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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형제의 난' 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갈등 종결할 것"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가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조 전 부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속 재산을)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 공익재단을 설립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는 선례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도 협조해 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앞서 지난 3월 별세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했다. 이어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하기도 했다.이에 조 명예회장은 작고 전 변호사 입회하에 작성한 유언장에서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이날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하려 한다"며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진 여러 부당한 일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가족이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선친이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는데 거짓과 비방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앞으로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 갈 길을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이어 "이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도 계열 분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제가 더 이상 효성그룹에 특수관계인으로 얽히지 않고 삼형제 독립경영을 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며 "이 역시 다른 공동상속인이 반대하실 이유가 없으리라 믿는다"고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7.05 13:34
산업

오너 3세들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범 삼성가', 이유는

범 삼성가의 3세들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막내딸도 5년 만에 삼성물산 사장으로 복귀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범 삼성가의 3세들이 다른 그룹과는 달리 남녀가 모두 경영에 뛰었다. 오리지널 삼성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이어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달부터 삼성물산의 전략기획담당 사장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장(사장)을 맡다가 2019년부터 물러났는데 5년 만에 다시 전면에 나선 셈이다. 삼성물산은 브랜드 제고와 미래 준비를 위해 이서현 사장의 영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이 사장이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았던 업무경험과 삼성의 문화사업 및 사회공헌 분야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물산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이 맡고 있는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 사업 전반의 중장기 전략을 짜는 역할이다. 미등기임원이라 이사회 산하에 있는 경영위원회 활동은 공식적으로 할 수 없다. 그러나 패션뿐 아니라 건설, 상사, 리조트 등의 사업 부문도 모두 관장하는 역할이라 이전보다 영향력은 확대됐다는 평가다. 경영 전반에 오너가의 입김이 실리는 의사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 오너가 3세 여성 경영인들의 활동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삼성미술관 리움 운영위원장은 그대로 맡고 있다.이부진 사장 역시 한국방문의해 위원장과 두을장학재단 이사장을 겸임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가의 상속세 부담을 어느 정도 덜기 위해 경영에 복귀했다고 보고 있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서 삼성 계열사의 주식 배당금 외에도 적지 않은 수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가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주식을 블록딜로 매각하거나 주식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에 따른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이다. 이서현 사장도 2조4000억원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으로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SDS 주식 151만1584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의 2018년도 삼성물산 보수는 10억원 정도였다. 그해 이 사장은 퇴직금 31억2300만원을 포함해 43억300만원을 수령한 바 있다. 5년 전보다 지위가 오르고 물가도 상승한 만큼 올해는 이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범 삼성가인 CJ그룹에서는 3세인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이명희 명예회장의 아들 정용진 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8 07:00
산업

‘섬유 선구자’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 영면…“대의 앞장선 재계 지도자” 조문 행렬

‘섬유산업의 선구자’로 불렸던 재계의 큰 별이 졌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기술 경영 ’을 중심으로 국내 섬유·화학 산업의 초석을 닦았고, 재계 지도자로서 글로벌 진출에 앞장서며 후배 경영인들을 이끌기도 했다. 이런 조 명예회장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간인 최초 기술연구소 설립, ‘기술 경영’ 선구자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1935년생인 그는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학구파’로 알려졌다. 대학교수를 꿈꿨지만 부친의 부름으로 1966년 효성물산에 입사한 뒤 반세기 동안 효성그룹을 이끌었다. 학구파답게 ‘기술 경영’의 토대로 효성의 품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라는 철학은 여전히 효성그룹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기술과 품질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 경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더군다나 신혼여행지로 섬유업계 기술자들이 주로 교육 연수를 받았던 이탈리아 포를리를 택한 일화는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학섬유 사업의 기반을 다졌고,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하며 보폭을 넓혔다. 조홍제 창업주는 장남에게 효성을 물러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과 조욱래 DSDL 회장에게는 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겼다. 1982년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은 그는 경영 혁신과 세계화를 통해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조 명예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효성은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스판덱스가 탄생했다. 1990년대 초 스판덱스를 독자 개발에 성공했고, 결국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여기에 효성은 2011년 ‘꿈의 신소재’ 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적용한 타이어코드도 세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효성은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했고, 전 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섬유산업의 세계화에 앞장선 업적으로 1987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고, 그 훈장은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함께 놓여있다. ‘재계 지도자’ 역할, 정·재계 인사 추모의 발길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부터 조문이 시작됐는데 1시간 뒤 이재용 회장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나타났다. 1968년생인 이 회장이 상주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갑내기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일본 게이오대 유학 시절 함께 공부를 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부인 정지선 씨와 함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그는 “좋은 분이셨다. 유족에게 좋은 곳으로 잘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31일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가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모임에서 가끔 뵈었고, 항상 긍정적이고 좋으신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의 대학 후배인 정기선 부회장은 “전부터 재계에서 다들 굉장히 존경했던 분”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도 빈소를 방문해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낼 당시 조 명예회장이 한미재계회의 의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빈소를 찾았다. 전날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빈소를 방문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재계의 지도자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조 명예회장은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2000년부터 10년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며 한미 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하기도 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대의를 위해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할 말은 하는 것이 조 명예회장을 당당한 재계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장례는 5일간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지고, 영결식은 2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1 07:00
산업

