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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한다 승용아" 간절했던 첫 승, "부상자들 돌아올 때까지 제가 잘해야죠" [IS 인터뷰]

"승용아, 부탁한다."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최승용(24·두산 베어스)에게 팀 선배들이 다가왔다. 자칫 후배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말이었기에 농담조로 이야기했지만, 그만큼 간절함도 담겨 있었다. 개막 이후 3연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최승용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호투를 부탁했다. 그리고 난세의 영웅이 나타났다. 최승용은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7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2실점으로 KT 타선을 묶으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최승용은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았다. 1회부터 전력투구를 했는데 마지막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고 잘 던졌다"라며 "아무래도 팀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경기 전만 해도 두산의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3연패는 물론,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이었다. 개막 직전, 지난해 다승왕(15승) 선발 곽빈(내복사근 부분손상)과 필승조 홍건희(오른 팔꿈치 내측인대 손상)가 이탈하더니, KT와 주중 3연전을 앞두고는 이병헌까지 장염으로 이탈하면서 출혈이 컸다. 선발 로테이션은 물론, 불펜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와중에 최승용이 연패 탈출 선봉의 중책을 맡았다. 곽빈의 부상으로 4선발에서 '토종 1선발'인 3선발로 승격했다. 전날(26일) 경기엔 최원준이 먼저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임시 선발의 의미가 컸다.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됐던 최승용이 현재 두산의 토종 에이스다. 최승용이 두산의 4선발로 낙점된 이유는 확실하다. 지난 시즌 초반 팔꿈치 피로골절로 지각 합류했던 그는, 지난해 10월 3일에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밝혔다. 이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프리미어12에도 승선해 한일전 선발 중책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부상 복귀 이후로 상승세를 탄 최승용은 올해 '난세의 영웅'으로 떠오르며 두산의 '부상병동'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부상자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내가 자리를 잡고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힘줘 말한 최승용은, 공언한 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승엽 감독도 "선발 최승용이 부담스러운 개막 연패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최승용은 자기 자신만 강조하진 않았다. 그는 "1회부터 야수 선배들의 득점이 있어 편하게 던졌다. (포수) 양의지 선배의 리드대로 정확하게 던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경기 도중 나온 야수들의 허슬플레이에 "선배들의 간절함이 많이 느껴졌다"며 동료들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첫 경기 첫 승, 최승용은 '풀타임 선발'을 목표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비시즌을 잘 준비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잘 준비한 만큼, 올해는 안 아프고 잘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3.27 13:04
스포츠일반

“체육계 위기 속에 영웅 나타날 것…적폐 청산하겠다” 오주영 대한체육회장 후보의 다짐 [IS 인터뷰]

