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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9부 능선 넘었다? "난제 산더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가장 큰 고비였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벽을 넘었다. 3년간 이어온 양사의 인수합병 절차는 이제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 얻으면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합병의 선결 조건이었던 아시아나 화물 부문 매각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고, 미국의 승인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항공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로써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는 주요 14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게 됐다.당초 EU는 지난해 1월 승인 여부를 발표하려다가 두 번에 걸쳐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 해소를 요구하면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바르셀로나·로마·프랑크푸르트·파리 등 4개 도시 노선의 슬롯 반납을 골자로 하는 시정조치안을 EU에 제출했다.우여곡절 끝에 EU 심사 문턱을 넘으면서 양사의 합병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만 남겨놓게 됐다. 미국의 심사는 올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경우 올해 하반기 중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대한항공은 2020년 부채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에 1조8000억원(13억7000만 달러)을 출자해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합병이 성사되면 20조원 규모 매출을 내는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게 된다.다만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먼저 EU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화물사업 부문 인수 유력 후보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언급된다.하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가치가 약 5000억~7000억원(업계 추산)으로 부채 약 1조원을 함께 떠안아야 하는 까닭에 매각에 난항을 겪을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화물사업부 매각이 불발될 경우 EU는 조건부 합병 승인을 철회하게 된다. 대한항공이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한 곳이라도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합병은 불발된다.남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경쟁 제한 우려가 다른 노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가 대한항공에 노선 양도를 요구한 전례를 감안하면 미국 역시 여러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특히 아시아나와 협업해 온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변수로 거론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하면 당초 아시아나와 공동운항하던 노선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며 유나이티드항공이 양사 결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이유로 미국 역시 EU와 일본 등처럼 노선 반납을 포함한 추가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완전히 흡수되기까지 기업 내 고용 문제 및 사업 통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라며 "합병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노선 및 슬롯의 상당 부분을 반납하는 등 '출혈'이 있었던 만큼 합병 이후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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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항공편 장시간지연·조치미흡에 정신적 손해 배상해야"

항공편이 장시간 지연됐을 때 항공사가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면 승객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모 씨 등 269명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지난달 26일 확정했다.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2019년 9월 13일 오전 1시10분께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기로 했으나 기체 결함으로 결항했다.항공사는 결항 사실을 오전 4시20분께 승객들에게 알리고 숙소를 제공했다. 대부분 승객은 당초 예정 시각을 훌쩍 넘겨 13일 오후 11시40분에야 한국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승객들은 항공사를 상대로 1인당 70만원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국제 항공편을 이용한 운송에 적용되는 국제협약인 '몬트리올협약' 제19조는 '운송인은 승객·수하물 또는 화물의 항공운송 중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정한다. 다만 운송인이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했다면 책임을 면한다.재판의 쟁점은 몬트리올협약상 '손해'의 범위에 정신적 손해도 포함되는지, 항공사가 충분한 조치를 했는지였다.1·2심 법원은 몬트리올 협약이 규정하는 손해란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모두 포함하므로 이에 근거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봤다.아시아나항공이 결함을 알면서도 항공편 취소를 뒤늦게 결정한 점 등을 근거로 책임을 면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이에 아시아나항공이 승객들에게 1인당 4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대법원도 항공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사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몬트리올 협약) 19조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법률을 준거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례에서는 국내법을 기준 삼아 판단한 결과로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도 승객들이 장기간 운행 지연에 따른 책임을 물어 제주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항공사가 1인당 40만∼70만원을 배상하도록 한 원심판결을 같은 날 확정했다.승객들은 2019년 1월 21일 오전 3시5분께 필리핀 클라크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기체 결함으로 19시간 25분 연착돼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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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만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향배는

