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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 최대 수혜자? 변화 어필하는 HDC현산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로 대한민국 아파트의 부실시공 실상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GS건설을 비롯해 국내 굴지 대형건설사들이 부실시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건설업계 일부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 부실시공 사태로 수혜를 받고 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온다. 앞서 광주에서 벌어진 두 번의 붕괴 사고로 인해 HDC현대산업개발에만 온전히 씌워졌던 부실 건설사 프레임이 이번 사태로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각종 선행 및 중소기업과 상생 행보를 보이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최대 수혜자?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아파트 하자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5년간 아파트 하자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업체 15곳 중 5곳이 시공능력평가 '톱10'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19∼2023년 건설사별 공동주택 하자 판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DL건설이 899건으로 가장 많았고, GS건설은 678건으로 2위였다. 상위 15개 업체 중 현대건설(2위), 대우건설(3위), GS건설(5위), DL이앤씨(6위), 롯데건설(8위) 등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건설업계 대표 기업들이다.하자만이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 중 전국 15개 단지가 보강철근을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단지의 시공사 명단에는 DL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등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HDC현산은 2021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의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버스 승객 사망자 9명을 포함해 17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듬해 1월에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6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부실시공 건설사의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상당수의 대형 건설사가 아파트를 제대로 짓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선 정비산업 수주 현장에서는 "차라리 매를 먼저 맞은 HDC현산이 앞으로는 잘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마저 흘러나온다. 지난해 초 HDC현산에 재건축 공사를 맡긴 월계동신아파트 입주민 A 씨는 "수주전 당시 주변에서 HDC현산에 표를 던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입주민끼리는 '부실시공으로 따끔하게 혼이 났고, 회사를 접을 마당에 놓였는데 앞으로 짓는 것은 어느 건설사보다 튼튼하게 잘 짓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선행·상생 몰두 HDC현산은 최근 각종 선행을 쏟아내며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종 중소·벤처기업과 상생안은 물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선수단을 위한 기금까지 쾌척한다. HDC현산은 지난달 말 AG 선수단을 비롯한 체육계 관계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1억원 상당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격려금은 수단과 지원단, 참관단 활동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익훈 HDC현산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단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격려금을 전달해 주신 HDC현산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협력업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갑을 연다. 우수 기술 제안 업체에 기술개발 지원금과 사업화 지원을 위한 '제4회 기술제안공모제'를 다음달 31일까지 연다. 이번 공모제에서 선정된 업체는 HDC현산과의 기술 협약과 멘토링은 물론 2000만원 상당의 기술개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타 대형 건설사가 부실시공으로 뭇매를 맞고, HDC현산은 각종 선행으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완판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HDC현산은 춘천시 삼천동에 공급하는 춘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를 계약 시작 10일 만에 전 세대 계약을 마치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 마감에 이어 정당계약 3일 동안 분양 세대의 80%의 계약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고금리 속에서 수도권 아닌 지방에서 거둔 이례적인 성공이다. HDC현산은 현재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H발 철근누락 사태로 HDC현산이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에 '최고 수위'의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만큼 GS건설처럼 영업정지 처분이 나올 수도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실시공 건설사로 존폐 기로에 섰던 HDC현산이 최근 대형 건설사의 무더기 부실시공이 표면화되면서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는 평가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04 07:02
부동산일반

