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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K게임] 상반기에 웃은 넷마블, 하반기도 다작 행보 이어간다

오랜 기간 부진을 이어오던 넷마블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2900% 상승했다.신작의 활약,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 조직 효율화 등 지난 몇 년간 해온 빌드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신작을 잇따라 출시해 흥행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매출 7821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6% 올랐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던 넷마블의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챙겼다. 안정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가며 '반짝 흑자에 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지워냈다.이번 호실적은 1분기 출시한 신작 흥행 효과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등 3종의 신작이 주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2분기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4종의 신작을 공개하며 기세를 이어간다. 상반기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통해 흥행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먼저 지난달 13일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키우기'가 포문을 열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개의 대죄'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넷마블의 두 번째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로 원터치 드로우의 쉬운 게임성을 자랑한다.'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는 글로벌 IP '원탁의 기사'를 토대로 개발 중이며 실사 기반의 그래픽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라인으로 북미 시장 이용자들을 겨냥한다. 다크 판타지 세계관과 더불어 퍼즐 및 기믹을 활용한 시네마틱 스토리텔링을 핵심 재미 요소로 내세우며 수집형 전략 RPG로 제작 중이다.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은 'RF 온라인 넥스트'와 '데미스 리본'도 연내 출시를 목표한다. 공상과학(SF)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제작 중인 RF 온라인 넥스트는 2004년 출시돼, 글로벌 54개국에서 2000만명의 이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RF 온라인' IP를 계승하며 3개 국가 간 진영대결(RvR) 대립을 내세운다.데미스 리본은 넷마블에프앤씨의 자체 IP '그랜드크로스' 세계관 기반의 캐릭터 수집형 RPG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서브컬처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작품으로, 특별한 힘을 가진 커넥터(이용자)가 세상의 혼돈과 멸망을 막기 위해 오파츠를 회수하는 세계관을 담고 있다.이 외에도 넷마블은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출시 목표로 5~6개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지스타 2023에서 ‘게임 오브 지스타’로 선정되는 등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내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넷마블 관계자는 "내부 IP뿐만 아니라 외부 IP까지 적극 활용하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는 넷마블이 차기작들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4 07:00
연예일반

[빅4특집] 덕선 가고 필선 왔다…이혜리, ‘빅토리’로 Y2K 감성 자극 ①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배우 이혜리가 ‘Y2K’ 감성을 장착하고 극장가를 찾는다. ‘착붙’ 캐스팅에 전작을 통해 증명한 연기력, 여기에 더해진 세기말 소스들을 가지고 전 세대 연령층의 마음을 훔칠 예정이다. 이혜리의 신작은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의 이야기로, 거제고등학교 축구부를 위해 결성된 치어리딩팀 새빛들을 다룬 신문 기사에서 출발했다. 큰 줄기는 실화에서 대부분 차용했으며 시대적 배경은 서울 아시안게임이 열린 1986년에서 노스트라다무스가 세계 멸망을 예언한 1999년으로 옮겨갔다. 이 과정에서 팀 이름도 밀레니엄 걸즈로 재탄생했다.극중 이혜리는 댄스 하나로 거제를 평정한 고등학생 필선을 연기했다. 서울로 상경해 엄정화의 백댄서가 되는 게 꿈인 캐릭터로, 댄스 콤비 미나(박세완)와 서울에서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과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만든다. 이혜리는 앞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덕선을 통해 보여줬던 시대극 최적화 연기로 필선을 빚어냈다. 이것이 단순 덕선의 연장선상이란 의미는 아니다. 이혜리의 말을 빌리자면 필선은 “모두가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자 “(덕선보다) 더 강단 있고 자기 꿈에 대한 열망이 확실한 인물”이다. 이혜리는 덕선은 물론, 이혜리 ‘본캐’에도 진하게 묻어있는 특유의 당찬 매력과 밝음을 깔고, 그 위에 새로운 얼굴과 사투리 등 요소를 덧대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아이돌(걸스데이) 출신 ‘짬바’도 제대로 발휘했다.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빅토리’에는 여러 종류의 춤 시퀀스가 나온다. 난도도 꽤 높다. 특히 치어리딩에는 1990년대 한국 응원단 안무와 미국 치어리딩 스타일이 결합됐으며, 곳곳에 1999년대 유행했던 춤과 히트곡 포인트 안무까지 삽입됐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혜리는 경력직다운 탄탄한 기본기와 춤선, 그리고 6개월에 걸친 연습을 통해 모든 댄스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귀띔이다. 물론 ‘빅토리’의 관전 포인트가 이혜리 열연 하나뿐인 건 아니다. 그를 둘러싼 충무로를 빛낼 신인 배우들의 발견 역시 ‘빅토리’에서만 볼 수 있는 백미다. 실제 밀레니엄 걸즈 멤버 9명 중 관객에게 익숙한 배우는 이혜리 외 한두 명에 불과하다. 상업 영화, 특히 여름 텐트폴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라인업이지만, 완성도에 있어서는 여느 멀티캐스팅 영화를 능가한다는 전언이다. 조아람,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등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로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예정이다. 시대적 배경 자체에서 오는 재미도 다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 이하 제작진은 당시 유행한 의상 소재와 화장법, 헤어스타일 등을 고스란히 살려 치어리딩 외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정점을 찍는 건 스크린 위로 흐르는 노래다. ‘빅토리’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를 비롯해 디바 ‘왜 불러’, 듀스 ‘나를 돌아봐’, 김원준 ‘쇼’, 조성모 ‘아시나요’, 진주 ‘에브리바디’, 윤수일 ‘황홀한 고백’, 터보 ‘트위스트 킹’, 지니 ‘뭐야 이건’, NRG ‘할 수 있어’까지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명곡이 삽입,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마음을 토닥이는 온기 역시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다. 이혜리를 필두로 한 배우들의 열연과 신나는 노래와 춤에 취해 가다 보면 그 끝에는 따뜻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빅토리’는 휘발되는 웃음 전시에 그치지 않고 부딪히고 성장하는 청춘의 모습을 통해 전 세대를 위안한다.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의 말처럼 “흠뻑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신나는 영화”의 탄생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31 06:20
연예일반