[IS리포트] 꼬이거나 포기하거나…만만치 않은 재벌들의 상속 셈법

대기업의 대물림이 ‘필수’가 아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고 있는 만큼 다수의 선택지가 생길 전망이다. 오너가들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일환으로 ‘승계 포기’를 선언하거나 ‘연대 경영’, ‘소유와 경영 분리’ 등의 묘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희박해졌지만 경영 승계 포기29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모두 경영 승계에 대한 이슈로 고민에 휩싸였다. 4대 그룹 총수들 모두 아들 1명만 슬하에 두고 있다. 주로 아들이 경영 지휘봉을 물려받는 국내 기업의 전통을 고려한다면 적자는 어느 정도 정해진 셈이다. 그런데도 경영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이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올랐지만 옥고를 치르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법정에 주기적으로 출두하는 등 ‘사법 리스크’에 신음하고 있다. 4세 경영 포기는 삼성그룹의 준법 경영을 위한 선언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자녀에게 재계 1위 기업의 총수가 감내해야 하는 고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회장의 장남은 아직 병역 문제 해결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3세 경영에 대한 구상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11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말 고민 중이고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이어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 회장의 세 자녀의 경우 ㈜SK 지분이 전무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3세 승계를 위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 자녀 모두 SK그룹의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등 적을 두고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장녀 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차녀 민정 씨는 SK하이닉스에서 일하다 휴직 후 미국의 원격 의료 스타트업 자문역을 맡고 있다. 장남 인근 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근무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1남2녀를 두고 있다. 총수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지분으로 아직 완벽하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지분이 핵심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 지분 5.39%로 2.65%를 보유한 정의선 회장보다 2배 이상 많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의 경우 지분 정리가 이뤄져야 온전한 경영 승계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분 승계는 상속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LG그룹은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 등 세 모녀가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진행하면서 ‘장자 승계’가 꼬였다. 세 모녀는 구 회장을 상대로 이미 오래 전 합의가 끝난 ㈜LG 지분에 대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 승계 최대 걸림돌, 천문학적인 상속세 경영 승계의 최대 걸림돌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 등에 대한 상속세만 2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부연납으로 납부하고 있지만 아무리 재계 1위의 재벌이라도 1년 5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는 큰 부담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의 삼성 일가는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상속하면서 상속세만 12조원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의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등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경우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받은 ㈜LG 지분 8.76% 상속 등을 위해 상속세 7200억원을 내야 했다. 구 회장은 올해까지 상속세를 모두 완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의선 회장도 향후 현대차와 기아 지분 등을 상속받는다면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상속세 마련 등을 고려해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서도 최상위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OECD 38개 회원국 중 상속세를 물리는 국가는 24개국이다. 이중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할증률(상속세율의 20%)을 더하면 총 상속세율은 60%까지 올라간다. OECD의 평균 상속세율이 15%라는 점으로 고려하면 한국의 상속세는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상속세율 60% 적용받는 기업은 사실상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상속세와 관련해 “우리 경제 발전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현재 기업들의 최대 현안인 상속 문제에 대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9일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상속세제에 대한 3040 최고경영자(CEO)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5%가 상속세의 폐지 또는 최고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과도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대 경영’이 떠오르고 있다. GS와 LS 등의 기업들은 사촌들이 지분을 합쳐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집집마다 5% 정도의 지분을 세습하면서 경영을 승계하는 방식이다. 이들의 경우 주기별로 총수를 추대하면서 ‘연대 경영’, ‘사촌 경영’의 모범을 선보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에도 ‘경영 승계 구상’에 연대 경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는 최종건 창립자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전례가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사촌 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대 경영’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의 ㈜SK 지분 17.73%의 배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미 사촌들에게 SK 지분을 나눠준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최 회장은 SK 지분 4.68%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 친족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당시 증여 금액만 9300억원 규모였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 승계 구상을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연대 경영’뿐 아니라 ‘소유와 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SK의 경우 계열사별 독립적인 이사회를 비롯해 전문경영인 체제가 굳건해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전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30 07:00
산업

