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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원조 어펜져스’ 김정환‧김준호, KBS 펜싱 여자 사브르 중계 시청률 1위

‘형님 해설’이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오상욱의 곁을 든든히 지켜준 김정환‧김준호 해설위원은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중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세계 랭킹 24위인 최세빈은 지난 29일(한국시각)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에서 현 세계 랭킹 1위 에무라 미사키를 15-7로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 경기에서 KBS는 8.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이날 펜싱 중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2049 시청률도 3.1%로 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펜싱계 ‘원조 어펜져스’ 김정환X김준호 해설위원은 30일 여자 에페 대표팀의 단체전에 기를 불어넣는다.이날 KBS2는 오후 10시 30분부터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강영미, 송세라, 이혜인, 최인정)의 단체전을 중계한다. 남자 사브르 간판 오상욱의 대회 첫날 금메달로 한국 펜싱의 사기는 치솟아 있다. 또 한국 여자 에페는 직전 대회인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어, 이번에는 금메달을 노린다. ‘원조 어펜져스’ 김정환‧김준호 해설위원이 이번에도 냉철한 분석과 함께 뜨거운 응원을 건넬 예정인 가운데, 다음날인 31일 오전 2시 30분 동메달 전과 3시 30분 결승전이 예정돼 있다.‘팀 코리아’의 수영 ‘황금 세대’가 다시 출격하며, 오후 6시부터 KBS2에서 수영 남자 200m 접영(김민섭), 남자 100m 자유형(황선우), 남자 200m 평영(조성재) 예선이 중계된다. 오후 8시 10분에는 황선우와 김우민이 함께 출전하는 기대 종목인 남자 4X200m 자유형 계영 예선이 치러치며, ‘여자 마동석’ 정유인 해설위원이 이번에도 중계한다.‘파리 우생순’ 여자핸드볼의 도전도 계속된다. 한국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A조 조별리그 노르웨이전은 오후 6시부터 KBS1에서 생중계하며, ‘우생순 막내’ 김온아 해설위원이 나선다.사격에서는 여자 10m 공기권총의 금메달리스트 오예진이 이원호와 짝을 이뤄 혼성 10m 공기권총 동메달 전에 나서며, 오후 4시 30분부터 이대명 해설위원이 KBS2에서 생중계한다.유도에서는 여자 –63kg 김지수, 남자 –81kg 이준환이 전날 허미미가 안긴 값진 은메달에 이어 메달 사냥에 나선다. KBS2는 오후 5시 경기 시작부터, 밤 11시 메달 결정전까지 이원희 해설위원과 함께 생중계한다.오후 8시 30분에는 많은 응원을 받고 있는 ‘삐약이’ 신유빈과 임종훈의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전도 KBS2서 정영식 서효원 해설위원의 생중계로 볼 수 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30 13:28
스포츠일반

메달 색깔보다 스토리...파리에서도 낭만을 보여주세요 [IS 시선]

