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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장애인 귀화선수 1호' 원유민, 한국 두 번째 IPC 선수위원 당선 [패럴림픽]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당선된 ‘장애인 귀화1호’ 패럴림피언 원유민이 “선수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7일(현지시간) IPC에 따르면, 원유민은 2024 파리 패럴림픽 기간 동안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총 296표를 받아 입후보한 25명의 선수 중 4위를 차지했다. 하계 종목에서는 다득표 상위 6명을 선수위원으로 선출한다. 임기는 4년이다. 이날 프랑스 파리 센강 선상에서 열린 대한장애인체육회 주최 한국선수단의밤에서 만난 원유민은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기쁘다”며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모로 운도 따랐다”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 큰 나라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아 표가 분산된 덕분에 비인기 선수인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유민은 대회 기간 동안 만난 선수들의 이야기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었다. 그는 “현장에 와 있는 선수들은 도핑이나 선수 등급 등에서의 공정함을 강조했고, 이번 대회에 오지 못한 선수들은 패럴림픽이 더 커져서 최대한 다양한 나라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시각장애인이나 지적장애인 선수들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있는 무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힘 닿는 데까지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신설된 IPC 선수위원은 선수를 대표해 세계 장애인 체육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목소리를 내는 자리다. 한국 패럴림피언이 IP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휠체어 육상의 홍석만이 2017년 한국 최초로 IPC 선수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원유민은 “내가 선수위원에 당선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패럴림픽이 보다 주목받을 수 있게, 우리나라 장애인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4세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원유민은 12세에 가족들과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서 처음 휠체어 농구를 만났고, 발군의 실력으로 캐나다 휠체어농구 국가대표에 선발돼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출전했다. 이후 원유민은 2017년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며 노르딕스키 선수로 전향했고, 2022 베이징 동계 대회에서 한국 귀화 선수로는 최초로 패럴림픽 무대에 올랐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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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T예요?"로 부활했던 수영 전설, 이제는 '대문자 T' 조력자 된다 "다음 대회는 심리 상담사로" [패럴림픽]

"쌤, T예요?"2016 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의 영광은 뒤로, 조기성(28)은 지난 수년간 깊은 좌절에 빠졌다. 시간이 갈수록 장애는 악화됐고 근육이 굳는 바람에 제대로 된 역영을 펼칠 수 없었다.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은메달 3개에 2020 도쿄 대회 노 메달. MBTI(성격유형지표)가 ‘INFP’라는 그는 계속되는 실패에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런 조기성을 다시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다. 심리상담사들이었다. 감정에 푹 빠지는 'F'인 자신과는 달리, 그는 "‘대문자 T(극도로 이성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인 코치님들의 조언 덕분에 현실을 깨달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건 내버려 둬”라는 심리 코치들의 조언을 들은 후 달라졌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상대 선수를 인정하는 여유도 생겼다.그는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예전엔 금메달을 못 따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패럴림픽 3관왕이 APG에서 은메달만 3개 땄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메달 못 딴다고 3관왕 업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도쿄 패럴림픽 노메달도 내 전부를 수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려놓고 보니 이젠 경쟁을 즐길 수 있게 됐다”라고 다시 일어섰다. 그렇게 다시 나서게 된 패럴림픽 무대. 일찌감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참가한 대회에서 조기성은 세 종목 노 메달에 그쳤다. 간발의 차였다. 종목인 평영 50m(SB3등급)에서 0.21초 차로 4위에 그쳤고, 개인혼영 150m(SM4등급)에서도 0.16초 차로 4위에 머물며 메달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 대회를 즐기고자 출전한 배영 50m(S4등급)에선 예선 탈락했다. 대회를 마친 조기성은 "마지막 대회였는데 많이 아쉽다. 후회없이 즐기지 못했다"라면서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기회를 즐기고자 했다. 이렇게 큰 메가 이벤트를 눈 속에 더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면서 최대한 오래 수영장에 머무르고자 했다. 리우 3관왕 때보다 더 큰 함성 받았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그는 국가대표 은퇴를 번복할 마음은 아직 없다. "수영은 계속하겠지만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출전 계획은 현재 상황에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라고 고백하면서 "장애인스포츠 심리상담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자신의 부활을 도왔던 심리 코치들을 떠올렸다. 조기성은 "대표팀에서 심리상담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이 선수의 생각을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구나를 몸소 체험했다. 후배들에게도 이 경험을 전하고 싶다"라며 심리상담사로 진로를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선수가 아닌 심리상담사로 다음 패럴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다. "내가 선수가 아닌 상담사로 다음 패럴림픽 오게 되면 색다르지 않을까"라고 말한 그는 "기대가 된다"라며 4년 뒤 대회를 고대했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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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의 첫 패럴림픽 "은메달 아쉽지만, 꿈의 무대 입성 기뻐" [패럴림픽]

