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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엄상백·전상현·김영웅 낙마' 류중일호, 벌떼 야구로 승부 본다 [프리미어12]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하는 야구 대표팀의 최종 명단이 7일 확정됐다. 투수 14명과 포수 2명, 야수 12명 등 총 28명이 대만행 비행기에 오른다. 지난달 말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과 평가전을 진행한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인원보다 7명 많은 35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훈련 기간 중 부상자가 발생해 이탈과 교체를 거듭한 가운데, 지난 6일까지 34명의 선수가 세 차례 평가전을 통해 기량을 점검받았다. 그 결과, 투수 엄상백(KT 위즈)과 전상현(KIA 타이거즈) 김시훈(NC 다이노스) 조민석(국군체육부대)과 포수 한준수(KIA), 내야수 김영웅(삼성 라이온즈) 등 6명이 낙마했다. 내야수 김영웅의 이탈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달 말 한국시리즈(KS)를 치르고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김영웅은 오른쪽 어깨 뒤 날갯죽지 통증 탓에 정상적으로 뛰지 못했다. 6일 상무와의 평가전까지 차도가 없었다. 이로써 삼성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하지 못했다. KS 준우승팀 삼성은 투수 원태인과 외야수 구자욱, 김지찬 등 4명이 소집 훈련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PS)에서 입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대만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김영웅까지 빠지면서 전멸했다. 포수 포지션에선 박동원(LG 트윈스)이 주전 자리를 확보한 가운데, 김형준(NC)과 한준수(KIA)가 백업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일발장타가 있고 도루 저지 능력이 좋은 김형준이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투수 명단은 발표 당일인 7일 오전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 6일 평가전을 끝낸 뒤 류중일 감독은 "투수 4명이 가장 고민이다. 방금까지 전력위원회와 회의했다. 각자 느끼는 투수들의 장단점이 다르다"라며 "제구가 돼야 하고, 직구가 빨라야 한다.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지를 보고 (최종 엔트리를) 판단할 것이다"라고 선발 기준을 밝혔다. 고심 끝에 류 감독은 선발 자원 1명과 불펜 투수 3명을 제외했다. 엄상백의 이탈이 가장 의외였다. 엄상백은 올 시즌 KT 선발진을 책임지며 29경기 13승(10패)을 기록했던 투수다. 국내 투수들 중에선 15승을 거둔 원태인, 곽빈(두산 베어스)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이 4.88로 다소 높긴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제 역할을 다했다.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선발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선 원태인과 손주영(LG) 등 선발 투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진이 약화했다. 13일 대만전을 시작으로 18일 호주전까지 엿새 동안 하루(17일)를 제외하고 매일 경기가 있는 빡빡한 일정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과감하게 선발 자원인 엄상백을 제외했다. 7일 만난 류중일 감독은 "엄상백의 몸이 덜 올라온(만들어진) 느낌이다. 회의 결과 아쉽게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엄상백을 '1+1 투수(선발 뒤에 붙이는 두 번째 투수)'로 생각했지만, 다른 중간 투수들도 2~3이닝 피칭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대회는) 4인 선발 체제로 치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영표(KT)와 곽빈, 임찬규(LG) 최승용(두산) 등 4명이 선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통합우승팀 KIA에서 19홀드·7세이브를 기록한 필승조 투수 전상현도 낙마했다. 류중일 감독은 "전상현도 괜찮지만, KS에서 많이 던진 바람에 다른 중간 투수들보다 구위가 떨어졌다"라며 아쉬워했다. 다행히 대표팀 불펜 투수들의 페이스가 좋다. 지난 6일 평가전에 나선 불펜 투수 12명(전상현 포함)이 12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류중일 감독도 "중간 투수들의 구위와 제구가 좋아 타자들이 못 치더라"라며 극찬했다. 탄탄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승부를 볼 요량이다.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짧은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8일 오전 대만으로 떠난다. 대만에서 평가전을 한 번 치른 뒤 대회 일정에 돌입한다.고척=윤승재 기자 2024.11.07 18:04
메이저리그

'다저스한테 져도 괜찮아' 샌디에이고, 실트 감독 재신임 '2년 계약 연장'

2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마이크 실트 감독을 빠르게 재신임했다.샌디에이고 구단은 7일(한국시간) "실트 감독과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트 감독은 2027년까지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게 된다. 6일 실트 감독과 연장 계약 협상이 마무리되어 간다는 보도가 나온 뒤 하루 만의 일이다.샌디에이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밥 멜빈 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에게 팀을 맡겼다. 멜빈 감독은 2022년 팀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로 이끌었지만, 지난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등 올스타 타자들을 보유했고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의 활약도 더해졌으나 연장전에서 매번 패하는 등 경기 운영이 미숙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구단의 수장인 A.J. 