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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이석무 파이트클럽] 올림픽 역사나 다름없는 복싱, 왜 퇴출 위기에 몰렸나

고대올림픽부터 열렸던 복싱이 과연 올림픽에서 사라질까. 수천 년을 이어온 복싱의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7일 열린 집행위원회를 통해 전 세계 아마추어 복싱을 관장해 온 국제복싱협회(IBA)에 사실상 퇴출 통보를 내렸다. IOC 집행위원회는 IBA의 승인을 철회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결정은 오는 22일 열리는 임시 IOC 총회에서 내려진다. 집행위원회 결정이 뒤집힐 일은 거의 없다.그동안 IOC는 IBA를 향해 심판 문제, 재정, 지배구조, 윤리 문제 등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했다. 하지만 IBA는 IOC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IOC는 더 이상 IBA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복싱은 오래전부터 올림픽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대회 마다 심판 판정 및 금지약물 등 불미스러운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의 박시헌이 미국의 로이 존스를 이기고 금메달을 딴 것도 판정 논란의 대표적인 사건이었다.복싱 이미지에 치명타를 날린 대회는 2016년 리우 올림픽이었다. 대회 기간 내내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IOC는 변호사 리처드 맥라렌이 이끈 독립조사기구를 통해 리우 올림픽 복싱 판정 조사하도록 의뢰했다. 조사기구는 당시 채점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 대회에서만 11경기나 조직적으로 승부가 조작된 사실을 밝혀냈다.조사기구는 당시 IBA를 이끌었던 대만의 우칭궈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일부 국가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그 보상으로 해당 국가 선수들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도록 지시했다. IOC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IBA에 강력한 개혁을 요구했다. IBA도 IOC가 요구한 개혁 기준을 맞추기 위해 여러 변화를 시도했다. 원래 AIBA였던 연맹 이름을 IBA로 바꾼 것도 이 시기였다. 하지만 IOC와 IBA의 거리는 점점 멀어질 뿐이었다.IBA가 다시 도마위에 오른 사건은 2018년 1월 일어났다. 당시 IBA는 리우 올림픽 판정 논란과 기구 재정난을 초래한 우칭궈 회장을 퇴진시켰다. 대신 최장수 부회장이었던 가푸르 라히모프(우즈베키스탄)를 임시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마약 거래 조직과 연루된 주요 범죄자였다. IBA의 도덕성은 또 한 번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결국 IOC는 2019년 총회에서 IBA의 올림픽 주관 국제연맹(IF) 자격을 정지시켰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복싱은 IBA가 주관하지 않고 대신 자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했다.IOC와 IBA가 완전히 돌아서게 된 것은 2020년 우마르 크렘레프(러시아)가 새 회장에 취임하면서다. 크렘레프 회장은 첫 번째 2년 임기를 마치고 2022년 5월 재선에 성공했다.이 선거도 문제가 많았다. 네덜란드의 보리스 판데르 보르스트가 경쟁 후보로 나섰지만 IBA는 그의 출마 자격을 문제삼아 후보 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판데르 보르스트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다. 하지만 IBA는 선거를 연기하지 않고 그대로 강행했다. 단독후보였던 크렘레프 회장은 투표 절차 없이 박수로 당선됐다.재선에 성공한 크렘레프 회장은 폭주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던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들의 대회 출전과 국기 게양, 국가 연주를 허락했다. IOC를 완전히 무시한 행동이었고, 이는 IBA 퇴출 결정의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IBA가 퇴출됐다고 해서 복싱이 올림픽에서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쿄 올림픽 때처럼 2024년 파리올림픽 복싱도 IOC가 직접 주관해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복싱이 열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IBA는 IOC의 퇴출 결정에 CAS 제소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싱계에선 IBA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단체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IBA의 일방 독주에 반발해 일찌감치 탈퇴한 미국, 영국 등이 가입한 ‘월드복싱(World Boxing.WB)’이라는 단체가 힘을 얻고 있다. IOC도 WB에 대한 지원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아이러니하게도 복싱의 올림픽 퇴출을 가장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이다. 미국과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프로복싱 시장을 가지고 있다. 복싱이 정식종목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올림픽 자체에 크게 타격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전체 복싱 산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프로복싱의 풀뿌리라 할 수 있는 아마추어 복싱이 흔들리면 이는 곧 프로복싱의 몰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프로복싱을 대표하는 챔피언들은 대부분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이다.복싱은 그리스 고대올림픽에서부터 열렸다. 물론 지금과는 형태가 달랐다. 고대올림픽 복싱은 작은 원안에서 두 선수가 맨주먹으로 치고받았다. 근대올림픽에선 1904년 제3회 세인트루이스 하계올림픽부터 복싱이 시작됐다. 대한민국이 태극기를 앞세워 처음 출전했던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한 종목도 복싱이었다. 한때 한국의 메달 효자종목이기도 했다. 세계인들이 여전히 열광하는 복싱이 올림픽 퇴출 위기에 몰렸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23.06.16 09:00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공식 언어가 4개인 스위스, 축구대표팀이 사용하는 언어는?