'박카스의 아버지'로 제약업계 굵직한 업적 남긴 강신호 명예회장 별세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3일 별세했다. 향년 96세.1927년 경북 상주에서 고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난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서 일했다.대표작은 단연 1961년 개발한 피로 회복제 박카스다. 박카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며 2013년 지주사 체제 전환 전까지 47년간 동아제약이 국내 제약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키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받는다.강 명예회장은 또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199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 임상시험용 의약품으로 승인받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와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의 개발을 이끌며 국산 신약 발전에도 기여했다.경기도 안양에 현대식 공장을 준공해 1985년 업계 최초로 GMP(우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시설을 인증았다. 또 1977년 제약 업계 최초로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동아제약을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전시켰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국내 제약 업계 최초로 경기도 용인에 인재개발원을 세워 사원 교육을 제도화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사회'라는 의미가 담긴 '쏘시오'(SOCIO) 라는 단어를 기업명에 넣어 1994년 동아제약 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바꾸기도 했다. 198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 장학 사업과 평생 교육 사업 등을 후원해 1900명 이상의 장학생을 배출했으며 제약 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장(현 한경협)을 맡았다.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는 산업계 기술 개발 활동을 지원한 점 등을 인정받아 2002년 과학기술 분야 최고 훈장인 창조장을 수훈했다.한경협은 이날 강신호 명예회장에 대해 "재계를 대표해 사회적 책임과 소명을 다한 경제지도자"라고 추모했다.한경협은 류진 회장 명의로 배포한 추도사에서 "회장님의 생명 존중과 나눔의 정신, 그리고 청년같이 뜨거웠던 기업가 정신은 우리 경제계의 소중한 유산"이라며 "그 숭고한 뜻을 저희 후배들이 받들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강 명예회장은 2004∼2007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9·30대 회장을 역임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03 15:58
프로축구

최순호 단장 눈물의 추천사 “故 박태준 회장 말씀 잊지 못해, 말씀 되새기자” [IS 현장]

“고등학교 3학년 봄, 저를 반갑게 맞이 해주며 ‘더 큰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씀해 주신 순간을...잊지 못한다”단상에 오른 최순호(61) 수원FC 단장의 목소리에는 그리움이 묻어있었다.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2일 오전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서울 풀만 그랜드불룸에서 개최됐다. 올해 신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은 선수·지도자·공헌자 부문으로 구성됐다. 이날 1세대 선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최순호 단장은 이회택(77) OB 축구회 회장으로부터 “불세출의 스트라이커, 초창기 K리그의 초석을 다진 1등 공신”이라는 추천과 함께 단상 위에 올랐다.이후 감사 인사를 전한 최순호 단장은 내려갔다가 다시 무대로 향했다. 바로 공헌자 부문 헌액자인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추천사를 위해서였다.추천사를 읊는 최 단장의 목소리에선 떨린 음성과 깊은 그리움이 묻어났다. 최 단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박태준 회장님의 말씀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회장님은 한국 축구인의 수많은 최초를 함께 해주셨다. 훗날 한국 축구의 뿌리가 된 모든 부분이 회장님께서 만드신 유산이다”라고 말했다. 박태준 회장은 국내 최초 축구 전용 구장(스틸야드) 건립·프로 최초 클럽하우스 건립·국내 최초 프로 유스 클럽 시스템 확립 등 한국 축구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최순호 단장은 “회장님은 ‘한국 축구의 미래’에 맞춰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회장님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속에서 한국 축구는 단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순호 단장은 “크고 작은 고민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면 회장님이 계신 현충원을 찾는다”면서 “오늘 헌액식을 맞아, 많은 분들이 박태준 회장님의 말씀과 정신을 되새기고 저와 같이 따뜻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리 수상자로 나선 박태준 회장의 아들 박성빈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들판에는 많은 아이들이 공을 찬다. 주말에는 지역 축구팀의 유니폼을 입고 전용 구장을 향한다”라며 “또는 조기 축구로 흘리는 땀방울로 일상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도 한다. 지금 이 모습이 선친께서 상상한 프로 축구의 미래 아니었을까”이라고 상상했다.이어 “앞으로도 프로 축구가 일상에 자리 잡고, 선도적으로 일깨우는 미래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충동=김우중 기자 2023.05.02 15:12
산업

