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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위기' 카카오, 독점 규제·이용자 이탈 후폭풍도 역대급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플랫폼의 기본 중 기본인 시스템 관리의 허점을 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수직으로 추락했다. 이용자들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체재를 찾고 나섰다. 단순 서비스 장애를 넘어 대통령까지 나서 시장 독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하필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사고가 터져 김범수 창업자가 2년 연속으로 증인대에 서게 됐다. 클라우드 신사업 차질 등 후폭풍도 거세다. 대통령도 '먹통 사태' 가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지난 15일부터 3일째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앱이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고 있어 국가 기반 통신 서비스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한 것으로, 당국의 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의 이탈도 가속하고 있다. 이날 구글 앱마켓에서 네이버의 메신저 앱 '라인'이 인기 앱 1위에 올랐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를 대신하는 SK스퀘어 계열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티맵'과 차량 호출 앱 '우티'가 나란히 2~3위를 기록했다. 4위는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명함 관리 앱 '리멤버'에는 카톡을 대체할 앱을 묻는 설문이 올라왔는데, 하루 만에 2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라인이 5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텔레그램'(26%)과 '왓츠앱'(5%)이 뒤를 이었다. 카톡은 470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확보한 대표 메신저다. 올해 2분기 콘텐츠(게임·음악·스토리·미디어)를 제외한 카카오의 플랫폼 매출은 9307억원으로, 카톡 광고·비즈니스 채널·톡스토어·선물하기 등 톡비즈 비중이 49%에 달한다. 이용자가 대규모로 빠져나가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구조다. 시장 우려가 주가에도 반영되자 카카오는 급히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카카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우선적으로 서비스의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다"고 했다. 카카오는 판교와 안양 등 4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메인 전산 시설을 위탁한 SK 판교캠퍼스에 약 3만2000대의 서버를 뒀는데,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카카오 시스템 전체 전원을 내리면서 서비스 전환 작업에도 시일이 걸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단순 스위치의 개념처럼 전원을 올린다고 해서 시스템이 짧은 시간 안에 복구되는 건 아니다. 전원을 살리는 데만 몇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후 서비스를 일일이 살리는 작업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반적인 장애는 20분 안에 전환 작동 가능한 체계를 갖췄다. 장애 다음 날 새벽 카톡 메시지 수발신을 복구할 수 있었던 것도 다른 지역의 데이터센터로 트래픽을 넘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용자 이탈·집단소송·신사업 제동 과제 산적 이번에 피해를 본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네이버 카페를 열어 소송인단 모집을 알렸다. 카페를 개설한 신재연 변호사는 "화재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러한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의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대 플랫폼 창업자들은 이번 사태로 2년 연속 국감 증인대에 설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을 오는 24일 종합 국감장에 불러 먹통 사태의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출석 통지서가 오지 않아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카카오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클라우드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회사는 40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안산에 하이퍼스케일(서버 10만대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착공 및 2026년 완공할 계획인 서울대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13만2231㎡(약 4만평), 전력량 100MW에 달한다. IT 기업들을 상대로 데이터센터 자원 임대 등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자사 시스템 관리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모습에 선뜻 믿고 맡길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산·서울대 데이터센터를) 당연히 메인 센터로 활용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고객사를 받을 계획이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0.1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