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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일반

'현대제철 아성을 무너트렸다' 화천 KSPO, WK리그 창단 14년 만에 우승

이변이 일어났다. 화천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가 2024 디벨론 WK리그에서 창단 14년 만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화천 KSPO는 지난 26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WK리그 2024 최종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최유정(32)과 선제 결승 골을 넣은 문은주(24) 추가 골을 넣은 위재은(28)의 활약을 앞세워 창녕WFC에 4-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16승 8무 4패의 기록과 승점 56점을 기록한 화천KSPO는 2위 수원FC 위민(15승 8무 5패, 승점 53점)을 승점 3점 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011년 구단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인천 현대제철의 11연패를 막아냈다. 신나영(25)과 이수빈(30) 등 주축 선수들이 시즌 중반 해외 리그에 진출하는 어려움을 극복한 결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우승 일등 공신은 베테랑 공격수 최유정이다. 최유정은 9골, 5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외 2011년 입단 이후 줄곧 화천 KSPO를 지키고 있는 맏언니 최수진(37) 주장 민유경(29) 부주장 정지연(28) 용병 아스나(36)와 8골을 기록한 최정민(25)도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강재순 감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첫 우승을 해서 너무나 감격스러우며 영광스러운 순간을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현대제철의 독주를 막아 우리 여자축구가 다변화되어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강 감독은 구단 초대 감독으로 14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WK리그는 한 달간의 휴식기를 거친 후, 11월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정규리그 2위 수원FC위민과 3위 경주한수원이 맞붙는 플레이오프로 재개된다. 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화천 KSPO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1차전은 11월 5일 플레이오프 승자 홈에서, 2차전은 9일 화천생활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7 12:33
연예일반

[RE스타] 이은지, ‘지락실’로 뜨더니 이젠 예능 대세로

코미디언 이은지가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코미디언 출신답게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으로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나영석 PD의 tvN ‘뿅뿅 지구오락실’을 시작으로 현재 리얼리티부터 토크쇼까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이은지는 최근 종영한 ‘뿅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 tvN ‘지락이의 뛰뛰빵빵’에 출연해 맏언니로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으며 웃음을 이끌었다. 아이브 안유진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을 할 때 위로와 응원을 하면서 든든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다른 출연자들의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콩트를 선보이는 등 한시도 쉬지 않고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앞서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에서도 때로는 Y2K 감성의 패러디를, 때로는 나영석 PD도 감탄한 ‘콘텐츠 왕’으로 게임에서 활약하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이은지의 다재다능한 활약은 최근 행보에서 더욱 뚜렷하다. ‘뿅뿅 지구오락실’로 널리 얼굴을 알린 후 현재 방영 중인 ENA ‘구독왕’, JTBC ‘밥이나 한잔해’, SBS PLUS ‘리얼 연애실험실 독사과’(이하 ‘독사과’)를 포함해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토크쇼, 리얼리티, 추리 등 소재와 장르도 다양하다. 특히 시청률 3~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인 ‘밥이나 한잔해’와 나날이 화제성을 높이고 있는 ‘독사과’에서의 활약이 대단하다. ‘밥이나 한잔해’에선 재치있는 입담과 예기치 못한 돌발 행동으로 김희선, 이수근 등 다른 출연자들의 리액션을 이끌어내 웃음을 높이고 ‘독사과’에선 아슬아슬한 수위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이끌고 있다. 추리 예능인 ‘미스터리 수사단’에선 유일한 여성 예능인으로서 재미를 받쳐주는 한편 이용진, 존박, 이혜리, 김도훈, 카리나 등 다른 출연자들 간의 가교 역할을 하며 다양한 케미를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이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내용이라, 출연자들의 케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은지는 출연자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이들 사이에선 ‘엄마’로 통한다는 전언이다. 사실 이은지가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tvN ‘코미디 빅리그’로 데뷔해 다양한 코너에서 무대 경험을 쌓았으나 TV보다는 유튜브에서 활약하며 MZ세대에 먼저 얼굴을 알렸다. 유튜브에서 ‘길은지’라는 부캐로 활동하며, 댄스스포츠 선수 출신 다운 실력으로 이효리, 길건, 렉시 등 전성기 시절을 모사하며 2000년대 감성을 소환해 인기를 쌓아갔다. 이후 2021년 MBC ‘놀면 뭐하니?’와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해 본캐와 부캐를 오가는 활동을 펼치다가,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비로소 날개를 달았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은지는 기본적으로 흥이 많고 몸을 사리지 않는 예능인으로서 웃음이 보장된 데다가 다른 출연자들을 뒷받침해주는 데 뛰어나다. 원톱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의 밑바탕이 되는 패널”이라며 “최근 떠오르는 여성 예능인을 찾기 쉽지 않은데, 이은지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6.27 06:00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 운전부터 촬영까지 직접, 지락이들의 크리에이터 성장기