[부동산 IS리포트] 오싹한 경고, 연예인도 피해갈 수 없는 층간소음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웃끼리 '피아노 못친다'며 섬뜩한 경고글을 내붙이는가 하면, 층간소음을 빌미로 스토킹이나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웃에 사는 연예인 집을 겨냥해 "사과도 없고 변하지도 않는다"는 폭로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정부와 건설사는 층간소음의 문제를 인식하고 기술과 정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예인도 층간소음 갈등 개그우먼 정주리는 최근 층간소음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이웃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주리 자녀들의 소음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아들만 넷인 정주리는 지난해 아파트 다자녀 특별공급 청약에 당첨돼 경기도 고양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정주리는 그림 같은 한강뷰를 자랑하는 142.1㎡(43평대) 집을 SNS 등을 통해 직접 인증하며 기쁨을 나눴다. 어렵게 마련한 내집에서 누리던 편안함은 1년 만에 힘들게 된 모양새다. 그의 이웃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옆집 연예인 가족의 소음 때문에 너무 힘들다. 아들만 넷인 집이니 이해해야지 싶다가도 새벽까지 큰 애들은 소리 지르며 놀고 돌 지난 아이는 새벽마다 꼭 깨서 최소 30분은 넘게 악을 쓰며 울어 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의를 줬음에도 정주리 가정이 사과나 바뀌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당사자로 지목돼 질타를 받던 정주리는 결국 SNS에 "그 시간에는 다 자고 있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어디서 민원이 들어왔는지 몰랐다. 윗집과 옆집, 아랫집 모두 찾아뵙고 다시 인사드리고 사과드리겠다"고 썼다. '공개 저격'과 사과'로 마무리된 정주리의 층간소음 사연은 비슷한 갈등 중에서는 비교적 낮은 수위에 해당한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공동주택 내 갈등이 갈수록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지법 형사2부는 지난 2일 1년 반전에 층간소음을 저지른 이유를 묻겠다면서 상대방의 집을 여러 차례 찾아온 B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B 씨는 2021년 10월 말과 11월 초 층간 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C 씨의 이사 간 아파트 단지 놀이터 등에 찾아가거나 자녀에게 접근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오싹한 내용의 경고 글이 화제가 됐다. 경고장을 쓴 D 씨는 이웃의 피아노 소리 때문에 집 안에서 쉴 수가 없다면서 “아이가 치는 것인지는 모르겠고 더럽게 못 친다”며 “음악을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프로로 데뷔할 실력은 전혀 아닌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양심이 있으면 저녁에 피아노 치는 행위가 남들에게 민폐라는 걸 자기 자식한테 이야기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씨름 선수가 층간소음 갈등으로 이웃을 16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이듬해 3월 인천시에서는 층간소음을 이유로 윗집 여성의 직장에 전화를 하는 스토킹 사고까지 발생했다.환경부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연도별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795건(콜센터 7021건, 온라인 1774건)에 머물던 층간소음으로 인한 전화상담 서비스 접수 건수는 2021년 4만6596건(콜센터 3만6109건, 온라인 1만487건)을 기록했다. 약 10년 만에 429.8% 증가한 셈이다. 강력범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폭력 등 강력 범죄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5년 사이 9배나 늘었다. 대비하는 건설사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지난 2014년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을 정한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을 공동으로 제정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층간소음 관련 문제가 줄어들지 않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민간 건설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LH는 지난 3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대우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 총 7개 민간 건설사와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H와 민간 건설사들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층간소음 저감 관련한 기술과 성과를 상호 교류하기 위한 목적이다. LH에 따르면 앞으로 민관은 층간소음 기술의 현장 실증을 통해 실질적인 저감 효과를 확인하고 시공성, 경제성, 환경성 등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정부는 지난해 7월 '층간소음 사후 인증제'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건설사가 사전에 시험기관으로부터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인정받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입주 직전에 직접 소음측정을 한다. 만약 이때 일정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입주가 지연되거나 추가 시공을 해야 한다. 추가시공은 곧 돈이다.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현대건설은 지난 3월 층간소음 전용 연구소인 'H 사일런트 랩'을 설립했다. 지상 4층 규모 연구소에 다양한 구조의 아파트 모형을 구현하고, 층간소음의 주파수를 측정해 맞춤형 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 측은 "층간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 자재나 건설 공법뿐 아니라 아파트 도면 설계와 구조까지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삼성물산은 경우 지난 2020년 12월 층간소음 전문 연구 조직 '층간소음 연구소'를 신설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 랩(LAB)'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로 중량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인증을 획득했다. 이 밖에도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한 층간소음 차단 신기술로 1등급 성능을 추가로 인정받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량·중량 충격음 모두 1등급 인증서를 취득했다.2003년부터 층간소음 연구를 시작한 DL이앤씨는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택 성능을 실증할 수 있는 건축환경연구센터를 건립했다.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건축 자재도 선보이고 있다. GS건설은 바닥 자재를 고탄성 소재로 바꾼 5중 바닥 구조를 자체 개발해 지난해 10월 특허 출원을 마쳤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각각 3중 바닥 구조를 자체 개발해 특허를 냈다.정부도 층간소음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환경부는 지난해 겨울 전국 17개 시도 및 교육청,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함께 층간소음 예방 집중 홍보에 나섰다. 층간소음 갈등이 빈번한 학생들의 겨울방학 시즌에 앞서 실시했는데 '사뿐사뿐 층간소음 예방교육'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4가지 생활수칙 등을 집중 홍보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웃 간의 층간소음 갈등 해결 및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과 노력을 통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LH는 7개 민간 건설사와의 협업과 발맞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기술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 때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가 달라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면서 건설사도 관련 기술에 열심"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05 07:07
부동산일반

