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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졸업’, 대치동 학원가 경쟁서사와 만난 안판석 표 로맨스

촉촉이 내리는 비, 창가에 앉아 기다리는 남자주인공, 따뜻한 가게의 조명, 예쁜 색감이 돋보이는 빨간 우산을 쓰고 다가오는 여자주인공 그리고 그 위로 잔잔히 흐르는 음악…. tvN 토일드라마 ‘졸업’의 장면들은 어딘가 익숙하다. 거기에는 ‘안판석’이라는 감독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에 이어 ‘졸업’까지, 연달아 멜로에 뛰어듦으로써 이제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안판석 감독표 로맨스물의 색깔이 그것이다. 안판석 감독의 로맨스에는 멜로 이외에도 디테일한 사회생활의 이야기가 담기곤 했는데, 이번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막연히 수십 억 연봉의 스타 강사들 이야기로만 알려져 있지만, ‘졸업’이 보여주는 건 그 수치 이면에 담긴 강사들의 치열한 경쟁과 노력이다. 서혜진(정려원)은 그 경쟁을 뚫고 대치동 학원가에서 인정받는 국어 일타강사다. 한 명 두 명 수강생들이 늘고 통장 잔고가 늘어가는 걸 보람으로 여기며 살던 그의 평탄한 삶에 갑자기 그의 첫 번째 제자 이준호(위하준)가 불쑥 들어온다. 8등급 꼴통이었지만 서혜진을 만나 기적의 1등급을 받고 명문대에 합격했고 졸업 후에는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에도 들어갔지만 그는 갑자기 회사에 사표를 내고 학원강사의 길에 뛰어든다. 서혜진은 학원강사의 삶이 보기와는 다르다며 완강히 반대하지만 끝내 그가 일하는 학원으로 들어온 이준호는 함께 ‘사제출격’이라는 콘셉트로 공동강의를 시도한다. 등급을 올려주기 위해 아이들 학교의 시험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대비해 나가야 하며, 때론 오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국어선생님과 각을 세우기도 하고, 학생들을 빼가려는 경쟁 학원과의 전쟁 같은 대결을 벌이면서, 점점 높아진 위상에 자신을 견제하려는 학원 내부의 움직임과도 부딪쳐야 하는 치열한 대치동 학원가의 삶. 그 치열함 속으로 어느 날 불쑥 들어온 이준호는 서혜진의 잔잔했던 마음에 돌을 던진다. 그것은 두 가지 차원에서의 돌이다. 하나가 첫 제자로만 알던 이준호가 ‘동료 선생님’으로 오면서 느끼게 되는 멜로 감정이라면, 다른 하나는 이준호로 인해 다시금 피어나게 된 잃어버렸던 열정 같은 것이다. 첫 제자였던 이준호를 가르칠 때 그저 문제 푸는 법만 알려준 게 아니라 국어를 사랑하게 만들었던 서혜진이었다. 스타 강사로 자리매김한 이후에는 그런 교육방식을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게 됐지만, 갑자기 나타난 이준호와 공동강의를 준비하면서 그 초심의 열정이 되살아난다.그래서 ‘졸업’은 서혜진과 이준호의 로맨스를 그리면서 동시에 변해버린 서혜진의 교육에 대한 진짜 열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졸업’이라는 제목은 그래서 다의적이다. “선생님.. 이라고 불러 보세요. 선생님이라고 불러 보시라고요. 꽤 기분 좋을 것 같은데.” 다시 나타난 이준호가 서혜진에게 그렇게 말하듯, ‘졸업’은 사제지간의 관계를 졸업하려는 이준호의 마음을 담은 제목이다. 하지만 동시에 서혜진이 스타 강사로 하루하루를 경쟁적으로 살아오면서 잃었던 것들을 이준호를 통해 되찾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졸업’하고 교육의 새 길을 찾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제목이기도 하다.어찌 보면 그 이야기의 틀거리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유사해 보인다. 그저 가끔 만나 밥 사주는 예쁜 누나로 알고 지냈지만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로 발전해가고, 그 과정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성추행을 당해도 그러려니 하며 살던 누나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꾸만 일깨워주는 남자를 통해 그 삶에 변화를 갖게 되는 이야기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아니었던가. 마찬가지로 ‘졸업’도 선생님과 제자로만 지내던 사이가 연인 관계로 변해가는 로맨스를 그리면서 동시에 그 과정에서 선생님의 삶이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비슷한 틀이지만 대치동 학원가라는 디테일한 스토리들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안판석 감독 특유의 차곡차곡 쌓아가는 서사에 의해 폭발력을 만든다. 빼놓을 수 없는 게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낸 OST의 힘이다. 전곡에 참여한 뉴욕 출신 3인조 밴드 더 레스트리스 에이지의 모던하면서도 노스탈직한 사운드는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졸업’만의 감성을 만들어낸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6.03 05:50
연예일반