프렐러 사장과 사이가 나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국 멜빈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면접을 본 후 중도에 팀을 떠났고, 구단 자문이었던 실트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실트 감독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세인트루이스 지휘봉을 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엔 김광현을, 올해는 김하성을 지도했다.감독 첫 해 성적은 확실히 전임자보다 나았다. 올해 샌디에이고는 93승 69패(승률 0.574)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팀 역대 최다승 2위 기록을 썼고, 후반기 맹렬히 추격해 라이벌 LA 다저스를 위협했다. 결국 지구 우승엔 실패했으나 와일드카드 1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샌디에이고는 첫 상대 애틀랜타를 2연승으로 완패했고,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다저스를 상대로 2승 1패로 먼저 앞서며 기세를 이어갔다. 결국 이후 2연패로 최종 탈락했으나 구단 수뇌부는 실트 감독 체제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거로 보인다. 실트 감독은 계약 후 성명을 통해 "샌디에이고는 2020년, 2022년, 그리고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서 "우리가 앞으로 성공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안다. 프렐러 사장과 긴밀히 협력하며 인상적인 구단 역사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감독 재신임 절차를 마친 샌디에이고는 2025시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MLB닷컴은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만료된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와 재계약을 맺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 시즌 주축 선수였으나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하성, 쥬릭슨 프로파 등에 대한 선수 보강 및 포지션 정리도 필요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07 09:16
산업

강웅철의 재등판…'사법 리스크' 속 흔들리는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시장 규모를 키워온 바디프랜드가 업계 1위를 되찾는데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강웅철 바디프랜드 창업주가 경영에 복귀해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창업주 강웅철의 '사법 리스크'바디프랜드는 현재 오너 일가인 강웅철 바디프랜드 이사 측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브라더스의 경영권 분쟁으로 뜨겁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바디프랜드 창업주 강웅철 이사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달 30일 안마 의자 회사인 바디프랜드 지분을 인수한 사모 펀드 한앤브라더스의 최대 주주 한 씨와 양 씨에 대해 사기·횡령·배임·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또 경영권을 뺏긴 이 회사 창업주 강웅철 전 이사회 의장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바디프랜드에 법적 이슈가 발발한 것은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15년 바디프랜드는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 등이 지분 43%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2022년 7월에는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공동 설립한 투자 목적 회사(SPC) 비에프하트가 지분 46.3%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갖게 됐다.강 이사는 지분 38.7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문제는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가 서로 경영 주도권을 갖기 위한 기싸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초부터 마케팅이나 영업 등 경영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이 과정에서 강 이사는 스톤브릿지 측에 서게 됐다.양측은 “회삿돈을 유용했다”며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에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강 이사와 스톤브릿지 측은 한 씨가 정·관계, 법조계 등 각계 고위 인사들에게 로비할 명목으로 23억원 상당을 받아가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또 한 씨가 측근인 양 씨와 함께 최고급 수입 법인차를 타고, 법인카드로 특급 호텔 스위트룸 2개월 치 대금을 결제하는 등 회삿돈을 유용한 의혹도 있다고 했다.이에 한 씨는 강 이사가 직무 발명 보상금 명목으로 회삿돈 62억원 상당을 횡령하고,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가 있다고 맞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강 이사가 복귀했고, 한 씨 측은 경영에서 배제됐다.