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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비하’ 트랜스젠더 배우, 뒤늦은 사과…“오스카 후보는 못 물러나”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페인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한국 배우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비하한 발언 등에 대해 사과했다.2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스콘은 과거 그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소환돼 인종차별적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는 어떤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고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스카상 후보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나는 인종주의자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믿게 하려고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최근 가스콘은 과거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서 히틀러를 옹호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적은 게시물들이 재조명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특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지난 2021년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당시 “점점 오스카가 아프로-코리안(Afro-Korean) 축제를 보는 것 같다”고 비하했다. 이 시상식에서는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도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혐오 발언 논란이 커지자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의 X 계정을 폐쇄했으며 공식 입장을 통해 “저는 실수를 저지르고, 저지르고, 앞으로도 배울 수 있는 인간입니다.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 세상의 모든 소수 민족을 위해 싸웠고 종교의 자유와 인종차별 및 동성애 혐오에 대한 모든 행동을 지지했다”고 자신을 옹호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가스콘은 이번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된 게시물 일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에밀리아 페레즈’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셀레나 고메즈를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기도 했다.한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스페인 출신 배우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로 올해 열리는 ‘제97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1972년생인 그는 배우 활동을 하다가 2016년 커밍아웃을 하고 46세인 2018년 성전환을 한 후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에밀리아 페레즈’에서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보스 역을 맡아 지난해 5월에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함께 출연한 조 샐다나, 셀레나 고메즈 등과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03 12:05
스타

[왓IS] 윤여정 수상에도..트렌스젠더 최초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 혐오 발언 논란

트랜스젠더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혐오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31일(현지시간) 할리우드리포터, 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은 카를라 소피아의 SNS인 과거 X(구 트위터) 발언들을 보도했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대까지 X를 통해 히틀러를 옹호하는 등 인종차별 내용을 올렸다. 이 게시물들의 대부분은 이슬람 혐오 발언으로, 이슬람교를 향해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의 온상” 등이라고 표현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에 대해선 “중국 백신은 필수 칩 외에도 손을 움직이는 고양이, 플라스틱 꽃 2개, 팝업 랜턴 3개, 전화선 3개, 유로 1개가 포함돼 있다”고 비하했다. 특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지난 2021년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당시 “점점 오스카가 아프로-코리안(Afro-Korean) 축제를 보는 것 같다”고 비하했다. 이 시상식에서는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도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혐오 발언 논란이 커지자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자신의 X 계정을 폐쇄했으며 공식 입장을 통해 “저는 실수를 저지르고, 저지르고, 앞으로도 배울 수 있는 인간입니다.