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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역성장 위기' 이통 3사, 탈통신 더 속도 낸다

호실적 행진에도 이동통신 3사의 표정이 어둡다.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환경이 향후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G 효과도 점점 사라지면서 이통 3사는 탈통신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통 3사는 6개 분기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3사 모두 본업인 MNO(이동통신)의 성장 곡선은 완만해지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선전한 것이 눈에 띈다.SK텔레콤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이 40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뛰었다.데이터센터 사업은 신규 센터 가동률이 상승하고 분당 2센터를 오픈한 영향으로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게임과 금융 분야 수주에 힘입어 클라우드 사업 매출도 60% 이상 올랐다.KT도 B2B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기업 인터넷·데이터 사업은 5.2%, 기업 통화 사업은 12.3%의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B2B 플랫폼 사업 수주 규모는 연간 3조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LG유플러스는 MNO·스마트홈(IPTV·인터넷)을 제외한 기업 인프라 부문의 매출이 1.1% 증가한 데 만족해야 했지만, 이 중에서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15.5% 오른 798억원을 기록하며 효자 역할을 했다.이처럼 B2B 사업 존재감이 커지는 데 반해 이통사의 핵심 수익 지표인 MNO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하향세다. SK텔레콤의 ARPU(알뜰폰 제외)는 지난 2분기에 3만원대가 붕괴됐다. 2만992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떨어졌다.LG유플러스는 작년에 이미 3만원대가 깨졌다. 2분기 2만8304원으로 4.5% 감소했다. KT는 아직까지 3만원대로 선방하고 있다.ARPU 개선을 위해서는 돈이 되는 8만원 이상 데이터 무제한 5G 요금제를 공격적으로 팔아야 하지만,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압박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제4 이통사 유치 추진과 알뜰폰 지원 강화 등 경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또 두 차례에 걸쳐 출시한 중간요금제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김진원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9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사업자 도입이나 알뜰폰 시장 등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일정 부분은 회사 매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이통 3사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미국 투자 매체 시킹알파는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지만 주력인 통신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이통 3사는 MNO 의존도 탈피에 온 힘을 쏟을 방침이다.SK텔레콤은 AI 영역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도이치텔레콤, 싱텔 등과 연합체를 구성했다.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는 MAU(월간활성이용자 수)가 400만명을 돌파했으며, 해외 이용자 비중 30%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KT는 이달 말 공식적으로 CEO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무통' 김영섭 후보의 지휘 아래 비용 효율화 작업과 더불어 초거대 AI 상용화에 착수한다.AI를 선봉에 내세운 경쟁사와 달리 LG유플러스는 모빌리티에 집중한다.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3년 내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 3위 안에 진입하고, 내년에는 국내 커넥티드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8.10 07:00
경제

AI 생태계 조성 전면에 나선 구광모·최태원

정보통신기술(ICT)의 핵심 키워드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I 아티스트를 선보이는 등 국내외 기업과 손잡고 거대 AI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텔레콤의 글로벌 AI기업 전환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 먹거리인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그룹의 수장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LG는 지난 22일 구글 등 국내외 13개 기업이 뭉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시켰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구글·우리은행·셔터스톡·엘스비어·EBS·고려대의료원·한양대병원·브이에이코퍼레이션·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이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이종산업 간의 협력을 위해 ICT·금융·교육·의료·제조·통신 분야 국내외 기업이 모여 구성한 첫 민간 연합체다. 분야별 상위 1% 전문가 AI와 인간의 협업으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이들은 LG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바탕으로 각자 필요한 서비스를 협업을 통해 개발할 예정이다. 연합체를 이끌 LG AI연구원은 구광모 회장이 2020년 야심차게 준비해 출범한 LG그룹의 AI 전담조직이다. 구 회장은 디지털 전환 전략 추진의 일환으로 AI연구원 설립했다. 구 회장은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 이 과정에서 AI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LG는 AI연구원을 주도로 내년까지 그룹 내 10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 같은 가이드맵을 바탕으로 구 회장은 AI연구원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연합체의 핵심이다. 엑사원으로 구현한 첫 번째 AI 아티스트 ‘틸다’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14일 뉴욕 패션 위크에서 데뷔한 틸다는 박윤희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의상을 뽐냈다. LG AI연구원은 파트너사들이 쉽고 간편하게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도 SK텔레콤의 회장직에 오르며 그룹의 AI 사업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지난 21일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최 회장은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SK그룹 ICT 계열사의 핵심 AI는 사피온(SAPEON)이 될 전망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은 5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 법인 사피온Inc 설립 소식을 알리는 등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새로운 AI 비서 '아폴로'(가칭), 스마트폰에 캐릭터 아바타를 창조해 AI 비서처럼 사용하는 서비스 '아이버스'(AI+메타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자신이 가진 비전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한 추진력을 활용해 SK텔레콤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25 07:01
생활/문화