3년 전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유도 73㎏급 동메달 결정전. 국가대표 안창림이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젠)를 꺾고 승리했지만, 당시 중계를 맡은 모 방송국 캐스터는 "우리가 원했던 (메달) 색깔은 아닙니다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말에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선수가 대회를 준비하며 흘린 땀의 가치를 폄하했다는 반응이었다. 과거 올림픽에선 메달 획득 여부나 색깔로 국위 선양 정도를 평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쿄 대회부터 그런 기류에 변화가 감지됐다. 도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는 모습으로 밝은 기운을 전파한 선수들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이 대표적이었다. 비록 2㎝ 차로 메달에 실패하고 4위에 머물렀지만, 목표(바)를 앞에 두고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기합을 넣던 그의 모습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 국민에게 큰 힘을 줬다. 과거엔 "은메달에 그쳐 죄송하다"라고 말한 선수도 있었다. 도쿄 대회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해도,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선수가 많았다. 다이빙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에 오른 우하람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국 다이빙을 알려서 만족한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여 감탄을 안겼고, 대표팀 동료 전웅태에게 총점 4점 차이로 밀려 4위에 오른 근대5종 정진화는 "레이저 런(육상과 사격이 결합된 종목)에서 (전)웅태의 등 뒤를 보며 뛸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라며 동료애를 드러내 더 많은 응원을 받았다. 성적 지상주의가 과거보다 옅어진 것 같다. 선수뿐 아니라 스포츠팬도 그렇다. 여전히 치열한 경쟁의 묘미를 즐기고, 승패와 순위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진 건 분명해 보인다. 선수 개인의 스토리, 성장 가능성, 소셜미디어(SNS) 통해 알 수 있는 장외 활동에 더 관심을 보인다. 매체들도 경기 결과 외 콘텐츠를 부각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선수와 해외 선수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스포스맨십, 경쟁에 임하는 태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스포츠팬이 많아졌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 중 라켓을 코트에 내리쳐 부수고, 패한 뒤 상대 선수와의 악수도 거부했던 권순우는 '비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반면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수상자로 시상식에 나선 탁구 대표팀 선수들은 유쾌하면서도 끈끈한 동료애를 드러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스포츠팬 관심을 받았다. 배드민턴 대표팀 에이스이자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올림픽을 앞두고 "낭만 있게 끝내고 싶다"라고 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 획득이지만,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모든 걸 쏟아붓는 게 2024년을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겼다. 이번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성적 전망은 앞선 대회들보다 어둡다. 축구·배구 등 인기 구기 종목 대부분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해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스타가 등장할 것이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 시선을 끌고, 저마다 특별한 서사가 감동을 안길 것이다. 경제는 어렵고, 정국은 어수선하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태극전사들 보내 줄 희망의 메시지가 기다려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25 06:40
스포츠일반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여자부, 한․중․일 삼국지를 기대하라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치러지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의 강력한 우승후보는 물론 중국이다. 순잉샤(세계1위), 왕이디(2위), 첸멍(3위), 왕만위(4위), 치엔티엔이(7위)로 구성된 멤버들은 빈틈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아직 예선전도 치르기 전이지만, 중국 팬들은 이미 24일 열릴 결승전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 화려한 대관식을 치를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중국의 결승 상대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팀은 바로 일본이다. 국제탁구연맹(ITTF) 팀랭킹 2위에 랭크돼있는 일본은 자국에서 열렸던 2014년 도쿄 대회부터, 가장 최근 단체전 대회로 중국에서 열린 2022년 청두 대회까지 4회 연속 결승에서 중국과 대적했던 강호다. 일본의 중흥을 주도하던 후쿠하라 아이, 이시카와 카스미 등은 코트를 떠났지만, 뒤를 이은 이토 미마, 히라노 미우, 하야타 히나 등이 더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세계 2강’의 위력을 유지해왔다.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부산 대회에서도 일본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5위까지 상승하며 중국 최강자들 틈바구니를 파고 든 하야타 히나와 함께 동갑내기 라이벌로 3총사를 이루는 이토 미마(10위), 히라노 미우(18위)가 건재하다. 게다가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동생이자 오빠 못지않은 천재성으로 주목받는 하리모토 미와(16위), 범실 없는 탁구를 구사하는 키하라 미유우(25위)가 가세해 중국도 무시할 수 없는 스쿼드를 구축했다. 실제로 일본 주전들은 심심찮게 중국탁구를 넘어서곤 했다. 히라노 미우는 중국에서 열린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 4강, 결승에서 딩닝, 주위링, 첸멍을 모두 꺾고 우승한 적이 있다. 2020 도쿄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토 미마는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 첫 매치에서 당시 최강자 중 하나였던 류스원을 꺾는 파란을 연출했었다. 에이스 하야타 히나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식 4강전에서 이번 대회에도 중국 주전으로 뛰는 왕이디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최종전에서 순잉샤에게 패했지만, 하야타 히나의 결승 진출은 비 중국출신으로는 무려 57년 만의 일이었다. 단체전 승리 경험은 없으나 중국탁구를 마냥 두려워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본 여자대표팀의 최대 강점이다.일본은 1950~60년대 세계탁구 최강국이었다. 당시 작성한 여자단체전 우승 기록만도 8회나 된다. 그리고 일본 여자탁구의 전성기를 끝낸 상대가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은 1965년 유고 류블랴나 대회에서 당시 5연패를 노리던 일본을 꺾고 세계대회 첫 우승을 달성한 이후 줄곧 세계 정상을 지켜왔다. 지금까지 기록한 단체전 우승 횟수가 무려 22회다. 중국의 최고 전성기에 어쩌면 시대를 잘못타고 난 최근 일본의 ‘황금세대’에게 주어진 최고의 목표는 과거의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해냈던 ‘역전’이다.그리고 여자단체전 우승에 관해서라면 한국 여자탁구도 할 말이 있다. 1973년 사라예보에서 당시 가장 강력했던 우승후보 일본을 꺾으면서 한국 구기스포츠 사상 최초 세계제패의 신화를 썼고, 1991년 일본 지바에서는 남북단일팀 코리아가 당시 9연패를 자신했던 최강팀 중국을 꺾으면서 세계를 감동시켰다. 한국 여자탁구가 올해 연이어진 국제무대에서 보내온 승전보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희망의 조짐으로 삼을 만하다. 지난해 말 ITTF 혼성월드컵에서 준우승으로 선전한 대표팀은 쌍두마차 신유빈(대한항공, 세계8위)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 23위)와 신유빈(대한항공)이 올해 카타르 도하와 인도 고아에서 치러진 WTT 컨텐더 시리즈에서 네 차례나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21년 만에 막혀있던 금맥도 뚫어냈다. 세계대회와 경기방식도 규모도 다르지만 승리의 기억을 축적하며 사기가 높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은경 기자 2024.02.07 15:51
야구

