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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가치훼손 논란에 투자자도 등 돌렸는데 두산 오너가 정면돌파 이유는

두산그룹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데다 상법 개정안까지 발의된 상황이지만 두산 오너가는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가 연루된 사업구조 개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5일 이사의 공정의무(주주를 공정하게 대할 의무) 책임을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두산그룹의 개편안처럼 일반주주에게 불리한 경영상 결정을 내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김현정 의원은 “이사가 주주를 공정하게 대할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대주주는 이익을 보고 소수주주는 피해를 보는 행태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지난달 계열사 3사가 포함된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했지만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주주에게 합병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금감원과 주주들의 압박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는 각사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사과했고, 향후 사업구조 개편 목적 및 구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대표이사들이 주주와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각종 논란에도 사업구조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주주들에게 개편안 통과의 공을 넘겼다. 사업구조 개편은 향후 9월 예정인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통해 개편안과 관련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두산그룹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면 합병안이 무산될 여지가 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최대 주주인 두산의 지분율(30.39%)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국민연금(6.7%)과 소액주주들이 결집하면 개편안을 막을 수도 있다. 이번 두산그룹의 사업 개편안 요점은 지난 2020년 두산중공업의 워크아웃 때처럼 그룹의 허리인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를 살리는 데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개편을 통해 1조2000억원 수혈을 예상하고 있다. 수혈한 자금 중 1조원 가량을 원전 사업에 투입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과 추가 차입 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마련되는 차입금 감소분(7000억원) 및 현금(5000억원) 등을 통해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산밥캣 희생양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 흡수하는 구조다. 두산밥캣 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가 지급되는 합병비율이다. 하지만 적자기업인 로보틱스가 ‘캐시카우’ 밥캣의 기업가치가 거의 동일하게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이 성공하면 두산의 총수일가는 밥캣에 대한 간접 지분율을 13%에서 42%로 끌어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워크아웃 당시에는 알짜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됐는데 이번에는 두산밥캣이 희생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7 07:00
산업

경차 타고 달동네 반찬 배달 다니는 전 재벌 총수 화제

경차를 타고 다니는 재벌 총수의 모습이 화제다. 주인공은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으로 기아 경차 레이를 몰고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레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레이를 세 대째 사서 운행 중인데 대한민국에서 만든 자동차 중 정말 칭찬받고 상 받아야 하는 차"라며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필요한 차를 안성맞춤으로 잘 만들었다"고 극찬했다.박 전 회장은 지난 2021년 11월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을 사임하면서 그룹을 떠난 뒤 달동네에 반찬을 배달하는 봉사 등을 하고 있다.박 전 회장은 "(레이로) 골목길이 비좁고 주차도 어려운 동네를 다녀도 걱정이 없다"며 "주방서 만든 반찬을 배달하느라 레이를 탈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한다"고 썼다.이어 "소형차지만 실내가 워낙 넓고 천정이 높아 아주 쾌적하고 짐이 한없이 들어간다"며 "게다가 뒷문 중 하나는 슬라이딩 도어라 좁은 골목서 차에 타고 내리는 데 문제가 없다. 앞문까지 열면 차 한쪽이 완전히 개방돼 무슨 물건이든 쉽게 드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인 박용만 전 회장과 두 아들은 지난해 두산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하며 두산그룹과 완전 결별한 상황이다.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인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보유 주식 129만6163주(지분 7.84%)를 전량 처분했다. 이들 부자는 이번 매각으로 14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회장은 퇴임 후 박재원 전 상무와 함께 벨스트리트파트너스라는 컨설팅 회사를 세웠다. 벨스트리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로 하고 있다.또 박 전 회장은 봉사활동과 소외계층 구호사업을 하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한편 2011년 12월 출시된 레이는 지난 8월까지 약 12년간 누적 36만9562대가 판매된 인기 모델이다.레이는 2017년 2만521대가 팔린 뒤 2018년 2만7021대, 2019년 2만7831대, 2020년 2만8530대, 2021년 3만5956대, 2022년 4만4566대 등 판매량이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3만3801대가 팔려 경차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기아는 이달 중 이전 EV(전기차) 모델보다 주행거리를 2배(복합 기준 210㎞)로 늘린 '더 기아 레이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8 17:50
산업