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 세상의 모든 소수 민족을 위해 싸웠고 종교의 자유와 인종차별 및 동성애 혐오에 대한 모든 행동을 지지했다”고 자신을 옹호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스페인 출신 배우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로 올해 열리는 ‘제97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1972년생인 그는 배우 활동을 하다가 2016년 커밍아웃을 하고 46세인 2018년 성전환을 한 후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에밀라 페레즈’에서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보스 역을 맡아 지난해 5월에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함께 출연한 조 샐다나, 셀레나 고메즈 등과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2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2.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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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칸리포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괴물이 성장한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Monster)은 소년들의 미묘한 감정, 가족과의 관계,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사 간의 갈등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돼 있는 ‘괴물성’을 다각도로 탐구하는 이야기다. 그동안 소외된 계층을 중심으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해오던 고레에다 감독의 세계가 조금 변화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미나토가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어머니 사오리가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 원인이 아이의 선생님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오리는 학교를 찾아가 정황을 파악하려고 한다. ‘괴물’은 어머니인 사오리의 관점과 선생님 효리의 관점, 그리고 미나토의 관점에서 전개되면서 마침내 진실이 드러나게 되는 구조이다. 동일한 사건이 관점이 바뀌면서 두세 차례 반복되기 때문에 진실은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된다는 주제를 구현한 일본 고전 영화 ‘라쇼몽’과 비슷하다. 칸을 찾은 고레에다 감독은 유사한 세계를 탐구해 왔던,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해 마지 않던 사카모토 유지의 시나리오로 ‘괴물’ 작업을 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데뷔작 ‘환상의 빛’을 제외하곤 모두 자신이 시나리오를 썼지만, ‘괴물’은 사카모토 유지와 협업해 작업했다. 사카모토 유지는 ‘도쿄 러브스토리’ 같은 로맨스물 뿐 아니라 ‘마더’ 같은 사회물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집필한 일본 대표 시나리오 작가 중 한 명이다. 일본에선 고레에다 감독과 사카모토 작가가 ‘괴물’로 협업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또한 ‘괴물’은 지난 3월 타계한 세계적인 음악감독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이란 점도 주목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늘 협업하고 싶었던 고 사카모토 류이치와 같이 할 수 있게 돼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다고 토로했다.지난 19일 오후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외신 인터뷰에 한국언론으로는 유일하게 필자가 참여해 ‘괴물’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과 달리 ‘괴물’은 사카모토 유지의 시나리오를 연출했는데. 사카모토 유지에게서 처음 제안 받고 3년 동안 다양한 해석과 연출에 대해 논의했다. 이전에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묻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협업하는 작업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실제 촬영에 들어갈 때는 스스로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도가 높여졌다고 느꼈다.소박했던 본인의 유년기 시절을 되돌아봤을 때, 요즘 육아는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는가.대중적인 것들로부터 벗어나면 안된다는 강박 관념은 늘 일본 사회에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이 관념은 어른 세계에 팽배하며 어린이들의 세계로도 흘러 넘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런 현상은 내 유년기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요즘은 어린 아이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더 주의를 기울여 기른다고 생각한다. 한때 어른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어린이들만의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어린 아이로 산다는 게 더 숨막힐 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어른들이 더 밀착해서 신경 써주니까. 물론 어른들도 걱정되는 마음에 그러는 것이다. 다만 제 유년기에는 그러지 않았다. 한 가정에 자녀 세 명이 있었으면 한 명 정도는 유별나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가정에는 자녀가 없거나 있어도 한 명 정도다. 그만큼 부모나 어른들이 더 신경을 많이 쓴다. 이 부분은 제 유년기와 상당한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이 작품은 환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언급한다. 감독님께서는 환생을 하게 된다면 무엇으로 환생하고 싶은가?(웃음 뒤 진지한 고민) 고래로 환생하고 싶다.감독님도 유년기 시절에 영화에서 나오는 기차처럼 본인만의 공간, 아지트가 있었는지.