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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일본 아닌 이번엔 한국…MLB는 왜 '해외'로 눈을 돌렸나

메이저리그(MLB)는 왜 '해외'로 눈을 돌렸을까.오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은 MLB가 북미 이외 지역에서 치르는 역대 9번째 '해외 개막전'이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사상 첫 해외 개막전을 연 MLB는 2019년 일본 도쿄 이후 줄곧 자국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올해 MLB는 네 차례 '국외 경기'를 추진한다. 정규시즌 기준 3경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맞붙는 '서울 시리즈'를 비롯해 4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콜로라도 로키스전(멕시코 멕시코시티) 6월 뉴욕 메츠-필라델피아 필리스전(영국 런던)이 차례로 예정돼 있다. 이달 초에는 MLB 시범 경기 보스턴 레드삭스-탬파베이 레이스전이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열렸다. 지난해 7월 '월드 투어' 일정을 일괄 발표한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4개국의 팬들이 MLB 스타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과거 MLB의 국외 경기는 일본에 집중됐다. 서울 시리즈 이전에 열린 8번의 '해외 개막전' 중 5번이 도쿄였다. 스즈키 이치로·마쓰자카 다이스케·마쓰이 히데키 등 MLB에서 뛰는 일본 선수들의 영향력에 의존한 것이다. 최근 추세는 다르다. MLB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아시아와 멕시코, 라틴 아메리카, 유럽 등에서 정규시즌 최대 24경기, 시범 경기 최대 16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특히 2019년과 2023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이자 2년 연속 런던에서 경기한다. 그뿐만 아니라 MLB는 현재 2025년 프랑스 파리 경기도 추진 중이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MLB가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는데 이 기조는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취임한 뒤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MLB 10대 커미셔너로 부임한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다양한 개혁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송 위원은 "재임 기간 (30개에서 32개로) 2개 팀을 더 확장(창단)할 생각을 갖고 있다. 거론되는 지역 중 하나가 (미국 테네시주의 주도) 내슈빌인데 푸에르토리코나 멕시코처럼 미국 이외 지역에서 하는 건 어떠냐는 얘기도 있다. (팀을) 늘리려는 노력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팀과 팬을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월드투어의 의미가 더욱 강조된다. 선수들도 협조적이다. 송재우 위원은 "노사 협정을 맺을 때 파업 얘기가 나오다가 극적으로 합의한 적이 있다. 그때 이걸 양보해 줄 테니까 (월드투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전이 서울 시리로 잡힌 건 '천운'이다. 일정이 확정된 뒤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고우석·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등 한·일 대표 선수들이 두 팀에 새롭게 합류, 월드투어의 볼륨이 더욱 커졌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9 08:02
스포츠일반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를 영어로 만나다

전 세계가 극찬하는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를 다채로운 영문으로 만날 수 있는 책 '오타니 영어'가 출간됐다. '오타니 영어'는 오타니를 향한 전 세계 미디어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오타니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겸업에 성공하며 독보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런 그를 향해 현지 아나운서와 해설자, 담당 기자, 칼럼리스트, 유투버 등을 비롯해 동료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이 다양한 영문 표현을 빌어 연일 찬사를 쏟아낸다. 저자는 이들이 오타니에 전한 영문 100가지를 골라 소개하면서 그 속에 담긴 일상적인 영어 표현, 관용구, 야구에서 쓰이는 슬랭(은어) 등도 알려 준다.이 책은 영어교재라기보다 오타니 쇼헤이라는 한 명의 운동선수를 영어 문구로 표현한 일종의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다. 오타니의 영어 실력은 어떠할지, MLB 적응은 어떻게 했는지, 팀 동료와 어떻게 지내는지, 어떻게 야구 천재가 만들어졌는지, 오타니의 승부욕이나 취미·성향은 어떤지 등 다양한 에피소드와 무겁지 않은 얘깃거리가 가득하다. 100가지 영문과 100장의 생생한 사진을 따라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채로운 영어 표현과 메이저리그 상식에 강해진다.일본 발간과 동시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이 책은 자신의 아이를 오타니처럼 키우고 싶어하는 일본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중·고등학교 권장도서로 선정됐다. 저자는 야구에 관심 없는 독자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읽으며 캐치볼을 하는 것처럼 즐거움을 주고받길 기대하고 있다.저자 다치가와 마사키(太刀川正樹)는 1980년 중반부터 2009년까지 15년 동안 미국 뉴욕을 거점으로 취재 활동을 해온 저명한 기자다. 뉴욕 양키스 마쓰이 히데키와 뉴욕 메츠 신조 쓰요시를 5년간 현장에서 취재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메이저리그 데뷔전도 현장에서 지켜봤다.30년 간 한국프로야구, MLB, 일본프로야구 주요 경기를 카메라 앵글에 담은 이호형 전 일간스포츠 사진부장의 서평도 실렸다. 허진우 전 중앙일보 야구팀장이 번역했다.메이저리그 현장과 뉴스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영어 표현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은 이 책은 전국 주요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도서출판 ㈜커뮤니케이션 열림. 정가 2만2000원.오타니는 오는 20~21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2연전에 출전해 한국팬들을 만날 예정이다.이형석 기자 2024.03.14 11:35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오타니 계약으로 다저스가 얻는 것과 못 얻는 것들