DL·HL 등 B2B 기업들도 '사명 바꿔 가치 높이자' 붐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B2C 기업뿐만 아니라 B2B 기업들에도 사명과 CI 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도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명 중후장대로 불리는 조선·철강·중공업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사명을 바꾸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HD현대로, 두산중공업이 두산에너빌리티로, 포스코강판이 포스코스틸리온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다소 딱딱하고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미래 지향적인 사명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룹의 사명과 CI를 대대적으로 바꾼 B2B 기업들이 많다. HD현대를 비롯해 대림산업은 DL으로, 한라그룹도 HL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DL그룹은 2021년부터 새롭게 출범했다. 창립 82주년을 맞아 선택한 변화였다. DL의 CI는 블록을 쌓듯이 세상의 기본을 만들어가는 DL의 업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사명 변경과 함께 DL그룹은 새로운 사옥도 완성했다. 서울 종로구에 새로 지은 D타워 돈의문에 6개 계열사 임직원들을 집결시키며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HL그룹은 38년간 한라 사명을 사용하다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HL로 변경했다. HL은 ‘하이어 라이프(Higher Life)’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더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B2B 기업이라도 사명과 CI의 변경으로 젊은 세대에게 참신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젊음은 이 시대의 명령이다. 정체돼 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며 성장하는 모습이 젊음”이라며 “젊고 새로운 HL 브랜드로 시장과 소통하며 창의적인 인재들과 함께 대담하게 도약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B2B 기업인 효성그룹도 CI 변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고객이 믿고 인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소비자와 접점이 크게 없지만 CI를 통한 변화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사명을 변경하는 건 아니고 CI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며 “B2B 기업도 B2C 기업들처럼 클라이언트에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와 인지도가 곧 프리미엄 가치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전통의 식품 업계에서 사명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21년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사명 변경을 통해 식음료 기업에 한정됐던 기존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화장품과 밀키트를 배달하고 와인까지 수입하는 hy는 식품기업에서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hy의 변신은 롯데웰푸드의 사명 변경에 참고가 됐다. 간편식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CJ제일제당도 최근 사명 변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10 07:01
산업

50년 썼던 간판 버리고 수백억원 써서 사명 바꾸는 기업들

50년 전통의 익숙한 기업명을 뒤로하고 미래 방향성을 담은 새로운 사명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객과 직원 등에게 친숙한 간판을 바꾸는 건 모험에 가깝다.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모험임에도 기업들이 사명을 바꿀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여다봤다. 현재 정체성과 미래 방향성, 그리고 차별화 9일 업계에 따르면 사업 범위 확장과 변경에 따라 사명이나 CI(기업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기업들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특히 50년 이상의 기업들에게는 현재 정체성과 미래 방향성을 내포한 새로운 사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사명을 바꾼 대표적인 기업은 HD현대다. 창립 50년을 기점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HD현대’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해 3월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HD현대로 먼저 변경됐다. 이어 12월에는 비전선포식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의 공식 명칭이 HD현대로 바뀌었다. HD현대 사명에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가 함축됐다. 비전선포식에서는 기존 피라미드 형태의 삼각형에서 화살표 형태의 CI를 공개하면서 역동적인 포워드마크를 통해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HD현대의 의지를 담았다. HD현대 관계자는 “과거의 CI는 범현대 기업 다수가 사용하고 있어 HD현대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며 “제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재 기업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성 등을 사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도 1967년부터 사용해오던 사명을 지난 4월 ‘롯데웰푸드’로 변경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뒤부터 새로운 사명을 고민했던 롯데제과는 소비자에게 웰빙과 웰니스가 연상되는 ‘웰(Well)’이라는 키워드에 종합식품기업 이미지를 위한 ‘푸드(Food)’를 사용했다. 제과는 과자와 아이스 등으로 한정 짓는 이미지가 있기에 합병 이후 새로운 정체성을 내포한 사명이 필요했다. 제과 사업뿐 아니라 간편식, 육가공, 유가공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케어푸드, 기능성 식품, 비건푸드 등의 사업영역 확대까지 고려, 미래 방향성을 담은 롯데웰푸드를 낙점했다.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사명 검토에는 브랜드 전문가와 언어학자들이 참여해 확장성, 포용성, 간편성, 미래 지향성, 콘셉트 부합성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상세하게 평가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뜻이 직관적으로 보이며 기업이 추구하는 미래지향점인 웰니스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미래 세대와 글로벌 시장 호응 겨냥 롯데웰푸드는 사명 변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영문명은 ‘LOTTE CONFECTIONERY’였다. 과자류를 뜻하는 ‘CONFECTIONERY’는 영어권에서도 잘 쓰지 않는 단어라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평이다. 그렇지만 이번 합성어 ‘웰푸드’는 친숙하고 직관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사명이 부르기도 편하고 직관적이라 해외 클라이언트들의 반응이 나쁘 지 않다”며 “롯데웰푸드는 해외 법인들이 많기 때문에 외국인들과의 범용성을 고려하면 기업을 대표하는 직관적인 의미를 잘 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결합한 ‘에너빌리티(Enerbility)’를 넣어 두산에너빌리티라는 사명을 정했다. 두산중공업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내고 미래 방향성을 한껏 담은 사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실 조선과 같은 중공업이 아니라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을 핵심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에너지 기업에 가깝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표현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에너지 기술로 인류의 윤택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명 변경은 비용적인 측면과 적응기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HD현대의 경우 새로운 사명을 알리기 위해 수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약 3개월 간 TV·신문과 디지털 광고를 진행하며 새로운 사명 각인에 나섰다. 특히 디지털 광고로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를 겨냥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친숙하게 만들고, HD현대의 글로벌기업과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미래 인재 유치를 위한 노력으로 인해 신입사원 모집 지원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모집한 HD현대의 신입사원 지원율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67% 증가하며 MZ세대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새 사명이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신입사원 모집에서 이전과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중공업의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보니 젊은 취준생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사명이 친숙하기까지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아직 직원과 고객들의 입에 착 달라붙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의 경우 ‘현대+현대’를 붙인 말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직관적이기는 하지만 길고 어렵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10 07:00
산업