알프스 산악 지역에 위치해 그림 같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스위스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나라다. 850만 인구에 대한민국의 40%에 해당하는 영토를 가진 스위스는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강하다. 국토의 75%를 산과 호수가 차지한 스위스는 과거에는 용병 산업으로도 유명했던 나라다. 특히 스위스 용병은 한번 계약이 맺어지면 다른 평범한 용병들과는 달리 끝까지 싸웠기 때문에, 유럽에서 명성이 높았다. 지금도 로마 바티칸은 교황을 호위하는 근위대에 스위스인만 뽑고 있다. 현대의 스위스는 제조업 강국이다. 이 나라는 유명 제약회사인 로슈와 노바티스, 식품회사 네슬레, 엔지니어링 회사인 ABB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는 시계 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세계 5대 명품 시계 브랜드가 모두 스위스 기업 소유이고, 이외에도 롤렉스, 오메가, IWC, 태그호이어 등이 스위스 브랜드다. 스위스는 1815년 빈 회의를 통해 중립국으로 인정받았고, 지금까지 영세 중립을 고수하는 지구상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스위스는 무장을 통한 힘으로 중립을 지켰다. 따라서 중립국이지만 이 나라는 한국과 같이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다. 중립을 지키기 위해 스위스는 UN(유엔, 국제연합)에도 2002년에야 가입했고, EU(유럽연합),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는 현재까지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에서 오는 안정성과 유럽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도 톡톡히 본 나라다. WHO(국제보건기구) ILO(국제노동기구), FIFA(국제축구연맹)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등 많은 국제기구 본부가 스위스에 있다. 이외에도 신뢰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금융업이 발달했고,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나라다. 스위스는 스포츠 강국이기도 하다. 스위스는 알파인 스키에서 세계 최고이고, 아이스하키도 강하다. 하계스포츠에는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가 있고, FIFA의 제프 블래터 전 회장과 잔니 인판티노도 현 회장도 스위스인이다. 스위스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이 나라는 무려 4개의 공식 언어(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공식 명칭은 헬베티아 연방(Confoederatio Helvetica)이다. 공식 언어가 4개나 되기 때문에,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라틴어를 택한 것이다. 스위스를 줄여서 CH로 쓰기도 하는데 이도 헬베티아 연방의 이니셜이다. 스위스 인구의 63%는 독일어를 쓴다. 스위스에서 사용하는 독일어를 스위스 저먼(Swiss German)이라고 부른다. 스위스 저먼은 표준 독일어와 차이가 꽤 커서 의사소통이 서로 힘들다고 한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민은 23%이고, 표준 프랑스어보다 속도가 좀 느리다는 것 말고는 차이가 없다. 이탈리아어를 쓰는 국민은 8%이고 표준 이탈리아어와 거의 같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로망슈어를 쓰는 국민은 0.5%에 불과하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든다. 월드컵이나 유로 같은 국제 경기에 나가는 스위스 축구대표팀은 어떤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까?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스위스 대표로 활약한 라몬 베가는 언어 문제로 인해 선수들 간에 간극이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식사할 때도 같은 언어를 쓰는 이들끼리 테이블을 따로 잡았다고 한다. 잉글랜드의 로이 호지슨은 비교적 약체인 팀을 중위권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특별한 소질을 가진 감독이었다. 호지슨은 10여년 동안 스웨덴 클럽에서 성공적으로 감독을 역임하며 스웨덴어를 익혔다. 그는 또한 스위스 클럽을 거쳐 스위스 대표팀 감독이 되면서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습득했다고 한다. 호지슨의 지휘 아래 스위스는 2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오랜 암흑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호지슨도 언어 문제는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는 스위스 대표팀 전체한테 얘기할 때는 프랑스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호지슨은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를 쓰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다시 얘기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스위스 저먼을 쓰는 인구가 많은 만큼 스위스 대표팀 선수들이 쓰는 언어는 독일어일 때가 많다. 또한 많은 스위스인이 보통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가끔 통역이 필요할 때도 있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 못 해 영어로 대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월드컵, 유로 같은 국제 대회에서 스위스 대표팀은 국가를 어느 언어로 부를까? 선수들은 국가 연주 때 입을 다물거나 립싱크 혹은 나지막이 부른다.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가 스위스는 국가도 4개 언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언어를 쓰는 선수들이 국가를 크게 따라 부르면 어떻게 되겠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간다. 스위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G조에 속해 있다. 만약 한국이 조1위로 예선을 통과하면 16강에서 스위스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아쉽게도 한국 축구는 스위스와 악연이 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논란을 빛은 판정 끝에 스위스에 0-2로 졌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2-1로 이기며 복수에 성공했지만, 당시 스위스 선수가 SNS에 한국인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려 한바탕 난리가 난 적도 있다. 아울러 국내 축구 팬들은 스위스 대표팀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스위스인이 계속 FIFA 수장을 맡고 있어 조 추첨이나 심판 판정에서 이들이 이득을 보고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월드컵 축구를 통해 국가 간에 악연이 생기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목격했다. 한국과 스위스가 2022년에 다시 만난다면 깨끗한 경기로 예전의 악연을 끊었으면 좋겠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0.19 07:00
연예