“귀해커플 볼 날이 2번”…장기용x천우희 ‘착붙’ 모니터링 포착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긴 가운데 다정한 비하인드 현장이 포착됐다.5일 JTBC 측은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배우들의 비하인드 컷을 대방출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순간에 서로를 구원하는 복귀주(장기용)와 도다해(천우희)의 필연적 운명, 죽음을 무릅쓰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는 이들의 쌍방 구원 로맨스를 그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특히 도다해를 통해 잃어버린 능력과 행복을 되찾아 가는 ‘복씨 패밀리’의 이야기도 공감 어린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인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5월 5주차 TV-OTT 드라마 부문 화제성에서 4주 연속 2위에 이름을 올려 뜨거운 호응이 입증됐다.이날 공개된 촬영장 뒷모습은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먼저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는 장기용, 천우희의 다정한 투샷이 눈길을 끈다. 복귀주 역을 통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장기용은 과거의 시간에 갇혀 사느라 능력도, 현재도 산산이 부서진 채 잊고있던 행복을 찾아가는 감정들을 도다해와 만나 되찾아가며 한층 깊어진 연기로 호평 받았다. 특히 천우희와의 로맨스는 물론, 박소이와의 부녀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감정 표현에 서툴렀던 ‘복씨 부녀’가 서로를 이해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도다해’ 그 자체였던 천우희 역시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방송에서 복귀주를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은 사라져도 상관없다는 도다해의 진심이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촬영이 쉬는 시간마다 대본 분석과 모니터링을 놓치지 않는 천우희의 열정에서 ‘천의 얼굴’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도다해의 마지막 선택은 모두를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복씨 패밀리의 열연도 빛났다. 고두심은 복만흠 역을 맡아 복씨 집안 기둥다운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었다. 몸이 무거워져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된 복동희 역으로 맹활약한 수현의 파격 도전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복이나 역으로 분한 박소이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였다. 타인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이 괴로워 투명인간의 삶을 선택, 가족이 무너진 것 역시 자신 탓이라 자책하며 오열하는 복이나는 박소이의 열연으로 공감을 배가했다. 여기에 한준우(문우진)와의 첫사랑 로맨스는 랜선 이모삼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오만석은 초능력은 없지만 복씨 패밀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정다감한 가장 엄순구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휘했다. 비하인드 사진 속 복씨 패밀리의 허그 릴레이는 훈훈하면서도 그들의 마지막 활약에 기대를 높인다.주화미 작가는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제목에 담긴 의미에 대해 “초능력으로 지구를 구하는 ‘슈퍼히어로’는 아니다. 하지만 제목에서 주목할 점은 마지막 한 글자다. ‘히어로는 아니지만’ 히어로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귀주는 지구의 멸망을 막지는 못하지만 자신 곁의 소중한 사람을 구하려고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라고 덧붙이며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앞선 회차에서 복만흠의 예지몽이 복귀주의 죽음을 예견한 가운데 복귀주와 도다해는 어떤 선택을 할지, 과연 운명을 거스르고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한편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11회는 오는 8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05 10:02
e스포츠(게임)

