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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증선위, '매출 뻥튀기' 카카오모빌리티 중징계

금융당국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6일 정례회의를 열고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 계상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 중징계를 부과한 것이다.증선위는 회사에 과징금 34억6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류긍선 대표이사,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도 과징금 3억4000만원씩을 부과했다.전 CFO에 대해서는 해임(면직) 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회사·대표이사·전 CFO에 대한 검찰 업무정보 송부 등의 제재도 의결됐다.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사업을 하면서 기사(개인택시)나 택시회사(법인 택시)로부터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받는 대신, 택시로부터 운행데이터를 수집하고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는 대가로 운임의 약 17%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업무제휴 계약도 체결했다.회사는 2020~2022년 재무제표에 택시로부터 받은 가맹수수료(약 20%)와 택시에 지급한 업무제휴수수료(약 17%) 전액을 각각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으로 인식하는 방식, 이른바 '총액법'으로 회계처리를 했다.이에 대해 금감원은 가맹수수료에서 업무제휴 수수료를 차감한 금액(약 3%)만을 영업수익으로 인식하는 방식, 이른바 '순액법'을 채택했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증선위는 "외형상 계약구조에 근거해 가맹수수료 전체를 영업수익으로 인식한 것은 중대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업무제휴 계약을 통해 제공받는 운행데이터 등에 대해 신뢰할만한 공정가치를 산출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증선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의'로 이중계약을 설계해 매출을 늘리려 했는지도 중점적으로 심의했다. 하지만 "고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대형회계법인 3곳이 회사 회계처리 방식을 인정한 점, 공모가는 매출액 이외에 영업이익, 순이익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06 14:57
금융·보험·재테크

금융권 횡령 늘어나는데… 80%가 '솜방망이' 처벌

지난 7년간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규모가 1900억원에 달하지만, 80%가 '경징계'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은행·저축은행·보험사·증권사 등에서 발생한 횡령액은 총 1931억8010만원이다.횡령 사고를 낸 행위자는 19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환수 금액은 179억2510만원으로 환수율이 전체 9.3%에 그쳤다.2020년 20억8290만원 수준이었던 횡령액은 2021년 156억9460만원, 2022년 827억5620만원, 작년 644억5410만원대로 불어났다.올해 들어서만도 지난 8월 기준 횡령 규모는 140억6590만원에 달한다.최근 3년간 수백억에 달하는 횡령 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징계 수위는 가벼웠다.횡령과 관련해 지시자·보조자·감독자 등에 위치에 있던 관련자 586명 중 20.7%(121명)만이 면직(6명)·정직(16명)·감봉(99명) 등 중징계를 받았다.대부분은 경징계 조치로 끝났다. 가장 수위가 낮은 조치인 '주의'가 304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이밖에 견책이 159명, 기타가 2명이었다.횡령 사고를 일으킨 행위자 137명에게 내려진 제재는 면직 130명(94.9%), 정직 5명(3.7%), 감봉 1명(0.7%), 기타 1명(0.7%) 등이었다.횡령 사고가 빈번해지고 그 규모도 점점 커져가는 데에 '솜방망이식' 징계가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강민국 의원은 "금감원의 천편일률적인 내부 통제방안으로는 매달 발생하고 있는 횡령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사고자뿐 아니라 관련자에 대한 징계 수위 역시 강화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0.16 09:47
금융·보험·재테크

임종룡·조병규 '책임론' 부상...이복현 "명확히 누군가는 책임져야"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25일 금감원이 배포한 '우리은행 전직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취급 관련 추가 사실에 대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여신감리부서는 작년 9~10월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우리은행 경영진에 보고했다.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께 감사 결과가 반영된 안건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이 이번 사안을 미리 인지했음에도 감독당국 보고나 자체감사 등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명확하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상 권한을 최대한 이용해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며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3년 12월 부실 대출을 승인한 영업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에 되어서야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올해 3월 감사 종료 및 4월 면직 처리 등 자체 징계 후에도 감사 결과를 금감원에 알려오지 않았다.금감원이 지난 5월 제보를 받아 우리은행 측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하고 나서야 감사 결과를 전달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현 경영진이 이번 사안에 대해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금감원은 "그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은행은 대규모 부적정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그간 금감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금감원은 책임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금감원은 "이번 대규모 부적정 대출과 관련해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5 12:25
금융·보험·재테크

