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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토트넘 최악의 우려 현실로” 감독 무모했던 도박, 핵심 수비수 6주 이탈 전망

토트넘 핵심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26)가 또다시 쓰러졌다. 향후 6주 정도 더 전열에서 이탈할 거란 전망까지 나왔다. 가뜩이나 강행군을 앞둔 토트넘 입장에선 그야말로 ‘초비상’이다.아르헨티나 TyC스포츠의 가스톤 에둘 기자는 10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로메로는 근육 부상으로 인해 6주 동안 재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TyC스포츠는 로메로의 자국 매체다.영국 매체 스퍼스웹도 에둘 기자의 소식을 인용해 “로메로가 근육 부상으로 인해 6주 동안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시즌 내내 토트넘은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수비 지역에 부담이 가장 컸다. 그리고 로메로의 부상 정도가 나오면서 토트넘 팬들의 최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앞서 로메로는 지난달 A매치 기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부상을 당해 최근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지난 9일 첼시와의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홈경기에서 깜짝 복귀전을 치렀다. 로메로뿐만 아니라 역시 부상으로 빠져 있던 미키 판더펜도 함께 복귀했다.현지에선 이를 두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도박’으로 표현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됐다. 로메로는 경기 시작 15분 만에 통증을 느끼고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은 2-0으로 앞서다 로메로 이탈 이후 4실점을 허용하며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스퍼스웹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도박은 역효과를 냈다”고 했다.로메로뿐만 아니라 함께 복귀전을 치렀던 판더펜 역시 부상을 당해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고, 또 다른 백업 센터백 자원 벤 데이비스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현재 남은 센터백은 사실상 라두 드라구신뿐이다.내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한 센터백 보강이 절실해진 가운데, 토트넘은 12월에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전 등을 포함해 무려 6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다. 로메로 등의 이탈 속 극심한 수비 불안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김명석 기자 2024.12.10 15:17
예능

‘무쇠소녀단’ 방글이PD “유이→설인아, ‘철인3종’ 도전 원망할 법한데 고맙다고” [IS인터뷰]

“멤버를 구성할 때 첫 번째 기준은 의지가 있는 지 였어요. 제가 시킨다고 될 프로젝트는 아니었거든요.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값진 결과까지 얻게 돼서 너무 기뻐요.”여배우 4명의 철인3종경기 도전기를 담은 tvN 예능 ‘무쇠소녀단’은 처음엔 다소 무모한 시도처럼 보였다. 지난 10월 통영에서 열린 철인3종 경기 출전을 목표로 준비 기간은 약 4개월에 불과했다. 도전자는 진서연, 유이, 설인아, 박주현. 평소 운동을 잘하거나 좋아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이긴 했지만 이전에 철인3종에 도전해 본 적은 없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인 이 도전기의 결과는 전원 완주였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현실이 된 순간이다.연출을 맡은 방글이 PD는 종영 후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끝이 정해져 있지만 끝을 모르는 포맷이다 보니 갈수록 더 긴장되고 떨렸다”며 “4명의 출연자 모두 크게 다치지 않고 완주한 것이 제일 감사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글이 PD는 KBS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을 연출하다가 지난해 초 tvN으로 이적했다. ‘무쇠소녀단’은 지난해 8월 방영된 ‘형따라 마야로’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예능이다. 철인3종은 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 세 종목을 연이어 해야 하는 종목이다. 멤버 4명은 4개월간의 맹훈련으로 근육통, 부상 등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끈기와 인내심을 발휘해 전원 컷오프 시간인 3시간 30분 안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방 PD는 “사실은 정말 괜찮을 수 없는 훈련 강도이긴 했다. 기본적인 근육통은 늘 달고 살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철인3종은 멤버 4명의 한계를 극복해야 완주할 수 있을 만큼 허들이 높은 경기였다. 수영 선수 출신인 유이는 기본적인 운동 신경은 매우 뛰어나도 자전거를 탈 줄 몰랐고, 진서연은 물공포증이 있어 수영에서 애를 먹었다. 박주현은 지구력이 약한 편이고, 설인아는 무릎 통증이 심했다. 방 PD는 “그럼에도 ‘극복 해보자, 그 자체가 오히려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처음엔 멤버들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금방 극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이겨 나가는 큰 숙제긴 했다”고 털어놨다.“유이의 경우, 자전거를 못 타더라도 워낙 운동을 잘하니까 금방 배울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니었어요. 생각보다 두려움이 크다는 걸 느꼈고 이건 저도 생각하지 못한 지점이었어요. 그럼에도 계속 연습을 이어갔고 완주를 해내 준 게 고맙고 대견해요.”방 PD는 이어 멤버 4명에 대해 “솔직히 ‘이런 고생을 시키다니’라는 저에 대한 원망도 많이 됐을 텐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고 모두가 빠짐없이 ‘이 프로젝트를 하자고 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줬다”며 감사함을 표했다.방 PD가 예능에서 잘 다루지 않던 철인3종을 소재로 가지고 온 건 스스로가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이 컸다. 그는 “제가 달리기를 좋아한다. 5km가 되고, 10km가 되고, 메달을 따는 과정이 되게 즐겁고 성취감 있는 일이더라”며 “그러다 철인3종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들이 하는 거지’?, ‘왜 하는 거지?’라는 호기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철인3종이라고 하면 막상 너무 먼 얘기 같지만, 달리기, 수영, 사이클을 뜯어 보면 친숙한 종목이잖아요. 세 종목을 천천히 접근하면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특히 방 PD는 “운동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건강한 여자들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여성 멤버가 주축이 된 프로젝트를 굉장히 하고 싶었다. 제가 여자 연출자이기도 하고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게 처음이기도 했다”며 “흔히 여배우들과의 작업이 쉽지 않을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오히려 못 담아낸 게 미안할 정도의 열정을 봤고 제가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연출 포인트는 ‘진정성’이다. “구기 종목은 팀원 간 화합이나 케미를 보여줄 수 있지만 철인3종은 각자 하는 경기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 힘들었어요. 훈련 강도가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부분들, 혼자 하지만 서로 격려하고 끌어주는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끝으로 방 PD는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반응이 가장 좋았다”며 시청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되게 담백한 말인데 너무 듣기 좋은 말이었어요. 제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오히려 감사하단 얘길 들으니까 뿌듯해요. 최선을 다해서 땀을 흘린 출연자들의 노력이 잘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무쇠소년단’을 하면서 그런 진정성이 주는 매력을 알게 됐어요.”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09 05:55
드라마

