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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종자본증권이 뭐길래...신세계·SK·HDC 적극 활용

기업들이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비금융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2조42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 2조6223억원에 육박한 수치다. 신세계건설, SK인천석유화학, CJ대한통운, HDC신라면세점 등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경영의 숨통을 튼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5월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이자 7.078%에 발행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3월 4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쳤다. 지난 3월 CJ대한통운과 CJ CGV도 각 1500억원, 1400억원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수혈했다. 2월에는 효성화학이 1000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1년간 3차례나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했다. 지난해 6월 250억원 9월 190억원에 이어 지난 14일 14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으로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영구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회계 기준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들어간다. 이에 신종자본증권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금은 조달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올해 1분기 807%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건설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건으로 조달금액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발행 목적을 밝혔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자금 압박을 받았지만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경영에 숨통이 트였다. HDC신라면세점은 코로나19 종식에도 면세 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자금을 수혈하고 있는 상황이다. HDC신라면세점의 매출액은 2022년 6445억원에서 지난해 2156억원으로 떨어졌다.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영구채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5년 만기 채권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재무 부담이 경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5년 뒤 조기 상환을 하지 못하면 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부담감도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25 06:30
부동산일반

현대건설, 여수 프리미엄의 중심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 분양 중

현대건설은 전라남도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 222번지 일원 죽림1지구 A2, A4블록에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총 2개 블록으로 구성되며, △A2블록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15개 동, 전용면적 74~106㎡ 931가구 △A4블록 지하 2층~지상 최고 23층, 5개 동, 전용면적 74~84㎡ 341가구 총 1,27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아울러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국민주택(A2블록 85㎡이하, A4블록)과 민영주택(A2블록 85㎡초과)이 혼합된 단지로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A2블록은 △74㎡ 42가구 △84㎡ 760가구 △106㎡ 129가구이며, A4블록은 △74㎡ 42가구 △84㎡ 299가구로 이뤄져 있다.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전남개발공사와 현대건설이 함께 시행하는 공공주택사업이다. 공공택지에 건립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국내 아파트 대표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의 우수한 상품성을 누릴 수 있어 지역 수요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수 죽림1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 내 위치, 약 9,000가구 신흥 주거타운 탈바꿈‘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여수 죽림1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 안에 조성되어 높은 미래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도시개발사업이란 주거, 상업, 산업, 유통, 정보통신, 생태, 문화, 보건 및 복지 등의 기능이 있는 단지 또는 시가지 조성 사업을 가리킨다. 택지지구 개발사업과 달리 지자체 또는 민간사업자가 개발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전남개발공사에 따르면 죽림1지구는 약 98만6,000㎡ 규모에 공동주택, 학교, 근린공원, 문화시설, 상업시설 등의 부지가 계획되어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4,901가구와 함께 풍부한 생활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이며, 앞서 개발이 완료된 죽림2지구(4,080가구)와 함께 약 9,000가구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여수국가산업단지 및 여수시청 직주근접 입지... 여수 최초 어린이도서관 조성 예정‘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다양한 일자리가 모여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로 출퇴근이 편리한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다.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정유, 석유화학 등을 소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중화학 공업단지다. 