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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고 최숙현 가해자' 김규봉 감독 징역 7년 선고

지도자와 동료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트라이애슬론 선수 최숙현과 관련해 가해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7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42)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선수단 내에서 최숙현의 가혹행위를 주도한 주장 장윤정(32)과 김도환(26)에겐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 감독과 장윤정에게는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수강과 5년 간 아동 관련 취업제한 조치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팀 내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장기간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를 했다. 가장 큰 피해자인 최숙현 선수는 고통에 시달리다 22살의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피고인들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지만, 최 선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고, 비인간적 대우로 인해 피해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회의감마저 느끼게 했다. 다만, 수사 초기 단계 범행을 부인하던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과 선수 두 명은 최숙현을 포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상습특수상해)하고, 선수들끼리 폭행하도록 지시하고 강요(상습특수상해교사ㆍ아동복지법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재판을 받아왔다. 김 감독은 이와 별도로 해외 전지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항공료를 별도로 받아 챙긴 혐의(사기)와 선수단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최숙현 부친은 ”형을 가장 무겁게 받아야 할 김 감독에게 검찰 구형(징역9년)보다 2년이 줄어든 형량이 선고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단 내에서 ‘팀 닥터’로 불리며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일부 여성 선수들을 유사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는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안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1.01.29 11:49
스포츠일반

고 최숙현 가혹행위 가해자에 중형 선고

지도자와 동료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트라이애슬론 선수 최숙현과 관련해 가해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7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42)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선수단 내에서 최숙현의 가혹행위를 주도한 주장 장윤정(32)과 김도환(26)에겐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 감독과 장윤정에게는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수강과 5년 간 아동 관련 취업제한 조치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팀 내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장기간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를 했다. 가장 큰 피해자인 최숙현 선수는 고통에 시달리다 22살의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피고인들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지만, 최 선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고, 비인간적 대우로 인해 피해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회의감마저 느끼게 했다. 다만, 수사 초기 단계 범행을 부인하던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과 선수 두 명은 최숙현을 포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상습특수상해)하고, 선수들끼리 폭행하도록 지시하고 강요(상습특수상해교사ㆍ아동복지법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재판을 받아왔다. 김 감독은 이와 별도로 해외 전지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항공료를 별도로 받아 챙긴 혐의(사기)와 선수단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최숙현 부친은 ”형을 가장 무겁게 받아야 할 김 감독에게 검찰 구형(징역9년)보다 2년이 줄어든 형량이 선고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단 내에서 ‘팀 닥터’로 불리며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일부 여성 선수들을 유사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는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안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1.29 11:48
경제

"성추행·폭행, 최숙현 극단선택으로 몰았다" 팀닥터 징역8년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전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팀 소속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팀닥터(운동처방사)’ 안주현(46)씨에게 법원이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이와 함께 벌금 1000만원과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 신상 정보 공개, 청소년 교육기관 등 관련 기관 7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다만 전자 장치 부착은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팀닥터’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훈련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선수들에게 폭행과 구타, 성추행 등을 했다”며 “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계기가 됐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또 “의사가 아닌데도 의료 행위를 하고 선수들에게 마사지 또는 근육을 풀어준다고 하면서 신체 부위를 만지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9명을 추행·유사강간했다”고 했다. 재판 직후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의 형량 판단이 유가족이나 피해자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 가족들은 수년간 엄청난 고통을 받았는데도 초범이라는 이유로 이 정도 형량이 나온 것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숙현이가 이 세상을 등진 이유 중 하나가 운동 선수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몸으로 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최숙현법도 통과됐고 스포츠윤리센터도 생겼으니 앞으로 절대 스포츠인들이 인권이 유린되거나 가혹행위가 자행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앞서 안씨는 유사강간, 강제추행, 사기, 폭행,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선수가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음한 녹취록에는 안씨가 최 선수를 수 차례 폭행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지난달 16일 검찰은 안씨에 대해 징역 10년형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 정보 공개, 취업 제한, 위치 추적 장치 부착 등 처분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안씨와 함께 최 선수를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규봉(43) 감독과 장윤정(32) 선수, 김도환(26) 선수 등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감독에게 징역 9년, 장 선수와 김 선수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대구=김정석 기자kim.jungseok@joongang.co.kr 2021.01.22 11:13
축구

