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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삼성전자 '세계 최고의 직장' 타이틀 내줬다

전사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직장’ 타이틀도 내줬다. 10일 미국경제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글로벌 기업 중 3위를 차지했다.포브스는 독일 여론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협력해 6개 대륙 중 최소 2개 대륙에서 1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그룹에서 근무하는 50여개국 30만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850곳의 순위를 발표했다.조사에 참여한 임직원은 소속 회사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와 급여, 인재 개발, 원격 근무 옵션 등의 기준에 따라 회사를 평가했다. 조사 과정에는 기업이 관여할 수 없으며 응답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1위)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2위)에 밀렸다.지난해 주력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에서만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성과급에 대한 불만 등으로 지난 7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196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안팎으로 위기가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브스 조사에서 한국 기업은 물론 아시아 기업 중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미국과 유럽 기업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미국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4위에 올랐고, BMW그룹과 델타항공, 에어버스, 이케아, 레고그룹, IBM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올해 조사에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총 24곳이 선정돼 지난해(23곳)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이중 KB금융그룹은 지난해 48위에서 올해 11위로 37계단 뛰어올랐다. 신한금융그룹(92위)과 기아(108위), IBK기업은행(123위), 현대차(137위), 네이버(148위), SK그룹(153위), LG(171위)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0 08:56
IT

네이버 이해진, 라인야후 사태에도 멈추지 않는 글로벌 행보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최근 연이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의 만남에 이어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 행사에 나타났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네이버의 생존이 달린 해외 시장 확장과 관련해서는 직접 챙기는 모습이다. 이에 이해진 GIO의 첫 해외 진출 성공작인 라인야후에 대한 일본의 경영권 강탈 시도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지난달 28일 계열사 첫 미국 증시 데뷔 업적을 이룬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북미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의 나스닥 상장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당초 웹툰엔터 김준구 CEO와 김용수 CSO(최고전략책임자), 현지 관계자 및 창작자들이 참석하는 것은 예고돼 있었지만 이 GIO가 함께 한 것은 뜻밖이었다.평소처럼 뿔테안경을 낀 이 GIO는 검은색 재킷 안에 흰색 와이셔츠의 편안한 차림으로 김 CEO 바로 옆에서 웹툰엔터의 상장을 축하하며 주먹 쥔 왼손을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은 뒤 박수를 쳤다.이날 김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를 '아버지', 웹툰엔터를 '아들'로 표현했다.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이제 막 독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김 CEO는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라면 '아들아 나보다 더 성공한 삶을 살아라. 그리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하라' 이렇게 말할 것"이라며 "이해진 GIO에게도 이 얘길 했는데 듣고 웃으셨다"고 전했다. 이 GIO의 미국 일정은 웹툰엔터의 상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글로벌 AI(인공지능) 리더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지난달 25일 접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네이버 관계자는 "양사는 일찍부터 소버린(주권)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앞으로 긴밀한 협업으로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다양한 AI 모델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세 사람은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 최 대표의 손에는 SF(공상과학) 영화 '스타트렉'의 우주선 이름을 딴 엔비디아 사옥 '보이저'의 전경을 담은 액자가 들려 있었다.이 GIO는 생성형 AI의 대세론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모델이 전 세계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하는 미래를 우려하며 'AI 주권'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올해 5월 화상으로 참석한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그는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게 되면 역사, 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게 되고, 결국 미래까지 해당 AI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의 글로벌 진출과 AI 파트너십 구축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해진 GIO가 라인야후 사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린다.일본 최대 포털·메신저 서비스는 물론 동남아 핀테크 사업까지 확장한 라인야후는 모회사 A홀딩스의 지분 50%씩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나눠 갖고 있다.지난해 발생한 라인 메신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이유로 일본 총무성이 보안 거버넌스(지배구조) 재검토를 요구했고, 라인야후에 제시한 개선안 제출 데드라인이 결국 도래했다.한일 정부는 네이버를 향한 지분 매각 압박 내용은 개선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막상 당사자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래를 알 수 없게 됐다.라인플러스 등 라인 서비스 관련 한국 직원 2500여 명의 고용 불안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해진 GIO께 요청드린다"며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뿐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열정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1 07:00
IT

네이버 노조 "라인야후 10년 결실 일본에 빼앗길 판…정부 관심 절실"