여수시청과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를 보면 이곳에는 GS칼텍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여천NCC 등 3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약 2만5,000명이 근무하고 있다.(‘23년 12월 기준) 율촌제1산업단지와 현재 조성 중인 율촌제2,3산업단지, 여수시청 등으로도 출퇴근이 편리하다.편의, 교육, 공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갖췄다. 죽림2지구에 조성된 상권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으며 롯데마트 여천점 등 쇼핑∙편의시설과 여천전남병원, 여수제일병원 등 의료시설 이용이 편리하다.단지 도보권에 유치원,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위치해 있어 어린 자녀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며 여수삼일중 등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인근에 여수시 최초의 어린이도서관도 들어선다. 여수시청에 따르면 단지 바로 옆에 ’여수꿈바다어린이도서관‘이 2025년 개관할 예정이며, 독서문화체험시설과 시설 내 공동육아나눔터 등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주변으로 근린공원 예정 부지가 가깝고 죽림근린공원, 죽림저수지 등 공원들이 다수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죽림지구 내에는 국민체육센터가 신설될 계획이다. 김회재 의원실에 따르면 여수시는 죽림지구에 국민체육센트럴 신설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시설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지상 1층에 수영장과 실내 놀이터, 지상 2층에 다목적 체육관 등이 조성될 예정이며, 2029년 1월 개관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센터가 개관하면 입주민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아울러 순천완주고속도로와 연결된 국지도 22번, 여수 시내로 진입이 용이한 도원로 등이 가까워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편리하다. 또한 반경 3km 내에 KTX 여천역, 여천시외버스정류장이 위치해 광역으로의 접근성이 높다. ■ ’힐스테이트‘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우수한 상품 적용,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조성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대한민국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서 브랜드 프리미엄 및 차별화된 상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우수한 상품설계를 적용해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선, 전 세대 남측향 위주로 단지를 배치해 자연채광을 누릴 수 있다. 전용면적 74㎡A, B타입은 현관 팬트리, 안방 드레스룸 등 넉넉한 수납공간이 적용되며, 전용면적 84㎡의 경우 알파룸, 현관 팬트리, 안방 드레스룸 등이 적용된다.(일부 타입 제외)또한 일부 타입에 다락, 테라스 특화 설계가 적용돼 희소가치를 더했다. 여수시 내 선호도가 높은 중·대형 평형 위주의 공급이라는 점도 수요자들의 눈길을 끈다. 총 2개 블록의 대규모 단지인 만큼 커뮤니티 시설도 남다르다. 스크린골프장, 스터디룸, 스튜디오, 스카이라운지, 스카이전망대 등 인근에 입주한 단지에서는 볼 수 없는 힐스테이트 죽림 더프라우드만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차별화를 뒀다.아울러 A2블록에는 피트니스, GX룸,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독서실, 스튜디오, 워크라운지, 작은도서관, 스터디룸을 비롯해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서며, A4블록에는 피트니스, GX룸, 골프 연습장, 북카페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 밖에 단지 내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등을 마련해 신혼부부, 자녀가 있는 학부모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주차 공간도 넉넉하다.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가구당 1.52대를 확보해 주차 걱정을 덜 수 있다. 주차장은 100% 지하화되어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로 조성되며, 전기차 사용자를 위해 충분한 충전시설과 함께 급속 충전시설을 일부 설치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단지 내 조경 역시 타 단지 대비 넓은 면적으로 계획돼 보다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급 아파트에 많이 사용되는 유리난간 창호를 비롯해 커튼월 룩(일부 동) 설계를 적용해 세련된 외관 디자인을 선보인다.일대에서 보기 드문 첨단 주거 시스템도 다수 적용된다. 스마트폰으로 공동현관 출입 및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는 ‘스마트폰 키 시스템’과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주차 위치를 인식하는 ‘스마트폰 자동 주차위치 인식’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하이오티(Hi-oT) 스마트홈 서비스가 제공돼 세대 내 월패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명, 난방, 쿡탑밸브 등을 제어할 수 있으며 주차위치 확인 등 생활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뿐만 아니라 단지는 ‘카투홈’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집과 자동차를 연결시켜 주는 시스템이다. 차량에서 생활공간의 조명, 난방, 빌트인 에어컨, 쿡탑밸브, 대기전력차단 콘센트 등을 제어할 수 있다.분양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는 여수시 주거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죽림지구에 들어서 우수한 생활 인프라와 교육 환경을 누릴 수 있는 데다 개발사업을 통한 높은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공공택지에 공급됨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힐스테이트’ 브랜드 가치에 걸맞게 수준 높은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힐스테이트 죽림더프라우드’의 견본주택은 전라남도 여수시 웅천동 1802-3번지 일원에 위치 해 있으며, 입주는 2027년 4월 예정이다. 2024.04.29 15:51
산업

‘3조 마통’ 확보로 PF 우려 해소 롯데, 문제는 중국발 '화학 리스크'

