토스뱅크만의 페이스로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침체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시중은행도 들여다보는 혁신 플랫폼에서 시작했지만, 최근 주가 부진으로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카카오뱅크만의 '혁신성' '차별성'은 등지고 주가 부양에만 힘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월간 이용자 1위로…공격적인 토뱅 12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토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427만3960명이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1315만4186명으로, 토스와 112만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 지난 5월 기준으로는 토스의 MAU는 1371만4908명, 카카오뱅크는 1274만6810명이었다. 토스의 경우 지난 4월부터 꾸준히 MAU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뱅킹 서비스 부문 1위에 올랐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앱을 모두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카카오뱅크보다 토스에 더 많이 접속한다는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두 앱의 교차 사용자는 567만명이었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토스가 2시간, 카카오뱅크가 24분 수준이었다. 월평균 사용일수는 토스가 14일, 카카오뱅크가 11일이었다. 두 앱은 엎치락뒤치락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올해 들어 토스가 우세한 흐름을 보인다. 여기에는 토스뱅크의 공격적인 서비스 확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막내로서 공격적인 상품 출시를 이어가며 이용자를 모으고 있다. 출시 당시 내놓은 연 2% 금리의 수시입출금통장부터 원할 때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에 새로운 모임 통장을 예고하며 수신 고객을 모으고 있고, 최근에는 씨티은행 대환대출로 여신 고객까지 아우르는 중이다. 또 토스가 앱 안에서 은행부터 주식,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모두 가능한 '원앱' 전략을 택하면서 이용 편의성이 높다는 점도 주원인이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페이와 앱이 나누어져 자산관리와 은행을 따로 이용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의 앱은 고객이 보기 편하게, 한 번에 모든 자산을 알아볼 수 있도록 앱을 구현하고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게다가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중·저신용자 포용' 면에서도 이미 성공적인 성과를 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9일 만에 대출 한도를 소진하고 여신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여신영업을 재개해 6월 기준 대출 잔액 4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6%로 출범 당시 약속했던 34.9%를 넘어선 것이다. 토스뱅크가입 고객은 6월 말 기준 36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말 110만명 대비 250만명이 증가한 숫자로 6개월 만에 고객 수가 세 배를 넘긴 수치다. 토스뱅크는 나아가 '시장에 있는 좋은 상품'을 플랫폼에 싣는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증권사의 채권상품부터 위험성 있는 ELS(주가연계증권)와 같은 상품까지 아우른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 있는 상품들을 발굴해 고객이 더 현명하게 투자하거나 더 좋은 상품에 예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금융플랫폼으로서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가장 좋은 혜택을 주는 상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모아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아닌 은행으로…위협받는 카뱅 인터넷전문은행 1위 카카오뱅크는 혁신성과 참신함으로 시중은행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고속성장해왔지만, 지금은 성장이 멈췄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최근 주가 부진으로 온 신경이 '주가 부양'에 쏠려 있고, 토스뱅크와 더불어 맹추격하고 있는 시중은행에 카카오의 시너지로 플랫폼 서비스에 특화돼 있던 카카오뱅크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최고 9만4400원에서 최저 2만8600원으로 69.7%(6만6800원) 감소했다. 12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3만원이다. '폭락' 이야기가 가시지 않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주가 부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일 카카오뱅크 임원진은 주가 내림세를 붙잡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 직후 카카오뱅크 주가는 4일 2만9450원에서 6일 3만13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기업가치 제고 목적이 큰데,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상장부터 '은행주'가 아닌 '플랫폼주'로 주목받으며, 금융지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지주보다 높은 시총 33조원까지 오르며 주목받아 왔다. 당시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 “은행업 관점에서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9조9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플랫폼으로서 카카오뱅크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몸값을 올려줬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14조원대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플랫폼업이 아닌 은행업으로서 카카오뱅크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정체기가 왔다고 보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스스로 플랫폼주임을 내세우지만, 본질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 은행주”라며 “카카오뱅크가 1861만명의 많은 고객 베이스를 통해 플랫폼 수익을 확대해 나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은행으로 인가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존 은행들과 다른 새로운 수익원의 발굴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증권사 계좌 발급을 확대하고 신용카드 발급 서비스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연계대출도 올해 3~4곳 추가할 계획이다. 플랫폼 차원에서 넓혀가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3년부터는 펀드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여 금융 플랫폼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7.13 07:00
경제