넥슨,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영상 공개…25일 테크니컬 테스트

넥슨은 22일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의 세계관 소개 영상 ‘스토리 딥 다이브’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넥슨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 주민석 디렉터, 백영빈 내러티브 디자인 총괄, 민자영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출연해 고품질의 그래픽으로 구현한 시네마틱 영상과 함께 ‘퍼스트 디센던트’의 세계관을 소개한다. 특히 ‘계승자(Descendant)’라고 불리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설정 배경과 깊이 있는 서사를 자세히 설명한다.‘퍼스트 디센던트’의 세계관은 각기 다른 운명을 계승한 세력들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다른 차원에서 인류를 침공한 ‘벌거스’는 종족의 생존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고, 압도적인 병력과 기술로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했다. 이용자는 선대로부터 계승된 힘으로 ‘계승자’가 되어 전쟁을 끝낼 최후의 무기 ‘철의 심장’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회사 측은 “‘퍼스트 디센던트’는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경험하는 모든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해 궁극적으로 게임 플레이의 몰입도를 강화한 완성도 높은 내러티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계승자’의 성격, 사연 등 숨겨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이 과정에서 ‘벌거스’의 숨겨진 의도, ‘거신’의 등장 배경 등 게임을 관통하는 세계관도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의 여름 글로벌 정식 출시에 앞서 ‘파이널 테크니컬 테스트’를 통해 최적화, 보안 등 기술적 완성도를 검증한다. '파이널 테크니컬 테스트'는 25일 오후 4시부터 27일 오후 4시까지 총 48시간 동안 PC 플랫폼에서 진행된다.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공식 스팀 및 넥슨닷컴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5.22 17:51
영화

‘특수분장’ 말 타는 원숭이→‘100% CG’ 말하는 유인원, 언제나 기술에 진심인 ‘혹성탈출’

