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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태원 이혼소송에 ‘삼성 이건희’ 소환, 재판부와 '갑론을박'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문 ‘오류’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과거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까지 소환되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판결문의 계산 오류로 선고가 뒤집힌 만큼 최태원 회장의 경우도 대법원에서 판결이 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이혼소송이 SK 측에서 발표한 ‘치명적 오류’를 항소심 재판부가 일부 반영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고법 가사2부는 ‘판결 경정(법원이 판결을 스스로 고치는 것)’에 대해 단순 계산 착오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재산분할 산정 비율을 결정지을 수 있는 오류라서 대법원의 판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이혼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국내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금액을 선고했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17일자 판결 경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설명자료까지 내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은 최 회장 명의 재산형성에 함께 기여한 원고 부친·원고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하여 발생한 계산 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올해 4월 16일 기준 SK주식의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앞서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하지만 최 회장 측이 전날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자 1998년 5월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10배 상향 수정했다.재판부는 이날 자료에서 2024년까지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늘렸다. 이로 인해 최 회장과 선대회장의 기여도가 각 160배와 125배로 비교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항소심 수정 판결문에는 이들의 기여도가 35.6배와 125배였다. 이에 최 회장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실질적 혼인관계가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한 바 있는데,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가 궁금하고, 기초로 판단한 기여도가 변경되었음에도 판결에 영향이 없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과거 재판부의 계산 오류로 판결이 바뀐 경우가 있었다. 지난 2008년 7월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 1심 재판부는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적정가액을 주당 9740원으로 계산해 배임액수를 최대 44억원으로 산정했다. 이에 손해액이 50억원에 미치지 못해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지만 삼성SDS BW 적정가격을 놓고 논란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이 삼성SDS BW 가격을 재산정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고, 서울고법은 주당 1만4230원 가격을 재산정하면서 배임액이 227억원으로 수정됐다. 결국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되면서 유죄로 바뀌었다. 계산 오류를 포함한 이번 이혼소송의 경우 ‘6공 비자금 300억원 유입, 포스트잇 메모’, ‘최종현 선대회장 2억8000여만원 증여, 통장 액수 차이로 출처 불분명’ 등 2심 재판부가 인정한 증거들의 채택 여부가 3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법률심이라 증거에 의해서만 사실 관계를 판단한다.길기범 변호사는 “판결문의 수정 사항이 단순 오기가 아닌 재산분할 산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오류라면 대법원에서 이런 부분들이 다뤄질 것이고, 파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19 07:00
산업

최태원 '오류 지적'에 재판부 이례적 즉각 반영...대법원 판결 영향 미치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원고 측의 ‘오류 지적’을 즉각적으로 반영했다. 이런 판결경정이 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고법 가사2부가 이날 판결 경정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판결경정 결정 정본을 송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치명적 오류'라고 지적한 최 회장의 주식 상승 기여분을 축소한 것이다. 다만 판결 결과까지 바꾸지는 않았다.재판부는 애초 판결문에서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이에 따라 1994∼1998년 선대회장 별세까지와 별세 이후 2009년까지 가치 증가분을 비교해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회사 가치 상승 기여를 각각 12.5배와 355배로 판단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최 회장 측의 주장처럼 1998년 주식 가액이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판결문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수정했다. 대신 최 선대회장의 기여분은 125배로 늘어나게 됐다.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류가 고쳐졌다고 해서 판결 결과까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주문까지 수정하지는 않았다.이 같은 재판부의 판결문 수정에 대해 최태원 회장 측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나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이어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 측은 본 사안을 판결경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바라보고 있다. 길기범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이렇게 큰 사건에서 판결문의 오류가 발생했고, 이것이 즉각 반영됐다는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만약 단순 오기가 아니라 재산분할 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오류라면 대법원에서 이런 부분들이 다뤄질 것이고, 파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단순 착오가 아닌 계산 오류는 파기 사유에 해당된다. 대법원은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계산착오가 있었다면 판결의 경정사항에 속하나 착오된 계산액을 기초로 하여 과실상계를 하였다면 이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있는 것이니 파기 사유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이런 전제의 오류로 노 관장에게 분할해야 할 재산을 1조3808억원으로 인정한 항소심의 결과가 잘못됐다며 대법원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노 관장 측 대리인은 "해당 부분은 SK C&C 주식 가치의 막대한 상승의 논거 중 일부일 뿐 주식 가치가 막대한 상승을 이룩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도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17 18:00
야구

