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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물러서지 않은 정몽규·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절차상 문제·특혜 없었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 여부 등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축구 현안을 두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현안 질의가 열렸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현안 질의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7월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감독과 함께 최종 후보 3명에 올랐다. 세부 면접을 치른 다른 후보들과 달리 홍 감독은 이임생 이사와의 2시간 면담만으로 선임이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이임생 이사가 홍 감독에 대해 형식적인 면접을 했다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라고 질타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이번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보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홍명보 감독은 “공분을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불공정하지는 않았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정몽규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위법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정 회장은 입장문을 발표하며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려 했던 건 아니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이후 이임생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를 겸임하고, 위임 절차에 대한 이사회 의결 절차가 없었던 점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위원은 “(이임생 이사의 전력강화위 겸임은) 정관 위반”이라며 “이후 협회 이사회 안건 어디에도 이임생 이사에게 전력강화위 업무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 (축구협회가) 동네 계 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천안에 짓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가상 디자인에 삽입된 'HDC아레나' 문구를 지적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 업무에 정몽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HDC그룹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지적하면서 가상 디자인에 HDC의 이름이 있는 점 등은 정몽규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정 회장은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구장 명명권)를 팔기 위한 가칭"이라고 해명했다.또 정몽규 회장은 4선 연임 의사를 묻는 말에는 “신중하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며 연임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회장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를 감사한 결과를 10월 2일 중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문체위에서는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한체육회 관련 질문도 이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안세영의 폭로로 알려진 국가대표 후원사 물품 사용 제한 규정에 대해 “바꾸겠다”라고 약속했다. 지금까지 배드민턴 대표 선수들은 협회의 공식 스폰서 용품만 사용할 수 있었다.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201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후원사 및 관계사 14개 업체와 불법 수의 계약 162건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기흥 체육회장이 전날 지방체육회 순회간담회에서 "내가 볼 때는 문체부가 괴물이고 정치 집단"이라고 비판한 녹취가 공개돼 이 회장이 결국 사과했다.김명석 기자 2024.09.24 17:16
연예일반

[단독]김히어라 진실공방…H ”학폭피해 당해”vs최초 제보자 “피해자 둔갑” [종합]

배우 김히어라가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동창생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일진설에 이어 학폭설에 휘말렸다. 그러나 해당 논란의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A씨가 이를 반박하면서 또 한번 진실공방으로 전화됐다. 9일 A씨는 일간스포츠에 “추가로 나온 보도까지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면서 사실을 밝히고 싶다고 주장했다.앞서 이날 한 매체는 김히어라와 동창이라는 H 씨의 주장을 통해 그가 과거 김히어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왔다며 녹취록 일부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6일 김히어라가 빅XX라는 교내 일진 모임의 멤버였다고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A씨는 김히어라가 노는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며 빅XX라는 카페에 가입해 활동했다고 제보했으나, 잘못된 기억을 바로잡고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하면서도 “김히어라에게 당한 건 아니었다”며 “그 매체에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히어라가 내게 무서운 언니로 느껴진 것은 맞지만 ‘방관’이라고 할 정도의 일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보도가 됐다. 바로잡고 싶다”고 전했다. 김히어라 측 또한 일진설이 보도된 후 빅XX가 일진 모임이 아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카페였다며 일진설을 반박한 바 있다. 김히어라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는 “김히어라가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들끼리 만든 빅XX라는 네이밍의 카페에 가입했고 그 일원들과 어울렸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 외 언론사에서 보도하거나 제기한 의혹 내용에 대해서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당사는 소속 배우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임을 밝힌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일진설을 넘어 학폭설까지 등장하자 A씨는 “나는 김히어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두둔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면서도 “H 씨가 학교폭력 피해자로 둔갑한 걸 보고 너무 놀랐다. 그때 우리 학교 나온 사람은 다 알 거다. 누가 가해자인지. 진짜 나쁜 행동을 하고 다닌 건 H 씨다. 그 사람의 생활기록부는 확인해 봤나. 학교를 안 나오는데 어떻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수가 있겠느냐”고 해당 보도를 반박했다. 이어 “처음 나 포함 4명의 제보자 외에 추가로 나왔던 4명(H씨 포함)이 더 있는 걸로 안다. 그 중에 날 직접적으로 떄린 사람이 두 명이다. 어떻게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킬 수가 있나. 지금 상황은 오히려 가해자가 학폭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는 꼴이다. 그 자체가 내겐 2차 가해로 느껴져서 심적으로 괴롭다”고 호소했다.한편 그램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H씨와 김히어라의 통화 내용을 담은 이 매체의 보도에 대해 “편집된 녹취록으로 당황스럽다. 공개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전면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09 17:45
프로농구