'호적메이트' 변요한, 복싱장서 김정은 만나 하드캐리 "찐팬"

배우 변요한이 신스틸러급 하드캐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일 방송된 MBC 예능 '호적메이트'에서는 김정은 김정민 자매, 박민하네 4남매, 조준호 조준현 쌍둥이 형제의 각양각색 호적메이트 라이프가 설 연휴 안방극장에 빵 터지는 웃음과 폭풍 공감을 선사했다. 이날 김정은 김정민 남매는 한 복싱장으로 향했다. 평소 남다른 운동 신경의 소유자인 김정은은 일주일에 5일씩 복싱장을 찾을 정도로 복싱 마니아라고. 그에 반해 동생 김정민은 이날 운동 신경 제로의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은 복싱 맞대결에 앞서 이글 아이를 발산하며 예사롭지 않은 승부욕을 드러냈다. 특히, 김정민은 복싱 코치의 배에 언니 김정은의 사진을 붙이자마자 솜방망이 펀치에서 솟구치는 야수의 본능을 드러내 김정은을 당황하게 했다. 이에 김정민은 “동기 부여가 됐다. 스트레스 해소가 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폭소를 자아냈다. 가열찬 훈련 끝에 드디어 김정은과 김정민은 링 위에 올라가 자매의 대결을 펼쳤다. 김정은의 스피드와, 김정민의 막판 강펀치가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안긴 가운데, 결과는 언니 김정은의 승리였다. 그런 가운데 이날 복싱장에는 배우 변요한이 깜짝 등장, 신스틸러급 존재감을 발휘했다. 변요한은 자신의 호적메이트인 연년생 여동생에 대해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번 크게 싸우고 서로 무시하며 지냈다"며 "지금은 여동생이 내 최고의 팬이자 안티팬이다. 서로 모르는 게 없는 사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변요한은 김정은을 향해 "'파리의 연인' 때부터 찐팬이었다"고 밝혀 김정은을 폭풍 미소짓게 했다. 뿐만 아니라 변요한은 복싱 마니아다운 숨겨둔 야수미를 발산, 현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아역배우 출신이자 사격 선수로도 활동 중인 박민하는 이날 '호적메이트' 방송 최초로 4남매 다둥이를 공개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6살 박민하와 21살 첫째 언니 박민진, 20살 둘째 언니 박민형, 그리고 6살 막내 남동생 박민유가 총출동한 것. 무엇보다 막내 박민유의 깜찍함이 랜선 삼촌과 이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형아가 되고 싶은 박민유는 '아가'라는 소리에 눈물을 흘리며 젖병에 든 우유를 마시는 역대급 귀여움으로 안방을 사르르 녹였다. 박민하와 MC 이경규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됐다. 박민하는 과거 이경규와 함께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을 회상하며 “당시 스피드 퀴즈가 인기가 많았는데, 내가 두 번 하고 난 뒤 큰 언니로 바뀐 적이 있었다. 그때 이경규 아저씨가 민하가 잘하는데 왜 바꿨냐고 해서 다시 나로 바뀌었다. 이후 인기를 얻게 되며 아역배우를 하게 됐다. 이경규 아저씨가 내 은인”라고 밝혀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유도 쌍둥이 형제 조준호 조준현은 댄서 쌍둥이 '권트윈스' 권영득-권영돈 형제를 만났다. 특히 권트윈스는 조준호 조준현 형제와 180도 다른 쌍둥이 라이프 스타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계절 별로 한 명씩 옷을 사서 공유하는 조준호 조준현과 달리, 권트윈스는 서로의 옷을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상대적 약자가 집안 살림을 한다”라는 조준호-조준현 형제와 달리 권트윈스는 집안일도 나눠서, 생활비도 1원 단위까지 절반으로 나눠 쓴다고 전했다. 또한, 조준호 조준현 형제는 댄서 권트윈스 앞에서 무아지경 댄스 본능을 발산해 현장을 초토화했다. 조준호의 버디 댄스와 조준현의 불사조 댄스의 종잡을 수 없는 매력에 MC 딘딘은 “진짜 처음 보는 캐릭터야”라며 박장대소했다. 뒤이어 조준호 조준현 형제는 권트윈스에게 깜짝 유도 특강을 선사한 뒤, 형 팀 조준호 권영득과 동생 팀 조준현 권영돈으로 나뉘어 유도 댄스 만들기에 도전했다. 유도와 춤의 전무후무한 컬래버레이션이 '호적메이트'만의 신박한 재미를 안긴 것. 형 팀은 2012 런던올림픽 판정 번복 항의 안무와 모두 걸기, 업어치기 등 조준호의 유도 인생을 웅장한 안무로 녹여 감탄을 자아냈다. 동생 팀은 아이브의 'ELEVEN(일레븐)' 음악에 맞춰 깜찍한 매력을 발산, 형 팀과 전혀 다른 매력을 안겼다. 한편, '호적메이트'는 8일과 15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으로 인해 2주간 결방된다. 22일 오후 9시 방송되는 6회에서는 부활 김태원과 여동생 김영아의 호적 케미와 박민하네 막내 박민유의 형아 되기 프로젝트, 조준호 조준현 형제의 새해맞이 사주팔자가 공개될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2.02 09:11
스포츠일반

