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슈IS] 또 나영석?…'신혼일기', 예능 마스터의 진화
'백전무패의 남자' 나영석 PD가 진화하고 있다.오는 3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는 나영석 PD의 과감한 도전작이다. 익숙한 나PD표 예능은 아니다. 지금껏 이용해왔던 웃음 요소들을 모두 걸러냈다. 대신 진짜 부부, 안재현과 구혜선의 일상을 아무런 인위적 장치 없이 담아낸다. 여행 대신 고립 나 PD는 KBS 2TV '1박2일' 시절부터 여행 예능을 고집해왔다. CJ E&M으로 적을 옮긴 뒤 만든 '꽃보다' 시리즈와 '신서유기' 시리즈에선 세계 곳곳과 중국을 여행했다. 그러나 '신혼일기'는 눈 쌓인 강원도 인제에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마을 곳곳을 배경으로 하는 '삼시세끼' 시리즈보다도 훨씬 한정된 공간. 제작진으로서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기 힘든 상황이다.여행하지 않는 대신, 나 PD는 영상과 음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출연자가 둘 뿐인데다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상을 보여준다는 게 큰 관심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며 "부부의 이야기만 오롯이 담으며 촬영 기법에 힘을 줘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주려 한다. 유희열이 음악감독으로 나서서 예능에선 흔치 않은 OST도 제작한다"고 밝혔다. 미션 대신 일상나 PD는 리얼 예능 1세대다. '1박2일' 시절부터 고집해온 리얼리티는 '삼시세끼'에 이르러 극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엔 리얼해도 너무 리얼하다. 제작진은 부부의 생활에 일체 관여하지 개입하지 않는다. 적어도 단순한 게임, 혹은 세끼 밥을 지어먹는 미션이라도 주어졌던 과거 나PD 예능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카메라만 설치된 것 뿐 제작진이 안재현과 구혜선에게 바라는 바는 전혀 없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이를 "제작진은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창호지에 구멍 뚫어 지켜보듯 부부의 생활상을 담았다"고 표현했다.부족한 이야깃거리는 부부의 독특한 생활방식로 만들어낸다. 애초 '신혼일기'는 부부의 사는 방식이 재밌어 보였던 나 PD의 생각에서 시작했다. 박터지게 싸우면서 6시간 동안 대화하며 화해하고, TV에선 마냥 로맨티스트였던 안재현은 알고 보면 눈치없는 평범한 남편이고, 여배우 구혜선이 생리현상까지 카메라 앞에서 여과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소재다. 나 PD는 "이들에겐 전통적 남녀 관계가 아닌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며 관전포인트를 전했다. 남자 대신 부부 '꽃보다 누나' 한 편을 제외하고선 나PD 예능에 여자 출연자가 고정적으로 출연한 바 없다. 그냥 남녀도 아닌 실제 부부다. 가상 결혼과 가상 재혼에서 한단계 진화했다. 나 PD 또한 "우리팀은 주로 남성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 왔다. 세밀한 남녀의 감정을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최종 목표를 공감으로 정했다. 나 PD는 "남녀의 관계는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공감하며 시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주 작가는 "동화 같은 결혼의 뒷이야기다. '신혼일기'를 본 시청자들에겐 공감에서 나오는 이야깃거리가 많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2017.02.0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