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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K신약 'P-CAB'이 뭐길래 ‘대세 위장약'으로 우뚝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가 제약·바이오업계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 계열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P-CAB 계열의 국내 신약들은 해외 무대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전 세계 5개 중 국산 신약만 3개 7일 업계에 따르면 3세대 위식도 역류 치료제인 P-CAB 제제는 전 세계를 통틀어 5개에 불과하다. 이중 국산 P-CAB 제제만 3개로 이 분야에서 강점을 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P-CAB 계열 신약 3개를 출시했다. 2019년 HK이노엔이 국산신약 30호로 ‘케이캡’을 선보였다. 이어 대웅제약이 2021년 34호 신약 ‘펙수클루’를, 2024년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7호 신약 ‘자큐보’를 출시하면서 P-CAB 계열 신약이 3개로 늘었다.P-CAB 계열은 기존 PPI 제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약효 발현과 식전 복용 등을 개선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P-CAB 제제는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고 약효가 더 빠르고 오래 지속돼 밤에도 위산 분비가 조절되는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업계 1위인 케이캡은 2019년 첫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비급여 제외) 원외처방 실적이 304억원이었지만 출시 2년 만에 처방액 1000억원(1107억원)을 넘겼다. 2024년에는 2000억원에 육박하는 19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4% 성장률을 보였다. 케이캡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의 점유율은 2019년 5.8%에서 2024년 22.3%까지 상승했다. 이 기간 PPI 제제의 점유율은 62.5%에서 52.1%로 축소됐다. 현재 이 시장의 규모는 1조3754억원으로 커진 상황이다. 케이캡이 출시됐던 2019년에는 규모가 8001억원에 불과했다. 케이캡이 다케다제약(일본)의 ‘다케캡’과 가비평제약(중국)의 ‘베이웬’이 주도했던 P-CAB 제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어 멕시코 제약사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몽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등 총 47개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캡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중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48개국에 진출한 상황이고 출시 국가는 15개국이다. 완제품 기준 지난해 수출금액은 81억원 수준이다. 해외 로열티 및 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는 기타 수출 매출로 집계되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후발주자 가세, 글로벌 무대 승부처대웅제약의 P-CAB 제제인 펙수클루는 지난해 원외처방 788억원으로 케이캡에 이어서 2위를 차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일 위염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해 10mg 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7일 국내 P-CAB 신약 최초로 인도 출시를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염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로 500만명에 달하는 위염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과 함께 펙수클루 공동 판매를 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연 매출 15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7일 인도 출시를 공식화한 대웅제약은 세계 4위 항궤양제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S의 2023년 데이터 기준으로 인도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시장으로 규모가 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로 인해 대웅제약은 인도를 펙수클루의 글로벌 핵심 거점국으로 선정하고, 인도 1위 제약사 선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품목허가 신청부터 출시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하며 현지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인도 출시로 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필리핀 등 6개국으로 판매국이 늘어나게 됐다. 이 외에도 19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5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총 3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캡이 세운 2028년 100개국 진출보다 1년 빠른 목표다. 변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펙수클루의 장점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하고, 2030년 1제품-1조원 비전을 달성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자큐보는 국산 3호 P-CAB 제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자큐보는 지난해 원외처방 매출 58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 제형을 개발했다. P-CAB 계열 신약 중에는 케이캡에 이어서 두 번째 구강붕해정 제형이다. 특히 제일약품은 자큐보가 상품 매출 중심에서 신약 확대로 체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원제약과 일동제약도 공동 개발을 통한 국내 네 번째 P-CAB 계열 신약을 겨냥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일동제약의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공동 개발 중인 P-CAB 계열과 관련해 연내 임상 3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계열이 대세가 되고 있는 데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내년에 허가 신청을 한 뒤 2027년 관련 신약의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여전히 PPI 제제의 점유율이 높지만 P-CAB 제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대세 흐름’에 가세하기 위해 많은 제약업체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신약 개발만 성공하면 케이캡과 펙수클루처럼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계열의 신약이 계속 출시되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흐름이 PPI에서 P-CAB으로 이동하는 대세가 더욱 뚜렷해져 동반 성장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와 관련된 질병이 흔하고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P-CAB 계열 신약 실적은 세계 무대가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케이캡은 3조3000억원 규모의 미국 시장에서 임상시험 3상을 완료한 후 품목허가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글로벌 무대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를 목표로 해외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4.08 06:30
프로야구