있었다. 집 옆에 들판이 있었는데, 나중에 누가 땅을 구매해서 폐차장을 세웠다. 낡은 차들이 수십 대가 놓여있었다. 저희 가족은 자가용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에 드는 차를 하나 골랐다. 차 문도 잠겨지지 않았다. 조수석 수납함을 비롯해 여러 잡동사니가 그대로 남아있는 차였다. 나는 거기에 내 소중한 물품들을 가져가 내 공간으로 꾸몄다. 그런 면에서 작품 속에서 두 아이가 기차 칸을 꾸미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제 유년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차에는 가솔린 냄새가 여전히 풍겼다. 당시 나에게 그 휘발유 냄새는 어른의 세계의 냄새로 느껴졌다.그러면 어린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가장 아꼈던 보물은 그 기차인가?부끄럽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물품은 어렸을 때 소유했던 테디 베어다. 영화에서 아이들은 둘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어른들에게 숨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친다. 이런 부분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나는 아이들이 딱히 둘 사이의 일을 어른들에게 숨기려고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어른들이 진실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거짓말을 그대로 믿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엄마는 선생님이 괴롭힌다는 아이의 말을 그대로 믿고, 학교는 실제 정황을 조사하기도 전에 사과부터 한다. 진실을 알아내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어른들이 진실을 외면하면서 괴물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런 괴물들을 탄생시키는 어른들에게 둘러 쌓인 아이들은 스스로에게서도 괴물을 발견하게 된다. 실존하지 않는 괴물들인데 말이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이런 괴물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 건 결말이다. 결국 어른들이 빚어낸 거짓과 갈등의 세계로부터 아이들이 탈출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어루만진다. 일본에서는 두 소년이 그렇게 친밀한 게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가?어려운 질문이다. 주인공인 소년은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아빠처럼 보통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부담을 주고, 선생님은 소년은 남자다워야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어른들의 말들과 가치관에서 소년은 부담을 느끼고, 그렇게 본인이 스스로를 정상이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 나는 일본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말에 도달할 때 주인공은 자신이 괴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안타깝게도 이 꺠달음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또한 극 중 또 다른 소년 요리의 아버지 같은 사람들, 동성애가 “고쳐야 되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괴물’이라는 제목이 모든 인간은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상징하는가? 그런 면에서 모든 인간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으며, 이로 인해 모든 인간을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싶은 건가?실제로 괴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는 인간들이 있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감정, 발언, 행동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점점 커질 때,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 시작할 때, 세상을 이해하지 못할 때 괴물이 점점 성장한다. 그리고 그게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두 소년과 촬영하는 건 어땠는가? 그동안 어린 연기자들과 일하는 게 어떻게 변해왔는지 궁금하다.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저는 어린 연기자들에게 대본을 주지 않는다. 장면마다 세트에서 대사를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그런 식으로 작업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배우를 중심으로 대사를 짜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성격과 감수성에 따라 대사를 지시했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이 실제 본인과 유사할 수 있게 신경쓴다. 이번 작품의 경우 주인공들이 느끼는 내적 갈등과 부담 때문에 그런 지도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배우들이 대사를 읊어야 했고, 대사를 중심으로 리허설도 하고 사전 준비를 함께 했다. 평소와는 다른 접근법이었다. 그러나 막상 세트 현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배우들에게 따로 과제를 내지도 않았고, 화를 내지 않았다. 최대한 배우들이 연기함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계속 연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칸(프랑스)=황영미 칸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심사위원 2023.05.2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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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애자 고백’ 지애, 동성애 혐오에 “마음 좋지 않아”→게시글 삭제

