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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 정의선, '비관주의 경계, 첫 외인 CEO 혁신 의지 표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년회에서 경제 위기에 따른 비관주의를 경계하며 슬기롭게 위기를 대처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정의선 회장은 6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개최한 그룹 신년회에서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제적 위기)’을 맞아 비관적 태도를 경계하고, 기본기를 바탕으로 위기에도 대처하자"고 당부했다.이날 신년회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정 회장은 현재 상황을 퍼펙트 스톰으로 정의한 후 "앞으로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피해 갈 수 없는 도전"이라고 운을 뗐다.이어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정 회장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올해도 잘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지만 우리에게 닥쳐올 도전들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하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며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정 회장은 이러한 대내외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도전'과 '예상하지 못했던 도전'으로 구분해 함께 이겨내기 위한 방안도 구체화했다.먼저 '예상할 수 있는 도전'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면밀하게 준비해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단순히 위기 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위기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의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정 회장은 "객관적인 분석과 종합적인 대응을 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등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며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정 회장은 올해 현대차에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된 것과 관련해선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이날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새해 메시지 전달에 이어 그룹 경영진이 참여하는 좌담회 형식의 'HMG 라운드 테이블'을 열었다.좌담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사장, 현대캐피탈 정형진 사장, 현대건설 이한우 부사장 등이 참여했다.이어 국내외 직원들과의 문답을 통해 소통하며 올해 목표 및 비전 등을 공유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06 15:00
IT

주가 소송에 여혐 논란까지…네이버웹툰 김준구 위기 관리 시험대

K콘텐츠 선봉을 자처하며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네이버웹툰이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겹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반 토막 난 주가에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모자라 한국에서는 한 작품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며 이용자가 이탈하고 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수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쓴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네이버웹툰 대표의 위기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미 증시 데뷔 후 겹악재3일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북미 법인인 웹툰엔터는 나스닥에서 1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상장 첫날 공모가인 21달러보다 10% 가까이 올라 23달러에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셈이다.당초 웹툰엔터는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이용자 저변과 활발한 창작 생태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올해 1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억7000만명에 달하고 2400만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2차 창작물로 발을 넓혀 재미를 본 IP(지식재산권)는 900편이 넘는다.'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스위트홈' '마스크걸' 등 네이버웹툰 원작 오리지널 시리즈가 일찌감치 흥행 성과를 냈고, 제작비 효율화를 위해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의 역할을 점차 확대하는 전략으로 업계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웹툰엔터의 봄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8월 9일 주가가 20.63달러에서 12.75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 흐름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시장의 전망치가 비교적 높게 형성된 탓으로 풀이된다. 웹툰엔터는 해당 기간 3억2100만 달러(약 4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 오른 수치다.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유료 결제를 넘어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광고(4030만 달러)와 IP(1980만 달러) 사업 매출이 각각 3.6%, 3.7% 감소하며 나란히 부진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한 번 떨어진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모아 웹툰엔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로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투자자 권리 보호를 전문으로 하는 로젠 로펌은 소송 참여자를 모집했다. 웹툰엔터가 사업 계획과 전망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은 것이 투자 실패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포메란츠와 파루키앤드파루키, 로위 다넨버그 등 다수의 로펌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소송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검열이냐 창작의 자유냐국내로 돌아와도 김준구 대표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있다.