GS·LS는 형제경영 모범사례…두산·한진은 삐걱

상속세율이 높은 한국 기업에서 ‘사촌경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그룹 일가는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 상속으로 내야 할 상속세만 12조원에 달해 안정적인 경영 승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안정적인 형제경영이 유지되고 있는 기업집단은 범 LG가의 GS와 LS다. LG그룹에서 2004년 분리된 GS그룹은 이후 경영권 분쟁 없이 순탄한 형제경영이 유지되고 있다. GS그룹은 장자승계나 사촌경영 방식과는 달리 오너가의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에도 허창수 명예회장이 총수 자리를 막내 동생인 허태수 회장에게 물려주며 잡음 없이 경영 승계가 마무리됐다. 이런 GS그룹의 안정적인 형제경영의 원동력은 안정적인 지분에서 비롯된다. GS는 허창수 명예회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2.08%에 달한다.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가 5.26%로 개인 최대주주고, 허창수 명예회장도 4.66%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사촌형제들이 5% 안팎으로 비슷한 지분율을 갖고 있어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LS그룹도 10년 주기로 사촌 간에 경영권을 승계하는 전통이 있다. 구자열 회장이 2021년 사촌 동생인 구자은 회장에게 바통을 넘긴 바 있다. 구자열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의 장남이고, 구자은 회장은 창업주 다섯째 동생의 외아들이다. LS 역시 구자은 회장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2.24%로 높은 편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사촌경영은 최대 상속세율이 60%에 달하는 국내에서 경영 승계를 위한 나쁘지 않은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삼성 오너가의 경우 12조원 상속세를 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 세대를 더 거치면 천문학적인 상속세 탓에 지분율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게 되고,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고 했다. 한국은 상속세율 기본 50%에 최대주주 주식의 할증평가까지 더해지면 60%까지 올라간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세율에 해당한다. 이에 세대가 거듭될수록 안정적인 지분율을 지닌 ‘총수 1인 지배구조 체제’가 힘들어지게 된다. 이 같은 높은 상속세율 때문에 경영 승계를 주저하고 있는 주식부호들도 꽤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이사회 공동의장의 경우 지분 증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서정진 의장은 “저를 제외한 가족들은 주식이 1주도 없다. 우스갯소리로 주위에 ‘지금 제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국영기업이 된다’고 말하곤 한다”며 “상속세율 60%에 주식을 팔아도 양도세가 25%인데 현금이 많지 않아 증여를 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형제경영과 사촌경영이 이상적인 경영 승계라고 할 수도 없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이 형제간의 분쟁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위상이 꺾인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진그룹 역시 조양호 전 회장 시절부터 조원태 회장에 이르기까지 경영 승계로 형제, 남매간 분쟁이 일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28 06:58
산업