‘촌극의 연속’ 고양 캐롯, '봄 농구'에도 찬물 끼얹을라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의 ‘촌극’이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캐롯 탓에 봄 농구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농구계 근심이 커지고 있다.캐롯을 운영하는 데이원스포츠는 지난 21일 “캐롯손해보험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종료했다. 구단 명칭은 고양 데이원 점퍼스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캐롯은 시즌 내내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지자 계약 1년도 채 전에 종료를 요구했고, 데이원도 결국 구단명에서 ‘캐롯’을 빼기로 했다.다만 일방적인 발표만으로는 구단명이 바뀌지 않는다. 당장 발표 다음날인 22일 경기 역시 고양 캐롯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를 치렀다. 팀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이사회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팀명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일정을 고려하면 스폰서 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캐롯’이라는 간판으로 경기를 치러야 할 판이다.팀명을 바꿔야 할 정도의 촌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프로농구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십을 운영하며 출범했지만, KBL 가입금 격인 특별회비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서 시즌 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그 여파가 농구단까지 이어진 것이다. 결국 KBL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캐롯이 15억원을 두 차례에 나누어 내도록 했다. 캐롯은 지난해 10월에야 1차분 5억원을 가까스로 납부했다.올해 들어서는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들의 급여마저 밀리는 등 잡음이 일었다. 1월과 2월에 이어 이달에도 급여를 제때 받지 못했다.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과 데이원의 무책임에 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선수단에게 향했다.열악한 상황에서도 캐롯은 PO 진출권을 따냈다. 급여를 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코트 안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해 뛰었고, 팬들도 뜨거운 박수로 응원했다. 그런데 정작 PO 무대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은 특별회비 10억원을 아직도 내지 못한 탓이다. KBL이 정한 2차 특별회비 납부 기한은 31일 오후 6시다. 만약 이날까지 납부하지 못하면 캐롯의 PO 진출권은 박탈당하고, PO 진출권은 7위 팀에 돌아간다. 캐롯 선수들은 시즌 내내 최선을 다해 PO 진출권을 얻고도 정작 뛰지는 못하고, 정규리그 7위 팀은 어부지리로 PO에 나선다. 3위와 6위, 4위와 5위가 각각 맞대결을 펼치는 PO 대진도 모두 꼬인다. 프로농구 전체가 흔들린다.문제는 모기업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농구단 지원길이 막히면서, 10억원의 가입금을 기한 내에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기한에 맞춰 이를 납부해 PO에 출전하겠다는 게 데이원 측의 계획이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농구계 관계자들은 많지 않다.더구나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29일 막을 내린 뒤 31일 PO 미디어데이가 열릴 예정이다. 31일 오후 6시 납부 기한까지 캐롯이 10억원을 납부할지 여부가 미정인 상황에서 PO 미디어데이가 열릴 수도 있는 셈이다. KBL 관계자는 “캐롯이 남은 가입금을 납부하지 못한다는 걸 전제할 수는 없으니, 원칙대로 캐롯이 참가하는 미디어데이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김승기 감독과 캐롯 대표 선수는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PO 무대에 대한 출사표를 밝힌 뒤, 오후 6시가 지나 출전권이 박탈되는 또 다른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정규리그 7위에 오른 팀은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도 못한 채 캐롯의 사태를 주시하다 다음 달 2일 갑작스레 PO 무대에 나설 수도 있다.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무대에 캐롯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김명석 기자 2023.03.23 06:31
프로농구

