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880건
산업

선명한 빨간색 간판 '시바'…테무 전초기지 "한국 진격 이상 無"

대한민국에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이하 C커머스) 바람이 거세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본격적으로 국내 진출한 지 만 2년 만에 쿠팡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꿰찬 가운데, 또 다른 C커머스 업체인 테무가 국내 직진출을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C커머스 최초로 경기도 김포시에 초대형 물류센터까지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으며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됐던 배송까지 해결하는 분위기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본 규모와 속도, 초저가 정책으로 밀어붙이는 테무를 바라보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테무가 한국 점령의 전초기지로 삼은 김포 물류센터를 직접 찾아가봤다. 낯선 빨간색 글씨 ‘시바’ 지난 11일 경기도 김포시 구래동 6871-22를 내비게이션에 찍었다. 쭉 뻗은 자유로를 내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포 일대에서도 유난히 크고 세련된 물류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연 면적 약 5만평(16만5000㎡),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에 달하는 테무의 국내 첫 물류 전진기지였다. 차에서 내려 물류센터에 가까이 다가가자 건물 최상단에 붙은 낯선 발음의 빨간색 대형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영문으로 선명하게 새겨진 ‘SHIVA’(시바)였다. 시바로 간결히 표현된 시바로지스는 중국 C커머스 글로벌 물류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풀필먼트·국제특송·통관·포워딩까지 이커머스의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화물 보관 및 분할 배송을 하는 3자물류(3PL) 외에도 물류 계획과 조정, 운영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4자물류(4PL)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바로지스는 테무를 대행해 김포 구래의 물류센터를 계약한 주체다. 시바로지스가 국내 테무 물류센터의 운영 일체를 맡고, 국내 물류와 상품 보관·운영지원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쉽게 말해서 시바로지스가 시행사이고,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시공사를 맡아 수익은 함께 셰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건물을 한 바퀴 둘러보는 내내 감탄사가 나왔다. 동부건설이 지난해 준공한 만큼 전반이 최신식이었다. 당장 조업이 가능한 상하차 시설은 물론 상·저온 복합설비를 고루 갖추고 있었다. 압권은 입지였다. 김포 구래는 주변에 항만이 있어서 중국 본토에서 접근이 용이하고, 수도권과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아 당일 배송이 가능한 입지였다. 테무가 장기 임차계약을 맺을만했다. 물류가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아 전반적으로 한산했지만, 드문드문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만난 내부 사정을 잘 하는 관계자는 “테무 한국 총괄 사무실이 10층에 들어와 있다. 테무 직원들이 실무 준비를 위해 자주 왔다 갔다 하고, 롯데글로벌로지스 직원들도 오간다”고 귀띔했다. 이어 “현재는 3개 층만 점거하고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물동량이 늘어나고 사업이 확대되면) 물류센터 전체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테무가 김포 구래동에 들어왔다는 소식이 번지면서 인근 부동산은 사뭇 밝은 분위기였다. 대규모 물류센터의 특성상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가 다수 생길 수 있고, 이에 따라 침체한 상권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엿보였다. 인근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직원 A씨는 “축구장보다 큰 규모의 테무 물류센터가 생기면서 미리 근처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 등을 선점 매수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전초기지 세운 테무 ‘한국 진출 순항 중’이커머스 업계는 김포에 배송 인프라까지 갖춘 테무가 한국 시장 장악에 고삐를 쥐었다고 보고 있다. 2023년 10월 국내에 앱을 출시한 테무의 유일한 약점은 배송이었다. 국내에 없는 초저가 상품으로 무장했지만, 배송 속도가 너무 느리다 보니 경쟁력을 단번에 키우기 쉽지 않았다. 한국은 빠른 것에 익숙하다. 쿠팡 외에도 네이버쇼핑, 11번가, G마켓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익일·당일·지정일·주말 배송 등 소비자 맞춤형 빠른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때로는 보름을 넘기는 테무의 배송 속도는 한국 정서와 맞지 않았다. 하지만 테무가 한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상품을 미리 국내 물류센터에 보관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존에 1∼2주가 걸리던 배송 기간을 1~2일 안으로 단축할 수 있다. 