“푹 자고 싶네요(웃음).”최정만(45·대구도시개발공사)은 운동선수를 꿈꾸다 1996년 고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하지마비 장애를 입었다. 그러나 배드민턴은 그를 다시 꿈꾸게 했다. 당초 장애인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부모님마저 고개를 갸웃했으나, 그는 실력으로 보여줬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 출전해 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니 운동선수로서 가장 큰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최정만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스포츠 등급 WH1) 결승에서 취쯔모(중국)에게 세트스코어 0-2(3-21 7-21)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그는 “패럴림픽 결승에 오르는 게 내 목표였다. 내 나름 목표를 이뤘지만,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최정만은 WH1 세계랭킹 1위다.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첫 패럴림픽과 입상만으로 최정만은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도쿄 대회 때 출전하지 못했지만, 파리에서 처음 출전해 입상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쁘다. 이 사실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 값지다”며 “성적을 떠나 패럴림픽은 참 꿈 같은 무대이지 않은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떠나 운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무대에 서고, 입상하고 싶은 꿈이 있기 마련이다. 꿈 같은 무대에 출전해 입상까지 했다. 아주 잠시일 수 있지만,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만은 이날 남자 단식 결승으로 대회를 모두 마쳤다. 대회 기간 남모르게 신경 쓸 게 많았기에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일단 푹 자고 싶다(웃음). 어제는 생각이 많아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지만, 오늘은 편안하게 자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후회는 없습니다.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야 누구든 있지 않겠지만,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게 또 있지 않은가.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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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초, 0.16초…조기성의 '라스트 스트로크', 종이 한 장 차이에 울었다 [패럴림픽]

0.21초, 0.16초.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수영 간판 조기성(28)이 두 번 연속 '종이 한 장' 차이에 울었다. 조기성은 1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개인혼영 150m 스포츠등급 SM4 결선에서 2분37초45에 터치패드를 찍어 4위를 기록했다. 3위에 오른 멕시코의 카마초 라미레스와 격차는 0.16초였다. 지난달 30일 열린 평영 50m(SB3등급)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50초73에 도착한 조기성은 3위를 기록했던 스페인의 미겔 루케에 0.21초 차이로 뒤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격차는 이번이 더 좁았다. 경기 후 조기성은 "정확한 기록을 보진 못했지만, 아깝게 졌다고 들었다"면서 "어쨌든 진 건 진 거니까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기성은 "터치 싸움에서 두 번 다 졌다.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나름 많이 준비했지만, 3위를 한 선수가 나보다 더 노력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컨디션이 좋아서 기대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아쉬워했다.주 종목 2개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쳐 아쉬움이 크다. 2016 리우 대회 3관왕인 조기성은 당시 자유형으로만 금메달 3개를 따냈다. 하지만 이후 시간이 갈수록 어깨 관절과 근육이 굳어 가면서 한계를 느꼈고, 혼영과 평영으로 전향해 커리어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 영국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평영으로 금메달을 수확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패럴림픽 대회 두 종목에서 메달을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조기성은 이번 패럴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조기성은 "그동안 국가대표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며 "리우 대회 3관왕을 하면서 장애인 수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패럴림픽 메달에 대한 간절함과 욕심이 더 커졌는데, 그걸 떨쳐내지 못한 게 패인인 것 같다"라고 말한 그는 "도쿄 대회 때보다 훨씬 몸이 좋아 기대를 많이 했다. 감독님께 메달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됐다"며 울먹였다. 조기성은 오는 7일 남자 배영 50m(S4등급)에서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그는 "원래 계획은 앞에서 메달을 따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에 임하려 했다"며 "배영은 내 주 종목이 아니다. 마지막인 만큼 즐기고 싶은 마음에서 주 종목이 아닌 걸 신청했는데, 열심히 하겠지만 즐기지는 못할 것 같다"며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하지만 조기성은 지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메달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조기성이 '라스트 스트로크'로 유종의 미를 노린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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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패럴림픽 나선 여자 골볼 대표팀, 세계 6위 캐나다 공세 막고 8강 진출 [패럴림픽]