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출 616억...부적정 대출 350억 달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616억원 상당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50억원은 부적정 대출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11일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과 친인척이 실제 자금사용자로 의심되는 차주에게 모두 42건, 616억원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향후 엄정하게 제재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차주와 관련인의 위법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했고,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다시 출범하면서 지주 회장과 은행장직을 함께 수행하다가 2020년 3월 지주 회장을 연임했으며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쳤다.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사실이 있는 법인과 개인사업자 등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23건, 454억원 상당의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원리금 대납 사실 등으로 고려했을 때 해당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를 대상으로 19건, 162억원 상당의 대출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이들 대출 건 가운데 다수는 모 지역본부장의 주도로 취급됐고, 해당 본부장은 이미 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이전에는 해당 친인척 관련 차주 대상 대출 건은 5건, 4억5000만원에 그쳤다. 지배력을 행사한 이후 대출액이 137배가량 불어난 것이다.현장검사는 관련 제보 등에 따라 이뤄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부적정 대출에 대해 의심하는 정보가 나돌았다.금감원은 해당 대출 건 중 28건, 350억원의 경우 대출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차주가 허위로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별도의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을 실행했다. 그리고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을 담보로 설정하거나 보증여력이 없는 보증인 입보를 근거로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검사 결과와 관련해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이어 "이와 같은 부실대출의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개선을 조속히 완료하는 한편, 기 취급여신의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11 17:51
IT

김홍일 방통위원장, 6개월 만에 물러나…대통령실 면직안 재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홍일 방통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2일 전했다.지난해 12월 임명된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본인의 탄핵 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방통위는 당분간 이상인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아 이끌게 된다.후임 방통위원장은 즉각 지명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2 09:42
산업

'워크아웃' 태영건설, 임원 22명 감축…급여도 35% 삭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을 포함해 임원 인원을 감축하고, 3년간 임원 급여도 삭감하기로 했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의 일환으로 임원 감축 및 급여 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구방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태영건설은 먼저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 2인 면직을 포함해 임원을 22명 감원하기로 했다. 두 회장은 대신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에서만 창업회장, 회장직을 맡는다.임원 급여 삭감도 함께 이뤄진다.사장 이상은 35%, 부사장은 30%, 전무 20%, 상무 15%, 상무보 10%씩 급여가 줄어든다.직원의 경우 올해 현장 감소 등에 따른 유휴인력 약 93명에 대해서 직무대기를 실시할 계획이다.직원 급여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동결된다.태영건설 측은 이 밖에도 교육 훈련비, 광고 선전비 등 운영 비용을 줄이고 접대비와 기타 비용도 최소화하기로 했다.수주 참여 감소에 따라 기술개발비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태영건설은 이 같은 자구계획을 통해 작년 1264억원이었던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올해 969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인건비는 작년 457억원에서 올해 382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4.19 11:12
프로축구

[공식발표] ‘선수 선발 비리’ 안산, 제재금 5000만원 징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7일(목) 제17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안산 구단에 제재금 5000만원을 부과할 것을 의결했다.이번 징계는 안산 구단 전 임직원과 감독의 선수 선발 관련 비리 행위에 관한 결정이다. 최근 검찰 수사 결과 안산 구단의 이종걸 전 대표이사, 임종헌 전 감독, 배승현 전 전력강화팀장이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선수 선발을 대가로 에이전트와 부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져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위 3명의 비위행위자들은 구단으로부터 면직된 상태다.상벌위원회는 위 사안이 축구계 공정질서를 부정하는 중대한 비위에 해당하고, 사건 발생 당시 안산 구단은 내부 견제, 감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개인 차원의 비위행위를 넘어 이번 징계로서 구단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고 밝혔다.김희웅 기자 2023.12.07 17:22
금융·보험·재테크