‘크보빵 열풍’에서 소외된 롯데, 빵이 아니라 파이가 문제다 [김식의 엔드게임]

‘크보빵’ 열풍이 뜨겁다. 지난달 19일 판매 시작 사흘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봉을 넘어섰다. 편의점과 모바일 메신저 선물하기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크보빵 안에는 ‘띠부실(탈부착 스티커)’이 들어가 있다. 야구팬 사이에서는 서로 스티커를 인증하는 게 놀이가 됐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인기 선수의 띠부실은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야구팬이 아니라면 이름도 낯선 크보빵 덕에 제조사 삼립SPC의 주가도 강세다. 지난달 19일 크보빵을 출시한 시점부터 상승하더니 5만2500원이었던 주가가 3일 종가 기준으로 6만6800원를 기록했다. 12거래일간 상승률은 27.24%. 이 기간 미국 관세 우려와 한국 공매도 재개로 인해 시장이 불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립SPC의 상승세가 더 돋보인다. ‘광고판’에서 ‘브랜드’가 된 KBO리그크보는 야구팬이 KBO리그를 친근하게 부르는 은어다. 9개 구단별로 다른 빵을 만든 삼립SPC는 여러 선수의 스티커를 랜덤으로 넣었다. 이 전략이 대박을 터뜨렸다. 크보빵은 2022년 ‘편의점 대란’을 일으켰던 삼립SPC의 히트작 포켓몬빵보다 매출액과 화제성에서 앞서고 있다. 일본에 로열티를 줘야 하는 포켓몬빵과 달리 크보빵은 한국 야구단 로고와 마스코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크보빵의 인기는 곧 한국 기업과 구단, 선수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크보빵 열풍에 속 타는 이들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빵을 먹을 수도, 좋아하는 선수의 스티커를 가질 수도 없다. 롯데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삼립SPC의 협업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구단은 제빵 사업을 하는 계열사(롯데웰푸드)를 고려, 경쟁사의 이윤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이런 이유로 롯데는 KBO의 협업 이벤트에서 자주 빠지고 있다. 지난해 홈런볼(해태제과), 올해 하늘보리(웅진식품)와의 컬래버에도 함께하지 않았다. 이때도 적잖은 소외감을 느꼈을 터인데, 크보빵이 대박을 터뜨리자, 롯데 팬들의 불만도 함께 터졌다.이런 형태의 협업에서 나오는 수익은 계약에 따라 구단·선수에게도 배분된다. 크보빵 열풍에서 소외된 롯데는 이 기회도 놓쳤다. 물론 크보빵에서 나오는 수익은 롯데 야구단 규모(2024년 매출 721억원, 당기순이익 110억원·전자공시시스템 기준)에 비하면 큰 비중은 아니다. 그래도 크보빵 열풍은 롯데뿐 아니라 다른 구단, KBO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안겼다. 크보빵은 KBO리그의 통합 마케팅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모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기능했다. 팀 이름에, 유니폼과 헬멧에, 야구장 펜스에 모기업을 노출하면서 존재 이유를 찾았다. 유니폼에 다른 기업 광고를 아예 받지 않는 팀도 있었다. 야구단은 모그룹의 ‘광고판’이었다.KBO리그는 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이제 응원 팀을 드러내는 건 야구팬의 정체성이 됐다. ‘연예인 덕질’을 흡수한 팬덤은 역동적인 응원 문화를 만들었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을 타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아졌다. 지난해 슈퍼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의 유니폼은 11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몇 년 사이 야구단은 ‘브랜드’로 진화했다. 덕분에 각 구단 매출은 700억~800억원 대로 껑충 뛰었다. 리그 전체 시장 규모는 모그룹의 지원을 더하더라도 연 1조원 이하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한 데다, 구단주가 직접 챙기는 계열사가 된 건 틀림없다. 크보빵도 안 되는데 ‘플랫폼’이 될까이제 프로야구에는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10개의 브랜드가 생겼다. 크보빵의 성공에서 보듯 KBO조차 브랜드화했다. 수십 년 동안 적자를 감수한 여러 기업의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다음 단계의 경영 전략은 뭘까.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길은 10개 구단 통합 마케팅이다. 한 공간에서 경기 입장권을 사고, 유니폼과 굿즈를 구입하고, 관련 뉴스와 영상을 즐기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가 2000년부터 이 역할을 하고 있다.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는 미국에서 30개나 되는 팀이 플랫폼에 모이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뉴욕·LA 등에 연고를 둔 빅마켓 구단들의 양보와 MLB 사무국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통합 마케팅을 실현했다. 30개 구단이 모여 협상력을 높였다. 지난해 MLB는 121억 달러(1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LA 다저스의 구단 가치는 75% 상승한 35억 달러(4조원)로 추산됐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스몰마켓만 보호한 게 아니라 빅마켓도 더 키운 셈이다.10여 년 전부터 KBO도 이 모델에 따라 통합 메케팅을 기획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시장성 높은 연고지를 팀들이 통합 마케팅을 반대해서다. 장기적 성장을 위해 단기적인 혼란과 실적 부진을 감수하려는 구단이 없는 것이다.물론 MLB 모델이 유일한 답은 아닐 것이다. 각 구단의 개성과 영업권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개별 마케팅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전체 파이를 키우지 못한 채 눈앞의 안전마진에 만족한다면 KBO리그의 산업화는 기대할 수 없다.롯데가 크보빵 라인업에서 빠질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10개 구단 제품을 생산했다면 어땠을까. KIA의 굿즈 제작 역량이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렸을까. 김도영의 등장과 크보빵 열풍은 리그 참여자에게 오히려 큰 숙제를 남겼다. 스포츠1팀장 2025.04.04 05:05
산업