[2020년 20대 스포츠뉴스]①펄펄 나는 손흥민·류현진…스포츠는 멈추지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경자년이 저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스포츠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맞이했다.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 스포츠는 늦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 시대에 살아남는 법을 가장 빨리 터득했다. K방역을 바탕으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수많은 스타가 활약했고, 떠났으며, 돌아왔다.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조금이나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일간스포츠가 절망 속에서 희망을 피워낸 2020년을 돌아본다. 〈스포츠팀〉 1.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코로나19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도 멈춰 세웠다. 7월 24일 예정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이 내년 7월 23일 개막으로 연기됐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이후 근대올림픽 124년 역사에서 전염병으로 인해 대회가 연기된 건 처음이었다. 이전까지 올림픽은 1·2차 세계대전 당시 5차례 취소된 바 있다. 내년 올림픽의 정상 개최도 장담할 수 없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강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대중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선수들만 곤란해졌다.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는 물론, 대회 출전권이 걸린 각종 지역·세계 예선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등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직 절반 가까운 선수들이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의 운명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2. 빅리그 100골…득점왕 후보 손흥민 손흥민(토트넘)은 10월 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빅리그 100호 골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종전 기록은 차범근의 98골.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20골)와 레버쿠젠(21골)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입성한 후 100골을 완성했다. 지난 시즌 그는 10-10 클럽(11골 10도움)에 가입했다. EPL에서 손흥민과 함께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두 명만 10-10 클럽에 가입했다. 유럽 5대 리그 통틀어서도 7명만이 해낸 기록이다. 한 시즌 21개 공격 포인트는 손흥민 개인 커리어 신기록이기도 하다. 또 올 시즌 4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4골을 폭발하며 EPL 역사상 28번째 '4골 클럽'에 가입했다. 번리전 70m 드리블 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받은 것도 손흥민의 가치를 높였다. 올 시즌 11골로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사상 첫 EPL 득점왕에 도전한다. 3. 최숙현 가혹행위 피해 호소 후 사망 2020년 6월 26일, 꽃다운 청춘이 세상을 등졌다. 수년간 가혹한 폭력 행위에 시달리던 고(故) 최숙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 소속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감독과 선배, 팀 닥터 등에게 구타와 욕설, 가혹 행위를 당한 최숙현은 가족과 함께 경주시청, 검찰, 경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국가위원회 등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관계 기관의 조치는 느리기만 했다. 결국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에야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결과 주요 가해 혐의자 3명 김규봉 감독과 팀 닥터라고 불리던 안주현 운동처방사, 장윤정, 김도환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에게 영구제명 징계를, 김도환에게 자격 정지 10년 처분을 내렸다. 대한철인3종협회 임원진은 모두 해임됐다. 4. 류현진·김광현, 코리안 듀오 맹활약 메이저리그(MLB)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첫해부터 리그 정상급 기량을 증명했다. 12경기에 등판,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시즌 종료 뒤 열린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토론토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 최고 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데뷔 시즌을 치른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8경기(7선발)에 등판, 3승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8월 18일 시카고 컵스전 4회부터 24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기도 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이미 2021시즌 선발 로테이션 한 축으로 김광현을 낙점했다. 