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37·BDH파라스)는 대회를 마치고 아빠가 된다. 9월 12일 출산 예정일인 아내를 두고 파리로 떠나는 남편 조정두는 패럴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돌아와 고생한 아내와 곧 태어날 아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정두는 이번 패럴림픽에서 공기권총 SH1(척수 및 기타 장애) 개인전과 혼성전 두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조정두를 '유력 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올려 놓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2024 장애인 사격 월드컵대회에서 이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건 조정두는 패럴림픽에서도 기세를 이어가 파리에서 금빛 총성을 울리고자 한다.
1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결단식에 참석한 조정두는 "컨디션은 최상이다. 부족한 부분을 조금 더 메꾸기 위해 야간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대회를 앞두고 합숙을 하면서 비장애인 사격 실업팀과도 합동 훈련을 했다. 실업팀 선수들도 이길 정도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다. 훈련을 조금만 더 하면 금메달을 딸 것 같다"라며 자신했다.
군복무 중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국가유공자가 된 그는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당시 사격을 접해 국내 정상까지 올랐다. 뇌수막염으로 하지가 마비된 뒤로는 7~8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살았지만 사격으로 삶의 의욕을 찾았다고 돌아봤다. 이후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로 세계 정상까지 오른 그는 이번 대회에서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대회에서는 보통 긴장하지 않는다는 그는 다만 걱정이 한 가지 있다고 고백했다. 출산을 앞둔 아내가 걱정이 된다고. 출산일은 대회 공기권총 경기(9월 4일) 일주일 뒤다. 조정두는 "패럴림픽 훈련을 시작하면서 집에 잘 가지 못했다.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금메달과 포상금으로 갚으려고 한다. 곧 태어날 아들에게도 금메달을 안기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에선 '엄마 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여자 존윅' 김예지(31·임실군청)와 금지현(24·경기도청)이 아이들에게 은메달 선물을 안겼다. 이들의 올림픽 활약을 지켜봤다는 조정두는 "그들처럼 잘 쏘고 싶다"라면서 '아빠 사수'의 금빛 총성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