유한양행 렉라자 FDA 승인,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을 얻었다. FDA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지난 2월 FDA가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지 약 6개월 만이다.앞으로 렉라자에 대해 약가 산정 등 미국 진출을 위한 세부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외신들은 J&J가 이번 FDA 승인에 따라 해당 병용 요법이 향후 최대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신약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2∼3개월 내 출시됨에 따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치료제는 연내 미국 출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료제가 출시될 경우 유한양행은 J&J로부터 6000만 달러(약 800억원) 규모의 기술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자체 임상을 거쳐, J&J의 자회사인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를 12억55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다시 수출했다.유한양행은 현재까지 계약금 5000만 달러, 개발 단계별 기술료 1억 달러를 받은 바 있다. 남은 11억500만 달러는 다른 국가에서의 신약 허가·상업화 단계에 따라 추가로 수령할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신약 허가 이후에는 국가별로 치료제 약가 산정·급여 적용 등 절차가 남아 있어, J&J 측에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할 전망이다. J&J는 지난해 말 FDA와 함께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해당 치료제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 신청했으며, 올해 초 중국·일본에도 신청한 상태다.유한양행 관계자는 "J&J 측은 유럽도 연내 승인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길어도 1년 안에 허가가 나는데, 이번 FDA 승인이 아무래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해당 분야 표준 치료제로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대항마로 떠오를지가 관심 거리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3세대 대표 치료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유한양행은 이번 FDA 승인에 따른 기술료 수입을 활용해 후속 파이프라인(개발 중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날 "렉라자는 국내외 기업이 협력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사상 첫 1조원대 매출의 블록버스터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축하 논평을 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1 15:51
산업