두 투수는 지난 9월 25일(한국시간) 동반 출격해 나란히 선발승을 거뒀다. 2005년 8월 25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와 서재응(당시 뉴욕 메츠) 이후 15년 만에 한국인 투수 빅리그 동반 선발승이 나왔다. 2021시즌에도 한국 야구 '원투 펀치'의 활약이 이어질 전망이다. 5. NC, 창단 9년 만에 통합우승 올해 NC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KBO리그 아홉 번째 구단으로 2013년 1군에 진입한 뒤 7년 만에 거둔 쾌거. 시즌 7번째 경기가 열린 5월 13일 정규시즌 1위에 오른 뒤 무려 165일간 선두를 지켰다. 한국시리즈(KS)에선 4년 전 'KS 역대 4전 전패' 굴욕을 안겼던 두산을 4승 2패로 꺾어 더욱 의미가 컸다. 2016년 두산 마스크를 쓰고 KS MVP에 올랐던 포수 양의지는 NC 이적 2년 만에 KS MVP를 또 받았다. 수비코치 출신인 이동욱 NC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데이터 야구'로 KBO리그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6. '아듀' 박용택…김태균·정근우도 은퇴 KBO리그에는 '별들의 은퇴'가 이어졌다. 41세 최고령 선수 LG 박용택은 개인 통산 최다안타(2504개)와 최다 출장(2236경기) 신기록을 작성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역대 최초 10년 연속 3할, 7년 연속 150안타 등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오른손 타자의 통산 기록을 대부분 갖고 있는 한화 김태균은 통산 타율 0.320(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의 자취를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는 2017년 86경기 연속 출루라는 놀라운 기록도 달성했다. 김태균과 함께 '1982년생 황금 멤버'였던 LG 정근우도 은퇴했다. 7. 로하스·알칸타라 타이틀 석권 2020 KBO리그는 투·타 모두 외국인 선수가 강세를 보였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는 타격 4관왕(홈런·타점·득점·장타율)에 올랐다. 로하스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거머쥐었다. 두산 소속으로 뛴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다승(20승)과 승률 1위(0.909)에 올랐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2020년 최고의 선수들을 2021시즌 KBO리그에서는 볼 수 없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의 해외 리그 유출이 이어졌다. 로하스는 일본 구단 한신과 계약했다. 알칸타라도 일본 진출이 유력하다. 알칸타라와 두산 '원투 펀치'의 한 축을 맡던 크리스 플렉센은 MLB 시애틀과 계약했다. KBO리그 구단이 미국·일본 구단과의 '머니 게임'에서 밀린 탓이다. 8. 김하성·나성범·양현종 MLB 도전 MLB를 향하는 KBO리그 선수들의 러시도 뜨겁다. 특히 젊은 내야수 키움 김하성의 몸값이 점점 치솟고 있다. 미국에선 김하성의 예상 몸값 등에 관한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류현진과 식사했다는 소식을 크게 다루기도 했다. 해외 진출 여부는 확정적이고, 얼마나 큰 규모의 계약을 맺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NC 나성범은 현재 미국에 건너가 있을 만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일찌감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잡고 준비해왔다. 다만 적지 않는 나이와 수비력에 의구심을 갖는 구단도 있다. 김하성은 1월 2일 오전 7시, 나성범은 1월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 포스팅이 마감된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다소 떨어지는 양현종은 MLB만 고집하지 않고, 일본 프로야구까지 시야를 넓혀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KIA와 재계약 가능성도 있다. 9. 전북 첫 K리그1·FA컵 '더블 우승' 시즌 초반부터 전북은 막강한 라이벌 울산 현대와 쫓고 쫓기는 우승 레이스를 펼쳤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아낌없이 전력 보강에 투자한 울산의 우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전북의 추격은 끈질겼다. 전북은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었던 리그 26라운드 울산전 1-0 승리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고, 최종전 27라운드 대구 FC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K리그 사상 첫 4연패 달성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전북은 하나은행 FA컵에서도 울산을 꺾고, 우승하며 K리그 사상 두 번째 '더블' 달성에 성공했다. 전북이 FA컵에서 우승한 건 2005년 이후 15년 만이었다.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전북의 '라이언 킹' 이동국은 올 시즌 더블로 '커리어 트레블(ACL·K리그·FA컵 우승)'을 완성했다. 10. 만년 2인자 울산, ACL 우승 K리그의 울산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울산은 지난 19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페르세폴리스(이란)와 경기에서 2-1로 역전, 2012년 이후 8년 만에 우승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9연승을 달렸고, ACL 역사상 최초로 9경기 연속 2골 이상을 터뜨리는 화력을 자랑했다. 4골·3도움을 기록한 윤빛가람은 MVP에 선정됐고, 7골을 기록한 주니오는 득점왕에 올랐다. 울산을 지휘한 김도훈 감독은 계약이 만료돼 팀을 떠난다. 2017년 울산 지휘봉을 잡은 그는 구단 최초로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또 매 시즌 ACL 진출권을 획득하며 울산을 K리그1(1부리그)의 강호로 만들었다. 마지막 무대인 ACL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대 뉴스 11~20위는 내일 게재됩니다.〉 2020.12.23 06:00
스포츠일반