다시 불거진 재벌가 상속 분쟁을 현대차 오너가가 주목하는 이유는

LG그룹의 상속 분쟁 사태로 재벌가들의 집안싸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분 상속 과정에서 유언장이 있든 없든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일어난다. 지분은 곧 경영권과 재산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LG가의 상속 분쟁은 향후 현대차 오너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끈다. 현대차 오너가 지분 상속 관심 증가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가의 상속 분쟁은 과거 같은 내란을 겪었던 삼성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오너가까지 소환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정의선 회장이 경영 승계를 통해 총수가 됐지만 아직 지분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연말 기준으로 현대차 지분 2.62%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5.33%를 지닌 개인 최대주주다. 이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향방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은 증여보다는 지분 상속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차 오너가도 언젠가는 찾아올 ‘정 명예회장의 지분 배분 해법’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LG가에서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에 더욱 꼼꼼하게 접근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그룹에서도 LG그룹의 상속 분쟁을 눈여겨볼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분쟁 결과가 현대차 오너가의 상속 과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대차는 경영 승계는 이뤄졌지만 지배구조상 아직 지분이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등 모빌리티그룹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현대차의 지분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지분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이정화 여사는 고인이 됐지만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자식이 4명(1남3녀)이나 된다. 정의선 회장의 경영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구광모 회장의 상속처럼 지분을 일정 부분 몰아주는 시나리오가 가장 좋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의 딸들도 사업을 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의 누나인 첫째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 둘째 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현대차 지분이 극히 미미하다. 둘은 0.1%도 되지 않은 1445주를 보유하고 있다. 셋째 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은 현대차 지분이 전무하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외동아들 정의선 회장은 559만8478주를 갖고 있다. 유산 상속 시 법정 비율대로라면 자식 4명이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4등분으로 나누게 된다. 그러면 한 명당 1.33%씩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3.95%로 4%도 되지 않게 된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율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 지분 비율을 적절히 배분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19%, 현대제철 지분 11.81%도 갖고 있다. 지분을 4명에게 똑같이 나누는 것보다 계열사 지분을 적당히 배분한다면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지분을 높일 수 있는 해법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 작업이 여의치 않은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의 경우 딸들의 경영 참여가 거의 없었던 반면, 현대차 오너가는 여성들도 사업을 하는 등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상속 과정에서도 제 몫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벌가의 상속 분쟁, 잡음 최소화에 초점 과거 유언장을 통한 지분 상속은 많은 잡음을 불려 일으켰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이맹희 형제가 벌인 상속 분쟁이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규모도 컸다. 이병철 창업주의 재산 규모가 컸던 만큼 소송 금액이 4조원대에 달했다. 2012년 이맹희 전 CJ그룹 회장은 알려지지 않은 차명 주식을 동생인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가져갔다며 소를 제기했다. 동생인 이숙희 씨도 가세해 이건희 전 회장을 상대로 지분을 요구했다. 당시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을 지분을 이병철 창업주에게 그대로 물려받은 바 있다. 유언을 통해 이건희 전 회장이 몰아서 받았기에 상속 분쟁의 빌미가 된 셈이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맹희 전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를 포기했다. 재산을 두고 벌어진 형제간 법정 다툼은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당시 이맹희 전 회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도 명확한 유언을 남기지 않아 형제간 재산 분쟁이 벌어진 경우다.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1981년 갑작스럽게 타계했고, 김승연 회장이 20대의 젊은 나이에 경영을 승계했다. 김승연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은 김종희 창업주의 유산 40%의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992년 당시 김호연 전 회장은 김승연 회장이 본인과 의논하지 않고 임의로 상속재산을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3년 6개월 동안 31차례나 재판이 이어졌다. 둘은 1995년 할머니의 장례식 때 만나 재산 분할에 합의하고 소송도 모두 취하하면서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또 그해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화해했다. 한진그룹은 유언장대로 상속했음에도 형제간 다툼이 벌어졌다. 조충훈 창업주가 사망하면서 뒤늦게 유언장이 공개됐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등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2005년 정석기업의 주식 7만주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으로 인해 한진은 유언장까지 감식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법원은 원래 재산 분할에 합의한 대로 정석기업의 주식을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에게 증여하도록 강제조정 결정을 내리면서 소송은 막을 내렸다. 유언장이 있든 없든 상속 분쟁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언장 없이 법정 비율대로 상속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삼성그룹도 이건희 전 회장 사망 이후 법정 비율대로 상속이 이뤄지면서 잡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일선 소장은 “법정 비율대로 상속하는 것이 상속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재벌가의 재산 분할이라 형제, 남매간 의 상하지 않고 뒷말이 나오지 않는 게 중요한데, 최근 재벌가에서 이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17 07:00
산업

