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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별★별 파리] “후회 없이 그만두고 싶었다”… 첫 올림픽’ 이승찬의 배수진

첫 올림픽을 앞둔 남자 레슬링 국가대표 이승찬(28)은 결연했다.이승찬은 지난 2월 6일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최중량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대표팀 간판 김민석(수원시청)을 꺾고 태극마크를 따냈다. 이변이었다. 김민석은 2018 세계선수권 동메달, 2022 아시아선수권 은메달을 따냈지만, 이승찬은 국제무대에서 무명에 가깝다.대표 선발 뒤에도 우려가 따랐다. 그러나 이승찬은 자격을 증명했다. 그는 4월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 진출,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최근 진천 선수촌에 입촌하기 전 본지와 만난 이승찬은 담담한 표정으로 "사실 하루 빨리 레슬링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으로 국가대표에 도전했던 것"이라고 했다. 긴 시간 동안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한국체대 재학 시절 왼 어깨 탈구와 오른 무릎 부상을 입었고, 2021년엔 오른 어깨도 다쳤다. 이승찬은 "부상도 많았고, 레슬링에 대한 회의가 생길 때였다"며 "내 직업인데, 도망치듯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고 도전했는데 운 좋게 (국가대표) 선발까지 이뤘다"고 돌아봤다.배수진을 친 데에는 아내의 존재가 컸다. 이승찬은 "아내가 '대표팀에 한번 도전해보자'며 강하게 지지했다. 아내가 부모님과 함께 경기를 보기 위해 파리로 온다. 올림픽 아시아쿼터대회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선발될 거로 믿고) 이미 파리 비행기와 숙소까지 다 잡아놨더라. 날 벼랑 끝에 내몬 느낌"이라며 웃었다.이승찬은 트레이닝 과정에서 시야를 넓혔다고 했다. 그는 "웨이트 과정에서 박민재 코치님, 이제형 트레이너님에게 스트렝스(힘)를 강화하면서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내게 부족한 게 뭔지 배웠다. 웨이트 트레이닝 때도 내가 힘을 어떻게 쓰면서 운동하는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이승찬은 "이제형 선생님을 통해 실전에서도 한 가지 스타일만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셨다. 나의 강점 중심으로만 경기하는 대신 상대가 언제든 다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변동성을 염두에 두라고 배웠다. 그 생각이 이번 아시아쿼터 대회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한국 레슬링은 파리 올림픽에 이승찬과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김승준(성신양회)만 출전한다. 레슬링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1972 뮌헨 대회 후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이승찬은 "냉정하게 이게 한국 레슬링의 현실이다. 선수들이 예전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약해진 게 사실이다. 일단 선수들이 반성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환경적인 원인도 있다. 그게 해결되려면 시간이 걸릴 거다. 결국 선수 개개인이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당연히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돌이켜 봤을 때 후회 없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올림픽 4연패를 이룬 레슬링 레전드 미하인 로페즈(42·쿠바)와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공식 맞대결은 없지만, 지난 헝가리 랭킹시리즈 경기 후 훈련 때 맞잡아본 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고 했다. 이승찬은 "노장인데도, 직접 부딪혀보니 벽을 상대하는 것처럼 막강했다. 괜히 4연패를 한 게 아니다 싶더라"며 "혹시 그와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면 이번 대회 가장 큰 목표를 이루는 셈"이라고 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21 12:06
스포츠일반

과일 박스 들고 다니던 쿠바 소년, 올림픽 4연패로 레슬링 전설 넘다

쿠바의 레슬링 영웅이 도쿄올림픽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헤라두라의 거인’ 미하인 로페즈(39·쿠바)는 지난 2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이코비 카자이아(28·조지아)를 5-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16강전부터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상대 선수들은 비교적 나이가 젊었지만, 로페즈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로써 올림픽 다섯 번째 출전인 로페즈는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로페즈는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20㎏급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부터 130㎏급으로 출전해 도쿄올림픽까지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4연패다. 쿠바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로페즈가 메달을 차지하지 못한 올림픽은 5위에 그쳤던 2004 아테네 올림픽이 유일하다. 하계 올림픽 동일 세부 종목 4연패는 역대 단 네 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로페즈는 마이클 펠프스(수영·미국) 이후 다섯 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레슬링 부문 4연패는 역대 두 번째다. 로페즈에 앞서 이초 가오리(일본)가 올림픽 4연패를 한 바 있다. 아테네 올림픽부터 레슬링 여자 자유형 64㎏급에서 3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던 가오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56㎏급으로 체급을 낮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페즈는 남자 레슬링 선수 최초로 올림픽 4연패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로페즈는 금메달을 따내자 한 손에는 쿠바 국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코치를 어깨 위로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는 지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살사 춤을 보인 후 코치를 엎어치기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적도 있었다. 심사위원들과 사진 기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는 너스레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시상대에서 거수경례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로페즈는 올림픽 4연패에 성공해 레슬링 역대 최고 선수라 평가받는 알렉산더 카렐린(러시아)의 올림픽 금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카렐린은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에서 1988 서울올림픽부터 1996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로페즈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의 영상 통화에서 “세계 최고가 돼 역사를 만든 것이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기록을 깰 수 있게 된 것은 큰 성취다”라고 말했다. 로페즈의 올림픽 도전은 도쿄에서 마무리된다. 그는 도쿄올림픽 개막 전에 “도쿄올림픽을 끝내고 은퇴를 하겠다. 새로운 세대들에게 기회를 줄 때다”라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네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었는데, 올림픽 4연패로 약속을 지켰다. 어렸을 때 과일 박스를 들고 다니다 한 레슬링 코치의 눈에 띄어 매트에 발을 들여놓게 된 로페즈는 그야말로 ‘박수 칠 때’ 떠나게 됐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8.0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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