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지난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11라운드 수원 FC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이끈 주역은 송민규다. 그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4분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다. 아크 오른쪽에서 올라온 고영준의 크로스를 송민규가 감각적인 헤딩 슈팅으로 연결시켰고,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은 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승리로 포항은 3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토종 에이스 송민규가 자리를 잡고 있다. 포항은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다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의 부진에 빠졌다. 송민규의 부재도 한몫했다. 그는 6라운드 성남 FC와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7, 8라운드를 뛰지 못했다. 포항은 1무1패로 승리하지 못했다. 9라운드 FC 서울전에 돌아온 송민규는 에이스의 귀환을 알리는 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10라운드 광주 FC전 1-0 승리에 이어 수원 FC전까지 3연승을 신고했다.
송민규는 시즌 5호골을 성공시켰다. 본격적으로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음을 알리는 골이다. 또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했다고 알리는 골이기도 하다. 그는 2020시즌 27경기에 나서 10골을 넣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의 절대 신뢰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영플레이어상까지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9경기에 출전해 벌써 5골이다. 지난 시즌 활약으로 올 시즌 상대 수비수에게 더욱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지만, 이를 뚫어내고 있다.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다. 시간이 갈 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수원 FC전 승리 후 김기동 감독은 "수비수 뒤로 돌아가는 움직임으로 결승 골을 넣었다. 송민규의 활약이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송민규가 성장함에 따라 2020 도쿄올림픽 참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무명' 송민규는 포항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었다. 지난해 10월 A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처음으로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된 송민규는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후 올림픽대표팀 소집이 있을 때마다 김학범 감독은 송민규를 빠뜨리지 않았다.
올림픽이 확정된 건 아니다. 올림픽대표팀 2선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송민규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흐름과 기세를 이어간다면 김학범 감독의 확신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올림픽대표팀 연령대에서 송민규보다 강렬한 모습을 드러낸 이는 없다.
송민규의 올림픽 참가 의지도 강하다.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한 번 입으니 벗기 싫다. 소속 팀에서 잘 해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다른 2선 선수들과는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올림픽은 누구나 가고 싶은 무대다. 나 역시 당연히 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