올겨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는 다양한 계약과 이적이 이뤄졌다. 으뜸은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의 10년, 총액 7억 달러(9370억원) 빅딜이다. 그의 계약은 향후 10년간 2000만 달러(268억원)만 받고 잔여 6억8000만 달러(9102억원)를 계약 기간 이후 10년간 분할로 받는 '지급 유예'라는 게 알려져 다시 한번 큰 화제였다. 이런 계약이 가능한 이면에는 연간 5000만 달러(670억원)에 이르는 오타니의 마케팅(광고) 수입이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그렇다면 이번 영입으로 다저스가 얻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건 어떤 게 있을까.우선 올 시즌부터 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많은 일본 기업의 광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소속일 때 홈구장으로 사용한 에인절스타디움을 떠오르면 답은 쉽게 나온다. 당시 에인절스는 5개의 일본 기업과 계약했고 그 중 3개 기업은 가장 비싼 홈플레이트 뒷광고를 점했다. 다저스는 오타니뿐만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영입, 기업 입장에선 에인절스 시절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다저스타디움에 광고하려고 할 거다. 유니폼 광고와 향후 스타디움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구장명에 기업명을 붙이는 권리)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다. 뉴욕 양키스는 유니폼 패치 광고로 연간 2500만 달러(335억원)를 번다고 한다. 이는 '오타니 효과'로 다저스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입이다. 구장명 판매는 실제 다저스가 2017년 계획했었다. 당시 연간 1200만 달러(161억원) 정도를 원했다고 하는데 지금 분위기라면 2000만 달러(268억원)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중 수입 증가도 기대 요소다.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4만7371명이었다. 구단 최고 기록은 2019년 달성한 4만9066명. 다저스타디움의 최대 수용 능력은 5만6000명인데 올해 평균 5만명을 쉽게 넘길 거라는 전망이다.반면 오타니 효과를 얻을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바로 유니폼 판매다. 다저스의 오타니 유니폼 판매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해외 판매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다저스 계약 후 오타니의 공식 유니폼 판매가 8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수익을 다저스 구단이 독식하는 건 아니다. 30개 팀이 모두 똑같이 나눠 가져야 하므로 다저스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 일본에 판매하는 중계권료도 비슷하다. 과거 일본은 노모 히데오,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수많은 자국 슈퍼스타가 MLB에 진출하면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중계권료를 지불해왔다. 오타니의 이적은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담보한다. 하지만 일본에 파는 중계권료가 오른다고 해도 다저스 역시 다른 구단과 똑같은 액수를 MLB 사무국으로부터 받는 게 전부다.오타니의 영입은 단순 돈만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여러 효과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다저스가 현실적으로 챙길 수 있는 금전적 이윤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과연 오타니의 영입이 다저스에 '역대급 영광'을 안겨줄지 20년에 걸친 '저주'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2.06 00:03
일본야구