누구나 첫 경험에는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하기 마련이다. 특히 운전면허증을 따고 첫 운전을 했을 때의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무사히 마쳤을 때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오는 안도감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경험이 아닐까. tvN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바로 이 지점이 주는 감흥을 프로그램으로 가져왔다.출연자들은 이미 ‘뿅뿅 지구오락실’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멤버들. 만나기만 하면 한껏 텐션을 끌어올리는 이영지와 그런 분위기를 너무나 즐기지만 금세 바닥나는 체력을 드러내는 맏언니 이은지, 어딘가 엉뚱하면서도 빈 구석을 한껏 드러내는 것으로 웃음을 주는 미미에 뭐든 똑부러지게 잘 하는 ‘맑은 눈의 광인’ 안유진까지, 이제는 모이기만 해도 척척 합이 맞는 네 사람과 크리에이터가 다 된 나영석 PD에 에그 이즈 커밍의 젊은 피로 꼽히는 김혜슬 PD가 뭉쳤다.흥미로운 건 애초 이 프로그램은 ‘뿅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로 유튜브 버전으로 기획된 거라는 점이다. ‘지락이’ 네 명과 PD, 작가들이 모여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늘 그렇듯 나영석 PD가 운을 띄웠다. 여행을 가는데 네 명이 직접 다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여행 기획부터 촬영까지 모두 다. 그런데 네 사람이 모두 면허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촬영 전까지 면허를 따는 일종의 번외 대결(?)이 펼쳐졌다. 영지와 이은지 그리고 안유진이 대결에 뛰어들었고,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재능(?)도 있어 보이는 안유진이 별 어려움도 없이 면허를 땄고, 어딘가 심드렁해보였던 이은지 역시 면허를 딴 반면, 자신은 1종보통을 따겠다며 한껏 의욕을 보였던 영지는 무려 10수를 했는데도 아직 면허를 못따는 기막힌 리얼 상황들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렇게 딴 운전면허증으로 여행을 갈 가평 숙소까지 사전답사 겸 운전을 하는 의욕을 보인 안유진이 운전대를 잡고 ‘지락이의 뛰뛰빵빵’이 드디어 시작된다. 사실 여행을 소재로 하는 예능에서 운전을 해 목적지까지 가는 게 무슨 이야깃거리가 될까 싶지만, 이들에게는 그것이 첫 번째 하는 도전인지라 의외로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연출된다. 나영석 PD는 여기에 ‘드라이브 스루’로 햄버거집을 들르게 하는 미션이나, 산 중턱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오는 미션 같은 것들을 슬쩍슬쩍 끼워넣으며 이 과정들을 쫄깃하게 만든다. 뭐든 똑 부러지게 하는 안유진이 운전을 할 때 언니들이 긴장 안한 척 하며 칭찬 세례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나, 늘 수다가 끊이지 않던 이은지가 운전대를 잡더니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상황은 그래서 그 리얼한 공감으로 웃음이 된다.게다가 이 과정들을 PD들도 옆에서 찍긴 하지만, 출연자 중 한 명이 촬영감독을 맡아 찍는 과정 역시 평이한 소재를 새롭게 만드는 포인트다. 첫 촬영감독을 맡게 된 이은지가 고기를 굽는 장면에 넋을 놓고 있자 나영석 PD가 그 장면을 인서트로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등의 모습은 마치 이들을 크리에이터로 성장시키기 위한 나영석 사단의 큰 그림처럼 읽힌다. 그렇게 크리에이터처럼 스스로 피사체가 되는 자신을 찍는 훈련(?)들이 이어지는데, 이은지는 의외로 이런 말을 한다. “(영상으로 보니) 웃기고 재밌고 귀엽고… 뭐야 약간 뭉클하다? 이렇게 보면?” 일종의 크리에이터로서 자신들이 어떻게 포착되는가를 심지어 감성적으로 알아가고 있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이밖에도 ‘영지 타임’으로 영지가 제안하는 게임을 직접 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나영석 PD가 주로 맡아서 했던 역할 또한 이들 스스로 하게 하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즉석 댄스배틀을 벌일 정도로 합이 좋은 지락이들은 그래서 이제 운전은 물론이고 촬영, 게임까지 모두 자신들 스스로 해나가는 일종의 크리에이터로서 성장담을 그려간다. 이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판에 들어가는 방식의 프로그램은 더 이상 흥미를 잃게 됐다. 대신 크리에이터들이 하듯이 스스로 판을 만들어 직접 뛰어드는 방식이 더 리얼한 재미를 주는 시대다. 그래서인지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현재의 그림보다 앞으로 그려질 더 큰 그림이 기대되는 예능이다. 모든 걸 스스로 해내는 크리에이터로서 가평이 아니라 유럽 어디를 갔다 놔도 저들끼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그런 그림을 나영석 사단은 그리고 있지 않을까.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6.10 06:06
연예일반

