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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존] 김성경 “10여 년 만의 지상파 복귀, 친정에 온 기분”
"십여년만에 지상파에 복귀하니 정말 좋아요." 아나운서 김성경(39)이 활짝 웃는다. 지난달 28일부터 MBC '기분좋은 날' MC를 맡아 김한석·김정근 아나운서와 함께 아침마다 안방극장을 찾게된 그는 "2002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한시도 방송을 쉰 적은 없지만 지상파에 안나오니 사람들은 은퇴한 줄 알더라. 친정에 돌아온 기분이다"라며 연신 사람좋은 웃음을 날렸다.-오랜만이다."아니다, 계속 케이블 TV에서 MC를 맡았는데 잘 모르시더라. 2009년엔 친정인 SBS에서 생활경제 프로그램 진행을 반년동안 맡기도 했다. 어쨌든 지상파 복귀는 십여년 만이라 설레고 기쁘다."-낯설지는 않나."같이 호흡을 맞추는 사람들이 워낙 입담이 좋다. 내가 가장 학번이 높아 누나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어 어려운 걸 모르겠다. 하하하."-나이가 가장 많은가."볼살이 통통해서 나이보다 어려보이나 보다. 20대엔 얼굴살 좀 빼라고 지적받았다. 퉁퉁하게 나온다고 어찌나 구박을 받았던지. 그런데 이게 30대가 되면서 나잇살이 빠지니 오히려 득이 됐다. 빠져봤자 남들보단 통통하지만."-그동안 워낙 정갈하고 단정한 분위기의 아나운서였는데 주부 대상의 아침 프로그램은 좀 의외다."SBS에서 방송할 때는 뉴스를 많이 진행해서 그런지 실제로도 많이 경직되어 있었다. 하지만 케이블 TV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사고도 유연해지고 성격도 많이 유쾌해졌다. 또 인생 굴곡을 겪다보니 주부들을 상대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만한 내공이 생긴 거 같다."-그러고 보니 2000년에 이혼해 혼자 아들을 키운다."아들이 14살이다. 지금 싱가폴에서 유학 중이다. 얼마 전에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한테 고백을 했는데 거절당해서 슬프다고 전화가 왔다. 거절당한 게 뭐가 중요한가, 고백한 용기가 중요하다고 칭찬해줬다."-쿨한 엄마인가 보다."'너의 인생과 내 인생은 다르다' '모자지간인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서로의 인생에 너무 관여하면 피곤해진다'라고 끊임없이 세뇌시키고 있다. 아들을 유학보낼 때 주변에서 노랑 머리 며느리 데리고 오면 어쩌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다.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하지만 글로벌 인재가 되라면서 외국 유학을 보냈는데 그런 것에 색안경을 끼는 것은 어폐가 있는 거 같다. 노랑 머리든 하양 머리든 서로 사랑하기만 하면 상관없다."-그럼 본인도 새로운 만남에 대해 쿨한 자세를 갖고 있나."벌써 이혼한지 10년이 넘었다. 나름대로 혼자 지내는 방법을 터득한거 같다. 사실 그 전에는 다시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못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혼하고 재혼하는 것을 보면 용기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흔이 되면서부터는 생각이 좀 달라진 거 같다. 이젠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동안 힘들지 않았나."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난 운이 좋은 사람인거 같다. 까칠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나를 찾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있었다. 덕분에 내 생활을 유지하면서 아들도 유학보낼 수 있었다. 나같은 캐릭터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많았던거 같다. 하지만 이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앞으로의 계획은."아침 시간 주부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줄 방송을 만들고 싶다. 허심탄회하게 그들과 마주 앉은 심정으로 수다도 떨고, 눈물도 같이 흘릴 줄 아는 김성경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1.12.05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