상속권 분쟁 휘말린 구광모…LG "합의따른 적법한 상속"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딸들이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G 측은 "합의에 따라 4년 전 적법하게 완료된 상속"이라고 반박했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재산 상속 과정에서 상속권을 침해받았다고 생각한 이가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원래 구 회장은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장자를 잃은 구본무 전 회장은 전통인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고자 2004년 구 회장을 양자로 입적시켰다. 김영식 여사는 구 전 회장의 배우자이며,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는 구 전 회장의 각각 장녀와 차녀다.구본무 전 회장이 2018년 별세한 뒤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다. 당시 구 회장은 ㈜LG 주식 등 경영권 관련 재산을 상속받고,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는 것에 합의했다. 따라서 구광모 회장은 8.76%의 ㈜LG 지분을 상속받았다. 구연경 대표는 2.01%, 구연수 씨는 0.51%를 각각 상속받았다.이와 관련, LG 측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해당 재산을 분할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원칙과 전통에 따라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 구 회장에게 상속됐어야 했으나 구 회장이 다른 상속인 3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역시 분배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구 회장은 상속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 약 7200억원을 5년 동안 6회에 걸쳐 나눠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현재까지 5회 납부했으며 올해 말 마지막 납부를 앞두고 있다.LG 측은 이번 소송이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LG 측은 “창업회장부터 명예회장, 선대회장에 이르기까지 집안 내, 회사 내에서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가풍이 있다”며 “지금까지 이어온 LG 경영권 승계 룰은 4세대를 내려오면서 경영권 관련 재산은 집안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그 외 가족들은 소정의 비율로 개인 재산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7년 창업 이후 LG가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집안 어른들의 양해와 이해 속에서 경영권을 승계해 왔다”며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3.10 17:06
경제

10대 그룹 총수 중 정의선·이재용만 담보대출 없는 이유는

5대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만이 주식 담보대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리더스인덱스가 총수가 있는 60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29개 그룹의 주식 보유 친족 455명 가운데 128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고 있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한 계열사 주식 지분은 6.4%, 대출 금액은 4조8225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 총수일가 중 보유 주식의 담보대출이 없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재벌 기업 오너가는 경영·승계 자금 마련 또는 상속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주식 담보대출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회장으로 경영 승계가 진행됐다. 그렇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는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로써는 정의선 회장이 상속세 등으로 특별히 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정 회장은 개인 자금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20%를 매입하는데 24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현대차 총수일가가 담보대출을 받지 않았던 건 아니다. 2013년 이전에는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담보대출 규모도 상당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657만주의 담보 대출을 전액 상환했다. 그리고 정 회장 역시 4500억원 규모의 현대글로비스 130만주, 기아차 412만주 담보대출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그룹 오너일가는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1조7171억원의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총수 이재용 부회장은 주식 담보대출 없이 상속세 납부를 위한 공탁만 하고 있다. 고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받은 유산의 상속세(약 12조원)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의 오너일가도 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가장 많은 1조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각 3300억원과 3717억원을 빌렸다. 삼성은 연부연납제를 활용해 상속세를 분납한다. 먼저 지난 4월 주식 매각 등을 통해 2조원을 납부했다. 2026년까지 5차례 걸쳐 추가로 납입할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4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그룹의 지배력 강화를 고려해 담보대출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565억원을 대출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580억원을 빌렸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241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220억원을 담보대출 받았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담보로 각 3215억원과 500억원을 빌렸다. ◇총수일가 주식 담보대출 규모 톱10(단위: %, 원) 이름 기업집단 담보비중 금액 홍라희 삼성 16.3 1조 이서현 삼성 6.8 3871억 최태원 SK 24.8 3565억 이부진 삼성 5.5 3300억 정몽준 현대중공업 48.6 3215억 조현범 한국타이어 42.2 2350억 신동빈 롯데 16.4 2241억 구본능 LG 50.8 1291억 김승연 한화 56.6 1220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2.4 1033억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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