‘15살’ 정서주, 맏언니 제치고 ‘미스트롯3’ 1위…2위 배아현 [종합]

트로트 가수 정서주가 ‘미스트롯3’ 제3대 진을 차지했다.7일 저녁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3’에서는 톱7 대망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이날 정서주는 치열한 접전 끝에 맏언니 배아현을 제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진(眞)과 선(善)의 최종 점수는 불과 22점 차이였다.이날 경연은 톱7인 정슬, 김소연, 오유진, 미스김, 배아현, 나영, 정서주 순으로 무대에 올라 혼신의 힘을 다한 레전드 무대를 펼쳤다. 무대가 끝난 후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이미자가 후배들을 응원하는 특별 무대를 선보였다.대망의 1위 진은 15세 고등학생 정서주에게 돌아갔다. 정서주의 최종 합산 점수는 2823.18점이다.이날 정서주는 이효정의 ‘우리 어머니’를 열창했다. 제목은 ‘우리 어머니’지만 할머니를 생각하며 곡을 선택했다는 정서주는 무대에 오르기 전 “외삼촌이 갑자기 암에 걸리셔서 2년 정도 투병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때부터 할머니께 위로를 드리고 싶어서 트로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1위 발표가 공개된 직후 정서주는 “아직 제가 너무 많이 부족한데 관심과 사랑 감사하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위 선은 배아현으로, 최종 합산 점수는 2801.29점이다. 배아현은 이날 나훈아의 ‘평양 아줌마’를 선곡했다.3위 미(美)는 최종 합산 점수 2710.97점을 획득한 오유진이다. 오유진은 이날 김호중의 ‘할무니’를 선곡했다.이 밖에도 4위 미스김(2451.47점), 5위 나영(2305.35점), 6위 김소연(2143.14점), 7위 정슬(1787.61점)로 집계됐다.‘미스트롯3’ 결승 총점은 3000점으로, 마스터 총점 1500점, 온라인 응원 투표 500점, 음원 점수 300점, 실시간 문자 투표 700점을 합산해 계산한다.최종 우승자인 정서주는 3억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3.08 01:07
연예일반