태권도 레전드 이대훈·황경선…'발 펜싱' 비난 격파 나선다

한국 태권도 레전드 이대훈과 황경선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등 '한국 태권도의 전설'들이 더욱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를 위해 힘을 보탠다.이대훈은 2020 도쿄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 태권도의 레전드다. 올림픽에선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했다. 황경선은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회 연속 금메달(여자 67㎏급)을 딴 여자 태권도의 전설이다.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13일 WT 서울 본부에서 경기규칙개선위원회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WT는 이른바 '발 펜싱'이라는 비판이 반복된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좀 더 화려하고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가 될 수 있도록 경기규칙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위원회의 심판·경기·의무위원장으로부터 보고서를 받고 국내외 경기규칙개선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국내 경기규칙개선위원회는 위원장을 맡은 임신자 경희대 교수를 포함해 7명으로 꾸려졌다. 장종오 용인대 교수, 김정규 인천동구청 감독, 이동주 동아대 감독, 최광근 전주대 교수와 위원으로 활동한다. 위원회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위원회는 조만간 임명될 선수·코치 출신 위주의 해외 위원들과 함께 채점 방식 등을 포함한 경기규칙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경기규칙 개선위원들이 제안하는 방안은 10월 새로 구성될 기술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내년 4월 중국 우시에서 개최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부터 단계별로 적용할 계획이다. 또 WT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세계선수권대회는 2009년 덴마크 대회, 올림픽은 2012년 런던 대회부터 도입한 전자호구 시스템도 보완할 예정이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9.14 15:26
연예

'집사부일체' 멤버들과 '어펜져스'의 피 튀기는 진검승부

펜싱 주역들이 사부로 등장한다. 15일 방송되는 SBS '집사부일체'에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어벤져스 국가대표 남자 사브르팀 김정환·구본길·김준호·오상욱이 사부로 출연한다. '펜싱 어벤져스'는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퍼포먼스로 멤버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의 화려한 등장 퍼포먼스와 비주얼에 양세형은 "펜싱 영화 찍는 줄 알았어요"라며 감탄했다. 이날 사부들은 멤버들과 2020 도쿄 올림픽 경기 영상을 함께 보며 금메달을 따낸 단체전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특히 구본길은 경기 중 승리를 위해 무릎까지 꿇었다고 해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과연 어떤 사연이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부와 멤버들은 펜싱 대결에 나섰다. 사부와 멤버들 모두 진지하게 임하는 만큼 공정한 판정을 위해 깜짝 심판을 초빙했다. 그 주인공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최초 펜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원우영 해설위원. 그는 펜싱 계의 전설답게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정히 판정했다. 팀을 이뤄 4대 4 펜싱 대결을 펼쳤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들의 대결은 실제 올림픽 사브르 개인전을 방불케 하며 현장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특히 김정환 선수는 예능인지 실제 경기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모습을 선보여 현장을 감동시켰다. 피 튀기는 접전의 결과는 어땠을지. 방송은 15일 오후 6시 30분. 김진석 기자 kim.jinseok1@jtbc.co.kr 2021.08.14 12:07
스포츠일반

'라스트 댄스' 김연경 "판정 항의요? 일부러 했다···레드 줘 당황"