한국콜마 글로벌 시장 성적표의 열쇠 '케이캡', 2028년 연매출 1조 겨냥

HK이노엔이 한국콜마 글로벌 시장 성적표의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자금을 베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국내 30호 신약인 케이캡을 보유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은 국내 신약 중 최소 기간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출시도 알렸다. 케이캡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에 연이어 출시되면서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싱가포르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 페루, 콜롬비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허가 심사 중에 있어 해외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콜마가 인수 당시 HK이노엔에 투자한 인수금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제약사 최대규모의 인수합병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무기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HK이노엔은 2023년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 중국, 브라질 등에 1조원 이상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2028년까지는 유럽 포함 100개국 수출,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을 만큼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HK이노엔은 2019년 한국에서 케이캡을 출시했고, 지난해 세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 규모인 중국에도 진출했다. 이어 케이캡은 몽골, 필리핀과 함께 중남미 의약품 시장 규모 2위 국가인 멕시코에도 진입했다. 케이캡은 현재 한국 포함 6개 국가에서 처방되고 있다. 기술수출이나 완제품 수출 형태로는 총 해외 35개 국가에 진출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동남아시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연평균 약 6%씩 성장하는 고부가가치의 시장"이라며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케이캡을 출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HK이노엔은 해당 분야 세계 규모 1위인 중국 시장에서 케이캡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보험이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3분기부터 로열티를 수령할 예정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중국의 31개 성에 대한 등록을 모두 완료했고, 종합병원에도 순차적으로 등록 중”이라며 “연내 종합병원 80% 이상 등록이 목표”라고 밝혔다.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연간 1300억원이 넘는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1~5월 국내 누적처방 실적이 607억원이고, 5월에만 130억원을 달성하는 등 계속 성장하고 있다. 신약 중 최단기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블록버스터가 된 이유는 분명하다. 케이캡만의 강점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이 주류였지만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K이노엔 측은 “케이캡은 빠른 약효 발현, 식전·식후 상관없이 투약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기존 PPI계열 제품과 달리 약물 상호작용 우려가 적은 점 등으로 기존 계열의 한계를 극복한 점에서 실제 의료환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국내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허가로 시장을 공략하며 케이캡의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국내 P-CAB계열 제품 중 가장 많은 5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적응증이 보험 급여에 적용되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신약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건 데이터인데, 케이캡은 관련 임상 논문 48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7 06:56
경제

배터리 소송 끝낸 김종현·김준 미래 향한 힘찬 메시지···문재인 대통령도 환영

2년의 배터리 분쟁에 종지부를 찍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향한 힘찬 메시지를 보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12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번 합의는 숱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도전·혁신을 포기하지 않은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은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지난 30여년간 투자로 쌓아온 배터리 지식재산권을 인정받고 법적으로 확실하게 보호받게 된 것도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이번 소송을 계기로 회사는 기술력을 더욱 발전시켜 갈 것이다. 나아가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2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래의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그는 "그동안 소송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과 추측이 난무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가 옳다고 믿는 바를 실현해 나갔다"며 "앞으로도 기술 역량과 지적 재산에 대한 소중함·자부심을 되새겨 더욱 소중하게 보호하고 미래 기술력 확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세계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11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메시지를 보냈다. 김 총괄사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배터리 사업 성장과 미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에 맞춰 추가 투자와 협력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니 우리 기술과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성장을 통해 저력을 보여주자"고 독려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LG와 SK의 극적 합의를 적극 반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성장해 온 LG와 SK가 모든 법적 분쟁을 종식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세계 경제 환경은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공급망 안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내의 산업생태계 구성원들이 경쟁하면서 동시에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하는 것이 국익과 개별 회사의 장기적 이익에 모두 부합한다. 앞으로 양사를 비롯한 우리의 이차전지 업계가 미래의 시장과 기회를 향해 더 발 빠르게 움직여 세계 친환경 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선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전날 미국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로 전격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12 16:52
경제

LG·SK 배터리 전쟁 '종식'…현금 1조·로열티 1조 합의금에 모든 소송 취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713일간의 배터리 분쟁이 마침표를 찍었다.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 총 2조원의 합의금으로, 모든 소송을 끝내기로 했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각각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합의 내용을 승인한 뒤 오후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양 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SK는 LG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는 ITC의 'SK 배터리 10년간 수입금지 명령'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미국 시각 11일 자정)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이룬 합의다. 합의에 따라 영업비밀을 침해한 SK가 LG에 2조원을 주기로 했다. 지급방식이나 시기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던 소송도 접기로 했다. 양 사는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 법원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종현 LG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합의 과정에서 중재한 한국과 미국 정부 측에 고마움을 전하며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합의금 규모에 대해 LG는 3조원 이상을, SK는 1조원 미만을 주장해왔다. 합의를 위한 별다른 진전이 없자, SK는 노선을 바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끌어내기 위한 활동에 집중해왔다. 결국 두 기업은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서로 한발씩 물러나며 합의에 뜻을 모으게 됐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4.11 16:59
경제

