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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용화 감독, 이번엔 우주다! 韓 SF 신세계 연 ‘더 문’ [종합]

무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더 문’이 올여름 극장 문을 두드린다. 쌍천만 신화를 쓴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이 이번엔 우주로 떠난다.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더 문’ 시사 및 간담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를 비롯해 김용화 감독이 참석했다.‘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SF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김용화 감독은 “우주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누군가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다 사랑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라. ‘더 문’이 관객들한테 이렇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달의 앞면과 뒷면을 돌면서 사진을 찍어 나사에 팔고 있다. 그 정도로 엄청난 화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저희가 4K를 고집했던 이유가 실제가 그거보다 뛰어난데 그거보다 못 보여준다면 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해상도가 섬찟해질 때까지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더 문’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유영하는 장면은 필수다. 김 감독은 “배우가 와이어를 착용했다. 무술액션팀이 배우와 촬영 3개월 전부터 유영 장면에 대해 충분히 맞춰봤다”며 “영화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소화 안 되는 부분은 VFX의 도움을 받았다. 애니메이터들이 한땀 한땀 만든 장면”이라고 말했다.‘더 문’의 예산은 280억. 김용화 감독은 “작은 예산은 아니지만 280억으로 이 정도 영화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VFX 비용은 할리우드 대비 말도 안 되는 비용을 들였다.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샷의 수를 줄이고 앵글을 조절했다”며 “사진처럼 정교함을 느끼게 해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도경수는 홀로 고립된 달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주 대원 황선우를 연기했다. 이날 도경수는 “현장에서 준비와 배려를 너무 잘 해주셔서 부상은 없었다. 유영하는 장면에서는 와이어를 사용했는데 5~6줄이 묶인 특수 와이어를 사용했다”며 “유영하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입고 나온 우주복, 세트가 실제와 너무 똑같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크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도경수는 ‘신과 함께’에 이어 두 번째로 김용화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도경수는 “‘신과 함께’ 때는 감독님이 어렵기도 무섭기도 했다. 이번 ‘더 문’을 찍으면서는 감독님이랑만 거의 소통하고 교류했더니 아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또 도경수는 여름 대작의 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항상 보시는 분들께 공감을 드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더 문’으로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공감시켜 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임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으로 분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할 전망이다. 설경구는 “도경수, 김희애를 보니 나는 날로 먹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우리 (우주센터) 팀원들이 세트장에 백여 명씩 상주해 있었다. 중요한 부분만 지어두고 CG 처리한 곳이 아니라 2층까지 연결된 세트장이다. 세트장 자체가 현장에 오면 착각이 들 정도다. 실제 있는 장소인 것 같아 도움이 많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또 어려운 우주 용어에 대해 “너무 어려웠다. 외운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며 “잘 이해가 안 돼서 오히려 상황에 몰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나사의 메인 디렉터 윤문영 역은 김희애가 맡았다. 김희애는 “분량이 적어서 이런 자리에 초대받는 것도 영광이다. 영어 하는 장면이 길게 느껴졌는데 화면 보니까 생각보다 빨리 휙 지나가더라. 외울 땐 힘들었는데”라며 웃었다.그러면서 “막상 찍을 때는 영어고 뭐고 생각이 안 나더라. 감정대로 나왔다”며 “언어의 장벽 없이 무사히 촬영할 수 있어서 감사히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영화 ‘더 문’은 8월 2일 개봉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25 17:37
경제일반

한국 첫 달궤도선 '다누리' 135일만에 진입

대한민국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KPLO)’가 발사 135일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7일 다누리가 우주에서 누적 594만㎞를 항해한 끝에 이날 새벽 2시 45분께 달 임무 궤도 진입을 위한 1차 달 임무 궤도 진입 기동(LOI)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5일 미국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로 발사된 지 135일 만이다. 이번 진입 기동은 다누리가 달을 스쳐 지나가지 않고 달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돼 궤도를 그리며 공전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이는 과정이었다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항우연 연구진은 약 13분간 추력기를 가동해 다누리의 속도를 시속 약 8000㎞에서 7500㎞까지 감속했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다누리 진행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추진제인 하이드라진을 분사하며 역추진했다. 진입 기동은 다누리에 미리 보내둔 명령을 정해진 시점에 자동 실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기동 전후 모든 순간은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됐다. 1차 진입 기동 결과는 데이터 분석이 이뤄진 뒤 19일에 나올 예정이며, 2차 진입 기동은 오는 21일 진행된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2.17 10:55
IT