임종룡 호 6개월, 우리금융 미래 전략은 없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종룡호’가 출항 6개월을 맞았다. ‘관치 논란’ 등의 이슈에도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조직 쇄신’과 ‘외형 확장’ 등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우리금융그룹의 현주소는 올해 5대 금융 중 실적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임종룡호’의 참담한 성적표는 최악의 실적과 답보 상태에 빠진 M&A, 연대 코드인사로 집약된다. 당기순이익, 디폴트옵션 적립금 모두 꼴찌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NH농협에마저 뒤처져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1·2분기에 5대 금융 중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금융과 업계 3위 싸움을 벌였던 우리금융이지만 이제는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마저 내주며 5위까지 밀린 형국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1조7058억원)에 1700억원 가량 뒤진 실적을 거뒀다. 상위 3개 금융그룹은 모두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2조원을 넘겼다. 특히 유가증권 수수료와 외환 파생관련 상품 등의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5대 금융 중 우리금융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 하나금융이 1조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표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의존도는 96%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각 62%, 64%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높은 편이다. 주력인 은행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타사에 밀리고 있다. 은행들이 7월부터 힘을 줬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액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부문에서 전체 8조3000억원 중 우리은행은 1000억원에 머물렀다. 농협은행 2조8000억원, 하나은행 1조7000억원과는 대조를 이뤘다. 신한은행의 경우 만 3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을 뒀기 때문에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등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의 끝물이었던 지난 8월 14일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은행이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영진이 교체되면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거나 신중모드로 지켜보는 양상이 드러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후자의 흐름”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8월 말 공개한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부문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객 모시기에 혈안이지만 우리은행은 잠잠한 편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적립금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과 관련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달 발표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은 분야별로 고르게 우수 사업자로 평가받았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항목에서 순위권 밖이었다. 연이은 횡령사고, 코드인사 논란 등 국감 소환 유력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횡령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직원의 7만 달러(약 9300만원) 횡령 사건이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지점 금고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돈을 빼돌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서 횡령 사실을 적발했고, 해당 직원은 면직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연이은 금융 사고로 인해 임종룡 회장은 내달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무위원회는 21일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계획서를 채택하고, 증인 출석과 서류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처럼 횡령 사건이 터진 금융사의 수장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취임 후 '코드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3월 인사를 통해 11개 사업 부문을 9개로 축소하면서 임원을 교체했는데, 이 중 임 회장과 동문인 연세대 출신 임원이 4명이나 나왔다. 장광익 브랜드담당 부사장은 임 회장의 직속 후배인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우리은행 측은 “어쩌다 보니 연세대 출신의 인재가 1~2명 더 많아진 것이지 ‘코드인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임원들은 주로 SKY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도 답보 상태다. 임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운다는 복안이지만 다른 금융사들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한 우리금융은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손태승 전임 회장 시절에 내실을 다지며 외형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며 다시 주춤한 측면이 있다”며 “카리스마보다 관리형 수장인 임 회장은 안정적인 내부통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9 07:00
금융·보험·재테크