검찰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와 역삼동 한앤브라더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그러면서 증거 인멸 가능성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의 경영진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렌털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의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어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분쟁이 아닌 한앤브라더스 측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동의를 얻어 해임하면서 공동 GP(업무집행조합원)에서 스톤브릿지 단독 GP가 된 것"이라며 "강웅철 이사는 계속 경영 고문을 맡아왔기 때문에 경영 공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2022년 '역성장' 시작경영권 분쟁은 바디프랜드를 흔들었다.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한 뒤부터 경영 실적이 부진에 빠지게 된 것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매출은 2021년 6110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5436억원, 2023년 4196억원으로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82억원에서 457억원으로 반토막 나더니, 지난해 167억원으로 또 한 번 반토막이 났다.동시에 국내 안마의자 시장 선두를 지키던 바디프랜드의 위상도 꺾였다. 2021년 안마의자 시장 1위 자리를 경쟁사 '세라젬'에 내준 것이다.바디프랜드 창업주 조경희 전 회장의 첫째 사위이자 공동 창업주인 강웅철 이사가 다시 경영선에 복귀한 건 올해다. 지성규, 김흥석 2인 공동 대표체제였던 바디프랜드가 3인 체제의 경영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강 이사는 역성장에 빠져 있던 바디프랜드를 구출해 낼 '키맨'으로 주목 받았다. 그는 헬스케어 업계 최초로 렌털 시스템을 구축해 바디프랜드를 정상에 올려 놓은 인물이다.다행히 그의 복귀와 동시에 바디프랜드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 2286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9% 늘고, 영업이익은 188.8% 급증했다.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대비 151% 급증한 1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2분기에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한 8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바디프랜드 관계자는 "3분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분위기이지 않을까 기대한다. 11월 중순 공시를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1.05 06:50
국가대표

또 십자인대 파열→국가대표 탈락…김승규 태극마크 커리어, 허무하게 끝나나

골키퍼 김승규(34·알샤밥)가 결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십자인대 파열 부상 탓이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십자인대 파열이라 재활에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마지막 불꽃을 피우려던 국가대표 커리어도 사실상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김승규는 4일 발표된 쿠웨이트·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1월 원정 2연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처음 부상 소식이 알려진 뒤 상황을 지켜보려 했던 홍명보 감독은 결국 김승규의 십자인대 파열 진단과 맞물려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김승규가 빠진 가운데 골키퍼 세 자리는 조현우(33·울산 HD)와 김경민(33·광주FC) 이창근(31·대전하나시티즌)이 채웠다. 김경민은 최초 발탁이다.앞서 김승규는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이후 훈련 과정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후 오랜 재활 끝에 최근에야 복귀했고, 덕분에 지난달 요르단·이라크와의 2연전을 통해 9개월 만에 대표팀 명단에 복귀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조현우와 사실상 마지막 주전 수문장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그러나 최근 소속팀 경기에서 또 한 번 쓰러졌다.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경기 도중 부상으로 전반 추가시간 교체됐다. 정밀 진단을 거쳐 결국 같은 십자인대가 또 파열됐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알샤밥 구단도 지난 3일 김승규의 십자인대 파열 부상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은 내년 5월 끝나는 이번 시즌 내 복귀가 어려운 ‘시즌 아웃’ 전망을 내놨다. 십자인대 파열이 적어도 반년 이상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큰 부상인 데다, 김승규의 경우 같은 부위를 또 다친 거라 이번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승규는 지난 2013년 당시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 A매치에 데뷔한 뒤, FIFA 월드컵과 AFC 아시안컵에 각각 세 차례 나선 베테랑이다. A매치에도 82경기에 출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제외하면 사실상 오랫동안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 역할을 맡아왔다. 십자인대 부상 회복 이후 다시 9개월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것 역시 여전히 김승규는 대표급 자원이라는 홍 감독의 평가가 깔려 있었다.그러나 1990년생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다시 한 번 오랜 재활을 거친 뒤 내년 그라운드에 복귀하더라도 다시 태극마크의 기회가 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력도 변수지만, 홍명보 감독 체제의 월드컵 3차 예선 과정에서 제대로 경쟁 구도에 포함돼 있지 못하다 갑작스레 월드컵 본선 엔트리 경쟁을 펼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4번째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던 김승규의 마지막 도전이, 연이은 심각한 부상 탓에 적신호가 켜진 분위기다.