‘정년이’ 정지인 감독 “김태리‧문소리 ‘추월만정’ 신, 가장 오랫동안 준비” [인터뷰②]

tvN 드라마 ‘정년이’ 정지인 감독이 국극 무대 외에 ‘추월만정’ 신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정지인 감독은 27일 제작진을 통해 일간스포츠에 “국극을 제외한 촬영 중 가장 공들인 건 아무래도 10회 엔딩, 용례(문소리)가 부르는 ‘추월만정’을 정년이(김태리)가 처음으로 듣는 장면이었다”며 “대본 상황에 적합한 장소를 촬영 시기에 임박해 겨우 구했고, 일출과 밀물과 썰물 시간대를 몇 달 전부터 계산해서 두 번에 걸쳐 촬영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신을 이렇게 오래 준비해 찍은 건 연출하면서 처음 있는 경험”이라며 “며칠에 걸쳐 찍으며 훌륭한 감정선을 연기한 두 배우 덕에 화룡점정을 찍으며 완성할 수 있던 장면”이라고 전했다. 또 “아무래도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총력을 기울인 건 국극 장면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극 촬영은 카메라 리허설과 드레스 리허설을 본 촬영에 앞서 하루씩 진행했다. 국극 무대는 보통 한 작품당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기간이 평균적으로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국극 무대를) 긴 시간 보여드린 것은 이 정도의 길이도 납득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드라마가 보여주는 모든 공연 내용을 납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도전이었다”며 “어떻게 보면 무모할 수도 있었지만 후반 작업 과정에서 장영규 음악감독님의 무대 음악과 믹싱 팀의 음향 작업이 좋은 시너지를 일으키는 걸 확인하며 공연 장면에 대한 떨리는 마음이 점차 빨리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내용으로 지난 17일 종영했다. 지난 10월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으로 출발해 큰 인기를 얻으며 16.5%로 막을 내렸다. 또 TV-OTT 화제성 조사에서도 드라마 부문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11월 드라마 브랜드평판 순위 1위(한국기업평판 연구소 기준) 등의 기록을 남겼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27 11:43
드라마