여기저기 터지는 공사비 갈등…적극 개입은 어렵다는 정부

시멘트 등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는 건설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사는 치솟는 원자재 가격을 버틸 수 없다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조합은 건설사가 부당한 인상을 요구한다면서 정부의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사적 계약의 한계 상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25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과천주공10단지는 지하철역(과천역·4호선)과 관악산이 5분 내에 위치하고 사업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지역이다.DL이앤씨 측은 "지난 10개월간 과천주공10단지를 명품 단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건설경기 등 외부 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어 재건축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대형건설사의 포기 사례는 더 있다. 지난 2월에는 대우건설이 울산 동구 일원에 644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사업에서 철수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2021년 대비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대폭 늘어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포기를 선택했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지표를 보면 지난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26p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2020년 4월, 117.93p)부터 4년간 28.26%(33.33p)가 늘었고 2016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는 14.79% 증가했다.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급등하자 공사비 갈등을 겪는 정비사업장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선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작년 4월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로 공사비 갈등이 첨예한 사업지로 꼽힌다. 국토부는 공사비 증액과 검증에 대한 내용이 공사 도급 계약서에 명확히 포함될 수 있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추진한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도급 계약서에 공사비 증액과 검증 관련 조항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계약서에 공사비 인상의 근거로 삼는 물가지수, 조정이 가능한 시점 등을 명시해 갈등 소지를 줄인다는 취지다.이에 따라 공사 도급 계약서에는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 금액 조정이 착공 이후에도 가능한지 등 조정 가능 시점과 범위를 명확히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한국부동산원의 정비사업 사전 컨설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전 컨설팅을 정비구역 지정부터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 이어 시공사 계약 체결 단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다만 정부는 사적 계약에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적 계약을 세세하게 규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사비 갈등을 줄이는 데 필요한 사항을 계약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26 07:05
부동산

둔촌주공도 청약 '쪽박' 분위기 물씬…'n차 접수 가나요'

미니 신도시급 규모로 한때 '10만 청약설'까지 돌았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 청약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분양업계는 둔촌주공이 사실상 남은 청약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만약 둔촌주공이 남은 순위에서도 흥행에 실패하고, 정당계약마저 제대로 맺지 못할 경우 국내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6일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을 받은 둔촌주공은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평균 3.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어 이튿날 진행된 1순위 기타지역(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 거주자) 청약 역시 전날보다 3731명이 추가로 신청하는 데 그쳤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4.7대 1이다. 전용면적 29㎡A형, 59㎡A·D·E형, 84㎡A·B·F·G형만 1순위에서 청약 접수를 종료했다. 일부 주택형은 예비 입주자 인원인 500%를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게 됐다. 과거 비슷한 입지와 규모의 단지와 비교해 보면 사실상 참패 수준이다. 실제로 둔촌주공과 비교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는 2015년 1216가구 모집에 4만2000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34대 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의 고전 배경으로 높은 분양가와 고금리, 중도금 대출 요건 등 다양한 요인을 거론한다. 둔촌주공은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 분양가가 12억원을 넘기면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금리도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분양가가 3.3㎡당 평균 3829만원인데, 요즘처럼 주변 집값이 내려가는 시기에 메리트가 없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며 "향후에도 한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이자를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둔촌주공의 흥행에 따라 향후 국내 청약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 청약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남은 순위에서도 예상을 밑도는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지만 수요자 눈높이보다 분양가가 높기도 했고, 2년 실거주 요건 때문에 자비로 잔금을 내야 하는 특수성도 작용했다"며 "정당계약일 안에 계약하지 않아 예비 당첨자로 넘어가는 물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둔촌주공은 전용면적 84㎡형의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것도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며 "특별공급도 경쟁률이 생각보다 낮았고 일부 미달이 발생하면서 일반공급 청약 수요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요즘에는 청약 경쟁률도 허수다. 청약하더라도 계약금이 입금돼야 결국 분양도 끝난다"며 "둔촌주공은 다행히 7일 기타 지역 청약 요건이 대폭 완화돼 대규모 미분양은 비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만에 하나 이마저도 정당계약에 실패하면 n차 접수까지 돌 수 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은 특별공급과 1순위 해당 지역에 이어 7일 1순위 기타 지역, 8일 2순위 접수를 한다. 당첨자는 다음 달 15일에 발표되고, 정당계약은 2023년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입주는 2025년 1월 예정이다. 의무거주 기간 2년이고 전매제한 8년이다. 만약 이 아파트 청약 당첨을 포기하면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시공사는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08 07:00
부동산