“내가 가고 있는 과정은 ‘반전’이 아니다. 정직한 길로 정상에 도전하겠다.”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26일 서울 송파구 모처에서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지난 2021년 36세 나이로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을 맡아 최연소 당선 기록을 세운 오주영 후보는 최근 체육계 적폐 청산을 외치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다.애초 오 후보의 출마를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경기인 출신도 아니다. 그럼에도 오 후보는 “지금이 한국 체육계를 완벽히 탈바꿈할 최적의 시기다. 체육계 위기 속에 난세의 영웅이 탄생하지 않겠나. 나는 체육에 빚진 게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체육계에 만연한 적폐를 쳐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오주영 후보가 내세운 기조 중 하나는 ‘지도자 중심’의 체육계다. 오 후보는 “사회(체육계)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체육인들이 살아온 범주 안에서는 위 선배들을 개혁할 수 없다. 체육계에서 자기의 생업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오 후보는 “모든 후보가 체육계 처우 개선이라는 공약을 내세운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줘야 한다’는 식의 생각뿐이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집단에만 돈을 준다. 실질적으로 근간을 이루는 지방 체육인들을 위해 나서는 체육회가 없다”라며 “진짜 지도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선, 이들에게 선거권부터 줘야 한다.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줘야 하는 지방체육회장 선거할 때, 지도자들은 선거권이 없다. 지도자들에게 권리를 찾아준다면,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현재의 선거 방식에 대해선 “친구 찾기”라고 혹평했다.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체육회장 선거는 선수·지도자·체육단체 및 시도체육회 관계자 등 2300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된다. 체육회장 선거운영위원회가 10배수인 2만3000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선거인단을 꾸리는 구조다. 오주영 후보는 “선거인단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고 전화만 붙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선거 정책이 실종될 수밖에 없다”라며 “앞으로의 4년은 ‘체육 대통령’에 걸맞은 체육인들을 위한 시간이 돼야 한다. 체육 선거인단을 확대해, 모든 체육인들을 위한 회장으로서 활동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오주영 후보는 공약 중 하나로 ‘지방 시대’를 외쳤다. 오 후보는 “근본적으로 선수와 지도자들은 지방을 통해 키워진다. 서울 대학을 나온 선수들도 결국 실업팀에서 활약하기 위해 지방으로 향한다”며 “체육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바라볼 때, 실질적으로 대한체육회의 지방 이전을 바라는 지자체의 바람에 호응해 주는 것이 지방 시대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수도 이전의 상징이기도 한 세종으로 이전하게 된다면, 각종 체육계 산업과 개혁이 새롭게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앞서 오주영 후보는 후보 등록 전 ‘단일화’ 시도에 대해 가감 없이 “관심 없다”면서 타 후보들에게 강한 반발을 드러내기도 했다. ‘타도 이기흥’을 외친 5명의 후보가 단일화를 논했지만, 실제로는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와 박창범 전 대한유수협회장만이 손을 맞잡았을 뿐이다. 오 후보는 “단일화를 하는 게 공익을 위해서라고 주장하신다. 하지만 진짜 공익을 위해선 후보들이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을 통해 경쟁하는 게 맞다. 단일화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결국 단일화가 무산된 건 자신들의 신념을 꺾을 생각이 없기 때문 아닌가. 앞서 단일화를 위해 모였던 자리는 ‘쇼맨십’이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지금의 기울어진 운동장, 말도 안 되는 선거 방식이 지금의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을 만들었다”라고 지적한 오 후보는 “어느 누구도 유리할 수 없는 구조다. (무작위인) 선거인단을 보면 모든 후보가 깜깜할 것”이라고 점쳤다.오주영 후보는 자신이 가는 길은 ‘반전’이 아닌, ‘정도’라고 믿는다. 오 후보는 “열세인 나를 보고 ‘반전을 꿈꾼다’고들 하신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내가 가는 과정은 반전이 아니다. 정직한 길로, 정상에 도전하려는 거다. 어느 비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모른다. 선거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유명인이 뽑히는 선거가 아니라는 걸 지난 2번의 선거를 통해 확인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김우중 기자 2024.12.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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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광주 꺾고 울산 2점 추격→우승 도전 계속…전북은 6경기 무패 행진 (종합)

김천 상무가 광주FC를 누르고 우승 도전을 이어갔다.김천은 28일 오후 7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를 2-0으로 꺾었다.3연승을 질주한 김천(승점 56)은 선두 울산 HD(승점 58)를 2점 차로 추격했다. 공교롭게도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마지막 경기가 울산과 맞대결이다. 김천과 울산은 내달 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33라운드를 치른다.리그 2연패에 빠진 광주는 7위를 지켰지만, 강등권인 10위 대구FC(승점 35)와 격차가 5점으로 좁혀졌다. 팽팽하던 두 팀의 승부는 후반 초반에 갈렸다. 후반 3분 김천 모재현이 볼을 치고 올라가 때린 오른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후반 29분에는 이동경의 추가 골까지 터졌다. 김대원이 아크 부근에서 내준 볼을 이동경이 원터치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출렁였다. 같은 시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북 현대가 제주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했다.전북은 지난달 17일 포항 스틸러스전(2-1 승)부터 6경기 무패(4승 2무)를 질주했고, 현재 K리그1 12개 팀 중 9위다. 아직 강등의 위협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서서히 잔류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반면 최근 승패를 반복한 제주(승점 38)는 현재 8위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아직 6경기가 남은 상황이라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전북은 후반 15분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로 제주 골문을 열었다. 왼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든 안드리고의 패스로 공격이 시작됐고, 이승우와 김진규, 안드리고가 패스를 주고받으며 제주 후방에 균열을 냈다. 마지막으로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김진규는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승리가 가까워졌던 전북은 후반 41분 유리 조나탄에게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눈앞에서 승점 3을 놓칠 뻔했다.난세의 영웅은 전진우였다. 후반 51분 이영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전진우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전진우는 흥겨운 댄스로 자축했다. 강원FC와 대구FC는 1-1로 비겼다.강원은 2연패를 끊었지만, 4경기 무승(2무 2패) 늪에 빠졌다. 잔류 경쟁이 한창인 대구는 3경기 무패(1승 2무)를 달렸다. 하지만 대구는 여전히 강등권에 자리했다.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10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두고 선수 점검을 위해 강릉종합운동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중계 화면에 여러 차례 잡힌 홍명보 감독은 황문기의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이 터진 뒤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 황문기는 이달 생애 처음으로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국가대표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홈팀 강원이 황문기의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세징야에게 실점하며 승리를 놓쳤다.김희웅 기자 2024.09.29 00:02
국가대표