네이버 노조가 일본 최대 포털·메신저는 물론 동남아에서 눈에 띄는 사업 성과를 내고 있는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을 반대하며 정부의 지원 사격을 강력히 요구했다.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김준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용만·이용우 의원 등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지금 라인야후 매각 이슈는 누가 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로 2500여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고 애써 만든 서비스와 기술을 통째로 빼앗길지 모른다는 좌절감을 겪고 있다.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또 오 지회장은 "네이버의 경영진, 그리고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의 대표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요청드린다"며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서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뿐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열정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 메신저 개인정보 유출을 두고 이례적으로 두 차례 행정지도를 펼쳐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배구조 재검토를 간접적으로 압박했다.오는 7월 1일을 개선안 제출 시점으로 못 박은 상황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분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오 지회장은 "이는 나아가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 대가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면 누구도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오 지회장은 "한국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가 하나씩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실질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25 17:03
IT

[IS시선] 네이버, 일본에 명확하게 'NO' 해야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사업 철수 압박이 외교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현지 최대 메신저·포털을 등에 업고 '아시아 메가 플랫폼'으로 도약하려 했던 네이버의 청사진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못박은 데드라인에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일본 총무성이 거버넌스(자본 관계) 개선안 제출을 요구한 시한(7월 1일)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경영권 관점이 아니라는 반박에도 당사자인 라인야후를 비롯해 모회사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네이버, 소프트뱅크는 지분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서면으로 목소리를 냈던 한국 정부는 뒤늦게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정부 책임론'이 거세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일 입장 발표에서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라인 메신저 개인정보 유출 사고(2023년 11월) 직후부터 네이버와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해명하기 바빴다. 같은 날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기업의 입장을 최우선에 두고 긴밀하게 소통한 과기정통부 및 정부 관계자에 감사하다"며 정부를 직접 언급했다. 정부에 화살이 쏟아지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합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 2003년 발효된 '한일투자협정'은 투자 단계부터 내·외국인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일종의 경제 동맹 계약이었다. 소재에 강한 일본 기업을 위한 한국의 투자나 한국 IT 기업의 일본 진출 등 상호 보완적 관계를 약속했다. 그런데 일본은 네이버가 13년간 키운 라인을 보안을 핑계로 독식하려는 반칙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기존 전화·문자 소통 체계의 취약점을 충실히 보완하며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던 과거는 완전히 잊은 듯하다.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정부의 태도에 참다못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자 기업에 보안사고 한 번 났다고 지분 빼고 나가라고 한다면 누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겠나"라며 "일본 정부는 반시장적 폭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지나치게 신중한 네이버도 마냥 피해자로만 볼 수는 없다. 이번 사태로 일주일 사이 주가가 5% 넘게 빠졌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대응에도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결정하겠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배임이나 다름없다.회사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온 식구들은 잠을 설치고 있다. 이날 네이버 노조는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간다면 2500여 명의 라인 구성원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이 돼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지금의 상황이 조심스러운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네이버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일본에 'NO'라고 분명하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과 구성원들의 미래는 물론 뒤이어 해외에 진출하게 될 스타트업들을 위한 선진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답답한 정부의 멱살을 잡고서라도 한일투자협정과 국제통상법 등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투입해야 한다. 시기를 놓치고 허망하게 기술 주권을 빼앗긴다면 한국은 'IT 강국'이 아닌 'IT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4.05.14 07:00
IT

김범수 구원등판 한 달 만에 대표 교체 강수…더는 '회전문 인사' 없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예상보다 빨리 대대적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동료가 아닌 오랜 기간 IT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에게 운전대를 맡기기로 했다.카카오는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사내 공지에서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고 밝히며 경영진 물갈이를 예고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이른 시기에, 그것도 대표를 바꿀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김 위원장이 경영에 직접 뛰어든지 약 한 달 만이다.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주요 공동체 CEO(최고경영자)들을 소집해 비상경영회의를 연 데 이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며 사법리스크와 경영진 내부 비위 논란으로 흔들리는 회사를 바로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번 결정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그간 김 위원장이 고수해온 측근 경영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인맥 중심의 '회전문 인사'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내정자는 김 위원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 아니다. 연세대에서 불어불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마케팅 석사 학위를 땄다. 이어 미시건 주립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김범수 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등 굵직한 IT 거목들을 배출한 삼성SDS에 몸담은 적도 없다. 대신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치며 안목을 키웠다.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정신아 내정자는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앞으로 내정자 신분으로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다.정신아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카카오 노조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대표 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하며, 인적 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4 07:00
금융·보험·재테크