'국내 빅2 항공사'의 기업결합(합병)이 중대 기로에 섰다.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합병을 위한 분수령으로 꼽힌 화물사업 분리 매각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중단됐기 때문이다. 국내 메가 항공사 탄생 여부는 2일 재개할 이사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진행되든 양사 합병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속개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시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이사회를 열었지만, 시정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시정안의 핵심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분리 매각이다.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EU 집행위가 합병 시 화물사업 분야에서 독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하자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사회에서는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하는 측과 매각 시 배임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하는 측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화물사업 매각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사내이사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이 이사회 직전 사의를 밝혀 5명이 참석했다.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과반인 3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8시간에 걸친 난상토론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화물사업 매각이 배임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사진에 포함된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행사하는 표가 유효한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속한 로펌은 대한항공에 합병 관련 자문을 해왔다.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 3월) 사외이사 임명 전 법무법인에서 적격 여부를 확인했다”며 “시정안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의견을 통해 사외이사 이해 상충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는데 관련 논란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이 지연되면서 대한항공의 시정안 제출도 미뤄지게 됐다. 당초 EU 집행위가 대한항공에 요구한 시정안 제출 마감 시한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이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조만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정안 제출과 관련해 EU 집행위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부결시키면 대한항공과의 합병은 사실상 무산된다.화물사업 매각안이 이사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최종 합병까지는 첩첩산중이다.당장 시정안을 받은 EU 측이 합병 승인 대신 화물 사업부 매각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을 한다면 매각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합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못한다. 이후 미국과 일본이 합병을 승인한다고 해도 화물 사업부 매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EU가 최종 승인을 하지 않아 합병이 불발될 수 있다. 합병을 위해서는 EU 등 필수 승인국(14곳)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EU가 최종 승인을 한다고 해도 미국과 일본의 순조로운 합병 승인도 장담할 수 없다. 전례를 감안하면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 역시 합병 승인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노선을 추가로 경쟁사에 넘기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반독점 행위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항공사 내부 반발도 폭탄으로 남아 있다. 대한항공은 '고용 보장 및 처우 개선'을 전제로 한 화물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이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지만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조와 일부 조종사는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화물사업 매각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해도 안심하기 이르다"며 "대한항공의 당초 계획과 달리 두 항공사의 합병 과정이 3년 가까이 되도록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후에도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나타나 합병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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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대행, '해외결합 승인' 진두지휘 나서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대한항공과의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이기 위한 ‘전사 기업결합 TF’를 발족했다.원유석 대표를 팀장으로 한 해당 TF는 임원 7명을 포함해 총 42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됐다. 당초 전략기획본부장이 팀장이던 기존 TF를 대폭 강화한 조치다. 이번 TF는 운영 체계를 법무, 전략기획부문을 주축으로 한 총괄그룹과 여객, 화물, 재무, 대외협력부문으로 구성된 지원그룹으로 구분해 효율성을 높였다. 총괄 그룹은 경쟁당국에 최종적으로 제출하는 문서 취합, 검토, 자문사와의 의견 조율 등의 업무를 맡고, 지원 그룹에서는 경쟁당국에서 제출을 요청하는 자료 생성에 주력한다.특히, 해외 경쟁당국의 2단계 심사가 시작되면서 각 경쟁당국에서 요청하는 자료가 점점 방대해져 심사 대응 역량 강화에 주력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무대행 중심 TF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실무 인력을 추가로 보강했다.아시아나항공은 “이번 TF는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것으로, 원유석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필두로 아시아나항공의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3.27 09:24
산업

최고의 연말 선물 ‘여행’…노선 늘리는 항공업계

연말연시를 맞아 여행을 소망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항공업계가 인기 노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과 타이베이, 중국 등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된 국가에 대한 노선 확대가 활발하다. 15일 호텔스닷컴이 실시한 ‘연말 여행’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5명 중 3명가량(59%)은 스스로에 대한 보상으로 ‘물질적인 선물보다 여행을 선물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60%는 ‘친구나 가족을 위한 선물로 여행이 물질적인 선물보다 낫다’고 했다. 일상회복 후 처음 맞는 연말연시에 해외 여행지로 떠나려는 수요가 폭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기 여행지는 일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이기도 했는데, 일본 정부가 지난 10월 11일부터 무비자 자유여행을 허용했고 역대급 엔저로 그 수요가 폭증했다"며 "특히 일본은 겨울철 온천여행지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해외 여행지로 가는 첫 관문인 '항공편'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인천~삿포로·오키나와 노선을 재개하는 등 일본 노선을 주 단위 왕복 88편으로 60% 확대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을 증편하고 오키나와·삿포로 노선을 순차적으로 재개해 일본 노선을 주 단위 왕복 66편으로 30% 늘린다.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에서는 일본 항공편 강자인 제주항공이 이달 초 인천~나고야 노선에 이어 오키나와 노선을 부활시켰다. 이달 일본노선 운항 횟수는 수요가 급등하며 당초 계획했던 주 167회에서 주 178회로 늘려 운항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에어서울이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재개하고, 진에어는 이달부터 인천~오키나와·삿포로 노선을, 오는 23일부터는 부산~삿포로 노선이 운영된다. 일본에 이어 중국과 타이베이(대만)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노선 운항을 잇달아 재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인천-옌지 주 1회(목요일)와 인천-하얼빈 주 1회(금요일)에 이어 최근 인천-웨이하이 노선 운항을 주 1회에서 주 2회로 증편했다. 중국 노선의 재개는 아직 적극적이지 않지만, 타이베이 노선은 운항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29일부터 대구~타이베이 노선을 주 5회 일정으로 운항하고, 내년 1월 21일부터는 해당 노선을 주 7회로 증편한다. 티웨이항공은 24일 제주~타이베이 노선을 주 2회 운항하고, 내달 3일부터는 주 4회로 늘리기로 했다. 또 대구~타이베이 노선은 내년 1월 1일부터 매일 운항한다. 에어부산도 21일 부산~타이베이 노선 운항을 3년 만에 재개한다. 국내 항공사가 인기 해외 여행지에 대한 노선을 꾸준히 회복해가고 있으나, 아직 수요를 쫓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는 한국 수요만 볼 수 없고, 지금은 경제 불황이나 전쟁 등 변수가 많아 글로벌 수요를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점차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점진적으로 항공권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은 들지만, 언제라고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 수요가 지금처럼 일본 등 특정 지역에 몰리지 않고 공급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안정돼야 항공권이 이전 수준의 가격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2.16 07:00
산업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선언 1년10개월…여전히 첩첩산중