테무로서는 김포 물류센터를 통해 초저가와 빠른 배송까지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국내 진출을 위한 ‘예열’은 끝났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4년 이커머스 앱과 브랜드 시장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테무는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 약 14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전체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139% 성장한 수치다. 업계는 추후 물류센터가 활성화할 경우 배송까지 갖추면서 테무의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김포 구래 물류센터를 통해 테무 외에도 C커머스 업계 큰손들의 한국 진출도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업계 일각에서는 김포 구래 물류센터 내에 테무만을 위한 공간 외에도 타오바오(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나 틱톡(동영상 공유플랫폼) 등에서 커머스 사업을 전개 중인 중국 대형 벤더사들이 함께 들어왔다는 소문이 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무는 중국 본토를 통한 직구가 기본 베이스라 현재로서는 물동량이 많지 않다”며 “시바로지스가 김포 물류센터를 임대하면서 테무 외에도 중국 내 대형 벤더사들도 함께 계약해 들어와 같이 쓰는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아직 테무의 콧대는 높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로컬라이징(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에 한국산 상품 채널인 ‘케이베뉴’(K-venue)를 만들어 한국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반면 테무는 모기업 핀둬둬그룹의 정책에 따라 현지화에 별 관심이 없다. 또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테무가 최근 L2L 방식을 도입했지만, 기본 원칙은 글로벌 공통적으로 직구”라며 “테무는 알리익스프레스와 달리 현지화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커머스 격전지 된 한국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242조 원대로 중국·미국·영국·일본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다. 최근 수년 사이 한국이 C커머스의 격전지로 떠오른 배경이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각각 912만4000명, 82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쿠팡에 이어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테무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 제동이 걸리면서 한국이 더욱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800달러(약 117만원) 미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제외 해주는 ‘소액 면세 기준’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고공 성장한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무의 시선이 한국으로 향하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와 유통가는 긴장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B사의 관계자는 “C커머스는 자본력을 쏟아붓는 규모가 다르다”며 “초저가 정책에, 무료 배송 및 반품까지 더해지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반면 C커머스의 테무의 직진출을 소비자의 쇼핑 선택권이 확대되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 언론이 다소 과하게 공급자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소비자들도 이런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입맛을 다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C커머스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 키우기 어려워지면서 한국 진출에 더욱 공격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한편 시바로지스 측은 보도가 나간 뒤 본지에 테무와 김포 물류센터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알려왔다. 시바로지스 대표는 본지에 "김포 구래 물류센터는 시바로지스의 자체 물류회사로서 풀필먼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계약한 것"이라며 "우리는 테무의 김포 물류센터를 계약한 주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바로지스 대표는 "해당 물류센터는 한국제품의 중국 역직구 외에도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 등을 돕는 양방향 물류센터로 사용 예정이며 테무와는 관계가 없다"며 "현재 물류센터 10층에도 테무 직원이 아닌 시바로지스 직원들만 들어와 사업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4.21 06:50
금융·보험·재테크