웹툰의 시작 이후 지금까지도 해답을 찾지 못한 검열과 창작의 자유 사이의 기준 확립이다.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개방성이 웹툰의 강점이지만, 다루는 소재와 표현 방식에 따라 작가와 독자 간 갈등이 빈번히 발생한다.네이버웹툰이 지난달 말 진행한 공모전에서는 '이세계 퐁퐁남'이 1차 심사를 통과해 일부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39세 직장인 남성 주인공이 아내의 외도로 가족과 재산, 직장을 잃어 삶을 포기하려 했다가 엘프와 수인, 괴물이 등장하는 다른 세계를 만나 위안을 받는 이야기를 그린다.경제권을 아내에게 빼앗기고 가정 안에서 힘이 없는 유부남을 뜻하는 '퐁퐁남'이라는 제목 속 표현부터 논란이 됐다.이런 갈등은 불매 운동으로 확산해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서 네이버웹툰의 안드로이드 기준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220만~230만명에서 200만~210만명 수준으로 10%가량 줄었다.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현재 2차 공모전 심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작품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묵묵히 미래 투자에 집중네이버웹툰은 미 상장 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발언도 삼가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웹툰엔터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블랙아웃 피리어드(묵언 기간)라 더욱 그렇다. 일단은 앞서 발표한 투자 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방침이다.오는 2026년까지 3년간 활용하는 3617억4100만원의 자금 가운데 AI(인공지능)와 미래 기술·인재, 신기술·플랫폼에 전체의 절반인 1808억7100만원을 쏟는다.글로벌 광고 사업 강화와 콘텐츠 창작 생태계에는 1266억900만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IP 투자에 책정된 예산은 542억6100만원이다.대내외 악재에도 증권가는 웹툰엔터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북미 웹툰과 IP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지나치게 망가진 투자 심리를 역으로 이용할 때"라며 "3분기 매출 성장률 전망치가 12.5~14.5%로 높고, 주요 시장인 일본 엔화 강세 효과가 더해지면 우호적일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04 07:00
자동차

전기차 화재에 딜러사 갈등까지…잇따른 악재에 '울고 싶은 벤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안팎에서 불거진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로 막대한 보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인 가운데, 주요 딜러사들은 내부 갈등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뜩이나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에서 딜러사들까지 말썽을 부려 지난해 BMW코리아에 내준 수입차 1위 타이틀 탈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 '눈덩이'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의 피해는 역대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날 기준 소방 당국이 확인한 피해 차량은 모두 140여 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소된 차량만 72대다. 차량 피해액은 100억원 달할 것으로 보험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 5개 동 480여 가구에 대한 전기 공급 시설이 파손됐고, 1500여 가구의 단수, 수백여 명의 이재민에 대한 보상 등이 더해지면 피해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벤츠 입장에서는 화재 원인이 자동차나 배터리의 결함으로 판명될 경우 막대한 보상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업계는 여러 정황상 배터리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벤츠 EQE 전기차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 에너지'의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NCM(니켈·코발트·망간) 타입으로, 정확한 모델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파라시스의 NCM 배터리는 중국 현지에서도 품질 안정성 논란이 있었다. 2021년 4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은 파라시스 NCM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일부를 안전상의 이유로 리콜했다. 핵심은 화재 위험이었다.다만 파라시스는 "벤츠 인증을 받았다"며 책임공방에서 한발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벤츠와 파라시스 간 법정 공방도 예상된다. 만약 배터리 문제가 아닐 경우 차량 제조사인 벤츠의 책임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불이 난 원인이 배터리에 있든 아니든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20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기차 코나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자, 각각 3 대 7의 비용을 부담해 리콜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사고에 대한 근본 원인 파악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당국 조사에 협조해서 철저히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총파업에 대표 고발까지 '딜러사 잡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벤츠코리아는 딜러사의 내부 갈등 문제까지 겹쳐, 영업력이 크게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먼저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지난 7일 노조가 총파업을 벌였다. 연초부터 진행해 온 임금협상이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임금과 인력 감축을 단행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빠른 시일 내 만남을 갖기로 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영업력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여기에 또 다른 공식 딜러사인 신성자동차는 대표이사가 강제 성추행 혐의로, 팀장이 폭행과 세금포탈 혐의로 각각 고소된 상황이다. 벤츠에 대내외 악재가 쏟아지면서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BMW에 수입차 1위를 내준 벤츠는 올해(1~7월)도 3만4380대 판매에 그쳐, BMW(4만1510대)에 한참 뒤져있는 상태다.