한국 첫 달탐사선 '다누리', 지상국과 교신 성공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오전 9시40분께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 성공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5일 밝혔다. 다누리는 이날 오전 8시8분께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오전 8시49분엔 팰컨9와 분리되어 우주 공간에서의 단독 비행을 시작했다. 항우연 연구진은 이번 첫 교신을 시작으로 다누리의 상태 및 위치를 분석해, 다누리가 목표 궤적에 진입했는지를 분석한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이날 오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로 곧장 가지 않고 일단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다시 지구 쪽으로 방향을 틀어 달에 접근할 예정이다. 진입에 성공한 뒤에도 다누리가 궤적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연구진은 앞으로 약 5개월에 거쳐 오차 보정을 위한 까다로운 궤적 보정 기동을 여러 차례 수행해야 한다. 다누리는 오는 12월16일 달 주변을 도는 궤도에 들어설 예정이며, 이후 약 보름간 다섯 차례의 감속기동을 거쳐 조금씩 달에 접근한다. 이어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목표 궤도인 달 상공 100㎞에 진입한 뒤 내년부터 임무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다누리는 달의 극지방을 지나는 원궤도를 따라 돌면서 탑재한 6종의 과학장비로 달을 관찰할 예정이다. 다누리의 임무 성과는 향후 달 연구·탐사, 심우주 통신에 활용될 예정이어서 세계 과학기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8.05 10:07
산업

현대차도 관심 달 탐사 '다누리'...5일 국산 최초 발사

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KPLO)가 5일 우주로 향한다. 달 표면 탐사는 현대차그룹도 뛰어들 정도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미지의 영역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는 한국시간 5일 오전 8시 8분께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다누리는 지난달 5일 특수컨테이너에 실려 항우연을 떠나 항공편으로 태평양을 건넜고, 지난달 7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 도착했다. 이후 기지 내 스페이스X 탑재체 조립시설에서 상태 점검, 통신 시험, 추진체 충전, 인터페이스 검증, 발사체 어댑터 결합 등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 모든 준비를 마친 다누리는 발사체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모듈에 탑재돼 발사체보관동에서 수평으로 누워 대기하다가 전용 이송차량에 실려 기지 내 40번 우주발사대로 이동했다. 팰콘9 발사체는 한국시간 4일 오전 11시 15분께 하늘을 향해 기립했다. 발사 당일 기상 상황은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누리와 발사체 관련 모든 시스템은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다누리는 한국시간 8월 3일 오전 8시 20분께 발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 점검 과정에서 발사체 1단의 9개 엔진 중 1개 엔진 센서부의 이상이 발견돼 교체 작업을 하면서 발사일이 당초 계획보다 이틀 미뤄졌다. 팰콘9 발사체는 1·2단 분리, 페어링 분리 등을 거쳐 발사 약 40분 후 지구 표면에서 약 1656㎞ 떨어진 지점에서 다누리를 놓아준다. 다누리는 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컴퓨터의 자동프로그램을 작동시키고 발사 약 45분 이후 예정된 궤적에 진입한다. 발사 약 60분 이후에는 지상국과 최초 교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발사 5∼6시간 이후인 5일 오후 1∼2시께 항우연이 다누리가 목표한 달 전이궤적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항우연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설계한 궤적을 따라 약 4개월 반 동안 다누리를 운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모빌리티의 비전을 우주까지 넓히며 달 탐사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기아는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항공·우주 역량을 보유한 국내 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앞으로 달 탐사 모빌리티에 요구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모빌리티를 달에서 운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기아는 회사의 미래 기술 역량을 하나로 모아 협의체를 지원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빠르면 오는 8월에 협의체 소속 연구 기관들과의 공동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04 16:58
연예