KB리브모바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USIM 판매 채널 확대

KB리브모바일(KB Liiv M)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USIM(유심) 판매를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에는 KB리브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신청하거나, 영업점 또는 편의점 방문을 통해 유심을 수령할 수 있었다. 앞으로 고객들은 온라인 쇼핑으로 유심을 구매해 집에서 간편하게 KB리브모바일 개통을 진행할 수 있다. 유심 판매 가격은 1100원이며, 구매한 유심은 연중무휴 무료 배송으로 익일 수령이 가능하다. 유심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네이버에서 ‘KB리브모바일 유심’을 검색한 후, KB리브모바일 스마트스토어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KB리브모바일은 스마트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이벤트도 진행한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유심을 구매한 고객 중 네이버 리뷰를 작성한 고객에게는 5000 네이버페이 포인트, 이벤트 대상 요금제로 KB리브모바일 개통까지 완료한 고객에게는 3만 KB포인트리를 지급한다. KB리브모바일 관계자는 “비대면 개통 환경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고객들이 가장 익숙한 채널에서 편리하게 유심을 구매하고 개통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4.17 11:03
금융·보험·재테크

네이버페이, 코레일 2만원 이상 결제하면 4000포인트 쏜다

네이버페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KTX 개통 21주년을 맞아 오는 5월 10일까지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코레일 홈페이지나 모바일 ‘코레일톡’ 앱에서 승차권을 네이버페이 머니로 2만원 이상 단건 결제 후 열차 이용을 마친 8250명을 무작위 추첨해 네이버페이 4000포인트를 지급한다.또 코레일은 프로모션 기간 네이버페이 머니 결제를 비롯해 누적 금액 21만원 이상 승차권을 결제하고 열차 이용을 완료한 사용자 중 추첨해 2100명에게 코레일 운임 할인권 1만원권을 제공한다.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용자들의 다양한 일상 속에서 네이버페이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11 09:33
e스포츠(게임)

배그 모바일 국제 대회 '2025 PMGO' 메인 이벤트 개막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국제 대회인 ‘2025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오픈’(이하 PMGO) 메인 이벤트가 오는 12일 개최된다고 10일 밝혔다.PMGO는 2024년에 처음 도입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국제 e스포츠 대회로 총상금은 약 50만 달러(약 7억3000만원) 규모다. 메인 이벤트는 4월 12일과 13일 양일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진행된다.글로벌 초청 8개 팀과 개최국 예선을 거쳐 직행한 1개 팀, 권역별 사전 경기를 통과한 7개 팀 등 총 16개 팀이 참가한다. 우승 팀의 지역에는 오는 7월에 개최될 예정인 ‘2025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월드컵’의 참가 출전권이 1장 더 부여된다.한국에서는 농심 레드포스가 글로벌 초청 팀 자격으로 메인 이벤트에 참가한다. 농심 레드포스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시리즈 2025 시즌 0’ 우승으로 메인 이벤트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최초로 스매시 룰 방식으로 진행되며, 80점을 획득한 이후 '치킨'(최후 승리)을 차지하면 최종 우승하게 된다. 총 12매치가 종료될 때까지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팀이 없을 경우, 12매치 합산 포인트가 가장 높은 팀이 우승하게 된다.2025 PMGO 메인 이벤트는 매 경기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되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공식 유튜브, 틱톡, 네이버 e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10 16:38
산업