'다음주 청약' 대박과 참패 사이에…논란의 둔촌주공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다음 주 청약을 시작한다. 총 1만2032세대의 매머드급 단지이고, 서울 요지에 있어 청약에 관심있는 이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가파른 금리 인상 및 중도금 대출 요건, 둔촌주공을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흥행에 물음표를 찍기도 한다. 흥행 신화 쓸까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 홈에 따르면 둔촌주공은 오는 5일 특별공급, 6일 일반분양 접수를 한다. 둔촌주공은 무주택자는 물론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수요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단지로 꼽힌다. 지하 3층~지상 35층으로 총 85개 동으로 구성됐고, 총 1만 2032가구 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국내 최대 규모이고, 강동구에 있지만 송파구 생활권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올림픽공원과 인접해 있어서 주거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에 드는 4개의 대형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문제는 분양가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중도금 대출 요건에 묶여 청약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전용 29㎡ 4억9300만~5억2340만원, 39㎡ 6억7360만~7억1520만원, 49㎡ 8억2970만~8억8100만원, 59㎡ 9억7940만~10억6250만원, 84㎡ 12억3600만~13억204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중도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세대는 59㎡ 이하의 세대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의 한도를 분양가 12억원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흔히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는 분양가가 12억원을 넘기면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또 내년 1월 계약 전까지 계약금(분양가의 20%)을 대출할 수도 없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2년 실거주 의무에 8년간 전매가 제한되기도 한다. 현재로써는 전세 세입자를 얻어 잔금을 낼 수 없는 상태다. 둔촌주공 분양을 원하는 청약자들은 벌써 두 축으로 갈리는 모양새다. 청약 당첨자들은 계약금 20%를 분양 직후 낸 뒤 60% 중도금을 약 1년간 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에 고금리로, 분양을 원할 경우 현금 보유가 40%는 돼야 대출을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금 보유가 많지 않은 젊은 세대는 59㎡ 이하에, 중도금 대출에서 자유로운 현금 부자들은 84㎡ 이상 평수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주방뷰·복도식까지 논란 청약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 둔촌주공은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지난해 5월 새 집행부와 시공사업단 간 공사비 증액 갈등 끝에 공사가 186일 동안 멈췄다. 결국 조합은 1조원 이상 늘어난 공사비용을 부담하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일부 세대의 이른바 '주방뷰' 논란으로도 시끄러웠다. 전용면적 84㎡E와 59㎡C 타워형 타입의 주방 창문 거리는 3m에 불과하다. 전체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가운데 84㎡E는 563가구, 59㎡C는 149가구다. 두 타입을 합치면 일반 공급물량의 14.8%를 차지한다. 해당 유형에 관심이 있는 청약자들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앞집 요리하는 모습이 바로 다 보일 수 있다. 조합원만 좋은 물건을 가져가고, 청약자들은 남은 것을 파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시공사는 "주방 환기를 위한 작은 창문"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첨과 동시에 큰 지출을 해야 하는 청약자들은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소형평수에 몰린 복도식 구조도 구설에 올랐다. 29㎡, 39㎡, 49㎡가 신축 단지에서는 보기 힘든 복도식으로 설계돼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복도식 아파트란 같은 층에 여러 세대가 기다란 복도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형태다. 세대별 공유해야 하는 엘리베이터 숫자가 계단식과 비교해 적다. 또 소음과 사생활 보호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상가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래미콘도 멈춰섰다. 둔촌주공 역시 시멘트 운송을 받지 못해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면서 공사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둔촌주공 청약은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해당 지역, 7일 1순위 기타 지역, 8일 2순위 접수로 진행된다. 당첨자는 같은 달 15일에 발표되며, 정당 계약은 2023년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견본주택은 청약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추가 예약을 받을 정도로 방문자가 많았다. 인근인 송파 헬리오시티와 비교해도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흥행의 핵심 키는 금리다. 둔촌주공이 고금리 속에 전매 제한, 공사비와 설계까지 각종 잡음을 뚫을 가치가 있을지는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02 07:39
부동산