“‘제다이정재’와 함께하는 새로운 스타워즈”…‘애콜라이트’ 시청 포인트 공개

제다이 마스터로 변신한 이정재의 모습이 포착됐다.9일 디즈니플러스는 ‘애콜라이트’의 시청 포인트와 새 스틸을 공개했다. ‘애콜라이트’는 그동안 ‘스타워즈’ 시리즈와는 다른 차별화된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애콜라이트’는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시대에 벌어진 전대미문의 제다이 연쇄살인사건, 그 뒤에 숨겨진 비밀과 진실 속 새롭게 떠오르는 어둠의 세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연출을 맡은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은 “스타워즈의 우주를 파헤치고 싶었다.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지금까지 다뤄진 적 없는 세계관, 캐릭터, 장르를 담아 완전히 새로운 스타워즈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고했다.함께 공개된 스틸 속에는 제다이 마스터 솔로 변신한 이정재의 다채로운 모습을 비롯해 제다이의 황금기로 불리는 시기의 평화로운 모습부터 긴장감을 유발하는 액션 시퀀스까지 모두 담겨 흥미로움을 더한다. 먼저 이전 ‘스타워즈’ 작품에서도 다룬 바 없는 세계관인 ‘고 공화국’ 시대의 모습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어린 제자들을 훈련시키는 마스터 솔(이정재)과 그의 가르침에 따라 훈련에 매진하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눈길을 끈다. 이정재의 제자 로건(다프네 킨)이 독보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강탈한다. 모든 사건의 중심이자 미스터리한 인물 메이(아만들라 스텐버그)가 뛰어난 실력의 제다이 마스터 인다라(캐리-앤 모스)와 전투를 펼치는 장면도 흥미롭다. 과거 마스터 솔의 제자로 밝혀진 메이에게 어떤 서사가 숨겨져 있는지 궁금증을 높인다. 차별화된 장르를 보여줄 장면들도 이어진다. 제다이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제다이들의 모습은 앞으로 닥칠 거대한 위협을 예고하듯 긴장감을 높인다. 평화가 깨져버린 고 공화국 시대의 모습부터 사건을 둘러싼 예측불가 전개 그리고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대결까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작품은 세계 유수 제작진이 총출동한다. 연출을 맡은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은 전작 ‘러시아 인형처럼’으로 에미상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겟 아웃’, ‘어스’의 음악 감독도 참여 소식을 알렸다. ‘스타워즈’ 명작들에 참여한 제작진도 참여해 새롭지만 ‘스타워즈’ 고유의 레거시를 이을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인 최초로 제74회 에미상 TV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가 헐리우드 명작 출연 배우진과 앙상블을 펼친다.‘애콜라이트’는 오는 6월 5일 디즈니플러스에서 1, 2화 동시공개 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09 13:08
프로축구

통한의 승부차기 실축 하나…울산도, 전북도 울었다

그야말로 통한의 실축이었다.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던 울산 HD의 여정이 4강에서 끝났다.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에서 2-3으로 져 1·2차전 합계 3-3으로 맞선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 무릎을 꿇었다.허탈한 결과였다. 이날 울산은 전반 30분 만에 세 골을 연속으로 실점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다행히 마테우스와 보야니치의 연속골이 터지며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3실점 이후 빠르게 합산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선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그러나 울산은 남은 시간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균형을 깨트리지 못했다. 상대 퇴장 이후 연장전 포함 80분이 넘는 시간 동안 11대10의 싸움을 펼치고도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결국 동아시아를 대표해 ACL 결승으로 향하는 한 팀은 승부차기를 통해 가려야 했다. 울산은 120분 간 무려 40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승리를 확정 짓지 못했다.승부차기마저 팽팽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울산의 키커였던 김민우의 킥은 그러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반면 요코하마는 마지막 키커 에두아르두가 성공시키면서 울산이 승부차기 스코어 4-5로 졌다. 아시아 정상을 향해 달리던 울산의 여정에도 허무하게 마침표가 찍혔다. 승부차기를 실축한 김민우는 그라운드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앞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거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등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던 데다, 자신의 실축이 탈락으로 이어졌으니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김민우를 위로하는 울산 선수들의 마음 역시 결승을 눈앞에 두고 탈락한 결과 탓에 쓰라린 건 마찬가지였다.울산이 ACL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는 소식은 역설적이게도 ‘라이벌’ 전북 현대에도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울산의 탈락으로 인해 전북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 가능성 역시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앞서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이 4강에서 탈락하면서 AFC 클럽 랭킹 3위 전북이 클럽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경우의 수는 울산의 ACL 우승뿐이었다. 그러나 울산마저 결승 진출 실패, 전북이 클럽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경우의 수도 완전히 사라졌다. 클럽 월드컵은 내년부터는 4년 주기·32개 팀 참가로 규모가 크게 확대된다. 참가만으로 수십억원의 상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고, 다음 대회는 2029년에나 열린다는 점에서 그 기회를 놓친 전북의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번 시즌 ACL 결승은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요코하마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정상에 오르는 팀은 2023~24 ACL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각각 2021시즌과 2022시즌 ACL 우승팀인 알힐랄과 우라와 레즈(일본), ACL 우승팀들을 제외하고 AFC 클럽 랭킹이 가장 높은 울산(2위)이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김명석 기자 2024.04.25 14:03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기생수: 더 그레이’, 연상호 감독 특유의 한국적 재해석