‘개소리’, 믿고 보는 이순재가 탄생시킨 힐링 드라마…재미X감동 다 잡았다

‘개소리’가 재미와 감동을 모두 담은 아름다운 결말로 여운을 남겼다.지난달 31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 최종회에서는 생사를 오가며 위험한 고비를 넘긴 이순재와 그를 찾아 서울까지 향하는 소피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그려져,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은 진정한 우정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줬다.먼저 드라마 작가 예수정이 작품을 탈고한 후 동료들에게 축하받는 장면이 그려졌다. 예수정은 처음부터 이순재와 김용건을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써내려갔지만, 방송사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젊은 배우로 교체하지 않으면 제작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몹시 실망한 예수정은 차마 동료들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 “그냥 안 하기로 했다”고 둘러댔고, 이순재와 김용건을 비롯한 시니어들은 제작이 무산된 진짜 이유를 알고 모두 상심에 빠졌다.시니어들은 몸소 제작사를 차리고 투자자를 물색하는 등 예수정의 각본을 드라마화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쉽게 투자자를 구할 수 없어 애를 먹는 가운데, 앞서 이순재에게 은혜를 입은 현타가 직접 작품에 투자하겠다고 나서고 특별 출연까지 약속하며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마침내 촬영에 돌입한 이들은 프로페셔널하게 호흡을 맞춰 갔지만, 열연을 펼치던 이순재가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쓰러지는 위기 상황이 찾아왔다.거제도에 있던 홍초원(연우 분)과 홍은하(김지영 분) 모녀도 황급히 이순재가 입원한 서울병원으로 향했고, 소피 역시 이 소식을 전해듣고 충격받았다. 이웃집에 맡겨진 채 거제도에 홀로 남겨진 소피는 불굴의 의지로 목줄을 풀었고, 이순재를 찾아 직접 서울까지 갈 계획을 세웠다. ‘서울병원’이라는 글자를 눈에 익히고 오직 그 글자가 적힌 이정표만을 따라 무모한 여정에 나선 소피의 뜨거운 의지는 보는 이들의 눈에 눈물을 맺히게 했다.지치고 힘든 상황을 모두 이겨내고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 도착한 소피는 자신이 너무 늦어 이순재가 사망한 줄 알고 좌절했다. 우왕좌왕하던 소피는 기적적으로 홍초원을 만났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이순재가 입원한 병실로 향할 수 있었다. 가족과 동료들의 간절한 기도 속에 의식을 되찾은 이순재 역시 눈앞에 나타난 소피를 보고 뛸 듯이 반가워했고, 개의 말을 알아듣는 신비한 능력이 손녀 홍초원에게서도 발현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앞으로 탐정 ‘듀오’가 아닌 ‘트리오’로서 활약할 것을 예고했다.갈피를 잡지 못하던 이기동(박성웅 분)과 김세경(이수경 분)의 러브라인도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김세경은 애써 이기동을 외면하며 함께했던 추억을 모두 지우려 했지만,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를 잊을 수 없어 자신의 마음을 인정했다. 이기동 역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진심을 고백하면서 이들의 엇갈렸던 사랑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됐다. 이후에도 이기동과 홍초원은 가족으로서 가깝게 지내고, 홍은하 또한 임신한 김세경을 친언니처럼 신경쓰는 등 사회적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관계가 그려졌다. 건강을 회복한 이순재는 출연작의 흥행과 함께 재기에 성공했고, 김용건과 함께 연말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잠정적인 연기대상 수상자나 다름없었던 이순재는 작품에 함께해준 예수정과 임채무, 송옥숙을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했지만 케이크에 불을 붙이기 직전 다른 배우가 대상임이 밝혀져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모두가 어색하게 웃는 가운데 소피가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가 우렁차게 짖으며 레드카펫 위를 활보했고, 난리통 속에서 오직 이순재만이 “누가 봐도 대상은 이순재다!”라고 외치는 소피의 ‘개소리’를 알아들은 후 흐뭇하게 미소지었다.이렇듯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이순재와 소피의 특별한 우정이 그려지며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후 홍초원은 꿈꿔왔던 대로 강력계 형사로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순재와 소피도 홍초원을 도와 거제도 해결사로서 계속 활약할 것을 예고하며 이들의 유쾌한 공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행복과 감동, 그리고 희망이 모두 공존하는 ‘완벽 엔딩’에 시청자들의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개소리’는 매주 새로운 사건과 치밀한 복선, 이를 해결해 가는 이순재와 소피 그리고 ‘시니어벤져스’의 활약을 보여줬다. 또한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자랑하는 캐릭터의 향연, 인물들의 다채로운 서사와 통통 튀는 에피소드로 큰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노년들의 삶을 풍부하고 아름답게 그려냄으로써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의 드라마로 막을 내리게 됐다.뿐만 아니라 언제나 흔들림 없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 대배우 이순재의 투혼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완성했다. ‘개소리’의 주역이자 시니어 5인방의 든든한 수장 이순재는 존재만으로도 현장에서 동료들과 스태프들의 귀감이 되었다고 배우들이 전했던만큼 프로페셔널 한 모습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모습을 보여준 이순재의 진정성 가득한 연기는 안방극장을 울고 웃게 했다. 이순재가 탄생시킨 최고의 힐링 드라마 ‘개소리’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간직될 것이다.‘개소리’ 후속으로는 '페이스미'가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01 08:58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슈퍼스타 감사용 같은 선수는 더이상 프로 골프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인가?