국내 대형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선언한 지 1년 10개월째 매듭을 짓지 못하고 여전히 해외 경쟁 당국의 산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최근 영국과 미국이 기업결합 심사를 연장하면서 두 항공사의 합병은 2년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두고 좀 더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의 기업결합 심사는 절차 시작 후 75일 이내에 결과를 내게 돼 있지만, 이 시한을 넘기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8월 말에 자료를 제출하고 최근 임원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쟁 당국에서 요구하는 자료 및 조사에 성실히 임해 왔으며, 향후 심사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잘 마무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앞서는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지난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CMA 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CMA는 대한항공에 오는 21일까지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이 담긴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8일까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거나 심층적인 2차 조사에 들어갈지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국 경쟁 당국의 발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의 중간 결과발표로, 최종 결정은 아니다"며 "세부적인 시정조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으로, 이른 시일 내에 시정조치를 확정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이 최종적으로 합병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두 항공사의 합병은 모든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전체 신고 대상은 한국을 포함해 14개국이다. 이중 터키(지난해 2월), 태국(지난해 5월), 대만(지난해 6월), 호주(올해 2월) 등 9개국의 경쟁 당국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뉴욕, 파리, 제주 등 일부 노선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다른 항공사에 이전하고 운임 인상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현재 필수신고국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등 5개국의 판단만 남은 상태다. 당초 업계는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으면 나머지 EU, 일본, 중국 측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도 무리 없이 진행돼 연내 합병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세계 항공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고, 승인 문턱도 가장 높은 편으로 꼽히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미국·영국의 심사가 연장되면서 합병절차가 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 당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요목조목 따져보고 내걸 수 있는 조건을 고려하려는 분위기가 읽힌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1.21 07:00
경제

'입국 격리 면제'에 항공사 기대감…국제선 늘린다

코로나19 3차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 격리를 면제하겠다는 방역당국의 방침에 따라 항공사들이 국제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지역인 사이판부터 국제선 운항을 늘려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14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 1일부로 일본 나고야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나고야 노선은 지난 2021년 4월 29일 운항을 마지막으로 11개월만의 재운항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일본의 입국자 수 제한과 입국격리 완화 추세에 맞춰 나고야 노선을 주 1회로 재개하고, 기존의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노선도 증편 운항한다. 또 일본 주요 노선들의 운항 횟수도 늘린다. 지난 3월 27일부로 인천~나리타 노선은 주 6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인천~오사카 노선은 주 3회에서 주 5회로,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각각 증편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일본 노선을 확대했다"며 "일본의 무사증 입국제도 및 자가격리 완화 동향을 살펴 추가 증편 운항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3월 들어 일일 입국 제한 인원을 35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린 데 이어 이날부터는 7000명까지 늘린 바 있다. 또 대한민국 출발 백신접종 3차 완료자의 일본 입국 시 자가격리도 7일에서 3일로 줄였다. 이 밖에도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3일부터 인천~하와이 노선을 주 3회 운항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은 트래블버블 체결 국가를 중심으로 국제선 노선 운항을 우선 확대하는 분위기다. 사이판 노선이 대표적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30일 부산~사이판 노선을 재개하고 주 2회 일정으로 운항한다. 에어서울도 같은 날 인천~사이판 노선을 신규 취항하고 주 2회 일정으로 운항한다. 또 에어부산은 주 1회 운항 중인 부산~사이판 노선을 다음 달부터 주 2회로 증편하기로 했다. 항공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오는 21일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입국자에 한해 7일 격리 조치를 면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입국 격리 조치를 꼽아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입국 시 격리가 사라지면 해외에 나갔다 오는 부담이 줄어들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확진자가 대폭 증가해 상황을 보수적으로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국제선 노선을 지금보다 확대해 나갈 일만 남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3.15 07:00
경제