카뱅vs케뱅vs토뱅 '금리 싸움' 한 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수신금리(예금금리)'를 두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결론만 놓고 보면 입출금통장 금리는 토스뱅크가 가장 높고, 정기예금에서는 케이뱅크가 눈에 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가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높이면서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경쟁에 불이 붙었다. 케이뱅크는 ‘플러스박스’ 금리를 최대 3억원까지 기존 0.8%에서 0.2%포인트(p) 인상한 연 1.0%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파킹통장이란 주차를 하듯 목돈을 잠시 맡기고 언제든지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통장을 말하는데, 수시입출금 통장과 이용방법은 비슷하지만 높은 금리를 지급한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예∙적금 금리를 가입 기간에 따라 0.2~0.4%p 인상했다. 이에 카카오뱅크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의 금리는 기존 0.8%에서 1%로 0.2%p 올랐다. 두 은행 모두 수시입출금 통장에 1% 금리를 적용하게 된 셈이다. 출범과 동시에 업계 최대 금리 2%의 수시입출금 통장 상품을 내놓은 토스뱅크와 비교하면 다른 두 은행이 1%p가 적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이 통장은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내세웠다가 대출 영업이 막히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두 달도 안돼 내년 1월 5일부터 1억원으로 한도를 설정하기로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카카오뱅크의 파킹통장 한도는 1억원이고 케이뱅크는 3억원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1억원까지 2%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1금융권에서는 최고"라며 "역마진이 심한 상황이어서 추가로 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예·적금 상품 출시 계획은 없다"고 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예·적금 등 상품의 금리도 나란히 올렸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는 가입 기간별로 1년 이상 연 1.5%에서 2.0%로, 2년 이상에는 연 1.55%에서 2.1%, 3년 이상 1.6%에서 2.2%로 인상했다. 은행연합회 금리·수수료 비교공시에 따르면 이 상품은 1금융권 은행들의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연 2.5%)에 이어 금리가 두 번째로 높다. 또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인 적금 상품의 금리도 0.3~0.45%p 추가했다. ‘코드K자유적금’ 금리는 가입 기간(1년 이상~3년 이상)에 따라 연 2.1~2.3%로 높아졌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적금 상품은 2.3%로 금리가 가장 높은 우리은행 'WON적금' 다음이다. 자유적금은 매월 1만~30만원까지 저축이 가능하다. 이밖에 케이뱅크 '주거래우대 자유적금'는 기본금리는 연 1.35%에서 1.7%로 올렸다. 가입 기간 3년 이상(기본금리 1.9%)이면 우대금리 0.6p를 줘 최대 2.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만기 1년 기준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연 1.80%, 자유적금은 연 1.90%가 붙는다. 정기예금 가입 한도는 최소 100만원이며 최대한도 제한은 없다. 또 3년 만기 자유적금은 기본 연 1.9% 금리이며, 자동이체만 하면 0.20%p의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인기 상품인 '26주 적금'의 금리도 기존의 연 1.5%에서 1.7%로 인상했다.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고 연 2.2%를 적용한다. 인터넷은행이 나란히 금리 인상에 나선 이유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올린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도 지난달 말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의 금리를 나란히 인상했다. 올해 꽉 막혀있던 대출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인터넷은행은 수신고를 쌓아놓아야 한다. 먼저 금리를 인상한 시중은행으로 고객을 빼앗기면 안 된다. 전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수신고는 40조9407억원이었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약 655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메리트로 고객을 끌어와야 하는 곳들이 0.1%라도 더 우대금리를 추가해주는 게 맞다"며 "이런 면에서는 케이뱅크나 토스뱅크가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2.24 09:24
경제

씨티은행, 다가오는 운명의 날…소비자금융 통매각 vs 부분매각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이 이르면 다음 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방향은 '통매각' 혹은 '부분 매각' 중 하나다. 방향이 결정되면 직원들의 희망퇴직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씨티은행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고용 승계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복수의 금융회사들이 씨티은행의 현황을 들여다보는 실사를 이번 주 중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OI를 제출한 금융회사는 4곳으로 전해졌으며, 실사를 마친 이후에는 씨티은행의 입찰대상자 선정과 상세 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인수의향자가 실사를 통해 입장을 정리하고, 씨티은행 경영진이 이를 검토하면 이달 중순께는 방향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초 씨티은행은 7월 중 전체 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 확정 짓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졌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달 15일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현재 인수의향을 보인 회사들의 실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실사와 이사회 및 금융당국과의 협의 등 일정에 따라 출구전략의 구체적 실행 방향은 8월에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씨티은행과 노조는 직원의 고용 승계 문제에 대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유 은행장은 "매각에 있어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씨티은행이 매각하려는 사업은 소비자금융과 신용카드 부문이다. 소비자금융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수신 부문과 자산관리(WM) 부문으로 나눠진다. 현재까지 인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매각 대상으로 나온 소비자금융, 신용카드 부문은 덩치 대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두 부문은 전체 대출자산 가운데 80%가 넘는 비중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은행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몫은 19%에 그쳤다. 두 부문에 종사하는 임직원 수가 많은 만큼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사 입장에서 돈이 되는 일부 사업만 인수하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운명의 날이 다가오면서 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이며 대응 중이다. 