부산행 KTX에 창궐한 좀비(부산행), 재개발에 밀려나는 철거민들을 위해 싸우는 초능력자(염력), 슈퍼히어로처럼 살을 날리고 받는 무속인(방법), 갑자기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 의해 펼쳐지는 디스토피아(지옥) 등등. 연상호 감독이 구축해온 이른바 ‘연니버스’는 기존 서구의 장르들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특징들을 갖고 있다.그건 단지 배경으로서 한국적 소재들을 차용하고 있다는 그런 뜻이 아니다. 작품을 잘 들여다보면, 그 장르 자체가 재해석해내는 한국의 현실 은유가 느껴진다. ‘부산행’에서 KTX를 주공간으로 좀비들이 공격하는 장면들은, 여러모로 압축성장의 속도에 올라탄 무비판적인 집단 혹은 군중을 떠올리게 만든다. ‘염력’은 어떤가. 이 초능력을 가진 존재가 대적하는 인물들은 전 우주적 악당이 아니라 재개발을 하기 위해 철거민들을 몰아내려 하는 용역업체 사장이다. 무속인을 슈퍼히어로처럼 해석한 ‘방법’도 다르지 않다. 그 살을 던진다는 ‘저주’ 행위가 현실에서 끌어오는 건 누군가를 죽음으로까지 몰아가는 현대판 저주 악성 댓글 같은 것이니 말이다.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도 이 연니버스가 가진 한국적 재해석의 독특한 면모를 보여준다. 일본의 고전이 된 원작 ‘기생수’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연상호 감독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조직’(혹은 관계)에 대한 관점으로 재해석됐다. 작게는 부부나 부녀 혹은 오누이 같은 가족부터, 조폭들의 조직이나 경찰 조직 같은 사회는 물론이고 같은 신념을 가진 종교 조직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기생’(혹은 공생) 관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살아간다는 보다 확장된 의미의 ‘기생’이라는 개념을 더해 넣었다.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빼앗는 이야기는 이미 잭 피니가 1955년에 썼고 이듬해 영화화됐던 ‘바디 스내처’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생수’는 바로 그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기생생물이 몸에 들어왔지만 뇌를 장악하지 못해 오른손에 머물게 되면서 인간 신이치와 기생생물 ‘오른쪽이’가 다른 기생생물들과 대결하며 공생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그려진 작품이다. 인간적 감정이 배제된 오른쪽이가 인간을 낯설어하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던지는 질문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하는 작품이다.하지만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이러한 내면적 성찰에서 나아가 인간관계를 성찰하려 한다.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빠를 신고한 정수인(전소니)과 그를 구해낸 후 아빠처럼 돌봐 온 김철민(권해효) 형사의 관계만 봐도 그 차별점이 눈에 들어온다. 친아빠에 어쩔 수 없이 기생(?)해온 정수인이 그 관계를 끊어내자 이웃들이 그를 괴물 취급했던 것과 달리, 김철민은 정수인을 마치 딸처럼 보살피는 대목이 그렇다. 김철민과 정수인처럼 어떤 관계는 인간이 살아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정수인과 친아빠 혹은 이웃들처럼 어떤 관계는 정반대로 인간을 파괴하는 힘을 부여한다. 기생생물이 깃든 정수인을 박멸의 대상으로 보는 이들 앞에서 끝까지 그가 괴물이 아닌 사람이라며 지켜내려 한 김철민 같은 인물이 있어, 정수인은 기생생물에 장악되지 않고 끝낸 인간의 편에 선다. 이건 조직이 버린 설강우(구교환)와 정수인의 관계에서도 그려진다. 늘 도망치기만 했던 설강우가 결국 사태를 직시하고 정수인을 돕게 되는 이유는 그를 마치 기생생물에게 희생된 여동생처럼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생수: 더 그레이’는 흑도 백도 아닌 중간에 걸쳐진 ‘그레이’라는 색처럼,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유사가족 같은 관계로 오히려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해가는 인물들을 보여준다.혈육은 아니지만 유사가족처럼 엮인, 김철민과 정수인, 설강우와 정수인의 관계에 대한 은유는, 보다 확장된 조직에 대한 이야기로도 넓혀진다. 종교를 빙자한 기생생물들의 조직이나, 배신자가 존재하는 경찰 조직, 혹은 기생생물이 그 우두머리를 노리는 정치조직은 ‘기생’이라는 관점으로 종교, 사법, 정치 같은 사회적 관계들을 새삼 들여다보게 만든다. 다작의 후유증인지 최근 들어 연달아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던 연니버스가 간만에 부활한 느낌이다. ‘조직’ 혹은 ‘관계’라는 한국적인 색깔이 더해짐으로써, 연상호 감독 특유의 은유적 세계가 도드라진 작품이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4.15 05:45
해외축구