28년 만에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무대에 나선 한국 여자 골볼대표팀(세계랭킹 15위)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 6위의 캐나다와 무승부를 거두며 조 3위로 8강전에 진출했다.한국은 1일 프랑스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캐나다와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골볼은 전후반 각각 12분씩 주어지는데,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골도 나오지 않은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주장 김희진(30)을 앞세운 한국은 서민지(23)와 심선화(32)를 양쪽에 배치하며 경기 초반부터 캐나다를 몰아세웠다.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왔지만 방향성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정은선 대표팀 감독은 “공격에 있어서 몇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조금 더 세밀하게 공격을 했다면 최소한 1점은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캐나다를 상대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마지막 종료 버튼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1승 1무 1패(승점 4)로 마쳤다. 캐나다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 밀려 조 3위로 8강전에 올라가게 됐다. 골볼은 8개 팀이 4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순위에 따라 8강 대진이 결정된다. 한국은 C조의 2위와 8강에서 만난다. 정은선 감독은 “한국시간으로 9시 45분부터 열리는 중국과 이스라엘의 결과에 따라 중국, 튀르키예, 이스라엘 중 한 팀과 붙게 된다”고 했다. 조 3위로 8강전에 올라갔지만 주전 선수들의 지친 체력이 관건이다.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후반 7분을 남기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특히 한국의 공격을 주도하던 서민지는 힘이 빠져 공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기도 했고, 심선화는 공을 놓쳐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주기도 했다. 정은선 감독은 “경기 전에는 선수들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는데, 조별리그 3차전이라 긴장을 한 것도 있고 골이 안터지다보니 선수들이 욕심을 낸 것 같기도 하다”며 “내일 하루 쉬면서 회복 훈련을 잘해 다음 경기에서는 좀 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될 것 같다”고 했다. 8강전에서 어느 팀과 붙더라도 한국은 열세다. C조는 세계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 중국(7위)일 정도로 강한 팀들로 구성돼 있다. 튀르키예는 세계 1위이고, 이스라엘은 5위다. 다만 상대가 어느 팀이더라도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 한국은 자신하고 있다. 정은선 감독은 “어느 팀이랑 붙든 다들 공격력이 강한 강팀이다. 특히 공을 ‘바운드’ 시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수비를 내려 이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라며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오다 보면 공격에서 실수를 하기도 하고 분명 수비에서 허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 ‘틈’을 잘 노려보겠다”고 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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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와 사진 찍고 싶어요" 박진호, 프랑스 어린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 건넸다

"금메달리스트와 사진 찍고 싶어요."금메달을 목에 건 박진호(47·강릉시청)가 공동취재구역을 벗어나던 중,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대한장애인사격연맹 관계자를 통해 “프랑스 어린이가 박진호 선수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데, 혹시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느냐”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박진호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박진호와 함께 사진을 찍은 아이는 아르튀르 베르토메(7)였다. 아르튀르는 박진호를 보자 밝은 미소를 짓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취재진에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그림이다”라고 말했다.어머니 에마뉘엘 씨에 따르면, 아르튀르는 앞으로 몸 상태가 어떻게 악화될지 모르는 장애를 갖고 있다고. 에마뉘엘 씨는 "뇌와 근육에 장애를 갖고 있어서 몸에 힘을 주지 못하는데, 스포츠를 정말 좋아하는 어린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아르튀르는 몸에 힘을 주지 못하지만, 스포츠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부모로서는 아르튀르가 패럴림픽을 최대한 즐길 수 있게 어떻게든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진호와 남긴 추억은 아르튀르 가족의 보금자리 한편에 오랫동안 머물 예정이다. 에마뉘엘 씨는 “아르튀르가 선수들과 사진을 찍으면 사진을 액자에 담아 보관해 놓는다. 아르튀르가 액자를 들고 가지고 놀기도 하는데, 그게 사진을 액자에 담아 보관해 두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기억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지 않은가. 하지만 사진은 항상 그렇듯, 기억보다 우리 곁에 영원히 남는다”고 말했다.아르튀르에게 희망을 안긴 박진호도 남은 기간 대회에 더욱 정진할 생각이다. 31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오는 5일 열리는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에서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윤승재 기자·파리 공동취재단 2024.09.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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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 감독으로' 패럴림픽 나서는 정은선 골볼 감독 "후배들, 역사를 써줬으면" [패럴림픽]