7년 만에 돌아온 ‘혹성탈출’이 또다시 기술 차력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개봉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4’)는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의 후속 시리즈.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린다.웨스 볼 감독은 개봉 전 영상 기자간담회에서 CG(컴퓨터그래픽)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웨스 볼 감독은 작업 과정에 대해 “어려웠던 점은 특별히 없었다”며 “스튜디오 웨타FX와 3년 반 정도 합을 맞췄는데 내가 무엇을 요구해도 기술진이 마법사처럼 구현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혹성탈출’은 스펙터클이 큰 요소로 작용하고 그것을 즐기는 영화다. 눈만 즐거운 게 아닌 CG로 구현된 인물들의 연기가 정말 실제 같아서 그것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시리즈의 매력을 강조했다. 언제나 센세이셔널한 볼거리를 자랑한 ‘혹성탈출’ 시리즈, 그만큼 ‘기술에 진심’이었던 계보를 톺아본다. ◇ ‘오리지널’, 당대 최고 기술력소설로만 읽던 말 타는 원숭이의 등장은 그 시절 관객들에게 비주얼 쇼크를 안겼다. 찰턴 헤스턴 주연의 ‘혹성탈출’(1968)이 지금까지 전설로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다. 56년이 흐른 지금 보면 투박하고 입 부분이 특히 어색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인형 탈과는 차원이 다르다.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 생김새가 미묘하게 다른 유인원들을 특수분장사 존 챔버스가 자연스럽게 인간 배우들에게 입혀냈다. 자칫하면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던 유인원 분장을 위화감 없이 구현하기 위해 당시 5만 달러의 특수효과 개발비가 주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는 당시 총제작비의 15%에 해당했다. 분장으로 촬영한 덕에 침팬지 지라 박사(킴 헌터)와 인간 남성 조지 테일러(찰턴 헤스턴)의 입맞춤도 재밌게 다가온다. 지난 2014년 뉴욕 타임스 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이는 영화사 최초의 인간과 다른 동물 간 키스다. 동물의 털보다는 올백 머리처럼 찰랑이는 유인원들의 머릿결도 존 챔버스가 구축한 시그니처 비주얼로 극 중 인간을 지배하는 유인원다운 설득력을 풍겼다. 1968년작은 영화 분장사에도 전설을 남겼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분장상이 없던 1969년, 존 챔버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분장 부문 특별상이 마련됐다. 아카데미 분장상이 마련된 것은 그 후로부터 13년 후인 1982년이다. 이후 유인원 특수분장은 70년대 제작된 4편의 후속 시리즈에서 계승되다가 2001년 팀 버튼 감독의 리메이크작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오스카 분장상 7관왕에 빛나는 할리우드의 ‘금손’ 특수분장사 릭 베이커가 맡았으며 본인도 오랑우탄 장로로 특별출연했다.◇ 감정까지 포착하는 ‘시저 3부작’2011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감독 루퍼트 와이엇)을 시작으로 3부작 리부트가 이뤄졌다. 이 시기 할리우드는 3D 미디어산업의 진일보를 이룬 ‘아바타’(2009)를 기점으로 동작을 그래픽으로 옮긴 ‘퍼포먼스 캡처’, 나아가 표정까지 포착하는 ‘이모션 캡처’ 기술을 갖추게 됐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부터 이 시리즈는 ‘아바타’ 제작 시각효과 스튜디오 웨타FX와 동행이 시작됐다. 그렇기에 당시 일각에서는 ‘혹성탈출’ 리부트를 두고 “이십세기폭스의 기술자랑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바타’도 이십세기폭스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부터 유인원들은 CG로 등장했다. 인형 탈보다 사실적인 동물의 모습이지만 캡처 기술을 통해 인간 배우처럼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특수 분장의 한계를 극복하게 된 것이다. 캡처 배우가 기기를 착용하고 연기하면 동작과 표정을 감지해 CG 모델링에 입히고, 그를 제작진이 자연스러운 3D 애니메이션으로 수정하는 식으로 제작이 이루어졌다. 주인공 침팬지 ‘시저’는 모션캡처의 대가로 불리는 배우 앤디 서키스가 맡았다. 앤디 서키스는 ‘반지의 제왕’의 골룸, ‘킹콩’의 킹콩 등 인외 연기 전문 배우로 2010년대의 ‘시저 3부작’을 이끌었다. “시저 집은 여기야”, “유인원은 뭉치면 강하다” 등 명대사를 배출하는 그의 묵직한 연기는 그야말로 CG를 뚫고 카리스마를 풍겼다.◇ 털 결에 물 한 방울까지 100% CG ‘혹성탈출4’는 지난 2017년작으로부터 인간 문명이 멸망한 후 300여년, 자연을 되찾은 지구 풍경이 그려진다. 대자연 풍경 속 유인원이 지배하는 생태계는 ‘아바타:물의 길’ 이후 폭발적으로 발전한 기술로 설득력 높게 재탄생했다. 