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18년 봄에 핀 신인들, 2020년 올림픽에도 희소식
새 얼굴들이 등장하자 기분 좋은 불꽃이 튄다.오랜 만에 대형 신인들이 나타나 KBO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KT 강백호가 데뷔 첫 타석 홈런으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데 이어 삼성 양창섭이 28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데뷔전부터 승리를 따냈다. 롯데 한동희와 한화 박주홍처럼 개막하자마자 꾸준히 주전으로 기회를 얻고 있는 신인들도 있다. 개막 후 채 10경기도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신인 춘추전국시대'를 예감하게 한다. 지난해 넥센 이정후가 등장해 고졸 신인 타자의 신화를 썼을 때만 해도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신인'이라고 난리가 났다. 올해는 그보다 더 하다. 질적으로는 물론 양적으로도 풍부해졌다. 선발, 불펜, 내야, 외야를 가리지 않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들이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던 2년차 투수 윤성빈(롯데)까지 가세했다. 서울 지역 1차 지명에서 1순위로 선택된 넥센 안우진이 징계 문제로 아직 등판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올 시즌 얼마나 더 많은 특급 신인들이 나타나게 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 KBO 리그엔 희소식이다. 한동안 대형 스타가 등장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데뷔한 지 10년 가까이 된 기존 스타들이 여전히 그라운드를 주름 잡았고, 그들 가운데 일부는 해외 리그로 떠나기도 했다. 대기만성형 선수들이 속속 나타나긴 했지만, 리그 판도를 바꿀 만한 스타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올해 신인들에겐 이전과 다른 기대가 쏟아진다.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때마침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터라 더 그렇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지막 야구 금메달을 목에 건 팀이다. 그때 대표팀의 기둥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바로 데뷔 1~2년 차인 류현진(LA 다저스)과 김광현(SK)이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괴물 신인' 류현진(LA 다저스)은 데뷔전도 그 누구보다 위력적으로 치렀다. 그해 4월 12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19세 고졸 신인은 첫 경기에서 7⅓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역대 데뷔전 최다 탈삼진도 기록했다. KBO 지형을 뒤흔든 '괴물'의 등장을 알렸다.한 해 늦게 입단한 김광현도 강렬했다. 정규시즌 프로 데뷔전에선 삼성 양준혁에게 홈런을 얻어 맞으며 고전했지만, 그해 가을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날아 올랐다. 시즌 3승을 올린 고졸 신인 투수가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고, 7⅓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선사했다. 그렇게 태동을 알린 류현진과 김광현은 베이징에서 국가대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류현진과 김광현과 같은 선수를 발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올해 신인들 역시 충분히 출발이 좋았다. 앞으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기회도 있다. 이미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는 성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해도 충분할 만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2018년 봄에 피어난 떡잎이 2020년 도쿄에서 어떤 결실을 가져올 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2018.03.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