역대급 진흙탕 싸움 '한남2구역' 결국 대우건설 품에

대우건설이 롯데건설을 누르고 올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 '한남2구역' 시공권을 손에 넣었다. 양사는 모두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합에 후분양 조건을 내걸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승자는 대우건설이 됐다.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5일 오후 2시 임시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대우건설은 전체 조합원 908명 중 760명이 서면·현장 참석한 가운데 407표(53.6%)를 얻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표심 끌기에 나섰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기본이었고, 이주비는 물론 설계까지 최고 수준을 약속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중이던 양사는 지난 2일 롯데건설이 대우건설 직원들을 건설산업기본법,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하면서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졌다. 끝이 아니었다. 양사는 고발 전 속에서도 후분양 조건까지 나란히 내놓았다. 롯데건설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공사비 지급 방식으로 조합의 분양 수입금이 발생한 후에 공사비를 받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을 제안했다. 후분양시 조합은 분양 시기까지 수입금이 없어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의 경우 조합 수입금이 발생하는 후분양 시기까지는 건설사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대우건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한도 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이 가능한 사업조건을 제시했다. 후분양을 하면 공사비의 원가부담을 시공사가 떠안아야 하지만, 현재 대우건설의 재무 안정성으로 후분양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었다. 앞서 대우건설은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푸르지오써밋을 후분양한 경험이 있다. 롯데건설의 아픈 지점을 은근히 건드리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후분양을 약속해도 올해 3분기 현재 현금성 자산 2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의 자금조달 없이 회사 자체적으로 단기부채 상환과 PF 채무보증 리스크로부터 대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최근 롯데건설은 부동산 PF 시장이 경직하자 유상증자와 차입을 통해 그룹으로부터 약 6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약 2000억원 조달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금전 대여했다.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 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총 1537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7900억원, 일반분양 비율은 45%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세부 내용은 조금 달라도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이라면서 "다만 요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서 이번 한남2구역처럼 무리하게 세게 붙는 사례가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1.07 07:00
부동산