홍명보 구사일생…종료 8분 남기고 손흥민 골, 오만에 2-1 리드 (후반 진행 중)

손흥민(토트넘)이 난세의 영웅이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1로 앞선 채 후반을 진행 중이다.이날 한국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황희찬(울버햄프턴)의 득점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 오만의 프리킥 상황에서 정승현의 자책골이 나왔다.한국은 후반 들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좀체 오만 골문이 열리지 않았는데, 후반 37분 드디어 결실을 봤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아크 부근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망 왼쪽 구석을 갈랐다. 김희웅 기자 2024.09.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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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 시즌 '곽·발'로 버틴다? 선발 '구멍' 두산, '최소 일정'도 버겁다 [IS 포커스]

두산 베어스가 선발진 결원을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잔여 시즌을 맞이한다. 일정이 비교적 여유롭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절대 쉽게 넘어갈 수 없다.두산은 9일 기준 정규시즌 65승 2무 65패로 정확히 4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5위)보다 한 계단 높지만, 절대 안정적이진 않다. 3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4경기로 역전은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5위 KT 위즈와 승차는 단 반 경기에 불과하다. 6위 SSG 랜더스, 7위 한화 이글스(이상 3경기 차)와 승차가 벌어지면서 하위권 추락 가능성이 낮아진 게 그나마 위안이다.두산은 현재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팀이기도 하다. 두산은 현재 132경기로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잔여 일정이 적은 덕에 다른 팀들과 달리 향후 9일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는 날이 많다.높아진 가을야구 가능성, 상당한 휴식일 등은 모두 긍정적인 요소다. 두산은 특히 최근 선발진 공백이 상당해 휴식이 간절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왔던 시라카와 케이쇼가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계약 만료 전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시라카와 이전에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던 브랜든 와델은 결국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졌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수원 KT전에 앞서 "브랜든은 잊어버리라"며 사실상 연내 복귀가 어렵다는 걸 알렸다. 브랜든이 없던 상황에서 두산에서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는 곽빈(12승 9패 평균자책점 4.28)과 조던 발라조빅(2승 4패 평균자책점 3.40)이 전부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승용, 베테랑 최원준은 5이닝 소화가 버겁다. 김민규가 대체 선발로 1경기(8월 28일 NC 다이노스전 5이닝 무실점)를 잘 던졌지만 전문 선발 투수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휴식일이 많다면 원투 펀치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 운영이 가능해진다.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휴식일이 있는 약 9일 간 최대한 승리를 해놔야 한다. 두산은 오는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발라조빅을 선발로 예고했다. 오는 13일 NC전에선 곽빈을 출격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곽빈은 5일 휴식을 치르게 된다. 이 경우 14일 KT전이 빈다. 최원준, 최승용, 김민규 등을 이날 총동원해야 할 거로 보인다.16~19일 나흘 동안 3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16일 잠실 키움전에서 두산은 다시 발라조빅을 낼 수 있다. 다만 17일, 사흘 휴식만 시키지 않는 이상 곽빈을 바로 낼 수 없다. 다시 한 번 하위 선발들이 나서고 19일 곽빈을 내는 게 최선이다. '찬스'는 19일까지다. 이후 20일부터는 만만한 경기가 없다. 20일부터는 LG와 3연전, 그리고 SSG와도 23일 1경기가 기다린다. 곽빈이 나서는 19일 경기 상대인 KIA 타이거즈를 포함해 5연전 동안 만만한 상대가 없다. 게다가 20일부터 23일까지 4경기 중 발라조빅이 나올 수 있는 건 한 경기에 불과하다. 21일 혹은 22일이 될 텐데, 나머지 3경기에서는 다른 선발 투수들로 버텨야 한다. 이후 26일 롯데 자이언츠전, 28일 NC전을 다시 곽빈과 발라조빅으로 막고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이승엽 감독도 이미 선발 로테이션 계산은 다 해뒀다. 