독자는 프로야구 선수 감사용을 아는가? 안다면 대단한 야구팬이다. 아니면 영화 개봉작을 한 편도 놓치지 않는 영화팬이거나. 감사용은 1984년부터 몇 시즌을 삼미슈퍼스타즈에서 뛴 왼손잡이 투수이다. 삼미슈퍼스타즈는 인천광역시를 연고지로 삼았던 프로야구 구단이고. 골프 칼럼에 웬 프로야구 이야기이냐고?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지금부터 9년쯤 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2015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3차 프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해 초에 도전을 시작해서 이미 두 번이나 낙방한 상황이었다. 그 해 3차 KPGA 프로 선발전은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컨트리클럽(군산CC)에서 열었다. 뱁새 김 프로는 예선전이 있기 5주 전에 짐을 싸서 군산에 내려갔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때려치울 작정이었다. 뱁새는 숙소를 잡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을 했다. 더러 다른 청년 골퍼와 연습 라운드를 할 때도 있었다. 보통은 늘 외톨이였다. 드라이빙 레인지에도 혼자 다녔다. 연습 그린에서도 하루 종일 혼자서 퍼팅이나 어프러치 연습을 하곤 했다. 물론 밥도 혼자 먹었고. 지쳐서 밤 10시가 되기도 전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새벽에는 시계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떠서 연습 그린을 찾았다. 그렇게 지독하게 외로운 싸움을 몇 주째 하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조금 일찍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잘 보지 않는 TV를 무심코 켰다. 외로워서 그랬을 것이다. 영화채널에서 영화가 나왔다. 영화 제목은 ‘슈퍼스타 감사용’이었다. 뱁새는 야구를 깊게 알지 못한다. 감사용이라는 이름도 그 때 처음 들었다. 영화는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 다만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몇몇 사실은 살짝 각색을 했다. 물론 나중에 안 일이다. 영화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4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감사용역은 배우 이범수가 맡았다. 주인공 감사용은 야구 동호회에서 뛰던 아마추어 선수였다. 그 해 삼미슈퍼스타즈는 선수 공채를 했다. 선수 공채라니! 지금 같으면 소설 같은 이야기이다. 좌완 투수가 없던 삼미슈퍼스타즈는 감사용을 뽑았다. 아마추어인 그가 구단에 합류해서 환영을 받았을까? 영화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무시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영화에서는 선수 하나가 감사용과 다투다가 “니가 프로야?”라고 모욕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뱁새는 이 대목에서 목이 콱 하고 막혔다. 감사용이 당하는 꼴이 뱁새가 그 때 처한 처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엘리트 청년 골퍼가 즐비한 프로 선발전에서 마흔 살이 훌쩍 넘은 뱁새가 허우적대는 꼬라지가 영락없이 그랬다. 누구에게 골프를 배우지도 않고 순수 독학으로 익혔으니 빈틈이 얼마나 많겠는가? 영화 속 감사용도 그랬다. 영화에서 그는 패전 처리 투수처럼 비쳤다. 물론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는 첫 해에 1승 14패를 기록한 것으로 기억한다. 패전 처리만 전담했다면 14패라는 기록이 있을 수 없다. 선발 투수로 출전하거나 계투를 해야만 패배도 기록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사용이 당대 최고 투수와 맞대결을 하는 부분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괄시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실어 공을 던지던 그가 당대 최고 투수였던 OB베어즈의 박철순과 붙은 것이다. 박철순 역은 배우 공유가 맡았다. 영화에서는 박철순이 20승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나온다. 그 경기에 삼미슈퍼스타즈 투수 가운데 누구도 제물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감사용이 감독을 졸라 바로 그 경기에 등판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박철순을 상대로 9회까지 완투를 한다. 결과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면서 아쉬운 패배. 그러나 최강자인 박철순을 상대로 남긴 명승부가 감동을 준다. 영화에는 아들이 프로야구 선수인데도 자랑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도 나온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배우 김수미가 어머니 역을 맡았다. 감사용은 어머니가 자기 경기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며 서운해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 서랍에서 지난 경기들 입장권 뭉치를 발견하고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머니는 홈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관람을 했던 것이다. 행여 아들이 나올 새라 말이다! 영화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다. 철저하게 무명인 감사용 앞에 붙은 수식어는 ‘슈퍼스타’. 구단 이름인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따온 것이다. 동시에 단 1승 밖에 올리지 못한 감사용이 슈퍼스타라는 이중적 의미이기도 하다. 뱁새는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큰 힘을 얻었다. 프로 골프 세상에 어떤 곳인 지도 모른 채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던 뱁새. 다른 종목이지만 야구에는 뱁새 보다 더한 설움을 이기고 선수 생활을 한 작은 거인 감사용이 있었다는 사실에 말이다. 영화와 실제 기록은 살짝 다르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여기서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렴 어떤가! 실제로 감사용은 그 해 1승을 거뒀다. 수 많은 투수가 프로야구 세상에서 뛴다. 그 중에 상당수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프로 생활을 접는다. 1957년생인 감사용은 이미 오래 전에 은퇴해 지금은 모 대학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슈퍼스타 감사용’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다음 회에 이어진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4.10.30 08:28
영화