[클릭 K바이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생산설비 구축, 5년 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알테오젠은 신약 개발이 주를 이뤘던 국내 바이오산업에 ‘플랫폼 기술 이전’이라는 새 장을 활짝 연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단일 품목으로 최대 규모인 6조3000억원의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K바이오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를 지난 20일 마포구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차별화된 단백질 공학, 예상치 못한 ‘잭팟’ 박사 출신의 학구파 박순재 대표는 팔짱을 낀 근엄한 포즈를 요구하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딱딱하고 기계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그는 친구처럼 친밀한 말투와 행동으로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그래서인지 어렵고 복잡한 ‘플랫폼 기술 방정식’이 귀에 쏙 들어왔다. 박 대표는 알테오젠을 한 마디로 ‘플랫폼 프로바이더’라고 표현했다. 알테오젠은 지속형 바이오의약품 기반기술인 네스피(NexP) 융합 기술, 차세대 항암항체치료제 기반기술인 ADC(NexMab) 기술,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어 주는 하이브로자임(Hybrozyme) 기술 등 3개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로 잭팟을 터트렸다. 원천기술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이용해 확보한 히알루로니다아제인 코드명 ‘ALT-B4’은 정맥 주사로 투여되는 모든 바이오·항체 의약품을 피하조직 내에 대량 투여하는 것이 가능해 환자들이 집에서도 주사할 수 있어 코로나 비대면 시대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ALT-B4는 지난해 12월 1조6000억원의 라이센스 아웃(기술 수출) 계약 후 올해 6월에는 4조7000억원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단일 품목으로 국내 최대 규모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박 대표는 “사실 예상치 못한 품목이 주력이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2008년 설립된 알테오젠은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가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브라질 제약사인 크리스탈리아사와 공동 개발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하지만 2017년 중국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주력 품목을 바꾸게 됐다. 박 대표는 “바이오시밀러는 투자 자금도 많이 들어가고 늦게 시작하면 상당히 힘들다. 최소 그 품목의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출시해야만 승산이 있다”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서 유방암 치료제의 경우 50%가 피하주사 약물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트렌드를 캐치했고, 과감히 바이오시밀러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융합 기술은 알테오젠의 전공 분야다. 주축 멤버들이 단백질 공학에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알테오젠은 하이브로자임 물질을 본격적으로 개발했고, 2년 만에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개발하게 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는 세계 시장에서 갈망하고 주목하는 기술이 됐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알테오젠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고, 5조2500억원 규모로 코스닥 시총 순위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에 이어 3위를 올라있다. ‘초대형 히트’ 히알루로니다아제 5~6건 추가 계약 진행 지금의 알테오젠으로 성장하기까지 박 대표의 후배이자 아내인 정혜신 한남대 교수의 역할이 컸다. 정 교수는 박 대표가 맡기 전까지 알테오젠의 CEO를 맡았다. 당시 박 대표는 한국석유과학 상무를 역임한 뒤 바이오 기업인 바이넥스의 대표로 회사를 이끌었다. 그렇지만 알테오젠의 ‘차별된 기술’에 합류를 결심하게 됐다. 그는 “알테오젠은 다른 단백질 이식 기업과는 달리 단백질을 양쪽 끝에 붙여서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기업의 경우 주로 한쪽 끝에 단백질을 붙이지만, 알테오젠은 양쪽 끝에 단백질을 붙여 새로운 물질을 창조할 수 있는 차별성이 돋보였다”며 인생의 승부수를 띄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신약 개발과는 달리 리스크가 적은 것도 플랫폼 기술 기업의 장점이다. 보통 신약 개발은 1개의 타깃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어진다. LG생명과학 시절 국내 1호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팩티브의 기술 수출을 담당했던 박 대표는 누구보다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박 대표는 “플랫폼의 경우 여러 약물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보다 리스크가 덜하다. 