한국에 강했던 NPB 통산 26승 대만 투수, 심근경색 숨진 채 발견···향년 43세

일본 프로야구(NPB) 통산 26승을 거둔 대만 출신 오른손 투수 장즈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향년 43세. 일본 닛칸스포츠는 2일(한국시간) 대만 TVBS 소식을 빌어 "장즈자가 중국에 머물던 중 숨졌다. 새해 첫날 연락이 닿지 않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가족이 지인에게 안부 확인을 부탁했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장즈자는 2002년 NPB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했다. 당시 부상으로 이탈한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공백을 메워 NPB 첫 시즌 10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9승을 거둬 세이부가 12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공헌했다. 2005년 부상으로 1군 기록이 전혀 없었고, 2006년 종료 후 NPB에서 물러났다. NPB 통산 성적은 63경기에서 26승 19패 평균자책점 3.81이다. 이후 2008년과 2009년 대만 야구 라쿠텐 몽키즈에서 뛰었으나 승부조작에 연류돼 유니폼을 벗었다. 장즈자는 전성기 시절 한국 대표팀에 아픔을 안기기도 했다. 장즈자는 2001년 11월 대만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에서 이병규, 마해영, 정수근, 김주찬 등 프로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9이닝 6피안타 1실점 완투승(5-1)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기록한 탈삼진은 12개. 이 대회 3, 4위전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9이닝 완봉승을 올렸다. 장즈자는 지난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 한국전에서 연장 10회 초 한국의 중심 타선을 막기 위해 등판해 박한이-이승엽-김동주를 맞아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한국은 연장 10회 말 1사 만루서 결승점을 내주며 4-5로 져 올림픽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이형석 기자 2024.01.02 19:26
메이저리그

"조쉬 베켓 떠올라..." 유망주 발굴 대가, 장현석 입단식서 노히트노런 투수 소환

안목이 검증된 베테랑 스카우트가 장현석(18·마산용마고)을 보며 노히트 노런을 해낸 메이저리그(MLB) 대표 투수를 떠올렸다. 고교 야구 넘버원 투수였던 장현석은 미국 무대 도전을 선택, 지난 9일 LA 다저스와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에이전시 리코스포츠는 “장현석이 LA 다저스와 90만 달러(한화 약 11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라고 알렸다. 장현석은 닷새 뒤인 14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다저스 입단식 겸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전부터 나를 지켜보고 큰 관심을 가져줬기 때문에 다저스를 선택했다”라고 했다. KBO리그 대신 미국 무대 직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 최종 목표는 항상 MLB 무대였고, 피칭 디자인 등 조금 더 넓은 환경에서 야구를 배우고 싶었다”라고도 했다. 롤모델로 다저스 ‘리빙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를 꼽은 장현석은 현재 MLB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의 투·타 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다저스는 장현석을 영입하기 위해 유망주를 시카고 컵스에 보냈다.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 풀(각 구단에 할당된 국제 선수 계약 상한액)이 6500달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현석을 영입하기 위해 자금 운용 여력을 갖춘 것. 이에 대해 존 디블 다저스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등 여러 인사 결정권자들이 인정하며 진행할 수 있었다. 그 자금을 장현석을 위해 쓰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고, 보고서가 올라갔다”라고 전했다. 존 디블 디렉터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다저스에서 일하며 유망주 발굴 총책임자를 맡았다. 마이애미 말린스(당시 플로리다 말린스)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존 디블은 장현석에게 등번호 18번을 선사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타자와 준이치 등 일본인 투수들의 보스턴행을 주도했던 그는 그 시대 일본 선수들이 18번을 ‘에이스의 등번호’로 인식하는 경향을 알았고, 장현석에게도 그 의미를 담아 1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했다. 존 디블은 장현석의 투구 모습을 보며 떠올릴 수 있는 메이저리거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말린스 감독 시절 조쉬 베켓이 던지던 커브를 보고 놀랐고, 장현석의 그것에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베켓은 MLB에서 총 335경기에 출전, 138승을 거둔 투수다. 2003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거둔 이력이 있고, 2014년 5월에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장현석의 국내 에이전시 이예량 리코스포츠 대표는 “보너스 풀 규정이 이전과 많이 달라져서, 선수가 일찍 미국 무대 결정을 하지 않으면, 구단의 (선수 영입) 여력이 없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저스가 선수를 영입할 여건이 되는지 의아했는데, 선수가 빨리 (거취를) 결정해 줬고, 구단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계약이 성사된 것 같다”라고 했다. 다저스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장현석은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언젠가 빅리그 선발 투수, 에이스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세웠지만, 그 시점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더 좋은 투수가 되는 게 먼저였다. 모든 유망주가 큰 기대를 받고 미국 무대를 밟는다. 장현석은 아시아 선수 성공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은 다저스에 입단한 덕분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4 17:23
메이저리그