업계에선 그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와 2위를 놓고 이어졌던 경쟁구도가 BMW 쪽으로 급격히 기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MW도 지난 2017년 '5시리즈 화재 사건'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라이벌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벤츠와 판매량 격차(약 3만 대)가 벌어지기도 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전기차 화재와 더불어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 장착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 일선에서 고객과 마주하는 딜러사들마저 내부 갈등을 겪고 있어 당장 BMW와의 격차를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09 07:00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죽느냐, 사느냐' 비장한 게임사들의 생존 게임

게임사들이 올해 시장 공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시를 앞둔 신작 게임의 소개 행사를 열거나 사전 예약, 베타 테스트 등으로 붐업에 나서고 있다.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이 같은 행보는 매년 있어왔지만 올해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게임산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올해 준비한 신작이나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또 다시 대전환기…엄습한 위기 6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이 올해 들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견 게임사 뿐 아니라 대형 게임사도 부진한 개발 조직 뿐 아니라 자회사를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 워’ 개발사인 컴투스는 개발자 대상으로 두 자릿수 규모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 ‘데카론M’을 서비스하고 있는 썸에이지도 최근 전체 직원 중 10% 안팎에 대한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또 ‘드래곤 플라이트’ 개발사인 라인게임즈는 작년 말 의욕적으로 출시한 콘솔 게임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개발한 레그스튜디오 해체를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경영 위기에 직면한 ‘쿠키런: 킹덤’ 개발사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지난해 선보인 ‘브릭시티’ 개발팀 인력을 감축했다. 대형 게임사 중에서는 게임업계 큰형인 엔씨소프트가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오는 15일 폐업하기로 하고 직원 70여명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씨는 ‘팡야’ ‘프로야구 매니저’로 유명한 엔트리브소프트를 2012년 SK텔레콤으로부터 인수했지만 의욕적으로 내놓은 신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적자가 누적돼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넷마블은 작년 ‘몬스터 길들이기’ ‘쿵야 캐치마인드’ ‘스톤에이지 월드’ 등 5종의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2022년 출범한 메타버스 전문 계열사 메타버스월드의 법인 청산절차를 밟았다. 이처럼 대형, 중견 할 것이 없이 게임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게임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위기는 단순히 기대했던 신작이 부진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 A 게임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10여 년 전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판도가 바뀌면서 여기에 맞춰 사업을 해왔다”며 “그런데 최근 또 다시 게임판이 바뀌는 대전환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PC냐, 모바일이냐 하는 플랫폼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 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빼든 것도 업계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한다. 정부는 오는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의무화를 시행한다. 주요 수익 모델 중 하나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라는 점에서 게임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를 둘러싼 국내외 악재는 이미 게임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이 조만간 공개할 작년 한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게임 매출액은 약 9조3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장한 게임사들 “신작 반드시 성공해야 산다” 이에 게임사들에게 떨어진 올해 지상명령은 생존을 위한 위기 탈출이다. 이를 위해 비장한 각오로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빅3 게임사 중 한 곳인 넷마블은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는 반드시 흥행작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오랫동안 공을 들인 대형 RPG(역할수행게임) 삼총사를 출격시킨다.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아스달 연대기' 시리즈를 IP(지식재산권)로 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누적 조회 수 142억건을 기록하며 글로벌 인기 웹툰으로 자리 잡은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작 '레이븐'의 후속작 ‘레이븐2’가 그 주인공이다. 넷마블은 이 중에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의 쇼케이스를 오는 15일 열고 가장 먼저 시장 공략에 나선다. 넷마블은 대형 신작 외에도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2’를 국내에, TPS MOBA 장르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와 수집형 전략 RPG ‘킹 아서:레전드 라이즈’를 글로벌에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인기 원작의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게임들을 대거 선보이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게임사 컴투스는 올해 ‘글로벌 탑 티어 퍼블리셔(서비스·유통사)’ 도전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달말 ‘더 넥스트 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들과 경쟁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적극 펼치겠다고 했다. 