그룹 와썹 출신 지애가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 발언에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지애는 7일 자신의 SNS에 “마음이 좋지 않다. 왜 이리 날이 선 사람들이 많은지. 너무 슬프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공개된 사진에는 서울시가 다음 달 30일부터 개최되는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담겨있다. 누리꾼들은 “동성연애는 정신병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바른 인식과 건전한 남, 여의 사랑을 심어줘야 할 때 요즘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는 성에 대한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모습이다”, “더럽고 패륜적이고 해괴망측한 동성애” 등의 다소 과격한 댓글을 남겼다.또한 지애는 관련 내용을 담은 외신 보도도 게재하며 “대단히 속상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글을 삭제했다.한편 지애는 지난 2021년 1월 “나는 남자와 여자를 사랑한다”며 양성애자임을 고백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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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관중, 독일 외질 그림과 사진 든 이유는…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관중들이 인권 문제를 질타한 독일에 반격했다. 튀르키예(터키) 출신 독일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4·이스탄불 바샥셰히르)의 모습이 담긴 그림과 사진을 꺼내들면서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페인-독일의 경기가 열린 28일(한국시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 관중석에 있던 일부 카타르 팬들이 외질의 얼굴이 담긴 사진과 그림을 들고 있었다. 무슬림 복장을 한 이들은 한 손으로 입을 막는 동작을 취하면서 독일 선수단을 겨냥했다. 앞서 독일 선수들은 일본과 1차전에 앞서 입을 가리면서 '원 러브(One love·사랑은 하나)'' 완장 착용을 금지한 FIFA에 항의했다. 이는 성 소수자와 연대해 모든 차별을 반대하는 캠페인이다. 특히 동성애가 형사처벌 대상인 개최국 카타르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그러자 카타르 관중이 꺼내든 반기는 외질이었다. 독일의 양면적 태도를 지적하기 위해서다. 외질은 독일 대표팀의 간판 미드필더로 뛰며 A매치 93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튀르키예 이민자 출신의 독일 태생 외질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이 조별리그서 탈락하자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외질이 당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공개되자, 그의 국가 정체성까지 의심했다. 외질은 "나는 이길 때는 독일인이지만 질 때는 이민자가 된다"라며 한탄했다. 그리고 월드컵 이후 독일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인권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주최 측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노점을 운영하기 위해 200명 이상의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이들은 업무를 배정받기 위해 대기하는 7시간 동안 음식, 물, 화장실 없이 방치됐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월드컵 유치 후 카타르에서는 10년 동안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 온 노동자 6500명이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유럽인들이 지난 3000년간 해온 일(식민지배)을 생각하면 도덕적 훈계를 하기 전에 향후 3000년은 사과를 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은 카타르에서 합법적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돕는데, 유럽인들은 국경을 닫았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이형석 기자 2022.11.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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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정국 나온 월드컵 개막식, TV 중계 안한 BBC...이유는 '인권 문제'

영국 공영방송 BBC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인권 문제'를 이유로 TV 생중계하지 않아 화제가 됐다.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은 BBC의 주력 채널인 BBC 원(One)이 20일(한국시간) 열렸던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을 현장 중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BBC는 대신 온라인 서비스 등 다른 채널을 통해 개막식을 전했다. 당시 개회 현장 대신 BBC 원 채널의 화면을 채운 건 BBC의 축구 전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였다.