레알·맨시티 '진기록’도 합작했다…기대득점보다 4.5골 더 터진 '6골 난타전'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가 6골이나 터진 난타전을 벌였지만, 정작 두 팀의 기대 득점(xG) 총합은 1.5골에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기대 득점과 실제 득점 간 격차가 4.5골 이상 난 건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 나온 ‘진기록’이다.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의 3-3 무승부 직후 “기대 득점과 실제 득점이 4.5골 이상 차이가 난 건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14경기에서 나온 첫 기록”이라고 소개했다.옵타에 따르면 이날 두 팀의 기대 득점 합은 1.5에도 못 미쳤는데, 실제 득점은 양 팀 합쳐 무려 6골이나 나왔다. 기대 득점은 슈팅 기회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뜻하는데, 1에 가까울수록 득점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득점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장면인데도 이를 득점으로 연결 지은 원더골들이 그만큼 많이 나왔다는 뜻이기도 하다.이날 홈팀 레알 마드리드의 기대 득점 총합은 겨우 0.63에 불과했다. 전반 12분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의 슈팅이 후벵 디아스의 자책골로 이어진 장면의 기대 득점은 0.01에 불과했고, 2분 뒤 호드리구가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다리 사이로 밀어 넣은 슈팅 역시 0.13이었다. 후반 34분에 나온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오른발 논스톱 슈팅은 0.08이었다. 이밖에 다른 슈팅 장면들의 기대 득점을 모두 더해도 이날 레알 마드리드의 기대 득점은 0.63이었는데, 결과는 3골이었다. 맨시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맨시티의 기대 득점 총합은 0.83이었는데도 3골을 폭발시켰다. 전반 2분 베르나르두 실바의 득점 장면 기대 득점은 0.03에 불과했고, 후반 21분 필 포든은 0.06, 요슈코 그바르디올은 0.03의 기대 득점을 뚫고 레알 마드리드 골망을 흔들었다. 12개의 슈팅 기대 득점 총합 0.83을 훌쩍 넘어선 3골을 만든 건데, 특히 이날 맨시티의 3골 모두 페널티 박스 바깥쪽 슈팅으로 결실을 맺었다.그만큼 이날 두 팀의 득점 장면이 모두 원더골의 향연이었고, 그만큼 결정력이 돋보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전반 2분 베르나르두 실바는 미드필드 지역 왼쪽 먼 거리에서 기습적인 프리킥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2분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의 중거리 슈팅은 디아스에 맞고 굴절됐고, 2분 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는 수비수 다리 사이를 겨냥한 절묘한 슈팅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환상골의 향연 하이라이트는 단연 후반이었다. 후반 21분 필 포든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상단 구석을 뚫었고, 5분 뒤 그바르디올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질세라 후반 43분 발베르데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하프 발리로 연결, 상대 골키퍼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나란히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데다 레알 마드리드는 2021~22시즌 우승팀, 맨시티는 2022~23시즌 우승팀이라 8강 맞대결 성사 당시부터 ‘미리보는 결승전’으로 주목을 받았던 매치업이었다. 그리고 이날 두 팀은 6골이나 터지는 난타전에 환상골까지 주고받으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오는 18일 오전 4시,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전장을 옮겨 펼치는 2차전에 대한 기대감도 더 커지게 됐다.김명석 기자 2024.04.10 11:25
연예일반