우리금융 임종룡·조병규 케미, ‘관치금융’ ‘자리 나눠먹기’ 시선 불식시킬까

우리금융그룹이 새로운 수장을 선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신임 은행장도 3일부터 취임할 예정이라 본격적인 ‘임종룡호’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우리가 함께 하는 특별한 한끼’로 격의 없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은 우리금융 본점 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직접 점심을 배식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행사에는 3일 이임하는 이원덕 은행장과 박봉수 노동조합 위원장도 함께 참여했다. 평소 소통을 강조해온 임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눴다. 임 회장은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며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임직원에게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언제든 알려달라”며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업문화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관치금융의 선봉’으로 지목되고 있는 임 회장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금융위원장 출신으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남다른 스킨십을 보이고 있는 그는 지난 3월부터 우리금융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중요 과제로 내세웠던 ‘미래 성장 추진력’으로 포트폴리오 강화를 약속했다지만 우리금융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하나금융과 치열한 3위를 벌이고 있는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에 NH농협금융에도 밀리며 5위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9113억원을 기록했고, NH농협금융은 947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NH농협금융에도 밀리는 이유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기 때문이다. 다른 4대 금융과 비교해 증권과 보험 등의 계열사가 없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형국이다.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방침이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를 위해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했고,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안타증권 등의 인수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현재 매물들이 쏙 들어갔다. 중형 증권사 정도는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지주 내에 미래사업추진 부문도 신설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균형 있는 수익구조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위기 속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이 90% 이상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조병규 은행장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은행장 선임 경쟁에서 기업 영업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3위 탈환의 중책을 맡은 그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종룡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임 회장이 취임 100일 성과로 ‘투명한 경영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통한 은행장 선임을 강조했지만 한일·상업은행 파벌 싸움과 자리 나눠먹기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꼽지 않다. 역대 은행장을 보면 ‘핑퐁 구도’가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광구(상업은행)·손태승(한일은행)·권광석(상업은행)·이원덕(한일은행)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의 조병규 은행장이 바통을 받았다. 임 회장과 조 은행장은 둘의 케미로 ‘관치금융’과 ‘자리 나눠먹기’에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03 07:00
IT

KT, '개미 대장'도 사외이사 도전장…검찰 압박 속 정상화 총력

CEO(최고경영자)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위기에 빠진 KT가 이사진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 등 'KT맨'들이 낙마하며 정치권 외풍이 잦아드는 듯했지만, 검찰의 수사망이 급속도로 좁혀지면서 안팎으로 여전히 시끄러운 상황이다.KT는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사외이사 예비 후보가 총 19명 접수됐다고 17일 밝혔다.KT는 지난 8일부터 16일 오후 1시까지 사외이사 예비 후보 주주 추천을 받았다. 자사 주식을 6개월 이상, 1주라도 보유한 모든 주주가 후보를 추천할 수 있었다.대표 선임 절차 개선과 이사회 역할 재정립 등 중책을 맡은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지난 4월 구성할 때는 지분율 1% 이상 국내외 주요 주주들만 전문가를 추천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다수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확 낮췄다.덕분에 개미(개인·소액투자자) 대표도 KT 사외이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대 주주 국민연금과 여당의 흔들기로 KT의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의결권 행사 등 단체행동을 예고한 회원 약 1900명의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운영자가 나섰다.카페 회원들은 "주주연대 대표가 사외이사로 진입하는 좋은 사례"라며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KT는 사외이사 예비 후보 자격을 리스크·재무·경영·ICT 실무 경험 및 전문 지식과 윤리의식·책임성 등을 보유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진보 성향의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는 김종보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공정거래·상법·노동 분야 법률전문가로, 정경유착 문제와 비합리적인 기업 경영에 맞서 개혁을 추구해왔다는 평가다.KT는 국민연금·현대차·신한은행 등 대주주들이 후보를 추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외압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후보들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만큼, 이번에 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의 영향력은 전과 달리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KT는 향후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사내이사의 참여를 배제하고, 이사회 내 사내이사 수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영진의 내부 참호 구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결단이다.그런데 공교롭게도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마감일에 검찰이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펼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본사는 물론 계열사, 관계자 사무실 10여 곳을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 시절 KT가 KT텔레캅의 일감을 KDFS에 몰아주고, 이를 바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 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KDFS는 2010년 8월 KT에서 분할한 시설 관리 업체다. 정치권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KT는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T 측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KT는 오는 6월 초 사외이사 후보군을 7명으로 압축하고, 같은 달 말 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이어 7월 새로운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차기 대표 후보를 확정하고, 8월 2차 임시 주총에서 공식적으로 운전대를 맡길 계획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5.18 07:00
IT