단백질 치료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플랫폼 기술 수출에 전념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히알루로니다아제를 기술 수출하면서 생소한 비독점 기술이전 방식을 택했다. 한 회사가 기술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서 여러 회사와 계약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비독점 기술이전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비독점으로 하면 여러 기업에 수출할 수 있어 범위가 커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계별 마일스톤과 로열티의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지만 히알루로니다아제의 경우 꼭 그런 것 같지 않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알테오젠은 ‘비독점 기술이전’ 방식을 고수할 전망이다. 그는 “계약 관리를 끝까지 관리하고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계약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현재 5, 6건의 기술 수출 계약 건이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그동안 전략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계약 대상자를 밝힐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국내외 6~7개 계약 담당 전문기술 인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10대 글로벌 제약사’라고만 밝혔는데 내년에는 계약하는 제약사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년 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 알테오젠은 직접 생산하고 판매까지 하는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벼르고 있다. 생산 제조 시설 확보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IR을 담당할 주관사가 정해졌다. 대전에 4000평, 오송에 3000평의 공장 부지도 이미 구입해뒀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50리터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기와 정제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연구 및 공정 개발 목적의 소규모 생산 설비다. 개발 제품의 전임상 및 임상 시료는 국내외 위탁전문 생산기관(CMO)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CMO 생산의 경우 스케줄을 맞추는 것부터 어려운 요소가 많다. 자체 공장이 있어야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며 “올해 말 대전 부지에 착공해 2년 내 공장 설비를 갖추겠다”며 말했다. 박 대표의 포부는 명확하다. 그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조속히 전환하는 중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연구와 개발, 생산, 판매 시스템을 갖춘 ‘제2의 셀트리온’처럼 밸류 체인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셀트리온과는 달리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원천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이 자체 생산 설비까지 갖추는 건 어려운 일이다. 연구 개발만 하는 기업이 아닌 생산 시스템까지 갖추는 등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으로 변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생산 품목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피부과나 정형외과 등 각종 수술에 쓰이고 있는 히알루로니다아제 상품이다. 박 대표는 “전 세계 히알루로니다아제 시장 규모는 현재 1조원이다. 대부분 동물유래의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동물의 고환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보니 부작용이 크다”라며 “그래서 유전공학 히알루로니다아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하이브로자임 원천기술을 통해 내년 말쯤 자체 상품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30% 점유율만 차지하더라도 2000억~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히알루로니다아제 피하주사 기술 수출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자체 상품화 계획이다. 알테오젠은 이를 활용해 2021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첫 번째 상품 출시를 겨냥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에 출시한 뒤 2022년 수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바이오 기업으로서 자체 설비에 생산 시스템 역량까지 구축하는 등 알테오젠만의 독특한 길을 계속 걸어나가겠다“고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8 07:00
경제