[IS포커스] 김대호vs이철희vs“비밀병기”…지상파들 개표방송 대결, 승자는

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상파 3사가 개표방송으로 자존심을 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총선 중 가장 높은 31.28%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관심이 뜨거운 만큼 개표방송에도 시청자들의 눈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KBS와 SBS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화려한 볼거리, MBC는 인지도 높은 출연자들을 내세워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는 각오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선거 방송은 방송사들의 자존심 대결이다. 선거 개표 방송은 방송사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정확한 예측, 진행자들의 실력 등에 따라 방송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달라진다”며 “과거 선거 방송은 단순히 개표 현황을 전하는 정보 전달에 그친 반면, 이제는 방송 자체가 화제가 되는 터라 이번 개표방송 역시 방송사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 김대호vs SBS 이철희…KBS는 “비밀병기”MBC는 이번 개표방송의 하이라이트로 김대호 아나운서를 내세웠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그동안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높인 만큼 시청자들의 주목도를 끌기에도 충분하다.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환상의 호흡을 발산한 조현용 기자와 이재은 앵커 등 MBC 간판 앵커, 아나운서, 기자도 총출동한다.여기에 개표방송 토론 코너인 ‘총선데스크’ 패널로 입담을 자랑하는 유시민 작가와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출연한다. 토론 진행은 ‘100분 토론’의 정준희 한양대학교 교수와 김상호 아나운서가 맡아 진중함을 더한다. SBS는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의 이철희 전 의원과 새누리당 전 대변인 민현주 전 의원이 정치 토크쇼 패널로 나서 밀도 높은 토론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각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인물들로, 개표 진행 상황에 따른 판세를 분석하고 선거 결과에 따른 향후 정치권 전망 등 심도 있는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SBS 뉴스의 간판 앵커인 김현우, 정유미 기자, 김가현, 주시은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는다. KBS는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출연자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알리며 “비밀병기처럼 등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BS ‘넘사벽 CG’ 준비…MBC는 “숫자 집중” 개표방송마다 ‘CG 맛집’으로 꼽히는 SBS는 올해 더 화려하게 돌아온다. ‘넘사벽 그래픽’ SBS 바이폰(실시간 개표정보 그래픽, Vote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은 다채롭게 준비된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열차 액션’을 떠올리게 하는 블록버스터 바이폰 ‘국회행: 자리 쟁탈전’, SBS 레전드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명장면들이 바이폰으로 패러디될 예정이다. 또 SBS 개표방송 마스코트인 귀여운 거대 곰 인형 캐릭터 ‘투표로’는 인간의 지능과 목소리를 장착, AI(인공지능) 캐릭터 최초로 개표방송 해설자로 데뷔한다. 생성형 AI 챗봇 기술과 AI 가상 음성 기술 등을 기반으로 1대 1 딥러닝 과외를 받은 ‘AI 투표로’는 복잡한 선거 데이터 속에서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내용들을 집어내 실시간 해설에 나선다. KBS도 최첨단 AI 기술을 내세워 시청자를 공략한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후보자 공약 랩 배틀’ 코너에서는 주요 후보 아바타가 무대 위에서 공약 정책을 개사한 음원으로 랩 배틀 공연을 펼치고, ‘쌍방향 퀴즈쇼’에선 KBS 캐릭터가 시청자와 소통하며 정치 관련 퀴즈쇼를 진행한다. 또 증강현실(AR) 그래픽을 구현해 화려한 볼거리를 더한다. 국회가 보이는 곳에 설치될 KBS 특설 무대에서 KBS와 국회를 잇는 입체적인 드론 영상을 배경으로 증강현실이 구현될 예정이다. 선거 당일 오후 6시 공개될 방송 3사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를 포함해 판세와 주요 관심 지역의 선거 결과를 최첨단 영상, 그래픽 장비로 시원하게 보여줄 계획이다.MBC는 데이터 분석과 패널 중심으로 핵심인 ‘숫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권희진 MBC 선거방송기획팀장은 “본질에 충실하려 한다. 개표, 예측, 민심 흐름을 보는 숫자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시할 것”이라며 “동시에 CG는 화려하기보다 정갈하고 진행 또한 하나의 토크쇼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4.09 05:31
국가대표

굴욕적인 대참사 겨우 피했다…요르단에 또 무너진 수비, 공격은 PK·자책골이 전부 [아시안컵]