9회 동점 홈런에 10회 끝내기까지···승리 확률 2.6% 극복한 메츠

뉴욕 메츠가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따냈다.메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를 8-7(연장 10회)로 승리했다. 선발 센가 코다이(6이닝 3피안타 12탈삼진 1실점)가 쾌투한 메츠는 7회 말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불펜이 흔들려 9회 초 2-5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9회 초 한때 메츠의 승리 확률이 2.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메츠는 실낱 희망을 살렸다. 2-5로 뒤진 9회 말 2사 1·2루에서 프란시스코 알바레스가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탬파베이 불펜 제이슨 아담의 2구째 스위퍼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알바레스 홈런 직후 메츠의 승리 확률은 49.2%포인트(p) 상승한 53.3%로 측정됐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메츠는 10회 초 실점했다. 1사 3루에서 해럴드 라미레스, 2사 2루에선 조쉬 로우에게 적시타를 허용, 5-7로 뒤졌다. 로우의 안타 직후 메츠의 승리 확률은 19.3%까지 떨어졌다. 메츠는 포기하지 않았다. 10회 말 1사 1·3루에서 피트 알론소가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트려 승리 확률 100%에 도달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비거리 416피트(126.7m)짜리 대형 타구였다. 탬파베이 투수가 정상급 불펜 피트 페어뱅크스라는 점에서 알론소의 홈런이 더욱 의미 있었다.한편 이날 경기에 등판한 메츠 선발 센가는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 일본인 메이저리그(MLB) 한 경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센가가 6이닝 중 5이닝 동안 여러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요시미 마사타·노모 히데오·다카하시 히사노리·마쓰자카 다이스케(이상 10개)에 이어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일본 출신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센가는 6회 랜디 아로자레나를 삼진 처리, 한 경기 11개로 신기록을 세웠고 2사 후 테일러 웰스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기록을 12개로 늘렸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8 19:56
메이저리그

'춤추는 유령 포크' 센가, 한 경기 12K···노모·마쓰자카 넘었다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30·뉴욕 메츠)가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했다.센가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1실점 쾌투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 일본인 메이저리그(MLB) 한 경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센가가 6이닝 중 5이닝 동안 여러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요시미 마사타·노모 히데오·다카하시 히사노리·마쓰자카 다이스케(이상 10개)에 이어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일본 출신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센가는 6회 랜디 아로자레나를 삼진 처리, 한 경기 11개로 신기록을 세웠고 2사 후 테일러 웰스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기록을 12개로 늘렸다. 벅 쇼월터 메츠 감독은 "최고의 커맨드"라며 "그가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 좋은 라인업을 상대로 경기를 지켜보는 게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탬파베이는 이날 경기 전까지 32승 11패를 기록, MLB 유일의 승률 7할 팀이었다. 전매특허 '유령 포크볼'이 이번에도 춤을 췄다. MLB닷컴은 '시즌 초반 메츠가 센가에게 배운 게 있다면 그의 시그니처 유령 포크볼이 기대했던 것만큼 ’무적‘이라는 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센가는 지난달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치른 빅리그 데뷔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일본인 투수가 MLB 데뷔전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낸 건 이시이 가즈히사와 마쓰자카 다이스케(이상 10개) 이라부 히데키(9개)이어 공동 4위. 메츠 구단 역사에선 매트 하비(11개)와 콜린 맥휴(9개)에 이은 공동 3위였다. 메츠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 톰 시버가 1967년 빅리그 데뷔전에서 잡아낸 삼진이 센가와 같은 8개였다. 미국 진출 첫 시즌부터 탈삼진 능력이 두드러진다.2012년 데뷔한 센가는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지난해까지 통산 87승 44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메츠와 5년, 총액 7500만 달러(1001억원)에 계약해 빅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시즌 성적은 4승 2패 평균자책점 3.77. 43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55개를 잡아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8 16:10
메이저리그