웨스 볼 감독은 ‘혹성탈출4’ 볼거리로 “100% CG로 구현된 장면”을 꼽으며 “기존 ‘혹성탈출’보다는 ‘아바타’에 가까울 정도로 우수한 실제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웨스 볼 감독이 강조한 물 그래픽은 ‘아바타: 물의 길’이 닦아둔 제작공정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1968년작처럼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하는 만큼 수적 강세가 도드라진다. 주인공 노아의 마을에만 유인원 70여 마리가 있고 프록시무스 군단 진영에 도착하면 수백 마리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한 마리도 똑같아 보이지 않는 유인원 군중 신을 선보인다.이 같은 CG 작업에 대해 에릭 윈키스트 시각효과 감독은 지난달 23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2011년 ‘혹성탈출’ 시리즈에 참여한 이래 디지털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점차 높여갔다”며 “사실적이고 감정이 살아있는 유인원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다. 표정의 미묘한 차이까지 전달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제작 참여로 화제가 된 김승석 페이셜 모델러와 순세률 모션캡처 트레커는 전작과 달라진 작업 공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승석 페이셜 모델러는 “과거에는 수동으로 했던 것들을 이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해주고 있다”며 “구현하기 어려운 ‘말하는 유인원’이 나온다는 점이 우리 영화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전작에서는 시저를 제외한 대부분 유인원들이 수어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지성을 갖추고 지배자로 거듭난 유인원들이 표정까지 생생하게 육성 대사를 소화한다. 순세률 모션캡처 트래커는 “배우들이 얼굴에 101개의 점을 찍은 뒤 이 점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웨타FX는 가상 세계를 점차 현실처럼 실감나게 구현하고 있지만 제작진은 오히려 실사의 선행을 강조했다. 컴퓨터가 제작공정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어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티브를 주도하는 인간의 능력이란 것. 그렇기에 이번 영화에선 로케이션 촬영도 있었다. 윈퀴스트 감독은 “배우가 야외에서 실제로 촬영하는 게 목표였다”면서 “그렇게 해야 배우가 맥락을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혹성탈출’ 시리즈는 직전 리부트 3부작에서 전세계 총 16억 8100만 달러를 벌며 흥행에 성공했다. 웨스 볼 감독이 ‘혹성탈출4’가 CG 비주얼 측면에서 전작보다는 ‘아바타’ 시리즈와 유사하다고 밝힌 만큼, 국내에서 쌍 천만을 달성한 ‘아바타’ 시리즈처럼 흥행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16 05:51
e스포츠(게임)

컴투스, 신작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출시

컴투스는 신작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가 국내 출시됐다고 28일 밝혔다. 스타시드는 조이시티 자회사 모히또게임즈가 개발하고 컴투스가 서비스를 맡은 AI 육성 어반 판타지 RPG다.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가 가상세계로 뛰어들어 AI 소녀인 ‘프록시안’들과 함께 싸우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스타시드에서는 각양각색 매력을 지닌 수십 명의 아름다운 소녀 캐릭터를 수집해 원하는 방향으로 육성하고 스테이지를 돌파해 나가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마다 보유하고 있는 듀얼 궁극기를 활용하면 아레나, 보스 레이드 등 여러 가지 전투 콘텐츠에서 다양한 덱 조합과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실제 캐릭터와 소통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인스타시드’,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컷씬과 일러스트 등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소들도 다채롭게 담겼다.컴투스는 출시를 기념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오는 4월 30일까지 브랜드 사이트를 포함한 공식 채널 내 서포터즈 전용 이미지와 해시태그를 신작 관련 영상과 함께 개인 SNS에 공유하면, 모든 참여자에게 스타비트 3천 개를 지급하고 추첨을 통해 총 5명에게 구글 기프트카드를 준다. 스타시드는 출시에 앞서 진행된 국내 사전예약 참여자 수가 150만명에 육박했다. 컴투스는 스타시드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선보인 이후 글로벌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3.28 11:42
연예일반