▶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팔레스타인전 명단(26명) - 골키퍼 : 조현우(울산 HD) 김경민(광주FC)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 수비수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 와슬) 권경원(코르파칸)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명재(울산 HD) 황문기(강원FC) 이기혁(강원FC)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 박용우(알 아인) 백승호(버밍엄 시티) 김봉수(김천상무)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배준호(스토크 시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이현주(하노버) 홍현석(마인츠)- 공격수 : 주민규(울산 HD)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오현규(헹크)김명석 기자 2024.11.04 11:19
프로축구

‘새 왕조’ 구축한 울산 HD…‘준산’ 오명 씻고 K리그 역대 최강의 팀으로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다섯 번째 별을 달았다. 세 시즌 연속 우승을 통해 ‘왕조의 시작’도 알렸다.울산은 지난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승점 68(20승 8무 8패)을 기록한 울산은 2위 강원(승점 61)과 격차를 7점으로 벌리며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22시즌과 2023시즌에 이은 세 시즌 연속 우승이다.1983년 출범한 K리그 41년 역사상 3연패 이상을 달성한 구단은 성남FC(당시 일화 천마·1993~1995, 2001~2003), 전북 현대(2017~2021·5연패)에 이어 울산이 역대 세 번째다. 역대 두 구단만 이뤄낸 왕조를 울산도 구축한 것이다.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K리그 최다 우승(5회) 공동 4위로도 올라섰다.‘준산’ 오명 씻고 역대급 팀으로울산은 준우승을 무려 10회나 기록했다. 우승 문턱에서 우승과 연이 잘 닿지 않았다. 라이벌 전북이 K리그를 장악하던 시기엔 세 시즌 연속 준우승(2019~2021)에 머물렀다.그러나 울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승만을 목표로 매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국가대표급 전력을 구축한 울산은 지난 2022시즌 마침내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05년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었다.징크스를 끊은 울산은 거침이 없었다. 2023시즌엔 2위 포항 스틸러스에 12점 차 압도적인 우승으로 창단 첫 2연패를 달성했고, 올 시즌도 왕좌를 지켜냈다. 한때 ‘준산(준우승+울산)’으로 불렸던 울산은 이제 3연패를 달성하고 왕조 체제를 구축했다. 구단·선수·팬이 만든 3연패 결실울산의 3연패는 구단과 선수단, 팬들이 어우러져 맺은 결실이었다.매년 우승에 실패하면서도 구단은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3연패 시작이었던 2022년엔 김영권과 엄원상 등이 합류했고, 2023년엔 주민규·이동경 등을 품었다. 올해 역시 고승범·정우영 등이 들어왔다.모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 속 울산은 K리그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선수단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답했다. 홍명보 전 감독과 김판곤 감독 체제를 거치면서 단단하게 팀이 자리 잡았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이 아닌, 누구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팀이 됐다. 결과는 세 시즌 연속 ‘조기 우승’이었다.시즌 내내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은 뜨거웠던 울산 팬들의 열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특히 울산은 2년 연속 홈 30만 관중을 돌파했다. 비수도권 구단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은 기록이었다. 32만 9519명을 기록 중인 올해는 ‘대관식’이 열릴 오는 23일 수원FC와의 홈 최종전을 통해 구단 한 시즌 관중 최다 기록(34만 5990명) 경신까지 앞두고 있다. 온갖 악재 극복한 ‘우승 DNA’이번 시즌은 특히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3연패 대업을 달성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실제 울산은 시즌 도중 이동경(김천 상무)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등이 빠져나가 전력 누수가 적지 않았다. 월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나면서 분위기가 흔들렸다. 한때 순위가 4위까지 떨어졌고, 강원·김천 상무이 상승세를 탔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던 앞선 두 시즌과 달리 올해 선두 경쟁은 유독 험난했다. 그러나 울산은 끝내 흔들리지 않았다. 소방수로 부임한 김판곤 감독이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고,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펼쳐지던 시기 8승 2무 1패의 고공비행을 펼쳤다. 고비마다 무너지던 과거의 울산이 아니었다.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경기마다 흔들리지 않았다. ‘이기면 우승’이었던 강원전에서도 승리를 통해 직접 우승을 따냈다.울산 공격수 주민규는 “과거 울산은 중요한 경기 때마다 ‘지면 어떡하지’라는 긴장이 있었다면, 지금의 울산은 승리와 우승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바로 ‘우승 DNA’”라고 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우승의 한만 품던 울산은, 어느덧 이제 우승 DNA를 안고 K리그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팀이 됐다. 울산=김명석 기자 2024.11.04 06:03
프로축구