서브남의 정석, 홍종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감정선 살렸다 ③

배우 홍종현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서브남으로 열연을 펼치며 이세영과 사카구치 켄타로의 애틋한 감정선을 제대로 살렸다.쿠팡플레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일본 유학을 떠난 최홍(이세영)이 아오키 준고(사카구치 켄타로)를 만나 사랑과 이별을 겪고 5년 만에 한국에서 재회하면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홍종현은 최홍이 일본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오랜 시간의 짝사랑을 끝내고 옆자리를 차지하는 최홍의 새 남자친구 송민준 역할을 맡았다. 송민준은 일본에서 최홍을 외롭게 만든 준고와 다르게 그 곁을 묵묵히 지키는 인물이다. 전 연인인 준고가 한국에 찾아오자 최홍이 느끼는 미묘한 변화를 깨닫고 불안해한다. 송민준은 최홍의 감정 변화를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최홍에게는 변함없이 순애보 면모를 보여주며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는 데, 홍종현은 그런 송민준의 감성을 꾹꾹 눌러 잘 표현했다. 홍종현은 최홍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세심하게 표현하는 한편 준고에게 찾아가 최홍을 흔들지 말라고 경고하는 강단 있는 모습, 두 가지 면모를 잘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는 20대 초반의 무모한 사랑, 뜨거운 사랑 후 이별로 느끼는 아픔, 이후 재회하는 과정 등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아픈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담겼다. 그런 감정과 서사는 오랜 시간 최홍의 옆을 지킨 송민준, 그리고 그를 제대로 연기한 홍종현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드라마에서 서브 주연 배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도 ‘파리의 연인’ 이동건 등 서브 남주 스타 배우들이 많이 나왔다”며 “서브 남자 역할이 메인 남자 주인공에게 뒤처지지 않는 매력이 있어야 시청자들이 작품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홍종현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통해 멜로 드라마에서 주연으로서 가능을 입증했고 앞으로 다른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0.28 06:00
영화

‘좋나동’부터 ‘사마귀’까지, 스핀오프가 뜬다 [줌인]

‘좋거나 나쁜 동재’부터 ‘사마귀’까지 OTT 시장에 스핀오프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세계관 공유로 원작 팬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서사로 신규 시청자까지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효자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티빙은 지난 10일 새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를 공개했다. 티빙에 따르면 ‘좋거나 나쁜 동재’는 공개 2회 만에 자사 오리지널 시리즈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에 오르며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좋거나 나쁜 동재’ 흥행에는 ‘비밀의 숲’ 후광 효과가 컸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지난 2017년과 2020년 방영된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의 스핀오프다. 스핀오프는 속편의 형태 중 하나로 오리지널 영화, 드라마의 캐릭터나 설정에 기초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작품을 일컫는다. 원작의 세계관을 공유하되 원작의 주인공과 서사를 달리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좋거나 나쁜 동재’의 주인공은 ‘비밀의 숲’에서 ‘느그동재’, ‘얄밉재’ 등 숱한 애칭을 얻으며 국민 ‘애증캐’로 등극한 서동재(이준혁)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스폰 검사란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로 인정받고 싶은 서동재 앞에 그의 과오를 들춰내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핵심 줄기다.티빙은 이에 앞서 지난 3일에도 스핀오프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장님의 식단표’로, 이달 초 종영한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의 서브 커플 남자연(한지현)과 복규현(이상이)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이야기는 극중 19금 웹소설 작가 남자연이 쓴 로맨틱 판타지 소설을 따라 진행된다.두 작품 모두 원작자인 이수연 작가, 김혜영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각각 참여했으며,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동일하게 캐스팅돼 주인공을 맡았다. 넷플릭스도 스핀오프 영화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공개한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세계관을 공유한 ‘사마귀’로,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휴가를 마치고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주인공 사마귀는 ‘길복순’에서 살인청부업자 길복순(전도연)과 그의 회사 MK엔터 대표 차민규(설경구)가 “휴가 간” 인물로 언급하는 캐릭터다.OTT 업계에서 연이어 스핀오프를 내놓는 이유는 리스크는 적고 성공 가능성은 크기 때문이다. 스핀오프는 서사를 새롭게 쌓을 필요가 없어 시청자들의 빠른 몰입이 가능하다. 또 전작의 성공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특정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 현 콘텐츠 시장에서 팬덤과 인지도를 확보한 것만큼 좋은 선택지는 없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플랫폼 간 경쟁이 심해지고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낯선 콘텐츠를 내놨을 때 사람들한테 그걸 알리기가 너무 어렵다. 하지만 이미 팬층이 형성되고 인지도가 확보된 작품을 만들면 홍보하는 데 막대한 도움이 된다. 수월한 마케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콘텐츠 팬덤이 문화가 됐다는 점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짚었다.플랫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여겨지는 고객 충성도 상승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더욱이 스핀오프는 타 속편과 달리 이야기의 수직 확장이 아닌 수평 확장 구조로, 신규 시청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다. 시청 순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만큼 스핀오프에 대한 관심이 원작으로 이어지기도 쉽다.일각에서는 콘텐츠 시장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IP 재활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로운 기획으로 무모한 게임을 하느니 하나의 IP 활용도를 다각화해 콘텐츠 제작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키우는 게 업계의 핵심 전략이 됐다는 설명이다.실제 최주희 티빙 CEO는 올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CJ ENM 포럼에 참석, ‘사장님의 식단표’, ‘좋거나 나쁜 동재’를 직접 언급하며 “좋은 시너지 사례다. 앞으로도 스핀오프를 비롯해 IP 수명 주기를 늘릴 재밌는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24 06:00
스포츠일반