이민호x안효섭x지수x나나x채수빈 등 ‘전지적 독자 시점’ 촬영 돌입 [공식]

배우 이민호와 안효섭, 블랙핑크 지수 등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을 확정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촬영에 돌입했다.24일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동안 연재된 소설처럼 멸망해버린 현실에서 유일하게 결말을 알고 있는 김독자(안효섭)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이민호)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대장정을 그린 영화. 2018년 네이버시리즈 연재 이후 현재 누적 조회수 2억 뷰 돌파 및 해외에서도 인기를 모으며 큰 성공을 이룬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더 테러 라이브’ ‘PMC:더 벙커’ 김병우 감독이 연출을 맡고,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가 함께 한다. 또한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등 전 세계에 IP와 콘텐츠를 선보이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그룹 스마일게이트가 첫 한국 영화 투자로 ‘전지적 독자 시점’을 선택했다.이민호가 죽어도 끊임없이 회귀하는 능력을 가진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을 연기한다. 유중혁은 범접할 수 없는 외모에 막강한 전투 실력으로 멸망한 소설 속 세계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캐릭터다. 안효섭은 소설 ‘멸망하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의 결말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김독자로 출연해 첫 스크린 데뷔에 나선다. 김독자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에게 빠져 아무도 읽지 않는 연재 소설을 완독한 유일한 사람이다.현실이 되어버린 소설 속 세계에서 김독자와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들도 있다. 채수빈은 독자의 전 직장 동료이자 김독자와 함께 멸망해버린 세상의 시작을 함께하는 유상아 역을 맡는다. 신승호는 군인 출신으로 막강한 방어력을 갖고 있는 이현성 역을, 나나는 뛰어난 공격력을 갖고 있는 정희원 역을 연기한다. 박호산은 부를 이용해 사람들의 생사를 휘두르는 공필두 역으로, 최영준은 김독자의 직장 상사이자 유상아에게 접근했다가 졸지에 시나리오에 휘말리게 되는 한명오 역으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블랙핑크 지수는 소설에서 대단한 전투력으로 유중혁과 함께 많은 위기를 넘긴 동료 이지혜로 분해 김독자의 여정에도 함께 하게 된다. 지난달 진행된 대본 리딩을 위해 모인 배우들은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다가도 리딩이 시작되자 역할에 몰입해 뜨거운 열기와 에너지로 현장을 가득 채웠다는 후문이다.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1.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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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엄태화 감독 “박서준, 많은 것을 누르며 연기..가장 고마운 배우” [IS인터뷰]