컴투스는 신작 3종을 앞세워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포문을 연다. 생존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BTS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AI 육성 어반 판타지 RPG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이다. 선발 주자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기록한 ‘프로스트펑크’의 모바일 버전인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로, 최근 미국·영국·필리핀 3개 지역에서 얼리엑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했다. 가상세계에서 AI 소녀들과 함께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스타시드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다양한 게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인 넥슨은 올해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신규 PC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의 첫 공개 테스트를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민트로켓은 개발 초기부터 빠르게 선보여 유저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콘셉트의 서브 브랜드다. 작년 첫 작품으로 해양 어드벤처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를 글로벌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뿐 아니라 엔씨소프트·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생존을 위한 비장의 카드들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올해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라며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신작 흥행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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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중꺾마'

‘위믹스의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퇴출’ ‘코인 입법 로비 논란발 압수수색’…. 작년 12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에 불어 닥친 태풍급 악재다. 사운을 걸고 추진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의 핵심인 코인 ‘위믹스’의 국내 원화 거래는 사실상 막혔고 회사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 정도 충격이면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사업 방향을 틀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보란 듯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블록체인 게임 전도사를 자처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 길을 가겠다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엿볼 수 있다. 여기에는 ‘블록체인이 게임산업의 미래’라는 장 대표의 확신이 있다. 눈물은 그만, 무조건 직진 “장현국 대표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이런 게 진짜 중꺾마 아니겠나”…. 이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숱한 어려움에도 식지 않는 장 대표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열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장현국 대표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먼저 ‘게임도 즐기고 돈도 버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펼쳤다. 이를 위해 가상화폐(코인) 위믹스도 발행해 국내외 블록체인 게임산업을 주도했다. 그런데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지난해 12월 위믹스 유통량에 문제를 제기하며 상장을 폐지했다. 원화 거래소에서 위믹스가 퇴출되면서 가격은 급락했고, 장 대표는 억울하다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이같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올해 5·6월에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으로 촉발된 입법 로비 의혹으로 검찰의 사옥 압수수색을 2번 당했다. 그야말로 거대한 쓰나미가 두 차례나 위메이드를 덮쳤지만 장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확장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3 콘퍼런스 ‘WebX’에 플래티넘 등급 스폰서로 참가해 일본 개발사들에게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라고 독려했다. 지난 9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KBW2023'의 메인 콘퍼런스 ’임팩트‘에 2년 연속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위믹스3.0 메인넷 기반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소개했다. 장 대표는 이달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 2023’에도 메인 스폰서로 참가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인데, 갖은 풍파에도 ‘위메이드는 건재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였다. 장 대표는 또 지스타 기간에 열린 국제 게임 콘퍼런스 ‘G-Con2023’과 미디어 간담회 등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미래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게임의 재미를 배가하고, 게임에서 쌓은 자산과 가치를 일상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장 대표는 2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 2023’(ADFW 2023)과 ‘포춘 글로벌 포럼 2023’에 참석해 위믹스 생태계를 중동에 전파할 예정이다. 거래소 훈풍…신작 흥행 등 게임 사업도 순항 장현국 대표의 꺾이지 않는 행보가 통했을까. 위메이드를 뒤덮고 있던 먹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비추고 있다. 원화 가상자산거래소가 위믹스에 문을 열고 있다. 