“다른 선수들 불이익 받으면 안돼”…철인3종협회 징계 막아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철인 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최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씨는 최근 대한체육회에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대한 징계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철인3종경기협회는 지난 2월 최 선수가 피해를 호소하며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신청했지만 묵살했던 곳이다. 무슨 사연일까. 최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 “딸 같은 선수들에게 불이익 안 돼” 최씨는 31일 “모두 내 딸 같은 다른 선수들이 불이익 받는 걸 원치 않아 철인3종경기협회의 강등만은 막고 싶다"고 말했다. 철인3종경기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다. 대한체육협회의 징계를 받아 준가맹단체가 되면 철인3종경기는 전국체전 종목에서도 제외되고 지원금도 줄어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실제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최씨의 호소를 받아들여 철인3종경기협회를 강등하지 않고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관리단체로 지정된 철인3종경기협회는 기존 임원들을 모두 해임하고,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의 관리를 받게 됐다. 그동안 최씨는 딸을 잃은 아픔 속에도 경북 칠곡에서 여의도 국회, 대한체육회 등을 오갔다. 사건 진상규명 및 체육계 폭력근절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던 최씨는 지난 29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참석해 “철인3종경기협회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가해자와 단체 책임자들은 분명 잘못했지만, 잘못이 없는 소속 선수들까지 불이익을 받는 건 숙현이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철인3종경기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척박한 환경에서 애써온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최씨는 “철인3종경기 선수들은 모두 딸 같이 느껴지는데, 이들을 돕는 데 아주 조금이나마 기여를 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선수들도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위로를 많이 해주고 있다. 이들을 위안 삼아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 “‘최숙현법’ 후배들에게 도움되길” 최 선수의 죽음이 알려진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지난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 법은 선수를 폭행한 지도자 처벌 강화, 실업팀 선수의 불공정계약 방지,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CCTV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최씨는 “‘최숙현법’ 제정 등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가족들에겐 위로가 되고 있다”며 “숙현이 엄마는 여전히 실성해있지만, 우리 가족들도 이제 힘을 내 일상으로 복귀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숙현이처럼 힘들게 운동해 온 후배 선수들에게 이 법이 도움되길 바란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법적 토대가 마련된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고도 덧붙였다. ━ “사과 없는 가해자들…법의 심판 받길” 최씨는 “김규봉 감독과 장모 선수는 아직 사과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은 사과하지 않은 건 물론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경찰 조사에서도 여전히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 선수는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주요 가해자”라며 “내가 사과를 받는 건 중요하지 않다.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마지막까지 경찰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2020.07.31 16:01
스포츠일반