[RE스타] “오케이 콜~” 이은지, 오래 보고싶은 천상 개그우먼

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 주> “예능 촬영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 ‘오늘 잘했다, 정말 만족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습니다. 맨날 후회하는 밤이 더 많았는데, 이렇게 상 주셔서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습니다.”지난달 28일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여자 예능상을 수상한 개그우먼 이은지가 눈물을 흘리며 전한 수상 소감이다. 후회만 들었던 수많은 밤은 마침내 오늘날의 이은지를 만들어냈다.대중에게는 2021년 큰 인기를 끌었던 부캐릭터 ‘길은지’로 더 유명한 이은지는 사실 댄스스포츠 선수로 활약하다 개그우먼으로 전직한 특별한 케이스다. 2014년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처음 개그를 시작해 올해로 데뷔 10년 차가 됐다.이은지가 ‘코미디 빅리그’에서 처음 맡은 캐릭터는 ‘라틴댄서 루나’다. 댄스스포츠 선수 경력을 내세운 그는 글래머한 몸매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패널들에게 한 방을 먹이는 개그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첫 코너에서부터 신인답지 않은 여유와 연기력으로 선배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끼를 자랑했다. 이후 이은지는 ‘직업의 정석’, ‘원초적 본능’, ‘갑과 을’, ‘국주의 거짓말’ 등 다수 코너에 연이어 모습을 비췄다. 비록 메인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떴다 하면 관객들의 웃음을 배가시키면서 코너의 히든카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작은 역할에도 충실했던 이은지는 2020년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된 인생 캐릭터를 창조하게 된다. 바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05학번이즈백’에 처음 등장한 ‘길은지’다 ‘05학번이즈백’은 마치 2000년대 살고 있는 것처럼 당시 패션과 아이템, 인물들의 성격을 보여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길은지는 최고의 패션모델 쿨제이(김해준)의 여자친구이자 밀리오레 댄스배틀 우승 전적이 있는 춤꾼으로 등장했다.이은지의 표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당시 유행했던 가수 이효리와 렉시의 의상인 본더치 모자, 링 귀걸이, 벨벳 트레이닝복을 늘 착용하고 나왔으며 2000년대 젊은 세대 특유의 허세와 자신감을 온 몸에 휘감았다. 여기에 “오케이 콜~”, “열라 춤빨 짱뇬”, “놀토잖아 놀토”, “오나전 지내 짱”이라는 유행어까지 맛있게 살려내며 ‘05학번이즈백’의 최대 수혜자로 거듭났다.길은지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마이 네임 이즈 길은지’, ‘길은지의 댄스 강좌’ 등의 영상도 100만 회가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기세를 몰아 지상파에 진출한 이은지는 MBC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 스타’ 등을 통해 2021년 대세 개그우먼으로 단숨에 급부상했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간 이은지는 49세 옷가게 사장님 ‘최란’, 신도시 필라테스 강사 등 더욱 많은 부캐로 활약하다 지난해 나영석 PD의 tvN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커리어 하이를 맞았다.‘지구오락실’ 멤버들 중 맏언니 포지션이었던 이은지는 아이브 안유진,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춤 실력으로 ‘랜덤 댄스 메들리’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유쾌한 성격과 동생들을 케어하는 리더십으로 부캐 ‘길은지’를 뛰어넘어 이은지 자체로 큰 사랑을 받게 됐다.이은지가 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특유의 밝음과 성실함이 기반이 된 개그 실력이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은 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은지는 언제나 새로운 개그를 만들어낸다. 그의 개그를 보는 사람들은 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이은지라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 지난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은지는 자신에게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어 고맙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며 “오히려 제가 더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정도로 진정성을 가진 개그우먼 이은지를 오랫동안 보고 싶은 이유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5.06 09:15
연예일반