올해 초 코인원을 시작으로 이달 8일 고팍스에서 위믹스가 상장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작년 12월 상장폐지를 결정했던 닥사 회원사(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두 곳이 위믹스 거래를 지원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내달 상장폐지 1년이 되는 만큼 다른 세 곳에서도 재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에서도 위믹스의 거래소 상장을 늘려가고 있다. 브라질 최대 거래소 ‘메르카도 비트코인’, 인도 주요 거래소 ‘코인DCX’, 미국 거래소 ‘탭비트’ 등이 추가되며 현재 글로벌 거래소 29곳에 상장됐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하는 게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40여 개가 온보딩되고 있는데, 계약한 것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는다”며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중 단연 글로벌 넘버1”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 중요한 한 축인 재미있는 게임 발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나이트 크로우’가 이달 12일 기준으로 누적 판매액 2000억원, 누적 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어섰다. 구글 앱마켓에서 ‘리니지M’에 이어 매출 2위인 나이트 크로우는 일일방문자 수가 약 20만명으로 견고한 트래픽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위메이드는 내년 1분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나이트 크로우를 위믹스 플레이에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게임들도 있다. 모바일 야구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을 내년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실사 캐릭터를 손쉽게 조작해 사실감 넘치는 야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규 IP(지식재산권)로 개발 중인 대형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내년 3분기 출시가 목표다. 북유럽 신화를 재해석한 신작으로, 언리얼엔진5는 물론, 모션 및 페이셜 캡처 등의 기술을 활용해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액션을 제공할 계획이다.위메이드는 내년 2분기와 4분기에 각각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신작 게임 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것은 재미있는 게임이 있어야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가 유지되고 확장할 수 있다는 장현국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장현국 “성장이 먼저…완전히 다른 레벨 이익 낼 것”장현국 대표의 꺾이지 않는 행보에 시장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위메이드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면서 “나이트 크로우의 글로벌 출시 등 내년에 모멘텀이 많다”며 “연간 실적도 올해 대비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가 바닥을 찍고 꿈틀거리고 있다”며 “게임과 연계한 위믹스 생태계가 성과를 낸다면 신뢰를 완전히 회복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여러 이슈로 회사가 부침이 있었지만 올해 계획했던 사업은 대부분 계획대로 진행됐다”며 “블록체인 사업도 지난 9월 SK플래닛과 상호 지분 투자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국 대표는 앞으로도 중꺾마의 자세로 전진해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성장이 먼저다. 이익은 그다음”이라며 “진정한 도전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축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레벨의 회사, 완전히 다른 레벨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11.29 06:00
연예일반

10.26 사태와 12.12 군사반란…‘서울의 봄’ 실제와 영화의 차이는? ③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의 봄’이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나고 있어 영화계 비수기로 꼽히는 11월 극장가를 달굴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황정민, 정우성이 극을 이끈다.‘서울의 봄’은 김성수 감독, 황정민, 정우성이 지난 2016년 개봉한 ‘아수라’ 이후 다시 호흡을 맞췄다는 점 외에도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1979년 12월 12일을 다룬 첫 대중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격된 10.26 사태를 비롯해 민주화 열망이 들끓었던 5.18 민주화운동과 6.10 민주 항쟁 등을 다룬 영화는 꾸준히 제작돼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변곡점으로 꼽히는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없었기에 관심이 쏠린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짚었다. ◇‘서울의 봄’이란?‘서울의 봄’은 10.26 사태로 유신 체제가 막을 내린 후 5.18 민주화운동이 신군부에 의해 짓밟히기 전까지 대한민국에 억눌려 있던 민주화의 바람이 불고 희망이 찾아왔던 기간을 일컫는 말이다.이는 1968년 소련에 의해 막을 내리기 전 짧았던 체코슬로바키아 민주화를 일컫었던 ‘프라하의 봄’에 빗댄 말이다. 둘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터져나왔지만 짧은 기간 뒤에 탱크에 의해 안타깝게 끝을 맺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68년 1월 5일에서 8월 21일까지의 짧았던 ‘프라하의 봄’처럼 ‘서울의 봄’도 1979년 10월 26일에 시작돼 1980년 5월 17일에 막을 내렸다.영화 ‘서울의 봄’은 서울의 봄보다는 12.12 군사반란을 다뤘지만 12.12가 서울의 봄이, 봄으로 끝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인 만큼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10.26부터 12.12 군사반란까지10.26 사태는 1979년 10월 26일 서울시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전가옥에서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그의 수하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비롯한 6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대내외적인 악재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끌던 정권이 흔들리자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불안감과 불만이 최측근에 의한 대통령 시해로 이어졌다. 