"살짝 부족하네..." 쿠팡 럭셔리 화장품 앱 '알럭스' 직접 사용해보니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럭셔리 화장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생필품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알럭스’(R.LUX)'라는 이름의 럭셔리 버티컬 커머스 서비스(전문몰)를 선보이는데 이어 별도 앱도 출시하며 고삐를 쥐었다. 기자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화장품을 구매해 봤다. 알럭스는 쿠팡만의 장점이 선명했지만, 보완이 필요한 숙제거리도 안고 있었다. 새벽 7시 알럭스가 도착했다 ‘새벽배송 1박스 문 앞으로 배송 완료했습니다’. 9일 새벽 스마트폰에 알럭스의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다. 낯익은 상자를 벗겨내자 고급스러운 검은색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상자 한 귀퉁이에 음각으로 새겨진 영단어 ‘R.LUX’ 글자가 은은하게 빛났다. 구매한 제품은 메이크업 브랜드 ‘맥’의 글로우 플레이 텐더토크 립 밤이었다. 정가는 3만8000원이지만, 알럭스에서는 3만360원이었다. 온라인 최저가는 아니었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제법 깔끔한 포장과 빠른 배송에 점수를 조금 더 줬다.남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매한 제품이었기에 퍽 만족스러운 쇼핑이었다. 알럭스의 모든 제품은 어디서 어떤 경로로 제품이 왔는지 믿을 수 있다. 타인에게 선물을 해도 가품 이슈로 탈이 날 걱정이 없다. 제품과 함께 도착한 ‘이 상품은 합국 법인 브랜드 본사에서 매입한 정품입니다’는 내용의 메시지 카드가 마치 백화점에서 개런티라도 받은 듯한 기분을 안겼다. 럭셔리 화장품에 꽂힌 쿠팡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품격에 로켓 서비스를 더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름에도 명품을 지향한다는 쿠팡의 바램을 숨기지 않았다. 럭셔리 화장품 유통은 쿠팡의 숙원이었다. 쿠팡은 유료 회원 수 14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압도적인 이커머스 기업이다. 지난해 유통기업을 통틀어 최초로 연 매출 40조원 고지에 올랐다. 식료품과 생필품은 무조건 쿠팡에서 구매하는 사용자가 적지 않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다음날 새벽에 물건을 보내주는 로켓배송이 이뤄낸 성과였다.그러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럭셔리 화장품과 같은 고마진 제품군이 필요하다. 뷰티 제품은 식료품과 비교해 유통기한이 길어 보관도 용이하다. 쿠팡의 주 고객층이 30~50대 여성인만큼 쿠팡이 화장품 카테고리까지 확실하게 잡을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급미 장착 중인 알럭스 쿠팡은 세련미를 갖추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최저가’로 연상되는 대중적인 이미지의 쿠팡은 럭셔리 뷰티 제품군과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쿠팡은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종전의 ‘로켓럭셔리’를 알럭스로 바꿨다.이례적으로 배우 김고은을 모델로 내세우며 힘을 줬다. 김고은은 명품 브랜드 샤넬의 뮤즈이자 20대 여성의 워너비로 통한다. 김고은이 공항에서 선보인 가방, 신발, 셔츠는 항상 완판 리스트에 오른다. 쿠팡은 김고은만의 럭셔리 분위기를 앞세운 광고 캠페인으로 홍보하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전시도 한다. 알럭스는 서울미술관 별관 VIP 라운지에서 ‘아트 오브 럭셔리’ 특별전을 열고 있다. 예술 작품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된 럭셔리를 재조명한다는 내용이다. 고급스러움을 장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직은 허전한 명품 브랜드 아직 갈 길이 멀다. 럭셔리 브랜드의 생명인 ‘고급미’는 단숨에 쌓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입점 브랜드를 꾸준히 늘려가야 하는 알럭스의 경우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알럭스 앱에는 에스케이투(SK-ll)·랑콤·에스티로더·설화수·비오템 등 30여 개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대부분 스킨과 로션, 크림 등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강점이 있는 고급 브랜드다.스킨케어 제품은 내가 내 돈 주고 사는 대표적 ‘내돈내산’ 품목이다. 정품만 보장된다면 최저가나 각종 혜택을 얹어 어느 몰이든 클릭해 사면 된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성공한 이후 이커머스 업계에는 새벽배송, 주말배송, 희망일배송까지 각종 빠른 배송의 변주가 차고 넘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알럭스 앱을 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화장품은 선물용으로 유용한 상품군이다. 30대 여성의 파우치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정가 8만8000원짜리 샤넬 핸드크림, 5만원 짜리 크리스챤 디올 립스틱은 남에게 선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샤넬이나 디올, 아르마니 등의 뷰티 제품은 ‘남에게 주기 쉬운 작은 사치품’에 해당한다. 그러나 알럭스에는 아직 이런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았다. 회사원 김지예(37)씨는 “샤넬이나 디올, 아르마니 립스틱이나 핸드크림 같은 품목은 내 돈으로 사서 쓰기 보다는 선물용으로 손쉽게 사기 쉬운 품목”이라며 “쿠팡은 막상 선물하려고 보면 이런 브랜드가 없어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우회로 찾아봐야 쿠팡은 억울하다. 정당하게 제품을 매입해 알럭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럭셔리 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유독 콧대가 높은 명품 브랜드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이커머스에서 여성들의 ‘로망’인 샤넬·디올·생로랑·아르마니 등이 입점한 플랫폼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네이버쇼핑 정도다. 샤넬과 디올은 초호화 명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유통망에 입점할 때 깐깐한 기준을 둔다. 비싼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곧 정체성이다. 이들 브랜드로서는 생필품과 식료품에 강점을 둔 쿠팡에 선뜻 물건을 내주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진 않다. 최근 아르마니 뷰티를 판매하게 된 CJ온스타일의 사례를 엿볼만하다. 뷰티 업계는 아르마니가 CJ온스타일보다는 해당 채널에서 자체 쇼를 진행 중인 방송인 최화정을 염두하고 입점했다는 평가다. CJ온스타일은 그동안 시슬리, 에스티로더 등 고급 뷰티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섬세한 차별화도 필요 알럭스만의 섬세한 감성이 다소 부족한 점도 아쉽다. 제품 소개 시 해당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와 똑같은 사진과 설명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상품 정보만 있다는 뜻이다. 고가 화장품은 디테일에 신경 쓴다. 이미지와 감성과 같은 무형의 가치가 중요하다. 상품을 기획한 MD가 왜 이 브랜드의 제품을 알럭스에 넣었는지, 소비자가 왜 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보다 친절하고 섬세한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첫술부터 배부를 수 없다. 알럭스 앱이 세상에 나온 건 이제 2개월 차다. 쿠팡 측은 “앞으로 더 많은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 중”이라면서 “첫 번째 앰배서더인 김고은과 함께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서비스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10 06:50
영화