아시아 우승을 자신하던 클린스만호가 2경기 만에 굴욕적인 참사를 당할 뻔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수비는 와르르 무너졌고, 공격진은 페널티킥과 상대 자책골로만 2골을 만드는 데 그쳤다. 그 여파가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이어지게 돼 험난한 여정이 이어지게 됐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겼다.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연속 실점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가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 덕분에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FIFA 랭킹 87위를 상대로 당할 뻔한 굴욕적인 대참사를 가까스로 피했을 뿐, 선수들 면면에서 나오는 객관적 전력 차를 감안하면 자존심을 구길 만한 결과였다.출발만 좋았다. 기나긴 비디오 판독(VAR) 끝에 전반 9분 만에 페널티킥이 선언돼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큰 맞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첫 과제를 잘 풀었다. 자칫 시종일관 공세를 펼치고도 일격을 맞아 경기가 꼬여버리는 시나리오를 잘 피하는 듯 보였다. 바로 전날 일본이 이라크에 이른 선제골을 허용한 뒤 충격패까지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라 더욱 값진 선제골이기도 했다.그런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한국은 기세를 좀처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중반 이후부터 급격하게 흔들렸다. 상대는 공격의 핵심인 양 측면 공격을 앞세워 한국을 흔들었다. 왼쪽엔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가, 오른쪽엔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전반 21분부터 8분 새 요르단의 슈팅 4개가 잇따라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조현우(울산 HD)가 몸을 날린 선방으로 실점은 피했지만, 전반 중반 이후 분위기는 확실히 요르단에 넘어간 뒤였다.요르단은 특히 한국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양 측면, 특히 이기제(수원 삼성)가 포진한 왼쪽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요르단의 전반 오른쪽 공격 비중이 무려 50%로 중앙(25.9%) 왼쪽(24.1%)에 비해 높았을 정도였다. 한국 수비가 흔들리는데도 벤치에선 전술적인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드리블 실패 등 공격이 허무하게 끊기고, 상대의 역습에 흔들리는 장면들이 반복됐다.결국 전반 37분 동점골을 실점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막으려던 박용우(알아인)의 헤더가 그대로 자책골로 이어졌다. 코너킥을 허용한 이전 장면부터 이미 수비는 상대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고, 중원마저 상대에 공간을 크게 내준 모습이었다. 분위기는 이미 요르단으로 넘어갔다. 전반 추가시간 급기야 역전골까지 실점했다. 공격이 실패한 뒤 곧바로 역습을 허용한 게 화근이었다. 이기제가 상대 드리블에 힘없이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다행히 상대 공격 실패로 이어져 실점을 면했다. 그러나 후속 상황에서 또다시 수비가 무너졌다. 알타마리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까지 연결하는 순간, 페널티 박스 안에 수비가 5명이나 있고도 뒤에서 달려들던 야잔 알나이마트를 완전히 놓쳤다. 알나이마트는 수비에 맞고 흐른 공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 골망을 또 흔들었다.결국 한국은 전반을 1-2로 뒤진 채 마쳤다. 객관적인 전력의 우세, 이른 선제골이라는 이점에도 슈팅 수는 오히려 8-8로 팽팽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역전을 허용한 뒤에야 하프타임에 변화를 줬다. 이기제와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빼고, 김태환(전북 현대)과 홍현석(KAA 헨트)을 투입했다. 이기제가 빠진 왼쪽엔 설영우(울산)의 위치 변화로, 설영우 자리엔 김태환이 각각 자리했다. 지난 바레인전과 똑같은 변화였다.후반엔 다시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맹공을 펼쳤다. 상대 첫 슈팅이 후반 중반 이후에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한국이 경기를 잘 풀었다기보다, 리드를 잡은 요르단이 전반과 달리 수비에 더 무게를 둔 영향이 컸다. 실제 요르단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프라인 아래에 섰다. 전방에선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고, 후방에선 밀집수비 형태로 한국 공격을 틀어막았다.그런 요르단의 수비를 상대로 한국은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손흥민의 박스 안 침투를 중심으로 거듭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슈팅이나 문전 크로스는 번번이 두터운 수비에 막혔다. 조규성(미트윌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문전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놓치는 장면들도 나왔다. 빠르게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 한국은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전반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 이후 전술적으로 직접 만든 골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 추가시간에야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었다. 교체 투입된 김태환이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린 게 시작이었다. 첫 공격 시도는 오현규(셀틱)의 머리에 빗맞으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흐른 공을 잡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패스를 건넸고,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날카로운 슈팅이긴 했으나, 이마저도 문전에서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자책골이었다. 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넣은 극적인 동점골에 클린스만 감독도, 선수들도 기뻐했다.남은 10여분 간 역전의 기회들도 있었으나, 끝내 한국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압도적인 전력 우위에도 불구하고 요르단과 2-2 무승부에 그쳤다. 상대가 수비에 무게를 둔 후반전 경기 양상 덕분에 슈팅 수에선 23-12로 크게 앞섰지만 정작 2골은 페널티킥과 상대 자책골로 만들어 냈을 뿐, 전력 차와 슈팅 수에 비례하는 많은 득점을 직접 만들어 내진 못했다. 2실점이라는 기록이 말해주 듯 중원과 수비진의 집중력 역시 경기 내내 기대에 한참 못 미친 경기였다.참사만 면했을 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무승부. 그 여파는 조별리그 구상마저 영향을 끼쳤다. 만약 이날 요르단을 꺾었다면 한국은 승점 6을 기록,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승부에 그치면서 여전히 요르단에 득실차에서 밀린 2위에 머물렀다.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와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 토너먼트에 대비한 경고 관리 등 모든 구상이 꼬인 채 최종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김명석 기자 2024.01.21 07:03
프로축구

[IS 패장] '인천에 2연패' 요코하마 감독 한숨 “상대 골키퍼가 너무 잘 막았다”