롯데그룹이 건설과 석유화학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연이은 현장 경영 행보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핵심 사업군인 건설과 화학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특히 ‘중국 리스크’ 해결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위기의 화학군, 중국 공급 회복 관건 롯데그룹 화학군의 핵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이 23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박람회인 ‘차이나플라스 2024’에 참가한다.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전 세계 40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박람회에서 모빌리티·태양광·화장품 용기 등에서 스페셜티 소재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중심축으로 성장한 화학마저 휘청거리며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힘을 쓰지 못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롯데케미칼은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도 1233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의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도 올해 흑자 전환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가 바닥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지난해보다 소폭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내수 시장을 통해 수요를 채우고 있어 한국의 석유화학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주요 매출군인 기초소재 수출이 2022년 11조5585억원에서 2023년 8조8744억원까지 감소했다. 수출 감소액이 전체 매출액 감소로 그대로 연결됐다. 중국은 수출 비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으로 롯데케미칼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2019년부터 석유화학 공장 설비를 증설한 중국은 자급률을 높이며 한국의 화학제품과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 화학제품의 자급률은 60%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폭발적인 증설로 에틸렌 생산능력 세계 1위로 올라선 중국의 자급률이 90%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기본적인 석유화학의 범용 제품군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없다.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범용 제품군으로는 승산이 없는 셈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에서 여전히 중국과 차이가 뚜렷한 스페셜티 제품들을 이번 박람회의 주력으로 삼고 있다”며 “스페셜티 소재부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그린테크놀로지까지 고객에게 더욱 확장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유통 부문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시장 다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중국 자싱시에 있는 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중국 대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한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총 5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인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 ‘3조 마통’ 확보로 PF 우발채무 우려 해소 롯데그룹은 올해 ‘태영건설 사태’로 비롯된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는 잠재우고 있다. 롯데건설은 ‘3조 마통(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까지 PF 우발채무 규모가 5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에서도 발 벗고 나섰다. 이에 지난 2월 2조3000억원의 PF 펀드 조성을 공식화했다. 출자자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 5곳과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 3곳이 참여했다.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건설 우발채무 중 올해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금액이 2조4000억원 규모였다. 2조3000억원 PF 펀드와 추가 현금 확보로 인해 한숨을 돌린 롯데건설은 내년 말 이후에는 PF 우발채무를 2조원대로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우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건설은 시중은행과 증권사, 롯데 그룹사가 참여해 약 3조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23 07:00
IT

[IT IS리포트] 네이버, 창사 첫 '수출 대박' 사우디서 터질까 기대감 고조

네이버는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이지만 기술 수출로 재미를 본 적은 없다. 핵심 수익원인 서치플랫폼과 커머스는 국내로 시장이 한정돼 있으며, 글로벌 거래액을 따지는 서비스는 웹툰 중심의 콘텐츠 정도가 전부다.그런 네이버에게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찾아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미래 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와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어서다.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계획대로 진행만 된다면 천문학적인 수준의 '오일 머니'가 투입될 예정이라 네이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가 네옴시티 연계 프로젝트 수주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영업 최전선에 섰다.'큰 손' 사우디도 한국에 러브콜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사우디와 접촉하며 수출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현실을 가상에 그대로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과 생성 AI(인공지능)가 핵심 거래 기술이 될 전망이다.네이버는 지난 2000년 네이버컴 당시 인도네시아 석유화학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들고 검색엔진을 공급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후 해외에 기술을 수출한 사례는 없다.네옴도 지난달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 전시회 '네옴 전시회'를 열 정도로 한국에 진심이다. '수주 대전'으로 불리는 이번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4일과 25일 양일간 서울 동대문에서 개최한 네옴 로드쇼에서 "오랜 역사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공유해온 사우디와 한국에 네옴은 조인트벤처 및 지식 교환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야심 찬 도시 개발 프로젝트에 동참할 한국 기업을 환영한다"고 말했다.이번 행사에서 처음 발표에 나선 기업은 네이버랩스였다. 강상철 이사가 스마트시티와 연결을 주제로 미래 청사진을 공유했다. 현장에서 5G 통신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와 클라우드 플랫폼을 시연하기도 했다.네이버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을 개별 케이스로 시도한 곳은 있지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자신했다.디지털 트윈은 스마트시티를 설계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공간과 사물을 3차원에 똑같이 옮겨 다양한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네이버는 항공 사진·매핑 로봇·AI 등을 활용한 독자 솔루션 '어라이크'로 서울 도시나 강남 코엑스, 인천공항 등 대규모 복합 공간의 디지털 트윈을 제작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서울의 경우 605㎡, 60만 동에 해당하는 전역을 3차원으로 복원했다. 실제 건물을 짓거나 도로를 내지 않아도 마음껏 실험하며 미래 도시를 구현할 수 있다. 영업 최전선 채선주, 대박 계약 이끌까네이버는 네옴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이고 있다.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가 버선발로 달려 나와 방한한 사우디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스킨십을 했다.작년 11월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에 이어 올해 2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국가정보센터·국가데이터관리단 관계자들과 만나 최신 기술과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매번 경기도 성남시 신사옥 '1784'에서 로봇 등 기술 경쟁력을 과시했다. 총 52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1784는 빌딩 자체가 디지털 트윈인 네이버의 대규모 테스트베드다. 서비스 로봇과 인프라·클라우드 제어, 시뮬레이션 등 여러 실험·개발이 펼쳐지고 있어 변화를 추구하는 네옴시티와 맥이 닿아있다.네이버 관계자는 "결국 혁신의 중심에는 1784가 있다.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는 설계 아이디어 단계부터 오픈까지 모든 결정에 관여했다"며 "그래서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선봉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노력에 네이버는 지난 3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투자부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 협약을 체결했다.당시 채선주 대표는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힘쓰며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네이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 부지, 예상 사업비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달하는 규모뿐 아니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형태의 도시를 지향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가장 많은 의심을 사면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저탄소·친환경 직선 도시 '더 라인'은 초고층 건물 2개가 사막과 산악 지형 170㎞를 가르는 형태다.토지의 95%가 자연을 위해 보존될 수 있도록 조성한다. 500m 높이의 두 거울 벽이 200m 폭의 도시를 감싼다.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며, 자동차와 도로가 없는 대신 고속철도로 끝에서 끝까지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900만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주민들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서 생필품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이 밖에도 바다 위 복합 산업단지 '옥사곤'과 초대형 레저스포츠·관광단지 '트로제나', 럭셔리 섬 휴양지 '신달라'가 네옴시티의 간판 사업이다.신달라가 네옴시티의 첫 쇼케이스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골프 서비스와 주거 커뮤니티 파트너십을 맺고 이르면 2년 뒤 문을 연다. 북서부 홍해 인근과 산악지대에 자리하는 네옴시티는 2025년 1차, 2030년 2차 완공을 목표로 한다. 완성까지 약 1조 달러(약 1340조원)가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네이버에게 네옴시티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올해 2분기 네이버의 매출 중 포털 광고 등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비중이 약 64%로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차세대 커뮤니티로 해외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네이버 관계자는 네옴시티 본계약 체결 임박 여부에 대해 "아직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8.18 07:00
산업