챗GPT의 시대, 왜 ‘디즈니’가 아니라 ‘지브리’일까 [정시우 SEEN]

이것은 지브리 마법인가. 지브리 필터만 거치면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선한 사람 이미지로 환골탈태하고, 훈녀훈남으로 환생한다. 그래서일까. 근 며칠 사이 지인 중 상당수의 모바일 메신저와 SNS 프로필이 지브리 풍으로 바뀌었다. 오픈AI가 지난달 25일 챗GPT에 사진을 리터치할 수 있는 기능을 넣으면서부터다. 그림 변환 시도 폭주로 챗GPT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녹아내릴 지경이라는 오픈AI 측의 엄살(?)은 이 현상이 열풍을 넘어 광풍에 가까움을 증명한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시대에,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지구인 ‘(프사) 대동단결’을 챗GPT가 해내고 있는 셈이다.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프로필 사진 인기가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네이버 계열사 스노우의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 ‘에픽(EPIK)’을 통해 90년대 미국 졸업사진 느낌으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놀이가 붐을 일으킨 바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 유명 연예인들이 SNS에 본인의 변환 사진을 앞다퉈 올리면서 ‘인싸들의 놀이터’로 입소문을 탔다. 이번 ‘지브리 스타일’ 밈 열풍도 유명인들을 통해 촉발됐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얼굴을 지브리 화풍으로 모사한 그림을 X(옛 트위터) 프로필에 올리고, 미국 백악관 공식 X 계정이 가세하면서 ‘핫’해졌다. 이를 두고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AI 대중화’의 새로운 변곡점으로 될 사건이라고 진단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궁금한 건, 그 많은 그림체 중에 왜 지브리가 유독 인기인가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디즈니도 아니고, 심슨도 아니고, 왜 지브리인가다. ‘아날로그’ 꿈의 공장으로 통하는 지브리가 ‘디지털’ 기술 최전선에 선 AI 시장에서 이토록 주목받는 게 아이러니로 다가오기 때문이다.지브리의 상징적인 인물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가성과 대중성의 접점을 천채적으로 조율하는 창작자다.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 속에서 보편성을 길러낸다. 국경을 초월해 모두가 소구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또 그의 저력이다. 존재 자체를 국가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존재 자체가 희귀템으로 통한다. 그런 그의 특징 중 하나는 한 땀 한 땀 수작업을 거쳐 작업물을 내놓는 방식이다. 아날로그에 대한 집착은 미야자키가 데뷔 후 보여 온 철학과도 연결된다. 데뷔작 ‘미래소년 코난’(1978)을 시작으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 ‘천공의 성 라퓨타’(1986) 등에서 그는 가족과 사랑, 자연과 반전 등을 이야기해 왔다. 기계문명을 향한 비판 역시 그의 세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디지털 사회에서 아날로그 적인 감성을 찾고 싶어하는 심리가 이번 붐에 적잖이 들어서 있다. 유해한 사회 분위기의 반작용으로 무해함이 각광받는 분위기도 있을 테다. 문제는 이러한 붐이 정치로 넘어가면 미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트럼프 정권은 불법 체류자 추방 정책을 홍보하는데 ‘굳이’ 지브리 풍 이미지를 사용했다. 지브리 화풍 안에서는 연일 관세를 때리며 지구촌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는 트럼트도 푸근한 리더 같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세상 좋은 옆집 삼촌 같다. 이것이 정치가들의 전략적 속셈이라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정말이지 뒷목 잡을 일이긴 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엄청난 광풍을 모두 설명하긴 힘들다. 그렇다면?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된 쇼셜 미디어는 ‘내 진짜 삶’을 보여주기보다는 ‘내가 추구하는 삶’을 보여주는 쇼윈도에 가깝다. 누가 더 행복해 보이는가를 두고 보이지 않는 심리전이 매일 치러지는 전쟁터다. 그랬을 때, 행복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한껏 풍기는 지브리 화풍은 자신의 인생을 뽀송뽀송하게 보이도록 해 주는 데 더 없이 안성맞춤이다. 특히나 프로필 사진은 ‘나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여기엔 욕망이 들어간다. 미남미녀들이 넘쳐나는 통에 ‘이번 생은 망했다’며 프로필 사진과 담쌓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지브리 풍이 업데이트 용기를 심어줬다고 해석하면 오판일까.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4.10 06:00
e스포츠(게임)