예능·실력으로 인기 끌더니... 캐롯, 1년도 못 가서 새 주인 찾기 [IS 이슈]

창단 초기부터 재정난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고양 캐롯이 농구단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걸로 밝혀졌다. 캐롯 구단의 운영을 담당하는 데이원스포츠 관계자는 7일 “지난해 말부터 모기업 역할을 할 기업을 모색·협상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캐롯 구단 운영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법인 데이원스포츠가 한다. 데이원스포츠가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했다. 모기업의 경영난이 심해진 상황에서 과연 농구단의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지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데이원스포츠는 2021~22시즌 종료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농구단을 재창단했다. 지난해 6월 신규 회원 가입 과정에서 자금 및 구단 운영 계획이 부실해 프로농구연맹(KBL)으로부터 한 차례 승인이 보류된 바 있다. 10월에는 가입비 15억원 가운데 5억원의 1차 납부 기간을 지키지 못해 논란을 자초했다.창단과 리그 참가 승인에 어려움을 겪은 뒤 지난해 8월 캐롯 구단을 창단한 데이원스포츠는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캐롯 농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농구단을 지원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데이원스포츠는 1월에 이어 2월에도 선수단, 사무국 직원 등의 급여 지급이 미뤄졌다.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앞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경영 집중을 이유로 대한컬링연맹 회장직, 대한체육회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여파로 캐롯 구단 운영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결국 캐롯은 구단을 창단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모기업이 바뀔 처지가 됐다.데이원스포츠는 화려하게 프로농구에 뛰어들었다. ‘농구 대통령’ 허재를 농구단 운영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시선을 끌었다. 허재 대표를 앞세워 인기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하는 등 구단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네이밍 스폰서 유치도 프로농구 출범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었다.캐롯의 성적도 주목받았다. 당초 캐롯은 하위권 전력으로 예상됐지만, 9일 현재 20승 19패로 리그 5위에 자리했다. 허재 대표의 설득으로 캐롯에 합류한 김승기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휘했다. 전성현, 이정현 등 주축 선수들의 기량이 만개했다. 김진유 등 새 얼굴도 기대받았다. TV 방송 출연 영향에 성적까지 기대 이상이어서 캐롯의 인기는 상승했다.이번 캐롯 상황을 두고 결국 화려한 겉보기보다 중요한 건 내실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한 지방 구단 고위 관계자는 “캐롯이 한 시즌이나 제대로 치르지 못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결국 자금 흐름 및 구단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는 걸 이번 사태 때 증명한 셈”이라고 했다. KBL 관계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데이원스포츠는 KBL 2차 가입비 납부 마감일인 3월 31일까지 남은 10억원을 지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데이원스포츠 관계자는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새로운 모기업과 농구단 인수 관련해) 4월까지는 합의를 해야 농구단이 다음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09 06:01
경제