소노호텔&리조트에서 제안하는 전국 가을여행

대명소노그룹의 소노호텔&리조트가 교외에서 여유있는 가을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상와 연계 버스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먼저 소노호텔&리조트 ‘5촌 2도’패키지는 5일은 교외에서, 2일은 도시에서 지내는 새로운 가을여행 패키지이다. 단풍이 유명한 관광지 인근 리조트 중심으로 소노캄 및 소노문 델피노(구델피노 골프앤리조트 설악산 인근)와 소노문 단양(구 대명리조트 단양 소백산인근), 소노벨 경주(구 대명리조트 경주 불국사 인근), 소노벨 변산(구 대명리조트 변산 변산반도 국립공원 인근), 소노벨 청송(구 대명리조트 청송 주왕산 인근), 소노캄 제주(구 샤인빌리조트 한라산 인근) 중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소노벨 청송의 솔샘온천 노천탕은 ‘숲 속의 개인 정원’을 모티브로 가을 조경이 아름답다. 또한 2개의 각기 다른 온천에서 풍부한 온천수가 공급돼 면역력 강화, 피부개선에 도움을 준다. 온천을 무제한 이용 할 수 있어 가성비도 좋다. 리조트에서 주왕산까지 차로 10분거리로 가까워 산행 후 솔샘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자. 객실 패키지는 3박부터 5박까지 선택 할 수 있으며 객실 1실, 사우나 2인 무제한, 매일 음료 2잔, 식음업장 15%할인, 지역 특화 상품 1종이 제공된다. 가격은 소노호텔&리조트 홈페이지 가입시 27만원부터, 12월 19일까지 판매한다. 소노호텔&리조트 기명회원이라면 21만원부터로 하루에 5만2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다. 색다른 장소에서 가을을 만나길 원한다면 소노벨 경주(구 대명리조트 경주)와 소노문 단양(구 대명리조트 단양), 소노벨 변산(구 대명리조트 변산)을 추천한다. 먼저 소노벨 경주 앞 보문호수에 펼쳐지는 단풍은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 석양이 질 무렵 호수 길을 따라 이어진 단풍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넓은 호수 위 붉은 햇볕이 쏟아진다. 가을 운치를 느끼기엔 제격이다. 보문호수를 걸은 후 소노벨 경주 주간&야경투어를 신청해보자. 야경 투어는 문화 해설사가 동행해 아이들과 함께해도 좋다. 오후 7시 10분에 리조트를 출발해 안압지, 첨성대, 내물왕릉, 월정교를 방문한다. 대인은 1만7000원, 소인은 1만5000원이다. 소노문 단양은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지역들을 방문할 수 있는 버스투어가 있다. 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남한강의 절경을 단풍과 함께 느낄 수 있다. A코스는 오전 8시 50분에 리조트를 출발해 사인암, 방곡도예전시관, 상선암을 들린 후 충주호 관광선을 타고 구담봉, 옥순봉의 절경을 감상한다. B코스는 오후 2시에 출발해 온달관광지, 도담삼봉, 다누리 아쿠아리움을 방문한다. 가격은 A코스 성인 2만3000원, 어린이는 1만3000원이며 B코스는 2만2000원. 어린이는 1만2000원이다.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소노벨 변산 인근 새로운 포토 스팟, 전라북도 부안군에 위치한 곰소염전도 빼놓을 수 없는 ‘핫’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천일염 생산지로 날씨가 좋다면 넓은 염전에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진다. 단 시기에 따라 입장이 불가능할 수 있어 사전 확인 후 방문해야한다. 시기를 놓쳤다면 소노벨 변산에서 운행하는 새만금코스 버스투어도 있다. 오전 9시, 오후 2시에 2회 출발하며 약 3시간 30분동안 새만금방조제, 신시도, 비응항(수산물시장),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를 방문한다. 대인은 1만1000원, 소인은 7000원이다. 매주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19.10.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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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랑]아기자기한 섬 소무의도에서 맞이한 봄 봄 봄