이는 현재까지 대한민국 헌정사상 현직 국가원수가 살해된 유일한 사건이다.12.12 군사반란은 10.26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2.12는 육군 내 불법 사조직인 하나회가 주도한 군사 쿠데타로 제5공화국의 실질적인 시작이 되는 사건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최규하 당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고 보안사령부가 10.26 사태를 수사하는 주체가 되면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최규하 권한대행은 12월6일 통일주체국민회의 표결을 거쳐 제10대 대통령이 됐으나 일주일이 채 안돼 12.12 군사반란이 발생하면서 실질적인 권력은 전두환의 신군부가 쥐게 됐다. ◇실제와 영화의 차이점은?영화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황정민)과 진압군을 지휘했던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이태신(정우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인물들의 구체적 행적은 상업적인 틀 안에서 재창작됐다. 역사에서는 정승화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전두환과 대립각을 이뤘다면, 영화에서는 전두광과 이태신의 대결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또한 12.12 군사반란은 당시 군대들이 동원됐던 큰 규모의 사건이었으나 영화에서는 이를 축약해 보여주는 대신 몇몇의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인물들이 느끼는 딜레마 등 심리를 허구에 기반해 세밀하게 표현하며 몰입감을 높인다.김성수 감독은 지난 9일 진행된 ‘서울의 봄’ 언론시사회에서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는 실제로 그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재현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역사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영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전두광(전두환), 노태건(노태우), 최한규(최규하) 등으로 설정하며 실존 인물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실명을 그대로 사용해도 됐지만 영화적으로 변형시킨 인물이라 이름을 바꾸자고 생각했다는 것이 김성수 감독의 설명이다. 역사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날의 9시간에 김성수 감독의 상상력,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서울의 봄’. 지금 관객들이 그날의 9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1.13 06:00
IT

카카오 홍은택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심려 끼쳐 죄송…조직 재정비"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최근 불거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홍은택 대표는 9일 회사의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인사말에서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인 뉴스들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SM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또 "카카오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어느덧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됐다"며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에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적인 재정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이어 "사업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통상 실적 발표는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주도하지만, 이날은 홍 대표 단독으로 진행했다.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경쟁 관계였던 하이브의 추가 지분 확보를 막기 위해 간접적인 대량 매집 행위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아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기 때문이다.카카오는 대내외 악재에도 올해 3분기 매출이 2조1609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403억원으로 7% 감소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09 16:15
자동차

[카 IS 리포트] 중국 대신 인도...새판 짜는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공장을 사들이며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감소하는 가운데 새 시장으로서 인도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뜨는 시장' 인도에 승부 걸어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인도 하리아나주 현지법인에서 GM 인도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글로벌 구조조정 일환으로 인도에서 철수하는 GM의 현지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회사 측은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금액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14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8.5%(유로모니터)에 불과하다.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아직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거대한 인구, 소비력 증가 등을 볼 때 수요 성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실제 인도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현대차는 지난 7월까지 인도에서 34만6711대를 판매하며 일본 마루티스즈키(41.7%)에 이어 점유율(14.6%) 2위를 지키고 있다. 기아는 15만6110대(점유율 6.6%)로 5위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탈레가온 공장의 본격 가동과 기아 현지 공장 증설로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아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다.현대차그룹은 전반적인 생산력 확대뿐 아니라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전기차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선다.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추진 중이다.