[신작IS] 이영지→안유진 ‘지구오락실2’ 드디어 온다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이하 ‘지구오락실2’)가 돌아온다. 오는 12일 ‘서진이네’ 후속으로 방송을 시작한다.‘지구오락실2’는 지구로 재 탈출한 토롱이를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뭉친 지구 용사 4인방이 겨울왕국 핀란드와 신들의 섬 발리에서 겪는 예측 불허 대모험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멤버는 래퍼 이영지, 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아이브 안유진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지난 시즌에선 이들 4명의 용사들이 나영석 PD를 당황케 하는 활약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tvN 타깃인 2049 시청률 10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등 각종 화제성 지수를 장악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지구오락실2’ 제작진은 티저 영상을 공개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케미를 예고했다. 핀란드와 발리로 떠난 네 사람은 1분 정도의 영상에서도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풍겼다. ‘괄괄이’ 이영지부터 맏언니 이은지, 미미, 안유진은 각자 가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전망이다.특히 이은지는 훈민정음 게임을 하던 중 영어를 써버린 이영지에게 “카메라 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미미는 한층 더 알 수 없는 발음으로 돌아왔고 안유진은 ‘맑은 눈의 광인’다운 활약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또한 뜨거운 에너지를 가진 네 사람을 식히기 위해 추운 나라 핀란드로 끌고 간 나영석 PD의 작전이 수포로 돌아간 듯해 관심이 모인다. 멤버들이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며 낸 극강의 고음이 순식간에 핀란드를 헤비메탈 강국으로 탈바꿈 시킨 듯 하기 때문이다.이영지, 이은지, 미미, 안유진이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토롱이를 잡을 수 있을까. 나영석 PD가 꾸며놓은 일들이 계획대로 흘러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관심 포인트다. ‘지구오락실2’에서는 어떤 일들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지 기대가 솟구치고 있다.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는 오는 12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06 09:00
연예일반