"그 사람들 죄 밝혀달라" 고(故) 최숙현법, 국회 문체위 통과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고(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30일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의결했다. 이날 위원회 대안으로 처리된 개정안은 체육계 폭력 및 비리 근절을 위해 선수 인권침해 해결, 가해자 처벌 등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의무도 강화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ㆍ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점검하도록 하되 문체부 장관에게 최종 시정요구권을 부여했다. 선수 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조사에 비협조하는 것만으로도 책임자 징계가 가능하며, 혐의가 확정된 지도자의 자격정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체육인에 대한 폭력, 성폭력 등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 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위는 지난 6일 관련 현안보고와 22일 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전날 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생전 일기장에는 운동 기록과 함께 폭언·폭행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고 최숙현 가해 혐의 김규봉 감독-주장 장윤정 영구제명 확정 최숙현 아버지 "아무도 숙현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단독] 엄마 불러 "딸 뺨을 때려라"…최숙현 감독의 엽기 강요 "비오는 날 먼지나게 맞았다" 철인3종 최숙현 일기장의 증언 2020.07.30 13:12
스포츠일반

고 최숙현 선수 폭행 부인하던 남자 선수, 사실 인정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를 부인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팀 김도환 선수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도환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와 같은 날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원회에서 일관되게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22일 열린 국회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도환은 "(6일에는) 오랫동안 함께 지낸 (김규봉) 감독의 잘못을 들추기가 싫었고, 내 잘못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죄송하다. 지금 이 말은 진심이다. 다른 말은 유족을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도환은 16일 만에 다시 선 국회에서 최 선수에 대한 폭력 혐의도 인정했다. 그는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에) 육상 훈련 중에 최숙현 선수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말했다. 김도환은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의 폭언·폭행의 목격자이자, 자신도 피해자라고 했다. 그는 "(김규봉 감독, 안주현 운동처방사, 장윤정 주장)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 폭언을 한 걸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환은 김 감독이 금전을 편취당한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나는 중학생 때부터 김규봉 감독에게 폭행당했다. 담배를 피우다 걸려, 야구 방망이로 100대를 맞기도 했다"며 "안주현 처방사에게 나도 매달 80만∼100만원을 보냈다"고 말했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07.22 13:07
스포츠일반

핵심증인 3명 모두 빠졌다…고 최숙현 선수 청문회 '가혹행위 증인' 불참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22일 시작됐지만, 가혹 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핵심 증인 세 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는 이날 오전 10시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 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일부 가해 사실을 인정한 김도환 선배 선수 등 증인 10여 명이 참석했다. 다만 핵심 증인인 김규봉(42) 감독,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 선배인 장윤정(32) 선수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21일 전·현직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현재 경주경찰서 구치소에 있다. 안씨 또한 지난 13일 선수들을 폭행하고 불법의료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국회의 증인 참석 요구에 스트레스 등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위는 앞서 지난 21일 “증인 김규봉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증인 안주현은 우울증 등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또 장 선수의 경우 집에 보낸 출석요구서가 반송되고 연락 또한 두절 상태”라고 밝혔다. 장 선수의 경우 휴대전화를 꺼놓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경찰 조사에는 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장 선수와 연락이 된다. 경찰에도 두문불출하는 건 아니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위는 전날 참석을 요구하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세 사람에게 이날 오후 5시까지 회의장 출석을 요구했다. 불응 시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입법 조사관이 경주와 대구 등에 동행명령장을 직접 들고 내려가 제시한 뒤 증인을 데리고 가야 해 이날 세 사람의 참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국회에서의 증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의하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 고의로 출석요구서의 수령을 회피한 증인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또 제13조에 의하면 증인이 동행 명령을 거부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경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2020.07.22 13:07
스포츠일반

예상대로 재심 청구, 미안함보다 억울함 더 큰 가해자들

끝까지 혐의를 부인한 이도, 미안하다며 고개 숙인 이도 자신들에게 내려진 징계에 불복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혐의로 대한철인3종협회에서 징계를 받은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김 모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철인3종협회 징계 관련자 가운데 장 모 선수와 김 모 선수가 먼저 이메일로 재심을 신청했다. 마지막으로 김규봉 감독도 같은 방식으로 재심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의 공정위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나 지도자는 징계를 통보받은 지 7일 내로 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14일이 바로 재심 신청 마감일이었다. 지난 6일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2020년 제4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김 감독과 장 모 선수는 영구제명, 김 모 선수는 자격정지 10년의 징계를 받았다. 당시 안영주 공정위원장은 중징계 사유에 대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의 진술뿐 아니라 그와 일치하는 다른 진술, 여러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징계 혐의자들의 혐의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셋은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혐의를 부정해온 이들이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들은 고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 폭언 등 지속적인 가혹 행위를 한 끝에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혐의를 받고 있다. 아직도 장 모 선수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규봉 감독은 선수단 관리 소홀을 인정했지만, 재심을 신청했다. 김 모 선수는 지난 9일 폭행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고인의 납골당을 찾아가 사죄한 뒤, 자필 사과문까지 공개했으나 재심을 신청했다. 자신에게 내려진 10년 자격 정지는 과하다는 판단에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은 "그만큼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에서 엄중하게 징계한 것처럼, 재심에서도 가해 혐의자의 잘못을 제대로 파악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들 세 명은 고인에 대한 미안함보다 자신들의 억울함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이달 중 공정위를 개최,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의 징계 내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체육회 공정위는 감사원 감사위원 출신의 김병철 위원장을 비롯해 법조인 5명, 체육계 인사 3명, 대학교수 3명, 인권전문가 2명 등 14명으로 구성된다. 이와 별도로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 모씨를 포함해 이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또한 22일에는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려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7.16 06:01
스포츠일반