이 감독은 앞서 지난달 26일 "우리 팀이 경기를 가장 많이 소화한 만큼 정규 편성 마지막 일정(8월 27~29일 창원 NC전)까지만 잘 버티면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며 "비가 안 온다는 가정 아래 시즌 최종전까지 선발 투수 등판 순서도 다 정했다. 조금만 버틴다면 마운드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실제로 두산은 9월 5일, 6일, 8일 모두 경기 없는 날을 보내면서 9일까지 긴 휴식을 즐겼다. 이 기간 소화한 1경기(7일 KT전)도 대승한 덕분에 최지강(7구)을 제외한 필승조에게 휴식을 안겼다. 다만 아무리 쉬어도 불펜은 불펜이다. 승부처는 불펜이 아니다. 결국 열쇠는 선발이고, 그중에서도 원투 펀치를 제외한 하위 선발 등판 경기를 잡아야만 한다. 남은 기간 곽빈과 발라조빅이 모두 호투하고, 그 경기를 모두 필승조가 막아주더라도 12경기 중 7경기다. 물론 두산이 그 경기만 잡아 5할 승률 이상만 유지해도 5위를 지키기는 충분하다. 이 경우 6~7위 팀들이 추격하기엔 버겁다.하지만 6~7위 팀이 기세를 타든, 혹은 두산이 4위 수성을 원한다면 그 이상 결과가 필요하다. 최원준(평균자책점 6.53) 최승용(평균자책점 7.31) 김민규(평균자책점 4.36) 모두 난세의 영웅이 될만한 성적표는 아니다. 두산은 이미 지난 2021년 하위 선발들의 깜짝 호투로 기적적인 4위를 차지한 기억이 있다. 당시는 시즌 막판까지 4~6위가 혼전에 빠졌던 때였다. 당시 두산 상황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10월 24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이탈하면서 마지막엔 국내 에이스 최원준, 선발로 첫 시즌을 소화하던 곽빈만이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핬다. 하지만 당시 마지막에 웃었던 건 두산이었다. 이영하, 김민규, 현도훈, 박종기, 김명신, 최승용 등 선발로 써볼 수 있는 카드들을 총동원한 두산은 '실험'을 시작했던 10월 6일부터 10월 30일까지 11승 3무 8패(승률 0.579)로 선전하며 최종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당시 두산이 이긴 11경기 중 4승이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나왔다. 불펜이 이끈 경기도 있었지만, 이들의 깜짝투도 '판도'를 바꿨다. 2021년 드라마를 다시 쓸 수 있을지는 이번에도 선발진에, 그리고 이승엽 감독의 손에 달렸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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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삐걱거린 KIA 선발, '난세의 영웅'은 윤영철이었다 [IS 스타]

KIA 타이거즈 왼손 투수 윤영철(20)이 '난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윤영철은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했다. 8-2 대승을 이끈 윤영철은 시즌 5승(3패)째를 챙기며 평균자책점을 5.20에서 4.76까지 낮췄다. 2연패에서 탈출한 KIA(37승 1무 26패)는 KT 위즈에 덜미가 잡힌 선두 LG 트윈스(38승 2무 26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KIA는 6월 흐름이 좋지 않았다. 특히 선발이 불안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월간 선발 평균자책점이 6.09로 KBO리그 최하위. 7경기에서 따낸 선발승도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거둔 1승에 불과했다. 누군가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야 했는데 역할을 에이스 양현종, 대체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도 아닌 프로 2년 차 윤영철이 해냈다. 윤영철의 투구는 완벽하지 않았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3-0으로 앞선 1회 말 선두타자 라모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후속 이유찬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다. 2회 말에는 볼넷과 안타, 도루로 이어진 2사 2·3루에서 조수행을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말에는 1사 1루에서 허경민을 3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4-0으로 앞선 4회 말에는 2사 1루에서 김재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최대 위기는 5회였다. 8번 정수빈과 1번 라모스의 안타로 1사 1·2루. 하지만 상대 작전 실패로 아웃카운트가 하나 올라간 뒤 이유찬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범호 KIA 감독은 6회부터 불펜을 가동, 전상현을 마운드에 세웠다. 윤영철의 투구 수는 89개. 스트라이크 비율이 59.6%(53개)로 높지 않았지만, 위기마다 높은 집중력으로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타선은 5회 초 최원준의 스리런 홈런 포함, 장단 11안타를 쏟아내 윤영철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09 21:19
프로축구

