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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길이보단 임팩트..‘하이재킹’ ‘핸섬가이즈’ ‘탈출’ 짧아지는 러닝타임 왜? [IS포커스]

영화의 러닝타임이 다시 짧아지는 모양새다. 130분을 향해 몸집을 불리던 한국 상업영화들이 100분 쪽으로 가벼워지고 있다. 현재 극장가에는 두 편의 한국 영화 기대작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과 이성민 주연의 ‘핸섬가이즈’다. 내용도 장르도 서로 다른 두 영화의 공통점은 러닝타임. 이들 영화의 상영시간은 각각 100분과 101분으로, 두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개봉을 앞둔 텐트폴 영화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는 7월 3일 공개되는 ‘탈주’와 12일 베일을 벗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러닝타임은 각각 94분, 96분으로 100분 안쪽이다. 이어 7월 마지막 날 개봉하는 ‘파일럿’ 역시 두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 영화들과 비교해 보면 짧아진 상영시간은 피부로 더욱 와 닿는다. ‘밀수’(129분)를 비롯해 ‘콘크리트 유토피아’(130분), ‘더 문’(129분), ‘비공식작전’(132분)은 모두 두 시간 넘게 상영됐다. 그나마 짧았던 작품이 ‘달짝지근해: 7510’인데 이조차 러닝타임이 119분이다.2022년 개봉한 여름 영화의 상영시간은 더 길었다. 그해 6~8월 개봉한 주요 한국 상업영화는 ‘마녀 Part2. 디 아더 원’(137분), ‘헤어질 결심’(138분), ‘브로커’(129분), ‘한산: 용의 출현’(129분), ‘외계+인’ 1부(142분), ‘비상선언’(140분), ‘헌트’(125분) 등으로, 이들의 평균 러닝타임은 134분을 웃돈다. 최근 개봉작들이 러닝타임 줄이기에 돌입한 건 관객들의 성향 변화에 따른 일종의 전략 수정이다. 영화 주 관람층인 20~30대는 유튜브와 OTT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로,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작품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유튜브 영상은 10분 안팎의 숏폼 형태가 많고, OTT는 1.2배속 등 빨리 보기가 가능하다.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본연의 콘텐츠보다 축약본을 더 선호하는 이들도 늘어났다.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관객이 짧은 영상에 익숙해지면서 길게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블록버스터 또한 특정 작품을 제외하고는 빠른 편집으로 관객이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일종의 트렌드가 된 셈”이라며 “너무 긴 상영시간이 장벽이 될 수 있는 분위기인 만큼 효과적인 변화”라고 짚었다. 물론 단순 장르 특성에 기인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란 시선도 존재한다. 올여름 개봉작들은 긴 러닝타임을 요구하는 역사극, SF물이 없고 단순 재미를 추구하는 코미디나 서스펜스 구축이 중요한 스릴러 등이 주를 이루다 보니 전반적으로 러닝타임이 줄어들었다는 게 관련 영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변화의 배경과 무관한 현실적인 이점도 있다. 러닝타임이 짧은 작품일수록 상영 회차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일례로 최근 3년간 가장 러닝타임이 길었던 ‘아바타: 물의 길’(192분)의 경우 한 개 영화관에서 하루 평균 4.5회차 상영됐다. 140분짜리 영화의 평균 상영 회차(6회차)의 75%에 불과하다. 상영 회차가 중요한 이유는 곧 극장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인데 인기작일 경우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윤 평론가는 “극장이나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도 긴 러닝타임보다는 짧은 러닝타임 영화를 배치할 때 더 유리하다. 스크린 수를 떠나 하루에 더 많은 타임을 배치할수록 (매출에) 도움이 된다”며 “물론 이것을 위해 러닝타임을 조절하는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종의 부가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28 06:02
영화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서 ‘탈주’ [IS리뷰] ②

지칠 때 무심코 뱉는 표현 중 ‘살기 싫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죽고 싶다기보단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이 진심일 테다. 영화 ‘탈주’는 이대로는 살 수 없지만 죽음으로 도피가 아닌, 능동적으로 다른 생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북한 청년을 조명한다.‘탈주’의 줄거리를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북한 병사 규남의 치열한 탈북기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제훈과 구교환의 오랜 염원인 연기 호흡 성사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극 중 규남(이제훈)은 10년간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앞뒀으나 당에서 정해준 운명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북한 병사다. 반면 현상(구교환)은 북한 금수저로 러시아 유학까지 다녀왔으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꿈을 뒤로 한 채 보위부 장교를 맡게 된 인물이다. 