올해 KBO리그에 독보적인 MVP 후보가 없다

올해 KBO리그에는 독보적인 최우수선수(MVP) 후보가 없다. MVP 후보는 규정이닝 또는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거나, 개인 타이틀 부문별 순위 10위 이내의 모든 선수가 대상이 된다. 올해는 개인 타이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주요 타이틀 주인공 얼굴이 거의 다르다. 2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투수 아리엘 미란다(두산)와 타자 양의지(NC)뿐이다. 미란다는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미란다가 작성한 225탈삼진은 종전 1984년 고(故) 최동원의 223탈삼진을 뛰어넘는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그러나 미란다는 14승으로 다승 1위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하면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다승 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투수 트리플 크라운은 놓쳤다. 양의지는 타점(111개), 장타율(0.581) 2관왕을 가져갔다. 타율, 홈런 등 주요 타격 지표 기록은 다소 떨어졌다. 타율 6위(0.325), 홈런 5위(30개), 득점 19위(81개), 안타 12위(156개) 등이었다. 양의지는 9월 이후 주로 지명타자로 나오는 등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9~10월 월간 타율도 2할 후반대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이었던 NC도 7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타율 1위(0.360) 이정후(키움)는 세계 최초로 부자 타격왕이 되면서 MVP 후보로 꼽힌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는 1984년 0.393의 타율로 타격왕에 올랐다. 이정후는 지난달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 코치도 못 했던 사이클링 히트까지 달성했다. 그러나 옆구리 통증으로 123경기 출전에 그쳤고, 7홈런, 84타점 등 다른 주요 기록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35홈런으로 홈런 1위에 오른 최정(SSG)은 지난달 19일 광주 KIA전에서 400홈런 금자탑을 쌓았다.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친 것은 이승엽(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며 우타자로선 처음이다. 그러나 타율이 0.278로 떨어지는 등 다른 기록이 아쉬웠다. 독보적인 후보가 없어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도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승환은 44세이브로 세이브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3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40세이브 고지를 밟아 2013년 손승락의 만 31세를 훌쩍 넘어 역대 최고령 시즌 40세이브 달성 기록을 세웠다. 평균자책점은 1.92를 기록했다. 강백호(KT)는 개인 타이틀은 하나도 따내지 못했지만 고르게 잘했다. 타율 3위(0.347), 타점 2위(102개), 안타 2위(179개), 출루율 2위(0.450), 장타율 5위(0.521) 등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시즌 중반까지 MVP 후보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후, 후반기에 타격감이 떨어져 고전했다. 8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지만 결국 타격왕도 등극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KT를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공이 크다. MVP 선정 투표는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구단 지역 언론사의 취재 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상자는 29일 KBO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박소영 기자 2021.11.01 12:18
스포츠일반