[경마] 호국영웅 레클리스, 고향 제주에 돌아온다

한국마사회(정기환 회장)는 오는 26일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호국영웅 제주마 레클리스 동상 설립 기념하는 ‘레클리스 제막식’행사를 개최한다.호국영웅이 ‘레클리스’는 해방 이후 서울 신설동 경마장에서 활동을 준비하던 예비경주마였다고 전해진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해병대는 1952년 ‘레클리스’를 군마로 매입했고, 차량 진입이 어려운 산악지역에 물자를 운반하는 임무에 투입했다.청각에 예민한 일반 말들과 달리 ‘레클리스’는 전장의 포화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였다. 한번 갔던 길은 혼자 찾아갔고, 전장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을 업고 스스로 복귀할 정도로 영리해 미 해병의 신임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네바다 전투’에서 최전선을 하루 51회 왕복하며 약 4톤의 탄약을 운반하며 활약을 펼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이에 미해병대는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는 뜻의 ‘레클리스(Reckless)’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또한 일반적인 군마가 아닌 병사로 진급시키고 특급대우를 제공했다.정전 협정 후 미해병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레클리스는 1959년 말(馬)로서는 최초로 미 해병대 하사에 임명되는 등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이후 퍼플하트 훈장, 대통령표장 등 다양한 훈장을 받았고, 1997년에는 미국 라이프(LIFE)지가 선정한 미국 100대 영웅에 조지 워싱턴, 링컨 등과 함께 선정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2013년 미국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박물관을 시작으로 6개의 동상이 미국 전역에 세워졌고, 2016년에는 경기도 연천군에서도 레클리스를 기념하는 동상이 들어섰다. 그리고 오는 26일 말산업육성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도 말의 고장 제주의 경마공원에 ‘레클리스’의 동상을 새롭게 선보인다.한국마사회 제주본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부대에서 활약한 제주마 레클리스의 업적을 기리는 상징물을 조성하여 제주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전했다.한편, 렛츠런파크 제주에서는 제주마축제가 진행되는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레클리스 동상 제막식뿐만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대상경주, 드론라이트쇼, 슈퍼콘서트(위댐보이즈, 포레스텔라)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안희수 기자 2024.10.18 11:00
영화

[IS리뷰] 이름 값 확실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무비로그①]

확실한 건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아픈 가족이 있든, 갚아야 할 막대한 빚이 있든 달콤한 검은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인물들이 겪게될 지난한 과정을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제목부터 선언한다.제목에서 연상가지 않는 새 그림을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주인공을 뒤트는 것이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김민수 감독은 누구보다 청렴하고 정의로워야 할 형사를 중심인물로 세워 범죄 해결 전문가가 범죄를 저지른다는 구도로 출발했다.작품은 여느 날처럼 사건 현장에 명득(정우)과 동혁(김대명) 콤비가 출동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무난히 자살로 종결할 수 있는 추락사 현장에 광역수사대가 직접 행차해 시비를 건다. 여기서 심상치 않은 냄새를 맡은 명득은 작은 복수나 할 겸 증거품을 뒤지다 메모리 카드를 발견한다. 거기에는 중국 조직이 한국 뒷세계에서 벌어들인 검은 돈을 본토로 넘기는 배송 일정이 담겨있었고, 일확천금의 ‘부업’ 아이템을 건진 명득과 동혁은 이를 가로챌 무모한 계획을 세운다. 명득과 동혁은 관할지구 범죄 조직들의 뒤를 봐주고 뒷돈을 받는 부업을 해왔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다는 자각은 있지만 이들은 멈출 수 없다. 명득에게는 아픈 딸이, 동혁에게는 갚아야 할 노름빚이 있던 것. ‘더러운 돈’에 목숨 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지만, 뒷세계 잔당조차 타락한 이들을 비웃는다. 그렇게 계획 실행 당일, 누군가가 당긴 방아쇠를 기점으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며 전개에 박차를 가한다. 총격전의 사망자 중 경찰이 포함되고 ‘더러운 돈’이 예상보다 거액이었던 탓에 중국에서도 돈의 진짜 주인들이 건너오며 명득과 동혁은 쫓기게 된다. 명득의 옛 인연인 광수대 팀장 승찬(박병은)도 예리한 촉을 발휘해 두 사람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들은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보통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의 대결을 그리다 보면 상황의 한심함에 쓴웃음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명득과 대명에게는 애잔한 마음도 든다. 짠한 전사도 있지만 정우와 김대명이 매 순간 피 말리는 가치판단의 기로에 놓이는 두 인물의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한 덕이다. 극의 초반 “친형 같다”고 따르는 동혁과 “그리 좋은 사람 아니다”라며 내심 웃던 명득의 관계는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우리’에서 ‘각자도생’으로 찢어질 위기를 맞는다. 절박한 국면에서 배신감에 멱살을 잡고 흙바닥을 구르다가도 끝내 서로를 저버리지 못하는 둘의 관계를 두 배우는 벌건 눈빛으로 표현 해냈다. 이를 두고 ‘맹수 케미스트리’라고 칭했던 박병은의 표현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 박병은의 적재적소에서 허를 찌르는 최종보스급 존재감과 범죄 조직 조연 앙상블도 탄탄하게 극을 받쳐준다. 특히 중국 조직 보스 주기룡 역 배우 백수장은 전반적으로 무자비할 정도로 잔혹한 톤의 악의 세력 속에서 유려한 움직임으로 눈길을 끈다. 투박하게 밀어붙이는 전개가 요즘 입맛은 아닐 수 있다. 그도 그럴게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촬영을 마쳤으나 팬데믹으로 개봉이 늦춰졌다. 다소 상투적인 몇몇 구간에서 그 시차를 느낄 수 있지만, 클리셰 요소가 곧 인간 보편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를 방증하듯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뿐 아니라,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하와이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그래도 두 부패 형사가 맞이한 결말엔 의견이 분분할 듯하다. 도덕적 고민보단 장르에 충실하게 쫄깃한 100분이다. 15세 관람가. 오는 17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4 05:50
뮤직