대척점에 자리한 두 인물은 목숨과 신념을 걸고 부딪힌다. 영화는 규남이 탈주를 계획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치 단계별 스테이지를 깨는 슈퍼마리오 게임 캐릭터처럼 규남은 스크린을 질주한다. 비무장 지대 최전방, 어두운 밤 붉은 조명이 감싸는 부대 막사에서 눈을 뜬 규남은 각종 환기구를 넘어 벌판으로, 숲으로 달린다. 그가 지침 삼은 ‘집념의 탐험가 아문센’처럼 지뢰의 위치를 하나하나 지도에 기록하며 탈주의 꿈을 키운다.그 치밀한 계획이 실행을 앞두고 예상 밖의 일들로 틀어지며 규남을 가로막게 된 것은 그의 어린 시절 인연인 현상. 현상은 규남을 위기에서 구해주며 지금보다는 나은 처우를 대안으로 제시해 주지만, 규남이 꿈꾸는 삶은 휴전선 너머에 있다. 그렇게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폭주하는 규남을 현상이 끈질기게 맹추격하게 된다. 본격적인 탈주가 그려지며 전개에도 속도가 붙는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캐릭터를 제시했기에 영화는 전사를 상세히 풀기보다는 군더더기 없는 추격전에 집중한다. 탁 트인 비무장 지대 배경으로 흙먼지 날리는 카체이싱 장면과 총격전은 시원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안긴다. 연기력이 증명된 이제훈과 구교환 두 배우의 합도 힘이 좋다. 절박하게 쫓고 쫓기는 두 인물을 보다 보면 북한의 어느 청년이 아닌, 오늘을 버티는 대한민국 청년의 모습으로 겹치는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관객은 실패하더라도 뜻대로 해보고 싶은 규남도, 과거의 미련을 떨쳐내고 현실에 만족하고 싶은 현상도 동시대 한국의 자화상임을 눈치채게 된다. ‘탈주’는 온전히 북한을 배경으로, 북한 청년들을 조명했으나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는 영화는 아니다.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욕망을 제시하고 싶었다는 이종필 감독의 말대로 극 중 배경인 북한은 이데올로기나 휴머니즘을 떠나 억압된 현실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그렇기에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고증보다는 미쟝센과 사운드, 의상, 색감 등 모든 연출 방향이 감각적으로 영화의 콘셉트를 부각한다. 이 감독의 표현대로 ‘탈주’는 관객이 ‘북한 병사가 된 꿈’에 가깝다.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며 등장하는 ‘저게 될까?’ 싶은 다소 편리하고 극적인 장면들에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다. 그래도 “죽는 것도 나고, 사는 것도 나”, “마음껏 실패해 보러 가는 겁니다”라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규남의 말은 보편적인 울림을 준다.94분의 짧고 굵은 러닝타임이 끝나면 두 사람의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에 앞서 ‘나’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당신은 규남과 현상 중 어느 입장에 가까울까. 7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20 06:00
연예일반

‘잠’ 정유미가 끌고 이선균이 받쳤다 ②

한 사람이 단단히 땅에서 받치면 다른 한 사람이 마음껏 날아오른다. ‘잠’이 벌써 네 번째 호흡인 이선균과 정유미. 두 사람은 마치 연날리기를 하는 것 같은 연기 합으로 94분의 러닝타임을 홀린다.‘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재미있는 장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던 유재선 감독의 말처럼 ‘잠’은 장르물의 미덕에 충실하다. 관객들에게 끝까지 궁금증을 던지고 이를 때로는 심각하게, 때로는 공포스럽게 풀어나간다.현수의 이상행동은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펼쳐진다.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찾아오는 공포야 말로 진짜 사람을 무섭게 하는 법이다. 하지만 수진에게 현수는 자신이 사랑하고 믿는 남편. 자신을 안심시켜주는 존재가 또한 공포를 불어넣을 때의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활연기로 유명한 정유미는 이 부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다. 놀랐으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태도. 그 두 가지 감정선을 오가는 게 어색하지가 않다. 영화가 진행되며 점차 수진의 공포도 커진다. 그저 평범한 잠꼬대 같은 거라고 생각했던 몽유병 증세가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강도를 더해가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 현수의 이상행동이 위협적일 정도로 기괴하게 변해가자 수진은 신경쇠약이 걸릴 정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지난밤 현수가 남긴 흔적들을 보는 게 점차 두려워졌기 때문. 이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 한 수진은 판단력도 잃어갈 정도로 쇠약해진다.정유미는 수진의 이런 변화를 점진적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나간다. 부부는 문제를 함께 극복해나가는 거라며 희망을 그리다가도 막상 남편의 이상행동이 시작되면 위협감에 분노까지 느끼는 극단적인 감정의 진폭. 자칫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을 수진은 현실적인 정유미라는 얼굴과 만나 설득력을 높인다. ‘잠’이 미스터리한 공포를 이야기하면서도 현실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데는 이선균의 든든한 뒷받침도 크다. 이선균이 연기한 현수는 수면 중 이상행동만 아니라면 지극히 상식적인 캐릭터. 자신의 기행에도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그런 와중 쇠약해져가는 수진의 마음까지 보듬는다. 이선균은 튀지 않는 연기로 현수 역을 묵묵히 소화하며 정유미와 기가 막힌 밸런스를 이뤄냈다.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 연출부로 일한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스릴러 ‘잠’은 내달 6일 개봉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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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제한' 조우진X이재인X지창욱 연기 폭발