최근 3년 금감원 퇴직자 11명 김앤장 재취업 가장 많아

최근 3년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으로 이직한 금융감독원 퇴직자가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금감원 퇴직자 793명 중 207명이 재취업을 위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고 이 중 190명이 승인을 받았다.재취업을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은 퇴직자는 2013년 2명, 2014년 3명에 그쳤으나 2021년 40명, 2022년 35명으로 부쩍 늘었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28명에 달했다.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인 금감원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원칙적으로는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다만 퇴직 전 5년간 담당한 업무와 취업하려는 기관에서 맡는 업무 간 관련성이 없는 등 사유가 인정되면 가능하다.그간 금감원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1명이 재취업했다.10년간 금감원 재취업자가 많은 회사에는 법무법인 광장(8명), 금융보안원(5명), 법무법인 태평양(4명), 법무법인 율촌(4명), 하나증권(옛 하나금융투자·4명) 등이 뒤를 이었다.특히 최근에는 금감원의 검사·감독 대상인 금융기관으로 이직하는 퇴직자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전에는 금융권과 상관없는 기업, 법무법인, 비영리기관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으나 올해 재취업을 승인받은 퇴직자 22명은 은행·금융지주·보험사·카드사·증권사·저축은행·회계법인 등 모두 금감원의 감독 대상 기관으로 재취업했다.윤창현 의원은 "금감원 임직원의 규제 준수 마인드가 민간에 공유되는 차원의 재취업이어야 할 것"이라며 "금감원 검사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로비스트는 내부시스템으로 통제돼야 한다"고 말했다.금감원 임직원의 근무 기강 해이도 일각에서 지적된다. 금감원에서는 올해 4∼5월 취업규칙 등 위반으로 직원 6명이 감봉 처분을 받았고, 1명은 정직이 처분됐다. 1명은 취업규칙 등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면직 처리됐다.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023년 반부패·청렴 워크숍'을 주재하고 금융권의 이권 카르텔 혁파를 강조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23 10:00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맨유-리버풀 130년 라이벌의 시작은 축구가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리버풀 FC간의 치열한 라이벌 전은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맨유와 리버풀은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EPL)를 포함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각각 20번, 19번 우승했다. 맨유와 리버풀이 리그 2위를 차지한 적은 각각 17번, 15번이다. 맨유가 국내 성적에서 리버풀을 근소하게 앞서지만, 유럽대항전에서의 성적은 리버풀이 더 좋다. 리버풀은 유러피언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6번 우승한 데 반해, 맨유는 유럽 정상에 3번 올랐다. 맨유와 리버풀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이다. 3번째로 성적이 좋은 팀은 아스날(우승 13번, 2위 10번)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기록에서 두 팀과 차이가 있고, 유럽챔피언에 오른 적도 없다. 게다가 아스날의 연고지는 지리적으로 꽤 먼 런던이다. 그에 반해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불과 35마일(약 56㎞) 떨어져 있다. 맨유와 리버풀이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혹은 리버풀 시의 서북부에 위치한 에버튼과 맨유의 관계는 어떨까? 그들도 서로를 미워할까? 라이벌 관계는 맨유와 리버풀에만 해당하는지 의문을 가진 독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필자와 함께 2회에 걸쳐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도시인 맨체스터와 리버풀에 관해 알아보자.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18세기의 산업혁명 이후 경제와 산업분야에서 오랫동안 경쟁했던 라이벌 도시다. 대영제국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기간을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라고 칭하는데, 두 도시는 이 시기에 급격한 산업화를 겪었다. 1830년 세계 최초의 도시 간 철도가 완공돼 두 도시를 연결했다. 이 철도는 맨체스터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한 완제품과 원자재를 리버풀 항구로 신속하게 운송할 목적으로 건설됐다. 경제적으로도 흑자였던 이 노선으로 인해 영국의 철도 개발은 탄력을 받게 된다.18세기까지 맨체스터는 영국 북부를 대표하는 도시였다. 18세기 후반 리버풀은 북부 면직물 공장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구 도시로 우뚝 선다. 리버풀은 19세기에 성장을 거듭해 맨체스터를 앞질렀고,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에는 대영제국 제2의 도시로 성장한다.한편 19세기 후반 오랜 불황을 겪던 맨체스터 상인들은 상품을 수출입할 때, 리버풀 항구가 부과하는 높은 관세와 두 도시를 잇는 철도 요금에 불만이 많았다. 이에 내륙도시 맨체스터가 물자를 직접 조달할 수 있게 운하를 건설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리버풀은 '멘붕'에 빠졌다. 리버풀의 정치인들은 운하 건설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공사는 이어졌다. 두 도시의 관계도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6년의 공사 끝에 1894년 58㎞ 길이의 ‘맨체스터 선박 운하(Manchester Ship Canal)’가 완공된다.맨체스터가 내륙 항구 역할까지 하게 되자, 통관료 등의 수입이 사라진 리버풀 경제는 불황에 휩싸인다. 항만에서 일했던 부두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없어졌다. 이에 리버풀의 부두 노동자들과 맨체스터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맨유의 전신은 1878년 창단한 뉴턴 히스(Newton Heath) LYR FC다. LYR은 ‘랭카셔 & 요크셔 철도회사(Lancashire and Yorkshire Railway)’의 약자다. 뉴턴 히스는 풋볼 얼라이언스를 거친 후 1892~93시즌부터 풋볼 리그의 1부리그에 합류했다. 이때 철도회사로부터 독립하면서 클럽 이름에서 LYR이 삭제됐고, 190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클럽 명이 바뀐다.에버튼은 1888년 설립한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리그인 풋볼 리그의 창단 멤버다. 에버튼을 공동으로 창단한 존 하울딩은 안필드 구장의 소유자였고, 당시 안필드는 에버튼의 홈구장이었다. 하지만 구장의 높은 임대료에 불만을 품은 에버튼이 구디슨 파크로 보금자리를 옮기자, 하울딩은 비어있는 안필드를 위해 1892년 축구팀을 창단한다. 이 클럽이 바로 리버풀이다. 공교롭게도 뉴턴 히스와 리버풀의 첫 만남은 맨체스터 선박 운하가 완공된 지 3개월 만에 성사된다. 당시 뉴턴 히스는 1부리그 꼴찌인 16등을 기록했고, 리버풀은 2부리그에서 1위를 한 상태였다. 당시에는 자동 승격이나 강등이 없었기에, 두 팀은 단판 승부인 ‘테스트 매치(test match)’를 해야 했다. 운하 건설로 가뜩이나 사이가 나빠진 두 도시의 뉴턴 히스와 리버풀이 승격과 강등을 놓고 운명의 한판 대결을 벌인 것이다. 결과는 리버풀의 2-0 승. 이로써 리버풀은 1부리그로 승격했고, 뉴턴 히스는 2부리그로 강등당한다. 맨유와 리버풀에 입단하는 선수들은 두 도시의 경쟁 관계와 운하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고 한다. 맨유의 센터백이었던 네마냐 비디치는 2019년 인디펜던트 신문사와의 인터뷰 때 선수들에게 때로는 그런 설명이 필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두 클럽이 맞붙는 경기의 관중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만으로도, 그들에게 이 경기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현재까지 두 클럽은 211번 만났다. 맨유와 리버풀이 각각 82승, 71승을 거뒀고, 무승부는 58번 있었다. 최다 출전 선수는 맨유의 라이언 긱스(48번)이고, 최다 득점자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12골)다. 필자는 맨체스터와 리버풀을 여러 번 방문했으나, 끝내 두 클럽의 경기를 직관하지 못했다. 표를 구하기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잉글랜드 축구의 최대 라이벌 전을 직관할 수 있는 행운이 독자 여러분에게 있길 바란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8.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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