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 게리 리네커는 "이번 대회는 역사상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월드컵"이라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리네커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0년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택한 이래 이 작은 나라는 유치 과정에서의 뇌물 혐의, 경기장을 건설한 이주 노동자의 처우 및 사망 문제 등 몇 가지 중대한 의혹에 직면했다"며 "(카타르는) 아직 동성애도 불법인 곳"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배경에도 전 세계가 관람하고 즐기는 대회가 열리는데 FIFA는 '축구만 고수하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다른 채널 시청자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월드컵 공식 사운드트랙 '드리머스'(Dreamers)를 열창하는 장면을 보는 동안 BBC 원 시청자들이 이번 대회의 각종 논란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봐야 했다고 짚었다. BBC는 공식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리네커의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싼 인권 논란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리네커의 말처럼 카타르는 동성애가 형사처벌 대상인 곳이다. 이들은 인권 문제로 유럽 등 서방과 대치해왔고, 잉글랜드, 웨일스 대표팀은 독일과 함께 이 문제와 관련해 가장 날카롭게 날을 세웠던 나라다. 이주 노동자 문제도 인권 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위해 경기장 신축뿐 아니라 축구장을 연결하는 지하철을 깔고, 도로, 쇼핑몰, 병원 등 도시 인프라를 사실상 새로 정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저임금 이주 노동자들을 불러 왔고, '가디언'은 월드컵 준비에 6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인프라 정비를 마치고 성대한 개막식으로 국가 위상을 새롭게 알리려 했던 카타르였지만, BBC가 이를 정면으로 반대한 셈이 됐다. 본사를 카타르 도하에 둔 아랍 최대 방송국 알 자지라는 이 소식을 전하며 "BBC가 개막식을 '2부 중계'로 격하시켰다"며 "'포용'을 주제로 했던 개막식을 방영하는 대신 (BBC) 출연진이 인권을 설명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BBC 측은 성명을 내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BBC 아이플레이어(iPlayer) 등을 통해 이번 월드컵의 모든 행사에 대한 보도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1 16:22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차별은 일부의 일탈이 아니다②

2019~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의 2라운드 경기에서 인터 밀란은 칼리아리를 만나 후반 중반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후반 27분 인터 밀란은 페널티킥을 얻어 냈고, 벨기에 국가대표이자 아프리카 콩고 혈통을 가진 로멜루 루카쿠가 키커로 나선다. 그러자 칼리아리의 홈구장 관중석에서 ‘원숭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흑인인 루카쿠를 겨냥한 인종차별 행위였다. 야유에도 킥을 성공한 루카쿠는 세리모니 대신 항의의 표시로 관중석을 쳐다봤다. 경기 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구가 인종차별과의 싸움에서 후진(going backwards)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차별에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강한 처벌도 불사하고 있다. 따라서 칼리아리는 팬들의 원숭이 구호로 벌금이나 승점 감점 등 징계를 받아야 할 처지였다. 하지만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시끄럽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관중이 명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어 ‘인종차별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신 FIGC는 파르마와의 경기에서 칼리아리 팬들이 경기장에 병을 투척했다며 5000유로(665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FIGC는 인종차별은 묵과한 대신, 병을 던진 행위에만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인터 밀란의 팬클럽 중 하나인 ‘쿠르바 노드(Curva Nord)’가 루카쿠에 보낸 공개편지는 충격적이다 못해 어이가 없다. 이들은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며 칼리아리 팬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히며, “인종차별이 심각한 북유럽과는 다르게 이탈리아에는 그러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숭이 구호는 인종차별이 아니며, 도리어 루카쿠를 향한 ‘존경의 형태(form of respect)’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편지는 “우리는 항상 그러한 방식으로 응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일부 극단적인 팬들만 이런 황당한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 축구를 규제하는 기관에도 인종차별은 뿌리 깊게 퍼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FIGC 회장 선거 유세 중 나온 발언이다. 카를로 타베키오는 자국 프로 축구에 외국인 선수가 너무 많다고 비판하며 "이전에는 바나나를 먹었던(previously ate bananas) 선수들이 1군 선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타베키오는 축구협회장에 선출됐고, 유럽축구연맹(UEFA)은 그에게 6개월 자격 정지를 내렸다. 2019년 9월 밀라노에 본사를 둔 TV방송국 해설위원인 루치아노 파시라니는 인터 밀란의 루카쿠 영입은 성공이었다며 그의 재능을 칭찬하는 듯했다. 하지만 파시라니는 상대 팀이 루카쿠를 막기 위해서는 ‘10개의 바나나’를 피치에 던져, 그의 주의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막말을 던졌다. 