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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상청’ 김성령이 촬영중 좌절하고 반성했던 이유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맞다. 국산 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상청’)가 그렇다. 매회 각 30여분 남짓한 12개의 에피소드에는 TV 채널에서 담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웃음’이라는 마스크로 가리고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톡톡 튀는 대사들의 향연과 맞춤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연기에 탄력 받아 오픈 첫 주 시청시간 2배 증가, 신규 가입자 유입을 견인하며 웨이브의 효자로 불리고 있다. ‘이상청’에서 남편 납치사건을 맞닥뜨린 문화체육부 장관 이정은 역을 맡은 배우 김성령은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한 번 더 보고 싶게 되는 드라마”라며 흥행 돌풍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촬영하며 정치인으로 살아본 소회는. “너무 좋았다. 호호호. 경호원, 보좌관, 대변인이 있어 너무 좋더라. 정치인 연기를 하면서 ‘정치가 이런 건가’ 씁쓸했다. 정치하느라 진정한 일은 언제 할까 싶었다. 만날 홍보영상 찍고 예산을 마른 오징어 쥐어짜듯 하는 일들이 많겠다 싶었다.” -대사는 어땠나. “어려웠다. 일상 대화가 아닌 말들이 어려웠다. ‘17시 북핵에 보안철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같은 발음이 되게 입에 안붙었다. 김수진 보좌관을 연기한 이학주와의 대화신은 정말 어려웠다.” -연기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없었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윤 감독의 지도하에, 작품을 통해 많이 배웠다. 감독님이 대본을 써서 그런가, 다 맞더라. 감독님이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았다. 배우들의 앙상블을 잘 지휘했다. 좌절했고 반성했다. 그런데 감독님 디렉션을 따르면 돼서 언젠가부터 준비를 안 하고 가기도 했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모난 사람들이 없었다. 이학주 배우는 너무 착했고 늘 내 옆에 있었다. 장관과 보좌관 역할이라 (촬영을) 같이 하고 같이 끝났다. 이학주가 ‘장관님이 계신데 제가 어떻게 집에 가겠습니까’라고 했다. 어느 누구 하나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촬영을 마쳤다.” -1부의 ‘체수처’ 출범 관련 연설신은 신경을 많이 썼을 것 같은데. “감독님이 가장 마지막에 찍고 싶다고 했다. 굉장히 뒤에 찍었다. 죽으라고 대사만 외웠다. NG없이 30분 먼저 끝났다. 신이 중요한 것도 있지만 대사가 너무 길었다. 감독님이 (대사) 수정을 하고 싶었는지 미리 외우지 말라고 했는데 거진 안됐다.” -극 중 흥미로웠던 관계가 있었는지. “남편과의 관계가 오히려 좀 힘들었다. 남편이 납치됐는데 ‘스탤론은요?’라며 반려견의 안부를 묻는 대사는 이해가 안 됐다. 마지막 회에서 남편을 대하는 이정은의 태도에 국민을 위하는 장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느낌이었다.” -스포츠스타 출신의 장관인 이정은 캐릭터와 실제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은. “연기로 따지면 30년, 미스코리아부터 일한 지 34년 됐다. 팬데믹이나 출산 등으로 쉰 적 있지만 일을 그만둔 적이 없다. 꾸준히 일해온 모습이 이정은과 비슷할 수도 있겠다. 차이는 이정은만큼 욕심이 있나? 욕심이 없는데 여기까지 왔나 싶기도 하다.” -기억에 남는 대중의 반응이 있나. “‘오징어 게임’보다 낫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 시즌2 안된다. 시즌5까지 가야 한다. 김성령과 배해선의 싸움 기대된다. 배우들의 연기 구멍이 없다 등 요즘 반응을 보는 재미로 산다. 트위터에서 관련 검색이 유일한 낙이다.” -시즌2에 대한 기대를 해도 되나. “겉으론 정치 야욕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만약 시즌2를 가게 되면 본 모습이 나올 것 같다. 배해선 배우가 연기한 차정원과 치열하게 싸울 것 같다. 또 차정원과 마지막 합의 조건이 김수진인 걸 봐서는 시즌2를 위한 바닥을 다져놓은 게 아닐까 싶다.” -K드라마 등 전 세계에서 K콘텐트가 인기인데. “나도 드라마를 보며 감탄한다. 카메라 감독은 누구지? 이 음악은 어떻게 썼지? 재미없다는 드라마도 너무 감동한다. 얼마 전 꿈에 BTS가 나와 복권을 사야 하나 했다. 그런 일이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1.12.03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