선수로 나섰던 패럴림픽 무대에 감독이 되어 돌아왔다. 정은선(48) 여자 골볼 대표팀 감독이 28년 만에 못다 이룬 메달의 꿈에 도전한다.여자 골볼은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유일한 단체 구기종목이다. 대표팀은 2022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1988년 서울 대회,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 이어 세 번째 본선 출전이다.정은선 감독은 선수로 애틀랜타 대회에 출전한 데 이어 28년 만에 감독으로서 패럴림픽에 다시 나서게 됐다. 27일(현지시간) 선수촌에서 만난 정 감독은 “선수 때는 나만 잘 하고,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면 됐다. 감독은 두루두루 신경 써야 하니까 마음가짐이 다르다.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라고 전했다.골볼은 안대를 쓴 채 소리 나는 공을 굴리고 막는 시각장애인들의 스포츠다. 배구 코트와 동일한 크기(가로 18m, 세로 9m)의 경기장에서 무게 1.25㎏의 공을 손으로 던지거나 굴려 상대 골대(폭 9m, 높이 1.3m)에 넣는다. 수비할 땐 3명의 선수가 공 내부에 들어 있는 방울 소리를 듣고 위치를 파악한 뒤 몸을 날려 막는다. 정은선 감독은 선천성 망막 박리로 장애를 얻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일반 학교에 다녔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였다.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한빛맹학교로 전학한 그는 중등부 3학년 때 골볼을 접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정은선 감독은 골볼 1세대로서 애틀랜타 대회에 나서 6위(2승 1무 4패)를 거뒀다. 그는 “많은 사람이 나를 지켜본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약간 긴장했지만, 즐겼다. 지금 선수들에게도 이런 마음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패럴림픽에 출전한 뒤 코트를 떠났던 정은선 감독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다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현 장애인 아시안게임)를 앞두고 복귀했다.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낸 뒤엔 다시 은퇴했다. 당시 실업팀이 없어 26세 나이에 태극마크를 내려놓아야 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국 골볼은 열악하다. 실업팀은 겨우 2개. 그렇지만 선수들은 메달이란 꿈 하나를 바라보고 야간 운동까지 스스로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정은선 감독은 “28년 만에 출전권을 따낸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들어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꿋꿋이 잘 버텼다”라고 전했다.골볼 대표팀 선수들은 20~30대다. 선수로서 패럴림픽을 경험했던 정은선 감독은 부담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안다. 그는 “오래 함께한 선수들이라 호흡이 잘 맞는다. 훈련만 하는 대신 분위기를 환기해 주고 있다. 선수촌 내에서 사진도 찍고, 여러 곳도 둘러보면서 즐기고 있다”라고 했다. 정은선 감독은 “후배들이 진짜 역사를 한 번 써줬으면 좋겠다. 내가 따지 못한 메달을 따냈으면 좋겠다”라며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 힘들겠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연습했던 모든 걸 코트에서 쏟아붓고 나오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윤승재 기자·파리 공동취재단 2024.08.29 06:45
스포츠일반

안세영·신유빈 열기, '베테랑 듀오'가 '금빛 스매시'로 잇는다 [파리 패럴림픽]