159.3㎞/h에 '유령 포크'까지…8K 센가, '전설' 톰 시버 소환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30·뉴욕 메츠)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연착륙했다.센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 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빅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센가는 통역을 통해 "첫 이닝은 확실히 긴장이 많이 됐다. 다리가 유령처럼 느껴졌다(felt like a ghost)"며 "조금 긴장이 풀리고 나니 마음이 가라앉고 진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성공적인 데뷔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MLB 데뷔전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낸 건 이시이 가즈히사와 마쓰자카 다이스케(이상 10개) 이라부 히데키(9개)이어 공동 4위에 해당한다. 메츠 구단 역사에선 매트 하비(11개)와 콜린 맥휴(9개)에 이은 공동 3위. 메츠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 톰 시버가 1967년 빅리그 데뷔전에서 잡아낸 삼진이 센가와 같은 8개였다. 센가의 투구 내용은 안정적이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포심 패스트볼(32)의 최고 구속이 99마일(159.3㎞/h)까지 찍혔다. 평균 구속이 96.8마일(155.8㎞/h)에 이를 정도로 묵직했다. 변화구로는 포크볼(26개)과 슬라이더(18개) 컷 패스트볼(12개)을 다양하게 섞었다. 특히 포크볼은 14번의 스윙 중 9번이 헛스윙일 정도로 마이애미 타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센가는 6회 초 선두타자 재즈 치좀 주니어를 삼진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벅 쇼월터 메츠 감독은 투구 수 88개에서 한 박자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더그아웃으로 향해 걸어가는 센가를 향해 메츠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2012년 데뷔한 센가는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지난해까지 통산 87승 44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메츠와 5년, 총액 7500만 달러(987억원)에 계약해 빅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로 활약했지만 최근 열린 대회에선 빅리그 적응을 위해 불참했다. 낙차 큰 포크볼이 주 무기. NPB에선 센가의 포크볼을 '유령 포크'라고 불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3 18:37
프로야구

구대성이 본 WBC "우리 때 대표팀과 비교하는 건 무리"