KT "주주 추천 사외이사 예비 후보 19명"

KT는 차기 대표 선임의 '키'를 쥔 사외이사 예비 후보 총 19명이 접수됐다고 17일 밝혔다.KT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사외이사 예비 후보 주주 추천을 받았다. 자사 주식을 6개월 이상, 1주라도 보유한 모든 주주가 추천할 수 있었다.국민연금·현대차·신한은행 등 주요 주주들이 후보를 추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소수 노조인 KT새노조가 제안한 김종보 변호사와 온라인에서 소액주주 활동을 펼치는 네이버 카페 운영자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KT가 지난 4월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구성한 '뉴 거버넌스 구축 TF'가 후보들에 대한 1차 평가를 진행한다.외부 전문가 5인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TF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들을 전문성·독립성·공정성·충실성 측면에서 심층 평가해 7명으로 압축한다.이어 오는 6월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하고, 같은 달 말 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선임할 방침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5.17 12:31
산업

카카오, 3년 연속으로 네이버에 평균 연봉 앞섰다

카카오가 평균 연봉 부문에서 3년 연속으로 경쟁사인 네이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국내 양대 포털 인 ‘네카오’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3000만원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는 임직원 평균 연봉 1억3900만원으로 1억3449만원의 네이버에 우위를 점했다. 이는 등기 임원을 제외한 전체 직원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 차익을 반영한 평균치다. 카카오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3년 연속으로 네이버보다 직원 평균 연봉이 높아졌다.2019년 임직원 평균 연봉에서 카카오는 8000만원으로 네이버(8400만원)에 뒤졌다. 그러나 2020년 1억800만원으로 네이버의 1억248만원을 제쳤다. 이어 2021년도 1억7200만원으로 1억2915만원의 네이버를 따돌렸다. 대표이사 보수도 지난해 카카오가 앞선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29억7500만원을 기록해 네이버의 최수연 총괄 대표(11억원)와 채선주 ESG·대외 정책 대표(21억6200만원)보다 높은 보수를 기록했다. 이는 네이버보다 카카오가 인건비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의 인건비는 2020년 9119억원에서 지난해 1조6871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카카오와 네이버의 임금 격차는 올해 더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퇴직한 남궁훈 카카오 당시 대표는 당해 연봉을 15%, 올해 연봉을 6% 올리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에 비해 네이버 노사는 올해 임금을 4.8% 올리는 데 잠정 합의하는 데 그쳤다. 다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차익 등을 제외한 '실제 임직원의 평균 급여'는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준으로 지난해 카카오의 평균 급여는 9500만원으로 집계됐지만 네이버는 1억2025만원에 달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꾸준히 오른 반면 지난해 카카오는 전년 대비 19.2%(3300만원) 떨어졌다.여기에 카카오는 지난해 전체 계열사 평균 연봉 순위에서 카카오뱅크에 임직원 평균연봉 1위 자리를 내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6400만원이었다.성별로 보면 네이버는 카카오와 비교할 때 남녀 임금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고, 여성의 임금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으로 성별 임금 격차는 카카오의 경우 남성(2억1700만원)이 여성(1억800만원)보다 1억900만원 높았다. 하지만 네이버는 남성(1억3588만원)이 여성(1억1742만원)보다 1846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14 12:30
금융·보험·재테크