[금쪽같은 우리집] ”하이엔드 아파트? 그거 좋은 거 아닙니다”…하이엔드 남발, 바뀌는 조합들

대형 건설사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를 앞다퉈 론칭하면서 고급 주거 브랜드에 대한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요지에만 짓겠다던 하이엔드 브랜드가 우후죽순 들어서자 고급 브랜드만 쫓던 조합들도 생각을 바꾸는 분위기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건설사의 방안일 뿐이며, 치솟는 원자잿값을 고려할 때 조합에 유리할 게 없다는 것이다. 빛 좋은 개살구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요? 그거 좋은 거 아닙니다." 서울 강북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조합 관계자 A 씨가 손사래를 쳤다. "여러 건설사가 이 조합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했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되돌아온 반응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제안을 한 건설사가 많긴 하다"면서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뭐가 좋나 싶다. 결국 몇 년 써먹다가 인기가 떨어지면 론칭하는 순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0대 대형 건설사 중 하이엔드 브랜드를 현대건설(디에이치)과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아크로), 롯데건설(르엘)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힐스테이트'와 '푸르지오' '이편한세상' '롯데캐슬'이라는 대표 주거 브랜드 보유 중이었다. 고급 주거 시설을 표방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한 뒤에는 강남권 주요 지역에만 간판을 달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문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수도권 외곽은 물론 지방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총 공사비 6183억원 규모의 대구광역시 수성1지구 재개발사업에 아크로를 제안하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DL이앤씨는 올해 초에도 서울 금천구 남서울 무지개아파트에 아크로 적용을 약속했다. 현대건설도 최근 광주광역시 서구의 광천동 재개발 단지에 디에이치를 적용했다. 디에이치는 2015년 론칭 이후 강남권을 비롯해 용산구의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지 등 수도권 노른자위 입지에만 적용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해 초 대전 유성구의 장대 B 구역 재개발사업에 지방 최초로 디에이치 도입을 알린 이후 광주까지 연이어 진출하게 됐다. A 씨는 "처음에는 하이엔드라면서 강남 요지에만 지었는데, 지금은 여기저기 다 짓지 않나. 요즘에는 (사업성이) 크다 싶은 조합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들이밀어서 수주에 성공하려는 분위기다"라고 꼬집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상황 속에서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더는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건설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철근이나 유연탄과 같은 원자재는 물론 인건비까지 급증하면서 위축된 분위기다. 일부 대형건설사는 "지금은 무리하게 수주전에 참여했다가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올해 수주는 상황을 봐 가면서 무리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다. 실제로 부산의 ‘재개발 대장’으로 꼽히는 해운대구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하이엔드 브랜드 조건에 맞춰 공사비를 책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건설사들이 수주에 발을 빼면서 시공사 선정이 3차례나 유찰됐다. 조합 역시 연일 치솟는 공사비 때문에 시공사와 갈등을 빚은 사례가 적지 않다. 두 달째 공사 중단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이 대표적이다. A 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설계를 적용하면 마감재를 비싼 것으로 쓸 수밖에 없다. 어떤 곳은 평당 수백만 원씩 차이도 난다고 들었다"며 "지금 재건축·재개발을 추진 중인 조합마다 시공사와 공사비 가지고 난리다. 하이엔드를 쓰면 중간에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돈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론칭 조합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사랑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수주전에 하이엔드를 들이밀어야 성과가 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더샵'만을 주거 브랜드로 밀어왔다. 그러나 조만간 하이엔드급 새 브랜드를 선보이고, 상징성이 높은 강남권 지역에서 수주한 단지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은 타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품은 브랜드를 위해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도 올해 초 특허청에 '드파인' '라테오' '아펠루나' 등 5개 브랜드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을 위해 작업 중이다. 한동안 플랜트 사업에 집중했던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다시 주택건축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가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게 되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는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은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 정도다. 양사는 각각 '래미안'과 '자이'를 유일한 브랜드로 삼고 있다. 기존 브랜드만으로도 수주전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는 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커뮤니티 시설에 힘을 준다. 공사비가 증액될 수밖에 없는 설계"라며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런 단지가 많아지면 브랜드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04 07:00
부동산

HDC현산개발, 새 하이앤드 브랜드 론칭…'아이파크' 종료 유력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 'I PARK(아이파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HDC현산개발은 올해 하반기 새로운 하이앤드 주거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하고 명칭과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HDC현산개발의 현장 영업 파트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9-2 등 '대어급' 재건축 현장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HDC현산개발 측에서 조합을 찾아와 앞으로 아이파크 브랜드를 더 전개하지 않게될 것이라고 했다"며 "회사 측에서 우리에게 올 10월께 새로운 하이앤드 주거 브랜드를 공개한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HDC현산개발의 새 브랜드 론칭 계획 사실은 일선 도시정비업계 현장에서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HDC현산개발은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서울 강북구와 부산 등지의 재건축 추진 단지 이사진 및 대의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시공권을 따낼 경우 1호 하이앤드 브랜드를 해당 단지에 부여하겠다는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합 고위 관계자는 "GS건설과 DL이앤씨 등 굵직한 대형 건설사가 벌써 수주를 위해 물밑 경쟁 중"이라며 "HDC현산개발이 새롭게 선보이는 1호 하이앤드 브랜드 단지로 만들겠다는 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HDC현산개발이 1999년 상표출원을 마친 '쎈테니얼(CENTENNIAL)'이나 '아트리움(ATRIUM)'을 새 브랜드로 미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는 구체적인 말까지 흘러나온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이슈들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이파크가 종료된다는 부분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본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수 천억원에서 수조에 달하는 수주를 끌어오는 영업 파트가 조합을 상대로 거짓 주장 혹은 감언이설을 한 셈이 된다. HDC현산개발은 올해로 론칭 21년을 맞이한 아이파크 브랜드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DL이앤씨 '아크로',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 '르엘' 등 경쟁사가 새 하이앤드 브랜드를 론칭할 때도 아이파크를 고수해왔다. 현재 하이앤드 브랜드가 없는 대형 건설사는 GS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정도다. 특히 HDC현산개발은 지난해 3월 5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새 BI를 선보일 때도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HDC현산개발은 새 BI에 빨간색 'I PARK' 글자의 너비를 넓히고 굵게 조정하며 정체성을 더 강화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보고 있다. HDC현산개발이 지난해 광주 서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에 이어 올해 초 화정아이파크 구조물 붕괴 사고를 연달아 일으키자 전국에서 'NO 아이파크'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에서는 HDC현산개발을 수주전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도 여전하다. HDC현산개발은 사고 이후 경기 안양시 광양현대아파트와 서울 노원구 월계 동신아파트 등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부분 조합에 파격적인 혜택을 안긴 뒤 가져온 사업들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이파크 브랜드 인식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새로운 브랜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아니겠는가"라며 "다만 현재 전국에 있는 아이파크 주민들의 반발 등을 최소화하는 시기를 찾고 있다고 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21 07:00
부동산