엄태화 감독은 올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그는 올여름 384만명을 동원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대종상과 부일영화상에선 작품상을 받았다. 2016년 대중영화 데뷔작 ‘가려진 시간’이 주목은 받았지만 불과 51만명에 그쳤던 아쉬움을 올해 90%는 덜게 됐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엄태화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가려진 시간’ 이후 원래 외계인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했는데.2년 정도 시나리오를 썼는데 잘 못 풀겠더라. 그러다가 아이유 콘서트 영상을 찍게 됐다. 그 영상을 찍으면서 촬영 하는 기쁨, 만드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이후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안을 받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이 원작인데 웹툰과 주인공이 다르다.시작은 무너진 세상에서 아파트 한 채가 덩그러니 있는 데서 출발했다. 시나리오 작업 초반에는 원작과 비슷하게 외부에서 살아남은 아이가 아파트로 들어오는 걸로 썼다. 그런데 아이가 주인공이면 아무래도 투자 받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아파트가 주인공인데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아파트에 대한 갈망이 가장 클 신혼부부를 주인공으로 하면 어떨까 싶어서 바꿨다. 그렇게 바꾸니 아파트가 왜 그렇게 바뀌어 가는지 과정을 그릴 수 있더라. 이병헌이 연기한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에 놓은 이유는.‘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수칙을 만드는 사람이 주민이 아니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그걸로 발목을 잡히게 되고. 또 성경에서 일정 부분 모티브를 가져왔다. 이병헌은 이집트 사람이 아닌 이집트 왕자, 곧 모세에서 착안했다. 그가 지팡이를 짚는 것도 모세에서 착안했다.‘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모세 이야기에서 따온 설정이 많은데. 재앙을 피하기 위해 문설주에 피를 바르는 것에서 착안해 외부인을 숨겨준 아파트 문 앞에 빨간 색 페인트를 칠하는 장면을 넣었다. 아파트에서 물이 터져 나오는 것 역시 모세 이야기에서 착안했다. 아파트라는 신화, 그리고 그것이 가짜 신앙이 되는 과정을 그렇게 은유하고 싶었다. 박보영이 맡은 명화의 서사도 성경적인 모티브가 담겼다.원래 시나리오에는 명화가 임신을 한 상태였고, 결말에서 홀로 아이를 낳는 것도 있었는데.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다가 많이 본 설정 같기도 했고, 그 설정이 없어도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해서 뺐다. 무엇보다 명화가 임신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남을 돕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더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박서준이 맡은 민성, 박보명의 명화, 이병헌의 영탁, 김도윤의 도균 등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되는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고민하게 되고.누군가 극 중 어떤 캐릭터에 대해 계속 욕을 하면서 집에 왔는데 자려고 누웠더니 그 캐릭터가 자기 자신인 것 같아서 무서워졌다고 하더라. 한국에선 영화에 대한 반응 중 명화가 민폐 캐릭터라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할 때는 명화가 민폐라는 질문 자체가 없었다. 우리는 생존이 너무 눈앞에 있다 보니 상상할 만한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그런 슬픈 느낌을 영화에 담으려 했다. 엄태화 감독은 극중 누구에게 가장 감정이입을 하나.김도윤이 연기한 도균. 비협조적이지만 막상 애가 눈앞에 나타나면 거부하지 못하고 보호하는 사람. 아마도 우리는 그런 선량함을 마음 속에 누구나 다 갖고 있으리라 믿는다.아파트가 주인공이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설계했나.제일 중요한 건 진짜 같아 보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15층 아파트는 24평형이고, 영탁과 민성 명화 부부가 산다. 12층은 35평형이고 부녀회장 등이 산다. 약수동 근처에 있는 재계약을 노리는 오래된 가상의 아파트를 염두에 뒀다. 이 아파트만 무너지지 않으려면 뒤에 산이 있고 고지대여야 할 것이라 그 근처를 염두에 뒀다. 또한 아파트 앞에 성황당 나무 같은 큰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린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정했다. 로우앵글에 광각을 많이 쓴 게 관객들에게 불안감을 더한다. 아무래도 아파트랑 인물을 같이 잡으려다 보니 로우앵글과 광각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그래야 인물들을 잡을 때도 조금 왜곡돼 보여서 못 봤던 그림이 담길 것이라 생각했다. 이병헌을 비롯해 배우들의 못 봤던 얼굴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감독으로선 배우들에게 다 못 봤던 얼굴을 본 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병헌이 그 머리스타일을 하고 처음에 왔을 때는 솔직히 분장이 과한가 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카메라로 봤을 때 ‘와, 나도 처음 본 얼굴이 여기에 있구나’ 싶더라.왜 세상이 멸망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웹툰에도 없다. 다만 그래도 뭔가는 관객에게 느껴졌으면 해서 달이 매우 크게 떠있는 것처럼 표현하려 했다. 달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싶도록. 그런데 너무 달을 키우면 너무 판타지 같아서 조정을 했다. 외부에서 아파트로 들어온 아이, 혜원은 꼭 그렇게 퇴장시켜야 했나.시나리오를 쓰면서도 굉장히 고민했다. 박지후가 연기한 혜원은 원작의 주인공인데 이 아이를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영탁이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장면이 필요했고, 그래서 정말 해서는 안될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야 영탁의 심정에 동의했던 관객들도 ‘선을 넘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게. 그러면서도 혜원을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그래서 영화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혜원 이야기를 따로 단편영화처럼, 뮤직비디오처럼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작사에 제안도 했다. 이 아이가 아파트에서 왜 나갔고, 아파트 밖에서 어떤 일을 겪었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오게 되는지를 따로 담고 싶었다. 혜원이 시선에서 이상한 공간이 돼 버린 아파트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편집과정에서 리듬을 맞추려 보니 혜원이 분량이 많이 빠졌다. 전작 ‘가려진 시간’은 은유가 많아 영상언어가 풍부했던 반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직접적인 비유가 많은데.‘가려진 시간’에 비유와 상징을 너무 많이 숨겨 놨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캐치를 잘 못하시더라. 그래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더해서 아파트가 너무 현실적이기에 대사도 실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말처럼 현실적이고 직설적으로 쓰려 했다. 내부의 배신자로 결국 아파트가 무너지는 것처럼 그렸는데. 꼭 그 사람 때문에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내부에서 어떤 차별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일 안하는 사람들, 밖을 안 나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차별하는. 원래 그 사람은 제일 위에 있던 사람인데 제일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그러면서 외부인들이 어떻게 아파트로 들어오게 되는지를 같이 고민했다. 그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고 들어온 게 아니라 결국 분노로 들어왔다는 걸, 양쪽으로 같이 보여주고 싶었다.그래서 마지막 박보영의 대사 “여기 살아도 되냐”가 의미가 있는 것인가. 또 다른 고급 아파트를 수평으로 놓이게 한 것도.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황궁아파트의 가치관이 결코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박보영을 도와준 사람들이 “그냥 살면 되는 거죠”라고 답하지 않나. 수직적인 계급이 무너지고 윗집이 옆집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지막 아파트로 아이러니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박서준은 많은 것을 누르며 연기를 했기에 다른 배우들도 상대적으로 덜 보였는데.가장 고마운 배우 중 한 명이다. 박서준도 막 감정을 분출하는 연기를 하고 싶었을 텐데 자기 역할이 뭔지 너무 잘 알고 누르면서 해줬다. 너무 잘했고 너무 감사하다. 박서준과 박보영이 마주하는 스테인드글라스도 기독교적인 상징인데. 예수님과 열 두 제자가 있는 장면이다. 모든 민족에게 세례를 주라고 한 장면을 담은 것이다. 실제로 명동성당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갖고 왔다. 두 사람이 황궁아파트를 나와서 북창동을 지나서 명동성당쪽으로 지나갔다고 노선을 생각했다. 흑과 백으로만 이뤄진 세상인 줄 알았는데 다른 색깔도 있다는 걸 그 장면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2024년에 준비하는 차기작은.원래 준비했던 외계인과 관련한 작품도 다시 고민하고 있고, K팝과 관련한 시리즈물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구한말 스파이물도 논의 중이다. 아마도 먼저 준비되는 걸 들어갈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2.29 05:10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발동 걸린 K콘솔, 명운 건 승부는 이제부터