'도쿄 치욕' 프로야구, 배에 찬 기름 걷어내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그리고 2021년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가 13년 사이에 극과 극의 상황을 맞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구기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사라졌던 야구가 2021년 도쿄에서 부활했을 때, 한국은 참가한 6개팀 중 4위에 머물렀다. 프로야구가 위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프로야구 관중 수는 드라마틱하게 치솟았다. 2007년 KBO리그 관중 수는 410만4429명이었는데, 2008시즌 관중 수가 525만6332명으로 전년 대비 28.06%(115만1903명)나 늘어났다. 13년 만에 처음으로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이 선전하자 여성 관중, 가족 단위 관중이 폭발했다. 2016년 프로야구는 총 관중 833만9577명으로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17년 정점을 찍은 프로야구 관중은 서서히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관중이 제한되면서 수치는 급감했다. 문제는 팬들이 느끼는 ‘체감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일부 스타 플레이어들의 팬서비스가 도마에 올랐고, 또 다른 선수들은 음주운전을 하거나 승부조작에 연루되는 등 도덕적인 흠결을 드러냈다. 점점 국제 경쟁력에서 멀어지고 있는 선수들의 빈약한 경기력은 관중석의 팬들이 먼저 느꼈다. 여기에 지난달 일부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팀 외부의 여성들과 숙소에서 술을 마신 게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일탈 행위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구단과 선수는 이를 숨기고 KBO 긴급이사회를 열어 리그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확진자가 나와도 대체 선수로 리그는 계속 치른다’는 시즌 전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 팬들은 원칙이 실종된 리그 운영에 크게 실망했고, 일탈을 하고도 거짓으로 숨기려 했던 선수들에게 분노했다. 여기에 올림픽에서 연이은 참패가 기름을 부었다. 프로야구는 과거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시즌별 총 관중 수가 200만∼300만명대에 그쳤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린다. 어쩌면 팬을 존중하지 않던 그간 프로야구의 아주 사소한 날갯짓이 모이고 모여서, 이게 도쿄올림픽 부진을 계기로 폭발하는 폭풍이 되어 다시 한 번 프로야구를 암흑기로 되돌리는 ‘나비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뒤늦은 후회가 될 수도 있지만, 프로야구가 지난 13년간 호황기를 누리면서 지나치게 안주한 게 아닌가 자성해야 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의 에이스 노릇을 했던 류현진은 당시 연봉 1억8000만원(당시 기준 3년차 최고 연봉)을 받았다. 대표팀 내 최고 연봉자 김동주(당시 두산)는 연봉 7억원이었다. 이번 도쿄올림픽 때는 마무리 오승환(삼성)이 연봉 11억원을, 포수 양의지(NC)가 15억원을 받는다.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이 도쿄올림픽 대표 선수들에게 "배에 기름이 찬 상태에서 뛰었다"고 일침을 날린 것에 많은 팬들이 호응하고 있다. 프로야구가 호황기를 맞은 사이에 스타 플레이어들의 연봉은 두 배 이상 치솟았지만, 국제경쟁력은 뒷걸음질쳤다. 프로야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실력, 원칙, 팬서비스라는 베이스를 지금까지 어떻게 다뤄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장 현장 관계자들은 걱정이 크다. 구단 관계자는 "KBO리그 시즌 도중에 국제대회가 열렸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각 구단 관중수입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이 갈 것이다. 신규 팬 유입은 당연히 어렵고 기존 야구팬 관심도 줄어들고 있으니 엄청난 위기다. 팬이 줄어들면 코로나19로 어려운 모기업도 지원이 줄어들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2017년 WBC 1라운드 탈락 등 성적이 좋지 않았던 앞선 국제대회 때와는 확실히 다른 상황이다.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 방역수칙 논란도, 도쿄올림픽 패배도 잊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KBO, 10개 구단, 선수 등 야구계 모든 관계자들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팬들이 원하는 기준에 맞춰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응원을 받지 못한 건 자초한 일이다. 팬들의 떠난 마음을 돌려세우긴 정말 쉽지 않다. 선수들이 사생활에서도 다 변해야 한다.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10 07:58
스포츠일반