[줌인] 여자판 ‘신서유기’는 그만, ‘지구오락실’ tvN 간판 예능으로 우뚝 ①

“도박, 뒷광고, 군대, 남자, 마약 안 돼.”래퍼 이영지가 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아이브 안유진과의 첫 미팅에서 다짐하듯 꺼낸 말이다. 나영석, 박현용 PD가 공동 연출을 맡은 tvN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구오락실’)은 지구 용사 4명이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내용의 예능이다. 지난해 6월 처음 공개된 데 이어 오는 5월 시즌2로 돌아온다. ◇ 평범한 예능은 가라, 듣도 보도 못한 ‘지구오락실’지난달 29일 ‘지구오락실’ 캐릭터 토롱이의 SNS에 상암동에서 포착된 4인방의 사진이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 속 이영지는 검은색 옷을 입고 캐리어를 잡고 있다. 그 옆에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미미, 뿌까 머리를 한 안유진, 뽀글 머리에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이은지가 등장, 개성 넘치는 분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댓글로 “벌써 웃기다”, “이건 무슨 콘셉트일까? 궁금하네”, “시즌2 빨리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남기며 기대감을 잔뜩 드러냈다.‘지구오락실’은 조금 독특하다. 일반 예능프로그램과는 달리 유명 MC가 없어도 1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지구 용사 4명이 모이면 카메라는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오디오는 절대 비지 않는다. 단호하게 “땡!”을 외치는 나영석 PD 입에서 “돈 줄 테니까 조용히 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르에 달나라 토끼라는 독특한 세계관까지. 나영석 PD의 예능답게 범상치 않은 콘셉트로 제작된 ‘지구오락실’은 론칭 당시부터 여자판 ‘신서유기’로 불리며 대중의 기대 속에 방영됐다.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지구오락실’은 방영 당시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지구오락실’은 나영석 PD의 KBS2 ‘1박 2일’, ‘신서유기’ 시리즈처럼 여행지로 떠나 미션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태국 방콕으로 떠났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핀란드 헬싱키와 인도네시아 발리 두 곳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 나영석 PD의 신의 한 수, MZ세대 캐스팅멤버는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괄괄이’ 이영지부터 맏언니 이은지, ‘달달 러버’ 미미, 맑은 눈의 광인 안유진까지 이 기막힌 조합을 또 한 번 뭉쳐놨다. 시즌1에서와 같이 시즌2에서도 이들의 케미는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앞서 말했듯 오디오가 단 1초도 비지 않기 때문이다.오다가다 본 사이였던 이들을 뭉쳐놓은 건 나영석 PD였다. 그는 제작발표회 당시 “첫 촬영이 끝나고 몇 년 동안 모아온 운을 이 캐스팅에 다 썼다고 말했다. 재밌는 건 이영지, 이은지, 미미로 된 것 같아서 조용히 즐겁게 할 수 있는 막내로 안유진을 캐스팅했는데 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10년 계약을 해야겠다”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나영석 PD의 말처럼 ‘지구오락실’의 가장 놀라운 발견은 안유진이었다. 아이브의 리더로 무대 위에서 눈을 반짝이며 끼를 뽐내던 그가 예능에서는 맑은 눈으로 광기를 뿜으며 “영석이 형, 왜 그래”를 외쳤기 때문이다. 안유진은 랜덤 플레이 댄스 미션 중에도 카메라를 사수해 엔딩 포즈를 취했고, 멤버들의 만류에도 끝까지 포즈를 유지하는 모습으로 ‘맑은 눈의 광인’, ‘예능계의 샛별’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러한 안유진의 모습에 나영석 PD는 “이런 느낌으로 섭외한 게 아니었단 말이야”라고 외쳤지만, 시청자들은 본 적 없던 ‘예능인 안유진’의 모습에 열광했다. 안유진에게 이런 반전 매력이 있었다니. 나영석 PD의 선구안이 없었다면 아쉬울 뻔했다.나영석 PD의 선구안은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미 그는 ‘신서유기’를 통해 수많은 젊은 예능인을 배출한 바 있다. 첫 시즌에서 강호동, 이수근을 쥐락펴락했던 막내 이승기를 비롯해 ‘신미’(新美) 안재현, ‘송가락’ 송민호, ‘조삐에로’ 규현 등을 발굴했다.한 종편 예능 PD는 “나영석 PD는 예능의 숨은 보석들을 발굴하는 게 특기다. 실제로 ‘지구오락실’을 통해 안유진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지 않았나”라며 “나영석 PD는 스타 PD로 불린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예능에 없어선 안 되는 존재로 꼽힌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지구오락실’ 역시 나영석 PD가 추구하는 예능 스타일이 녹아 있다. 지구 용사와 달 토끼처럼 특이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소재에 이야기를 붙여 개연성을 만들어버린다. 이런 이유로 시청자들도 나영석 PD의 예능에 매력을 느끼고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4.05 06:00
연예

'삼시세끼', 염정아X윤세아X박소담 산촌으로 향했다

세 여자가 산촌으로 향했다. 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에서는 강원도 정선의 한적한 시골로 떠나는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서울에서 먼저 나영석 PD 등 제작진과 만난 세 사람은 그들만의 산촌 생활을 꿈꿨다. 맏언니 염정아는 혼자 잠들지 못한다고 말하며 한 방에서 생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박소담은 "양 옆에서 손 잡아주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염정아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산촌으로 향했다. 잔뜩 긴장한 염정아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앞만 봤다. "눈이 빠질 것 같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향긋한 산촌 향기를 맡으며 도착한 새로운 '삼시세끼' 하우스. 세 사람은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하며 감탄했다. 박정선 기자 2019.08.09 21:32
스포츠일반