예상 깬 ‘2위’… ‘잘 풀리는 집’ 김기동호, 히어로와 언성 히어로의 완벽 조화

반환점을 앞둔 2023 K리그1에서 포항 스틸러스의 단단한 저력이 돋보인다. '1강'으로 앞서나가는 1위 울산 현대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2위에 올라 있다. 김기동(52)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승부를 내는 힘이 좋다. 승부처에서 희비를 결정짓는 ‘히어로’와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언성 히어로’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게 순항의 포인트다.지난 시즌 3위였던 포항은 2023시즌을 앞두고 중원의 핵인 신진호(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을 책임졌던 임상협(FC서울), 허용준(베갈타 센다이) 등이 이탈하면서 시름이 컸다. 올 시즌 쉽지 않을 거란 우려의 시선이 있었는데, 예상과 달리 포항(승점 34) K리그1 반환점(19경기)을 돈 현재, 울산 현대(승점 47)에 이어 2위를 질주 중이다.출발부터 산뜻했다. 개막 9경기 무패(5승 4무)를 달린 포항은 이후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금 맹렬한 기세를 뽐내고 있다. 김기동 감독의 ‘지략’이 높이 평가받는데, 뛰는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하지 않았다면 이루지 못할 결과였다. 전반기 ‘히어로’는 고영준이었다. U-22(22세 이하) 자원인 고영준은 지난해에도 K리그1 37경기에 출전하며 6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주축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결정력을 보완했고, 18경기에 출전해 6골 1도움을 올렸다. 특히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강팀의 골망을 갈라 더 돋보였다. 지난 26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에이스’ 고영준 없이 승점 3을 따냈다. 고영준은 6월 A매치 기간 U-24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중국과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쳤고, 한 달의 회복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고영준이 넘어졌을 때 ‘22세 쿼터 어떡하지, 큰일 났다’는 생각부터 했다”는 김기동 감독이지만, 난세에 또 다른 ‘영웅’이 등장했다. 제카였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제카는 경기 시작 12분 만에 김승대의 패스를 받아 인천 골문을 열었다. 팀을 ‘2위’로 올리는 득점이었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치기까지 포항의 ‘히어로’는 여럿 있었다. 올 시즌 K리그1 무대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백성동이 4골 7도움을 올리며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장신 공격수인 이호재도 18경기에서 5골 1도움을 수확하며 ‘슈퍼 서브’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묵묵히 공격수의 뒤를 받치는 ‘언성 히어로’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후방에서 포지션과 관계없이 제 몫을 다하는 박승욱이 대표적이다. 김기동 감독은 “사실 동계 훈련을 하면서 욕을 가장 많이 먹은 게 박승욱”이라면서도 “요즘은 칭찬을 많이 해준다. 박승욱이 오른쪽 풀백, 센터백 등 팀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선수가 문제 생기면 더 힘들어진다. 관리를 좀 해줘야 할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오베르단은 리그 최고의 ‘언성 히어로’로 꼽힌다. 올해 초 포항 유니폼을 입은 오베르단은 신진호가 빠진 3선에서 공수 연결고리를 맡고 있다.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와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수비가 일품이다. 체력도 리그 내 으뜸이다. 지난달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4월 6경기 지표에서 경기당 12㎞ 가까이 뛴 오베르단이 K리그1과 K리그2를 통틀어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인 선수였다. 아울러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선 오베르단(1881분)은 팀 동료이자 수문장 황인재와 함께 리그 내 가장 많은 시간 피치에서 활약한 선수다. 공격포인트는 아직 없지만, 동료들이 빛을 내도록 제 역할을 다한 셈이다. 김기동 감독은 오베르단의 체력을 우려하는 말에 “나는 선수 때 37경기 무교체 출전도 해봤다. 그때는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있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더니 자기도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오베르단은 25일 경기 후 “감독님이 기회를 줘서 계속 뛸 수 있었다”며 “그런 생각(전 경기 출장 욕심)이 있다”며 헌신 의지를 드러냈다. 김희웅 기자 2023.06.27 20:43
연예일반