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4만8000대 수준으로 승용차 시장에서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커졌고,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4만6650대로 작년 수준에 육박했다. 2030년 인도 시장에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로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 생산 능력이 증대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김언수 부사장은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픈손가락' 중국 시장은 몸집 줄이기 현대차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인도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최근 수년동안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현지 판매 차종을 큰 폭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은 늘려 사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현대차는 우선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13종에서 8종으로 축소한다. 대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과 고성능 브랜드 'N'을 앞세워 판매 라인업을 재정비할 예정이다.기존 5개의 공장은 2개까지 줄인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총 5개의 공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현지 판매가 줄어들면서 2021년 중국 1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 5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올해는 1개 공장의 생산을 추가로 중단할 계획이다.향후 가동 중단 2개 공장은 매각을 진행하고,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할 방침이다.현대차가 중국 사업 축소에 나서는 이유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8년 토요타 차량 리콜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에는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중국 진출 자동차 외자합작기업으로는 최단기 100만대 판매 클럽에 진입했다.그러나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한한령'이 본격화 되면서 판매량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사드 사태 직전이던 2016년 180만에 육박했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33만대 수준에 그쳤다. 현지 시장 점유율도 1%대로 떨어졌다.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모터스)은 지난해 8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부진에 빠진 중국 사업을 고급화와 전동화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현대차의 돌파구지만 이 또한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당장 최근 급속도로 냉각된 한중관계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젋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일명 애국 소비(자국 제품 소비 운동)도 현대차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이런 이유로 중국 시장의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중국에서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당장 전기차와 SUV를 투입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진한 중국에 집중하기 보다는 뜨는 인도에 올인하는 것이 현대차에게는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8.21 07:00
산업

볶음면·한식·필방…교촌 1위 탈환 포석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가 분주하다. '치킨 외길'에서 벗어나 볶음면, 한식 매장 등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 bhc치킨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가운데, 치킨만으로는 왕좌 탈환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29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최근 볶음면 신제품 '시크릿 볶음면' 2종을 공개하며, 라면 사업에 진출했다.온라인몰 11번가에 판매되는 시크릿 볶음면은 치킨에 바르는 교촌만의 비법 소스가 함유된 용기면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일명 ‘맵단짠'(맵고, 달고, 짜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교촌의 '외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식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최근 '메밀단편'이라는 상표를 특허 출원했다. 1호점 후보지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을 물색 중이다.또 이달 초에는 서울 이태원에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도 열었다. 붓으로 직접 소스를 발라 치킨을 만드는 교촌의 '붓질 조리법'을 모티브로 한 120평 규모의 매장이다.교촌은 교촌필방에서 치킨 7종, 사이드 6종 등을 선보이고 있다. 매장 한쪽에는 닭고기 특수부위를 오마카세(맡김 차림)로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교촌은 교촌필방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교촌을 알리는 상징적인 매장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내년 2개 지점을 추가해 총 3호점을 열 계획이다.업계에선 교촌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그간 약점으로 꼽힌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교촌의 사업 부문은 국내 프랜차이즈(교촌치킨), 글로벌 사업(교촌치킨), 커머스·신사업 등 크게 3개로 나뉘어 있다. 매출 대부분은 교촌치킨 프랜차이즈 사업(매출 비중 93.3%)에서 나온다. 그 다음은 글로벌 사업(매출 비중 4.0%)이다. 사실상 '교촌치킨' 하나로만 먹고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업계 관계자는 "교춘의 약점은 주요 사업이 교촌치킨 하나뿐이라는 점"이라며 "현재 국내 치킨 시장의 파이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지난해 12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신사업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 교촌의 대내외적인 상황을 위기라고 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회장직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쟁사 bhc에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점 역시 신사업에 속도가 붙는 이유다. 교촌은 지난해 4989억원 매출을 달성해 5075억원의 매출을 올린 bhc치킨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10년 만에 업계 2위로 밀려났다.