한국 야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돌아왔다. 같은 B조에 속한 '라이벌' 일본이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까지 하면서 그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친 구대성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구대성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9이닝 1실점 155구 완투승(3-1 승리)으로 대표팀에 동메달을 안겼다. 2006년 WBC에서는 5경기에 등판해 8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평균자책점 1.13의 호투로 한국의 4강 신화를 견인했다. 구대성은 KBO리그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호주에서 선수로만 25년을 활약했다. 특히 호주 프로야구리그(ABL)가 창설된 2010~11시즌부터 선수와 지도자로 호주 야구를 경험하고 있다. 호주 15세 이하 야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데다, 시드니 블루삭스 투수 코치와 질롱 코리아 감독을 지냈다. 한국의 WBC 조기 탈락은 첫 경기 호주전 패배가 컸다.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여긴 호주에 7-8로 졌다. 구대성은 "멀리서나마 한국 야구를 응원했다. 더 잘해서 상위 라운드에 올라가길 바랐는데 너무 아쉬웠다"라면서 "그래도 우리 때와 대표팀을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했다. 이하는 구대성이 보낸 메시지를 편지 형태로 정리했다. 이곳 호주에서도 한국의 WBC 탈락 관련 기사와 국내 분위기를 접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한 줄 적어본다. 호주 야구 대표팀은 1라운드 B조 경기가 열린 일본에서 대회 개막 보름 전부터 합숙 훈련을 진행했다. 이 기간 훈련만 한 게 아니다. 현지 관광을 하고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또한 청소년 야구 일일 레슨에도 나섰다. 14년째 거주 중인 나에게는 호주 대표팀의 이런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아주 '호주다운' 모습이다. 아마도 우리 대표팀이라면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거다. 대회가 다가오면 이런 시간에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외출도 거의 하지 않는다.내가 호주에 처음 왔을 때 선수들의 모습이 낯설었다. 호주에선 운동할 땐 운동, 공부할 땐 공부에 집중한다. 코치인 내게 'Koo'라고 부르며 장난치다가도 연습 시간에는 집중력을 갖고 훈련에 몰두한다. 설령 실제 경기에서 상대 팀보다 실력이 턱없이 부족해도 '한 번 해보자'라는 파이팅을 외친다. 설렘 속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이 커 보인다. 한국은 '꼭 이겨야' 하는 야구를 한다. 특히 역사적 감정이 깊은 일본을 상대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다. 최근 아들이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외신과 나눈 인터뷰를 보여줬다. 'K팝(K-Pop)의 성공과 한국의 역사'를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 RM은 "젊음에 대한 숭배나 완벽주의, K팝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은 한국의 문화적 특성인가"라는 질문에 "서양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침략당하고 황폐해지고, 둘로 나누어진 나라다.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IMF(국제통화기금)와 UN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겠나. 사람들이 자신을 향상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식민지 고난 속에 정말 악착같이 견디며 살아왔다. 서구 사회의 즐기는 문화, 말은 참 좋지만 우리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호주 야구처럼 여유를 가지기 어렵다. 결과가 중요하다. 야구를 즐기지 못하고 성적에만 급급했다. 이번 WBC 대표팀도 '이겨야 한다'는 부담 속에 몸도 마음도 많이 긴장했을 듯하다. 어쩌다 조금 그릇된 모습(강백호의 세리머니 아웃)이 나와 질타를 받았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선수들의 말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 특정한 누군가에게 모든 문제를 몰아가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KBO리그 개막을 앞둔 지금 선수들을 격려하는 또한 필요해 보인다.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잘한 부분은 칭찬과 격려를 보내자. 우리 선수들만이 아닌, 야구인이 모두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정리=이형석 기자 2023.03.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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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미국 따라가다 태평양에서 길 잃은 한국 야구