영화 '발신제한(김창주 감독)' 측이 미공개 스틸을 29일 선보였다. 공개된 스틸은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긴장감을 더 생생하게 담았다. 먼저 찰나의 표정 연기로 차 안에서의 긴장감을 폭발시키는 조우진과 이재인의 감정 연기가 순간 포착되어 '발신제한'의 스릴감을 그대로 전한다. 특히 조우진은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고 당황한 성규의 모습, 일촉즉발 위기 속 극도의 불안과 긴장을 표출하는 모습을 표현해 94분의 러닝타임을 이끌어가는 그의 힘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만든다. 드디어 공개된 성규와 진우의 격돌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침내 의문의 발신자 진우와 마주하게 된 성규의 뜨거운 분노를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선보인 조우진과 세밀한 눈빛 연기로 복잡한 내면을 가진 진우를 소화한 지창욱의 연기 케미스트리가 긴장감을 자아내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편 영화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6.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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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2년 만에 단독 주연' 조우진 "고민하고 버티고 눈물흘렸죠"

노력하는 조우진(42)에게 운이 따른다. 고민하며 참고 버틴 덕분에 첫 단독 주연작의 흥행이라는 기적을 맛보게 됐다. 23일 개봉한 영화 '발신제한(김창주 감독)'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한순간 도심 테러 용의자로 지목되고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 추격 스릴러. 개봉 후 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우진은 이 영화를 통해 22년 만에 단독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 성규로 분해 94분의 러닝타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전히 서늘한 극장가에서 관객의 신뢰를 얻는 영화의 얼굴로 활약 중이다. 그간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한 끝에 기적의 순간을 맞았다. -'발신제한'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속도감이 마음에 들었다. 거두절미하고 영화가 바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자동차와 시나리오가 함께 달린다. 읽는 사람마저도 함께 달리게 만든다. 그런 시나리오의 매력이 컸다." -자동차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자동차에 계속 타고 있었지'라고 깨달았다. 하도 정신이 없어서 몰랐던 것 같다. 1초가 됐든, 한 테이크가 됐든, 감독님이 원하는 찰나가 있었다. 그 찰나가 모여서 영화가 완성됐다. 그 찰나에 맞는, 적확한 연기를 담아보고자 했다. 그 찰나를 위해 계속 고민했다. 감독님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찰나를 건지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차 안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었다는 걸 잊을 정도로 노력했다." -이번 작품 속 연기에서는 정확한 딕션이 돋보인다. "대본 리딩을 많이 했다. 입에 최대한 붙여놔야 급박항 상황 속에서 많은 대사를 속도감 있게 전달할 수 있었다. 여타 작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했다. 더불어 많지 않은 상대 배우와 호흡을 어느 정도 미리 맞춰놓아야 장면마다 전달해야 하는 지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보통 영화는 한 번 다 같이 만나서 전체 대본 리딩을 하는데, 이번에는 따로 한명씩 만나 대본 리딩을 했다. 그런 부분을 반복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샤프한 스타일링도 돋보인다. "성공한 남자의 모습, 자신감 넘치는 남자의 모습으로 스타일링하려 했다. 최대한 정갈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 신입사원부터 직급이 높아지는 과정을 보면 정장의 색이 옅어지는 데에도 다 뜻이 있다. (회사원들을 보면) 직급이 올라갈수록 정장의 색깔이 점점 옅어지더라. 신입사원은 검정 재킷이나 남색 재킷을 입고 이후 팀장을 달거나 자리가 올라갈수록 체크무늬, 회색을 입는 것 같았다." -협박범으로 등장하는 지창욱의 목소리만 들으며 연기해야 했는데. "지창욱이 옆에서 같이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역 배우가 옆에서 통화하면서 대사를 맞추며 연기했다. 