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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큰 거 온다” 韓영화 막판, 송강호 열고, 김윤석 찍고, 현빈·송중기 피날레
송강호, 김윤석부터 현빈, 송중기까지 그야말로 톱스타 진수성찬을 차렸다.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흥행 배우 조커를 내세워 올해 마지막 레이스를 장식한다. 비수기 동안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한국 영화가 없는 극장가 분위기를 전환할 대목이기도 하다.
먼저 12월 둘째 주까지 개봉하는 1라운드는 ‘진정성’ 대결이다. 송강호·박정민 주연 여자배구 영화 ‘1승’과 곽도원·주원의 실화 기반 ‘소방관’이 지난 4일 포문을 열었다. 오는 11일에는 김윤석·이승기가 부자 호흡을 맞춘 가족코미디 ‘대가족’이 참전한다. 연말에 어울리는 진한 감동과 소소한 웃음으로 무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공교롭게 구도도 비슷하다. 송강호, 곽도원, 김윤석이 베테랑다운 관록으로 중심을 잡으면, 젊은 피 박정민과 주원, 이승기가 밀거나 당기는 식이다. 특히 송강호와 김윤석, 그리고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켰으나 곽도원 또한 천만 영화 주연작 보유자다. 안정된 연기력과 흥행성은 이미 증명됐다는 뜻이다. ‘1승’에서 송강호는 백전백패, 이겨본 적 없지만 배구에 진심인 감독 김우진 역으로 여자배구팀 ‘핑크스톰’의 1승을 목표로 전념한다. ‘소방관’의 곽도원은 5년 연속 구조대상자 구출 횟수 전국 1등인 구조반장 진섭 역으로 목숨 걸고 기꺼이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이다. ‘대가족’의 노포 만둣집 사장 함무옥 역 김윤석은 스님이 된 아들의 생물학적 자식을 주장하는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성장하는 장년을 그린다. 특히 송강호와 김윤석은 지난해 개봉한 ‘거미집’(최종 31만), ‘노량: 죽음의 바다’(457만)보다 친근하고 따스한 얼굴로 나서 관객의 반가움을 더한다.개봉 하루 전인 3일 오후 11시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당일인 4일 오전 4시 27분께 해제가 이어진 상황 속 관객 수에 영향이 없을 수 없었겠지만 ‘소방관’은 개봉일 하루 8만 1678명이 관람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로 오프닝스코어를 기록했다. 같은 날 ‘1승’은 4만 6363명이 관람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를 3위로 추격했다.박스오피스 고지를 걸고 예매율은 8일 오전 11시 기준 ‘모아나2’가 22.6%로 정상을 차지했다. ‘소방관’이 21.5%로 뒤따르는 가운데 개봉 3일을 앞둔 ‘대가족’은 예매율 4.4%를 기록했다. 기존 한국 영화 시사회보다 이른 사전 시사회를 통해 실관람 호평을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했기에 개봉 전주 주말까지 입소문을 타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 2라운드의 주인공은 현빈과 송중기다. 타국에서 치열했던 우리나라 역사적 사건을 기점으로 그 속의 인물들을 조명하는 작품의 맞대결이다. 25일 개봉하는 ‘하얼빈’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하얼빈에 모인 독립군을, 31일 개봉하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새 희망을 품고 자리를 잡은 한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현빈은 ‘하얼빈’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을 맡았다.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그는 역사적 위인인 안중근을 연기하는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걸어가야 했던,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신념과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영하 40도 추위에서 촬영한 몽골 로케이션 촬영담을 꺼내 기대를 높였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제작비 300억 원대 대작이며 현빈은 홍보를 위해 ‘유퀴즈 온 더 블록’으로 13년 만의 토크쇼 출연도 불사했다.그런가 하면 송중기는 ‘보고타’에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밑바닥 소년 국희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제작보고회에서 송중기는 “제가 최근에 한 캐릭터 중 가장 욕망이 득실득실한 친구”라며 “상황과 나이에 맞게 캐릭터가 바뀐다. 나중에는 용암처럼 끓는다”고 예고했다. 김성제 감독은 “송중기가 유일했다. 좋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소년에서 청년까지 대비를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대목에 포진된 톱스타들의 출격에 여느 때보다 극장가는 활기를 기대하고 있다. CGV 서지명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배우진이 화려할 뿐아니라 장르나 소재가 가족 등 여럿이 함께 보기 좋은 작품 라인업”이라며 “또 팬층이 두터운 배우들의 출연도 큰 기대 요소”라고 밝혔다.변수로 꼽힌 ‘모아나2’의 장기 흥행 등 외화 강세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에 대해선 “한국 영화에 불리하기보단 ‘요즘 볼게 많다’는 반응을 형성하는 측면에서 유의미 하다. 콘텐츠 자체에 관심 많은 층은 극장 영화도 소비한다”며 “연말이기에 가벼우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다른 극장 관계자는 “‘파묘’나 ‘범죄도시4’처럼 한 작품이 주목받아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작품이 관객을 고루 견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12월 초 개봉하는 작품들이 출발을 잘 끊어주면 흥행 분위기를 잘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09 05:40