에이스의 입대, 떠나버린 홍명보…온갖 악재 극복하고 일궈낸 울산 ‘3연패 대업’ [IS 울산]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울산 HD의 이번 시즌은 악재의 연속이었다. 시즌 초반 에이스 역할을 하던 이동경의 상무 입대가 시작이었다. 이동경은 시즌 초반 8경기만 뛰고도 무려 7골·5도움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예정된 입대 일정으로 인해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에이스 역할을 하던 이동경의 이탈은 울산 입장에선 치명적인 전력 누수였다.급기야 7월엔 ‘홍명보 이슈’가 팀을 그야말로 뒤흔들었다. 시즌 내내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설에 선을 그어오던 홍 감독이 돌연 대한축구협회 제안을 수락하면서 팀 안팎이 어수선해졌다. 갑작스레 구단과 팬들을 등 돌린 홍 감독의 결정 탓에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극심하게 흔들렸다. 아무리 내로라하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전력이라고 하더라도, 사령탑 이슈로 인해 흔들리는 분위기는 쉽게 안정될 리 없었다.홍 감독의 마음이 떠버린 시기부터 감독대행 체제까지 6~7월 울산의 리그 성적도 1승 1무 4패로 곤두박질쳤다. 순위도 어느덧 4위까지 떨어졌다. 강원FC, 김천 상무 등의 약진 속 펼쳐진 '역대급 우승 경쟁'의 이면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울산의 추락이 자리잡고 있었다. 부랴부랴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선 울산은 결국 김판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시즌 도중 새 출발에 나섰다. 다만 김판곤 감독이 K리그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적은 없다 보니, 과연 K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 게 사실이었다. 설상가상 K리그를 대표하던 골잡이 주민규의 골 침묵마저 더해지기 시작했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울산엔 2년 연속 우승을 통해 심어진 ‘우승 DNA’가 남아 있었다. 김판곤 감독 체제로 비교적 빠르게 팀이 재정비됐다. 상대를 확실하게 압도하는 경기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승 경쟁에 가장 필요한 ‘결과’를 챙기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팀 분위기도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전·현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한 전력에 팀 성적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고비’들도 잘 넘겼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부진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최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를 적지에서 승리했다. 이어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기면 우승'이었던 경우의 수를 잡아냈다. 덕분에 울산은 3년 연속 왕좌를 지켜냈다. 새 왕조를 구축하는 순간이었다.온갖 악재, 특히 홍명보 감독 이슈로 크게 흔들리던 팀 성적은 김판곤호 출범 이후 ‘대반전’을 이뤘다. 강원전까지 울산의 리그 성적은 무려 8승 2무 1패였다. 주민규의 퇴장으로 인해 수적 열세에 몰린 끝에 당했던 수원FC전이 유일한 패배였다. 그 외의 10경기에선 무려 26점의 승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특히 지난 두 시즌 우승은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이루고 그 자리를 끝내 지켜낸 우승이었다면, 이번 시즌엔 4위까지 떨어지는 등 팀이 흔들리고도 기어코 정상에 섰다는 점에서 다소 결이 달랐다. 한때 2인자 설움에 울었던 울산에 이제는 확실한 ‘우승 DNA’가 있음이 확인된 결과이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울산은 1993~1995시즌 일화 천마, 2001~2003시즌 성남 일화 천마(이상 현 성남FC·3연패), 2017~2021시즌 전북 현대(5연패)에 이어 K리그에서 3연패 대업을 달성한 세 번째 구단으로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1996년과 2005년, 그리고 이번 3연패를 더해 통산 5회 우승으로 K리그 통산 최다 우승 공동 4위에도 올랐다.김판곤 감독은 “부임 후 좋은 스쿼드의 선수들과 함께 하는 건 너무 좋았지만, 반드시 우승을 해야 했다. 3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라 부담감이 많았다. 우승 경쟁도 4위에서 시작했다. 6점 이상 난 차이를 뒤집는 것도, 선두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도 “다행히 골키퍼, 주장, 노장, 공격수 등 모두가 저마다의 역할을 잘해줬다.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조현우는 “올해는 패가 많았다. 다행히 김판곤 감독님이 동기부여를 주셨다. 팀을 많이 바꾸셨다. 승리를 많이 가져오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만약 오늘 경기 결과가 안 좋았다고 하더라도, 우승은 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주민규도 “지금의 울산은 이제 이기는 게 당연하다. 이게 바로 ‘우승 DNA’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울산=김명석 기자 2024.11.02 08:03
프로축구

김민재 보며 배우고, 기성용의 조언까지…더 단단하게 성장 중인 '차세대 센터백' 김주성 [IS 구리]

