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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단독] 장훈이 두 번 놀랐다. “한국 저변 취약, 연봉은 너무 높다”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응? 뭐라고요? 한국에 고교 야구팀이 몇 개라고?”8월 어느날. 일본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어떤 주제로 대화해도 차분했다. 불과 2년 전까지 야구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독설을 날린 그였지만, 지금은 한결 온화해졌다. 배트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금은 가끔 공원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그런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조를 높인 순간이 있었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얘기할 때였다."한국에 고교 야구팀은 몇 개인가? 뭐? 60개를 넘은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2023년 8월 기준 96개) 말도 안 된다. 프로야구가 있는 나라에서 말이지. 일본에는 3000개(2022년 일본고교야구연맹 기준 3857개)가 넘는 고교팀이 있다. 그래야 프로(일본 프로팀 12개)에서 경쟁이 된다."위기에 빠진 한국야구에 대해 본지가 고언(苦言)을 구하자 장훈은 어렵게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걱정했다. 10/96 vs 12/3857의 차이지난 3월 열린 제5회 WBC에서 일본은 7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일본은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대표한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지금처럼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은 예선전부터 한국과 팽팽한 라이벌전을 벌였다. 1,2회 WBC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이 주도했다. 2023년 대회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 동시에, 미국을 힘으로 제압했다. 야구로 ‘세계제일’을 노래하던 일본의 꿈이 이뤄졌다. 장훈은 "일본 선수들을 보라.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멤버였다.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등 미국에서 최고인 선수들이 그대로 일본 대표팀에 왔다. 우승한 이유는 바로 그거"라고 말했다.2023년 일본 대표팀에는 오타니(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뿐 아니라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쟁쟁한 빅리거가 참가했다. 게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즈) 사사키 로키(롯데 마린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일본 프로야구(NPB) 소속이지만, 미래의 메이저리거도 여럿 있었다. 일본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7.3세로 WBC 대표팀 사상 최연소였다.한국에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등 빅리거 2명이 있었다. 김현수‧김광현‧양현종 등 MLB를 경험한 선수도 적잖았다. 그러나 대표팀 구성 밀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투수들의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대표팀 평균 나이는 29.2세였다.한국‧일본 저변의 차이가 두 대표팀의 차이를 만들었고, 그게 곧 실력 차이였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한국이 일본을 꽤 따라잡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장훈의 생각이었다.장훈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다. 과거 일본에 뒤처졌으나 이제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다. 한류 등 문화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세계 일류 국가가 됐다"고 극찬했다. 이 말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월드클래스'라는 표현을 썼다.기자는 "한국 스포츠도 월드클래스가 됐나"라고 물었다. 장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일단 인구(한국 약 5100만명, 일본 1억2000만명)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의 스포츠 저변도 (일본에 비해) 그만큼 허약하다. 아직 (스포츠에서 월드클래스는)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장훈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야구를 잘하면 선수들이 미국(MLB)에 가는 거다. 하긴, 연봉을 열 배쯤 더 주니까 나도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거 같기는 하다. 그래도 자국 리그 보호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선수는 2년 정도 자국 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하던지…"라며 씁쓸해 했다. 장훈이 제안한 것과 비슷한 규정이 실재한다. KBO 규약 제107조 조항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2년간 KBO 소속 구단과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아마추어 선수에 해당하고, 프로 선수는 해외리그에서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프로 선수의 이적을 막는 건 현재의 제도로는 어렵다. 그러나 KBO리그 보호 및 발전에 대해 한국 야구의 고민이 부족하다는 장훈의 충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 고연봉, 유지 가능한가?"장훈은 "일본 야구도 미국의 하위 리그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자국 리그를 보호하고 육성할 방법이 꼭 필요하다. 이러다가 100년 후에는 일본 야구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에 비하면 인적‧물적 인프라가 훨씬 뛰어난 일본 야구도 우려할 만큼 우수 인재의 유출이 심각하다고 장훈은 보고 있다.인터뷰가 끝날 때쯤 장훈이 기자에게 "KBO리그 최고 연봉자는 돈을 얼마나 받나"라고 질문했다. KBO에 따르면 2023년 최고 연봉 선수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이다. 그러나 FA 계약금을 포함한 실질적인 연봉킹은 지난겨울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4년 총액 152억원)다.장훈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는 "그렇게 높나? KBO리그 팀은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 연봉이 너무 높다. (시장이 더 큰) 일본에서는 각 팀 최고 연봉자가 5~6억엔(46억~55억원) 정도를 받는다. 일본 선수 연봉도 높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지금 같은 연봉 시스템에서 KBO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2023년 NPB 최고 연봉자는 야마모토다. 그는 FA와 비(非)FA를 통틀어 가장 많은 6억5000만엔(58억원)을 받는다. 게다가 KBO리그와 달리 NPB의 연봉 상승 곡선은 가파르지 않다. 20년 전 최고 연봉이 이미 7억2000만엔(200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로베르토 페타지니)이었다. 2021년에는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가 8억엔을 돌파한 바 있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07년 요미우리와 계약한 연봉도 6억5000만엔(4년 총액은 30억엔)이었다. 2023년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4648만원(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이다. 일본 선수들 평균 연봉 4468만엔(4억원, 외국인 선수)의 36% 수준이다. 리그의 연봉 격차는 큰 편이지만, 최상위 선수들 간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장훈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각 구단을 돌며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 구조와 선수들 기술에 대해 잘 파악해온 인물이다.한국 야구의 개선점을 묻는 말에 장훈은 구체적인 답을 하길 꺼려했다. 최근에는 KBO리그 팀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한 것이다. 대신 그는 한국 야구의 기형적인 구조, 즉 96개 고교팀이 10개 프로팀의 근간이라는 문제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뿌리가 약하면 자생력이 강할 리 없고, 고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비단 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년째 KBO리그에서 지적되고 있는 선수 간 기량‧연봉 격차가 심화하는 이유도 결국 약한 기반에서 비롯됐다는 걸 장훈과의 인터뷰를 통해 환기했다. 도쿄(일본)=김식 기자 ◆장훈(張本勳, 1940년 6월 19일~)NPB 통산 최다 안타(3085개) 기록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아직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1959년 NPB 도에이 플라이어스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197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홈런왕 오 사다하루와 ‘O-H 타선’을 구축했다. 1981년 은퇴할 때까지 NPB 통산 출전 3위(2752경기, 통산 타율 3위(0.319) 통산 타점 4위(1676개), 통산 홈런 7위(504개)를 기록한 뒤 1990년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에 앞서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1980년)을 수훈했고, 국민훈장 무궁화장(2007년)을 받았다. 2023.09.25 11:00
스포츠일반