민희진, 아일릿-뉴진스 표절 새 증거 제출..민희진 vs 하이브 3막 열렸다 [종합]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하이브와 대표이사직을 두고 또 다시 법정에서 충돌했다. 민 전 대표 측으로부터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추가로 제기돼 지난 4월부터 불거진 하이브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하이브의 민희진 전 대표 감사로 1막이 열렸고, 민희진 대표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며 2막이 열렸다면, 이번 증거 제출로 3막이 시작된 셈이다.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이사(현 사내이사)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열었다.이날 심문기일은 지난 8월 27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민 전 대표가 9월 13일 대표직 복귀를 요구하며 하이브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열리게 됐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 또한 지난달 11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에 ‘9월 25일까지 민희진의 대표 복귀’를 요청했으나 어도어가 거절했다. ◇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해지 사유=신뢰관계 파탄? 그 책임은 하이브”이날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를 방치한 것 외에도 뉴진스 역바이럴, 직장 내 괴롭힘 은폐, 흠집내기용 언론플레이 등 수없이 많은 배신행위와 괴롭힘을 자행했으며, 법원의 선행 가처분 결정도 무시한 채 주주간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라며 “이에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민희진 선임의 건’에 대하여 찬성하는 내용의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하고, 하이브가 선임한 이사들이 어도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민희진 선임의 건’에 대하여 찬성하는 내용의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업무집행을 지시하여야 한다는 가처분신청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가처분 요지를 설명했다.하이브의 주주간계약 해지 위법성에 대해서도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에서는 어도어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여지가 늘 존재한다. 구조적 침해 가능성이 있는데 어도어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이를 묵과해선 안되고, 채무자의 부당한 지시에 맞섰다”면서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부당행위를 함으로써 신뢰관계를 파괴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민 전 대표는)주주간계약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부당대우, 표절 의혹에 대해 성실히 주장한 것이다. 위법하다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는 ‘예비적으로 주주간계약은 계속적 계약이고 신뢰관계가 파탄났으면 해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하이브가 말하는 신뢰관계가 뭔지 모호하다. 설마 방시혁 의장과의 감정적 신의는 아닐 것이다. 뉴진스를 위한 좋은 성과를 말할 것이다. (민 전 대표는)사건 전은 물론 이후에도 뉴진스로 어도어 이익창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풋옵션 규정은, 모호한 이유로 해지될 수 없다. 명시적 구속약정을 두고, 귀책사유가 없는 상호해약을 둔 것이라 보아야 한다. 단순한 신뢰관계 파탄은 해지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신뢰가 파탄났다 해도 책임은 채무자에 있다. 4월부터 진행된 총공세는 대기업이 한 개인을 상대로 벌이는 일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악의적이고 집요했고 무서웠다. 채권자의 배신행위라는 걸 반복하며 발췌해서 법원 결정을 호도하고 있는데 배신행위는 될 수 있을 지언정 배임행위는 될 수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아전인수격 해석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 “신뢰 파괴에 따른 계약해지 적법” 민 전 대표 배신·독립 시도 거듭 주장하이브 측은 “신뢰관계 파괴는 이미 배신행위로 지난 가처분에서 인정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주주간계약을 해지하고 권한의소를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선행 가처분 취지에 반합니다만, 채권자의 배신행위를 더 설명하겠다”면서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전 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등에 담긴 내용상 민 전 대표가 단순 상상이나 모의를 넘어 여론전 등 구체적인 독립 실행 행위에 나아갔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브 측은 “여론전으로 채무자(하이브)를 곤란하게 하려 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채권자(민희진)는 4월 25일 드디어 7개 사항을 망라하며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는 ‘터뜨린다’고 언급했던 내용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러면서 “소수 경영자에게 경영권을 위임한 것은 고도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주간 의견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갈등 상황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은 회사 내에서 소통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며 “(민희진은) 일련의 계획과 실행으로 채무자의 신뢰(영역을)를 벗어났고 근본적으로 (신뢰가)파괴됐다”고 강조했다.