김연경·전웅태 귀국 현장 인산인해...이기흥 회장 "선수단 감사"

"가장 많은 인파가 왔네요." 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며칠 동안 대표팀 귀국 행렬을 지켜본 한 공항 근무자가 남긴 말이다. 한국 구기 종목의 자존심을 지킨 여자 배구 선수단을 환대하기 위해 수많은 팬이 공항을 찾은 것.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선수단 환영 행사는 오후 9시부터 진행됐다. 팬들은 3시간 전부터 자리를 채웠다. 선수들의 이동 동선을 확보하기 입국장부터 출구까지 통제선이 설치됐는데, 몇 줄이 생길 만큼 많은 인원이 모였다.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김연경 등 배구 선수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엎드려서 환영 메시지를 기입하는 팬부터, 영상 촬영 기기를 세팅하고 있는 팬, 육성 응원 멘트를 궁리하는 팬 등 다양한 모습이 보였다. 이내 공항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에이스 김연경이 태극기를 들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 수많은 인파가 함성으로 환대했다. 김연경과 배구 선수들은 팬들과 '아이 콘택트'를 하며 직·간접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환영 행사가 진행됐다. 김정배 문체부 2차관이 장인화 선수단장에서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배구 대표팀 대표 김연경, 근대5종 동메달리스트 전웅태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이어 선수단과 국민을 향해 "전례 없는 상황(코로나19 정국) 속에 열심히 훈련한 성과를 보여주며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준 선수단에 감사하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기업들도 감사하다"라며 귀국 인사를 전했다. 김연경의 시간이 왔다. 팬들 앞에서 취재진 인터뷰 겸 팬 미팅이 성사된 것. 김연경은 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소회와 성원을 보내준 국민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야구 대표팀이 입국한 8일에는 제2터미널이 비교적 한산했다. 하루 만에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뜨거운 여름을 선사한 배구 대표팀, 불모지에서 큰 성과를 낸 근대5종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었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9 22:49
스포츠일반

'아듀' 시대의 아이콘, 김연경이 선사한 행복 배구

김연경(33)의 '라스트 댄스'가 끝났다. 염원을 이루지 못한 순간에도 '여제'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 11득점 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국의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5-25) 완패를 막지 못했다.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선 한국 여자 배구의 도전도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김연경은 박빙 승부가 이어진 1세트, 고비마다 득점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독려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한국이 1·2세트를 내주고 맞이한 3세트 초반에는 3연속 득점하며 반격 태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전력 차이는 명확했고, 김연경의 분전도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연경과 한국 선수들은 경기 내내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갔다. 김연경은 한국·일본·터키·중국 리그를 거치며 우승 트로피와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 차례 거머쥐었다. 세계적인 공격수로 인정받았고 '배구 여제'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완벽한 김연경의 커리어에 딱 한 가지 채우지 못한 타이틀이 올림픽 메달이었다. 첫 출전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울분을 삼겼고,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8강전에서 네달란드를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김연경은 도쿄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고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해 1월 아시아 대륙 예선에서는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도 본선행을 이끌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 고액 연봉을 마다하고 V리그로 복귀하기도 했다. 도쿄 레이스는 뜨거웠다. 김연경은 1승1패로 맞이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득점하며 한국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숙적' 일본과의 예선 4차전에서도 30득점을 쏟아내며 3-2 승리를 견인, 한국의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열세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세계랭킹 4위 터키와의 8강전에서도 양 팀 합계 최다인 28득점을 기록하며 4강 진출을 이끌었다. 5세트만 7득점 하며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외신은 김연경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고, 국제배구연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0억명 중 단 한 명의 스타"라고 극찬했다. 그가 4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올림픽 기간 내내 한국을 향해 차가운 눈길을 보냈던 일본 네티즌마저 사로잡았다. 강호 브라질과의 4강전,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메달 획득이라는 염원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도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의연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단 한 순간도 실망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패배 확정 뒤에도 미소를 머금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경기 뒤 김연경은 "런던은 별생각 없이 갔고 리우는 많은 욕심을 가지고 갔던 올림픽이었다. 이번 올림픽은 그냥 '후회 없이 하고 돌아오자'는 생각이었다"라며 세 차례 출전한 올림픽을 돌아봤다. 이어 "여기까지 온 건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조차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다.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16년 동안 달았던 태극마크를 이제 내려놓을 전망이다. 김연경은 "(배구) 협회와 회장님이랑 얘기해야겠지만 사실상 이번 경기가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연경의 국가대표팀 은퇴가 한국 여자 배구의 전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연경은 함께 싸운 동료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후배들에게) 웃으라고 했다.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동료들의 투지와 열정을 치켜세운 뒤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우리가 해야 할 미래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거 같다. 후배들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이끌어 갈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경은 10년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 배구를 세계 무대에 알리고 있는 자신의 행보에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다른 종목 해외파 선수들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여자 배구에 관심을 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연경은 스스로 배구 흥행을 이끌었다. 그가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며 자신을 이름을 알린 뒤 여자 배구를 향한 관심도 급증했다. 여자부 V리그는 프로 야구를 위협하는 인기 콘텐트로 성장했다. 한국 구기 종목 자존심을 지켜준 여자 배구는 도쿄올림픽 내내 가장 큰 응원을 받았다. 스포츠팬은 설렘으로 대표팀의 다음 경기를 기다렸다. 김연경이 선사한 선물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8 17:58
스포츠일반