라인게임즈, ‘창세기전 모바일’ 올해 신규 캐릭터 로드맵 공개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이하 창세기전 모바일)가 올해 ‘창세기전2’ 메인 스토리의 클라이맥스를 예고했다.라인게임즈는 9일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자 노트에서 연내 추가로 선보일 신규 캐릭터 정보가 담긴 로드맵을 공개했다.‘창세기전 모바일’은 1990년대 국산 RPG 게임 중흥기를 연 ‘창세기전’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해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파트너사인 VNG게임스가 중화권(대만, 홍콩, 마카오)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개발자 노트는 시리즈 원작자이자 ‘창세기전 모바일’ 내러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최연규 디렉터가 공개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새로운 캐릭터들에 대한 다양한 힌트를 담았다.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는 최근 공개된 ‘이자벨 리피네’ 등 시리즈 외전 ‘서풍의 광시곡’의 주요 캐릭터 다수가 공개된 가운데 올해는 ‘창세기전2’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가 중점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메인 스토리 흐름상 ‘창세기전2’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클라이맥스 스토리에 가까워졌다. 올해 중반 이후부터 ‘창세기전2’의 엔딩까지 필요한 캐릭터들이 순차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원활한 스토리 전개와 원작 설정을 고려해 ‘에스테 도데’와 같은 캐릭터들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또 메인 스토리와 한 축을 이루는 ‘코스모스 사가’ 등의 캐릭터도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게임 플레이의 전략적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올여름 ‘힐러형 캐릭터’를 공개한다. 이 캐릭터 역시 ‘창세기전2’ 및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스토리와 깊게 연결된다.최연규 디렉터에 따르면 새롭게 선보일 캐릭터 라인업은 올해 개발 방향이 담긴 가이드 라인을 토대로 등장하지만, 개발 상황을 고려해 일부 변경될 수도 있다. 캐릭터 라인업에 대한 세부 사항은 꾸준히 공유할 방침이다.‘창세기전 모바일’은 지난 1월 서비스 1주년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로 ‘창세기전2’ 세계관 최강자인 ‘흑태자’를 선보였다. 또 기존 성장 레벨을 뛰어넘는 ‘아우터원’과 ‘이너 브레이크’ 시스템을 도입해 원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창세기전 모바일’은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게임 라운지에서 개발사 미어캣게임즈의 남기룡 총괄 디렉터와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김원철 아트 디렉터, 이권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게임 개발 방향성이 담긴 개발자 노트를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며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09 16:26
산업