한국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 4위의 강국이다.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서 특출한 경쟁력을 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유독 약한 부문이 있다. 바로 세계 게임 시장의 주류인 콘솔 게임에서는 K게임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올해 작은 희망의 불씨가 켜졌다. 중견 게임사 네오위즈의 콘솔 게임 ‘P의 거짓’이 글로벌에서 히트를 치면서 한국도 콘솔 게임을 잘 만든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국내 게임사에 용기를 주고 있다. 때마침 여러 게임사에서 신작 콘솔 게임을 개발,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K게임이 콘솔 시장의 높은 벽을 넘어 비상의 날개를 펼지 주목된다. 콘솔 게임이 게임대상 유력 후보7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의 콘솔 게임 ‘P의 거짓’이 올해 최고 K게임에 주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대상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P의 거짓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2023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에서 PC 게임으로 먼저 나온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와 위메이드의 모바일 MMORPG ‘나이트 크로우’ 등과 대상을 놓고 경쟁 중이다. P의 거짓이 이번에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수상하면 2004년 블루사이드의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 이후 20년 만에 콘솔 게임이 최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이는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 20년 간 대상을 차지하는 동안 콘솔 게임은 이렇다 할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P의 거짓이 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P의 거짓은 이탈리아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동화로 각색한 독특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싱글 플레이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로, 지난 9월 플레이스테이션(PS)4·5, 엑스박스원, 엑스박스 시리즈 X|S 등 콘솔 플랫폼과 PC 플랫폼 스팀에 출시됐다. 글로벌 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100만장의 누적 판매량(콘솔 패키지+디지털)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북미·유럽·일본 등 해외 판매량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PS의 디지털 및 하드 패키지 판매량이 많다”며 “손익분기점도 이미 넘겼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콘솔 시장인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출시 주간(9월 18일~24일)에 비디오 게임 박스 차트 3위를 기록했고, 독일 PS5 차트 1위, 일본 차트 3위에 각각 올랐다. 해외 유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기준 유력 게임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평균 점수 80점을, 스팀에서 이용자 평가 92% ‘매우 긍정적’을 각각 기록했다. K콘솔 게임이 판매와 유저 평가에서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은 P의 거짓이 거의 유일하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P의 거짓 판매량이 세계 콘솔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한 북미와 유럽에서 90%를 차지할 정도로 콘솔 종주국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자적인 신작 IP(지식재산권)라는 생소함, 해외에서 알려지지 않은 한국 게임사, 적은 콘솔 개발 인력풀 등 여러 한계를 극복한 끝에 거둔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했다.네오위즈는 P의 거짓 성공으로 굳게 닫혀 있던 글로벌 콘솔 시장의 문을 열고 또 다른 기회를 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 게임쇼에 나가면 글로벌 기업 관계자를 만나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이젠 함께 하자며 연락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의 화제작 ‘데이브 더 다이버’도 콘솔 플랫폼에서 선전하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내놓은 2D 도트 그래픽의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신작으로, 지난 6월말 PC 플랫폼 스팀에 출시돼 글로벌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넘어서며 올해 핫게임으로 떠올랐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 10월 26일에는 닌텐도 스위치에 정식 출시돼 콘솔 유저 공략을 시작했다. 출시 직후 인기 순위 3위를 찍었으며, 7일 현재 10위권을 달리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도 이런 성과에 힘입어 게임대상의 유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부터 중견 게임사까지…내년 K콘솔 출시 러시올해 빛났던 K콘솔 게임의 불빛은 내년에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는 물론이고, 펄어비스·라인게임즈·시프트업 등 중견 게임사까지 콘솔 신작을 내놓을 예정이어서다. 엔씨는 3인칭 슈팅 게임 ‘LLL’과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 크러쉬’,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 ‘프로젝트M'을 콘솔 플랫폼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3인칭 슈팅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두 장르를 결합한 LLL과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지형과 적들 사이에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전투를 펼치는 배틀 크러쉬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디지털 휴먼으로 변신해 게임 속에 등장했던 프로젝트M은 언리얼엔진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출시일은 미정이다. 엔씨는 내달 7일 PC용으로 정식 출시하는 대형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도 콘솔 버전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팀 기반 총싸움 게임 ‘더 파이널스’와 루트슈터 장르의 ‘퍼스트 디센던트’, 협동 총싸움 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PC뿐 아니라 콘솔용으로 만들고 있다. 더 파이널스는 3명으로 구성된 4개 팀이 금고를 지키며 점수를 쌓아가는 게임으로, 5일 PC와 콘솔 크로스플레이 오픈 베타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안에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3인칭 슈팅 전투에 RPG(역할수행게임) 플레이를 결합해 만들고 있는 글로벌 트리플 A급 게임으로,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넷마블은 자사 대표 IP인 ‘일곱 개의 대죄’를 기반으로 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콘솔 등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스토리 모드와 오픈월드 모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중견 게임사 중에는 펄어비스가 콘솔 신작 ‘붉은사막’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그려낸 것이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펄어비스는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드린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도깨비’도 콘솔·PC 멀티플랫폼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라인게임즈와 시프트업도 각각 닌텐도 스위치용 ‘창세기전: 회색의잔영’과 PS5 독점 타이틀 '스텔라 블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창세기전: 회색의잔영은 1990년대 중반 PC 패키지 타이틀로 큰 인기를 얻은 ‘창세기전’과 ‘창세기전2’를 아우르는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게임으로, 오는 12월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 출시가 목표인 스텔라 블레이드는 지난 2019년 ‘프로젝트:이브’로 공개된 시프트업의 첫 콘솔 작품으로, 멸망한 지구를 되찾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이브가 지상의 생존자 아담과 만나 각종 괴물에 맞서 싸우는 화려한 액션을 담았다. 명운 걸린 도전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 콘솔 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출시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레드오션으로 바뀐 국내 게임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승부를 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게임업계 A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이나 PC 게임 시장은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경쟁하면서 ‘겜심’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주류인 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이 도전이지 회사의 명운을 건 승부수다. 콘솔 게임은 모바일이나 PC 게임보다 개발 기간이 길고 개발비도 엄청나게 많이 드는 반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은 가뭄에 콩나듯 매우 낮다. 4~5년에 걸쳐 100억원 이상 투자한 신작 패키지가 몇 천 장 팔리고 마는 일도 비일비재하다.B 게임사 관계자는 “콘솔 게임은 투자비가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게임사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는다”며 “그런 점에서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성공이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제2의 P의 거짓이 나오기 위해서는 끈질기게 글로벌 콘솔 시장의 문을 두드려 성공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개발부터 글로벌 출시까지 콘솔 게임 생태계가 탄탄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C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콘솔 게임 내기가 힘든 이유 중 하나가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라며 “또 성공한 K콘솔이 거의 없다보니 해외 유저에 어필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게임사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11.08 07:01
영화

SF9 출신 다원 ‘비밀’로 스크린 데뷔

그룹 SF9 출신 다원이 스크린 데뷔를 한다.다원은 개봉을 앞둔 영화 ‘비밀’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비밀’은 잔혹하게 살해된 사체에서 10년 전 자살한 영훈의 일기가 발견되고, 그 이면을 파헤치던 강력반 형사 동근이 잊고 있던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추적 스릴러. 배우 김정현의 연기 변신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다원은 어린 동근 역으로 분한다.드라마, 예능 등 다방면에서 매력을 뽐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다원은 드라마 ‘나의 X같은 스무살’에서 실감 나면서 훈훈한 연기로 여심을 저격했고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파트타임 멜로’에서 뚜렷한 캐릭터 분석을 바탕으로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배우로서 눈도장을 찍었다.배우 다원을 비롯한 배우들의 뜨거운 시너지로 살인 사건의 충격적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까지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반전을 강렬하게 그린 추적 스릴러 ‘비밀’은 이달 안에 극장에서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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