반도체 수출 반토막…대중 무역수지 5개월 연속 감소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가 반토막 난 수출 성적표를 받아들며 산업계 전반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무역수지는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1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부진이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올해 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2.5% 쪼그라들었다. 전년 동월 수출이 역대 2월 중 최고였던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이에 전체 수출도 7.5% 줄어든 501억 달러(약 66조원)를 기록했다.산업부는 "반도체 제품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업체 투자 감축과 신규 서버 CPU(중앙처리장치)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자동차·이차전지·석유제품·일반기계 등 품목의 수출은 늘었다.자동차 수출은 모든 월 기준, 이차전지 수출은 2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일반기계도 미국·유럽·중동 수출 증가에 힘입어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대중 무역수지는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1억4000만 달러(1조5105억원) 적자로 지난해 10월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2월 중국 수출은 98억8100만 달러 규모로 미국과 아세안보다 많았지만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중국 내에서 한국산 모바일 반도체를 찾는 손길이 뚝 끊겼다. 석유화학도 내수제품 공급 확대로 한국산 제품 수요가 줄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기계도 고개를 떨궜다. 수출 둔화·수지 악화는 주요 수출국에서 공통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게 산업부의 해석이다.중국은 작년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 대규모 에너지 수입의 영향으로 일본·독일·이탈리아 등 비산유 제조 기반 수출 강국의 무역수지도 악화하고 있다.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고금리,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력 산업의 수출을 강화하고 12개 분야 신수출 동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01 15:40
산업