'고군분투' 김연경, 차분하게 맞이한 마지막 올림픽

김연경(33)의 마지막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투지는 스포츠팬에 감동을 안겼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 11득점 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은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예고한 김연경의 올림픽 레이스도 막을 내렸다. 목표했던 메달 획득은 실패했다. 그 도전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스포츠팬에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 김연경은 1세트 박빙 승부를 이끌었다. 1-3, 2점 지고 있던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한국이 9-8로 역전하며 기세를 높이고 있던 상황에서는 불안한 리시브로 흔들린 세트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11-10, 박빙 상황에서도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세르비아가 추격하고 있던 상황에서 점수 차를 벌리는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그러나 이후 침묵했다. 한국은 15점까지 기세를 내주지 않았지만, 17-17에서 연속 6실점 하며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상대 에이스 보스코비치를 막지 못했다. 1세트를 내준 한국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침체됐다. 김연경도 2세트는 침묵했다. 12-19, 7점 뒤지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야 세트 첫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13-21에서 서브 득점도 추가했지만, 넘어간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은 힘을 짜냈다. 3세트는 시작과 동시에 펄펄 날았다. 2연속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2-1에서는 상대 블로커 2명의 블로킹과 리베로의 리시브까지 뚫어내며 득점을 성공시켰다. 2세트에 침묵한 김연경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은 세르비아의 공세를 막지 못하며 다시 한번 기세를 내줬다. 김연경은 8-14에서 오픈 연타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하는 득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이어진 상황에서 박정아가 서브 득점을 해내며 4점 차로 추격했다. 전력 차이는 컸다. 한국은 12-18, 6점 차로 다시 리드를 내줬다. 김연경은 이 상황에서 이동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 2명을 뚫어내며 반격했다. 이 경기 11번째 득점. 그러나 결국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은 메달 없이 마무리됐다.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3세트도 15-25로 내줬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이 끝난 뒤 담담한 표정으로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틀 전 열린 브라질과의 4강전 패전 뒤에는 다소 어두운 모습이었지만, 세르비아전은 경기 내내 밝은 모습을 유지했다. 김연경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조별예선전에서 동료들을 향해 "후회 없이 해보자"라고 외쳤다. 자기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했다. 동메달 결정전에 임한 김연경은 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즐기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도쿄올림픽은 이날 폐막한다. 야구, 축구 등 인기 구기 종목이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국 여자 배구는 대회 마지막 날까지 스포츠팬에 설렘을 안겼다. 2021.08.08 10:36
스포츠일반