도쿄올림픽은 ‘논란+사퇴 종합세트’

이런 올림픽이 있었나.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올리기도 전부터 각종 논란이 터져나오고 있다. 조직위원회와 개회식 준비의 주요 인물들이 논란 속에 연이어 사퇴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을 맡았던 뮤지션 오야마다 케이고가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오야마다는 학창시절 ‘학폭(학교폭력)’ 가해자였음을 인터뷰에서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끔찍했다. 장애인 친구에게 배설물을 먹였다는 내용이었다. 오야마다가 음악감독이 된 후 과거 인터뷰를 찾아낸 사람들이 이 내용을 문제삼자 논란이 폭발했다. 오야마다는 이에 대해 사과했고, 조직위원회는 그를 해임하지 않았다. 그렇게 버티다가 논란이 점점 더 커지자 결국 오야마다는 19일 밤 트위터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물러났다. 도쿄올림픽 주요 인사의 논란 후 사퇴 첫 테이프는 조직위원장이 끊은 바 있다.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이사회에 여성이 많아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라고 발언해 ‘여혐 발언’ 논란 끝에 사임했다. 후임자도 문제였다. 조직위는 논란을 의식해 여성 위원장인 하시모토 세이코를 새로 선임했다. 그런데 하시모토는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이후 뒤풀이 행사에서 당시 동석했던 피겨스케이팅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에게 무리하게 키스했던 것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논란이 됐다. BBC방송, AP 통신 등 외신까지 이를 보도했다. 하시모토는 사임하지 않고 아직 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야마다를 비롯해 개·폐회식 예술팀의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 팀은 거의 지뢰밭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연출 담당으로 선임했던 광고사 덴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가노 카오루의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가 됐다. 당시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카오루가 사내 직원들을 괴롭힌 것으로 사내 징계를 받게 됐다”라며 “이에 따라 1월 7일 조직위원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3월에는 예술팀 총감독이 물의를 빚었다. 사사키 히로시 총감독이 여성 외모 비하를 서슴없이 꺼낸 것이 일파만파 퍼졌다. 일본 인기 탤런트인 와타나베 나오미의 외모를 돼지에 빗대 '올림핏구(Olympic+Pig)'로 변신시키자는 비하 내용의 개막식 연출안을 팀 내 메신저에 공유한 내용이 발단이 됐다. 문제의 연출안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에 부딪힌 사사키 감독은 바로 사의를 표해야 했다.여기에 오야마다까지 사임하면서 개폐회식 예술팀에서만 세 명이 논란 끝에 물러났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1 09:58
야구