재무부담 커진 롯데그룹,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롯데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롯데건설의 자금난으로 시작된 리스크는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지며 그룹 전체 재무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어닝쇼크’로 롯데그룹 전반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가 롯데지주(25.59%)이고 오너가와 경영인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54.9%에 달하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20%, 일본 롯데홀딩스 9.30%, 롯데문화재단 0.03%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3%를 갖고 있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물산의 지분도 각 2.69%, 1.82%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물산의 지분 60.10%를 가진 최대주주다. 롯데케미칼이 이처럼 복합적인 지배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재무부담이 그룹 계열사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총 1조1050억원의 유상증자 추진을 발표했다. 주당 13만원에 신주 850만주(보통주)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5000억원은 운영자금, 6060억원은 동박생산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증가해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하락으로 연결된다. 이에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하고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힌다. 그런데도 롯데케미칼이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유는 그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의 영업이익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올해 3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재무 사정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어닝쇼크’가 롯데그룹의 재무부담을 악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4239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 8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 ‘중국 봉쇄’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21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어 3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나면서 올해 누적 영업손실이 362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5061억원에 달했다. 1년 사이에 약 1조9000억원이나 변동이 생기면서 재무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롯데케미칼도 창사 후 첫 대규모 적자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 성과를 봤을 때 이렇게까지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지 예측하지 못했다. 1990년대 이후 영업손실은 처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2000년대 들어 현대석유화학 대산공장, KP케미칼, 삼성 화학업체 3곳 등을 인수·합병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사업 확장을 통해 화학사업군은 롯데그룹에서 쇼핑·유통을 제치고 매출 비중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만약 올해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1993년 218억원 이후 29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되는 해로 기록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에도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아 흑자 전환은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롯데건설에 약 6000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여기에 2조7000억원을 베팅하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필요한 자금은 많은데 적자까지 발생하자 유상증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그러자 롯데케미칼 주주들은 “롯데건설 살리고, 일진머티리얼즈 사려고 주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본부장은 21일 “롯데건설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한다. 긴급한 상황은 지났고, 더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주주들을 달랬다. 레고랜드 부도 사태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롯데건설은 하석주 대표이사가 자진사퇴하면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23 06:54
산업

빈 살만 국내기업에 수십조원 투자 보따리 풀었다...26건 MOU 체결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최대 수십조원에 이를 각종 초대형 프로젝트 협력에 동시다발로 시동을 걸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창양 산업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을 비롯한 두 나라 정부와 경제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6건은 한국 민간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 간, 17건은 공기업이 포함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기관·기업 간, 3건은 사우디가 투자한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 맺어진 것이다. 각 협약의 예정된 사업비만 조 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로, 모두 합하면 최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 2단계 석유화학 사업(샤힌 프로젝트)을 추진하는 에쓰오일이 국내 건설사 3곳(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과 체결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은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로 꼽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주주다. 샤힌(아랍어로 매라는 뜻) 프로젝트는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들여 울산에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구축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왕세자 방한에 맞춰 투자를 공식화했다. 사우디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정부·기업과 잇달아 계약과 MOU를 맺었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발표한 초대형 신도시 사업이자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다. 5000억 달러(약 6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17 11:41
경제일반

9월 무역적자 37억달러…6개월 연속 적자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9월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 증가한 574억6000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37억7000만달러(약 5조42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간 없었다. 다만 적자 규모는 지난 8월(94억9000만달러)과 비교해 축소된 것이다. 무역 적자는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수출은 기존의 9월 최고 실적인 지난해 9월(559억달러) 대비 15억 달러 이상을 웃도는 575억 달러를 나타내며 9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로써 수출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자동차 등 5대 주요 품목이 증가했고, 그중 석유제품·자동차·이차전지는 역대 9월 기준 1위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수요 약세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은 7개월 연속으로 60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대규모 에너지 수입 등의 영향으로,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99억달러) 대비 80억달러 넘게 증가한 180억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01 11:10
산업