“잡생각이 들어서 잠을 설쳤어요. 판정 항의요? 일부러 했어요.”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진출을 이뤄낸 김연경(33)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김연경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 터키전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5세트 고비마다 득점을 올리며 28점을 몰아쳤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김연경은 “진짜 그 누가 저희가 4강을 갈 거라고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원팀이 돼 4강에 진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3세트 24-23에서 석연찮은 판정을 두고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연경은 “1세트 때부터 심판 콜이 마음에 안 들었다. 상대가 항의하면 그 뒤에 콜을 불어주더라. 그래서 강하게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김연경.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경기를 앞두고 어젯밤 잠을 설쳤다고 했다. -한국배구 역사에 남은 경기를 치른 소감은.“진짜 그 누가 저희가 4강을 갈 거라고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저희가 원 팀이 돼 4강에 진출했다. 한 명의 배구인으로서 좋은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터키를 상대하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긴 했다.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한 번 해봤던 팀 이기도 하고, 감독님이 전술과 전략을 잘 짚어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같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강 진출 했을때와 비교하면, 언제가 더 짜릿한가.“런던 때는 4강의 의미를 몰랐던 것 같아서, (이번이) 의미가 더 크게 온 것 같다. 도쿄올림픽을 자신 있게 많은 준비를 했고, 많은 선수들이 고생해서 좀 더 값지다.” -목소리가 쉬었는데“관중이 없어서 제 목소리가 많이 들릴 것 같은데. 소리 질러서. 오늘, 내일 잘 관리해서, 4강전에도 소리 질러야 할 것 같다.” -작전 타임 때 선수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줬나."5세트 때 앞선 상황에서 상대가 타임아웃 불렀을 때 '차분하게 하나만 하자'고. 선수들이 다 차분하게 잘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석연찮은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는데.“1세트 때부터 심판 콜이 마음에 안 들었다. 상대가 항의하는 것에 대해 꼭 불어주더라. 양효진의 페인트가 홀딩이라고 항의하면, 그 뒤에 콜을 불어주더라. 항의나 콜을 했을 때 반응하는 심판이라고 생각했다. 강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흐름을 끊는 게 있어서. 생각한 것보다 얘기를 하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했다. 선수들 모아 놓고 욕도 하고 그런 상황이었다(웃음). 레드(카드)까지 몰랐는데, 레드를 주더라. 당황하긴 했지만, 그 다음은 퇴장 당하기 때문에 다들 조심했어야 했다.” -5세트에 강한 비결은.“안 그래도 4세트 끝나고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이 ‘우리가 5세트는 다 이겼다. 무조건 우리가 다 이길거다’고 선수들이 얘기하더라. 믿는구석과 자신감 있었다. 5세트도 고비가 있었다. 지고 있다가 잡았다가,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결국 서로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솔직히 8강 상대로 터키를 원했나.“사실 터키는 아니었다. 다른 팀이었다. (터키가) 쉽지 않아요. 아무튼 이제는 준결승 상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든 브라질이든, 4강전 잘 준비해서 잘 치르겠다.” -메달에 대한 간절함이 있나."어쨌든 4강은 저 말고도 (다른선수도) 경험이 있다. 4강전과 8강전 마찬가지다.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한 점 한 점, 정말 중요한 승부가 될거고. 한 점을 누가 가져갈지 간절함이 들어가야 하고, 선수들과 얘기하겠다." -지면 떨어지는 토너먼트다."어제 잠을 못 잤다. 너무 못자서. (오전 9시 경기라서)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경기를 준비했다. 어젯밤에 10시 반 정도에 취침하려고 누웠는데. 잠을 저 뿐만 아니라 모든선수들이 잠을 잘 못 이뤘다. 9시 경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잠을 설친건가.“잡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그렇게 잘 잤는데 잡생각이 많아져 잠을 설쳤다. 눈감고 뜨니 아침이더라. 한 시간 잔 기분이었다. 잠이 안올 때마다 같은방 쓰는 표승주 선수에게 ‘자냐?’고 물었다. 옆에서 (나때문에) 못 자더라(웃음). 그렇게 준비해서 나왔다.” -한국에서 인터넷 중계에 동시접속이 100만뷰에 달했다고 한다.“진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어쨌든 배구가 중요한 경기를 이겨서 관심 받는다는 건 너무 기쁜 일이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4강, 그 이상 결승. 2경기가 앞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잘 마무리해서 보답 드리고 싶다.” -‘9년 전 런던에서의 김연경’에게 한마디 해준다면.“그냥 준비한 만큼 시합할 때 했으면 좋겠고. 그걸 믿고 있다. 많이한 걸. 저도 알고 있고 그걸 믿고 있고. 다들 준비됐다는걸 믿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최선을 다해서, 한점 한점 후회 없이 하고 싶다.” -동료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오늘 전 선수가 출전했다. 코트에 나섰다. 매경기다 전 선수 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잠깐 들어와서 하는 선수도 언제든 뛸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한다. 결국 원 팀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박은진이 서브를 잘 넣을거라고 알고 있었고, 정지윤이 들어와 공격 성공했다. 다 연습할 때 했던 부분이다. 잘 버텨줬다.” -팀 분위기는 2012년 런던 때가 최고인가, 지금이 최고인가.“제가 지금이 최고라고하면 (런던 때) 언니들한테 혼날 수도 있다. (언니들에게) 죄송하지만, 지금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웃음).” -3개월 넘게 올림픽을 준비했다.“진짜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외부활동을 한 번도 못했다. 직전에 vnl이 있으면서 밖에 나가지 못했고, 호텔 안에서도 버블상태고, 자가격리, 코호트 훈련, 진천선수촌 훈련까지. 하고 싶은 게, 해야 될게 많다. 그래도 ‘이걸 위해서 버텼구나’. 뭐가 중요한지 선수들도 알게 됐을거 같다.” -혹시 눈물을 흘렸나.“전혀 안 울었어요. 너무 기뻐서”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04 13:21
스포츠일반