[김희선의 컷인] 그들에겐 '꽃길'이었던 수구, 한국 수영에 남긴 교훈

눈시울이 붉었다.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다. 그래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침착한 분위기였다.대회 마지막 경기, 어쩌면 한국 여자 수구 '국가대표'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경기를 마친 여자 수구대표팀은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미소 속에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한국 여자 수구대표팀의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가 열린 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 관중석은 대체로 비어 있었다. 주말이 아닌 평일인 데다 오전 8시에 열리는 경기라 일반 관중들이 찾아오긴 아무래도 힘든 시간이었던 탓이다. 그래도 여자 수구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중들과 광주 시민 서포터즈, 선수들의 가족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쿠바를 상대로 1쿼터 시작 30초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 연달아 실점하며 금세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응원 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최지민(18·대전가오고)과 권나영(17·충남체고)이 던진 슈팅도 줄줄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관중석은 아쉬워하는 탄식으로 가득 찼다. 결과는 0-30 완패. 5전 전패를 당한 한국 여자 수구는 16개 참가팀 중 최하위인 1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누구도 1승을 기대하지 않는 팀, 한 골을 넣으면 다행이었던 한국 여자 수구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였다.경기 이후 선수들은 눈물을 보였다. 펑펑 쏟는 눈물은 아니었다. 입술을 꼭 깨물고 눈시울을 붉힌 채 서로를 다독였다. 선발전부터 대회까지 약 두 달,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급조'된 팀으로 처음 나선 세계선수권대회의 벽은 높았다. 이번 대회 소기의 목표였던 '한 골'을 처음 뽑아낸 에이스 경다슬(18·강원체고)은 "일반인이 축구장에서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와 뛰는 것과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골을 넣고, 하나가 돼 같이 싸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기뻤는지 알려 주는 한마디의 소감이었다.여자 수구는 잘 알려진 대로 이번 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국내 선수가 없는 탓에 북한과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다 무산돼 대회를 한 달 반 앞둔 5월 말에야 부랴부랴 선발전이 열렸다. 대부분이 경영 선수 출신에 중·고등학생이다. 대표팀 최연장자인 오희지(전남수영연맹)의 나이도 겨우 23살에 불과하다. 그래도 이들은 5전 전패라는 성적 앞에서 고개 숙이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경다슬은 "이보다 더 잘하라고 했어도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끼리 뭉쳐야 산다고 각오를 다지고 했다"고 씩 웃었다. 김예진(18·창덕여고)은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오래 훈련해서 꼭 1승을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이들의 기록은 0-64 기록적인 대패, 5전 전패 등 부정적인 숫자로 남았다.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북한 참가에 기대느라 늑장을 피운 탓에 제대로 팀을 꾸리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맏언니의 책임감으로, 마지막 쿠바전에선 부러진 코뼈에 다시 공을 맞아 코피까지 흘리면서 골문을 지킨 오희지의 투혼이나 대회 기간까지 길어야 두 달인 시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의 땀은 이번 대회가 남긴 한국 여자 수구의 유산이다.여자 수구대표팀이 다시 꾸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론 선수들도 '쉽지 않을 것'이란 건 안다. 그래도 두 달 동안 수구에 정이 단단히 든 선수들은 다시 한 번 대표팀이 꾸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예진은 "나는 경영에서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불행했던 인생에 수구가 '꽃길'이 됐다"고 수구와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다슬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절실했다. 이기적인 삶을 단체를 위한 삶으로 바꿔 준 종목"이라며 "팀이 없어지는데 계속하고 싶다. 비인기 종목이고 이벤트성 팀이었던 건 안다. 그래도 한국인이라면 끝까지 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수구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다. 오희지는 "서울, 인천에는 클럽팀이 있더라. 전남에 내려가서 클럽팀을 꾸려 마스터스대회도 나가 보려고 한다. 수구를 키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선수들에게 수구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 '꽃길'이었다.그렇다면 우리에게 이번 대회 여자 수구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수구는 한국 수영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한국 엘리트스포츠는 수많은 스포츠 영웅들을 앞세워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 놀랄 만한 성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의 기본 종목이라 일컫는 육상과 수영에선 여전히 변방이고 불모지다. 전국 1만1636개 초·중·고교 중 수영장이 있는 학교가 불과 85개교에 불과한 현실 속에선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국이란 간판도 무색해진다. 하물며 여자 수구는 대회 유치가 확정된 2013년 7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6년의 시간을 연맹 문제로 허송세월한 끝에 결성된 두 달짜리 대표팀이다. 앞으로 이런 대회가 다시 개최된다면, 적어도 연맹의 무능 속에 참가할 팀을 '급조'하는 해프닝은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광주=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7.23 06:00
스포츠일반