신동빈 '차기작' 롯데케미칼, 매출 50조원 실현할까

롯데그룹이 최근 유통 중심에서 화학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화학사업의 대표주자다. 코로나19로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군이 휘청일 때 화학사업만은 매출 증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30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린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의 2라운드 경쟁을 선포하고 있다. 유통 → 화학, 뜨는 신동빈의 '심복' 김교현 21일 업계에 따르면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남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 악화로 조직 개편 ‘칼바람’이 몰아친 지난 2년 동안에도 화학사업군의 수장인 김교현 부회장은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오히려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입지를 더욱 굳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인해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황각규 전 부회장을 비롯해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이봉철 사장(호텔 총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실적 악화가 이유였다. 그렇지만 롯데케미칼은 2021년 매출 17조8052억원, 영업이익 1조5358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45.7% 늘었고, 영업이익은 330.3% 성장했다. 이 같은 놀라운 실적 성적표 덕분에 김교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심복’으로 떠올랐고, 롯데그룹의 주력인 화학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1984년에 입사한 뒤 신규사업본부장을 지냈다. 그리고 2014~2016년에는 LC 타이탄 대표이사를 맡아 글로벌 화학사업을 이끈 경험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 처음으로 화학사업의 매출 비중이 유통을 앞질렀다. 2017년 41%까지 올랐던 유통사업군의 비중은 지난해 27.5%까지 떨어졌다. 반면 화학사업군은 2017년 27%에서 2021년 33%까지 뛰어올랐다. 이 같은 중심이동으로 롯데는 향후 5년간 유통보다 화학사업군에 더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5월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소, 배터리 친환경 사업 투자와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및 범용 석화 사업 설비 증설 등에 37조원 중 25%를 배정하기로 했다. 신동빈 회장도 화학사업의 신성장 동력에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는 헝가리에 있는 양극박 공장에 1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신 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직접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있는 양극박 전용 공장을 찾아 추가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롯데의 행보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에만 해도 영업이익 측면에서 LG화학과 화학업계 1위를 두고 경쟁했다. 미래 사업에 대한 과감한 전환을 주저했던 롯데케미칼은 전지사업으로 빠르게 치고 나간 LG화학과 격차가 한참 벌어졌다. LG화학은 한국 기업 최초로 세계 10대 화학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롯데케미칼은 30위권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미국 화학학회에 따르면 ‘글로벌 톱50 기업’ 순위에서 LG화학이 7위지만, 롯데케미칼은 31위에 그쳤다. 매출 부문에서도 LG화학이 2배 이상 압도하고 있다. LG화학은 2021년 매출 42조6547억원, 영업이익 5조2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배터리 전지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2016년과 비교하면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2016년 13조2000억원의 매출에서 소폭 상승하는데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도 1조원 클럽에 복귀했지만 LG화학과는 차이가 크다. 앞서 가는 LG화학과 2라운드 선포 김교현 부회장은 지난 5월 2030 비전을 제시하며 ‘매출 50조원’ 달성을 내걸었다. LG화학이 2030년까지 매출 60조원 목표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치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등 쇄신안을 통해 LG화학과의 경쟁 2라운드를 선포한 셈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회사 전체 조직과 포트폴리오가 달라졌다. 앞으로 새로운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60%를 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매출 50조원 달성을 위해 범용 석화사업의 경우 지역다변화와 제품경쟁력 확대 등을 통해 11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화학 분야에서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량이 LG화학보다 많다. 에틸렌은 플라스틱과 비닐, 합성고무, 건축자재 등의 원료로 쓰인다.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은 국내외를 통틀어 연산 451만3000t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여수와 대산 공장뿐 아니라 미국 등에도 에틸렌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여수와 대산 공장 등 국내에서 연 330만t을 생산하고 있고, 해외 공장은 없다. 또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분야에서 신규 사업군 진출을 통해 2030년 18조원 매출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이어 그린 사업으로 수소에너지 5조원, 전지소재 5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2조원 등 총 12조원 매출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수소에너지 사업의 경우 120만t 청정수소 생산 등으로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6조원을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경우 수소 사업의 경우 탄소 절감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롯데케미칼은 사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다. 방향성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매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수소시장 규모가 국내 580만t, 글로벌 9800만t으로 전망된다. 이 중 연료전지 및 암모니아 혼소 발전용으로 약 350만t의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응해 120만t의 수소 생산량 중 60만t은 발전용, 45만t은 연료전지 및 수소가스 터빈용, 15만t을 수송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LG화학에 비해 한참 늦은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발맞춰 배터리 사업역량과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배터리소재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솔루션 분야에서 4조원,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1조원 연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자체기술개발을 통해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 4종을 모두 생산하는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또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사업 추진을 위한 신규 법인도 설립하기로 했다. 김 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에 배터리 소재를 대규모로 공급할 기업이 잘 없다"며 "2024~2025년에는 미국에서 배터리 소재가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22 07:00
산업