지난달 28일부터 부분매각을 반대한다는 광고문구를 붙인 랩핑 버스가 광화문·금융위원회·국회 주변에서 순환 운행하고 있다. 또 노조원들은 업무 목적을 위한 SNS 대화방 탈퇴, 근무시간 외 회의 참석 거부, 점심시간마다 30분간 1인 피켓시위 등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래도 씨티은행 노조가 자발적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인수 의향 금융사들이 최대한 많은 직원 고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으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최근 "현재 노동조합은 소비자금융그룹 전체 사업부문의 매각과 이에 따른 소속 직원의 고용 승계를 요구한다"면서도 "자발적 선택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도 희망퇴직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유 행장은 CEO 메시지에서 자발적 희망퇴직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폭풍 전야다.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오는 26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업계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씨티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8.05 07:00
경제

씨티은행, 결국 '희망퇴직' 수순으로

우리나라서 소비자금융 부문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씨티은행은 2014년 이후 희망퇴직이 한 번도 없었다. 16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유명순 은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CEO 메시지'를 통해 "저와 경영진은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로 여러분들이 느끼실 걱정과 염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 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자발적 희망퇴직'이라는 키워드를 꺼낸 첫 메시지다. 그러면서 "매각에 있어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현재까지 고용 승계가 없는 자산 매각 방식은 검토된 바 없다"고 다독였다. 유 행장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면서 그동안 매각에 있어 큰 산으로 지목돼 온 '인건비' 문제가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이는 노조의 목소리와도 결을 같이 한다. 지난 8일 오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씨티은행 지부가 서울 중구 한국씨티은행 본점에서 연 집회에서 진창근 금융노조 씨티은행지부 위원장은 시중은행보다 연봉이 월등히 많아 통매각이 어렵고 노조가 강성해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씨티은행은 금융권에서 뒤에서 두 번째 수준으로 전혀 높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다만 2014년 이후 희망퇴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10년간 신입 직원을 뽑지 않아 전반적으로 나이가 많은데, 씨티은행이 희망퇴직 비용을 부담해서 자발적으로 원하는 노동자에 한해 퇴직 길을 열면 고령화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현재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만 46.5세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크게 높은 편이다. 작년 기준 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이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200만원 수준인 것도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진 탓이 크다. 씨티은행은 2012년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평균 36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이때 199명이 은행을 떠났다. 이후 2014년에는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자 650명이 짐을 쌌다. 이어 씨티은행이 7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게 되면 적지 않은 직원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들 가운데에는 전체 인수 의사를 밝힌 곳도 포함돼 있으나 전체 직원 고용 승계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되면, 매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6.16 13:09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임직원 939명, 평균 연봉 1억1200만원…씨티은행의 운명은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계획과는 달리 시작부터 진통이다. '전체 매각(통매각)'을 우선 추진하고 복수의 금융회사가 전체 또는 부분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가장 중요한 '고용 승계'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서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에 다니는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 수는 939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고, 평균 근속연수(18년 3개월)도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이 일찍이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근속연수에 비례해 퇴직금을 쌓는 제도)도 존재한다. 즉, 직원들의 퇴직금 규모만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려했던 대로 직원들의 높은 임금에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씨티은행은 부분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노조와의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씨티은행 "단계적 폐지도 고려"…고객 혼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소매금융 출구전략으로 단계적 폐지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르면 7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씨티은행 측은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지만,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수된 인수 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 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최종 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씨티은행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바꾼 데 있다. 씨티은행이 밝힌 단계적 폐지란 소매금융 부분의 통매각, 부분매각 등에 실패하고 순차적으로 사업을 접는 것이다. 앞서 씨티은행은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통매각을 우선 추진한다고 알린 바 있다. 