LG신설지주, LX 두 글자 상표금지 'LX홀딩스 풀네임'만 사용 상생협의

LG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LX’ 사명 공동사용에 뜻을 모으고 상생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LG와 국토정보공사는 30일 LX 사명을 함께 사용하며 상호 발전이라는 큰 틀의 방향에 양사가 공감하고 실무 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로써 공사가 LG에 LX 사명 사용 반대 입장을 밝힌 지 2개월 만에 네이밍 분쟁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공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사회를 열고 이와 같은 상생협력 방안을 통과시켰다. 상생 협력안은 대외적으로 양사의 사업 혼동을 방지하는 상표 사용 구분, 유사 사업 분야에 대한 상표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이 핵심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LX라는 두 글자는 공사가 사용하고 LG는 LX홀딩스, LX판토스 등의 풀네임으로 상표 구분을 하는 방안이 거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LX홀딩스 자회사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간의 협력 사업 발굴·추진, 공간정보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 다양한 민관 상생 방안이 포함됐다. LG 관계자는 "금번 교환된 상생 협력안에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사명 및 상표 사용 논쟁을 넘어 대표적인 민관 상생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양사가 뜻을 모은 결과"라고 말했다. LG는 신설지주사인 LX홀딩스가 1일 공식 출범한 이후 공사와 협력 세부 사항을 협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생협력으로 LG는 신설지주 출범을 앞두고 ‘네이밍 분쟁’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신설지주의 총수가 되는 구본준 LG 고문은 사명 논란의 부담감을 씻어내고 신사업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드라이빙을 걸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공사의 LX 사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큰 틀에서 합의를 했지만 실무 협상이 틀어질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30 15:21
경제

구본준호 LX홀딩스, '네이밍 분쟁' 안고 5월 1일 출항

구본준호 LX홀딩스가 오는 1일 출항한다. 네이밍 논란에도 사명은 ‘LX’로 그대로 유지한다. LX 상표를 놓고 LG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는 1일 LX홀딩스 출범과 동시에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국토정보공사는 LX홀딩스에 LX 상표권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준 LG그룹 고문은 법적 분쟁 이슈를 떠안고 출범할 전망이다. 공사는 LG에 LX 상표 사용 중지 요청 내용 증명을 발송했고, 특허청을 방문해 LX와 관련돼 적극 의견을 제시한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까지 했다. 이처럼 공사는 앞으로도 LX 상표와 관련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한다는 계획이다. LG와 공사와 상생안을 두고 대화한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차 상생안을 갖고 만났지만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이후 실무진 간 교류가 끊기 상황이다. 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추가 상생안을 갖고 만나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계속 대화의 창을 열어두겠지만 가처분 신청 등 상표와 관련해 공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상생안으로 지역 사회공헌활동 협력, 해외 사업 지원,공동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 스포츠 대회 공동 스폰서십 등의 협력 방안이 제안됐다. 이에 난색을 보인 공사는 “요점에서 벗어난 상생안이었다. 도메인주소에 LX 두 글자만을 넣지 않거나 LX홀딩스의 보도자료에 항상 (주)를 붙이는 등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LX 사명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LX홀딩스는 상표와 관련돼 더는 양보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LG 관계자는 “국토정보공사와 겹치는 사업활동이 없는데도 공정위에 신고가 성립되는지 의문이다”며 난색을 표했다. LG는 지난 2월 특허청에 LX를 비롯해 LX하우시스, LX MMA 등의 상표를 출원했다. 심사가 진행되고 특허가 최종 등록되기까지 최소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LG는 특허청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공사가 LG의 LX 상표 사용 자체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 정보검색서비스에서 LX로 검색되는 상표 수만 1000건 넘는다. 공사보다 먼저 LX를 영문 사명으로 쓰기 시작한 기업도 있어 LX에 대한 온전한 상표 권리를 주장하기에 무리가 있다. LX로 등록된 상표도 6개다. LX홀딩스는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 자회사와 손자회사 판토스로 이뤄지는 신설지주다. 1985년 LG그룹에 입사한 구 고문은 36년 만에 총수반열에 오르게 됐다. LG그룹에서 주축 계열사를 거치며 화려한 이력을 쌓았기 때문에 구 고문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구 고문은 위기의 LG전자를 영업이익 1조원대로 다시 올려놓는 혁신을 주도한 업적 등을 세웠다. LX홀딩스는 자산 규모 7조원 이상으로 재계 50위권에 해당된다. LG는 5월부터 존속 지주회사 LG와 신설지주사 LX홀딩스 2개로 재편된다. 두 지주사는 독립과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LX홀딩스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자회사를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구본준호가 연내 LG그룹과 계열분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네이밍 분쟁이라는 첫 매듭을 잘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30 07:00
야구