뽑은 김현수 부진, 탈락 추신수 맹타 ‘김경문 딜레마’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이 딜레마에 빠졌다. 대표팀 선발을 놓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 선수의 퍼포먼스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왼손 투수 차우찬(34·LG 트윈스)은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명단(24명)이 발표된 지난달 16일 가장 주목받은 선수였다. 그는 지난해 7월 왼 어깨 극상근 파열 부상으로 올해 4월까지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차우찬은 1군 복귀전이었던 6월 6일 KIA 타이거즈전과 12일 두산 베어스전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며 호투했다. 그가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뛸 수 있는 ‘조커’이지만, 대표팀에 뽑힐 거로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차우찬을 선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승선이 불발됐고, 지난해 KBO리그 대표 왼손 투수로 올라선 구창모(NC 다이노스)는 팔꿈치 재활 훈련 중이다. 왼손 선발 요원으로 19세 신인 이의리(KIA)까지 부른 상황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그래서 두 경기만 던진 차우찬을 뽑았다. 문제는 차우찬의 컨디션이다. 복귀전에서 그는 최고 시속 143.6㎞(평균 139.9㎞)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이후 스피드가 점점 떨어지더니 지난 5일 서울 잠실 한화전에서는 1과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3피안타 2볼넷 5실점)당했다. 이날 그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시속 138.1㎞(평균 135.7㎞)에 그쳤다. 한 달 만에 구속이 5㎞ 정도 감소하자 슬라이더·스플리터 등 차우찬이 자랑하는 변화구도 잘 듣지 않았다. 차우찬은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5이닝 6피안타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당시 류지현 LG 감독은 “부상 부위에 통증이 없는 건 다행”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번 한화전에서도 부진한 차우찬은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류지현 감독은 “차우찬의 컨디션이 나빠서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 일단 한 번 쉬게 했다”고 밝혔다. 오는 26일 출국해 29일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야구대표팀에는 시간이 별로 없다. 부상 이력이 있는 30대 중반의 차우찬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소속팀 1군에서도 빠진 차우찬의 활용법을 고민하는 김경문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반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추신수(39·SSG 랜더스)의 방망이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치른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12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맹타를 터뜨렸다. 그는 MLB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8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5일 롯데전 4회 말에 날린 3점포는 현재 추신수의 놀라운 타격감을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KIA 한승혁이 던진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친 타구가 왼쪽 파울폴을 직격했다. 추신수는 MLB에서 16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올 시즌 SSG로 이적, 처음으로 고국 무대에 섰다. 올림픽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추신수는 현재 팔꿈치 상태가 안 좋다. (지명타자로 활용할) 강백호와도 역할이 겹쳐 대표팀에서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MLB 투수들의 강속구를 잘 받아쳤던 추신수는 올 시즌 초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배팅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한국 투수들의 직구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변화구 구사율은 높기 때문이었다. 추신수는 6월 첫 9경기에서 타율 0.419, 출루율 0.526를 기록하며 살아났다. 대표팀 명단 발표 전후로 소강상태였다가 7월에 다시 폭발하고 있다. 추신수와 반대로 외야수 김현수(LG 트윈스)는 대표팀 선발 후 타격감이 떨어졌다. 지난달 17일부터 출전한 15경기에서 타율 0.211에 그쳤다. 내야수 박민우(NC 다이노스)는 타격 부진 탓에 1군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이 여러 변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 대표팀 명단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프리미어12 대회와 달리 선수 교체가 까다롭다. 최종 명단을 바꾸려면 오는 28일 테크니컬 회의 전까지 합당한 사유를 적시한 증빙 서류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선수 교체가 불가능하진 않다. 한국의 라이벌 일본도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거듭된 부진을 이유로 대표팀 유니폼을 자진 반납하자, 신성 이토 히로미(니혼햄 파이터스)를 발탁했다. 최종 결단까지 3주가 남은 상황. 김경문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7.07 07:52
야구