김연경 라스트 댄스는 계속, 여자배구 터키 꺾고 4강행

‘배구여제’ 김연경(33·상하이)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터키에 3-1(17-25, 25-17, 28-26, 18-25, 15-13)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세계랭킹(한국 13위-터키 4위), 역대 전적(2승7패)에서의 열세를 극복했다. 터키를 잘 아는 김연경이 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2011년부터 터키 리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터키대표팀 12명 중 11명과 같이 뛰었거나 상대 했었다. 33세 김연경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이날 패했다면 올림픽이 끝날 뻔했으나 김연경의 도전은 계속된다. 김연경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올렸다. ‘클러치 박’ 박정아(도로공사)가 고비 때마다 공격을 성공하며 16득점을 올렸다. 양효진(현대건설)은 블로킹 6개 포함 11득점을 기록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을 앞두고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교 폭력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둘 없이도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세트에 9-9로 맞섰지만 연속 4실점했다. 상대 블로킹에 길목을 차단 당하고 다양한 공격에 고전했다. 15-2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며 첫 세트를 내줬다. 레프트 김연경에게 공격이 몰리고, 라이트 공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2세트 한국이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서브 공략으로 터키 수비를 흔들며 6-2로 앞서갔다. 9-6에서 블로킹을 성공한 김연경이 큰 동작으로 동료와 하이 파이브하며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김수지의 서브 에이스와 김연경의 공격이 폭발하며 12-6으로 점수를 더 벌렸다. 여기에 김희진의 블로킹, 염혜선의 서브 에이스, 김연경의 속공까지 더해져 17-7이 됐다. 김연경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 24점을 만들었고, 24-17에서 스파이크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3세트 초반 5-1로 앞서갔다. 양효진과 염혜선(KGC인삼공사)의 찰떡호흡이 빛났다. 8-7로 추격을 허용했다. 13-9로 앞서다가 다시 17-18로 역전을 허용했다. 21-21에서 김연경이 2연속 득점을 올렸고, 23-22에서 정지윤이 연타 공격을 성공했다. 하지만 2차례 연속 석연 찮은 판정 탓에 2실점하며 24-24 듀스가 됐다. 김연경은 판정에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24-25로 뒤진 상황에서 박정아가 다시 듀스를 만들었다. 또 김희진의 단독 블로킹으로 26-25가 됐다. 26-26에서 상대 네터치 범실에 이어 박정아가 터치 아웃으로 끝냈다. 4세트 초반 터키의 공격을 막지못하며 2-8로 끌려갔다. 그러나 김연경을 앞세워 14-16으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공격 범실으로 14-20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소영과 김수지의 공격이 막히며 16-22가 됐고, 결국 5세트로 가게됐다. 5세트에선 김연경이 다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첫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언더핸드 패스를 받아서 두 번째 득점까지 올렸다. 재역전당한 9-10에서도 카라쿠르트의 서브를 받은 뒤 공격까지 연결했다. 이어 박은진의 서브 때 상대 리시브가 길게 넘어온 것을 다이렉트 킬로 마무리했다. 11-10 역전. 박은진(KGC인삼공사)의 서브가 또다시 위력을 발휘한 한국은 단숨에 13-10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14-13에서 김연경이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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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검객' 최인정, 9년 만에 떨친 눈물의 역사