키움을 향한 비난 쇄도…야구단도, 스폰서도 사면초가

팬 사찰 의혹을 받는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KBO는 2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키움의 팬 사찰 의혹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키움 구단이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건 지난 3월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엔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번 상벌위원회 쟁점은 민감하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찰'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키움 출신 베테랑 이택근(40)은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고 주장하며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본지 12월 10일 단독 보도)한 상태다. 이택근은 시즌 뒤 구단으로부터 방출돼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2군 캐치볼 영상이었다. 당시 키움 선수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허민 의장 영상이 방송에 공개돼 파장이 컸다. "갑질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론이 나빴다. 그러자 키움 구단이 CCTV를 동원해 영상을 촬영한 특정 팬을 사찰했다는 게 이택근의 얘기다.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맞섰지만, 관련 녹취록이 공개돼 이택근 주장에 힘이 실렸다. 키움은 야구계 안팎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입장문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명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키움에 유감을 표하며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키움 구단에 강력한 징계를 내려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14일에는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가 나섰다. 한은회는 '불법으로 팬을 사찰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 프로야구 존재 이유인 팬을 감시하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 조사를 통해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키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해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수협과 한은회가 "징계를 요청한다"는 한목소리를 내면서 키움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키움 구단의 스폰서인 키움증권으로선 현재 상황이 매우 난감하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키움증권에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팀명에 기업명을 붙이는 권리)를 팔았다. 이 대가로 키움증권은 야구단에 연 100억원씩 총 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보냈다. 향후 3년간 3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19년 1월 열린 구단 출범식에서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키움은 IT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금융회사로 전무후무한 14년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계열사가 각 부분에서 확고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거대한 그룹사와 별도로 독립된 구단으로 네이밍 스폰서라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연이은 구설로 인해 네이밍 라이츠 홍보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찍혔다. 키움증권의 모회사 격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질 경우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 정도 문제라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KBO는 지난 3월 '옥중 경영' 의혹과 관련한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며 한 가지를 강조했다. '향후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엄벌을 예고했다. 상벌위원회 결과에 따라 키움증권의 대응도 공식화될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21 16:04
야구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증권사는 대개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로 성장했다. KBO 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를 내기 힘든 사업이다. 키움증권은 대신 2019시즌을 앞두고 독립 야구기업 히어로즈와 손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씩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권을 샀다. 키움증권은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지명도가 높아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다만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도 높였는지는 미지수다.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물러난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야구단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일었다. 발단은 지난해 6월의 ‘야구놀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민 의장은 훈련시간이 끝난 뒤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됐다.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키움에서 뛰다가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그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썼다. 키움은 이택근의 주장을 부인했다. 하지만 구단 해명과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 내용도 속속 드러났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살까지 뻗쳤다. 마침내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야구단 행태를 규탄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는 11, 14일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히어로즈가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키움 구단은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은 사과도, 해명도 없이 철저히 침묵한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대응하지 않는 게 키움 구단의 변함없는 방식이다. 구단이 운영을 잘못해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구단에 이름까지 내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쏟아지는 비난을 ‘노이즈 마케팅’이라 생각하고 남은 300억원을 순순히 건네야 할까. 히어로즈 야구단은 키움증권이 회사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 종목 리스크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키움증권이라면 고객은 누굴 믿어야 할까.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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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을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대부분 증권사가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 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를 통해 성장해왔다. KBO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기아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사업이다. 대신 지난해부터 독립 야구 기업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을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 권리를 샀다. 키움증권은 아마도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의 이름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였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구속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조용히 사라진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구단은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여기에 이젠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졌다. 발단은 지난해 6월 벌어진 '야구놀이' 사건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 의장은 훈련을 끝낸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우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자,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키움에서 오래 뛰다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 문서를 통해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고발했다. 키움은 9일 즉각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 이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구단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커졌다. 이튿날에는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 내용도 세간에 알려졌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까지 산, 최악의 대처였다. 현역 선수들과 은퇴 선수들이 입을 모아 야구단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는 11일과 14일 각각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키움 구단이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키움 구단은 이 모든 일과 관련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사과도, 해명도 없다. 거짓말을 들키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게 키움 구단의 전통이자 특징이다. 구단이 팀을 잘못 운영해도 철퇴를 내릴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히어로즈 구단은 키움증권이 거액을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데도 리스크 관리에 매번 실패하고 있다. 유일한 자랑이던 성적조차 점점 하락세다. 야구단의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은 이제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바닥에 떨어진 야구단의 신용등급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할까. 앞으로도 계속될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약속된 300억원을 말없이 건네야 할까. 메인 스폰서로서 잃어버린 권리와 책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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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퇴로 자충수 둔 키움, 선장 없던 우승 후보의 침몰