대형 건설사 상반기 수주 성적표 보니…현대건설이 톱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을 휩쓸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서울 동대문구 이문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 주관사인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고를 넘어섰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현대건설의 뒤를 뒤쫓고 있지만, 압도적인 기세를 누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8일 이문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스카이 사업단'으로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을 맡게 됐다. 이문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86-1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40층 높이의 아파트 22개 동 3720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예상 공사비만 9528억원에 달하는 대어급 강북 재개발 사업지다. 현재 양사의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5조2700억원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달성한 현대건설이 이문4구역 시공도 맡게 되면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인 5조5499억원에 근접하거나 소폭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굵직한 사업지를 모두 품에 안았다. 현대건설은 앞서 1조7660억원 규모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3188억원에 달하는 대전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5구역 등 사업지 7곳을 따냈다. 하반기에도 수주 결과를 앞둔 도시정비사업이 적지 않다. 건설업계가 현대건설의 속도에 놀라는 이유다. 2위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사업(1968억원)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 수주액 2조56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도전한 대전 도마·변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9212억원)의 시공권을 따냈고, 이문4구역까지 더하면서 수주액 2조50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등은 누적 수주액 1조원을 향해 진군 중이다. 대우건설은 신길 우성 2차·우창아파트 재건축 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뒤, 6월 들어 대전 도마변동13 재개발과 서초아남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4개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품에 안으면서 단번에 수주액 1조3222억원을 쌓았다. 정비업계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주에 위축돼 있다. 대우건설 측은 "올해 주목하고 있는 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20 07:00
부동산

건설노조도, 건설사도 아우성…"원자잿값 폭등 반영 해달라"

건설사와 건설기업노조가 원자잿값 폭등에 따른 계약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및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로 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부산도시공사에 공공분양 아파트 에코델타시티 20블록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사비를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기존 계약을 변경해달라는 것이다. DL이앤씨만의 일은 아니다. 에코델타시티 내 다른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 건설사 GS건설(19블록)과 대우건설(18블록)도 부산도시공사 측에 공사비 상향 조정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기업노조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대비 33%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철근 가격은 t당 105만~11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0%까지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은 전체 공사비의 약 30%를 차지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인건비 증가를 고려하면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물가는 더욱 치솟았다는 것이 건설기업노조의 설명이다. 현장 노동자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건설기업노조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원자재 가격 급등을 반영하지 않는 민간 공사계약의 불공정 관행을 시정하도록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홍순관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19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건축에 사용되는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보전하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아서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공정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기업노조는 이런 계약이 지속할 경우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주택공급 차질은 물론 노동자들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위원장은 "불공정 계약으로 현장 수익성이 악화하면 그 피해는 노동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과거 여러 사례를 통해 익히 경험해왔다"며 "건설이 무너지면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내수 경제 침체로 연결된다"며 건설기업노조가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사와 노조의 요청에도 물가 상승에 따라 계약이 변경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열쇠를 쥐고 있는 조합 등 발주처가 배임 등의 이유로 계약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결국 설계 변경을 명목으로 본계약에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우회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계약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주를 많이 한 건실한 건설사나 하청업체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역량이 있는 업체가 수년 전부터 일감을 쌓아놓는데, 물가가 급등하면서 공사를 하지 않느니만 못한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역량이 뛰어나 일감 수주를 많이 해 놓은 업체일수록 적자 폭이 늘어나는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공사비 현실화를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옥기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국토부와 공정위 등은 원자재 가격 및 물가 상승을 건축비에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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