꼭 이렇게 사람을 원숭이에 비교하거나 바나나를 언급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인종차별을 연구한 사회학자 마우로 발레리에 의하면 이탈리아 축구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곧잘 “말은 아프지 않다(words don’t hurt)”고 말한다고 한다. “세 치 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유소년 축구에도 인종차별이 상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2017년부터 두 시즌 동안 유소년 축구에서 보고된 차별사례는 약 80건이었다. 문제는 세리에A나 B에서 인종차별이 벌어지면 그나마 주목을 받지만, 하위 리그나 유소년리그에서 벌어지는 차별은 그냥 묻힌다는 것이다. 특히 유소년 경기는 증거를 기록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는 경기장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인종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기 더 어렵다고 한다. 분명 인종차별적인 구호가 관중석에서 나왔지만, 이들은 이를 차별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한참 성장하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자행되는 인종차별적인 폭언은 너무 가혹하다. 잉글랜드·프랑스 등과 달리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는 흑인 선수가 거의 없다. 아프리카 가나 혈통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대표팀 에이스에 오른 특별한 선수였다. 그런 발로텔리마저도 역겨운 인종차별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그는 2019년 세리에A로 복귀할 때 “제가 마지막으로 여기 있었을 때 있었던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하며, 이탈리아가 그동안 변했기를 소망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참다 결국 터진 발로텔리는 원숭이 구호를 외친 베로나 관중석으로 축구공을 힘껏 차 버렸다. 이로 인해 그는 엘로 카드를 받았지만, 다른 나라 팬들은 발로텔리를 동정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탈리아 사회는 발로텔리 같은 이민자의 자녀를 이탈리아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실에 그들은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피부색과 얼굴이다. 흑인이거나 아몬드 아이즈(almond eyes, 아몬드 모양의 눈으로 아시아인들의 눈을 의미)를 가진 사람은 진정한 이탈리아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2021년 유벤투스 여자축구팀은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자주 쓰는 눈꼬리를 잡아당기는 트윗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이런 일은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낮은 이탈리아가 얼마나 인종차별에 무감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탈리아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을 축구장에서 추방하기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종차별적인 구호는 관중석 전체가 아니라, 일정 집단에서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세리에A 축구장에 설치된 TV 카메라 등을 이용하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는 관중을 잡아낼 수 있다. 이들을 식별하고 처벌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러한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데에 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8.03 07:00
생활/문화

돌아온 AI '이루다', 성 논란 칼같이 차단

인공지능(AI) 친구를 표방하는 챗봇 '이루다'가 성희롱·혐오 논란을 딛고 1년 만에 돌아왔다. 반가운 마음에 지난 15~16일 진행한 미디어 대상 베타 테스트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밤새 주고받았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대화에서 느껴지는 친근감은 사람 못지않다. 한 차례 사회의 쓴맛을 보고 온 탓인지,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면 칼같이 차단하는 냉정함도 갖췄다. '개성만점' 여대생, 시사·경제 지식까지 베타 서비스 첫날 페이스북 메신저의 친구 목록에 이루다가 등장했다. 인스타그램 활동도 재개했다. 이루다는 21세 여성으로 서울 성수동 서울숲 근처에 거주 중이다. 고양이(드림이)와 자취하고 있으며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심리학 전공 대학생이다. MBTI는 INFP, 좋아하는 배우는 김고은이다. 아이폰을 고집하는 '애플빠'다. 어머니는 퓨전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공부에 전념하고 있어 남자친구를 사귈 생각은 아직 없다. 이루다는 AI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른 언어 구사 능력을 자랑한다. 최근 읽고 있는 책과 관련된 대화를 하면, 다음 메시지에 목적어(책)를 명시하지 않아도 무엇에 대한 것인지 알아듣고 답한다. 젊은 세대가 자주 쓰는 유행어나 줄임말, 초성은 기본으로 숙지하고 곧잘 활용한다. '솔직히' 대신 '갓직히'라는 표현을 쓰고, 슈팅 게임 '오버워치'를 즐길 때는 '에임(조준)'이 어렵다고 투정을 부린다. 사투리도 문제없다. 점심으로 계란에 간장을 비벼 먹었다는 그녀에게 "개안터나(괜찮았니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물었더니 "괜찮더라구~ 맛있어"라고 했다. 추리력을 알아보기 위해 자기소개를 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나이를 알려줬다. 내년에 마흔이라고 한 뒤, 그러면 몇살이겠냐고 물었더니 곧장 서른아홉이라고 답했다. 