김연경, 담담한 표정으로 치른 마지막 올림픽

김연경(33)의 올림픽 마지막 무대가 끝났다. 메달은 없었다. 그러나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 11득점 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은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5-25)로 패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예고한 김연경의 올림픽 레이스도 막을 내렸다. 목표했던 메달 획득은 실패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김연경은 1세트 박빙 승부를 이끌었다. 1-3, 2점 지고 있던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한국이 9-8로 역전하며 기세를 높이고 있던 상황에서는 불안한 리시브로 흔들린 세트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11-10, 박빙 상황에서도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세르비아가 추격하고 있던 상황에서 점수 차를 벌리는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그러나 이후 침묵했다. 한국은 15점까지 기세를 내주지 않았지만, 17-17에서 연속 6실점 하며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상대 에이스 보스코비치를 막지 못했다. 1세트를 내준 한국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침체됐다. 김연경도 2세트는 침묵했다. 12-19, 7점 뒤지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세트 첫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13-21에서 서브 득점도 추가했다. 그러나 넘어간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짜냈다. 3세트는 시작과 동시에 펄펄 날았다. 2연속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2-1에서는 상대 블로커 2명의 블로킹과 리베로의 리시브까지 뚫어내며 득점을 성공시켰다. 2세트에 침묵한 김연경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은 세르비아의 공세를 막지 못하며 다시 한번 기세를 내줬다. 김연경은 8-14에서 오픈 연타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하는 득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이어진 상황에서 박정아가 서브 득점을 해내며 4점 차로 추격했다. 전력 차이가 다시 드러나며 12-18, 6점 차로 벌어졌다. 김연경은 이동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 2명을 뚫어냈다. 이 경기 11번째 득점. 그러나 결국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은 메달 없이 마무리됐다.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3세트도 15-25로 내줬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이 끝난 뒤 담담한 표정으로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틀 전 열린 브라질과의 4강전 패전 뒤에는 다소 어두운 모습이었지만, 세르비아전은 경기 내내 밝은 모습을 유지했다. 김연경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조별예선전에서 동료들을 향해 "후회 없이 해보자"라고 외쳤다. 자기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했다. 동메달 결정전에 임한 김연경은 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즐기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도쿄올림픽은 이날 폐막한다. 야구, 축구 등 인기 구기 종목이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국 여자 배구는 대회 마지막 날까지 스포츠팬에 설렘을 안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8 10:30
야구

승리는 1승, 여운은 그 이상…'팀 이스라엘' 아름다운 퇴장

'팀 이스라엘'이 아름다운 도전을 마무리했다.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 무대를 밟았던 이스라엘은 3일 최종 탈락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1라운드 패자부활전을 9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6-7로 패했다. 야구는 총 6개 팀이 본선에 올랐고 지난 1일 멕시코에 이어 이스라엘이 두 번째로 짐을 쌌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2패) 포함 1승 4패를 기록했다. 한국과의 맞대결에선 2전 전패를 당했다. 역사적인 도전이었다. 스포츠 저변이 넓지 못한 이스라엘은 역대 올림픽 메달 10개를 모두 팀이 아닌 개인전에서 따냈다. 2019년 9월 아프리카-유럽 지역 예선을 1위로 통과,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행을 확정했을 때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했던 이유다. 구기 종목(팀)에서 이스라엘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건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축구 이후 처음이었다. 선수층은 얇았다. 조별리그 첫 경기 한국전 선발 투수로 나왔던 존 모스코트는 2019년 3월 은퇴한 선수. 마이너리그에서 투수 코치를 맡다 도쿄올림픽을 위해 공을 다시 잡았다. 모스코트는 한국전 공 9개를 던진 뒤 부상으로 자진 강판했다. 그리고 나머지 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조시 자이드는 2018년 4월 은퇴한 뒤 시카고 컵스에서 재활 투수 코디네이터로 몸담았다. 투수 슐로모 리페츠는 미국 뉴욕에서 프로그래밍 및 음악 감독을 하고 있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대부분의 선수가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내야수 이안 킨슬러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메이저리거도 있지만 대부분 은퇴한 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건 유대인이라는 뿌리. 그리고 이스라엘에 야구를 알리겠다는 책임감이 바탕에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멕시코를 12-5로 꺾고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을 따냈다. 조별리그 3위 간 맞대결에서 승리, 기사회생했다. 그들은 승리를 자축하기보다 "이스라엘에 야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뼈있는 말을 내뱉었다. 3일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도미니카공화국의 호세 바티스타는 "이스라엘은 많은 투지와 용기를 보여줬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도전은 5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다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도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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