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역사상 최초, 3위 감독이 '최고의 감독'이 됐습니다
'기동타격대장'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K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김기동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포항의 올 시즌 성적은 3위. 우승 팀과 준우승 팀이 아닌 팀에서 감독상이 나온 건 이번이 최초다. 득표에서 38%를 기록했다. 우승 팀 호세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31%)과 준우승 팀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15%)을 압도했다. 그만큼 올 시즌 포항은 강렬했다. 전북과 울산의 '양강체제' 속에서 이들을 위협하는 유일한 팀이 포항이었다. 김기동 감독의 화끈한 공격축구 전술이 만들어낸 강렬함이었다. 전북과 울산처럼 막강한 스쿼드를 구축하지 못했지만 특유의 끈끈함과 역동성으로 무장하며 상대를 무너뜨렸다. 포항은 전북과 울산을 따돌리고 56골로 최다 득점 팀이 됐다. 경기당 2.07골로 K리그1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2골을 넘어섰다. 파이널라운드 5경기에서는 무려 15골을 폭발시켰다. 김기동 감독은 곧 공격축구라는 공식을 완성시킨 시즌이었다. 특히 김기동 감독은 무명의 송민규를 절대신뢰하며 리그 최고 수준의 측면 공격수로 성장시켰다. 송민규는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김기동 감독은 "3위를 하고 받을 자격이 있나 모르겠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의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영광스럽게 생각을 한다. 그분들을 대신해 감사히 받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한해를 돌아보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리그 3위, 챔피언스리그 진출, 다득점 1위 등 목표를 이룬 해였다. 감독 김기동이 받은 상이지만 최고 좋은 팀, 매력적인 팀이라고 평가를 받는 상이다. 포항의 모든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발전하고 성장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송민규는 가장 먼저 김기동 감독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이 상을 받게 해준 김기동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함께 고생한 선, 후배들, 친구들 모두 고맙다. 포항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출발선이라 생각하고 겸손하게 성장할 수 있는 송민규가 되겠다"고 말했다. MVP는 전북을 우승으로 이끈 손준호에게 돌아갔다. 그는 득점왕 주니오(울산)를 제치고 최고의 영광을 안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는 올 시즌 25경기에 나서 2골5도움을 기록했다. 팀 승리를 위해 궂은일을 도맡았다. 볼 경합 성공(75회), 패스 차단(171회), 중앙지역 패스(1122회) 등 중원 장악력을 보여주는 부가지표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 MVP를 받아 행복하다. 잊지 못할 하루다. MVP 후보에 올랐을 때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수상할 수 있었다. 감독, 선수, 묵묵히 일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 시즌에는 MVP에 맞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반짝이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1.05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