올림픽 배드민턴과 탁구의 열기를 패럴림픽 선수들이 이어간다. 휠체어 배드민턴 최정만(45·대구도시개발공사)과 탁구 김영건(40·광주광역시청)이 금빛 스매시를 향한 준비를 마쳤다. 최정만은 스포츠등급 WH1(척수장애, 흉추 이상) 단식 세계 1위다. WH2(척수장애, 요추 이하) 김정준(46·대구도시개발공사)과 호흡을 맞추는 복식에서도 세계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태국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식 2위, 복식 3위에 오른 최정만은 4월 열린 스페인 국제대회 레벨1에선 단식 1위에 오르며 정상급 기량을 이어가고 있다. 2005년부터 20년째 꾸준히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최정만은 불혹의 나이에 세계 정상 자리를 유지하며 패럴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국가대표 20년차 베테랑이지만 최정만은 이번 패럴림픽 출전이 처음이다. 배드민턴 종목이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건 2020 도쿄 대회가 처음이다. 당시 최정만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밀려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파리 대회에서 어렵게 출전권을 획득한만큼, 꿈의 무대에서 호성적을 얻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다. 최정만은 "도쿄 대회에 못 나간 건 아픈 기억이지만, 다시 기회가 찾아와서 기쁘다. 도쿄 대회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은메달 3개, 동메달 1개)을 기록했는데 그 기세를 이어받아서 그에 못지않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도 배드민턴은 중국이 최강이다. 중국은 2020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전체 4분의 1에 해당하는 배드민턴 메달을 휩쓸었다. 최정만은 "세계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진짜 실력자들은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중국 선수들이다. 중국 선수들과 제대로 붙어서 이기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교 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던 최정만은 고등학교 3학년인 1996년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배드민턴을 통해 꿈이었던 운동선수가 되고 세계 무대까지 나설 수 있는 게 기쁘다는 그. "패럴림픽은 어릴 때부터 염원하던 꿈"이라고 말한 그는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반면, 탁구의 김영건은 '패럴림픽 베테랑'이다. 국가대표 24년차인 그는 2004 아테네 대회를 시작으로 다섯 번의 패럴림픽 무대에 서서 메달 7개(금메달 4개,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 금메달만 무려 30개다. 현재 그의 세계랭킹은 스포츠등급 Class4(지체장애) 단식과 복식 모두 2위. 한때 단식과 복식 모두 세계 정상에서 군림했던 그는 순위는 한 단계 내려 앉았지만 여전한 경쟁력을 보이면서 8번째 패럴림픽 메달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올해는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국제탁구연맹(ITTP)에서 주관하는 장애인 탁구 오픈 4개 대회에서 6개의 금메달과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 도쿄 패럴림픽에서 따내지 못한 다섯 번째 금메달을 이번 파리 대회에선 반드시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개인전에서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단연 세계랭킹 1위 완차이 차이웃(태국)과 3위 압둘라 외즈튀르크(튀르키예)다. 김영건은 "외즈튀르크는 끈질기고 노련한 반면, 차이웃은 볼이 날카롭다. 영상을 많이 보면서 연구했다. 빈틈을 잘 노리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영건은 13세였던 1997년 척수염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뒤 16세에 장애인복지관에서 운명처럼 탁구를 접했다. 그의 탁구 열정은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이번 대회에서 단식과 남자 복식, 혼합 복식 세 종목에 출전하는 그는 "개인전 금메달에 욕심이 있다. 실력이 비슷한 경쟁자들이 많아졌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복식과 혼합 복식 등 세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4년 전 결혼한 아내에게 꼭 메달을 걸어주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윤승재 기자 2024.08.27 07:04
스포츠일반

'안세영 金' 보고 "피가 끓었다"는 유수영, "한 남자만 보고 달렸다, 이젠 그가 날 보게 할 것" [파리 패럴림픽]

