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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발 빼고 있는 SK 오너가, 두산 계열사에 대한 관심 접었을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수합병의 ‘큰 손’으로 불린다. 최근 성사시킨 굵직한 인수합병이 많았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그룹이 알짜 계열사들을 시장에 내놓자 또다시 SK그룹과 연결되고 있다. 두산솔루스·두산퓨얼셀·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등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매각설과 관련해 계열사에서 보고되었거나 최태원 회장이 지시한 내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솔루스 매각의 경우 ‘슈퍼 딜’이 아니기 때문에 최 회장이 직접 관여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지만 SK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관심을 표명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SK와 두산솔루스의 연관성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화학사업을하는 SKC와 연결되고 있다. 지난 7일 SKC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동박생산량을 2~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SKC는 “SK넥실리스(전 KCTF)는 국내에서 4공장을 가동 중이며 정읍공장에 5공장 건설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 배터리사들이 본격적인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는 등 투자가 진행되면서 고객 수요에 맞춘 대규모 증설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생산량 증대 발표가 두산솔루스 매각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고, SKC는 이미 동박을 생산하는 KCTF를 지난해 인수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SKC가 두산솔루스를 인수하면 수주 물량 확보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C가 두산솔루스 인수 검토에 대한 투자설명서(TM)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SK그룹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차이가 있다. 한 관계자는 “아직 KCTF도 제대로 운영해보지 않았는데 추가 매각을 할 이유가 없다. KCTF를 운영해보고 추가 매각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며 “인수 자금의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SKC는 지난해 KCTF를 인수·합병하면서 1조2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두산솔루스 역시 1조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SK 화학 계열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오너가에서 직접 인수 검토를 지시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SK 오너가에서는 두산솔루스 매각에 발을 뺀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시기 상조’라고 판단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유럽의 헝가리에 생산시설(1만톤 규모)을 갖고 있고 미래 시장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다. SKC는 흑자 회사인 두산솔루스의 인수합병 가능성이라는 소재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 지난 4월 3만7000원대를 형성했던 SKC는 13일 기준으로 5만1000원 이상으로 40% 가까이 올랐다. 또 최근 SK 자회사인 SK E&S는 중국 민영 가스업체 투자 지분을 모두 팔아 1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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