"어머! 요물. 이게 뜨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 직접 받아보니

네이버가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이하 스토어앱)이 화제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AI가 소비자의 취향과 생각까지 읽어내 쇼핑으로 연결하고 있어서다. 네이버에서 무심결에 검색한 단어까지 상품 추천 목록으로 띄우고, 개인별 맞춤 혜택까지 전면에 내세우면서 충성 고객층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걸 네가 어떻게 알아?6일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을 다운로드하자 첫 화면 최상단에 ‘단골 스토어 쿠폰 도착!’ 카테고리가 눈에 띄었다. 한동안 뜸했던 스토어에서 3000원 할인 쿠폰을 준다는 소식에 주저 않고 들어가 ‘찜’했던 봄 니트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스크롤을 내리자 ‘혹시 이런 상품 관심 있으세요?’ 카테고리가 시선을 끌었다. 과거 포털사이트에서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을 갖고 검색한 적이 있었는데, 마치 이를 알기라도 하듯 각종 수면 꿀템들을 종류별로 추천하고 있었다. “어머, 내 마음도 읽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상품 검색 결과를 최적화하는 AI쇼핑 가이드도 신통했다. 특정 상품군을 검색하면, AI가 선정한 각종 키워드가 뜨고 클릭할 때마다 관련 정보가 상세하게 제공되는 방식이다. 다른 사용자가 궁금해했던 부분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해 현명한 쇼핑을 유도한다. 마치 사용자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쇼핑앱 같았다. 네이버가 지난달 12일 선보인 스토어앱은 고도의 원천 기술을 탑재한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다. 네이버쇼핑에서 ‘클릭’했던 기록은 기본이고, 사용자가 네이버 전체 서비스에 남긴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취향과 생각까지 읽어내 쇼핑으로 연결한다. 스토어앱은 쓸수록 더 똑똑해진다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스토어앱 AI는 자체적 언어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가 앱을 사용할수록 딥러닝을 하며 개별적인 의도와 맥락까지 복합적으로 결합해 나간다”며 “앞으로도 스토어앱을 통한 새로운 기술 실험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도전장 낸 네이버 스토어앱을 향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토어앱은 지난달 쇼핑 부문에서 284만1603건의 신규 설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중국 이커머스 앱 ‘테무’로 116만824건이었다. 테무는 2023년 9월 이후 줄곧 신규 설치 1위를 지켜왔다. 네이버가 한국을 향해 진격하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마저 멈춰 세운 모양새다. 유통업계는 네이버가 스토어앱을 통해 이커머스 업계를 향한 야심을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스토어앱 외에도 오늘배송·내일배송·일요배송·희망일배송 등으로 배송 타깃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현재 몇 시간 내 상품을 배달하는 퀵배송도 구상 중이다. ‘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업계 압도적 선두가 된 쿠팡과 네이버의 경쟁 구도가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네이버 관계자는 “AI를 일부가 아닌 쇼핑 앱 전면에 내세운 것은 업계에서 스토어앱이 처음 시도한 것”이라면서 “독보적인 원천 기술과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새로운 ‘네이버 스타일’의 커머스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08 06:50
IT