지난 10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한일전을 중계한 사사키 가즈히로 일본 TBS 해설위원은 “한국 대표팀이 예전과 달라졌다. 과거 한국 타선은 상당한 압박감을 줬다”고 말했다. 일본야구에서 ‘대마신(大魔神)’으로 불리며 선동열과 구원왕 경쟁을 펼쳤던 그는 2000년 메이저리그(MLB)로 가서 4년간 129세이브를 따낸 전설적인 투수였다.사사키에게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메달), 2009년 WBC(준우승)에 나선 한국 대표팀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이종욱‧이용규‧정근우 등 끈질기고 투혼 넘치는 테이블세터와 이승엽‧이대호‧김태균 등 파워와 테크닉을 겸비한 중심타선이 조화를 이뤘다. 하위타선에는 수비와 주루가 뛰어난 선수들이 배치됐다.사사키가 본 2023년 한국 라인업은 과거와 달랐다. 토니 에드먼, 김하성 등 MLB 선수들이 1, 2번을 맡았다. 박병호‧김현수 등 과거 빅리그에서 뛴 이들이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타선의 무게감은 과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그러나 한국 타선은 중심타자가 9명인 것 같았다. 어려울 때 활로를 뚫고, 까다로운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모두가 어깨에 힘이 들어간 채 크게 스윙했다. 그들의 힘과 기술은 일본 투수들을 당해내지 못했다.마운드에서 느껴진 차이도 비슷했다. 일본전 구원 투수로 나선 곽빈‧정철원‧김원중‧이의리‧정우영 등은 시속 150㎞ 안팎의 빠른 공을 던졌다. 그러나 제구가 엉망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볼을 던지다가, 억지로 밀어 넣은 공은 난타당했다. 한국은 10여 년 전부터 MLB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다. 세이버매트릭스(야구를 통계‧수학적 방법으로 분석)를 야구의 절대 진리로 받아들였다. 빅리그의 파워와 스피드를 동경하면서 근육을 키우기에 열중했다. 라이벌 일본은 힘으로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과거 KBO리그 각 팀에 몇 명씩 있었던 일본인 코치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그렇게 한국 야구는 태평양을 가로질렀다.그 사이 경고음이 여러 번 울렸다. KBO리그의 질적 저하, 특히 기술적 퇴보가 지적됐다. 국제경쟁력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었으나, ‘야구 월드컵’이라는 WBC는 2017년 4회 대회 이후 5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4위)에서 한국 야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다시 만난 ‘사무라이 재팬’은 거인이 되어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1m93㎝)와 다르빗슈 유(196㎝) 등 빅리거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 리그의 젊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최고 시속 164㎞를 던지는 사사키 로키(1m90㎝)와 지난해 56홈런을 폭발한 무라카미 무네타카(1m88㎝) 등을 보면 힘의 격차가 더 크게 느껴졌다. 2009년 WBC에서 일본은 봉중근‧이대호‧김태균의 덩치를 보고 경외감을 느꼈다. 스즈키 이치로,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 주축이었던 일본과 한국은 결이 다른 팀이었다. 당시 일본은 한국과 3승 2패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우승했다.현재 일본 야구도 그때와 달라졌다. 일본 관계자는 “2000년 전후로 일본의 각 팀 에이스는 신기에 가까운 제구를 자랑했다. 시속 145㎞ 안팎의 공으로 보더라인을 농락했다”며 “이후 일본도 MLB 훈련‧육성법을 도입하면서 힘이 붙었다. 공 한두 개(7~15㎝) 정도 존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파워로 타자를 이겨내고 있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파워를 키웠으니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한‧일 야구의 격차는 바로 여기서 더 벌어졌다. 투수의 컨트롤, 타자의 콘택트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 KBO리그 내에서 파워 경쟁만 한 결과다. 류현진이 MLB에서 톱클래스가 된 건 정교한 제구 덕분이었다. 우리는 그걸 간과했다. 힘만 키우려 했다. KBO리그는 MLB와 비슷한 기술과 특성을 가진 ‘하위 버전’이 된 것이다. “한국 야구가 달라졌다”는 사사키의 말은 이런 뜻으로 이해된다.한국 타자들 중 가장 좋은 타구를 날린 이정후도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분한 것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보는 공들을 쳐서 좋았다. 확실히 일본 투수들의 공이 좋았다. 리그에서는 보지 못하던 공”이라고 말했다.한국은 일본전에 투수 10명을 쏟아붓고도 4-13으로 완패했다.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라이벌전의 결과는 외신 기자들에게도 놀라웠던 모양이다. MLB닷컴 기자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이강철 한국 대표팀 감독에게 “젊은 불펜 투수들에게 일본전 이후 전달한 메시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감독은 “이 선수들이 성장해서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야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릴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국 야구는 안일했다. 베이징과 WBC 특수에 취해, 도전하고 연구하는 걸 소홀히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도 MLB를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겨울에는 수십억 원의 대형 계약이 심심치 않게 터졌다. 그러는 동안 하체(기본기)가 부실한데 상체(근육)만 커진, 언밸런스한 야구가 KBO리그에 자리 잡았다.한국 야구의 ‘참사’는 도쿄에서 처음 일어난 게 아니다. 2003 아시아야구선수권,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프로 정예팀은 완패했다. 그때마다 위기를 기회 삼아 다시 일어났다. 한국 야구는 예전처럼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까. 그건 자신할 수 없다. 그때보다 기본기가 더 부실하기 때문이다. 일본과 해볼만 하다며 자만한 채 미국으로 향했던 한국 야구가 갈 길은 어디일까. 리그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태평양에서 길을 잃으면 정박할 곳도 없다.도쿄(일본)=스포츠1팀장 2023.03.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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