"한 남자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젠 그 남자가 저를 바라보게 만들겠습니다."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2·삼성생명)에게 라이벌 천위페이(26·중국)가 있듯이, 장애인 배드민턴 국가대표 유수영(22·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게도 넘고 싶은 산이 있다. WH2(척수장애·요추 이하 하지 절단 및 기타 장애) 부문 세계랭킹 1위 가지와라 다이키(23·일본)다. 가지와라와의 상대 전적은 16전 전패로 다소 처참하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서도 결승에서 가지와라에게 패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당시 유수영은 "내년 파리 패럴림픽에선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감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2024 스코틀랜드 장애인 배드민턴 국제대회'에서 가지와라를 꺾은 것이다. 다만 단식이 아니라 복식에서 승리했다. 정재군(48·울산중구청)과 함께 남자 복식 호흡을 맞춘 유수영은 가지와라-무라야마 히로시(50·일본)조를 결승에서 만나 2-0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지와라에게 당한 복식 3연패를 끊어 내고 자신감을 찾았다. 유수영은 "당시 금메달은 예상 외의 일이라서 놀랐다. 조별 라운드에선 졌지만 결승에서 이기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돌아봤다. 단식에서는 조별리그와 준결승에서 두 번 만나 모두 패했지만, 유수영은 "(준결승) 2세트에서 듀스 접전을 펼치기도 했고 가능성을 본 것 같다. 패럴림픽 재회가 기대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많은 패배가 유수영에겐 자양분이 됐다. 지난해 항저우 APG 패배 당시 팔근육 과부하로 뒷심을 발휘 못한 유수영은 그동안 근육 강화에 중점을 두고 개인 운동에 전념했다. 그는 "가지와라와 비교했을 때 스트로크 파워나 휠체어 미는 속도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최대한 안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다리를 쓸 수 없었던 유수영은 중학교 1학년 때 배드민턴부 선생의 눈에 띄어 라켓을 잡았다. 선수를 하면 가끔 학교에 빠질 수 있다는 말에 혹해 본격적으로 배드민턴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그는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기초 종목 육성 선수로 선정돼 일찌감치 엘리트 스포츠 길에 들어섰다. 현재는 한국 장애인 배드민턴의 미래로 꼽히며 폭풍성장 중이다. 가지와라를 향한 승리욕에서 볼 수 있듯이, 유수영의 장점은 '승부욕'이다. 그는 지난 인터뷰에서 “졌을 때는 너무 분해서 눈물이 차오를 것 같다. 이 점은 운동선수로서 정말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는 길었던 머리도 짧게 잘랐다. "땀이 나지 않아 긴 머리를 할 수 있었는데, 잔머리카락이 눈을 가리더라. 승부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어 잘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올림픽에서 나온 안세영의 금메달을 보고 "피가 끓는다. 나도 저렇게 (패럴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이 승부욕을 프랑스 파리에서 결실을 맺고자 한다. "패럴림픽이든 어느 대회를 나가든 목표는 똑같다(우승이다)"라고 말한 그는 "이제까지 한 사람(가지와라)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젠 그 남자가 나를 바라보게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2024.08.15 07:04
스포츠일반

올림픽에선 '엄마 사수' 이번엔 '아빠 사수'가 뜬다, 조정두 "곧 태어날 아기에게 금메달 선물을" [파리 패럴림픽]

"곧 태어날 아기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싶습니다."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37·BDH파라스)는 대회를 마치고 아빠가 된다. 9월 12일 출산 예정일인 아내를 두고 파리로 떠나는 남편 조정두는 패럴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돌아와 고생한 아내와 곧 태어날 아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정두는 이번 패럴림픽에서 공기권총 SH1(척수 및 기타 장애) 개인전과 혼성전 두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조정두를 '유력 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올려 놓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2024 장애인 사격 월드컵대회에서 이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건 조정두는 패럴림픽에서도 기세를 이어가 파리에서 금빛 총성을 울리고자 한다. 1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결단식에 참석한 조정두는 "컨디션은 최상이다. 부족한 부분을 조금 더 메꾸기 위해 야간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대회를 앞두고 합숙을 하면서 비장애인 사격 실업팀과도 합동 훈련을 했다. 실업팀 선수들도 이길 정도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다. 훈련을 조금만 더 하면 금메달을 딸 것 같다"라며 자신했다. 군복무 중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국가유공자가 된 그는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당시 사격을 접해 국내 정상까지 올랐다. 뇌수막염으로 하지가 마비된 뒤로는 7~8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살았지만 사격으로 삶의 의욕을 찾았다고 돌아봤다. 이후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로 세계 정상까지 오른 그는 이번 대회에서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대회에서는 보통 긴장하지 않는다는 그는 다만 걱정이 한 가지 있다고 고백했다. 출산을 앞둔 아내가 걱정이 된다고. 출산일은 대회 공기권총 경기(9월 4일) 일주일 뒤다. 조정두는 "패럴림픽 훈련을 시작하면서 집에 잘 가지 못했다.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금메달과 포상금으로 갚으려고 한다. 곧 태어날 아들에게도 금메달을 안기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에선 '엄마 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여자 존윅' 김예지(31·임실군청)와 금지현(24·경기도청)이 아이들에게 은메달 선물을 안겼다. 이들의 올림픽 활약을 지켜봤다는 조정두는 "그들처럼 잘 쏘고 싶다"라면서 '아빠 사수'의 금빛 총성을 예고했다. 올림픽파크텔=윤승재 기자 2024.08.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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