'삼성통장' '네이버통장' 나오나요?…넘어야 할 산은

삼성카드에서 '삼성통장'이, 네이버파이낸셜에서 '네이버통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과점체제'를 깨기 위한 방법으로 비은행권의 은행업무 겸영을 허용하기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벽을 허물어 '이자 장사'와 '성과급 파티' 등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인데, 넘어야 할 산이 여러 개다. 새 은행 브랜드 나오나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TF의 핵심과제가 비은행권의 은행업무 겸영 허용이다.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종합지급결제업 허용'이다. 종합지급결제업이란 하나의 라이센스를 통해 대금결제업, 자금이체업, 결제대행업 등 모든 전자금융업무를 영위하는 사업자를 뜻한다. 당국이 이를 허용할 시 현재 비은행권에서는 불가능한 독자적인 계좌 발급이 가능해진다. 즉, 카드사가 통장을 갖고 결제와 이체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현재는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한 자산관리계좌(CMA)를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독자적인 '네이버통장'을 발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네이버는 산업자본과 고객 파이까지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신규 플레이어로 거론된다. 이런 논의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도 금융당국이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종합지급결제업 허용이 추진된 바 있다. 당시에는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논의됐는데, 금융권이 '빅테크 특혜' '기울어진 운동장' 등의 반대 목소리를 키우며 보류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빅테크는 물론, 보험사와 카드사까지 확대해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이렇게 되면 보험사나 카드사가 요금을 고객으로부터 받아내기 위해 은행 계좌를 거쳐야했던 번거로움이 줄어들게 된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비은행권 금융회사들의 부담도 덜어진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만나 은행 과점체제 해소와 관련해 "지금 시장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에게 좀 더 경쟁적 환경 내지는 경쟁적 자세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일단 우선"이라고 말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대금이나 보험료 같은 결제를 은행을 거치지 않고 하게 되면, 과정이 한 단계 줄어들게 되면서 비용도 감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미 지난 2일 진행된 첫 회의에서는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이 첫 번째 과제로 제시됐다. 은행의 특정 업무를 수행할 '특화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이다.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이나 소상공인대출 전문은행 등 세분화된 전문은행을 만들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스몰라이센스'를 도입해 설립하는 특수목적은행 인가제를 참고한 방안으로 알려졌다. 미국에는 예금이나 대출, 수표지급 등 일부 업무만 수행하는 은행이, 영국에는 소매금융과 IT기술을 접목해 디지털화한 챌린저뱅크가 시범운영 중에 있다.이 밖에도 기존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나왔다.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은행 수 자체부터 늘리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넘어야할 산은당장 종합지급결제업 허용을 위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 개정안은 이미 발의된 상태지만, 3년 가까이 국회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작년 초에만 해도 이 개정안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빅테크 특혜'라며 반발이 거셌다. 금융노조는 종합지급결제업이 은행 업무에 해당한다며 이에 상응하는 강력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지만, 이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경우 은행권과 금융노조의 반발은 도돌이표로 일어날 것이 뻔하다는 게 업계 내 시각이다.게다가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새롭게 생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자본도 필요하고 인프라나 영업력 측면에서도 필요한 요소들이 많은데, 금산분리 규제를 풀지 아니고서야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했다. 은행법상 은행을 설립하려면 최소 10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더구나 금융당국이 저지하려하는 5대 시중은행과 견주려면 각종 인프라까지 갖춰야 한다. 금융당국이 진입 장벽을 인터넷은행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하더라도, 말처럼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의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으로 은행의 4분의 1이지만, 물적·인적 설비까지 갖추려면 최소 3000억원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은행권 금융회사들이 종합지급결제업으로 은행 업무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이자 장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종합지급결제업 계좌는 돈을 넣어두더라도 결제·이체용으로만 기능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예금이나 대출 업무는 그대로 은행이 유지한다는 의미다.대출 전문은행 같은 특화은행이 나와야 하는데, 이는 카드사나 캐피탈과 같은 기능을 하는 여신금융전문회사와 다를 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많아지면 고객을 끌어올 목적으로 예금 금리가 소폭 올라갈 수 있겠다"면서도 "결국 모든 금리는 시장에 따라 움직여서 큰 차이가 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보다 건전성이나 소비자 보호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특히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금융당국도 인지하고 있다. 비은행사가 계좌를 발급하면 은행예금과 달리 예금보험제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비은행권의 업무범위 확대는 건전성이나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많은 고려사항이 제기된 만큼 업무범위를 확대하더라도 충분한 건전성과 유동성, 그리고 소비자 보호체계가 잘 갖춰진 금융회사에 한해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되면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이 만든 금융결제원 금융결제망을 이용하게 되는데 망 이용료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이런 문제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의 효용 관점으로 논의 과제에 대한 검토를 이어가며 6월 최종 결과물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최근 "논의되는 과제를 모두 채택할 수도 있지만, 전부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국민의 효용 증진 차원에서 살펴볼 예정이며, 제도를 만들어놓으면 수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3.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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