‘컨디션 난조’ 스가노 토모유키, 日 야구 대표팀 자진 사퇴

도쿄 올림픽 일본 야구 대표팀에 선출됐던 스가노 토모유키(32·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자진해서 대표팀을 사퇴했다. 스포츠호치, NHK 등 일본 언론은 3일 “스가노가 최근 컨디션 난조로 도쿄 올림픽 대표팀 사퇴 의사를 일본 야구 대표팀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스가노는 지난 1일 히로시마를 상대로 1군 복귀전을 치렀으나 2⅓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결국 이튿날 올 시즌 들어 4번째 1군에서 말소되는 수모를 당했다. 올 시즌 스가노의 성적은 2승 4패 평균자책점 3.29다. 스가노는 2년 연속(2017, 2018) ‘사와무라상’을 받은 투수다. 지난 시즌에는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다승과 승률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모색했으나 금액 부문에서 만족하지 못하며 일본프로야구(NPB)로 선회했다. 요미우리에 다시 복귀하면서 연봉 8억엔(81억원·일본 언론 추정치)이라는 당시 NPB 역대 최고 연봉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제 역할을 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스가노는 “올림픽 마운드서 공을 던지는 것은 제 큰 목표 중 하나였다. 대표팀에서 사퇴하게 돼 정말 유감이다”며 “올 시즌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저를 뽑아주신 이나바 아츠노리 대표팀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응원해준 팬분들께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가득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할 수 없지만, 금메달을 꼭 따내길 바란다.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스가노는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를 통해 일본 야구 대표팀에 데뷔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 준결승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달 16일 대표팀 명단 발표 후에는 “한국과 가장 맞붙고 싶다. 한국이 국제 대회에 강한 이미지가 있고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인상이 강하다. 내가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대표팀은 부상으로 인한 사퇴가 3명째에 이르게 됐다. 스가노에 앞서 포수 아이자와 쓰바사(히로시마)가 왼 다리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사퇴해 우메노 류타로(한신)가 대신 선출됐다. 왼손 불펜 투수 나카가와 고타(요미우리)도 왼 늑골 골절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사퇴, 센가 고다이(소프트뱅크)가 대신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어 선발 투수 스가노까지 대표팀에서 낙마하게 되면서 마운드 개편이 필요하게 됐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7.04 08:13
야구

日 대표팀 에이스 번호 받은 스가노 토모유키 "한국과 맞대결 희망"

‘사무라이 재팬’에 이름을 올린 스가노 토모유키(32·요미우리)가 ‘김경문호’와 맞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나바 아츠노리(49)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6일 일본 도쿄 시내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한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일본은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6명, 외야수 5명으로 대표팀 명단을 꾸렸다. 투수진에서는 스가노 토모유키, 다나카 마사히로, 타이라 카이마 등이 포함됐고, 야수진에서는 야마다 테츠토, 사카모토 하야토 등이 이름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2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받은 스가노 토모유키가 기대를 받는다. 이나바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 후 “스가노는 국제 경험도 풍부하다. 다나카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나바 감독의 발언을 들은 스가노는 “이나바 감독이 원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라며 “투수진을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책임감을 내세웠다. 스가노는 에이스의 번호인 11번을 받았다. 가장 대결하고 싶은 상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을 꼽았다. 스가노는 “역시 한국이다. 한국이 국제 대회에 강한 이미지가 있고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인상이 강하다”며 “선발 투수로 나선다면 내가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던지겠다”고 대답했다. 스가노는 올 시즌 8경기에 나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 중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한편, 일본 대표팀은 오는 7월 24~25일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홈구장인 라쿠텐생명파크 미야기에서 라쿠텐, 요미우리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올림픽 야구는 7월 28일 시작해 8월 7일 일정이 종료된다. 한국은 미국, 이스라엘과 B조에 속했고, 일본은 멕시코, 최종 예선 통과 팀과 A조에 편성됐다. ▲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투수(11명) - 스가노 토모유키, 나카가와 고타(이상 요미우리), 아오야기 고요, 이와자키 스구루(이상 한신), 구리바야시 료지, 모리시타 마사토(이상 히로시마),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야마사키 야스아키(요코하마), 오노 유다이(주니치), 타이라 가이마(세이부) 포수(2명) - 가이 타쿠야(소프트뱅크), 아이자와 쓰바사(히로시마) 내야수(6명) - 야마다 테츠토, 무라카미 무네타카(이상 야쿠르트), 겐다 소스케(세이부),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 기쿠치 료스케(히로시마),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외야수(5명) - 콘도 켄스케(니혼햄), 야나기타 유키, 쿠리하라 료야(이상 소프트뱅크),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 김영서 인턴기자 2021.06.16 19:39
야구