자산관리(WM)·신용카드·대출 등 소매금융 사업을 한 데 묶어 팔겠다는 것이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 역시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옵션 가운데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가능성도 선택지로 열어 두겠다고 발표하면서, 씨티은행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고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특판 상품을 이용해야 할지, 펀드를 해약해야 할지 갈피를 정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씨티은행 매각을 두고 "500만원 남기고 전부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씨티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 철수하면 어떻게 되느냐" "씨티은행에서 펀드를 해약했는데 직원이 상당히 예민해 보이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경직돼 있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씨티은행을 이용하는 한 30대 고객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다. 출장 등이 많아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계속 사용해왔는데 갑자기 철수한다니 고민이다"며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 승계' 가장 큰 산…HSBC 절차 밟을까 씨티은행의 단계적 폐지 검토 언급에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 다음날인 4일 은행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진창근 한국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의 고용 승계와 근로조건 유지를 담보한 전체 매각에 있어서는 협력하겠다"면서도 "만약 고객 피해와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할 부분매각이나 청산 방식을 택한다면 대대적인 전면전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가 이해한 씨티은행의 발표는 매각할 수 있는 사업부문은 쪼개서 매각하고, 나머지 매각이 안 되는 사업부문은 구조조정, 자산매각, 영업점 폐쇄 등 단계적 폐지 절차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또 7월 중 윤곽을 제시하겠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최종 결론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 위원장은 "이번 발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통매각을 해야 고객, 직원, 은행 모두 윈윈이다’라는 노동조합과 금융당국, 국회, 노동계의 공통된 요구에 대해 은행 측에서 적극적인 검토조차 없이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카드 사업부문만 해도 근무 직원이 400명 내외인데 고작 100명만 인수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씨티은행 노조는 8일 규탄 집회 개최를 열고, 본격적으로 사측에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집회에서 진창근 위원장은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는 소비자금융 부분매각·철수 결정을 철회하고, 실직위기에 처한 직원들의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5일째 은행장실 앞 철야 말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당초 예정했던 오는 21일에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향후 매각과 관련한 실사와 입찰 등의 절차에서 매수 의사를 드러낸 상대방에 철회를 요구하는 행동도 벌인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오는 이야기가 매각 가격 1조~2조원 수준에 인건비도 높아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요즘 모바일뱅킹이 늘면서 은행들이 영업점 인력보다는 IT 인력을 흡수하는 추세인데, 씨티은행을 인수할 경우 이와 반대로 가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은 지난 2012년 한국 사업을 청산했던 HSBC와 비교한다. 당시 전 직원 고용 승계에 따른 입장 차이로 HSBC는 지점 매각에 실패했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는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한국 내 11개 지점을 매각하기로 했다. 인수자는 KDB산업은행이었고, 당시 민영화를 계획 중이던 산업은행이 이를 검토했으나 '고용 승계'를 무리한 조건으로 판단해 최종 결렬됐다. 이에 HSBC는 결국 사업 폐지 절차를 밟았다. 이와 비교하면 씨티은행은 HSBC보다 자산 규모와 지점 수가 더 많다. 즉, 인수자가 씨티은행 전 직원을 승계하려면 막대한 퇴직급여를 지출해야 한다. 유력 잠재 매수자로 거론됐던 현대카드는 "의사 없음"을 표명했고, 최근 인수전에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던 OK금융그룹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5대 금융지주 역시 씨티은행의 전체 또는 WM·카드 부문 인수에 대해 "인수 의사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보통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면서도 "지금으로써는 굵직한 금융사가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으니 분리 매각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6.09 07:00
경제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김정태 올라…연임에 쏠린 눈

하나금융지주가 회장 후보를 4명으로 추렸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그가 숏리스트에 포함되며, '김정태 연임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의를 개최하고 면밀한 심층 평가를 거쳐 고심 끝에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되어 유효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회추위에서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으며,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불안정한 금융 시장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기존 CEO를 연임하는 인사를 단행해 왔다. 이에 하나금융 역시 '안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김정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았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말하며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게다가 1952년생인 김정태 회장은 올해 69세로, 하나금융그룹의 내부 규정에 회장 임기를 만 70살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연임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하지만 김 회장이 후보군에 오르면서, '1년 임기 연장' 수준의 연임을 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이 있기는 하나, 현재 법률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하며 김정태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터라, 차기 회장 물망에 유력 거론돼 왔다. 하지만 그는 현재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후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이르면 내주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2.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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