최인정(31·계룡시청)은 펜싱을 "삶"이라고 표현했다. 이유가 있다. "수 싸움에서 이기면 기쁘고, 상대의 수에 당하면 화가 나고, 그러다 지면 슬프고, 그래도 이기면 즐겁다. 나는 펜싱을 하면서 그 안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느낀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펜싱에 운명을 느낀 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펜싱 선수가 됐다. 충남 금산군 금성면 마수리에서 태어나 금산여중에 진학했다. 때마침 학교에 펜싱부가 있었다.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고 세부 종목을 고르려 하니, "우리 학교엔 에페 선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에페 검을 쥐었다. 목적의식이 생긴 건 고교 시절부터다. 금산여고 펜싱부는 선수가 4명밖에 없는 '초미니 팀'이었다. 전국대회에 나가려면 다른 학교와 연합해야 했을 정도다. 그런 금산여고가 2007년 전국 종별 펜싱선수권에서 여자 고등부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다. 개인전 우승자도, 단체전 우승의 일등공신도 모두 2학년 최인정이었다. 미래의 여자 에페 에이스는 그때 태동했다. 국가대표의 꿈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최인정은 열아홉이던 2010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듬해 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여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1년 뒤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에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그 후 9년이 흘렀다. 최인정은 지난 27일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두 번째 은메달을 수확했다. 런던에선 언니들을 따르는 막내였지만, 도쿄에선 세계랭킹 2위에 빛나는 대표팀 에이스로 피스트에 올랐다. 런던의 전우 강영미(36·광주서구청)와 후배 송세라(28·부산시청), 이혜인(26·강원도청)이 그 환희를 함께했다. 그 사이 대한민국은 최인정의 눈물을 여러 번 봤다. 그는 유독 단체전 경기가 끝난 뒤 많이 울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결승에서 중국에 19-43으로 대패한 게 분해서 울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8강에서 에스토니아에 1점 차로 져서 또 울었다. 하필 마지막 주자 최인정이 역전 결승점을 내줘서 더 그랬다. 무거운 짐을 감당해야 했던 막내는 패배가 확정된 후 "내가 다 망쳤다"며 자책하는 눈물을 쏟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끝난 뒤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중국과 연장전에서 다시 최인정이 마지막 실점을 했다. 석연찮은 판정까지 나왔다. 연장전 시작 후 최인정이 먼저 득점을 올렸는데, 심판이 비디오판독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 "상대를 찌르기 전 최인정의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며 득점을 무효로 했다. 경기는 동점 상태로 재개됐다. 심리적으로 동요한 최인정은 결국 중국의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했다. 최인정은 경기 후 "분명히 먼저 찌르고 나서 무릎이 닿았다고 생각했다. 심판이 아니라고 해도 버텼어야 했다"며 펑펑 울었다. 그로부터 3년 뒤, 최인정은 도쿄올림픽 단체전 준결승에서 또 중국을 만났다. 유독 깊은 한을 남긴 상대를 중요한 길목에서 다시 맞닥뜨렸다. 그럼에도 그는 침착하고 의연했다. 6라운드에선 중국 선수의 전선이 허리 부근에 엉킨 걸 발견하자 경기를 중단하고 직접 정리해주는 여유도 보였다. 한국은 경기의 대미를 장식한 최인정의 활약을 앞세워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세 번째 올림픽에서 맞이한 두 번째 결승전. 최인정은 이번에도 한국의 '마무리 검객'으로 나섰다. 그리고 리우올림픽 8강 상대였던 에스토니아에게 금메달 포인트를 내줬다. 그는 경기 후 "큰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를 많이 맡았는데, 계속 은메달만 따서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더는 "금메달을 못 따서 죄송하다"며 울지 않았다. 대신 "영미 언니와 동생들이 너무 잘 뛰어줘서 결승까지 올랐다. 올림픽 메달을 가져갈 수 있게 돼 만족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역사는 반복됐을지 몰라도, 에이스의 어깨는 이전보다 많이 가볍다. 그에게 올림픽은 "내가 펜싱을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증명하고, 느낄 수 있는 무대"일 뿐이다. 동료들과 함께 보여주고, 증명하고, 느꼈으니 더는 울 이유가 없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7.28 09:04
스포츠일반

올림픽 '대기 1번의 기적' 이성호 "김재범 선배 금맥 잇겠다"