MLB 포기한 스가노, 페타지니 넘었다…NPB 연봉 기록 갈아치워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를 일시적으로 접은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32)가 금전적 보상을 확실하게 받았다. 일본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14일 '스가노가 요미우리와 8억엔(84억원)에 단년 계약했다'고 밝혔다. 앞서 원소속구단인 요미우리로부터 4년, 4000만 달러(440억원) 조건을 제시받았다는 게 알려졌다. 실제 사인한 금액은 예상보다 적지만 일본 프로야구(NPB) 역사를 새롭게 쓰기 충분했다. 스가노의 지난해 연봉은 6억5000만엔(69억원)이었다. 2004년과 2005년 사사키 가즈히로(당시 요코하마)가 받은 역대 NPB 일본인 최고 연봉 기록과 타이. 이번 계약으로 사사키를 넘어섰고 2003년과 2004년 로베르토 페타지니(당시 요미우리)가 세운 NPB 역대 최고 연봉 7억2000만엔(76억원)까지 한 번에 경신했다. 사상 첫 연봉 8억엔 시대를 열었다. 2013년 NPB에 데뷔한 스가노는 명문 요미우리 에이스로 8년을 뛰었다. 통산 성적은 101승 49패 평균자책점 2.32. 지난 시즌에도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로 맹활약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조합한다. NPB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는 사와무라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올겨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문을 두드렸지만, 이적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일본 잔류를 선택했다. 단년 계약을 한 만큼 내년 시즌이 끝난 뒤 다시 MLB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14 17:15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포스팅 절차 밟는 스가노, 왜 인기가 많을까

최근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KBO리그 선수는 김하성(25·키움)이다.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진출을 시도하면서 그의 이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하성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1)다. 요미우리 에이스 스가노는 김하성과 같은 방법으로 MLB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현지의 평가가 상당히 후하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투수 트레버 바우어(29·전 신시내티)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MLB 구단들이 스가노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뭘까. 스가노는 도카이 대학을 졸업하고 2013년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첫 시즌 13승 6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면서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다. 이후 8년 동안 요미우리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9승에 그친 2016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에서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그만큼 꾸준했다. 스가노는 2017년 17승 5패 평균자책점 1.59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도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로 위력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01승 49패, 평균자책점 2.32.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3으로 특급 수준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NPB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연속 수상했다. MLB 현지 전문가들은 호평 일색이다. NPB를 오랫동안 지켜본 짐 앨런은 스가노의 최대 강점으로 커맨드와 균형감, 그리고 슬라이더를 꼽았다. 여기에 빠른 공과 스플리터도 평균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허리 부상 영향으로 떨어졌던 구속을 지난해 시속 150㎞대로 다시 끌어올린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MLB 구단에서 2~4선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LB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은 경기는 2018년 10월에 열린 포스트시즌 1라운드(퍼스트 스테이지)였다. 당시 스가노는 야쿠르트를 상대로 NPB 사상 첫 포스트시즌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첫 20타자를 연속 아웃시킨 뒤 21번째 타자를 상대로 이날 경기의 유일한 피출루인 볼넷을 허용했다. 이목이 쏠린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해내니 스카우트들이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도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당시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한 그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6이닝 1실점 쾌투했다. 미국 대표팀을 이끌던 짐 릴랜드 감독이 스가노의 피칭에 엄청난 찬사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릴랜드 감독은 "스가노는 MLB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이며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치는 빠른 공과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스가노는 MLB에서 성공을 거둔 선배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등과는 다른 스타일의 투수다. 그러나 NPB에서 일정 기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비슷하다. 스가노에게는 다르빗슈의 빠른 구속과 다양한 구종이 없다. 다나카의 필살기인 스플리터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스가노는 최상급의 커맨드와 슬라이더로 NPB 통산 22.2%의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이는 다르빗슈(25.1%)와 다나카(23.3%)에 뒤지지만, 마에다 겐타(20.4%)보다 높다. 볼넷 허용률은 오히려 다르빗슈나 다나카보다 낮다.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다르빗슈나 다나카, 마에다처럼 MLB에서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MLB에서는 '검증된 기량'을 원한다. 앞서 MLB 무대를 밟았던 선수들의 성패가 그 뒤를 잇는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스가노도 마찬가지다. 전망이 나쁘지 않은 이유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2020.12.29 06:00
야구