국가대표 센터백이자 FC서울 핵심 수비수 김주성(24)은 '복 받은' 선수다. 대표팀 내에선 월드클래스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훈련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소속팀에선 ‘대선배’ 기성용(35)으로부터 아낌없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덕분이다.지난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요르단·이라크전을 준비한 과정 역시 김주성에겐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출전 기회를 얻진 못했지만, 김민재 등과 함께 훈련장에서 호흡해 보는 것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특히 김민재의 존재는 김주성에게도 커다란 동기부여다. 그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에서 본 (김)민재 형은 훈련할 때도 너무 성실하다. 다른 레벨에 있다고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이어 “경기장에서 다 보여주는 선수다. 수비적인 부분이나 공격적인 부분에서 솔직히 많이 놀란다”면서 “경기장뿐만 아니라 같이 훈련하면서도 많이 놀랄 정도다. 쉽지는 않지만, 민재 형을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김주성은 대표팀 소집 때마다 스스로의 성장을 느끼고 있다. 그는 “좋은 퀄리티를 가진 선수들이 모이기 때문에 공·수 템포 등이 확실히 다르다. 사실 초반에는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긴장도 많이 해서 훈련 때 실수도 많이 하며 매웠다”며 “대표팀에서 형들과 소통하고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팀에 돌아오면 템포가 느리고 쉽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설명했다.대표팀에선 김민재를 보며 성장하고 있다면, 소속팀에선 기성용의 값진 조언을 듣고 있다. K리그는 물론 유럽, 대표팀 등 많은 경험을 가진 기성용은 김주성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김주성은 “대표팀 발탁 후 (기)성용이 형이 ‘한 스텝 더 나아가려면, 대표팀에서도 주도적으로 리딩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다. 또 ‘대표팀에서도, 팀에서도 나태해지지 말고 새로운 목표와 동기부여를 찾아 노력한다면 더 발전할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김주성은 2년 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 시절 처음 A매치에 데뷔한 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체제에서도 꾸준히 발탁됐다. 이제 홍명보호 연착륙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팀 내 주전 경쟁이 워낙 치열하지만, 성장세가 워낙 뚜렷한 데다 왼발잡이라는 특수성을 더해 차세대 센터백 자원으로 충분히 주목을 받고 있다.김주성은 “아직은 대표팀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동기부여를 갖고 더 발전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 대표팀 수준에 맞는 공수 템포에 적응하기 위해선, 스피드적인 부분이나 생각의 속도 등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국가대표 수비수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기 위해선 결국 소속팀 서울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 유스인 오산중·오산고 출신으로 지난 2019년 서울에 입단한 김주성은 올해는 특히 야잔(요르단)과 호흡을 맞추며 서울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김주성과 야잔이 버티는 안정적인 수비 속 서울은 5년 만에 파이널 A(상위 스플릿)에 진출했고, 나아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 복귀도 도전하고 있다.김주성은 “초반엔 (김기동) 감독님이 오신 지 많은 시간이 되지 않아서,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녹아드는 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며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이어 그는 “감독님이 바뀌고 저라는 선수를 보여줘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비시즌 대표팀(아시안컵)에 다녀오느라 늦게 훈련에 참여했는데, 몸도 많이 떨어져 있었고 걱정도 많았지만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초반부터 믿음을 계속을 주셨기 때문에 저도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수비 파트너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야잔을 통해서도 그는 장점을 흡수하려 노력하고 있다. 김주성은 “오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다. 실제로 같이 해보니 너무나 좋은 중앙 수비수고, 옆에서 배울 게 많다. 훈련할 때도, 경기할 때도 많이 이야기하면서 배우고 또 성장하고 있다”며 “수비 방법 등 옆에서 같이 보면서 배우는 게 크다”고 덧붙였다.남은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서울의 ACL 진출을 이끄는 것이다. 김주성은 “1년 차 때 ACL에 나간 이후로 처음인 거 같다. 큰 무대에 나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은 큰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 남은 경기들을 통해 ACL 티켓을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ACL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팬분들이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 주신 덕분에 선수들도 동기부여를 갖고 할 수 있었다. 못 했을 때 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며 “저도 동기부여를 갖고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겠다. 서울이 ACL 티켓을 꼭 따서 팬분들이 원하시는 결과도 얻고, 선수들도 내년엔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구리=김명석 기자 2024.11.01 16:03
산업

신세계 '남매 회장'과 현대백화점 '형제 회장'의 차이점은

