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작년엔 김도영, 올해는 김규성? 만점 수강생 만든 성범 스쿨, "누구도 얕잡을 수 없는 팀 되려면.." [IS 인터뷰]
9경기 타율 0.391(23타수 9안타). 김규성(28)의 불방망이 원동력 중 하나로,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나성범(36)'을 꼽았다. 지난해 김도영(22)을 데리고 다니며 그를 최우수선수(MVP)로 만들더니, 올해는 김규성과 함께 다니며 수위타자로 탈바꿈시켰다는 이야기였다. 이를 들은 나성범은 "나는 운동 메이트로서 함께 했을뿐, 본인이 잘한 거다"라면서도 "후배가 잘돼서 뿌듯하다. 앞으로 이런 후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후배들을 향한 나성범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확고한 루틴, 혹독한 자기 관리에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성범 스쿨'이라 불릴 정도로 후배들의 교육열도 뜨겁다. 효과도 입증이 됐다. 실제로 김도영은 지난 2023년 재활 기간 동안 나성범과 함께 다니면서 웨이트 트레이닝 루틴을 습득했다. 그렇게 근육을 강화한 김도영은 지난해 38개의 홈런을 치는 중장거리 타자로 도약한 바 있다. 김도영은 지난해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38홈런-40도루),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단일 시즌 득점 신기록(종전 135득점) 등을 두루 해냈다.올해는 김규성이 '성범 스쿨'의 수혜자가 됐다. 스프링캠프 때 나성범이 '그냥 나 따라와'라고 하면서 김규성을 이끌었다고. 나성범은 "(김)규성이가 비시즌에 정말 잘 준비해왔더라. 스프링캠프 때도 달라진 게 보였다. 스윙도 좋아졌고 힘이 있더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그를 예의주시한 이유를 전했다.
성범 스쿨이 전수한 건, 신체적 능력뿐이 아니었다. 나성범은 그를 '가진 게 많지만, 능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만큼 냉정했다. 나성범은 "규성이가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서른이다. 적지 않은 나이다. 어린 선수들은 계속 치고 올라오고 있는 반면에, 규성이는 백업 이미지가 강해지는 것 같아 걱정했다"며 "경각심을 가지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 위기감을 느꼈는지 올해 눈빛이 매서워졌다. 이젠 뭔가를 보여줄 때다"라고 말했다. 때마침 김규성에게 소중한 기회도 찾아왔다. 김도영(왼쪽 햄스트링)과 박찬호(오른 무릎 염좌) 최근 김선빈(왼쪽 종아리 근육 미세손상)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김규성에게 기회가 이어졌다. 그리고 보란듯이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에 부응 중이다. 나성범은 "규성이에게 '너는 백업으로만 나가는 선수가 아니라, 경쟁력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 지금 네가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만개하길 바라는 건 김규성뿐만이 아니다. 나성범은 "선수들의 부상이 좋은 건 아니지만, 이럴 때일수록 규성이처럼 뒤에서 해줘야 할 사람들이 나와줘야 한다. 이런 선수들이 자신에게 오는 기회를 잘 잡고 이겨내야 타이거즈가 더 강한 팀, 누구도 얕잡아볼 수 없는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 KIA는 선수들의 부상 악재로 정상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있다. 3월엔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에 '주장' 나성범은 "더 이상 부상만 당하지 말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면서 "우승팀도 시즌을 하다 보면 패배를 한다. 나중에 당할 패를 이번에 미리 겪는다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라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광주=윤승재 기자
2025.04.03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