DL그룹 이해욱, 시간 필요한 지주사 체제 정착과 LG맨 융합

대림이 DL로 간판을 바꾸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지 16개월이 흘렀다. 오너가 3세 경영인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일어난 변화다. 건설 중심에서 벗어나 석유화학과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노리는 DL그룹은 대규모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시간 필요한 지주사 체제 정착과 LG맨 융합 12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여전히 건설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DL그룹 전체 매출 중 건설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DL이앤씨가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세인 이준용 명예회장에 이어 2019년 수장으로 취임한 이해욱 회장은 3세 경영 3년 차에 과감히 기업의 간판을 바꿨다. 74년 만에 대림에서 DL로 변화를 준 이 회장은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며 지주사 체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케미칼과 에너지 분야의 사업 확대를 위해 기업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미국 석유화학회사 크레이튼 인수를 발표했다. 100% 지분 인수를 위해 총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를 투자하는 ‘빅딜’이었다. 크레이튼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의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세대 이동통신(5G)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와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을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DL케미칼은 올해 3월 크레이튼 인수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돌입했다. 크레이튼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8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크레이튼은 세계 70여개국과 교역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DL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주로 케미칼과 에너지 계열사를 중심으로 고려되고 있다. 그룹의 사업 재편을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이 회장은 대림의 52.26% 지분을 보유 최대 주주다. 대림은 지주사 DL의 최대주주로 42.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DL은 핵심 계열사인 DL이앤씨 지분을 23.15%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개인 지분이 높은 비상장들을 활용해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들은 ‘편법승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해욱 회장의 저택은 205억9000만 원으로 평가돼 고 이건희 회장의 주택에 이어 국내 2위 공시가격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과 아들 이동훈 씨가 연계된 부당 지원 혐의로도 구설수에 올랐다.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1심에서 이 회장은 벌금 2억 원을 선고 받았다. 이에 불복한 이 회장은 항소했고,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회장은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의 상표권을 자신(55%)과 아들(45%)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겨주고,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회장 부자는 APD 지분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 전부 무상으로 증여했다. 이 회장 측은 "APD가 글래드 브랜드 사업을 한 것은 사업상의 결정이었을 뿐이고, 오라관광의 브랜드 수수료 역시 정당한 거래에 해당하며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맨’을 적극 등용하고 있는 DL은 LG가와의 융합도 과제다. 이 회장은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 김선혜 씨와 결혼했다. DL의 1세 오너가부터 LG가와 연을 맺었기 때문에 줄곧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DL도 LG처럼 장자승계 원칙으로 별다른 잡음 없이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역임했던 김종현 대표는 올해 DL케미칼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크레이튼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던 김상우 부회장 대신 김종현 부회장이 DL케미칼을 이끌게 됐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도 ‘LG맨’ 출신이다. 마창민 대표는 LG전자에서 최연소 전무 승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전문경영인이다. 하지만 마 대표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의 암흑기에 수장을 맡아 사업 철수라는 불명예를 막지 못하고 퇴진한 인물이다. 그룹 전체를 통틀어 이 회장을 보좌하는 DL그룹의 부회장은 2명이다. 김종현 부회장 외 배원복 대림 부회장도 LG 출신이다. DL그룹의 향방은 LG가와의 융합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DL이앤씨, DL케미칼, DL에너지 친환경 신사업 엔진 DL그룹은 친환경 신사업에 속도를 내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이 보유한 친환경 사업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과 저장 사업(CCUS)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한전전력연구원이 주도한 CCS 국책연구과제 1~2단계에 모두 참여해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기본설계를 수행했다. 현재 하루 3000톤(연간 100만 톤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본설계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 소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국내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서해그린에너지(구 대산파워)가 운영 중인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에 탄소 포집 및 활용 공장 건설 사업에 대한 낙찰 의향서를 수령했다. 이 공장은 연간 14만6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DL케미칼은 친환경 제품 시장 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차세대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소재를 D.FINE(디파인)으로 명명하고 본격적으로 공급에 나섰다. 이를 위해서 25만톤 규모의 D.FINE 생산공장을 여수산업단지에 증설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렉스턴사와 함께 친환경 접착제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디렉스 폴리머’를 설립했다. 15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4만 톤 규모의 무정형 폴리 알파 올레핀(APAO) 및 접착제 생산공장을 건설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DL에너지는 신재생 에너지 디벨로퍼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7개국, 13개 발전사업을 개발·투자하면서 글로벌 민자발전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앙아시아, 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개발하고 운영한 경험을 살려 추가 사업을 모색 중이다. DL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과 함께 건설, 석유화학, 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친환경 신사업 성장전략을 추진해왔다. 올해부터 그동안 추진해온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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