1982년 3월 27일, 한국에 첫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을 때

2016년 프로야구는 4월 1일 전국 15개 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5번째 시즌. 1982년 3월 27일, 지금은 철거된 서울운동장 야구장에선 삼성 라이온즈와 MBC 청룡이 역사적인 프로야구 첫 경기를 치렀다.한국야구위원회(KBO) 초대 사무총장인 이용일(85)씨는 구장 관리실에서 경기 운영을 지휘했다. 긴장을 풀 수 없었지만 ‘프로야구가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났다. 공식 입장객은 2만3998명. 하지만 관중석에 빈 자리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주요 좌석은 경기 전 이미 예매가 끝났다.시구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했다. 대통령 뒤로 6개 구단 구단주가 도열했다. 사이 사이 심판 유니폼을 입은 청와대 경호실 직원이 서 있었다. 시모다 다케소 일본프로야구 커미셔너, 나가시마 시게오, 장훈 등 저명 외빈이 이웃나라 프로야구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1회초 타석에 선 타자는 삼성 천보성이었다. 프로야구 첫 타석이라는 역사적인 순간. 욕심이 생길 법도 했다. 천보성은 MBC 선발 이길환의 초구를 냅다 후려쳤지만 타구는 유격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플라이가 됐다.2사 뒤 삼성 3번 함학수는 1루수 김용윤의 실책으로 프로야구에서 최초로 1루와 2루를 밟은 주자가 된다. 김용윤은 뒷날 이름을 김바위로 바꾸며 프로야구 1호 개명 선수가 된다. 김바위를 2루에 두고 4번 이만수는 볼카운트 3-2(당시엔 2-3)에서 이길환의 7구째를 노려쳐 프로야구 1호 안타인 좌익수쪽 2루타를 친다. 1호 타점과 1호 득점도 이만수의 이 2루타에서 나왔다. 5번 송진호 타석 때 MBC 유격수 정영기가 다시 실책을 한다. 프로야구의 첫 두 득점은 그래서 모두 비자책점이었다.삼성이 5-2로 앞선 5회초 이만수는 3회부터 등판한 MBC 두 번째 투수 유종겸의 5구째를 노려쳐 구장 왼쪽 펜스를 넘긴다. 프로야구 1호 홈런이었다. 6회초까지 MBC는 3-7로 뒤졌다. 그러나 6회말 감독 겸 선수 백인천의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갔다. 7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4번 유승안이 동점 3점 홈런을 날렸다. 그러자 서영무 삼성 감독은 선발 황규봉을 강판시키고 왼손 에이스 이선희를 투입했다.‘선발 로테이션’이라는 개념이 없던 때였다. 원년 마운드에 오른 6개 구단 전체 투수래야 43명. 각각 2경기, 1경기만 던진 김시철(MBC)과 김경남(삼미)을 제외하곤 선발로만 던진 투수는 없었다. 게다가 김경남은 원래 야수였다.스코어 7-7에서 경기는 연장 10회로 접어들었다. 초반에 힘을 너무 쓴 탓인지 삼성의 10회초는 볼넷 하나만 나왔을 뿐 무득점으로 끝났다. MBC는 10회말 1사 1·3루에서 황금 기회를 잡는다. 볼카운트 3-0에서 4번 유승안이 투수 앞 땅볼로 3루 주자 김인식을 홈에서 횡사시키자 많은 이들은 ‘연장 11회’를 연상했다. 이 땅볼은 1984년 시즌을 끝으로 유승안이 해태로 이적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다음 타자 백인천은 고의4구. 하지만 6번 이종도는 볼카운트 2-0에서 정면승부를 걸어 온 이선희의 3구째를 강타해 비거리 100m짜리 좌월 만루홈런으로 개막전을 잊지 못할 명승부로 끝낸다. 서울운동장 야구장은 뒷날 동대문구장으로 이름을 변경했고, 2007년 철거된다. 원년 6개 구단 중 삼성과 롯데만이 그때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개막전의 사람들 중 서종철 KBO 초대 총재, 서영무 삼성 감독, 선발투수였던 황규봉과 이길환은 유명을 달리했다. 프로야구는 나이를 먹었고, 더 발전했다.청와대에 ’한국프로야구 창립계획서‘를 제출했던 이용일 전 총장은 “당시에 프로야구가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청와대는 프로야구의 지역연고제를 반대했다. 쿠바 야구를 참고해 밀어부쳤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프로야구가 서른 다섯 살이다. 구단이 자립해야 한다. 프로야구는 구단이 돈을 벌어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해 팬을 즐겁해하고 성적을 올리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규 기자 2016.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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