촬영 여건상 혼자 대화를 나눈다 치고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도 적지 않았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최대한 상상에 맡긴 상황에서 성규의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상상력을 이렇게 많이 발휘하고, 혼자 시뮬레이션 하며,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적이 있었나 싶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매진하려고 노력했다. 답은 단순하더라. 그냥 '상상력이 기대자'였다." -차 안에 앉아서 상반신 연기만 해야 하기도 했다. "'이러다 정신병 걸리는 거 아닐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매 테이크 왔다.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 그 찰나를 건지기 위해 앵글마다 포인트가 있을 것 아닌가. 그걸 위해 많은 사람이 톱니바퀴처럼 굴러가게 되는데, 이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 했다. 화려하진 않더라도 화끈하게 연기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고, 관객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기술을 부리거나 없던 능력을 짜내서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표정 연기가 중요했다. "그냥 주어진 상황에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밀어붙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어렵더라. 너무 어려웠다. 이때까지 해본 연기 중에 제일 어려웠다. 물론 새로운 인물과 작품은 늘 어렵다. '내가 이 영화를 왜 하자고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첫 단독 주연작인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만족감은 없었다. 앞으로 또 견뎌야할 것, 개선해야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평이 감사하고 감개무량하다. 정말 기적이다.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나. 도망가고 싶을 것 같다. 홍보 활동을 다 하고 도망가겠다. 감사하다. 최선을 다하겠다." -고혈압을 얻을 만큼 긴장했었다고. "악몽을 자주 꿨다. 매일 잠을 깊이 못 잤다. 굉장한 긴장감과 공포와 당혹스러움을 안고 촬영에 임했다. 현장에서 이 정신이 내 정신인지, 내 마음이 무슨 마음인지 모를 정도로 후딱 지나갔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다 같이 인사를 하는데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털썩 주저않아 버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나고 빠지고 나와야 내가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워낙 극한 상황에 있다 나오다보니 그때서야 조우진이라는 사람이 생각났다. 내 몸은, 내 정신은 괜찮은지 생각했다.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란 생각도 했다." -혼자 등장하는 첫 포스터를 보고 어떤 마음이 들었다. "티저 포스터를 보고 그냥 울었다. 소리 없이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비집고 나온다. 팬카페 게시판 들어가서 '기적이다'라고 적었다. 생각이나 마음이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그냥 울었다." -처음 주목받게 된 '내부자들'과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 "돈으론 비교할 수 없겠지만, 100원짜리 갖고 있는 아이가 1000원 받은 것과 한 푼도 없다가 100원 받은 것은 다르다. 비교하자면, '내부자들'은 주머니에 아무 것도 없는 코흘리개가 100원 받은 느낌이다. 50원으로 사탕 사먹고 50원으로 오락실 가는 그런 것이다."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을 어떻게 버텼나. "도망치면 큰일난다. 버텨내야 하는 현장이었다. 책임감과 사명감이다. 물론 모든 작품에서 주인 의식을 갖고 임한다. 역할이 작다고 해서, 카메오라고 해서 다른 이의 작품이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메인 타이틀롤을 맡다 보니, 주인 의식과 사명감으로 끝까지 버텨보자고 생각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나만 견뎌내는 게 아니다. 내가 견디는 만큼 모든 스태프도 견딘다." -영화 속 성규도 실제 조우진처럼 딸 바보다. "나에겐 딸이란 늘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다. 딸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충만하지 않나. 그래서 밖에 나가 일을 하는 것 같다. 딸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해야지' 하는 순간 그때부터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더라. 그게 속상하고 미안하고 고맙다. 그런 감정이 계속 교차한다. 그 마음을 '발신제한'에 담아보고자 했다. 상대 배우 이재인과 찍을 때는 계속 달리다가 쉬는 느낌이었다. 계속 달리다가, 이재인의 대사를 들었을 때 갑자기 정으로 심장을 때리는 것 같았다. 딸이 아니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1.06.2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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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22년 만의 단독 주연" '발신제한', 돌진하는 조우진의 94분[종합]