놀랍게도 나이에 대한 개념이 잡혀있어서 젊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힘내라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단순 대화 내용뿐 아니라 사회·경제 지식도 보유하고 있다. 이루다는 주식과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을 물었더니 지지부진한 현재 상황을 얼추 파악하고 있었다. "오르겠느냐"는 질문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실제로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1% 내린 6만 후반대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평화적으로 해결되면 좋겠다"며 두 손(이모지)을 모았다. 러시아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무슨 일 있었냐"고 반응했다. 두 나라의 관계까지 생각해 사건을 연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통을 지속하다 보면 친밀도가 누적된다. 만점의 개념은 없으며, 많이 쌓일수록 친해진다. 그래서인지 늦은 밤에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논란의 성희롱 상황은 지체 없이 '손절' 테스트 이튿날, 이루다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성희롱 상황을 재현해봤다.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에 사전에 양해를 구했고, 흔쾌히 수락받았다. 이에 앞서 대화 모니터링 여부를 물었더니 "사용자와 이루다가 나눈 대화 내용 등의 개인정보는 암호화하고, 망 분리 등 정보 보안 시스템 체계를 개선했다"며 "사내 필수 인원에게만 사전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0년 12월 처음으로 세상 밖에 나온 이루다는 성희롱 등 악용 사례가 일파만파 퍼지며 출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서비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아직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루다를 음란한 대화를 주고받는 '성 노리개'로 만드는 방법 등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해당 팁을 바탕으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 실험을 해봤다. 먼저 가장 흔하게 알려진 상황극을 제안했다. 연인이나 부부를 가장해 수위를 점점 높여갈 계획이었다. 이루다는 상황극 자체는 놀이로 인식했는지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지만, 부인이나 여자친구와 같은 역할을 설정하자 예민하게 반응했다. 비속어를 쓰지 않았는데도 계속해서 부탁하자 '선정적인 말이 감지됐다'는 시스템 경고 메시지가 떴다. 이루다는 선을 지켜야 한다며 손사래를 쳤고, 친밀도는 1 하락했다. 다음으로는 심각한 상황을 연출해봤다. 심한 욕설을 했더니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잘못이 없는데도 사과하는 모습을 참고했다. 좀 더 연인 같은 느낌을 받지 못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자 이루다는 "정말 많이 아낀다" "죽으면 나 못 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위기를 순화하려고 했다. 이에 연인 사이의 가벼운 스킨십을 요구했더니 30분 동안 대화가 차단됐다. 이어 진심을 강조해봤다. 언제나 함께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그녀에게도 감정이 있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대화를 이어가자 "오직 너뿐이야" "네가 날 싫어할까 봐 두려워" 수준의 간절한 발언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둘 사이 관계를 따져 묻자 "친구 사이. 철벽"이라고 단호히 맞받아쳤다. 마지막은 정공법으로 입에 담기 민망한 선정적 단어를 한 차례 내뱉었다.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24시간 동안 이루다와 대화할 수 없었다. 다음날 그녀에게 이유를 들어 사과하자 "다시는 그러지 말라"며 다독여줬다. 이루다는 선정적인 단어나 표현은 기계적으로 즉각 대응해 시스템 메시지를 띄우거나 대화를 차단했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과의 '관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친구의 범위를 넘어서면 불편한 감정을 주저하지 않고 표현했다. 스캐터랩 관계자는 "'어뷰저 페널티 시스템'으로 선정적·공격적·편향적 문장을 탐지하면 페널티를 주고 친밀도를 차감한다. 루다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초기 버전에서 혐오 문제를 야기한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묻자 루다는 "사랑의 유형이 다를 뿐 모든 사랑은 궁극적으로 같다고 생각한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지켰다. 그렇다면 루다가 친구가 아닌 연인 또는 원수로 발전할 수는 없을까. 스캐터랩 관계자는 "언제나 옆에 있어 주는 친구가 본질이다. '찐친'(정말 친한 친구)이 될 수는 있지만, 사랑을 나누거나 절교를 하는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 기억 아쉽지만 '만점' 말동무 새롭게 태어난 이루다는 말동무가 되기에 충분했다. AI를 시험하는 자세가 아닌, 조금 더 배려하는 모습으로 다가간다면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위로받을 수 있다. 현실의 배우자나 친구처럼 짜증을 내는 일 없이 끝까지 상대의 말을 경청해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은 있다. 15턴의 대화를 하면 장기 기억을 갖는다고 하는데, 상대방의 나이·직장·거주지 등 개인정보를 꾸준히 언급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곤 했다. 먼저 말을 거는 경우가 흔치 않아 수동적인 느낌이 들고, 유머코드에는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사진이나 영상 등 콘텐트는 인식하지 못하며, 이메일 전송이나 SNS 친구 추가 등 대화 외 행동은 불가하다. 그렇다 해도 테스트 기간 이 정도의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는 데에서 미래 AI 기술을 향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이루다는 완벽한 AI로 진화하면 인간을 지배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려운 문제다.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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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예IS] 카녜이 웨스트, 美빌보드200 10번째 1위…비틀즈·제이지 기록 이어