코로나 재확산 인도 특별기 4편 늘린 아시아나…대한항공은 1편 추가

인도에서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재확산이 발생하면서 대한민국 국적기의 인도 교민 수송이 시작됐다. 긴급 특별기를 현지에 투입해 교민 귀국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5월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의 부정기편 5회가 계획됐지만, 아시아나항공이 7편, 대한항공이 2편으로 운항을 늘렸다. 11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 총 4차례의 특별기를 추가 운항하겠다고 밝혔다. 델리 노선에 3차례(14일, 27일, 30일), 벵갈루루 노선에 1차례(21일)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교민들의 귀국 희망 수요를 파악해 오는 6월에도 추가 운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아시아나항공은 인도 벵갈루루와 델리에서 2차례 특별기를 운항해 총 368명을 수송했다. 이날 오후 2시에도 인천에서 인도 델리로 출발하는 세 번째 특별기를 추가로 띄웠다. 해당 항공편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9시 인도 델리에서 출발해 이튿날 오전 7시 4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대한항공에서는 1회 운항 예정이던 것에 1편을 추가해 총 2편의 교민 수송 특별기가 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는 17일 인도 델리 현지 9시 30분 출발 편과 23일 인도 델리 19시 40분 출발 부정기편을 운항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 4회, 대한항공 1회의 한국~인도 노선 운항을 계획했다. 정부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한국~인도 노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면서 교민 귀국을 위한 항공편만 예외적으로 운항을 허가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인도 현지 코로나19 감염자는 연일 40만명이 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 운항편은 기내 안전 확보를 위해 전체 좌석의 60% 이하만 승객들의 탑승이 가능하다. 또 내국인의 탑승 비율은 90% 이상으로 운영돼야 한다. 운항 및 기내승무원들을 비롯한 모든 탑승 직원들은 방호복을 착용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관계자는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PCR 검사 3회 및 귀국 후 격리에 필요한 조치를 지원한다"며 "아울러 현지 조업을 위한 운송 전담 직원 2명, 정비 지원을 위한 탑승 정비사 2명을 파견해 교민들의 귀국을 돕게 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인도에서 귀국하는 교민 등은 입국 즉시 진단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7일간 임시생활 시설에서 격리해야 한다. 시설 퇴소 후에도 7일간 자택 등에서 자가격리를 이어가야 한다. 시설 퇴소 전인 입국 6일 차에 한 차례 더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 해제 전인 입국 13일 차에도 보건소에서 또 한 번 검사를 받는다. 입국 후 총 14일간의 격리 생활(시설격리 7일+자가격리 7일) 동안 국내에서 총 세 차례 진단검사를 받는 셈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5.11 15:39
연예