'상장 늦어도 OK’ 카카오픽코마의 이유 있는 자신감

카카오픽코마의 일본 증시 데뷔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네이버 계열 ‘라인망가’의 추격에도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 없이 순항하고 있다. 단행본 위주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주도하며 현지 전자책 생태계를 꽉 잡은 덕이다.만화 본고장 접수한 픽코마2일 모바일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의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 ‘픽코마’는 2024년 게임을 제외한 일본 앱 매출 순위에서 1위에 등극했다. 2위 라인망가는 물론 숏폼(짧은 동영상) 트렌드를 주도하는 틱톡(3위)과 현지 국민 메신저 라인(5위)을 따돌렸다.작년 말까지 픽코마의 인앱결제 수익은 32억 달러(약 4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2020년을 시작으로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은 앱’(게임 제외)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일본이라는 단일 시장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눈에 띈다.그만큼 카카오 안에서의 입지도 남다르다. 카카오픽코마의 작년 연간 매출은 4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하며 주춤했지만, 카카오 콘텐츠 부문에서 약 12%를 책임졌다.2016년 4월 일본에 상륙한 픽코마는 일본 전자책과 한국·일본·중국에서 제작된 웹툰, 소설 등 16만개 이상의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자는 1000만명 이상이며, 누적 앱 다운로드는 4500만건을 넘어섰다.픽코마는 일본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 캠페인 없이 지금의 입지를 다졌다.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고 작품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정책이 현지 이용자들의 정서를 제대로 파고들었다.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당시 시장에 없던 BM(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파트너들과 공고한 신뢰를 쌓은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다리면 무료’ 정책을 도입하는 대신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권’ 단위 단행본을 에피소드 중심의 ‘화’ 단위로 나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감상할 수 있지만 당장 다음 내용이 궁금한 이용자들에게 미리 볼 수 있는 결제 창구를 열어줬다.일본 출판물 시장의 점진적 디지털 전환 추세도 픽코마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웹툰과 관련 IP(지식재산권) 사업에 주력하는 라인망가와 달리 출판물의 유통 채널을 혁신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조성했다. 라인망가와는 결이 다르다고 픽코마가 강조하는 이유다.일본 전국출판협회 출판과학연구소의 통계를 보면 2024년 종이와 전자를 합산한 출판 시장 규모는 1조5716억엔(약 15조3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작아졌다.그런데 세부적으로 보면 종이 출판은 5.2% 쪼그라든 데 반해 전자 출판은 5.8% 성장했다. 전자 출판은 만화, 서적, 잡지 모두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픽코마는 오프라인과 웹 중심의 만화 소비 경험을 모바일 환경으로 확대했다.라인망가는 픽코마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현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도쿄의 중심부인 시부야에서 인기 웹툰 ‘입학용병’의 첫 팝업스토어를 열어 20~30대 팬들을 끌어모았다. IPO는 뒤로, 작품 확보에 ‘힘’초조함을 느낄 법 하지만 픽코마는 콘텐츠 유료 감상의 당위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소비 방법과 혜택을 앞세워 자연스럽게 만화·소설 소비자들의 일상에 녹아드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탄탄한 이용자 기반과 수익성 탓인지 수년째 밀리고 있는 IPO(기업공개)에도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재팬 시절인 2017년 상장 검토설이 퍼진 데 이어 2021년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아 잠정 보류에 힘이 실리고 있다.급격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카카오를 둘러싼 ‘쪼개기 상장’의 부정적 인식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프랑스 담당 조직을 해체하며 유럽 시장에서 철수해 글로벌 영토 확장 명분이 희석된 탓도 있다.그래도 아직 최대 만화 시장 일본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카카오픽코마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일본 만화 시장이 2027년까지 76억5600만 달러(약 11조22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올해 픽코마는 지난해 개편한 시스템을 안정화하며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대와 라이프사이클 연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다양한 작품이 많은 독자를 만나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UI·UX(이용자 인터페이스·경험)를 강화해 작품에 대한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03 08:00
생활문화

대방건설 골프단, KLPGA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전원 출전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동래베네스트 컨트리클럽(파72·6,579야드)에서 3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이 개최된다. 이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으로 총 12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상금 총액 12억 원 중 2억 1,600만 원이 우승 상금으로 걸려있다.대방건설 골프단에서는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성유진, 현세린, 김민선7, 임진영, 주가인이 참가해 구단의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LPGA에서 활약한 성유진이 KLPGA로 복귀하며 대방건설 골프단에 합류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성유진은 “KLPGA 투어에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 후원사인 대방건설과 함께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또한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방건설과 인연을 맺은 김민선7은 지난 시즌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위믹스 챔피언십 2024’에서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유럽여자골프(LET) 투어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한편, 이번 대회는 SBS골프, 네이버, 다음카카오, U+모바일TV를 통해 매일 생중계될 예정이다. 2025.04.02 17:3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