"저보다 더 극적인 올림픽 출전이 있을까요. 우여곡절 끝에 나가는 만큼 깜짝 놀랄 만한 성적 내겠습니다." 유도 남자 81㎏급 국가대표 이성호(29·한국마사회)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다. 국제유도연맹(IJF)은 차순위인 이성호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줬다. 생애 첫 올림픽이다. 올림픽 81㎏급 경기는 27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다. 이성호를 21일 서울 방이동 대한유도회에서 만났다. 그는 "올림픽 유도 종목이 시작하는 24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제주도로 휴가 떠날 예정이었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소식에 급하게 제주 항공편을 취소했다.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한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싱글벙글했다. 이성호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보통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한참 늦은 27세(2019년)에 국가대표 1진이 됐다. 이성호와 나이가 같은 국가대표 선수 김원진(60㎏급) 곽동한(90㎏급), 조구함(100㎏급)은 2013년부터 1진으로 활약했다. 4~5년 준비한 선수들에 비하면 랭킹 포인트 쌓을 기회가 적었다.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15개 국제 대회에 출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도쿄행을 놓쳤다. 세계 랭킹 25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는데, 이성호는 26위였다. 그는 크게 낙담했다. 이성호는 "주변에선 올림픽 본선행 티켓 '대기 1번'이라며 위로했지만, '올림픽을 포기할 사람이 있겠냐'는 생각에 희망은 일찌감치 접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린 올림픽 꿈이 사라졌다. 대표팀 동갑내기 중 나만 올림픽에 못 나가니 허망해서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33세가 되는 2024년 올림픽에선 도저히 태극마크를 달 자신이 없더라. 목표가 없어서 올해 말 은퇴하기로 결심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 초 충분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퇴촌해 성남 소속팀 훈련장에 복귀했다. 지친 그에게 이경근 마사회 감독이 가벼운 훈련 권했다. 선수는 유도로 속상한 마음을 털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경근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65㎏급)다. 이성호는 이 감독의 말을 따랐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유지한 덕분에 그는 평소 체중인 88㎏를 유지했다. 평소 국제대회에 나갈 때처럼 이틀에 걸쳐 7㎏ 감량하면 된다. 이성호는 "그동안 지겹게 한 유도가 이상하게 며칠 더 하고 싶었다.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관리한 보람이 있다. 아마도 올림픽행 막차를 탈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호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다른 체급과 달리, 남자 81㎏급은 절대 강자가 없다. 대회마다 우승자가 다르고, 세계 1위도 자주 바뀐다. 이성호에게도 기회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일궜던 정훈 전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은 "이성호는 경기 출전이 적어 랭킹이 낮을 뿐, 세계 상위 랭커와 붙어도 호각세"라고 했다. 남자 81㎏급은 김재범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체급이다. 이성호는 김재범과 같은 '체력 유도'가 주무기다. 치열한 깃 잡기 싸움으로 상대 힘을 뺀 뒤 경기 후반부에 승부를 거는 식의 운영이다. 이성호는 "레전드 (김재범 마사회 코치)에게 금메달로 가는 원포인트 레슨을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7.23 07:56
스포츠일반

세계 1위들이 코로나로 기권…도쿄올림픽은 운칠기삼?

이게 진정한 의미의 올림픽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종목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꿈의 무대'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에선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21일(한국시간) 여자사격 스키트 세계랭킹 1위 앰버 힐(24·영국)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이날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계획이었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이지만 영국 정부 지침에 따라 격리돼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여자사격 스키트는 오는 26일 결선이 열린다. 졸지에 목표를 잃은 힐은 "내 기분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며 "지난 5년간 훈련하고 준비를 마쳤지만 코로나 양성이 나왔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22일엔 러시아 수영 일리야 보로딘(18)의 대회 출전이 막혔다. 7살 때 수영을 시작한 '천재' 보로딘은 지난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개인 혼영에서 우승했다. 도쿄올림픽에선 200m 개인 혼영에도 출전할 예정이어서 메달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일본으로 떠나기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훈련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19일에는 미국 여자 테니스 기대주 코리 고프(17)가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고프는 지난 5월 열린 프랑스오픈에서 8강에 오른 라이징 스타. 만 17세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것은 2006년 프랑스오픈 니콜 바이디소바(체코) 이후 15년 만이었다. 도쿄올림픽 출전에 관심이 쏠렸는데 코로나19 확진으로 꿈을 접었다. 고프는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꿈이다. 출전이 불발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33)는 지난 5월 열린 도쿄올림픽 세계 쿼터대회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66㎏ 금메달,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따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지만 수포가 되었다. 이밖에 칠레 태권도 대표 페르난다 아기레(22), 호주 테니스 알렉스 드미노어(22), 영국 테니스 대니얼 에반스(31) 도코로나19 확진으로 TV로 대회를 봐야 한다. 도쿄올림픽은 현재 올림픽 선수촌에서도 매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23일 개막 하더라도 출전이 좌절되는 선수가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 실력보다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운'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게 올림픽이라니. 도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7.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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