SK 사고, 두산 팔고...주주환원 ‘엇갈린 행보’ 왜?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와 증시 침체에 기업들이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자기주식과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며 책임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반대로 박정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그룹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통한 지분 매도로 소액주주들을 울리고 있다. SK·SK케미칼 주식 매입 소액주주 친화적 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자기주식과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먼저 지주사 SK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통해 시가총액 1%가 넘는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SK는 증권사 신탁 계약 방식으로 6개월 내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SK가 자기주식으로 매입하는 물량은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소각을 통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호재로 인식된다. 이에 자기주식 매입 공지 다음날인 8월 31일 SK의 주가는 23만3000원으로 2.42%(5500원) 오르며 긍정적으로 움직였다. 이 같은 행보는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따른 것이다. SK는 지난 3월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형 SK 재무부문장은 “SK가 불투명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지속성장하고 있는데 이런 성과를 주주가치로 이어가기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1일 자회사 SK케미칼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기 위해 공개 매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SK케미칼 주식 약 92만주를 주당 10만8800원에 시장에서 공개 매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2일 SK케미칼 주가는 10.99%(1만400원)나 급등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분 매수를 통해 SK케미칼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SK케미칼을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로 편입하면 재무성과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이후 그린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리빙 솔루션 4개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에 대한 직접 투자와 포트폴리오 확대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와 이익이 보호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블록딜, 동학개미 불똥 두산은 SK와 정반대 행보를 보여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두산그룹의 지주사 두산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 지분 35% 가운데 4.5% 블록딜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 주식 수는 2854만주로 처분 규모가 5722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두산그룹의 중추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추락하고 있다. 31일 6.22%(1350원) 급락한 2만350원으로 마감했지만 5일 1만8000원대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블록딜 소식 여파로 원전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했던 주가가 약 15% 급락하자 소액주주들은 두산 오너가에 대한 원망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유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블록딜이냐. 대주주의 횡포로 소액주주만 손해를 본다”고 분노했다. 다른 주주는 “채권단 관리 조기 졸업하자 계열사 지분 팔아 등 뒤에 비수 꽂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월 1조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이전 2020년 9월에도 1조2000억원 유상증자했다. 두산 측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다. 추가적인 매각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지분율 30.5%로 최대주주 지위는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06 06:59
경제