[믹스트존] 코피 투혼 오희지, "클럽팀 꾸려서… 여자 수구 더 키워나가고 싶다"

"여자 수구, 앞으로 더 키워나가고 싶어요."사상 첫 도전에 나선 여자 수구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은 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15·16위 결정전에서 쿠바에 0-30(0-8, 0-9, 0-6, 0-7)으로 패했했다. 한국은 쿠바전 패배로 이번 대회를 5전 전패로 마감하게 됐다.결성된 지 한 달 반, 말 그대로 '급조'한 팀이다보니 1승은커녕 한 골을 넣기도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팽배했다. 첫 경기 헝가리전에서 0-64 대패를 당하며 이런 예측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경다슬(강원체고)이 사상 첫 골을 뽑아냈고 이후 캐나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도 각각 2골과 3골을 득점했다. 마지막 경기서도 골을 노렸지만 경기 종료 직전 최지민(대전가오고)과 권나영(충남체고)의 잇딴 슈팅이 모두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쉽게 무득점으로 마무리했다.경기 후 선수들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져있었다. 홍인기, 진만근 코치가 선수들을 토닥이며 "수고했다"고 다독였다. 맏언니이자 주장인 오희지(전남수영연맹)는 "해체하니까, 이제 떨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에 운 것 같다"고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여자 수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해체한다. 개최국 자격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었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으로, 다시 꾸려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오희지는 "잠깐이었지만 많이 정들었고, 그래서 속상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지만 골을 더 넣어야한다는 생각도 많았다"며 "마지막 경기다보니 조급한 마음이 없잖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쉬움 말고는 없었다"고 마지막 경기를 끝낸 소감을 전했다.코뼈 부상을 안고 있던 오희지는 3쿼터 막판 공에 맞아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공을 가운데서 팍 맞아서 너무 아팠다. 코뼈가 완치가 안된 상황에서 또 맞았더니 말이 안나올 정도로 아프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 동생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질 수 없었던 오희지는 아픔을 참고 다시 경기에 나서 김민주(청원여고)와 함께 끝까지 뛰었다.한 달 반, 길어야 약 두 달. 그 시간 동안 수구는 오희지에게 많은 것을 안겨줬다. 오희지는 "그동안 너무 잘 따라와줘서 애들에게 고맙다. 개인 종목에서 팀을 꾸려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었는데 13명 모두 책임감이 있었다"며 "애들 덕분에 팀워크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동생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수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 오희지는 팀이 해체한 뒤에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오희지는 "서울, 인천은 클럽팀이 있다. 전남에 내려가서 클럽팀을 꾸려서 마스터즈 대회도 참가해보려고 한다"며 "그러다보면 여자 수구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직 선생님들께 말은 안했다"며 웃었다.동생들 역시 수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오희지는 "앞으로도 언니가 꾸려갈 거니까, 우리가 팀워크를 자랑했듯이 모이고 싶을 때 모여서 또 하고 싶으면 우리끼리라도 도전해보자.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애정어린 인사를 전했다.광주=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7.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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