[1초의 미장센] ‘택배기사’ 물만난 김우빈, 분노의 액션

영상 콘텐츠에는 짧은 장면일지라도 그 안에 의미심장한 장치가 보석처럼 숨어 있습니다.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이런 재미를 찾아보는 것이 바로 영상 콘텐츠의 매력입니다. 1초 만에 지나간 그 장면 속 의미를 짚어보고 깊이 있게 맛볼 수 있도록 ‘1초의 미장센’을 소개합니다.김우빈이 돌아왔다. 어딘가 삐딱해 보이지만 정의감 넘치는, 데뷔 시절부터 대중의 마음을 쥐락펴락 했던 바로 그 야생마 같은 매력으로.지난 12일 넷플릭스의 새 드라마 ‘택배기사’가 공개됐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물. 김우빈은 희망이 담긴 작은 상자를 전달하는 전설의 택배기사 5-8 역을 맡았다.인간의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인 ‘산소’를 쥐고 흔드는 천명그룹. 계급에 따라 공급 받는 마스크, 즉 산소의 질도 다른 사회에서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있다. 5-8은 이런 암울한 시대 속에서 분연히 거대악과 맞서는 인물이다.김우빈은 특유의 야생적인 매력을 ‘택배기사’에서 물씬 발휘한다. ‘택배기사’ 공개에 앞서 진행된 제작 발표회에서 김우빈은 “5-8이 가지고 있는 분노의 감정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자신의 액션 연기 포인트를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처럼 김우빈은 눈빛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5-8은 잔혹한 헌터들의 방해를 뚫고 산소와 생필품을 정확하게 전달해온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택배기사. 군더더기 없는 액션에 차별점이 되는 건 어딘가 거칠어 보이는 눈빛과 숨소리. 마치 날 것처럼 펄떡이는 감정선이 액션과 만나니 시너지는 두 배. 여기에 맨손, 칼, 총, 야구 배트 등 각종 도구를 넘나드는 액션은 볼거리를 더한다.하늘이 어두울수록 별이 빛나고, 영웅은 난세에 나오는 법. 암울하기 그지없는 세계관 속에서 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택배기사 5-8의 염원은 어디까지 이뤄질 수 있을까.김우빈 표 분노의 액션이 돋보이는 ‘택배기사’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6회.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13 10:37
프로야구

[IS 스타] 2이닝 퍼펙트 함덕주의 비상 "가슴이 쾅쾅, 너무 떨렸다"

난세에 등장한 '영웅'은 왼손 투수 함덕주(28·LG 트윈스)였다.LG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원정 경기를 10-9(연장 11회)로 승리했다. 전날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지만, 승리로 가는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3회까지 9-2로 앞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불펜이 흔들렸다.시작부터 꼬였다. 선발 김윤식이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 하며 이른 시점에 강판당했다. 2회 말 무사 만루에서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임찬규(2이닝 3피안타 3실점)와 세 번째 투수 백승현(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이 비교적 호투했지만, 불펜 소모가 클 수밖에 없었다.7회까지 불펜 투수 4명을 투입한 LG는 결국 8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박명근(3분의 1이닝 1피안타 2실점)과 진해수(3분의 1이닝 1사사구 1실점) 이정용(1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3실점)을 투입한 끝에 가까스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지만 이 과정에서 9-5로 앞서던 경기가 9-9 동점이 됐다. 9-6으로 앞선 2사 1·3루에서 이정용이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은 게 뼈아팠다.경기 분위기는 '동점을 만든' KT 쪽이었다. 승부가 연장으로 흘렀지만, LG 불펜은 가용할 수 있는 자원마저 부족했다. 이미 9회까지 불펜 7명을 투입한 상황. 필승조 정우영과 이정용을 비롯한 핵심 자원이 대부분이 등판을 마친 뒤였다. 위기의 순간 버틴 건 함덕주였다. 10회 말 등판한 함덕주는 조용호와 강백호, 알포드를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LG는 11회 초 1사 2·3루에서 스퀴즈 번트로 다시 앞서 나갔고 11회 말에도 등판한 한덕주가 세 타자 연속 범타로 1점 차 우위를 지켜냈다.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29개(스트라이크 18개). 10회는 직구와 슬라이더, 11회는 직구와 체인지업 조합으로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함덕주가 마지막 2이닝을 완벽히 막아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함덕주는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는 거라 더 흥분됐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너무 떨렸다. 신인 첫 등판 때처럼 가슴이 쾅쾅댔는데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했다. 오늘 모습처럼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포수 박동원의) 좋은 리드 덕분에 타자를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왼손 타자에 약하다는 말이 있어 코치님들과 슬라이더를 신경 써서 연습했다. (연습 덕분에) 결과적으로 오늘 자신 있게 상대할 수 있었다"며 "부상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실망하셨을 텐데 앞으로 남은 142경기와 포스트시즌까지 건강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2 19:24
배구

