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월드컵 꿈 이젠 패럴림픽에서' 파리 찾은 유연수 "새로운 경험, LA에서 펼칠게요" [패럴림픽]
불의의 사고로 골키퍼 장갑을 벗은 유연수(26)가 파리 패럴림픽 현장을 찾았다. 월드컵의 꿈을 패럴림픽에서 이어가고자 하는 그는 패럴림픽 견학을 통해 꿈을 키웠다. 다큐멘터리 촬영차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를 방문한 유연수는 30일(현지시간)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마침 내가 온 날 금·은·동 메달을 다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말했다.이날 한국 사격대표팀은 P1 남자 10m 공기권총 조정두(BDH파라스)와 R2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이윤리(완도군청), R4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서훈태(코오롱)이 제각기 금·은·동을 따내면서 메달 잔치를 벌였다. 유연수는 서훈태와 친분이 있다. 유연수는 “서훈태가 사격을 위해 무슨 운동부터 시작해야 하고, 총 관리는 누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등을 자세하게 많이 알려줘 도움이 됐다”며 “첫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참 대단하고, 다음 대회 때 더 잘하면 되니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항상 응원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유연수는 프로축구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였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가 창창했던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2022년 팀 동료, 트레이너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다 음주 운전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하반신마비 증상을 겪은 유연수는 휠체어에 몸을 맡기는 상황이 됐다. 결국 그는 그토록 좋아했던 축구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갑자기 찾아온 은퇴. 심신이 무너졌던 그는 카페 바리스타나 편의점 운영, 재활 센터 운영 등 다양한 도전 끝에 장애인 사격을 통해 다시 스포츠 세계로 돌아왔다. 유연수는 “사격은 한 발, 한 발에 순위가 정해지는데 그게 너무 매력적이었고,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게 내가 예전에 했던 골키퍼와도 맞닿아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유연수가 새로운 꿈을 키우는 데에는 아버지 유웅삼(58)씨의 조력이 컸다. 이날 경기 현장에 함께 온 유웅삼씨는 “사고 후 생업으로 했던 개인택시를 잠시 세워두고 아들만 봤다”며 “아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희망을 갖는 모습에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저 아버지로서 한없이 응원할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장점으로 “뭐든 차분하고 끈기 있게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을 꼽으며 “사실 내 아들은 처음부터 축구를 잘해서 프로에 간 게 아니고, 완전히 노력파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이번에도 그럴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유연수의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 사격 국가대표로 선발돼 4년 뒤 2028 로스엔젤레스(LA) 패럴림픽에 가는 것이다. 유연수는 “나를 위해 부모님들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만큼 내가 사격을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어 “내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렇게만 한다면 2028 LA 패럴림픽에도 나갈 수 있고, 메달도 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8.31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