인사 시즌을 맞아 하루 간격으로 발표된 오너가의 회장 승진 소식이 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남매가 회장 반열에 올랐고, 현대백화점은 형제가 나란히 회장 직급을 달게 됐다. 그렇지만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사는 각자도생 측면에서 차이점을 내포하고 있다. 정교선, 50세 생일 선물 회장 승진1일 업계에 따르면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본인의 50번째 생일에 회장 승진 선물을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보면 정교선 회장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1974년 10월 31일이다. 한국CXO연구소는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승진한 해와 날짜만 놓고 보면 회장 승진이라는 카드를 50세가 될 때까지 정교하게 맞춘 흔적을 엿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회장 승진과 관련해 오너가 내부적으로 좀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4년 만에 회장이 됐다. 부회장으로도 12년의 기간을 역임했기 때문에 회장으로 승진할 시점이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우연이 날짜가 겹치지만 ‘생일 선물’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오랫동안 현대홈쇼핑의 경영을 책임져왔고, 이번 승진은 홈쇼핑 업계의 불황 속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1970년대생 젊은 회장이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을 이끌게 된 셈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미 37세 때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아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CXO연구소가 200대 그룹과 60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1970년 이후 출생한 회장은 올해 9월 기준 모두 31명으로 집계된다. 이중 형제간에 회장 타이틀을 쓰고 있는 곳은 덕산그룹 이수훈 회장(1976년생)과 덕산산업 이수완 회장(1978년생)이 유일하다. 이번에 정지선 회장(72년생)에 이어 정교선 회장(74년생)도 회장 타이틀을 얻으면서 1970년 이후 출생한 '형제 회장' 두 번째 사례가 됐다. 공교롭게 이수훈·이수완 회장과 정지선·정교선 회장은 모두 2살 차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이수훈 회장과 이수완 회장도 기존 이준호 덕산그룹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경영을 할 때는 같은 우산에 있었디. 하지만 이준호 명예회장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나면서 두 형제는 각각 독립된 계열사를 경영하며 최근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형인 이수훈 회장이 덕산그룹의 정통을 이어가면서 덕산그룹을 이끌있고, 동생인 이수완 회장은 덕산그룹이라는 우산에 빠져나와 계열사 몇 곳을 지배하고 있다. 신세계 남매와 현대백화점 형제의 차이점지난 10월 30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했다. 정유경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승진했고, 앞으로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앞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겨 '남매 경영'을 하도록 했다. 이번 계열 분리로 남매는 완전한 각자도생의 길을 선언했다. 정유경 회장은 장차 신세계 간판을 떼고 독립 경영의 길을 걸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삼성그룹에서 분리했듯이 정유경 회장도 신세계에서 계열 분리를 통해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명희 총괄회장의 20여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이미 만들었다.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은 신세계그룹과 다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동생의 회장 승진이 계열 분리, 각자도생의 길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단일 지주사 아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회장의 '형제경영'을 명확히 선언한 바 있다. 지주사로 전환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계열 분리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지분 관계도 복잡한 상황이다. 정지선 회장이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 39.7%를 보유하고 있다. 정교선 회장의 지분은 29.1%다. 둘은 지주사의 1대 대주주와 2대 대주주다.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지분 정리부터 선행돼야 하는데 쉽지 않고 긴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향후 3~5년 사이에 정교선 회장이 이끄는 새로운 그룹으로 분파될지 아니면 같은 우산에 있으면서 주요 계열사를 실질 지배하는 형태로 구체화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01 11:50
산업

현대백화점그룹, 임원 인사 단행…차남 정교선 홈쇼핑 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오너 3세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14년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동생 정교선 부회장의 '형제경영'을 이어간다. 31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이날 정기 임원 인사에 따라 회장으로 승진한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4년 만에 회장이 됐다.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고 단일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어 나간다"며 "이번 정교선 부회장의 홈쇼핑 회장 승진이 홈쇼핑 업계의 불황 속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주력 계열사 대표를 전원 유임하고 현대면세점과 현대L&C, 지누스, 현대이지웰 등 일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다.