스물 셋 선수가 목숨으로 던진 질문…반복할 것인가, 끊어낼 것인가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고 최숙현 선수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7시간에 걸친 기나긴 회의 끝에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안영주 위원장이 회의실을 나선 시각은 자정이 가까운 6일 밤 11시 경이었다. 안 위원장은 결과를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가해자들의 징계 소식을 전한 뒤, 무거운 목소리로 "이것이 고인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라는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을 맺었다. 성적 지상주의와 체육계 서열 문화 등 악습이 빚어낸 지옥과 같은 현실로 인해 고 최숙현 선수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지 꼭 열흘 째 되는 날이었다. 안 위원장을 포함해 법조인과 대학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된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원들은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0년 제4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가혹 행위를 조사하고 징계를 논의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 장윤정, 그리고 남자 선배 한 명이 공정위에 참석해 소명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이들의 기나긴 소명에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과 장윤정 영구 제명, 남자 선배 자격 정지 10년이다. 이들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도 증인으로 나서 자신들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국회에서 고인에 대한 미안함은 찾아볼 수 없는 기색으로 "그런 적 없다", "폭행한 일이 없으니 사과할 일도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던 이들은 공정위 조사에서도 일관된 자세를 취했다. 당초 관계자들도 오후 8시 경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공정위가 밤 11시에나 끝난 이유도, 이들이 공정위가 확보한 증거와 상반된 진술로 '버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회의가 길어진 이유는 공정위가 확보한 진술, 녹음파일, 녹음영상 등 증거와 징계 혐의자들의 진술이 상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들이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발뺌으로 버티기엔 증거가 너무나 명확했다. 안 위원장은 "고 최숙현 선수의 진술 뿐 아니라 그와 일치하는 다른 진술, 여러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이들의 혐의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으며 의도적으로 피해 사실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근거다. 반대로 가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이다. 안 위원장은 "세 명의 진술 내용과 패턴이 같아 조력을 충분히 받은 상태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온 것으로 보였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가 협회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인 영구 제명, 그리고 사실상 선수 생활 끝을 의미하는 자격 정지 10년이 내려졌다. 하지만 공정위의 징계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자신들의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한 가해자들이 징계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이들은 이번 공정위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아직 사법기관의 수사도 남아있다. 대구지검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지원팀을 별도로 만들어 유족 심리치료와 범죄피해 구조금, 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법률 지원도 할 방침이다. 공정위에서 징계를 내릴 수 없었던 소위 '팀 닥터'라 불리는 안 모씨에 대한 수사와 그에 따른 징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체육계의 적극적인 변화 의지다. 안 위원장의 말대로 고인이 자신의 목숨으로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알면서도 쉬쉬하고 사건이 벌어진 뒤에야 다급하게 봉합한 뒤 묻어두고 잊어버리는 일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끊어내기 위해 뿌리부터 뽑아낼 것인지. 물론 그러기 위해선 불과 1년 반 전 조재범 사건에서 한 치도 개선되지 않은 지금 상황부터 돌이켜 봐야 한다. 경주시나 경찰, 국가인권위원회 등은 물론 협회와 스포츠인권센터,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조차 고인의 목소리를 외면했던 점을 생각하면 가해자들에 대한 체육계의 수위 높은 징계는 너무 늦은 첫 걸음에 불과하다. 가해자들의 법적 처분은 사법부에서 진행하겠지만, 이번 사건의 책임을 개인의 처벌로 마무리 짓고 끝내버린다면 또다시 제자리를 맴도는 셈이 된다.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 변화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되겠지만, 실효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현장을 바꿔나가는 건 결국 체육계의 몫이다. 이대로 같은 비극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악습의 고리를 끊어낼 것인지. 물론 답은 이미 나와있다. 정답을 향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풀어나갈 지 그 과정만 남았을 뿐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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