위기의 OK금융그룹에 등장한 난세의 영웅, 신인왕 2년차 박승수

조재성의 병역 비리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위기의 OK금융그룹에 박승수(21)가 '난세의 영웅'으로 등장했다. OK금융그룹은 새해 첫날 경기도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선두 대한항공을 3-0(28-26, 25-23, 25-21)으로 꺾었다. 세 번째로 10승(8패) 고지를 밟은 3위 OK금융그룹은 승점 30을 기록, 2위 현대캐피탈(승점 36)을 바짝 추격했다. 반면 주전 세터 한선수가 코로나19 확진으로 결장한 대한항공은 10연승에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11월 20일 OK금융그룹전 세트스코어 2-3 패배 후 11월 25일 삼성화재전부터 9연승을 달렸는데, 공교롭게 이번에도 OK금융그룹에 무릎을 꿇었다. 상대 전적에서 OK금융그룹이 2승 1패로 앞선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말 소속 선수 조재성의 병역 비리 논란이 터졌다. 현역 입영 대상자였던 조재성이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호소해 2022년 2월 재검에서 사회 복무 요원(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성은 오는 5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재성은 SNS를 통해 "저는 병역비리 가담자입니다.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현재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된 조재성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선수가 사실상 박승수다. 논란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이번 시즌 처음 1세트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에 이어 팀 내 두 번째인 11득점을 기록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성공률도 60%로 높았다. 1일 경기는 강력한 서브로 대한항공의 혼을 쏙 빼놓았다. 박승수는 이날 총 9득점 가운데 서브 에이스가 4개였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OK금융그룹의 서브가 확실히 좋았다. 이 때문에 우리가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박승수는 1세트 27-26에서 서브 에이스로 첫 세트를 매조졌다. OK금융그룹은 2세트에서 12-4까지 앞서다가 16-12까지 쫓겼다. 이때 박승수의 서브 에이스가 터졌고 결국 25-23으로 따냈다. 박승수는 3세트 초반 블로킹까지 성공했다. 박승수의 또 다른 매력은 리시브였다. 이날 리시브 정확도가 51.4%.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놓으면서, 또 상대 서브는 정확하게 걷어 올리며 궂은일을 도맡았다. 박승수의 이번 시즌 리시브 성공률은 41.71%로, 리그 평균(34.6%)보다 훨씬 높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최근 팀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겼다. 박승수가 (2경기 연속 뛰면서) 리시브가 안정됐다. 레오와 차지환이 리시브 부담을 덜고 더 공격적으로 임해 오히려 팀이 더 강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조재성이 빠진 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날 공격에선 레오가 26점, 차지환이 15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승수는 배구인 2세다. 실업배구 도로공사에서 활약한 어머니 박애경씨는 충남 청양초등학교 코치였고, 아버지도 초등학교 배구협회에서 일했다. 부모님으로부터 큰 손을 물려받은 박승수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공을 만지고 놀았다. 2021~2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에 OK금융그룹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박승수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KB손해보험 양희준과의 경쟁에서 1표 차로 생애 한 번뿐인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경쟁에서 밀려 1라운드 1득점, 2라운드 13점에 그쳤다. 하지만 팀이 위기를 맞은 순간, 박승수는 어렵게 얻은 기회를 완벽하게 살려내고 있다. 그는 "수비와 리시브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이형석 기자 2023.0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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