올스타 팬투표 1위 마쓰자카 "특별한 감정 안고 던질 듯"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의 마쓰자카 다이스케(38)가 팬 투표 1위를 차지해 12년 만에 올스타전 무대에 출전한다.마쓰자카는 25일 NPB가 발표한 2018년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센트럴리그 선발투수 부문 1위에 올랐다. 총 39만4704표를 받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스가노 도모요키(24만4188표)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마쓰자카의 올스타전 출전은 미국 무대 진출 직전인 2006년 이후 12년 만이다. 닛칸스포츠는 "독주를 달리며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마쓰자카의 올스타전 출전은 팬들의 인기를 등에 업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3승3패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요미우리 에이스 스가노는 8승4패, 평균자책점 2.13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마쓰자카는 지난 17일 친정팀 세이부전을 앞두고 등 통증으로 현재 1군에서 빠져있는 상태다.마쓰자카의 최근 야구 인생은 파라만장했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2015년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은 그는 난 3년 간 단 1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 소프트뱅크에서 방출된 그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주니치 입단테스트에 응했고, 합격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부상을 극복하고,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많은 팬들이 열광했다. 덕분에 12년 만에 올스타전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영광이 주어졌다.특히 올스타전 2차전은 7월 14일 12개 구단 연고지가 아닌 지방 도시인 구마모토 후지사키다이 현영구장에서 열린다. 마쓰자카에게는 특별한 장소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마쓰자카가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복구 성금으로 1000만엔(약 1억원)을 기부했다"고 전했다.마쓰자카는 "만약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특별한 감정을 갖고 던지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최근 캐치볼을 시작한 마쓰자카는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7월 초 복귀 예정이다. 그는 "올스타전에 앞서 정규시즌에 한 차례 등판하고 싶다"며 "만일 마운드 복귀가 순조롭지 않다면 올스타전에선 타자로라도 꼭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18.06.26 10:33
야구