순항을 이어가던 선장이 중도에 하차했다. 혼란을 극복하지 못한 배는 침몰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지난달 8일 사퇴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12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이었다. 당시 팀 순위는 3위(73승 1무 58패). 6위 KIA와의 승차가 4.5경기여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다. 2위 KT와의 승차가 1경기라 플레이오프 직행도 가시권이었다. 구단은 "손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야구계 안팎에선 "손 감독이 경질당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계약 첫 시즌 팀을 3위로 이끄는 상황에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공공연하게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허민 키움 이사회 의장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키움은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겠다고 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의 경우 구단 측에서 잔여 연봉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후속 인사는 더 파격적이었다. 1985년생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김 코치는 2013년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해 줄곧 프런트 생활만 했다. 대학교까지 선수를 활동했으나 프로야구 선수 경력이 없었다. 심지어 현장 코치 경험까지 전무했다. "키움이니까 가능한 인사"라는 비아냥이 줄을 이었다. 손혁 감독 사퇴 이후 그를 보좌하던 일부 코치는 "함께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표시했다.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해 코치 이탈 없이 잔여 시즌을 치렀지만, 불필요한 논란이 이어졌다. 키움은 김창현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정규시즌 12경기에서 7승 5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은 넘겼다. 그러나 순위 경쟁 팀 LG와 두산에 밀려 5위로 포스트시즌(PS) 막차를 탔다. 시즌 중반 선두 NC를 승차 없이 따라붙었던 '우승 후보' 팀이 간신히 PS 무대에 턱걸이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30일 잠실 두산전을 패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 경기에서 키움은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등판한 탓에, 2일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그를 기용하지 못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최적기를 놓쳤다. 내년 시즌 키움은 큰 변화를 앞뒀다. 내야수 김하성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은 지난해 12월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해외진출) 자격이 되고 구단에서도 허락을 했다"고 공언했다. 2014년 1군에 데뷔한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7년 조건을 충족한다. 이미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주목할 FA(자유계약선수)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베테랑 서건창은 FA로 풀린다. 키움 유니폼을 계속 입을지 불투명하다. 키움은 KBO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네이밍스폰서로 구단을 운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살림살이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FA 시장에서 선수를 잡을 수 있을지 물음표가 찍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병호의 성적도 최근 3년간 꾸준히 하락 중이다. 올해 93경기에서 타율 0.223으로 부진했다. '에이징 커브'를 고려하면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가늠하기 어렵다. 김하성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이탈할 경우 타선의 무게감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개막 전 키움의 전망은 밝았다. 야구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시즌 말미 손혁 감독의 사퇴 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WC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이정후는 2일 WC에 앞서 "오늘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했던 게 끝날 수 있다. 선수들 모두(PS를 오래) 하고 싶은 게 크다"고 했다. 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키움의 PS는 짧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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