봄기운이 완연하다. 남도에서 서서히 꽃 소식이 들려온다. 올겨울은 정말 추웠다. 지난 주말 낮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도는, 완연한 봄 같은 날씨에 가까운 곳으로 이른 봄나들이에 나섰다. 행선지는 인천공항 앞바다에 살포시 내려앉은 소무의도라는 작은 섬이었다. 살살 불어오는 바닷바람조차도 따사롭게 뺨을 스쳤다.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했다. 소무의도는 서울에서 출발해도 반나절이면 즐길 수 있는 섬이었다. 자그마한 섬, 소무의도 지금껏 소무의도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히 몰랐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 가 볼 만한 곳으로 인천 무의도를 추천했는데, 무의도를 찾다 보니 무의도보다 더 아름다운 섬이 소무의도라는 글을 보고 찾아갔다. 어떤 이는 인천공항철도를 이용해서 가는 것이 편하다고 하지만 서울역~인천공항까지 가서 다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용유역에 내린 뒤에 걸어서 무의도행 배를 탈 수 있는 잠진도선착장까지 가야 한다. 무의도에 들어가기도 전에 힘이 다 빠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간도 절약하기 위해서 차를 몰고 무의도로 향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거쳐 잠진도선착장에 도착하니 차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관광버스도 있었고 노선 번호가 없는 마이크로버스(소형 버스)도 보였다. 잠진도에서 본 무의도는 그야말로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배로 5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였다. '바다 저 멀리 떨어진 섬도 다리로 연결하는 판에 이렇게 가까운 섬에 아직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다니' 푸념하던 중에 하늘을 보니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가 건설되고 있었다. 내년에 완공된다고 한다. 무의도는 옛날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근처를 지나가다 섬을 바라봤는데 마치 섬이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추는 모습'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무의도 선착장에 내려 곧장 소무의도로 들어갔다. 선착장에서 차로 10분 정도 달려 광명항에 도착했다. 잠진도에서 무의도로 들어가는 배에서 만난 번호도 없는 마을버스의 마지막 정거장이 바로 광명항이었다. 광명항은 소무의도로 들어가는 인도교 옆에 있는 조용한 항구다. 물이 빠지면 항구의 역할을 상실하는 아주 조그마한 포구였다. 2011년 4월, 인도교로 연결되기 전까지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분주히 오갔을 여객선도 이제는 사라진 탓에 더더욱 조용했다. 작지만 볼 것 많고 경치 좋은 섬 광명항에 차를 대 놓고 소무의도를 바라보니 자그마하지만 아름다운 섬으로 다가왔다. 갯벌 사이로 깨끗한 섬 하나가 살포시 내려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섬이었다. 소무의도엔 300여 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동기씨가 딸 3명을 데리고 들어와 개척한 뒤에 기계유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으면서 섬은 유씨 집성촌이 됐다고 한다. 면적은 1.22㎢며 해안선의 길이는 2.5㎞밖에 되지 않는다. 찬찬히 둘러보면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두 시간이면 충분했다. 소무의도를 걷는다는 것은 '무의바다누리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총 8개 구간이어서 엄청 길 것 같지만 총 길이는 2.5㎞ 정도다. 안산전망대로 오르는 길만 좀 힘들지 경사가 완만하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그 시작점은 인도교부터다. 414m의 인도교를 건너가면 옴폭하게 들어간 포구에 마을이 있다. 이름도 정겹다. 섬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쪽마을이다. 이 마을을 건너서 넘어가면 동쪽마을이 있다. 서쪽마을 앞을 따라 2코스인 떼무리선착장으로 향했다. 떼무리. 독특한 이름이다. 1910년께 간행된 지형도에는 췌무리로 적혀 있지만, 조선시대엔 떼무리로 불렸다고 한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본섬에서 떨어져 나가 생긴 섬' 등 여러 설이 있지만 다들 추측만 할 뿐이다. 떼무리선착장에서 전망 데크까지 이어진 3구간은 걷기 좋은 길이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용유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전망 데크에선 인천대교와 송도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장 아름다운 길은 5구간이다. 몽여해변길인데 활처럼 휘어진 몽여해수욕장이 있어서다. 아마도 여름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해수욕장일 터인데 이른 봄에는 조용하기만 했다. 몽여해변길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섬 이야기 박물관'이다. 이름처럼 섬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가득 품은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 찾아낸 뜻밖의 이야기 하나. 백범 김구 선생과 관련된 이야기다. 원래 소무의도는 부유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때는 독립 자금을 많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구 선생이 1946년 11월께 이 작은 섬을 찾아 무의초등학교 분교 막사에서 시국 강연회를 열었다고 한다. 아마도 독립을 향한 섬 주민들의 열정에 대한 답례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거닐며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고즈넉한 해변인 '명사의 해변길'을 벗어나 안산전망대에 올랐다. 저 멀리 강화도를 비롯해 동쪽으로는 팔미도와 월미도, 남쪽으로는 영흥도와 자월도, 덕적도가 해무 탓에 실루엣만 보였다. 북한산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여행정보= 서울시청에서 무의도로 들어가는 잠진도선착장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잠진도에서 무의도로 들어가는 배는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7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다만 3월에는 물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 배가 운항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일 낮 12시를 전후해서 1시간 정도다. 뱃삯은 왕복 어른 3800원, 어린이 2700원이다. 차량의 경우 승용차는 왕복 2만원, 경차는 1만8000원.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꽃보다 남자' 등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무의도에는 볼거리가 많다. 영화 '실미도'의 배경이 됐던 실미유원지도 있고, 전국 20대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된 하나개해수욕장도 있다.글·사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2018.03.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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