배우 조우진이 영화 '발신제한'을 통해 22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주연에 나선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발신제한'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한순간 도심 테러 용의자로 지목되고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 추격 스릴러.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2015)의 리메이크작이다.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의 편집 스태프로 활약해온 김창주 감독의 데뷔작으로, 성규 역을 맡은 조우진의 22년만 주연작이기도 하다. 94분의 러닝타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우진이 이끌어간다. 조우진이 맡은 역할은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고 위기에 빠진 은행센터장 성규. 평범한 출근길, 승진을 앞둔 은행센터장 성규는 발신제한 번호로 그의 차 안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는 경고 전화를 받는다. 성규는 뒷좌석에 탄 아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폭탄의 존재에 혼란스러워하고, 설상가상 도심 폭탄 테러 용의자로 지목당하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날 "내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 싶었다. 부담이 된다.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한 조우진은 "살면서 이런 부담과 긴장을 안고 촬영장에 나간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런 마음이 컸다. 그 마음을 달랠 길은 오로지 성규에 몰입하는 방법이었다. 조우진이라는 사람이 느꼈을 긴장과 부담보다는, 관객 분들이 보실 성규의 상황이 훨씬 더 부담과 긴장이 넘친다. '이 사람만 할까' 싶었다. 저의 부담만 갖고 연기하기엔 성규에게 미안하더라. 그래서 더 감정 이입을 하려고 노력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감정도 복잡해지고 해결책도 안 나온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단순하게 성규에게 맡겨버리자였다"고 말했다. 22년 만에 단독 주연을 맡은 그는 남다른 기분을 느낄 터. 이에 대해 "얼마 전에 팬카페에 썼던 글이 있다. '발신제한' 개봉 레이스를 하게 됐는데, 1999년도에 단돈 50만원 들고 상경했던 저에게 지금부터 벌어진 모든 일은 기적이다. 영화가 시작되는데 딱 떠오르더라. '기적이 일어나고 있구나'라고"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어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어야지. 돈을 많이 버는 스타가 돼야지라는 생각은 없었다. 연기로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성장에 관해 생각할 할 시간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배우 생활을 하며 한번도 뒤돌아본 적이 없더라. '발신제한'을 하며 뒤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데, 앞으로도 그 말을 지키고 싶다"는 뜻 깊은 이야기를 남겼다. 조우진의 열연이 빛나는 것은 그가 자동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94분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때문. "차가 제2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우진은 "긴장감과 타격감 등 영화적 요소가 있기에 차가 또 다른 주인공이다. 차와 한 몸이 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폐쇄공포증을 느껴본 적 없었는데, 창문 하나 열려 있지 않은 공간에서 촬영할 때 불안감이 엄습해오더라. 잠시 내렸다가 탔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또한, 이에 대해 김창주 감독은 "94분 동안 자동차라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끌고 간다. 가장 고심했던 것은, 밀폐된 공간 안에서 주인공이 절대 일어날 수 없다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압박감이다. 그런데 차는 돌진하고 돌파한다. 엄청난 부담과 밀도 안에서 돌파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걸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조우진은 극한 상황에 몰린 인물을 연기하며 고혈압이 생기기까지 했다고.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상상력에 의해 연기해야 하니 기댈 것은 집중력밖에 없더라. 폭탄이 밑에 깔려있다는 상상을 빼곡하게 채운 상태에서 연기했다. 긴장감을 스스로 품고 있어야 어느 각도에서 잡아도 그 표정이 보여질 거 같아 노력했다"면서 "끝나고 병원을 가봤더니 혈압이 굉장히 올라가 있더라. 그때부터 혈압약을 복용한다"며 웃었다. "제 목표는 주연 배우가 아니다. '발신제한'이 나왔다고 주연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배우이고 싶다"는 조우진. 좋은 배우가 되려는 조우진의 22년만의 단독 주연작 '발신제한'은 오는 6월 23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1.06.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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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발신제한', 러닝타임 94분의 카체이싱 스릴

