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러시아,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장악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다.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파상적인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남부에서는 헤르손을 함락한 러시아군이 아조프해변의 또 다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비롯한 해안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군의 맹폭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에서는 전기, 온수, 난방이 차단되고 식량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인도적 재앙이 예상되지만 전날 양국 회담에서 합의된 인도적 통로 개설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아침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을 담당하며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을 교전 끝에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원전 경비원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고, 원전 단지 바깥 5층짜리 교육 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계속된 러시아군의 공격에 화재 진압이 한때 난항을 겪었으나 결국 진화에는 성공했고, 일단 방사능 수치의 변화도 포착되지 않았다. 미국·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쪽의 체르니히우와 북동쪽의 코노토프·수미 등을 포위했다. 제2의 도시 하리키우(하리코프)와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역시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 미국은 키이우를 향하던 러시아군 주력 부대가 여전히 키이우 북쪽 약 25㎞ 지점에서 남하하지 못하고 64㎞에 달하는 행렬을 이룬 채 멈춰 서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의 교량 파괴, 러시아군의 연료 및 식량 부족과 사기 저하 등의 이유로 키이우 북쪽의 러시아군이 발목을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러시아군의 공습에 키이우 주 마르할리우카 마을의 주거에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체르니히우와 하르키우를 포위하고 있으나 도시 외곽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서 더 진격하지 못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개전 이후 러시아가 미사일 500발 이상을 발사했고, 침공을 위해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한 러시아군의 92%가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도 우크라이나의 전투기와 방공망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05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