포스코 최정우 '헛발질', 뜬금없는 국민기업 타이틀 보이콧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뜬금없이 ‘국민기업’ 탈피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 구성원과 포항·광양 시민 등과 논의 없는 경영진들의 ‘일방통행’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일 임직원 1만7400여 명에게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란 이메일을 통해 국민기업이란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는 2000년 10월 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한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며 “민영화가 완료된 지 20년 이상 경과됐음에도 여전히 국민기업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을 왜곡하고 다른 민간기업 대비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기업이란 왜곡된 주장을 바로 잡고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자료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공기업으로 출범했으므로 국민기업’이란 주장에 대해 “경제가 발전하면서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분야는 민영화됐다”며 “대한석유공사는 SK이노베이션, 한국중공업은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주주가 없다'라거나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라서', '대일청구권 자금이 사용됐기 때문에', '정부의 보호와 육성으로 성장해서' 국민기업이란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대한석유공사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인수해 SK이노베이션이 된 사례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9.25%로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다. 현 경영진의 지분은 미미하고, 우리사주조합이 1.45%를 보유하고 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얼토당토않은 논리로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논리라면 차라리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이 52%가 넘는데 ‘외국계 회사’라고 주장하는 게 더 맞지 않냐”며 혀를 찼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의 10%인 3080만 달러(당시 기준 121억원)가 포항제철소 1∼2기에 건설됐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지분 매각으로 2163억 원이 환수됐고 제철소 건설에 사용된 유상 청구권 자금 8870만 달러는 1996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전환 뒤 친환경 소재기업을 표방하며 미래 준비를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더는 국민기업이란 이름으로 포스코를 향한 부당한 간섭과 과도한 요구는 없어져야 한다. 포스코 애칭은 '국민기업'이 아니라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의 '국가 대표기업'이 돼야 한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경북 포항의 사회단체와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창호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포스코의 뿌리마저 부정하고 있다. 부모 세대의 피땀과 눈물,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거역하는 최정우 회장의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며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집행부 회의를 통해서 퇴진 운동을 추진할 것이다. 지난 2월 총궐기 대회 때 준비했던 최정우 회장의 화형식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포스코 임직원들도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대정 수석부지회장은 “구성원들과 어떤 교감도 없는 경영진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국민기업’ 타이틀을 내던진다는 건 최정우 회장의 독재를 위한 작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직장인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포스코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 정체성’ 이메일을 받은 직원들은 “임원진 마음대로 주무르는 회사”, “사람 한 명이 망친 회사”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15 07:01
경제

'경제통' 한덕수 총리후보자 기업인과 인연은

한덕수 전 총리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발탁되면서 기업인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2년 주미대사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뒤 10년 만의 전면 재등장이다. 그는 민간부문에서도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고,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이사장도 맡았다. 청문회를 마치면 보수와 진보 정권을 오가는 총리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쌓아온 국정운영의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엄중한 위기 상황에 놓인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를 아우르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하버드대 MBA를 거친 경제통이다. 관직에 있으면서 기업과 두루 인연이 있지만 특별히 두터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인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출신교를 따지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준용 DL 명예회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다. 박인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한 총리 후보자와 같은 하버드대 MBA를 마쳤다. 공교롭게 중공업과 건설 분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체제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기도 하다. 특히 윤석열의 새 정부가 원전 폐기 철회를 공약했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단체들도 한 국무총리의 인선을 환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3일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 후보자는 경제통상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과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급변하는 통상환경에서의 국익수호와 경제성장이라는 새 정부의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임자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특히 "한 후보자는 무역협회 회장 재임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이후의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 전역을 샅샅이 훑으면서 주정부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미 FTA 전도사'로서의 활동도 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한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한상의는 “경제와 외교·통상 분야의 요직을 두루 섭렵한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다. 한 후보자가 경제계 및 사회 각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실행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정부와 민간 경제계 양쪽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한 전 총리가 차기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국민 통합과 경제 회복이라는 당면과제를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 한 전 총리가 새롭게 구성될 내각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4 11:29
경제

LG엔솔, 러 우크라 침공 후 공매도 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에 편입된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공매도 거래대금이 92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코스닥150지수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까지 기간을 넓혀도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거래액이 가장 많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상장 특례편입 기준을 충족해 지난 11일 코스피200에 편입됐다. 공매도 대상이 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공매도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의 비중은 22.84%로, 공매도 비중 역시 가장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이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주가에 대한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서 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다음으로는 삼성전자(7129억원), 두산중공업(4957억원), HMM(424억원), 카카오(2869억원) 등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았다. 종목별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의 비중으로는 포스코케미칼(18.40%), 호텔신라(18.18%), 엔지켐생명과학(17.33%) 등이 LG에너지솔루션의 뒤를 이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4일 1조17억원까지 늘었다가 증시가 반등하면서 지난 25일 4500억원대로 감소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26 15:03
경제

박지원 두산중공업, '친원전 정책' 호재 속 새 사명으로 새 출발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이 정권 교체 속 새로운 사명인 ‘두산에너빌리티'로 새롭게 출발한다. 두산중공업은 10일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명은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2001년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지 21년 만에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 새 사명에서 에너빌리티(Enerbility)는 에너지와 지속가능성의 조합어로 이 두 가지의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자사의 에너지 기술로 윤택한 삶과 청정한 지구를 만들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사명은 회사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담아내기에 충분치 않은 면이 있었다"며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부합하면서도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는 사명으로 변경키로 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을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또 3D 프린팅, 디지털, 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도 발굴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마침 친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박지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중공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백지화와 함께 친원전 정책을 토대로 한 원전 최강국 도약을 강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서 중지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재개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이 건설을 맡고 있는 원전 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원전 SMR 개발 및 수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SMR 실증·상용화 촉진을 통해 세계 SM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2030년까지 후속 원전 수출 10기를 달성해 10만개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10 17:50
경제