“우리가 기회를 놓친 게 아니다. 상대 골키퍼(김동헌)가 너무 잘 막은 것이다.”인천 유나이티드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의 케빈 머스캣(호주) 감독이 인천 골문을 지킨 김동헌을 향해 극찬을 보냈다. 요코하마 입장에선 충분히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지만, 김동헌의 선방이 워낙 좋았다는 것이다.머스캣 감독은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5차전에서 1-2로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상대 골키퍼가 너무 잘 막아낸 장면들이 있었다. 선방만 아니었다면 전반에도 2~3골은 넣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이날 김동헌은 경기 내내 상대의 거센 공격을 막아냈다. 골대 바로 앞에서 나온 에우베르의 헤더를 쳐내거나 골문으로 향하는 상대 슈팅을 막아내는 등 후반 중반까지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경기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날 요코하마의 유효슈팅 6개 중 단 1개 만을 실점으로 내주는 선방쇼를 선보였다.머스캣 감독도 “좋은 기회들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기회를 놓쳤다고 하진 않겠다. 상대 골키퍼가 잘했기 때문”이라며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전반에만 2~3골을 냈을 경기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책임”이라고 했다.일본 J-리그 2위 팀인 요코하마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선 인천과 두 차례 맞대결 모두 패배했다. 앞서 일본에서 열린 첫 맞대결에서도 인천이 4-2로 승리했고, 이날 역시 홍시후와 에르난데스의 연속골을 앞세운 인천이 승전고를 울렸다.특히 요코하마는 71.6%에 달하는 볼 점유율을 기록했고 슈팅 수 13-11, 유효 슈팅수 6-4로 더 많은 기회를 잡고도 인천의 골문을 한 차례 여는데 그쳤다. 반대로 인천은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워 결실을 맺었다.머스캣 감독은 “이길 수 있는 방법, 지는 방법은 다양하다. 만약 우리가 져야 한다면, 오늘처럼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축구를 하면서 지고 싶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계속 보여준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면서 “우리의 의지나 경기력에는 날씨가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잔디 상태 때문에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이마저도 결국 우리의 책임”이라고 했다.이날 승리로 인천은 승점 9(3승 2패)로 조 2위로 올라선 반면, 경기 전까지 선두였던 요코하마는 승점 9(3승 2패)지만 승자승에서 밀려 3위까지 떨어졌다. 이번 대회 16강 진출은 각 조 1위와 5개 조(F~J조·동아시아 지역) 2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3개 팀이 돌아간다. 다음은 머스캣 감독 일문일답. - 경기 총평은.“퍼포먼스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가 경기는 잘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실점 이후에 흐름을 내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전엔 상대 골키퍼(김동헌)가 너무 잘 막아낸 장면들이 있었다. 이기기 위해 골을 넣기 위해 후반에도 노력했다. 지난 주말(울산 현대전) 어려운 경기를 치른 인천은 내려서서 살피려 한 것 같다. 반면 우리는 후반에도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대견했다. 이길 수 있는 방법, 질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다양하다. 만약 우리가 져야 한다면, 오늘처럼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축구를 하면서 지고 싶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계속 보여준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인천은 최근 부상자들이 많다. 요코하마전도 지난 맞대결과 비교해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7명이 바뀌었을 정도다. 인천전을 준비하는 데 얼마나 영향이 있었나.“그렇게 영향을 주진 않았다. 인천이 어떻게 경기를 하는지 최근 경기들을 보면서 분석했다. 인천이 어떠한 경기, 어떠한 형태로 경기를 할지 알고 왔다. 인천은 최근에 있었던 경기들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았다. 부상 선수들에 따른 변화가 크게 영향을 주진 않았다.”- 한국 날씨가 매우 춥다. 날씨의 영향이 있었다고 보나(일본 기자).“그런 요소들을 자꾸 따지는 건 결국 핑계를 찾는 일일 뿐이다. 우리의 의지나 경기력에는 날씨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잔디 상태 때문에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이마저도 결국엔 우리의 책임이다. 상대 골키퍼가 선방을 하지 않았다면 전반에만 2~3골을 냈을 것이다. 이마저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고, 우리의 책임이다.”- 전반 30분 정도부터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의식하고 있던 부분인지(외신 기자).“상대 하프에서 플레이할 거라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을 가졌을 때 인내할 것을 주문했다. 상대가 내려서면 공간이 사라지고 좁은 공간에 많은 숫자가 생긴다. 인내하면서 공간을 찾아야 한다. 그때 양상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우리도 내려서서 기회를 찾아야 했다. 선수들이 앞을 보면서 축구를 하면 직선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이 부분은 기회를 놓쳤다고 하진 않겠다. 상대 골키퍼가 잘했기 때문이다. 상대 하프에서 경기를 했고, 상대 박스에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높게 평가하고 있다.”인천=김명석 기자 2023.11.28 22:03
프로야구

[KS 3] '체감온도 영하 4도' 뚝 떨어진 가을 날씨, KS에 내린 ‘실책 경계령’