설상가상 업계 3위인 BBQ와의 매출 격차도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제너시스BBQ의 매출액은 별도 기준 15.56% 오른 4188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만 해도 교촌치킨과 BBQ의 매출 격차는 1300억원 수준이었는데 1년 새 800억원대로 좁혀졌다.다만, 교촌의 신사업들이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라면(볶음면) 사업의 경우 경쟁이 워낙 치열해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짜파게티와 신라면 볶음면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오뚜기는 진짜장·크림진짬뽕·참깨라면볶음면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교촌의 시크릿 볶음면 가격은 개당 2300원으로, 이들 제품과 비교해 다소 높은 편이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산업의 경우에도 지난 2021년 10월 ‘더미식 장인라면’을 론칭할 당시 2022년 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여기에 올해 4월 가격 인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점 역시 신사업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교촌은 그동안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받고, 치킨 값을 선제적으로 올리는 등의 행보로 소비자 저항이 심화되고 있다"며 "교촌 불매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여론이 안 좋아, 신사업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6.30 07:00
IT

네카오, 거품 빠졌어도 투자 엔진은 돌아간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성장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어두운 터널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때 시가총액 3위를 다퉜지만 투자 시장 위축과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두 회사는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여념이 없다. '최대 포털' '국민 메신저'를 넘어선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주가 떨어졌지만 투자 늘렸다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양대 포털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실적 악화와 기록적인 주가 하락에도 전년 대비 상승했다.네이버는 2022년 말 기준 1조8091억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전년보다 9.3%가량 늘었다. 연간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2.01%에 달했다.2017년까지만 해도 4개에 불과했던 연구 실적은 2020년 50개로 정점을 찍은 뒤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에 기반을 둔 글쓰기 등 창작 기능과 대화형 검색 서비스, 동영상 번역 기술 등 다양한 연구하고 있다.이런 노력 덕분에 네이버는 현재까지 검색·플랫폼·모바일·광고·AI 등 분야에서 266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도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지난해 1조21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는데,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매출 대비 비중도 14.4%로, 전년보다 2%포인트 커졌다.카카오 관계자는 "연구·개발의 인건비와 용역·인프라 수수료, 상각비 등을 포함한다"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영업비용의 상당 부분을 개발비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카카오는 기술·인프라·서비스·비즈니스 부문 아래 총 9개의 연구실을 운영하며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또 AI에 특화한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은 챗GPT의 등장으로 후끈 달아오른 생성 AI 시장에서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자체 개발한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를 적용한 창작 플랫폼 '비 디스커버'를 선보인 데 이어 한국어 AI 챗봇 '다다음'을 이달 시범 서비스로 내놨다가 1만2000명의 이용자가 몰려 하루 만에 일시 중단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네이버와 카카오는 반도체 대장주까지 추격하며 시총 70조원을 찍었던 2021년이 황금기였다. 그러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독점 등 우려로 정부가 규제 논의에 나서자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치에 투자하는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광고 매출 의존도 탈피 과제지금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단순한 수익 구조부터 손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광고 매출 의존도가 높다. 신사업도 네이버는 커머스, 카카오는 콘텐츠에 쏠려있는 상황이다.네이버의 2022년 연간 매출 8조2201억원 가운데 검색·디스플레이 등 서치플랫폼은 43%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으며, 커머스가 18%로 뒤를 이었다.같은 해 카카오의 카톡·다음 광고 등을 포함한 플랫폼 매출 비중은 전체의 53%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게임·음악·스토리 등 콘텐츠가 책임졌다. 이에 양대 포털의 또 다른 성장 엔진을 찾아야 하는 투자 책임자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네이버는 차세대 커뮤니티와 글로벌 진출을 미션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포시마크를 올 초 1조6700억원에 품었는데, 어려운 시기에 무리한 지출을 한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걱정을 샀다.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에비타(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올해 1분기에 충분히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카카오는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CIO)를 사내이사로 앉혔다. 배재현 CIO는 자본 유치와 투자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를 이끈 인물이다.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등 다방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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