현재 뉴진스의 상황에 대해 “무모한 상상력의 소산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현실적 접근”이라 언급한 하이브 측은 “신뢰관계가 파괴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어도어를 인수 하기 위해 여론전을 준비하고 채무자 공격을 실행한 상황에서 주주간계약이 효력을 갖는 것은 정의와 형평에 어긋난다”며 “이에 따라 주주간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을 데리고 독립하려 모색했다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그룹 피프티 피프티에 대한 지분을 아예 갖고 있지 않던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과 독립을 모의했던 사례를 예로 들며 “충분히 (독립이) 가능한 일이라 자신했을 것”이라며 “20%의 지분으로 경영권 탈취는 어렵지만 IP가 전부인 엔터회사에서는 얼마든지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 채권자는 겉으로는 부인하지만 점점 뉴진스를 데리고 독립하기를 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더하게 한다”는 의견도 냈다. ◇재판부, 가처분 요지 무관한 ‘도돌이표 상호공격’ 변론 지적양측은 각각 20분 이상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주주간계약 해지의 부당,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그 과정에선 지난 5월 가처분 재판에서 나온 이야기에서 크게 나아가지 않은 의견과 주장이 오고갔다. 이에 재판부는 “양측 다 아쉬운 점이 5월 30일 가처분 있었는데, 그 전 얘기를 다시 다 반복하고 계시다. 양측 다 서로 이렇게 저렇게 해석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날 선 공방 이후 재판부는 가처분 심리 항목을 재점검했다. 재판부는 하이브 측에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을 재차 물었고, 하이브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시내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찬성의결권을 행사하라는 게 채권자의 입장이고, 채무자(하이브)는 찬성한다는 의결권 위임장 의견서도 제출했다”고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재판부는 “채권자 측이 믿기 어려워 하니 조서에 남겨두자”며 명확한 문구를 제시해 양측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다만 하이브 측은 사내이사 선임 외 대표이사 재선임 요구에 어도어 이사진이 찬성 의견을 내게 해줄 것을 법적으로 결정해달라는 민희진 측 요구에 대해 “부적합한 신청이다. 주주간계약에 의하여 상대 주주로 하여금 특정 방향의 의사를 지지하게끔 지시하는 게 소의 이익이 없다”며 “그 요구에 따를 법적 의무가 없으므로 승소 판결이 되어도 아무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은 “지시행위를 구하는 것이라 해도 이사가 그 요구를 따를 법적 의무가 없다. 상대방에게 법적 의무를 지시하도록 청구하는 소는 법적 실익이 없다”며 “소구하거나 이행강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하이브 측은 “채권자(민희진)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 명확하며 프로듀싱 권한도 5년간 유지하게 했다. 뉴진스 전속계약 만료시한까지 동일한 업무를 하게 한 상태”라며 “(민희진이)대표이사로 재선임되더라도 다시 이사회를 소집해 해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희진 측은 “이사 임기가 새로 개시되면 대표이사 재선임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겠다”는 의견을 내 끝나지 않을 싸움을 예고했다. ◇아일릿 뉴진스 기획안 카피 증거 또 나와…표절 의혹 새 국면 이날 민 전 대표 측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새 증거를 제출해 관심을 모았다. 심문 과정에서 민 전 대표 측은 “채권자(이하 하이브)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를 두고 허위사실이라 반발하지만 명백한 사실”이라며 “내부 직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이 이날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제보자인 하이브 내부 직원의 문자 메시지와 녹취록이 담겨있다. 해당 내부 직원은 아일릿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일릿 구상 단계부터 뉴진스의 기획안을 요청했고, 아일릿의 기획안이 뉴진스의 기획안과 똑같다고 제보했다.제보자는 아일릿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요청으로 아일릿과 뉴진스의 유사성을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뉴진스 기획안과 빌리프랩(아일릿) 기획안을 전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제보자는 아일릿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요청으로 자료를 전달했으나 “똑같이 만들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녹취록에는 아일릿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문서를) 공유해달라고 했냐고 묻는 질문에 “네네 맞다”라고 답한 내용이 담겨있다.그러면서 제보자는 “다 똑같은 자료가 법원에 제출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거 다 보고 참고한 건데 왜 계속 아니라고 하지?”라고 빌리프랩에서 해당 표절의혹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한편 빌리프랩 측은 이와 관련해 “아일릿이 뉴진스의 기획안을 표절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아일릿의 브랜딩 전략과 콘셉트는 2023년 7월 21일에 최종 확정되고 내부 공유된 바 있다. 제보자가 이른바 ‘기획안’을 보내온 것은 그 이후인 2023년 8월 28일자로, 시점상 아일릿의 콘셉트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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