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1차전. 2023년 KBO리그 최고의 두 팀이 펼친 맞대결이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실책이 속출했다. 체감 온도 6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플레이오프(PO) 때와 차원이 다른 추위였다. PO 5차전이 열린 지난 5일 수원에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평균 기온은 18.2도로 따뜻했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6일을 기점으로 수도권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KS 1차전이 열린 7일엔 최저 기온이 3.6도까지 떨어졌다. 최고 기온도 9.9도에 불과해 오후 훈련 상황도 좋지 못했다. 선수들은 목토시를 단단히 껴입고,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다.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KS 1차전에서 양 팀 합계 5개의 실책이 나왔다. 이 중 긴 휴식기로 경기 감각까지 떨어져 있는 LG 트윈스가 4개를 기록했다. 기록된 실책만 5개일 뿐, 보이지 않은 실책은 더 많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1회 말 KT 위즈 2루수 박경수(39)가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병살에 실패했다. 4회 초엔 중계 플레이를 하던 LG 베테랑 내야수 오지환(33)도 악송구로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KT 주자 앤서니 알포드(29)의 본헤드플레이로 역전 위기는 넘겼지만, 이어진 투수 케이시 켈리(34)의 홈 송구를 포수 박동원(33)이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역전 위기를 재차 맞기도 했다. 평소답지 않은 수비가 이어졌다.추위에 굳은 모습이 역력했다. 수비 범위도 평소보다 좁았고, 내야수들이 땅볼 타구를 단번에 잡지 못한 장면도 여러 번 나왔다. 양 팀 사령탑들이 우려했던 추위로 인한 경기력 변수가 고스란히 나온 장면들이었다. 10일 열리는 3차전은 더 추워질 전망이다. 이날 예보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오후 6~7시 수원의 기온은 영상 2~3도까지 떨어진다. 체감온도는 6시 영상 1도, 7시 영하 1도로 떨어진다. 이후 영하 4도까지 떨어질 전망. 올 들어 가장 추웠다던 7일 1차전의 최저 3.6도보다도 더 추워졌다. 강추위가 예상된다. 선수들에게도 실책 경계령이 내려졌다. 반면, 강추위도 야구팬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KBO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1만7600석이 모두 매진됐다고 전했다. 경기 시작 4시간 반 전인 오후 2시에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뜨거운 응원 열정으로 강추위를 극복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10 15:40
연예일반

[단독] 이선균 ‘노 웨이 아웃’ 하차..2주 촬영 연기 배우·스태프 통보

배우 이선균이 마약 의혹 후폭풍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한다. 23일 ‘노 웨이 아웃’ 제작사 측은 “이선균 측에서 불리스러운 일이 생기 직후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하차의 뜻을 내비쳤다”며 “이에 제작사는 매니지먼트와 합의하에 배우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당초 이날 촬영이 예정돼 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2주 가량 촬영을 연기하자고 지난 주말 연락했다. 2주 안에 (배우 교체 등) 교통정리를 할 테니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배우와 스태프들은 제작진의 뜻을 수용해 일정을 급히 조절하는 등 후폭풍이 상당한 상태다. 지난 주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 ‘노 웨이 아웃’ 측은 지난 20일 이선균이 마약 내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자, 이선균 분량을 제외하고 다른 배우들 분량부터 먼저 촬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선균과 같이 찍는 장면들이 많을 뿐더러 다른 배우들 일정도 고려해야 했기에 결국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어떤 배우로 교체할지 등 다양한 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는 후문이다.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이 출소하자 200억 원의 현상금을 건 공개 살인 청부가 벌어지는 가운데, 죽이려는 자와 살아남으려는 자 사이에서 펼쳐지는 대결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이선균은 극 중 희대의 살인범으로부터 시민을 지키는 경찰 역을 맡았다. 당초 지난 20일부터 이선균 분량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지난 19일 배우 A가 마약 의혹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20일 이선균이 입장을 밝히면서 제작진은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노 웨이 아웃’은 ‘국가부도의 날’ ‘인생은 아름다워’ 최국희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이선균을 비롯해 유재명 김무열 이광수 등이 출연한다. 당초 이선균의 아내 전혜진도 출연이 거론됐다가 다른 배우가 해당 역을 맡았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두 편은 이미 촬영은 마쳤으며 내년 개봉으로 일정을 미룬 터라 일단 경찰 수사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올 연말 개봉을 추진했다. 그렇지만 여름과 추석 극장가 상황이 심상치 않자 내년으로 개봉을 미룬 상태였다. 이선균이 주연인 또 다른 영화 ‘행복의 나라’는 당초 비슷한 시기 근현대사를 다룬 ‘서울의 봄’보다 먼저 개봉하는 것을 고려했다. 역시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고 ‘서울의 봄’이 11월 개봉을 먼저 확정하자 내년 개봉으로 미뤘다. 그런 만큼 양 측은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여러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행복의 나라’ 투자배급사 NEW는 유아인 주연 영화 ‘하이 파이브’를 지난 6월 개봉하려다 미룬 만큼 고민이 훨씬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지난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명배우, 재벌가 3세 등 8명을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강남 유흥업소 수사 중 이선균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일 이선균이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관련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해당 인물에게 3억원 이상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이선균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사 중인 재벌 3세, 연예인 지망생 등과는 알지 못하며 앞서 전혜진이 지난 5월 150억원 상당의 빌딩을 매각한 것은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0.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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