밑바닥 찍고 도약의 임인년 준비하는 범띠 박정원

두산그룹과 HDC현대산업그룹(이하 HDC현산)이 처절했던 경영 위기를 딛고 도약을 벼르고 있다. 수장인 박정원 두산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나란히 1962년생 호랑이띠여서 비범한 기운을 발판 삼아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얼굴 바꾸고 수소 비즈니스 전환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2020년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의 관리를 받은 뒤 혹독한 자구안을 이행하며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1896년 설립된 최장수 기업인 두산은 지난 2년간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겪었다. 밑바닥을 찍은 두산은 박정원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리빌딩에 나서고 있다. 두산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산업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자금 3조원을 수혈받았다. 이후 2년간 클럽모우CC를 시작으로 네오플럭스·두산타워·두산모트롤BG·두산솔루스·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차례로 매각하며 자구안을 이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자회사 매각을 통해 3조600억원을 마련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는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정원 회장도 사재 출연하는 등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박 회장 등 두산 오너가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그룹의 허리인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었고, 사재 출연 규모는 5740억원에 달했다. 체질 개선을 위해 먼저 기업아이덴티티(CI)부터 26년 만에 바꿨다. 지난 3일 두산은 '인데버 블루(Endeavour Blue)'라고 이름을 붙인 파란색의 새 CI를 공개했다. 인데버는 노력, 분투라는 뜻이다. 그룹 창립 100주년을 맞아 CI를 바꾼 바 있는 두산은 올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다시 한 번 변화를 준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과거의 틀을 벗어나 미래를 향해 역동적이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두산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산업군부터 달라졌다. 과거에는 정보유통, 기술 소재 등에 집중했지만 현재 두산의 주력 사업은 중공업, 중장비, 에너지 부문이다. 이제 두산은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미래의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다. 석탄에너지에서 벗어나 수소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제 한층 단단해지고 달라진 모습으로 전열을 갖췄다. 더 큰 도약을 향해 자신감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올해 주요 실행 목표 4가지도 제시했다. 신사업군의 본격적 성장과 수소 비즈니스 선도,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 기존 사업의 경쟁우위 통한 시장 선도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및 트라이젠 시스템 개발 등 앞서가는 수소 비즈니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박정원 회장은 “풍력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기존 수전해 방식보다 효율이 높은 고체산화물 전기분해 기술 개발, 수소액화플랜트, 수소터빈, 수소모빌리티 등 생산에서 유통·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 사업 전반에 걸쳐 우리가 보유한 독보적 제품과 기술에 자신감을 갖고 수소 산업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모빌리티 대신 종합금융 라이프스타일그룹 도약 정몽규 회장은 야심차게 추진했던 모빌리티그룹 전환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통해 ‘육해공 모빌리티’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악재로 항공업이 거의 셧다운 되자 인수합병을 포기했다. 이에 재계 10위권 진입이라는 꿈도 사라졌다. 현재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계약금 2500억원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HDC현산은 새해부터 불공정 행위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대금 지연이자를 주지 않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한 HDC현산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개 수급사업자에게 건설·제조 등 86건을 위탁하면서 계약 내용을 적은 서면을 최대 413일 지연해 하도급업체에 발급했다. 최근 HDC현산의 이미지는 썩 좋지 않다. 지난해 6월 ‘광주 재개발 참사’로 비난받았다. HDC현산의 하도급업체가 철거 중이던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나면서 9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참사였다. 이로 인해 올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다. 대규모 랜드마크 사업 발굴 등으로 종합금융 라이프스타일그룹으로의 도약을 벼르고 있다. 건설사업에서 벗어나 유통·면세·자산관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2조원대의 잠실 스포츠·MICE 민간 투자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1월부터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잠실운동장 일대 약 36만㎡를 개발하는 것으로 2029년까지 코엑스 3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3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1만1000석 규모의 스포츠 다목적시설, 수영장, 900실 규모의 호텔과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HDC현산은 이 사업을 서울의 새로운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지향적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HDC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등 민간제안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HDC의 철학으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 대규모 복합개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40대 젊은 CEO를 3명이나 발탁하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유병규 신임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온리원 최강 디벨로퍼가 돼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을 높여주는 칭찬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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