메타버스가 뭐길래…이통 3사, 한국판 로블록스 꿈꾼다

미국 16세 미만 아이들 절반 이상이 유튜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임이 있다. 모래 놀이를 하듯 3차원 공간에서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고 친구와 소통하는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가 주인공이다. 명품 브랜드 구찌가 이곳에 아이템 형태의 가방을 약 465만원에 판매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 3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약 42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PC에서는 2MB 남짓한 용량의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이 메타버스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날개를 단 것이다. 이를 주목한 국내 이동통신 3사 역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영역 확장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메타버스 연합체를 구성하고, 관련 시범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온라인 게임과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과 가상의 공간에서 소통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 쇼핑몰, 공원, 경찰서 등 일상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대신할 차세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시점부터 경쟁사보다 일찍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19년 11월에는 가상현실(VR) 앱 '점프VR'에서 '소셜월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소셜월드의 활용 사례를 계속 발굴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이 불가능한 것을 고려해 신입생, 교수가 아바타로 참여하는 순천향대학교 가상 입학식을 열었다. 이어 4월에는 최대 120명까지 동시 입장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점프 버추얼 밋업'으로 취업 준비생들을 모아 자사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증강현실(AR), VR 플랫폼에 3D 영상 제작 기술을 더해 메타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 휴먼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제작해 호응을 얻은 비브스스튜디오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기존 SK텔레콤의 플랫폼에 3D 제작 및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을 적용해 더욱 실감 나는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한다. 아바타가 아닌 실제와 같은 이용자를 가상공간에 생성하는 것이다. KT도 메타버스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달 초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딜루션, 버넥트 등 9개 VR·AR 기업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KT는 5G가 가속한 ICT 융합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와 협업하는 원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처음이 LG전자, 현대중공업, 우리은행 등이 참여하는 '인공지능(AI) 원팀'이었고, 다음이 한글과컴퓨터, 서울대, 웹케시 그룹이 함께 한 '클라우드 원팀'이다. KT는 탈통신과 함께 디지털 전환 플랫폼 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핵심 역량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내세웠다. 3번째 원팀 전략이 빅데이터가 아닌 메타버스라는 것은 그만큼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체 플랫폼이 없는 KT는 일단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경험치를 쌓는다. 이를 위해 최근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열었다. 야구장 관중이 30%로 제한된 상황에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새로운 응원 문화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 가상공간은 평소 출입이 제한된 라커룸, 불펜, 응원단상 3개의 맵으로 구성했다. 유니폼 등 아이템 15종 구매, 비디오 부스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KT는 향후 케이티 위즈 파크에 라이브 응원, 가상공간 커뮤니티 등 기능을 추가해 프로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LG유플러스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 캐나다·일본·중국 이동통신사 등과 창립한 5G 콘텐트 연합체 'XR 얼라이언스'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다. XR 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콘텐트였다. 3D VR 최초로 실제 우주에서 찍은 '우주 유영'의 모습을 담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ISS의 두 번째 에피소드 공개와 함께 AR 기업 트리거의 XR 얼라이언스 합류 소식을 전했다. 트리거는 약 10년간 200여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20만 시간 이상의 확장현실(XR)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토이스토리' '스파이더맨' '스타워즈' 등의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XR 얼라이언스는 총 7개 지역 11개 사업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수준의 5G 콘텐트 연합체로 발돋움했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VR과 AR 콘텐트를 균형 있게 선보이며 XR 산업의 고른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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