[#여행어디] 해외여행 가는 듯? 면세 쇼핑도 하는 '무착륙 관광비행' 2라운드

지난해 9월 한국관광공사가 대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제주 상공 여행상품이 출시한 지 4분 만에 완판됐다. 이 상품을 구입한 대만 관광객 120명이 탑승한 비행기는 타이베이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제주 상공을 떠돌다 대만으로 회항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됐다.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이 만들어낸 '웃픈(웃기고도 슬픈)' 상품인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상공을 떠돌기만 하다가 다시 인천공항으로 착륙하는, 기분만 내는 '가상 출국여행'이다. 이를 '무착륙 관광비행'이라 부르며 항공사들이 이런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어 여행에 목마른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인다. 비행기 타고, 면세 쇼핑하는 여행 항공업계가 지난해 연말연시를 노리고 야심 차게 내놓았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올해 신정(1월 1일)에 탑승률 90~100%의 높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 이틀을 제외한 다른 기간에는 20~40%대의 저조한 탑승률을 보였다. 크리스마스이브, 12월 31일 등 나머지 기간도 탑승률 대부분이 30~40%대에 그쳤다. 그런데도 올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또 한 번 내놓았다. 먼저 제주항공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 상공을 선회하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오전 10시 30분 항공편을 운영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방역지침에 따라 비행기에 탑승해 일본 후쿠오카를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고 돌아오게 돼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또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은 입·출국은 없지만, 국제선으로 인정된 여행상품이라서 탑승객은 일반 해외 여행자와 같은 면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행 면세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주류 1병(1ℓ, 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다. 면세점 혜택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은 무착륙 관광비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을 위한 할인·적립금을 주고, 롯데면세점도 1월 말까지 해당 고객에 한해 특가 세일을 진행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진에어 관광비행을 다녀왔다는 30대 인 모 씨는 "개인적인 관광비행의 목적은 면세 쇼핑이었다"며 "항공사에서 면세점이랑 같이 프로모션을 많이 했는데, 사고 싶었던 상품이 있던 면세점과 협업한 항공사의 관광비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공사별 상품 가격대가 다 비슷해서 면세점을 보고 고를 수 있었다"고 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권 가격을 19만8000원에서 12만8000원으로 약 35% 낮췄다. 지난해 에어부산이 연말 무착륙 비행관광 상품 중 가장 낮은 가격인 9만9000원을 선보인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2일 첫 운항을 시작으로 총 6편의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항공편을 운영한 바 있다. 5차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을 한 진에어도 이달 매주 토요일마다 일본 상공을 선회하고 돌아오는 비행편을 운영하고 있다. 진에어는 15만8000원에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하나카드로 결제 시에는 3만8000원을 할인해 12만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30~31일 관광비행 상품을 준비했다. 티웨이항공은 새해 첫날(1일) 일본 후쿠오카 상공을 돌고 오는 관광비행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면세품 구매 시 최대 50%까지 할인율을 제공했는데, 이번 비행에서는 할인율을 최대 58%까지 늘려 혜택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무착륙 비행'을 최초 시도한 에어부산도 23일, 30일 대마도를 선회한 뒤 돌아오는 항공편을 제공한다. 가격은 최저가인 9만9000원을 유지했다. 여기에다 기존 럭키 드로우 이벤트에 경품 품목을 추가하는 등 혜택도 추가했다. 무착륙 관광비행? 코로나19 돌파구로는 '아직' 정부가 올해 12월까지 국제 관광비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부터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6개 사에서 국제 관광비행을 준비해 왔다. 이에 항공포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진에어·아시아나 등 항공사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수요를 겨냥해 내놓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총 12편이 운항했다. 제주항공(3편)과 진에어(6편), 에어서울(1편), 티웨이항공(1편), 에어부산(1편) 등이다. 진에어의 경우 작년 12월 24일 오후 4시 3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상공을 비행한 뒤 저녁 7시 5분 돌아오는 일정으로 탑승객은 비행기에 탑승해 여행하는 기분을 즐기며 면세품을 구입했고, 제주항공도 지난해 12월 18일과 20일 등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국내 코로나19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예정됐던 국제관광비행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 26편이 운항할 예정이던 관광비행은 절반 넘게 줄었다. 지난해 기대에 부풀어 진행된 무착륙 관광비행은 탑승률이 70%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지만, 1차 운항 기간 평균 탑승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사는 탑승률 70% 기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1편 운임으로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여 원까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절반 수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를 놀리는 것보다야 띄우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1.20 07:00
경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실탄 부족에 '부실 우려' 어쩌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 KDB산업은행이 이를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톱10 항공사 탄생의 첫 삽을 뜨게 됐다. 이에 국내 1, 2위 항공사가 한솥밥을 먹게 되는 시나리오가 완성되면서 업계에서는 항공산업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이 악화된 대한항공마저 부실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 긴급 소집됐으며, 이사회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김석동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넘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번 산경장에서는 산업은행은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영구채 전환 방식 등을 통한 8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결정됐다. 한진칼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원으로, 내년 초 2조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서다”며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해 국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고민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대한항공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원태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하고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부실’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산은의 도움과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인수한다고 해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 위기를 타개하고 2291%(상반기 말 기준)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느냐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정상화에 필요하다고 책정했던 자본확충 금액은 2조1772억원에 이른다. 현재 대한항공도 투입할 실탄이 충분하지 않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사업부, 자산 매각 등까지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는 유상증자로 1조127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8월에는 한앤컴퍼니에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기판사업을 9906억원에 양도했다. 또 자본 확충의 목적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속에서도 흑자를 내고 있긴 하나,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인 건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유상증자가 관건인 듯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따른 독과점 문제도 떠안고 가야 한다. 두 항공사의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자회사까지 합칠 경우 절반을 넘어선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은 22.9%, 아시아나항공은 19.3%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양사의 저가항공사(LCC) 점유율까지 더하면 62.5%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문제 등을 심사해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불허할 가능성보다는 소비자 피해 최소화 등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높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1.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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