한미약품, 반환된 바이오 신약 MSD에 다시 1조원 규모 기술수출

반환됐던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이 다시 다국적 제약사인 MSD로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한미약품은 5일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다국적제약사 MSD에 기술수출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후보물질은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Glucagon)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애초 비만 및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자격으로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했다가 되돌아온 약물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얀센에 이 후보물질의 전 세계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기술수출했으나 지난해 7월 반환받았다. 얀센은 이 후보물질을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중단 등 부침을 겪다가 결국 포기했다. 얀센은 임상 2상 시험에서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권리를 반환했다. 한미약품은 얀센과의 계약은 종료됐으나 임상에서 약물의 개발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에 개발 방향을 새롭게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임상 2상을 통해 물질에 대한 안정성도 확보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MSD에 해당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제조, 상용화하기로 합의했다. MSD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해당 후보물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계약금은 1000만 달러, 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한 총계약 규모는 8억6000만 달러(약 1조원)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05 09:38
생활/문화

엔씨소프트 2016년 실적 역대 최대…매출 1조원 눈 앞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엔씨소프트는 2016년 연간 매출이 9836억원, 영업이익이 3288억원, 당기순이익이 271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38%, 당기순이익은 63% 각각 성장했다.엔씨소프트의 이번 실적은 역대 최대 규모이다. 2014년 매출은 8387억원, 영업이익은 2782억원이었으며, 2015년 매출은 8383억원, 영업이익은 2375억원이었다. 아쉽게도 매출 1조원은 넘지 못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은 매출 2846억원, 영업이익 1017억원, 당기순이익 66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 56% 상승했고, 당기순이익은 39% 증가했다.지역별 연간 매출로 한국 6139억원, 북미·유럽 1552억원, 일본 494억원, 대만 429억원이다. 로열티 매출은 1221억원이다.제품별로는 리니지 3755억원, 리니지2 771억원, 아이온 717억원,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1823억원, 길드워2 766억원, 기타 모바일 및 캐주얼게임 등 782억원을 기록했다.회사 측은 주요 IP(지식재산권)의 국내외 매출 다각화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성과가 상승을 이끌었다.북미·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블소는 북미·유럽 서비스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주요 IP 중 가장 높은 성장률 및 출시 후 최대 실적이다. 로열티는 전분기 대비 72% 늘어났다.엔씨소프트는 올해 자체 개발 및 퍼블리싱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특히 모바일 MMORPG로 개발되고 있는 '리니지M'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2~3개월 늦춰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초대박 흥행 영향 때문이다.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M은 당초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작년 말 자체 게임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로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며 "리니지M 타깃을 상향하고 보강하기 위해 2~3개월 늦춰 상반기 중에 론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7.02.07 18:23
게임

제 2의 해리포터 꿈꾸는 ‘문화발전소’ 떴다

“전 세계적으로 300조 원의 대박을 터뜨린 ‘해리포터’(조앤 롤링) 같은 콘텐트를 한국에서 만들어내겠다.” 꿈을 사고 파는 산업인 콘텐트의 컨트롤 타워인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개원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미키마우스 연간 6조원-뿌까 160억원 벌어한국산 뿌까 캐릭터를 들고 나온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뿌까가 연간 160여억 원의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콘텐트 산업은 꿈을 사고 파는 산업이다. 창의력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에서 진흥원이 세계적인 콘텐트를 생산·유통할 수 있도록, 창의성·감성이 핵심이 되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을 견인하겠다”라고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해 한국게임 수출 10억 달러(1조 2000억원) 달성, 6년 된 국산 캐릭터 `뽀로로`의 800여 종·3300억원 규모 성장, 뿌까 170여 개국에 진출 등을 염두에 둔 언급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창의성·감성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경우가 캐릭터다. 지난해 80세가 된 미국의 ‘미키마우스’는 연간 매출이 6조원에 이르고, 올해 35세가 된 일본의 ‘헬로키티’는 1조원에 달한다. ‘콘텐트 1인 창조기업’이라 할 스티븐 스필버그(영화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애니메이션 감독), 조앤 롤링(소설가) 등도 창의성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2012년까지 5개 콘텐트 강국 발돋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기존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한국게임산업진흥원·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등 5개 관련 기관을 통합해서 설립했다. 내부 조직은 경영기획·방송영상·게임산업·전략콘텐츠·문화기술·인력양성의 6개 본부로 구성됐다. 직원은 250여 명으로 올해 예산은 1860억 원(국고보조 1556억 원)이다. 이번 통합으로 절차와 비용에서 중복 투자됐던 수출 지원 기능이 단일화됐고, 콘텐트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원스톱 지원 체제 기반이 구축됐다. 장르융합형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콘텐트의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 장관은 “콘텐트 산업은 자원고갈과 환경파괴를 일으키지 않는 저탄소 녹색 성장의 대표 산업”이라며 “2012년까지 세계 5대 콘텐트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원소스멀티유즈 킬러콘텐트 제작과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를 설립해 게임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임명된 이재웅 원장은 17대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방송통신TF팀장을 역임했다. 박명기 기자 2009.05.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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