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살과의 전쟁', 파워+밸런스 향상을 노리는 선수들
발전을 노리는 선수들의 노력은 기술, 체력 훈련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인의 영원한 숙제인 체중 조절까지 해야한다. 누군가에게는 큰 고민이다. 올 겨울도 변화를 모색하는 몇몇 선수들의 '체형 개조'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 감량파-'5kg는 기본' 두산 토종 선발 유희관의 운동 선수답지 않은 체형은 승승장구하던 그의 성적과 함께 자주 주목받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세레머니에서 보여준 '꿀렁춤'을 통해 확실히 확인됐다. 그러나 올해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가 감량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식단 조절을 통해 원래 체중보다 5kg 정도 빠졌다. 시즌 전까지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이유는 더 좋은 투구를 위해서다. 유희관은 "뱃살을 줄이면 투구 밸런스가 더 좋아질 것이다. 중심이동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즌 막판 흔들리며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다. KIA 외야수 나지완도 명예회복을 위해 감량을 시도했다. 이미 캠프 출발 전 112kg에서 103kg까지 줄였다. 몰라보게 홀쭉해진 얼굴에 취재진도 놀랐다는 후문. 그는 "항상 꼬리표로 붙은 '수비력이 부족한 야수'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며 도전 이유를 전했다. 올 시즌 LG 마운드의 키플레이어 봉중근 역시 독하게 살을 뺐다. 캠프 전 6kg를 감량해 91kg가 됐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적은 체중이다"고 전했다. 선발 투수로 보직 변경을 하는 그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2008-2010년 때의 체중으로 돌아가, 가장 좋았을 때의 밸런스를 되찾으려 한다. 감량을 통해 마음가짐을 바로 잡으려는 의도도 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시애틀)는 5일 입국 기자 회견에서 이전보다 한결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 외에도 감량을 노리는 선수들은 많다. 한화 선수들은 지난해부터 '기본 과제'이기도 하다. ◇ 증량파-'장타력+체력' 향상을 노린다. 신인왕 구자욱(삼성)은 지난해 돌풍을 이어가려 한다. 취약점 보완부터 시작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식단 조절과 웨이트트레이닝에 매진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빠지는 체중에 고민이 컸다. 원래 체질이기도 하다. 그러나 1군 무대에서 풀타임을 치르며 체력 보강 필요성을 느꼈다. 한동안 햄버거 같은 고칼로리 음식에 빠져 살며 노력했고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될 때는 5kg를 찌워 81kg가 됐다고 한다. 구자욱은 "체럭과 장타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탄탄해질 몸을 예고했다. 롯데 신예 유격수 듀오 오승택과 김대륙도 '살 찌우기'에 여념이 없다. 오승택은 비활동기간 동안 무려 9kg를 찌웠다. 큰 키(186cm)에 비해 마른 체격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공격 본능을 드러내며 주목받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 수록 장타가 줄어들기도 했다. 야간 훈련까지 진행되는 고단한 일정 속에도 '야식 시간'을 빼놓지 않는다. 라면과 함께 마무리하는 하루가 일상이 됐다. 오승택은 " 반드시 '벌크업'를 노리는 것은 아니다. 일단 체중과 근력을 늘려보고 내게 맞는 몸 상태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뛰어난 수비력으로 인정받은 김대륙 역시, 약점으로 지적되는 타격 향상을 위해 체중을 찌웠다. 시즌 종료 직후보다 6~7kg 가량 증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상반된 노선-'형제는 달랐다' 올 시즌 '형제 맞대결'로 기대를 모으는 롯데 박세웅과 kt 박세진은 전혀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데뷔 때부터 '미래의 에이스'로 평가받던 박세웅은 지난해 1군 무대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일반인보다도 마른 체격은 항상 지적을 받았다. 박세웅도 증량 필요성을 느끼고 노력을 했다. 시즌 종료 후보다 5kg 넘게 찌웠다. 물론 근력 운동도 병행한다. 공에 힘을 실을 수 있는 투구가 기대된다. 반면, 지난해 kt에 1차 지명된 동생 박세진은 감량 중이다. 고교야구 최고 좌완 투수로 평가 받던 그는 140km 대 중반을 넘는 묵직한 공이 주무기다. 그러나 입단이 결정됐을 무렵 그의 체형은 살집이 있는 편이었다. 조범현 kt 감독이 감량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프로 무대에서 첫 번째 맞는 캠프를 소화하며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고 있다. 롤모델은 류현진(LA다저스)이지만 일단 최적의 밸런스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2.05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