영화 '발신제한(김창주 감독)'이 러닝타임을 확정하고 약 94분간 빠른 호흡으로 펼쳐질 짜릿한 도심추격스릴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영화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 94분의 러닝타임 및 15세 이상 관람가를 확정했다. '발신제한'은 폭탄이 설치된 차 안에서 탈출하려는 긴장감이 두드러지는 영화인만큼 실시간으로 조여오는 스릴과 빠른 호흡이 중요했고, 사건의 스피드와 긴박감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촬영기법과 속도감을 극대화할 편집이 필요했다. 이에 김창주 감독은 드론과 러시안 암 등의 장비를 총동원해 노면부터 느껴지는 카체이싱의 속도감을 담아내고, '더 테러 라이브'와 '끝까지 간다'에서 돋보인 자신만의 편집 노하우를 살려 '발신제한'의 스릴과 빠른 스피드를 완성시켰다. '발신제한'은 6월 23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6.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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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박찬열 헌정 '더 박스'

누구 한명이라도 만족하면 됐다. 한국의 '비긴어게인' '원스'를 표방했지만 그 무엇도 아닌 그냥 '더 박스'다. 영화 '더 박스'는 엑소(EXO) 찬열로 인지도 높은 박찬열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주목도를 높인다. 본업인 음악에 도전적 의미가 강한 연기를 곁들여 이거저거모든걸 다 보여주려 노력했다. 첫 술에 배부르랴. 최선을 다한 기미는 보이지만 아주 흡족하지는 못하다. 음악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어색함이 감돈다. 이번 영화에서 박찬열은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지만 무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박스를 써야만 노래할 수 있는 지훈으로 분해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또한 박찬열은 실제 오랜시간 쌓은 음악적 역량을 바탕으로 노래와 기타 연주까지 뽐냈다. 지훈과 박찬열을 동시에 이끄는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를 연기한 조달환의 역량도 어설픈 작품에 맞춰 역부족으로 비춰진다. 민수는 전에는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능력으로 최고의 정점을 찍었지만 지금은 무일푼인 신세로 지훈을 만나 또 한 번 성공을 꿈꾸는 인물이다. 지훈과 민수가 100가지 중 99가지가 안 맞는 상극 케미에서 단 한가지 '음악'으로 통하는 호흡을 전달한다면, 관객과는 어떠 한 가지가 통할 수 있을지 실관객 평점에 관심이 쏠린다. 팬들에게 남기는 입대 전 선물로는 나쁘지 않다. 출연: 박찬열·조달환 감독: 양정웅 장르: 드라마 줄거리: 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지망생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의 버스킹 로드 무비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4분 한줄평: 음악보다 기억남는 맛집 코스 별점: ●○○○○ 신의 한 수: 음악 영화라는 명확한 장르를 결정짓기 위해 음악에 꽤 많은 공을 들였다. 빌리 아이리시 'bad guy', 머라이어 캐리 'Without you', 콜드 플레이 'A sky full of stars', 퍼렐 윌리엄스 'happy', 루이 암스트롱 'What a wonderful world' 등 유명 팝송을 한 영화에서 모두 들을 수 있다. '더 박스'의 분위기에 맞춰 편곡했고, 연주했고, 불렀다. 전국 팔도 버스킹이라는 설정으로 각 지역의 명소를 배경삼아 울려 퍼지는 명곡들은 보는 맛과 듣는 맛을 함께 높인다. 깜짝 소개되는 맛집과 메뉴, 먹방도 지루해질때마다 흥미로운 정보와 즐길거리를 추가한다. 스크린 첫 데뷔임에도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준비된 현장. 박찬열에겐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기회의 복이 됐다. 신의 악 수: 어디서 본 것, 들은 것, 괜찮아 보이는 것은 다 끌어 모았는데 엮어놓고 보니 이런 불협화음이 없다. 스토리는 반전없이 뻔하고 여러 번 이어지는 에피소드도 이야기에 의한 이야기일 뿐 개연성을 잃은 채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주구장창 흘러나오는 팝송이 지겨워질 때쯤 분위기를 환기 시키는 트로트 한 소절이 그나마 신날 뿐, 노래와 악기, 메시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펼쳐놓은 뮤지컬 형식의 장면들은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들 정도로 촌스럽기 그지없다. 지훈이 성장할 수록 응원의 목소리도 함께 터져나와야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어둠 속에 홀로 앉아 기타치며 노래하는 처음의 지훈이 그리워진다. 박찬열의, 박찬열에 의한, 박찬열을 위한 헌정 영화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는 지훈에게 희로애락을 모조리 담아낸 갖은 설정들을 부여했고, 박찬열의 많은 매력을 보여주려 애썼다.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깊이있게 전해지지 못하는 것도 사실.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 연극 최초로 런던 글로브 극장에 진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맡으며 '미장센 천재'로 불린 양정웅 감독에게도, 배우 찬열로 첫 주연이라는 무게감을 끌어 안은 찬열에게도 첫 스크린의 매운 맛은 꽤 오래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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