현대면세점 새 대표이사로는 박장서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박 신임 대표는 지난 1992년부터 33년째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면세점 영업을 담당해 온 면세사업 분야 전문가로 2020년 현대면세점에 입사한 이후 영업본부장을 맡아왔다.종합 건자재 기업인 현대L&C 신임 대표에는 이진원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이 낙점됐다. 이 대표는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에서 재경총괄을 담당했다.글로벌 매트리스 전문 기업인 지누스에는 현대L&C 대표를 맡고 있는 정백재 대표가 내정됐다. 정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는 현대에버다임의 재경실장과 현대L&C의 경영전략본부장 및 대표를 역임해 지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토탈 복지 설루션 기업인 현대이지웰 대표로 내정된 박종선 대표는 현대홈쇼핑 온라인사업부와 영업전략 담당을 거쳐 지난 2021년 현대이지웰로 자리를 옮겨 상품운영본부장을 맡다가 대표이사로 승진한 사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김창섭 영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김 부사장은 사업개발 담당 임원으로서 더현대 서울 출점을 주도했고 더현대 서울 점장 재직 시 더현대 서울의 위상을 끌어올린 한편 최근 부산에 신개념 리테일 공간인 커넥트현대를 성공적으로 오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정보통신기술(ICT)전문기업인 현대퓨처넷을 맡은 김성일 대표도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공로 등으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현대바이오랜드 이희준 대표 또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의 협업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승진 29명, 전보 31명 등 6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으며 인사 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지난해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된 만큼 올해에는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전원 유임시켜 불황 속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과 혁신에 매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다만, 각 계열사 상황에 맞춰 일부 대표이사 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추구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31 14:12
금융·보험·재테크

'운명의 31일' 조병규 우리은행장 거취 나오나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31일 논의될 전망이다. 조 행장의 거취가 우리금융의 계파 문화를 해체하는 첫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31일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조 행장의 거취를 두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그동안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계파 갈등 해소 등을 위해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으로 선임된 첫인사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왔다.우리금융 내부 관계자는 "조 행장은 1년 반 정도로 임기가 짧아서 더 자리를 지키고 싶지 않겠느냐"라며 "외부에서도 조 행장이 소란한 상황에서도 모든 일정을 빠지지 않고 수행하는 것을 연임 의지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조 행장은 지난달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수사와 금융감독원 조사를 잘 받고 있다"며 "임직원들도 성실하게 잘 받고 있으니 거기에서 나오는 결과를 보고 그때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더군다나 올해 우리금융이 위기 속 한 해를 보낸 만큼 이사회가 조 행장의 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임 회장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계파 해체 선언대로 갈등 촉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즉 임 회장과 조 행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조직 문화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게 우리금융 내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조 행장의 경영 능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 1조67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어 우리은행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하지만 내부통제 실패가 조 행장의 연임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6월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지난 8월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로 총 3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났다. 게다가 이를 당국에 '늑장 보고'하며 책임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 사태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조 행장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나 조 행장의 거취와 관련돼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0.3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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