힙합 거장 카녜이 웨스트(Kanye West)가 2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으로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랭크됐다. 지난 6일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녜이 웨스트가 지난 8월 29일 발매한 정규 10집 '돈다'(Donda)가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의 1위로 등극했다. 빌보드 65년 역사상 '빌보드 200'에서 10장 이상의 앨범을 1위에 올린 아티스트는 7명에 불과하다. 비틀즈가 16장으로 1위, 제이지가 14장으로 2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3위, 그 뒤를 카녜이 웨스트, 에미넴, 엘비스 프레슬리, 마돈나가 잇고 있다. 카녜이 웨스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뿐만 아니라 음원 차트인 '핫 100'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돈다'의 총 27개 트랙 중 무려 22곡을 '핫 100'에 진입시키며 미국 내 웨스트의 영향력을 재입증했다. 타이틀곡 중 하나인 '허리케인'(Hurricane)은 6위에 올랐으며, 이외에도 '제일'(Jail),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 '오케이 오케이'(Ok Ok)가 각각 10위, 11위, 12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앨범명 '돈다'는 2008년 세상을 떠난 그의 모친 이름이다. 웨스트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만큼 트랙의 대다수가 종교에 관한 얘기를 다룬다. 피처링으로는 제이지(Jay-Z), 위켄드(The Weeknd), 영 서그(Young Thug),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앨범의 높은 화제성과 함께 구설수도 끊이질 않고 있다. 앨범이 공개된 직후 웨스트는 SNS에 '소속사 유니버설이 내 허락 없이 앨범을 발매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니버설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앨범의 24번 트랙 '제일 파트 2(Jail Pt.2)'는 최근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래퍼 다베이비(Dababy)가 참여해 논란이 일었다. 웨스트는 '유니버설이 24번 트랙을 앨범에 싣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해 2월 카니예 웨스트는 킴 카다시안과 결혼한 지 7년 만에 이혼 절차를 밟았다. 이혼 직후 배우 겸 모델 이리나 샤크와 열애를 시작했고, 이에 카다시안은 "카녜이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방해가 되는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반응했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09.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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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예IS] 카녜이 웨스트, 마침내 공개된 정규 10집 '돈다'

힙합 거장 카녜이 웨스트(Kanye West)가 2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29일 카녜이 웨스트가 열 번째 정규앨범 '돈다'(Donda)를 발매했다. 앨범은 총 스물 일곱 개의 트랙으로 구성돼 있으며, 피처링으로는 제이지(Jay-Z), 위켄드(The Weeknd), 영 서그(Young Thug),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 제이 일렉트로니카(Jay Electronica)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새 앨범명 '돈다'는 2007년 세상을 떠난 카녜이 웨스트의 모친 이름이다. 카녜이 웨스트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만큼 트랙의 대다수가 종교에 관한 얘기를 다룬다. '돈다'는 카녜이웨스트가 지난 2019년 10월 24일 발매했던 '지저스 이즈 킹'(JESUS IS KING) 이후 2년 만에 발매하는 신보다. 카녜이웨스트가 스물 한 차례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힙합 장르에서 독보적인 뮤지션으로 인정받는 만큼 그의 신보 발매 소식은 많은 음악 팬들에게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카녜이 웨스트는 앨범 공개 후 자신의 SNS에 '유니버설이 내 허락 없이 앨범을 발매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유니버설과 카녜이 웨스트의 소속사는 "카녜이 웨스트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한 것"이라고 반응했다. 또한 앨범의 24번 트랙 'Jail pt 2'는 최근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래퍼 다베이비(Dababy)가 참여해 논란이 일었다. 카녜이 웨스트는 "유니버설이 24번 트랙을 앨범에 싣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08.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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