[이슈 IS] '한·미·일' 20승 투수, 8년 만에 씨가 마르나

20승 투수의 씨가 마르기 직전이다.28일(한국시간)까지 한국 프로야구(KBO)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배출된 20승 투수는 총 '0명'이다. 한국의 양현종·헥터 노에시(이상 KIA)을 제외하면 19승을 달성한 투수도 없다. 미국에선 제이슨 바르가스(캔자스시티)·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의 18승이 현재 최다. 일본에서는 17승을 기록한 스가노 토모유키(요미우리)가 전체 다승 1위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2009년 이후 8년 만에 한국·미국·일본에서 20승 투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게 된다. ◇맥이 끊어진 일본과 역사 한 획을 그은 미국일본은 4년 연속 20승 투수 명맥이 끊겼다. 2013년 다나카 마사히로(현 뉴욕 양키스)의 24승 이후 아무도 20승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 시즌 스가노가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17승(5패)에서 멈췄다. 다나카와 이와쿠마 히사시(현 시애틀·2008년 21승)를 비롯한 '완투형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시즌 20승은 더 어려운 기록이 됐다.눈여겨 볼 리그는 미국이다. 이례적으로 20승 투수 없이 정규시즌이 막을 내리게 됐다. 팀당 5경기 안팎의 잔여 일정을 남겨 놓고 있어 20승 투수가 나올 가능성이 사라졌다. 19승이 달성 가능한 최대 목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20승 투수가 나오지 않은 시즌은 총 다섯 번(1981년·1994년·1995년·2006년·2009년)에 불과하다. 이 중 1981년·1994년·1995년은 파업으로 단축 시즌이 진행된 탓이다. 시즌을 온전하게 치르고 20승 투수가 배출되지 않은 건 올해를 제외하면 역대 두 번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162경기(한국 144경기·일본 143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20승 투수가 나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대 35번 안팎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커쇼와 맥스 슈어져(워싱턴)·잭 그레인키(애리조나)를 비롯한 정상급 에이스들이 하나 같이 20승을 넘어서지 못했다. 미국의 CBS스포츠는 "불펜이 전문화되면서 투수의 승리는 매우 과대평가된 지표가 됐다"며 "20승 투수가 없는 시즌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커쇼는 부상만 없었다면 20승 고지에 올랐을 것"이라며 "나머지 투수들은 득점 지원이 부족했던 것도 아닌데 전체적으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수의 전유물이 된 한국KBO 리그에선 아직 가능성이 있다. 희망은 양현종과 헥터다. 28일까지 19승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남은 한 번의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면 20승을 딱 채운다. 관심을 모으는 건 양현종이다. 국내 선수가 20승 고지를 밟은 건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20승)가 마지막이다. 정민태는 선발로 19승, 구원으로 1승을 추가해 20승을 채웠다. '선발 20승'으로 범위를 좁히면 1995년 이상훈(당시 LG) 이후 달성자가 없다. 그만큼 먼지가 수북이 쌓인 기록이다.20승은 한동안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었다. KBO 리그에선 2000년대에 접어든 후 세 번의 20승 투수가 나왔지만 모두 외국인이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22승)를 필두로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 20승), 지난해 더스틴 니퍼트(두산 22승)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 선수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 그만큼 국내 투수가 20승을 달성할 수 있는 확률도 낮아졌다.양현종이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지 못한다면 KBO 리그는 미국·일본과 함께 20승 투수 없이 정규시즌을 마무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규시즌 마지막을 달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9.29 05:30
야구

이대호와 생일, #홈런#결승타#프러포즈

이대호(35·롯데)는 6월 21일만 되면 더 강력한 '클러치히터'가 된다. 6월 21일은 1982년 태어난 그의 생일이다. 유독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갖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포함 최근 10년간 자신의 생일에 열린 8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다. 결승타도 3개나 된다. 2008년 6월 21일 잠실 LG전에선 0-0이던 3회 2사 만루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쳤다.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그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6월 21일 사직 KIA전에선 2루타 하나로 2타점을 올렸다. KBO 리그 역대 최초 타격 7관왕에 오른 2010년에는 6월 21일에 경기가 없었다. 하지만 2011년 6월 21일 사직 두산전에선 1-0으로 앞선 3회 이용찬을 상대로 쐐기 솔로홈런을 때려 냈다. 일본 오릭스 소속이던 2013년에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 2개를 얻어 출루했다. 이대호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한 2014년 6월 21일 홈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0-0이던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요미우리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에게 결승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2015 프리미어 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로 나선 스가노는 2014년과 2016년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투수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뛴 지난해는 대타(1타수 무안타)로 나와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올 시즌 6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는 최근 장타력 부재에 속앓이했다. 그러나 자신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인 6월 21일이 찾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대형 자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대호는 21일 수원에서 열린 kt전 3회초 1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피어밴드의 시속 141㎞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쳤다. 그것도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었다. 롯데는 10-4로 이겼고, 이대호의 홈런은 결승타로 기록됐다. 이대호는 경기 뒤 '6년 전처럼 오늘(21일)도 생일에 홈런을 터뜨렸다'는 축하 인사를 받자 특별한 추억으로 말문을 열었다. 아내 신혜정씨를 향한 프러포즈의 기억이다. 그는 2009년 사직 홈경기 5회가 끝난 뒤 당시 9년간 열애 중이던 신씨에게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이대호와 신씨는 그해 12월 26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대호는 "그때 프러포즈를 한 기억도 난다. 생일에 기쁜 추억이 많아서 좋은 기운을 안고 나섰다"며 "오늘을 계기로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17.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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